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인물 ::: 어린 생명 구하고 다리 잃은 ‘아름다운 역무원’ 김행균씨
“할 일 했을 뿐인데 칭찬받아 난감”
지역내일
2003-12-30
(수정 2003-12-30 오후 4:32:30)
2003년은 어느 해 보다도 우울한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끝없는 불황 탓에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지하철 참사 등 불의의 재난마저 이어졌다.
특히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 속에 출범한 참여정부마저 측근들이 불법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사법처리될 위기에 놓여 국민들을 좌절시켰다.
오히려 희망의 꽃은 평범한 시민들 속에서 피어났다. 불황 속에서나마 어려운 사람들을 돕거나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범죄자와 맞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어느 해보다 많았던 해가 또한 2003년이었다.
기차에 치일 뻔한 어린 생명을 구하고 자신은 다리를 잃어야 했던 영등포역 철도운행팀장 김행균(42)씨도 그 중에 한 명.
“휠체어를 타고 근무하고 싶진 않습니다. 비록 의족에 목발이지만 두발로 서서 근무할 생각입니다.” 29일 부천 순천향대병원에서 만난 김씨는 자신의 한쪽 발을 끊어내는 수술 뒤에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월 25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기찻길로 떨어진 어린이를 밖으로 떠밀어내고 자신은 열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그동안 부천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서울 신촌연세병원을 오가며 치료했지만, 결국 11월 5일 왼쪽다리 발목 아래를 절단해야만 했다. 이 절단수술 외에도 그동안 모두 7차례 수술을 받은 그는 최근에는 허벅지 살을 떼어 망가진 오른쪽 발에 접합하는 수술을 했다.
이런 남편을 두고 부인 배해순(40)씨가 “처음엔 잘 될 거라고 믿었는데 수술이 계속되니까 자꾸 불안해진다”면서 시종 안쓰러운 표정으로 김씨를 바라봤다. 부인 배씨는 “낮 시간인 지금은 괜찮지만 밤마다 남편이 너무 아파해 잠을 못 이룬다”면서 “결국 수면제에 의지할 때도 있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는 빨리 치료를 끝내고 직장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날을 위해 요즘은 재활치료에 열심이다. 복직 뒤에도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다리에 힘이 없으면 의족을 해도 걸을 수 없게 된다는 의사의 권고로 요즘은 병상에서도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근육운동을 한다.
김씨는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주위 사람들에게서 너무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며 난감해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특히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 속에 출범한 참여정부마저 측근들이 불법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사법처리될 위기에 놓여 국민들을 좌절시켰다.
오히려 희망의 꽃은 평범한 시민들 속에서 피어났다. 불황 속에서나마 어려운 사람들을 돕거나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범죄자와 맞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어느 해보다 많았던 해가 또한 2003년이었다.
기차에 치일 뻔한 어린 생명을 구하고 자신은 다리를 잃어야 했던 영등포역 철도운행팀장 김행균(42)씨도 그 중에 한 명.
“휠체어를 타고 근무하고 싶진 않습니다. 비록 의족에 목발이지만 두발로 서서 근무할 생각입니다.” 29일 부천 순천향대병원에서 만난 김씨는 자신의 한쪽 발을 끊어내는 수술 뒤에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월 25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기찻길로 떨어진 어린이를 밖으로 떠밀어내고 자신은 열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그동안 부천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서울 신촌연세병원을 오가며 치료했지만, 결국 11월 5일 왼쪽다리 발목 아래를 절단해야만 했다. 이 절단수술 외에도 그동안 모두 7차례 수술을 받은 그는 최근에는 허벅지 살을 떼어 망가진 오른쪽 발에 접합하는 수술을 했다.
이런 남편을 두고 부인 배해순(40)씨가 “처음엔 잘 될 거라고 믿었는데 수술이 계속되니까 자꾸 불안해진다”면서 시종 안쓰러운 표정으로 김씨를 바라봤다. 부인 배씨는 “낮 시간인 지금은 괜찮지만 밤마다 남편이 너무 아파해 잠을 못 이룬다”면서 “결국 수면제에 의지할 때도 있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는 빨리 치료를 끝내고 직장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날을 위해 요즘은 재활치료에 열심이다. 복직 뒤에도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다리에 힘이 없으면 의족을 해도 걸을 수 없게 된다는 의사의 권고로 요즘은 병상에서도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근육운동을 한다.
김씨는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주위 사람들에게서 너무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며 난감해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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