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고시생들의 쉼터 ‘사랑샘’

“삶의 좌표 찾는 따뜻한 공간”

지역내일 2003-12-05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 상주하는 고시생수는 대략 3만∼5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평균연령이 30∼33세며 합격까지 7∼10년을 고시촌에서 보낸다.
우리 나라의 젊고 우수한 인력 상당수가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지난해 2월 오윤덕 변호사가 자비를 털어 설립한‘사랑샘’은 입소문을 통해 고시생들에게 알려진 무료상담실 겸 ‘쉼터’다.
오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매달리는 고시생들을 좋지 않게 보는 사회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40대 실직자가 속출하고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현실에서 우수인력이 사법시험에 몰리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오히려 절대다수가 떨어지는 시험에서 능력 있는 인력들이 사회 폐인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구제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사랑샘’의 존재 의의를 설명했다.

◆고시생 인성교육장 = 고시생들이‘사랑샘’을 찾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매주 법조계 유명인사들과 연수원 연수생들이 강사로 참석하는 ‘일요 교양강좌’ 때문이다.
오는 7일에는 김동건 서울지방법원장이 강사로 참석해 “2만불 시대의 시민사회와 사법의 자기개혁”이란 주제로 연설을 한다. 강사들은 단지 자신의 성공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활의 어려움’, ‘젊은 날의 고뇌’, ‘내가 경험한 법관 생활’ 등 수험생들에게 인성과 인생의 희망 등을 심어준다. 그 동안 아나운서 손석희, 서울법대 권영성 교수, 법무법인 세종 김경한 대표변호사, 박만호 전 대법관, 강봉수 변호사 등이 강사로 ‘사랑샘’을 찾았다.
매주 강연을 듣는다는 박 모(33)씨는 “강사들 대부분이 봉사활동을 통해 실천하는 삶을 보여준다”며 “시험 합격 후 입신출세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곳 강연을 통해 삶의 좌표를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인연을 만들지 않는다 ? = 오 변호사는 이 곳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들지 않는다. 매일 저녁 변호사일을 마치고 찾는 ‘사랑샘’이라 아는 얼굴이 있을 법 하지만 오히려 오 변호사는 이를 꺼린다.
오 변호사는 “‘사랑샘’은 가볍게 와서 가볍게 가는 곳이라 부담이 되면 안된다”며 “시험에 불합격한 수험생들은 안면 있는 사람들조차 만나기 싫어하는데 내가 그들과 친하면 이 곳을 찾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매주 금요일 변호사들과 천주교 교리 공부를 꾸준히 하는 고시생들은 이미 이 곳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었다. 세례를 받은 고시생만 55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건강 위해 일요산행 = 고시 준비생들에게 필수적인 삼박자를 ‘운동, 신앙, 공부’라고 했을 때 ‘사랑샘’은 매주 산행을 통해 고시생들의 ‘운동’ 영역도 담당하고 있다.
오 변호사는 고시생들과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삼성산 청소년 수련관으로 등산을 한다. 1시간 30분 가량의 산행을 통해 고시생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자는 게 산행의 목적이다. 올 3월부터 ‘사랑샘’을 이용하는 심주엽(27)씨는 “주말에 변호사와 함께 하는 산행을 좋아한다”며 “운동은 물론 산행은 고시촌에서 정말 하기 힘들 일”이라고 말했다.
‘사랑샘’에 많은 법조계 인사들의 관심이 높다. 최근 사법연수생이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사법처리된 일이나 변호사 수임비리가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성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김동건 서울지방법원장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고 송광수 검찰총장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은‘사랑샘’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법조인의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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