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DJ의 그늘

지역내일 2003-12-29
민주당은 내심 내년 총선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해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DJ의 영향력이 실제로 호남권에서 먹힐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호남권 신인들 대부분이 민주당 입당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 등은 지난 4일 당 지도부의 취임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민주당원들은 현명하다”고 말을 듣고 DJ의 변함 없는 애정을 확인했다면서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의 지도부가 지난 19일 대선 1주년을 맞아 호남 지역으로 총출동해 ‘노 대통령이 탈 DJ, 탈 호남을 내세웠다’며 공세를 편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셈이다.
하지만 ‘김심’을 등에 업으려는 민주당의 노력이 과연 내년 총선이나 당 진로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당 안팎에서는 우선 전남-광주 등 호남권에서는 DJ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으나, 거꾸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참패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과거 지향적인 DJ에 기댄 선거를 통해 민주당 자기들이 원하는 만큼 의석을 얻는다고 해도 ‘한국정치에 무슨 도움이 있겠는가’라는 비판도 고민거리다.

◆지역구도 선거전 대체로 우려
호남에서는 DJ효과에 대해서 기대하는 바가 많다. 실제로 DJ정부 시절 고위직을 거친 명망 있는 외부 영입인사들이 대거 호남지역으로만 몰리고 있는 것도 이것과 무관치 않다.
이들 호남권 후보 중에는 노 대통령의 탈당 이후 정치적으로 호남을 고립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내년 총선 구도가 ‘노무현-DJ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내에서도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DJ를 이용한, 지역주의 구도에 대해서는 대체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김성순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 정책 등 몇 가지 등 정신을 이어 받을 필요성은 있지만 내년 총선에 DJ에 기대거나 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젊은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에서 DJ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설 한 인사도 “민주당 후보들이 내년 총선에서 DJ 향수를 자극할 수 있고 일정부분 이득을 볼 수 있으나, 당 전체로는 오히려 이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구도 선거전으로 갈 경우 민주당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대당이 수도권 등지에서 ‘DJ에 기댄 민주당=구시대 정치’라는 등식을 부각시켜 ‘새정치 대 낡은 정치’대결구도로 몰아갈 경우 당이 극도로 고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DJ당’으로 낙인 찍혀 호남을 제외한 기타지역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이런 식으로 가면 민주당이 ‘호남의 자민련화’ 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남권에서조차 DJ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한 기대감을 갖기에는 이르다고 경고하는 시각도 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호남권에서의 물갈이 여망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호남표심이 DJ를 지지했지만 이에 무임승차 해온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엄격하다”고 말했다.
호남지역 밀착여론조사를 해온 한 인사도 “일부 DJ가신그룹들의 경쟁력은 바닥 수준”이라며 “이들 그룹은 이번 총선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인물난 호소
호남에서 DJ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수도권에서의 민주당 영입이 어려운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실제로 민주당 인사들은 한결같이 수도권에서의 인물난을 호소하고 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수도권에 경쟁력 있는 40대 가량의 젊은 인사를 포진해야하는 데 현 단계에서는 이들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주자로 부천에서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이상만 부대변인도 “20~30대 유권자를 공략할 젊은 주자들이 필요한데 이들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서기를 아직 주저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DJ나 호남민주당에 안주하지말고 전국정당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민주당이 DJ 때문에 여기까지 왔지만 DJ 때문에 더 이상을 가지 못하고 있는 면도 있다”며 대안으로 ‘조순형 효과’를 기대했다. 이는 조순형으로 DJ 자리 메우기를 시도하겠다는 움직임인데, DJ의 영향력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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