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파업 갈등, 노사협력으로 극복
노사 수장들 신뢰회복 앞장 … 2007년 ‘신노사문화’ 신기원 청사진
지역내일
2004-01-14
(수정 2004-01-15 오후 4:32:03)
●한국중부발전(주) 노사문화가 바뀐다
지난 2002년 38일간 초유의 발전회사 파업으로 노사간 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중 파업 2년만에 노사관계가 획기적으로 바뀐 곳이 있다.
중부발전(주)은 최근 들어 노사가 공동으로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노사간 협조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38일간의 총파업 = 중부발전(주) 노조는 지난 2002년 2월25일 다른 발전자회사 4곳과 함께 분할매각 반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노조는 무려 38일 동안 조합원들의 산개투쟁 등 장기투쟁을 벌였다. 그해 4월2일까지 지속된 파업으로 무려 23명이 해고되고, 각 발전사별로 회사측의 손배·가압류 등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귀결됐다.
특히 중부발전은 파업 마지막까지 가장 낮은 조합원 복귀율 등이 문제가 돼 당시 사장과 관리본부장이 경질될 정도로 극렬하게 분규가 진행됐다.
서성석 노조위원장은 “당시 발전회사 민영화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파업은 불가피 했다”며 “특히 중부발전이 가장 치밀하고, 마지막까지 투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 와서는 당시 노조의 민영화 반대투쟁이 명분상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최근 민영화 작업이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다”며 “오히려 회사를 분할한 결과 원료구매 등에서 비효율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튼 2년 전 노조의 파업은 중부발전 내에서 경영진과 노동자들 사이에 갈등과 대립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노사 대표자들의 협력 노력 =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로 부임한 김영철 현 사장과 서성석 노조위원장은 갈등을 극복하고 공동의 협력을 위해 노력했다.
김 사장은 전국적으로 흩어져있는 발전소를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노조지부위원장 등 간부들을 만나 회사사정 등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애로와 고충을 직접 청취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상호 수평적이고 대등한 노사관계는 기업경영의 핵심”이라며 “노조를 기업성장의 건전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로 인식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노사관계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밝혔다.
김 사장이 이처럼 노사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오랜 공무원 생활에도 불구하고 현직에 오기전 까지 있었던 한 공공기관의 사장 재직시절 노사갈등으로 인한 손실을 뼈저리게 느낀 것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측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노조도 이러한 회사측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서 위원장은 “민영화 반대를 위한 파업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지만 일상적인 노사관계는 별개의 문제”라며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노사관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의 이러한 노사협력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때로는 다른 발전회사 노조와의 갈등을 빗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에 지부형태로 가입해 있다보니 행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도 있다. 단체협약 등의 체결권이 상급노조인 발전노조에 있기 때문이다.
서 위원장은 “노조가 때로는 조직논리에 함몰돼 합리성을 상실한다”며 현재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노사협력 없이 경영혁신 없다 = 중부발전의 경영혁신 전략은 ‘Power Up Cost Down’ 활동으로 집약된다. 지난해 모두 2659개 과제를 발굴해 868개를 채택, 활용했다. 올해는 모두 3200개의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수추진반과 유공자에 대한 포상과 해외연수 등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발전설비의 효율적 운영과 비용의 절감 등 작업장 혁신도 꾸준히 전개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혁신 과제는 노사협력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사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다.
회사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과제 중 ‘새로운 노사문화의 정착’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개정한 사업소별 노사협의회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며, 노조 간부들에 대한 경영설명회도 더욱 내실화 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노사가 공동으로 노동부로부터 노사협력공동사업에 대한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교육사업을 진행했다.
오규진 노무복지팀장은 “회사에서 아무리 직원들 교육을 해도 겉도는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었다”며 “노조가 함께 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교육효과가 획기적으로 좋아졌다”며 공동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사는 또 오는 2007년 정부에서 시상하는 ‘신노사문화대상’수상을 목표로 올해는 신뢰기반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2년 파업에 따른 해고자 문제 등이 아직까지 갈등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서 위원장은 “이쯤해서 회사가 해고자 문제와 손배·가압류 등에 대해서 전환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며 “모든 것을 털어 내고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노조의 지적에 대해서 회사측 관계자들도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과연 마지막 남은 갈등요인을 해결하고 노사가 공동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지난 2002년 38일간 초유의 발전회사 파업으로 노사간 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중 파업 2년만에 노사관계가 획기적으로 바뀐 곳이 있다.
중부발전(주)은 최근 들어 노사가 공동으로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노사간 협조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38일간의 총파업 = 중부발전(주) 노조는 지난 2002년 2월25일 다른 발전자회사 4곳과 함께 분할매각 반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노조는 무려 38일 동안 조합원들의 산개투쟁 등 장기투쟁을 벌였다. 그해 4월2일까지 지속된 파업으로 무려 23명이 해고되고, 각 발전사별로 회사측의 손배·가압류 등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귀결됐다.
특히 중부발전은 파업 마지막까지 가장 낮은 조합원 복귀율 등이 문제가 돼 당시 사장과 관리본부장이 경질될 정도로 극렬하게 분규가 진행됐다.
서성석 노조위원장은 “당시 발전회사 민영화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파업은 불가피 했다”며 “특히 중부발전이 가장 치밀하고, 마지막까지 투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 와서는 당시 노조의 민영화 반대투쟁이 명분상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최근 민영화 작업이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다”며 “오히려 회사를 분할한 결과 원료구매 등에서 비효율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튼 2년 전 노조의 파업은 중부발전 내에서 경영진과 노동자들 사이에 갈등과 대립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노사 대표자들의 협력 노력 =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로 부임한 김영철 현 사장과 서성석 노조위원장은 갈등을 극복하고 공동의 협력을 위해 노력했다.
김 사장은 전국적으로 흩어져있는 발전소를 방문할 때마다 가장 먼저 노조지부위원장 등 간부들을 만나 회사사정 등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애로와 고충을 직접 청취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상호 수평적이고 대등한 노사관계는 기업경영의 핵심”이라며 “노조를 기업성장의 건전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로 인식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노사관계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밝혔다.
김 사장이 이처럼 노사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오랜 공무원 생활에도 불구하고 현직에 오기전 까지 있었던 한 공공기관의 사장 재직시절 노사갈등으로 인한 손실을 뼈저리게 느낀 것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측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노조도 이러한 회사측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서 위원장은 “민영화 반대를 위한 파업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지만 일상적인 노사관계는 별개의 문제”라며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노사관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의 이러한 노사협력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때로는 다른 발전회사 노조와의 갈등을 빗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에 지부형태로 가입해 있다보니 행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도 있다. 단체협약 등의 체결권이 상급노조인 발전노조에 있기 때문이다.
서 위원장은 “노조가 때로는 조직논리에 함몰돼 합리성을 상실한다”며 현재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노사협력 없이 경영혁신 없다 = 중부발전의 경영혁신 전략은 ‘Power Up Cost Down’ 활동으로 집약된다. 지난해 모두 2659개 과제를 발굴해 868개를 채택, 활용했다. 올해는 모두 3200개의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수추진반과 유공자에 대한 포상과 해외연수 등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발전설비의 효율적 운영과 비용의 절감 등 작업장 혁신도 꾸준히 전개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혁신 과제는 노사협력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사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다.
회사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과제 중 ‘새로운 노사문화의 정착’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개정한 사업소별 노사협의회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며, 노조 간부들에 대한 경영설명회도 더욱 내실화 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노사가 공동으로 노동부로부터 노사협력공동사업에 대한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교육사업을 진행했다.
오규진 노무복지팀장은 “회사에서 아무리 직원들 교육을 해도 겉도는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었다”며 “노조가 함께 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교육효과가 획기적으로 좋아졌다”며 공동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사는 또 오는 2007년 정부에서 시상하는 ‘신노사문화대상’수상을 목표로 올해는 신뢰기반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2년 파업에 따른 해고자 문제 등이 아직까지 갈등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서 위원장은 “이쯤해서 회사가 해고자 문제와 손배·가압류 등에 대해서 전환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며 “모든 것을 털어 내고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노조의 지적에 대해서 회사측 관계자들도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과연 마지막 남은 갈등요인을 해결하고 노사가 공동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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