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복 사람들

지역내일 2003-11-27 (수정 2003-11-27 오후 3:54:47)
■ 장애인 돕고자 회사 합병
오토복코리아 김태광 회장

“ 혼자 운영하면 수입은 많았겠지만 외국 기술로 더 좋은 일을 하기 위해 회사를 내놓았습니다.”
오토복코리아 의지보조기 센터 김태광 (54)회장은 장애인들에게 더 좋은 의수족을 공급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를 오토복코리아에 합류시켰다.
김 회장은 보조기 업체에서 일하다가 91년 독립해 직원 2명으로 ‘천안보조기’ 를 시작했다. 그는 12년만에 전국에서 세 번째 규모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김 회장이 사업을 시작한 것도 어려운 장애인을 자신의 뜻대로 돕기 위한 것이었으며 합류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그는 잘못 맞춘 의지로 인해 장애인들이 통증을 호소하거나 2차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안타까웠다고 한다. 업체를 운영하면서 오토복의 기술 수준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오토복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던 윤 충 사장과 뜻이 맞아 천안 센터가 추진된 것.
“투자를 하지 않고 수익만 내려고 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된 의지, 보조기를 공급하고 싶어서 의지 센터를 시작하자고 오토복 측에 먼저 제안했습니다.”
이 일에 합류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조짐이 좋다”고 말한다. 하루에 이곳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10명 남짓이다.
그가 말하는 회사의 장점은 장비와 기술 외에도 환자를 대하는 방식이다. 환자들에게 제작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충분한 정보가 전달된다는 것.
“오늘도 네 명의 장애인이 완성된 의족을 착용해보고는 만족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수입은 줄었지만 제가 제대로 판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래걸려도 정확한 게 독일식”
독일인 기술이사 랄프 팔리작씨

“‘빨리빨리’식으로 작업하면 상대적으로 덜 정확할 수밖에 없지요.”
오토복코리아의 기술이사 랄프 팔리작(Ralph Parlesak·26)씨는 독일 오토복에서 일하다가 한국지사의 요청으로 지난 7월 중순 한국에 왔다.
팔리작씨는 한국 방식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독일 방식이 더 정확하고 환자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한다.
“독일의 제작공정은 상대적으로 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돈도 더 많이 듭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수리를 덜 자주 받아도 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환자들의 시간과 비용,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 방식에도 좋은 점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잘 결합하려고 노력중입니다.”
팔리작씨는 독일에서 일종의 기술 자격증에 해당하는 마이스터(우리나라의 ‘장인’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자격)의 바로 전 단계인 ‘펜딩 마이스터’ 자격을 갖고 있다. 앞으로 1년의 추가 교육을 받으면 ‘마이스터’가 된다.
그는 한국에 독일식 제작공정을 이전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직접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 의지를 제작하는 과정에 참가한다. 주로 천안에서 일하지만 오토복코리아가 기술협약을 맺고 있는 서울의 세브란스나 보훈병원을 방문해서 교육을 하기도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한국 환자들을 대할 때 어려움은 없을까.
“가끔은 통역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환자들이 완성된 의족을 착용해보고는 아주 만족한 얼굴로 센터안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일이 많다보니 언제나 퇴근은 밤 11시경이다. 동료들은 그가 유럽 출신이라 칼퇴근을 할 줄 알았는데, 한국인보다 더 일벌레라고 말한다. 팔리작씨도 한국인들의 열성을 칭찬한다.
“한국인들은 정말 열심히 배우려고 합니다. 그점이 참 마음에 들어요.”

■ “장애와 실적은 상관없어요”
전 장애인농구 국가대표 한사현 과장

한사현(38)씨는 2002년 한 통신회사 광고에 등장해 유명해진 장애인 농구선수다. 그는 현재 오토복코리아 서울본사 영업부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휠체어 등 보장구 영업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간혹 병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영업이 쉽지는 않지만 장애인이기 때문에 더 어려운 점은 없다고 한다. 그는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됐다.
“제가 장애인이라 휠체어 타는 분들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때분에 오히려 장애가 영업에서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
한 과장의 영업팀 7명중에는 장애인이 6명으로 훨씬 더 많다. 영업실적이 장애와 비장애에 따라 달라지기보다는 개인의 열성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에 대해 인색한 편 아닌가.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서 갖는 편견이 가장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무조건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장애인이 그런 것에 지레 겁을 먹고 지원을 안하는 것도 장애인 고용이 많지 않은 이유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배려라고 한다. 언젠가는 전등의 전원에 팔이 닿지 않아 불을 끄지 못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15년 동안 장애인 농구선수 국가대표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지금은 롱제비티라는 동호인팀에서 활동하는 정도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선수활동을 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외국에 비하면 열악하죠.”
소속팀인 롱제비티 선수 10명중 7명은 오토복코리아의 직원이다. 내년쯤에 그는 오토복 자체 팀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 하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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