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겨울의 끝자락, 대구 최대번화가 동성로의 늦은 출근시각, 이 곳 중앙로역은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엄마, 나 뜨거워’ ‘여보, 당신 사랑해’ 사랑하는 우리이웃의 부모형제, 아들 딸들은 휴대전화에 마지막 처절한 목소리만 남기고 한줌 재로 타 들어가고 있었다. 정신병력을 가진 사회부적응자의 방화가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과 부실한 도시인프라와 맞물려 192명의 목숨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고 148명 부상자가 고통과 씨름하면서 살게 했다.
2004년 2월 18일은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 아직 병마와 싸우는 부상자들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불쏘시개 전동차는 여전히 사고역인 중앙로역을 망각속에서 무심히 달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생활에 바쁜 서민들의 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습에만 급급 안전은 뒷전= 안전과 직결된 분야에 달라진 내용은 없다. 우선 참사가 확대된 최대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전동차 내장재 문제는 예산상의 이유로 모든 전동차(34편승·204량) 객실 의자와 등받이 시트에 방염제를 뿌리는 선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바닥, 천정, 의자을 부탁한 전동차가 운행되고 있어 비슷한 사고 재발시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승객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절대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된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전동차 객차간 연결 주름막과 배선관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손보지 못하고 있다.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화재 조기진압의 원인중 하나로 지적된 1인승무제의 개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 유사사고시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사고 당시 대구지하철 공사의 정원은 1519명으로 설계됐으나 1301명이 근무해 정원에 크게 부족했다. 현재 공사측은 역당 12명을 3개조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고역인 중앙로역에는 6명이 근무하고 있다. 1인승무제의 보완으로 공익요원을 배치했을 뿐이다.
또 화재발생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연기를 제거하는 배연장치는 사고 당시 기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종합사령실과 기관사, 역간의 통신설비도 기존의 광대역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정보의 폐쇄성으로 인한 조기 적정대응의 한계를 안고 있다. 사령은 현장상황을 모르고 기관사는 전체상황을 모르는 폐쇄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운영주체인 지하철 공사 임직원들의 안전교육도 나름대로 보강했다고 하나 여전히 현실성이 없고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월에야 겨우 팀장급 직원 44명을 교관으로 임명해 두달에 한번씩 교육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중앙로역도 사고예방 뒷전= 그러나 사고역인 중앙로역은 기본 골격은 그대로이나 외장은 많이 달라졌다. 대구지하철 1호선은 사고 발생 10개월여 만인 지난해 마지막 날 완전 재개통됐다.
중앙로역은 전국 최초로 승강장 입구에 수막 차단벽과 정전시 4시간 이상 발광하는 야광 타일등을 설치했다. 또 역사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TV)와 화재 수신반이 연계 운용되도록 했으며 피난구 유도등을 증설하고 소화기도 눈에 보이는 장소에 추가로 비치했다. 종합사령실과 각 역사에 설치된 폐쇄회로 TV 의 녹화 방식을 기존 아날로그(VCR)에서 디지털(DVR)로 바꿨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노동조합 정성기사무처장은 “지난 1년동안 공사측이 내놓은 대책은 주로 안전과 무관하고 사고에방효과도 없는 사후문제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권재식대구지하철 공사 홍보팀장은 “지난 한해는 사고수습에 매달려 안전문제등에 소홀했으며 사실상 올해부터 지하철 안전문제에 대한 보완과 개선에 본격 착수해 안전한 지하철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내년말까지 내장재 교체계획= 대구시는 총 75건의 개선과제를 선정하여 2007년까지 총사업비 660억원을 들여 전동차를 포함한 역무안전시설의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2월중 시제차를 제작하여 모의화재실험을 거친 결과를 토대로 2005년말까지 지하철 전동차 내장재를 100% 불연재로 교체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지하철 안전을 위한 종합대책으로 지하철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안전사고를 가상한 75건의 개선과제를 선정하여 2007년까지 총사업비 660억원을 투입하여 전동차는 물론 역무안전시설의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대책위와 협의, 국민성금 668억원 중 특별위로금 등을 제외한 잔여성금 130억원정도를 추모사업에 배분할 계획이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엄마, 나 뜨거워’ ‘여보, 당신 사랑해’ 사랑하는 우리이웃의 부모형제, 아들 딸들은 휴대전화에 마지막 처절한 목소리만 남기고 한줌 재로 타 들어가고 있었다. 정신병력을 가진 사회부적응자의 방화가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과 부실한 도시인프라와 맞물려 192명의 목숨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고 148명 부상자가 고통과 씨름하면서 살게 했다.
2004년 2월 18일은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 아직 병마와 싸우는 부상자들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불쏘시개 전동차는 여전히 사고역인 중앙로역을 망각속에서 무심히 달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생활에 바쁜 서민들의 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습에만 급급 안전은 뒷전= 안전과 직결된 분야에 달라진 내용은 없다. 우선 참사가 확대된 최대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전동차 내장재 문제는 예산상의 이유로 모든 전동차(34편승·204량) 객실 의자와 등받이 시트에 방염제를 뿌리는 선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바닥, 천정, 의자을 부탁한 전동차가 운행되고 있어 비슷한 사고 재발시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승객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절대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된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전동차 객차간 연결 주름막과 배선관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손보지 못하고 있다.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화재 조기진압의 원인중 하나로 지적된 1인승무제의 개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 유사사고시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사고 당시 대구지하철 공사의 정원은 1519명으로 설계됐으나 1301명이 근무해 정원에 크게 부족했다. 현재 공사측은 역당 12명을 3개조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고역인 중앙로역에는 6명이 근무하고 있다. 1인승무제의 보완으로 공익요원을 배치했을 뿐이다.
또 화재발생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연기를 제거하는 배연장치는 사고 당시 기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종합사령실과 기관사, 역간의 통신설비도 기존의 광대역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정보의 폐쇄성으로 인한 조기 적정대응의 한계를 안고 있다. 사령은 현장상황을 모르고 기관사는 전체상황을 모르는 폐쇄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운영주체인 지하철 공사 임직원들의 안전교육도 나름대로 보강했다고 하나 여전히 현실성이 없고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월에야 겨우 팀장급 직원 44명을 교관으로 임명해 두달에 한번씩 교육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중앙로역도 사고예방 뒷전= 그러나 사고역인 중앙로역은 기본 골격은 그대로이나 외장은 많이 달라졌다. 대구지하철 1호선은 사고 발생 10개월여 만인 지난해 마지막 날 완전 재개통됐다.
중앙로역은 전국 최초로 승강장 입구에 수막 차단벽과 정전시 4시간 이상 발광하는 야광 타일등을 설치했다. 또 역사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TV)와 화재 수신반이 연계 운용되도록 했으며 피난구 유도등을 증설하고 소화기도 눈에 보이는 장소에 추가로 비치했다. 종합사령실과 각 역사에 설치된 폐쇄회로 TV 의 녹화 방식을 기존 아날로그(VCR)에서 디지털(DVR)로 바꿨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노동조합 정성기사무처장은 “지난 1년동안 공사측이 내놓은 대책은 주로 안전과 무관하고 사고에방효과도 없는 사후문제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권재식대구지하철 공사 홍보팀장은 “지난 한해는 사고수습에 매달려 안전문제등에 소홀했으며 사실상 올해부터 지하철 안전문제에 대한 보완과 개선에 본격 착수해 안전한 지하철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내년말까지 내장재 교체계획= 대구시는 총 75건의 개선과제를 선정하여 2007년까지 총사업비 660억원을 들여 전동차를 포함한 역무안전시설의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2월중 시제차를 제작하여 모의화재실험을 거친 결과를 토대로 2005년말까지 지하철 전동차 내장재를 100% 불연재로 교체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지하철 안전을 위한 종합대책으로 지하철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안전사고를 가상한 75건의 개선과제를 선정하여 2007년까지 총사업비 660억원을 투입하여 전동차는 물론 역무안전시설의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대책위와 협의, 국민성금 668억원 중 특별위로금 등을 제외한 잔여성금 130억원정도를 추모사업에 배분할 계획이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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