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4

지역내일 2003-12-30
국제금융의 한국기업 융단폭격 대비해야
‘제2흑선’격인 신바젤협약, 자유무역협정·개성공단 등으로 미리 준비하자

박봉수 이사장은 19세기말 ‘흑선’에 비유해 우리의 생존을 압박하는 국제환경을 설명했다. 흑선은 서구열강의 동아시아에 대한 문호개방 압력을 상징했던 존재다. 일본 앞바다에 등장한 흑선에 자극받은 사까모도 료마 일파는 해양대국을 꿈꾸는 명치유신을 성공시켰다. 강화도에 침범한 ‘흑선’을 상대로 척양척왜를 외쳤던 조선은 개화파와 대결해 분열의 길로 치달았다.
박봉수 이사장은 “1987년 제1차 흑선이 출현했고, 그후 20년만에 2차 흑선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IMF관리시대는 제1차 흑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후유증이며, 따라서 2차흑선에 대해서는 좀 더 미리 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7년 우르과이 라운드와 함께 미국이 슈퍼301조를 앞세워 금융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던 추세를 1차흑선이라 할 만 합니다. 자본주의이되 시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관치위주 우리 경제체제의 근본변화를 요구했던 것이죠. 당시 외자투자과장으로 근무할 때였습니다. 국제금융계의 압력은 거센데, 국내금융시장은 독과점체계로 버티기만 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국내에서 시장경제의 룰을 만들어보자고 젊은 과장들끼리 일을 벌인 게 생보사 시장 개방조치였습니다. 그 결과 애트나생명이 처음 한국시장에 상륙하게 되었는데, 서양흑선이 우리 땅에 상륙한 것 만큼이나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로부터 10년간 한국경제는 관치의 관행과 글로벌 스탠다드 사이에서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88년 국제결제은행(BIS)이 자기자본비율 8%를 유지하라는 바젤협정을 발효했으나, 우리나라 금융권과 정부는 무사태평했다. 글로벌스탠다드를 위한 금융, 노동, 교육, 법률개혁이 내정의 논리에 밀려 자꾸 뒤쳐졌다. 마침내 우리경제는 1997년 IMF관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1차 흑선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쓰라린 IMF를 맞았다면, 지금 다가오는 2차흑선 만큼은 미리미리 잘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 이사장은 ‘도하개발아젠다와 FTA, 그리고 2007년 발효되는 신바젤협정’을 2차흑선으로 꼽았다.
“농산물, 그리고 법률 교육 의료 회계 및 고부가가치 금융파생상품에 대한 개방규제를 철폐시키겠다는 게 도하라운드인데, 미국은 2005년까지 이를 발효시키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신바젤협정, 이게 또 얼마나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지 모릅니다. 1992년부터 발효됐던 BIS 8%협정만으로도 IMF의 악몽을 치러야 했는데, 2007년부터 발효될 신협정은 금융기관의 여신을 총체적으로 리스크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신바젤협정은 기업의 신용·금융시장·은행경영의 3대영역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사능력을 강화해 기업의 신용도에 따른 자산운용을 강제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신용등급인 BBB 수준으로는 해외차입도 어렵고, 특히 중소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소기업의 금융대출보증기관 책임자인 박 이사장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2006년~2007년 신바젤협정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무더기로 무너지고, 파생해서 보증기관, 금융기관으로 파장이 퍼져가는 사태가 올 수 있습니다. 새해부터 이에 대비한 정책운용이 필수적인데,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중소기업들이 금융리스크 관리라는 새로운 국제환경에 대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국가적 차원의 2차흑선 대비책도 제시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능동적 체결과 자유경제구역의 적극적 전개, 그리고 개성공단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특히 2003년10월 인천청 설치에 이어 새해 2월에 광양과 부산청 설치로 본격화될 경제자유구역 바람은 획기적인 변화를 유도할 충격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존스홉킨스대는 현재 강남권에서 의료서비스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버드와 펜실바니아 의료팀이 자유구역에 들어올 예정이지요. 영국의 이튼스쿨에 버금가는 교육기관들이 이곳에 들어오게 되면 교육, 의료, 법률 문제가 더 이상 고질병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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