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문헌팔 농촌진흥청 차장

“생산이력제 등으로 쌀 브랜드화 추진”

지역내일 2004-02-09 (수정 2004-02-09 오후 6:06:21)
유엔이 정한 ‘쌀의 해’를 맞아 우리에게 쌀이 주는 의미와 준비중인 행사는
유엔은 올해를 “쌀은 생명이다”라는 구호를 걸고 쌀의 해로 선포했다.
쌀 자급이 무너지면 21세기 식량안보 시대에 국민들의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가 IMF 외환위기 당시 큰 사회적 혼란 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주식인 쌀의 자급자족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9년부터 쌀을 주식으로 하는 43개 국가와 국제미작연구소가 중심이 돼 유엔에 요구하여 2004년을 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쌀의 해’로 선포하게 됐다.
일년 내내 농림부가 주관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지만 우리 농진청은 국제미작연구소와 함께 쌀에 관한 국제심포지움을 9월에 개최할 계획이다.
60∼70년대 쌀의 자급자족을 위해 농진청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탄생한 통일벼는 어떻게 개발됐는가
우리의 벼 품종개발 역사는 멀리 1906년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으나 우리 자체의 힘으로 본격적인 신품종 개발을 시작한 것은 1962년 농촌진흥청이 출범하면서부터다. 그 당시 벼 품종개발의 화두는 식량자급을 위한 수확량 증대였다.
원래 통일벼 품종개발은 64년부터 서울대 허문해 교수와 농진청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필리핀 열대지방 인디카 품종의 유전자원을 들여와 연구하면서 시작됐으나 정식 연구과제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69년 육종을 아는 김인환 청장이 취임하면서 인디카 품종과 온대지방의 자포니카 품종을 교배하는 ‘열온교잡’이 정책으로 채택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돼 71년 통일벼를 육성하는데 성공했다.
벼 재배면적의 76%를 차지한 통일벼의 집중 보급으로 75년 쌀 총생산량 467만톤을 달성, 쌀 자급을 이루게 됐고 77년에는 ㏊당 평균 수량이 4.94톤으로 단위 면적당 세계 최고 수확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의 벼 육종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문 차장이 세계 최초로 실용화한 꽃가루 배양 육종기술은 무엇인가
원래 꽃가루 배양 육종기술은 일본이 먼저 연구를 시작했으나 이를 실용화하여 벼 품종을 개발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77년부터 꽃가루 배양 육종기술에 의한 품종 개발을 본격화해 85년 화성벼, 88변 화진벼, 92년 화선찰벼, 93년 화중벼 등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20여가 넘는 품종이 개발됐고 전체 재배면적의 25%를 넘어섰다.
10년 앞을 내다봐야 하는 육종의 특성과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국민들의 요구를 맞추는데 꽃가루 배양 육종기술과 현재의 유전자 조작 기술이 없다면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쌀이 인근 일본 쌀 보다도 밥맛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품종의 차이와 수확 후 건조·탈곡·도정과정에 따라 품질, 즉 밥맛이 다르지만 우선적으로 쌀 품종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단일 품종의 쌀이 섞인 쌀 보다 훨씬 밥맛이 우수하다.
대표적인 단일 품종의 쌀은 철원 오대쌀, 상주 일품쌀, 주암농협 일품완전미, 전북 신동진벼1호, 밀양 상미벼 등으로 특히 상주 일품쌀은 지난 1995년 일본 쌀과의 밥맛 비교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양측 전문가 35명이 참가한 품평회에서 일품쌀은 밥 모양, 냄새, 맛, 찰기, 질감 등에서 일본쌀인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아키다고마치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아 1등을 차지했다.
WTO·DDA 협상에 따라 쌀 수입개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개방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우리 쌀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 품종개발과 함께 쌀의 제품화, 브랜드화를 추진해야 한다. 품종 개발과 생산기술을 통해 수량을 높이고 품질이 좋은 쌀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확 후 소비자 손에 도착하기까지의 건조, 탈곡, 도정, 유통과정에서 쌀 품질이 제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도정과 유통과정에서 쌀 품종이 섞이어 품질을 유지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외국쌀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쌀 섞임을 방지하기 위한 적정규모의 건조, 탈곡, 도정시설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품종, 재배기술, 수확 후 관리, 유통 등 쌀 생산의 전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생산이력제 시행에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쌀을 위시한 66개 작목부터 시작하여 2006년까지 모든 작목으로 생산이력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비 중 토지 관련 비용이 48%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가격 경쟁은 어렵다. 가격과는 관계가 없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경쟁력 제고의 가장 확실한 첩경이다.
‘쌀의 해’를 맞아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 농촌현실은 전체 농가의 70∼80%가 영세농이다. 이 농가가 유지되지 않으면 농촌을 유지할 수가 없다.
농촌에 사는 것이 도시생활보다 불편한 것이 적고 사회기반시설도 완비돼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농어민복지, 건강, 교육문제 걱정 없도록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지원해 나갈 것이다. 그래야 농촌 공동화를 막을 수 있고 환경을 유지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 농업과 농촌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는 환경 보존을 위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농업과 농촌이 공동화되면 환경을 보존하는데 드는 비용은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투자가 간접적으로 환경 보존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하였으면 한다.



/수원=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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