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출마 … 정치권 물갈이 바람 편승
금융권에 총선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권 출신 인사들의 올 총선 출마 바람은 그러나 과거와 사뭇 다르다.
우선 숫적으로 역대 최대다. 적어도 예닐곱 명 이상의 금융계 출신 인사가 선량에 처음 도전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이들은 선택한 정당도 각양각색이다. 정치권에 휘몰아치는 ''물갈이'' 바람과도 맞아떨어진다.
참신하다는 얘기다.
선두 주자는 아무래도 이종구 금융감독원 감사. 이달말 금감원 감사직을 그만 둘 예정인 이 감사는 한나라당을 택했다. 부친인 이중재 전 의원의 뒤를 잇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부친의 지역구이자 사실상의 텃밭인 전라남도 보성 대신 서울 강남을 지역구로 겨냥하고 있다. 실력으로 승부하고 평가받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강남이 어렵다면 송파 등 다른 지역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감사는 경기고(68년)와 서울대(73년)를 졸업한후 공직(행시 17회)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재무부 은행과장,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특히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하며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에 기여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심일선 전 한국은행 노조위원장도 일찌감치 총선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태다.
심 전 노조위원장은 강릉출신으로 지난 75년 한국은행에 입행 한 이후 1988~1991년 초대 노조위원장과 1994~1997년 제3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사무금융노련 고문으로 있으면서 지난해 열린 우리당 부천시 소사구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심 고문은 지난해 12월 한은에서 실시한 명예퇴직에 자원해 출마의지를 명확히 하기도 했다.
심 고문의 출마가 가시화되자 한은 내부에서는 그를 응원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김성환 전 총재가 2년여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한은 출신 국회의원이 전무했던 만큼 이제는 한명쯤 나올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것.
한 직원은 “심 고문이 노조위원장 시절 뛰어난 언변과 통솔력으로 노조를 잘 이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아무래도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와 역할 보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심 고문이 택한 지역구인 부천시 소사구는 현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데다 우리당 내에서도 김만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경선을 벌여야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성철 국민은행 부행장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행장은 곧 수도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신안 무안 지역에 단독으로 비공개 공천을 신청, 공천이 유력시되고 있다.
따라서 당내 공천권을 획득하면 당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부행장은 무안 출신에 목포상고를 나온 `상고'' 인맥으로 금융계와 노동계에 지인이 많고 민주화 투쟁 세력과도 인연이 두터운 편이다. 지난 1980년 5월 신군부 시절 주택은행 노동조합을 창설, 1.2대 위원장을 거쳤고 86년부터는 당시 국내 최대 단일 노조인 금융산업노동조합연맹의 부위원장직을 맡아 80년대 후반 이른바 `넥타이 부대''의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부행장은 또 동향 출신의 권투선수인 박종팔 전 미들급 챔피언과 막역한 사이로 지내는 등 무안을 연고로 폭넓은 인간 관계를 맺고 있다.
정영두 부국증권 전지점장은 증권업계 출신으로 총선 출사표를 던진 인물. 과거 동서증권 이사 출신의 인사가 도지사 출마에 도전하긴 했지만 증권맨이 국회의원에 나서기는 전례가 별로 없다.
정 전지점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를 지역구로 열린우리당의 공천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 전 지점장은 두달 전 회사를 그만두고 김해로 내려가 사실상 출마에 대비 ''내공''을 키워왔다. 증권가에선 알아주는 영업통이자 전략가로 정평이 나있다.
황석희 우리카드 전 사장도 열린우리당에 입당, 정치계에 입문했다. 황 전 사장은 우리당 중앙위원 경선에 출마할 계획이며 4월 총선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45년 춘천 출생으로 춘천고와 고대를 거쳐 70년 한국개발금융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에 들어왔다. 이후 장기신용은행과 국민은행 상무이사를 거쳐 평화은행장과 우리카드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금감원 김중회 부원장과과는 고교 동문 선배로 오래전부터 교우의 정을 나누는 사이다.
조영균 금감원 전 노조위원장도 일찌감치 총선을 겨냥 지난해말 고향인 전북 익산에 경제연구소를 차리고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금융노련 위원장을 역임한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도 넓게 보면 금융계 인사로서 총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 케이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총선 출마와 관련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 출마 가능성은 아직은 반반인 셈이다.
/고병수 구본홍 기자 byng8@naeil.com
금융권에 총선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권 출신 인사들의 올 총선 출마 바람은 그러나 과거와 사뭇 다르다.
우선 숫적으로 역대 최대다. 적어도 예닐곱 명 이상의 금융계 출신 인사가 선량에 처음 도전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이들은 선택한 정당도 각양각색이다. 정치권에 휘몰아치는 ''물갈이'' 바람과도 맞아떨어진다.
참신하다는 얘기다.
선두 주자는 아무래도 이종구 금융감독원 감사. 이달말 금감원 감사직을 그만 둘 예정인 이 감사는 한나라당을 택했다. 부친인 이중재 전 의원의 뒤를 잇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부친의 지역구이자 사실상의 텃밭인 전라남도 보성 대신 서울 강남을 지역구로 겨냥하고 있다. 실력으로 승부하고 평가받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강남이 어렵다면 송파 등 다른 지역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감사는 경기고(68년)와 서울대(73년)를 졸업한후 공직(행시 17회)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재무부 은행과장,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특히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하며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에 기여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심일선 전 한국은행 노조위원장도 일찌감치 총선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태다.
심 전 노조위원장은 강릉출신으로 지난 75년 한국은행에 입행 한 이후 1988~1991년 초대 노조위원장과 1994~1997년 제3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사무금융노련 고문으로 있으면서 지난해 열린 우리당 부천시 소사구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심 고문은 지난해 12월 한은에서 실시한 명예퇴직에 자원해 출마의지를 명확히 하기도 했다.
심 고문의 출마가 가시화되자 한은 내부에서는 그를 응원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김성환 전 총재가 2년여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한은 출신 국회의원이 전무했던 만큼 이제는 한명쯤 나올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것.
한 직원은 “심 고문이 노조위원장 시절 뛰어난 언변과 통솔력으로 노조를 잘 이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아무래도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와 역할 보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심 고문이 택한 지역구인 부천시 소사구는 현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데다 우리당 내에서도 김만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경선을 벌여야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성철 국민은행 부행장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행장은 곧 수도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신안 무안 지역에 단독으로 비공개 공천을 신청, 공천이 유력시되고 있다.
따라서 당내 공천권을 획득하면 당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부행장은 무안 출신에 목포상고를 나온 `상고'' 인맥으로 금융계와 노동계에 지인이 많고 민주화 투쟁 세력과도 인연이 두터운 편이다. 지난 1980년 5월 신군부 시절 주택은행 노동조합을 창설, 1.2대 위원장을 거쳤고 86년부터는 당시 국내 최대 단일 노조인 금융산업노동조합연맹의 부위원장직을 맡아 80년대 후반 이른바 `넥타이 부대''의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부행장은 또 동향 출신의 권투선수인 박종팔 전 미들급 챔피언과 막역한 사이로 지내는 등 무안을 연고로 폭넓은 인간 관계를 맺고 있다.
정영두 부국증권 전지점장은 증권업계 출신으로 총선 출사표를 던진 인물. 과거 동서증권 이사 출신의 인사가 도지사 출마에 도전하긴 했지만 증권맨이 국회의원에 나서기는 전례가 별로 없다.
정 전지점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를 지역구로 열린우리당의 공천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 전 지점장은 두달 전 회사를 그만두고 김해로 내려가 사실상 출마에 대비 ''내공''을 키워왔다. 증권가에선 알아주는 영업통이자 전략가로 정평이 나있다.
황석희 우리카드 전 사장도 열린우리당에 입당, 정치계에 입문했다. 황 전 사장은 우리당 중앙위원 경선에 출마할 계획이며 4월 총선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45년 춘천 출생으로 춘천고와 고대를 거쳐 70년 한국개발금융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에 들어왔다. 이후 장기신용은행과 국민은행 상무이사를 거쳐 평화은행장과 우리카드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금감원 김중회 부원장과과는 고교 동문 선배로 오래전부터 교우의 정을 나누는 사이다.
조영균 금감원 전 노조위원장도 일찌감치 총선을 겨냥 지난해말 고향인 전북 익산에 경제연구소를 차리고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금융노련 위원장을 역임한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도 넓게 보면 금융계 인사로서 총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 케이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총선 출마와 관련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 출마 가능성은 아직은 반반인 셈이다.
/고병수 구본홍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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