“귀화한 독일인 이한우씨, 프랑스인 이다도시씨, 러시아 출신 신의손씨도 한국인으로 인정받는 세상인데 한 민족인 조선족과 고려인들은 우리 동포가 아니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얼마 전에 얼어죽은 조선족 고 김원섭씨도 이런 말도 안되는 우리 사회가 죽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사회적인 타살인 셈이죠.”
법무부가 지난 달 17일 외국인 불법 노동자 단속을 벌인 이후 시작한 중국동포들의 반대 농성이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조선족 교회를 다녀가고 언론들이 연일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족과 고려인들을 우리 동포로 인정해달라며 재외동포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성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기독교 100주년 기념회관 1층 로비에서 만난 재외동포연대 추진위 공동대표 임광빈 목사는 얼마 전에 우리 사회의 무관심 속에 얼어죽은 고 김원섭씨 장례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농성을 하고 있는 100여명의 중국 동포들을 다독거리며 기자를 맞았다. 임 목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김씨 얘기를 꺼내면서 그가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착찹하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재외동포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제2, 제 3의 김원섭씨는 언제든지 다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김씨 추모 및 장례에 최선 다할 것= 임 목사는 김원섭씨의 주검을 수습할 당시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나중에 김씨의 핸드폰 통화내역을 보니 사망 직전 119에 1회, 112에 13회나 구조 요청을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죽기 전인 지난 12월 1일 밀린 임금을 받으려 대전, 동두천, 부천 등을 떠돌아다니다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한 채 임 목사가 있는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을 찾아오다 변을 당한 것.
임 목사가 김씨의 유품을 받았을 때 김씨가 남긴 유일한 물품인 핸드폰으로 중국에 있는 김씨의 아들이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임 목사는 그의 아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며 다시 한번 재외동포법 개정을 필요성을 절감했다. 현재 임 목사가 이끄는 재외동포연대 추진위는 김씨 장례를 위해 장례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16일까지 290여명이 여기에 참여했으 그 숫자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동포 차별은 경제적 논리때문= 임 목사는 “중국동포들이나 구소련 거주 고려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자유롭게 한국과 중국을 오고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99년 제정된 재외동포법은 일정 금액 이상의 외화를 소유한 부유한 동포만 동포로 인정하기 때문에 가난한 중국동포 등은 외국인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법을 제정한 근본적인 이유로 임 목사는 ‘자본과 노동’의 논리를 꼽았다.
그는 “가난한 중국동포들을 외국인으로 취급해야 저렴한 가격으로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다”며 “25만 중국동포들을 다른 외국인들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주장했다. 임 목사는 이어 “약 150여 개 국가에 우리 동포들이 나가 살고 있는데 왜 중국과 구 소련 지역 동포만 우리 가족이 될 수 없냐”며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경제적 논리로 다른 나라의 반대로 인해 자기 민족을 외국인 취급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적회복 바라는 동포는 소수=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적회복 운동에 대해 임 목사는 매우 회의적이다. 그는 “국적회복은 200만 중국 조선족의 희망도 아니고 합의사항도 아닌데 일부에서 그것이 마치 전체 중국동포들의 바램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일부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국적을 줬다가는 중국 등 교포 사회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목사는 중국 56개 민족 중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조선족 동포들이 이제 중국 공안이나 정부로부터 감시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는 것에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유야 어찌됐건 지난 100여 년 간 우리 민족이 공을 쌓아 온 연변 등 중국 교포사회를 특성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재외동포법 개정”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남성기자 kns1992@naeil.com
법무부가 지난 달 17일 외국인 불법 노동자 단속을 벌인 이후 시작한 중국동포들의 반대 농성이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조선족 교회를 다녀가고 언론들이 연일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족과 고려인들을 우리 동포로 인정해달라며 재외동포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성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기독교 100주년 기념회관 1층 로비에서 만난 재외동포연대 추진위 공동대표 임광빈 목사는 얼마 전에 우리 사회의 무관심 속에 얼어죽은 고 김원섭씨 장례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농성을 하고 있는 100여명의 중국 동포들을 다독거리며 기자를 맞았다. 임 목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김씨 얘기를 꺼내면서 그가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착찹하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재외동포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제2, 제 3의 김원섭씨는 언제든지 다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김씨 추모 및 장례에 최선 다할 것= 임 목사는 김원섭씨의 주검을 수습할 당시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나중에 김씨의 핸드폰 통화내역을 보니 사망 직전 119에 1회, 112에 13회나 구조 요청을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죽기 전인 지난 12월 1일 밀린 임금을 받으려 대전, 동두천, 부천 등을 떠돌아다니다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한 채 임 목사가 있는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을 찾아오다 변을 당한 것.
임 목사가 김씨의 유품을 받았을 때 김씨가 남긴 유일한 물품인 핸드폰으로 중국에 있는 김씨의 아들이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임 목사는 그의 아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며 다시 한번 재외동포법 개정을 필요성을 절감했다. 현재 임 목사가 이끄는 재외동포연대 추진위는 김씨 장례를 위해 장례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16일까지 290여명이 여기에 참여했으 그 숫자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동포 차별은 경제적 논리때문= 임 목사는 “중국동포들이나 구소련 거주 고려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자유롭게 한국과 중국을 오고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99년 제정된 재외동포법은 일정 금액 이상의 외화를 소유한 부유한 동포만 동포로 인정하기 때문에 가난한 중국동포 등은 외국인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법을 제정한 근본적인 이유로 임 목사는 ‘자본과 노동’의 논리를 꼽았다.
그는 “가난한 중국동포들을 외국인으로 취급해야 저렴한 가격으로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다”며 “25만 중국동포들을 다른 외국인들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주장했다. 임 목사는 이어 “약 150여 개 국가에 우리 동포들이 나가 살고 있는데 왜 중국과 구 소련 지역 동포만 우리 가족이 될 수 없냐”며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경제적 논리로 다른 나라의 반대로 인해 자기 민족을 외국인 취급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적회복 바라는 동포는 소수=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적회복 운동에 대해 임 목사는 매우 회의적이다. 그는 “국적회복은 200만 중국 조선족의 희망도 아니고 합의사항도 아닌데 일부에서 그것이 마치 전체 중국동포들의 바램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일부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국적을 줬다가는 중국 등 교포 사회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목사는 중국 56개 민족 중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조선족 동포들이 이제 중국 공안이나 정부로부터 감시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는 것에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유야 어찌됐건 지난 100여 년 간 우리 민족이 공을 쌓아 온 연변 등 중국 교포사회를 특성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재외동포법 개정”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남성기자 kns199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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