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공안부, 시대변화 걸맞는 신공안 주창

빛바랜 공안부 재기 몸짓 성공하나

지역내일 2004-02-27
지난 64년 서울지검에 첫 선을 보인 이후 공안부는 검찰에서 주류로 꼽혀왔다.
공안부 소속 검사는 승진의 지름길이었고 때론 정치권이나 관계 진출에 유리한 발판이었다. 유능한 검사들이 앞다퉈 지원하는 부서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 하지만 90년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공안부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공안부는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나름의 재기 몸부림을 치고 있다. 변화된 시대에 걸맞는 신공안을 주창하고 있는 것이다.

◆대공·노사문제 탄력 대응= 참여정부 이후 공안부는 인사에서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통 공안부 출신 검사보다 특수통이나 기획통 출신 검사들이 공안요직을 차지한 것.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3과장(공안 담당) 등에 비공안 출신들이 입성했다. 정통 공안과는 다른 시각에서 공안 정책을 재정립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뚜렷한 대목이었다.
공안사건 대처기준도 변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언제까지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간주해 수배할 것인지 참 답답하다”고 언급, 사실상 한총련에 대해 강경일변도였던 공안부서의 인식변화를 주문했다.
이후 검찰은 내부적으로 논란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7월 한총련 수배자 152명 가운데 단순 한총련 대의원으로서 폭력이나 화염병 시위 등 별도 범죄사실이 없는 79명에 대한 수배해제 조치를 단행했다.
법무부는 실제 공안부가 최근 국가보안법을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국보법 위반사범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한다.
법무부가 최근 발간한 정책자료집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86명(구속자 130명)에 이르렀던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은 2001년 247명(126명), 2002년 231명(131명), 2003년 150명(84명)으로 매년 감소했다.
공안부는 송두율 교수 사건을 놓고도 적잖은 변화 조짐을 보였다.
검찰 일각에서 “변화된 남북관계를 고려해 기소유예 등 전향적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의견이 제기된 것.
한 중견검사는 “결과적으로는 송 교수 구속론이 이겼지만 송 교수 처리를 놓고 이견이 나왔다는 자체가 대단한 변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해방 이후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공안사범에 대한 준법서약서 제도도 과감히 폐지해 변화된 모습을 재확인했다.

◆“근본적 변화 없어” 지적도= 공안부는 일단 시대변화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공안의 영역을 찾아나간다는 기조다.
공안부서를 두차례 거친 한 중견 공안검사는 “남북간 국력차이가 적었던 70∼80년대에는 사소한 고무찬양 행위도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왠만한 반체제활동에는 끄덕하지 않을만큼 우리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심각한 위협이 되지않는 단순 반체제활동에 대해서는 탄력있는 법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는 “또한 옛 공안의 대공 편향성에서 벗어나 대 테러활동이나 집단사태 해결 등으로 업무 중심을 옮겨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안부 변화에 대해 못 미더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민주노총 이덕우 변호사는 “공안부가 변한다고 하지만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알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말 법무부 주관 간담회 자리에서는 공안부가 노사문제 발생시 사측에만 유리한 처분을 내린다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공안부의 변화 움직임에 대해 원칙론에 내세우는 주장도 만만찮다.
대표적 공안통 검사로 꼽혔던 김원치 변호사는 “남북관계 개선이나 민주화 진척 등으로 국민들의 체제 수호의식이 엷어진 점을 고려하면 공안부가 한총련 등 개별 공안사건에 대해 더욱 원칙적인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시대변화에 따른 유연함을 따지기보다 원칙에 입각한 엄중한 대처가 앞서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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