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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점은행제로 7733명 학위 취득 출석률 100%의 70대 모범생, 자동차전문가 등이 학교를 다니지 않고 학사·전문학사 등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대학 또는 전문대 졸업의 꿈을 이뤘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7일 이종재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6회 학점은행제 학위수여식을 가졌다. 이 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4751명, 전문학사 2982명 등 총 7733명이 학사모를 썼다. 이에 따라 1998년 3월부터 시행된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학사 1만3666명, 전문학사 1만8587명 등 총 3만2253명에 달하게 됐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01년 1729명, 2002년 3280명, 2003년 5686명, 2004년 6216명 등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사람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학사학위 취득자 중 30대 이상이 36.3%(1724명)에 달해 학점은행제가 직장인 등 성인학습자들의 학위취득 통로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날 학위수여식에서는 e-비즈니스학 전공 김승중(20·경영학사·사진 왼측)씨와 인테리어디자인 전공 노세진(24·산업예술전문학사·사진 오른측)씨가 교육부장관이 수여하는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또 전자계산학 전공의 안상욱(42·이학사)씨 등 6명은 교육부장관이 수여하는 우수상을, 자동차공학 전공의 이민우(48·공학사)씨는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했다. 한편 학점은행제는 현재 449개 기관 1만4731개 학습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사과정은 건강관리학 등 213개 전공, 전문학사과정은 가구디자인 등 211개 전공으로 등록 학습자수는 11만6877명이다. 학점은행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운영 중인 홈페이지(http://www edubank.kedi.re.kr)나 학점은행 상담자료실(ARS : 02-3460-0425)로 문의하면 된다. 70대 만학도 등 ‘특이 경력자’ 많아 학위취득자 중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움에 대한 강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준 사람들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출석률 100%’의 모범생 김찬호(70·문학사)씨는 동아대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었다. 그러나 학사모의 꿈을 버리지 못해 사업에서 은퇴하자 6년간 고려대 부설 사회교육원 등에서 학점을 쌓아 평균 89.94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부 장관이 주는 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김씨는 올 2학기 대학원에 진학해 80세 이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민우씨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중도에 학업을 그만뒀던 경우다. 이씨는 1999년 방송통신고에 입학하면서 다시 학업을 이어갔고 2002년에는 창원기능대 카일렉트로닉스과에 다니며 군 차량의 시동 모터 성능을 개선해 육군종합정비창장과 군수사령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씨의 아내인 강영숙(43)씨도 독학으로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산업체부설 고교를 졸업한 뒤 창원기능대 카일렉트로닉스과에 남편과 함께 다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영자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어렵게 초등학교, 중학교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고와 방송통신대에서 학업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부친이 사망하고 어머니도 파킨슨씨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처녀가장이 되면서 결국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이번에 방송통신대에서 이수한 68학점을 인정받고, 국제신학대학원대학 사회교육원에서 모자란 학점을 취득해 22년 만에 학사모를 썼다. 이씨는 선교사 남편을 따라 독일에서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 등을 전공할 예정이다. 또 신원향씨는 실업고를 나와 자동차 정비학원에 다니면서 자동차기관기능사보, 자동차정비기능사 2급, 자동차검사기능사 1급, 중장비정비기능사 1급 등의 자격증을 땄다. 현재는 서울시 자동차정비사업조합 기술과장으로 방송에도 출연하는 자동차 전문가다. 이번 서울산업대 석사과정에 진학한 그는 두원공과대와 대림대에 출강할 예정이며 ‘자동차 정비사 출신 박사 1호’가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2005-02-17
- 올해 국내 개발 ‘신약’ 3~4개 나온다 올해 국내 ‘신약’ 3~4개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상당수 국내 신약이 이름값만큼 높은 매출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 출시되는 신약이 연간 수천억에서 수조원씩 판매되는 세계적 신약 대열에 합류할 지 주목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주)유유가 개발한 골다공증 신약 ‘맥스마빌’이 가장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맥스마빌은 지난해 11월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고 실제 제품발매는 2월로 예정돼 있다. 이 제품은 파골세포 억제작용을 갖는 알렌드로네이트와 조골세포를 형성화하는 칼시트리올을 성분을 혼합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1998년부터 7년 동안 전임상 시험(독성 효력)과 임상시험을 거쳤다. 2001년 국내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최근에 미국 특허를 얻어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유유 관계자는 “두 성분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했다”며 “기존 제품이 하루 3회 복용 해야 하나 이 제품은 하루 1회 복용으로 단순화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의 만성B형 간염치료제 ‘클레부딘’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15일 식약청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른 간염치료제와 성분이 다르다”며 “세계적 신약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B형 간염치료제 가운데 항바이러스 제제는 GSK의 제픽스와 헵세라, 두가지뿐이다. 이 제품들의 연간 매출액은 500억원 정도이다. 이 신약은 유럽과 캐나다 현지에서 임상 2상 시험이 진행중이다. 부광측은 “기존 제품보다 약효가 뛰어나고 지속성이 좋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소화성궤양치료제 ‘레바넥스’도 올해 출시가 예상되는 신약. 2003년말부터 십이장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했고 위궤양과 위염 등은 임상 2상 시험 마무리 단계이다. 이 신약은 기존 치료제와 작용기전(가역적 위산 길항제)이 달라 짧은 시간 내에 적정한 약효를 나타내며 지속성이 좋고 부작용이 적은 특징이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현재 소화성궤양 치료제 시장규모는 세계적으로 200억 달러(21조원)를 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진보된 작용기전에 의한 부가가치가 클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2001년 국내 소화성궤양 치료제 시장규모는 2100억원대이며, 매년 최소 9%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 올해말이나 내년에 출시가 예상되는 신약으로는 녹십자의 8인자 결핍 혈우병 치료제와 유유의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동아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임상 3상 시험 중이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2005-01-13
- 금융교육은 새해 세뱃돈으로 ‘출발’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엄마(아빠)가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줄게.” 자녀들의 세뱃돈을 이렇게 회수(?)하는 부모들이 있다. 자녀들은 으레 ‘그러려니’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돈관리가 자녀들의 ‘돈 관리 능력’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이젠 자녀들의 금융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세뱃돈이라는 적절한 종자돈이 있어 새해들어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한꺼번에 들어온 많은 액수의 용돈을 계획없이 쓰도록 놔 두는 것보다는 이 돈을 가지고 스스로 관리하면서 불려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게 ‘살아있는 교육’ ‘체험 교육’이라는 것.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들어온 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가 첫 번째 관문이다. 전문가들은 ‘SOS전략’을 추천한다. 저축(Saving)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사용하는 기부(Offering)와 계획적이고 적절한 소비(Spending)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저축도 하고 부가서비스도 챙기는 ‘어린이통장’ = 어린이 통장은 자녀들이 저축을 하면서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곁들여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대부분 은행마다 어린이 대상 상품을 내놓았다. 특히 기업은행은 이번 설을 맞아 다음달 4일까지 ‘특별판매’하는 ‘아빠보다 부자적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년제 자유적립식예금으로 0.2%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만기일에는 자동재예치돼 졸업할때까지 자유롭게 모을 수 있다. 다시 넣게 되는 계좌는 분할인출이 가능하다. 또 이메일을 통한 경제교육서비스도 제공된다. 신한은행 ‘꿈을 모으는 통장’도 용돈기입장을 주면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꿈나무 부자적금’은 장기거래 우대이율과 자동이체우대이율을 적용해 이자를 준다. 이 이율만 합해도 0.4%나 된다. 우리은행 ‘우리사랑 가득한 통장’에 새로 가입하게 되면 자녀에게 용돈을 넣어주고 자녀는 주어진 한도 내에서만 쓸 수있는 CD카드를 준다. 이 카드로 자동입출금기를 통해 용돈을 넣고 뺄 때는 수수료가 면제되는 혜택까지 받게 된다. 우대금리는 0.1%다.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은 예금금액과 인출횟수를 토대로 우대금리를 정하며 최소금리는 3.0%다. 무료보험가입은 기본이다. 외환은행 꿈나무 부자적금은 상해보험, 우리은행 우리사랑 가득한 자유적금은 자녀사랑보험,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과 하나은행 하나적금 꿈나무 역시 상해보험의 무료가입서비스가 주어진다. 이 보험에는 ‘왕따 보험’ 등도 포함돼 있어 유익하다. 신한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은 기념문구나 자녀이름, 애칭 등을 통장에 새겨넣어주기도 한다. 특별 서비스도 있다. 기업은행 ‘아빠보다 부자적금’에 가입하면 제휴회사를 통한 사이버과외 할인혜택을 주고 우리은행 우리사랑 기득한 자유적금 고객은 대교 에듀피아의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1개월동안 무료로 이용할수 있다.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 가입자에게는 수능교육채널인 Sky Life 방송 무료가입과 2개월간 시청료 무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목표 달성 고객에게는 보너스도 지급된다. 기업은행은 가입후 3년이내에 소정저축목표액을 달성하면 축하금리 0.2%를 지급하고 하나은행은 적금가입기간에 지정한 희망대학에 들어가면 성공축하금리 2%가 추가로 부여된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유학 등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환전혜택, 여행자보험 무료가입 등의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제일은행은 청소년폭력예방 NGO단체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예금이자의 20%를 은행에서 기부하기도 한다. ◆어디에 기부할까 = 기부는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황금만능주의’와 돈의 논리가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체득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존재로 인해 자신의 존재도 유의미하다는 점을 알게 해 삶의 균형을 잡게 해 준다.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기부문화가 넓게 퍼져있어 쉽게 접할수 있다. 기부단체를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국내의 기부단체 수는 전국적으로 대략 4만∼5만여개로 추산된다. 전문적인 복지 프로그램과 자체 모금체계를 갖추고 기부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민간단체는 대략 20여개 정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정부가 하던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모금사업을 이양받은 법정 모금기관이며 ‘아름다운 재단’은 ‘아름다운 1% 나누기’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민간기부단체다. 연봉, 월급, 유산, 인세는 물론 자신이 가진 끼와 재능도 1%씩 기부할 수 있다. 한국복지재단은 소년소녀가정, 장애인, 무의탁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의 일대일 결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 19개 지역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대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5곳의 아동학대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북한 어린이에 대한 지원사업을 시작, 분유·의류·각종 유아용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기부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후원자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한국여성재단은 소외받는 많은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월급 0.1% 기부, 유산 1% 남기기, 브로치 달기 캠페인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과 미래’는 그룹홈, 쉼터, 공부방 등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 4곳에 IT교육센터를 운영, 이 곳에서 배출된 인력의 취업을 돕고 있다. 또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갖고,소외된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우리사회 보통사람 58명이 설립한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여는 사람들의 1% 희망클럽’이 있다. 인터넷 기부사이트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공익사업 컨설팅업체인 ㈜도움과 나눔에서 운영하는 기부사이트 ‘도움넷’(www.doumnet.net). 도움넷은 기부자가 자신이 기부할 대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과 운영상의 투명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모아모아’(www.moamoa.or.kr)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전문 기부사이트로 신용카드, 핸드폰은 물론 각종 인터넷상의 포인트, 아바타 등을 기부금으로 낼 수 있다. 비영리 장학재단인 양호재단이 운영하는 ‘스몰월드’(www.smallworld.or.kr)는 소년소녀가장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사이트다. 디지털 문화와 능동적인 나눔의 실천을 추구하는 스몰월드는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의 사연을 소개, 기부자와 연결시키며 후원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기업 인에이지에서 운영하는 ‘산타나라’(www.santanara.net)는 IT연구진은 물론 사회복지사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름다움 재단은 자체 사이트(www.beautifulfund.org)를 통해 인터넷 기부를 받고 있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함께 온라인 상의 기부문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쓰는 것도 잘 써야 = 소비도 계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부 같은 용돈기입장을 활용하는 게 좋다. 한국은행 사이트에서는 용돈기입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 사이트(www.bok.or.kr)로 들어가 다운받으면 된다. 용돈기입장은 용돈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할 수 있는 용돈일지와 일기장, e-book, 애완동물 기르기 같은 많은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부모들이 어린이들의 용돈사용습관을 관찰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부모와의 대화기능도 갖추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2005-02-11
- ‘4중(中) 정치인 시대’ 오나 열린우리당 김부겸 이종걸 김영춘 송영길 임종석 눈길 한나라당 원희룡 남경필 박 진 임태희 정병국 주목 “중도성향의 중산층의 지지를 받는, 중부지역에 기반을 둔, 40대 중년 정치인을 주목하라.” 향후 한국 정치를 이끌어 갈 지도자로 ‘4중(中) 정치인’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아직 정치권에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4중 정치인 전성시대’가 온다는 것. 정치컨설팅 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현재 이들은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에 치여 어정쩡한 위치에 있지만 조만간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치권에서 이 조건에 맞는 인물로는 10여명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김영춘 송영길 이종걸 임종석 의원, 한나라당 남경필 박 진 임태희 원희룡 정병국 의원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수도권에 근거를 둔 40대로, 그동안 나름대로 중도노선을 견지해온 인물들이다. ◆“중도화는 이미 경향성” =‘4중정치인’이 주목받을 요소는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우선 국민들 스스로가 ‘중도’라고 보는 인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길리서치연구소(소장 홍형식)가 지난 1월 14일~15일 실시한 정치이념 성향 조사에 따르면 진보 33.4%, 중도 31.3%, 보수 29.9%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조사에 비해 진보·보수층이 감소하고, 중도층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표 참조). 다른 언론사 조사도 마찬가지다. 2005년 1월 동아일보 조사의 경우 진보 26.8%, 중도 46.2%, 보수 25.4%로 중도라고 밝힌 국민이 진보나 보수보다 거의 두배 정도 높게 나왔다. 이처럼 국민의 중도화 경향은 참여정부 출범 이래 이미 하나의 경향성을 이루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형식 소장은 “국민들은 보수층에게도 진보 개혁세력에게도 정권을 맡겨보았으나, 둘 다 만족하지 못하면서 중도 지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해석했다. “중도를 지향한다는 것은 ‘이념지향성 자체가 싫다’는 의미”라는 것. 국민들은 진보-보수 이념적 대립과 분열보다 경제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소장은 “앞으로의 노선싸움은 혁신적 중도를 누가 잡느냐의 양상으로 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권자는 양극단에 지쳤다” = ‘중산층 역할론’ 역시 역대 정권의 전가의 보도처럼 써온 개념이다. 그만큼 중산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중산층을 제대로 대변하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불황을 맞으면서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그 반증이다. 그런 만큼 중산층 지향 정책을 펴는, 중산층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개인의 출신보다 정책과 노선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노동자나 재벌 양극단이 아닌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업화 사회를 지나면서 지나치게 팽창해진 재벌이나 계속 강성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노동계에 지친 유권자들이 ‘중산층 우선 정책’을 더 찾게 되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지역 아닌 실력으로 살아남았다” = ‘3김정치 종언’과 함께 ‘지역구도 타파’는 시대의 화두였다. 참여정부와 17대 국회 출범 이후 지역구도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물밑으로는 여전히 상수역할을 하고 있다. 여권 안팎의 ‘호남소외론’, 한나라당 내부의 ‘영남근거지론’, 신행정수도를 둘러싼 ‘충청역할론’ 등이 그 잔재들이다. 이런 지역구도를 깰 인물은 결국 지역구도로부터 자유로운 중부권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여기서 중부권은 우리나라의 중부, 즉 수도권을 가리킨다. 중부지역 정치인 역할론과 관련, 홍형식 소장은 “중부권 정치인들은 지역 연고에 의존하지 않고, 실력으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며, “지역구도하에 있는 정치인들과 달리 사고가 열려 있고, 대중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유연·균형잡힌 시각이 강점 = 한국 정치에서 40대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지난 2002년 대선부터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의 연령별 분기점이 43·44세’라고 분석한다. 43세 이하는 노무현 지지가 절대적으로 많았고, 44세 이상은 이회창 지지가 높았다는 것. 결국 40대에서 결판이 났다는 얘기가 된다. 이 ‘40대 결정론’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40대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동인이라면, 40대 정치인 또한 정치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격변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역동적이면서도 유연한, 균형잡힌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 진 의원은 “6·25 이후 첫 세대로 전쟁을 겪지 않았고, 반공에 유연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한꺼번에 경험했기 때문에 향후 우리사회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세대간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40대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균형감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안정과 중도’를 희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70년대 초 김대중 김영삼씨 등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바람을 일으킨 역사가 있다. 또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의 경우 40대에 국정책임자로 나서서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2005-02-10
- 금융교육은 새해 세뱃돈으로 ‘출발’ 저축·기부·소비 프로그램 다양 ... 각종 혜택들도 ‘여기저기’ 엄마가 빼앗아 가면 모두 ‘헛일’ ... 스스로 관리하게 해야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엄마(아빠)가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줄게.” 자녀들의 세뱃돈을 이렇게 회수(?)하는 부모들이 있다. 자녀들은 으레 ‘그러려니’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돈관리가 자녀들의 ‘돈 관리 능력’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올해 설에는 새해를 맞아 자녀들의 금융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세뱃돈이라는 적절한 종자돈이 있어 새해들어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한꺼번에 들어온 많은 액수의 용돈을 계획없이 쓰도록 놔 두는 것보다는 이 돈을 가지고 스스로 관리하면서 불려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게 ‘살아있는 교육’ ‘체험 교육’이라는 것.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들어온 돈을 어떻게 배분하는 것인가가 첫 번째 관문이다. 전문가들은 SOS전략을 추천한다. 저축(Saving)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사용하는 기부(Offering)와 계획적이고 적절한 소비(Spending)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저축도 하고 부가서비스도 챙기는 ‘어린이통장’=어린이 통장은 자녀들이 저축을 하면서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곁들여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대부분 은행마다 어린이 대상 상품을 내놓았다. 특히 기업은행은 이번 설을 맞아 다음달 4일까지 ‘특별판매’형식으로 ‘아빠보다 부자적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년제 자유적립식예금으로 0.2%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가정교육을 위해 ‘가계도표’도 제공된다. 만기일에는 자동재예치돼 졸업할때까지 자유롭게 모을 수 있다. 다시 넣게 되는 계좌는 분할인출이 가능하다. 또 이메일을 통한 경제교육서비스도 제공된다. 신한은행 ‘꿈을 모으는 통장’도 용돈기입장을 주면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꿈나무 부자적금’은 장기거래 우대이율과 자동이체우대이율을 합하면 0.4%나 된다. 우리은행 우리사랑 가득한 통장을 새로 가입하게 되면 자녀에게 용돈을 넣어주고 더 이상 쓸 수 없게하는 CD카드를 준다. 이 카드를 자동입출금기에서 사용하는 경우엔 수수료가 면제된다. 우대금리는 0.1%다.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은 예금금액과 인출횟수를 토대로 우대금리를 정하며 최소금리는 3.0%다. 무료보험가입은 기본이다. 외환은행 꿈나무 부자적금은 상해보험, 우리은행 우리사랑 가득한 자유적금은 자녀사랑보험,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과 하나은행 하나적금 꿈나무 역시 상해보험의 무료가입서비스가 주어진다. 이 보험에는 ‘왕따 보험’ 등도 포함돼 있어 유익하다. 신한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은 기념문구나 자녀이름, 애칭 등을 통장에 새겨넣어주기도 한다. 특별 서비스도 있다. 기업은행 ‘아빠보다 부자적금’에 가입하면 제휴회사를 통한 사이버과외 할인혜택을 주고 우리은행 우리사랑 기득한 자유적금 고객은 대교 에듀피아의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1개월동안 무료로 이용할수 있다.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 가입자에게는 수능교육채널인 Sky Life 방송 무료가입과 2개월간 시청료 무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목표 달성 고객에게는 보너스도 지급된다. 기업은행은 가입후 3년이내에 소정저축목표액을 달성하면 축하금리 0.2%를 지급하고 하나은행은 적금가입기간에 지정한 희망대학에 들어가면 성공축하금리 2%가 추가로 부여된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유학 등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환전혜택, 여행자보험 무료가입 등의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제일은행은 청소년폭력예방 NGO단체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애 예금이자의 20%를 은행에서 기부하기도 한다. ◆어디에 기부할까=기부는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황금만능주의’와 돈의 논리가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체득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존재로 인해 자신의 존재도 유의미하다는 점을 알게 해 삶의 균형을 잡게 해 준다.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기부문화가 넓게 퍼져있어 쉽게 접할수 있다. 특히 기부단체를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국내의 기부단체 수는 전국적으로 대략 4만∼5만여개로 추산된다. 전문적인 복지 프로그램과 자체 모금체계를 갖추고 기부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민간단체는 대략 20여개 정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정부가 하던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모금사업을 이양받은 법정 모금기관이며 ‘아름다운 재단’은 ‘아름다운 1%나누기’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민간기부단체다. 연봉, 월급, 유산, 인세는 물론 자신이 가진 끼와 재능도 1%씩 기부할 수 있다. 한국복지재단은 소년소녀가정, 장애인, 무의탁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의 일대일 결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 19개 지역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대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5곳의 아동학대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북한 어린이에 대한 지원사업을 시작, 분유, 의류, 각종 유아용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기부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후원자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한국여성재단은 소외받는 많은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월급 0.1% 기부, 유산 1% 남기기, 브로치 달기 캠페인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과 미래’는 그룹홈, 쉼터, 공부방 등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 4곳에 IT교육센터를 운영, 이 곳에서 배출된 인력의 취업을 돕고 있다. 또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갖고,소외된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우리사회 보통사람 58명이 설립한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여는 사람들의 1% 희망클럽’이 있다. 인터넷 기부사이트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공익사업 컨설팅업체인 ㈜도움과 나눔에서 운영하는 기부사이트 ‘도움넷’(www.doumnet.net). 도움넷은 기부자가 자신이 기부할 대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과 운영상의 투명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모아모아’(www.moamoa.or.kr)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전문 기부사이트로 신용카드, 핸드폰은 물론 각종 인터넷상의 포인트, 아바타 등을 기부금으로 낼 수 있다. 비영리 장학재단인 양호재단이 운영하는 ‘스몰월드’(www.smallworld.or.kr)는 소년소녀가장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기위한 사이트다. 디지털 문화와 능동적인 나눔의 실천을 추구하는 스몰월드는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의 사연을 소개,기부자와 연결시키며 후원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기업 인에이지에서 운영하는 ‘산타나라’(www.santanara.net)는 IT연구진은 물론 사회복지사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름다움 재단은 자체 사이트(www.beautifulfund.org)를 통해 인터넷 기부를 받고 있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함께 온라인 상의 기부문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쓰는 것도 잘 써야 = 소비도 계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부 같은 용돈기입장을 활용하는 게 좋다. 한국은행 사이트에서는 용돈기입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 사이트(www.bok.co.kr)로 들어가 다운받으면 된다. 용돈기입장은 용돈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할 수 있는 용돈일지와 일기장, e-book, 애완동물 기르기 같은 많은 프로그램이 포함하고 있다. 부모들이 어린이들의 용돈사용습관을 관찰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부모와의 대화기능도 갖추고 있다. 2005-02-04
- 장애 극복한 5척단신의 ‘거인’ 오거돈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해 6월 5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7개월의 휴지기를 거친 끝에 다시 공직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력서에 나타난 오 장관의 모습은 지역의 명문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철학과를 거쳐 행정고시 합격(14회) 이후 청와대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그리고 부산시의 요직을 두루 거친 ‘화려’ 그 자체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의 내면의 성숙함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오 장관은 어린시절부터 열등감에 시달려야 했다. 지금 그가 보이는 부드러움과 친화력도 이런 열등감 극복 과정에서 나온 내면의 성숙함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오 장관은 자신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로 ‘말더듬이’ ‘작은 키’ ‘이름’ 그리고 ‘집안 분위기’ 등을 꼽았다. 오 장관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중증 말더듬이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 돌아가면서 책을 읽을 때 차례가 돌아오면 마음 속으로 읽지만 입을 열지 못하고, 끝내 고개를 푹 떨굴 정도였다고. “그렇지, 다음”하고 넘어가곤 하는 선생님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대론 죽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하루 1시간씩 무조건 발표하기로 결심, 수업시간 선생님의 질문에 무조건 손을 들었다고 한다. 선생님이 시키면 벌떡 일어나, “모, 모르겠습니다” 하고 앉기도 했다고. 오 시장은 “그때가 초등학교 5학년 때”라며 “아직도 완전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고위직으로 오를수록 말더듬이 증세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오 장관은 “책임감이 말더듬는 증세를 고치더라”고 덧붙였다. 160cm 남짓한 작은 키도 극복 대상이었다. 오 장관은 “작은 키 때문에 못한 것은 없다”며 “어릴 때 싸움 대회에선 2등을 했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사귀고 싶은 여학생을 사귀지 못한 경우는 또한 없었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오거든 가거든’ ‘큰 돼지’ ‘빅 피그’ 등 학년과 급수를 바꿔가며 따라붙은 이름과 관련된 별명들도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어린 시절엔 부친에게 이름을 바꿔달라고도 했지만, 아버지로부터 ‘좋은 이름이니 언젠가는 이름 값 할 날이 올 것’이라는 말만 들어야 했단다. 대학에선 친구들이 ‘박사’라고 불러 주었는데 오 장관은 실제 ‘박사(동아대학교 행정학)’가 되었다. 오 장관은 자신이 낙천적인 성격을 갖게 된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무엇보다 집안 분위기였다고 한다. 부모님은 빈 손으로 부산 국제시장에서 장사로 시작해 부산의 대표적인 제조업체까지 일군 과정 입지전적인 인물. 오 시장은 부모님을 보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을 가졌다 밝혔다. /부산=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2005-01-05
- 중소기업, 노사화합에 생산성 증가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조직이 작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사장과 직원간 불협화음은 기업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도 높다. 사장과 직원은 한배를 탄 공동체지만 사장이 기업을 사유화한다거나 직원들의 애사심이 부족할 경우 기업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사장과 마찰을 겪은 임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경쟁업체를 창업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노사화합에서 모범을 보이는 업체들은 직원의 이직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로열티와 단결력이 강화돼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성장하는 중소기업이나 장수 중소기업에는 이러한 노사화합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있다. ◆사장과 직원들이 결혼식 올려줘 = 인천의 휴대폰 부품 및 금형제작업체 ‘도움’의 박영호 사장은 지난해 40대 가장인 직원의 결혼식을 돕는데 애를 섰다. 도움의 A차장은 47살 나이에 두 아이까지 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연을 가지고 있던 것. 박 사장은 A차장이 빠듯한 살림 때문에 결혼식을 엄두도 못 내는 것을 듣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과 도움 직원들은 이때부터 A차장이 부담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내실있는 결혼식을 치룰 수 있도록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회사 강당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사원식당에서 피로연을 열기로 했다. 총무과 직원들은 결혼식 이벤트 준비팀을 만들었고 사진촬영, 뷔페음식, 무대 장식 등을 준비했다. 사내 사이버팀은 영상물 제작에 들어갔고 아홉명으로 구성된 여성중창단이 결성돼 축가를 연습했다.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300만원. 그러나 동료들이 내놓은 축의금으로 비용이 해결됐다. A차장과 그 가족들이 느꼈던 기쁨과 직원들의 보람은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직원사기 증대 위해 복지제도 운영 = 인천 남동공단의 국내 소형 기어드 모터 제조기업인 ‘SPG’ 현창수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케이스. 현 사장은 직원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점심시간마다 틈이 생기면 직원들과 족구경기를 한다. 경기에 패할 경우 사장도 음료수를 사는 벌칙에 빠질 수 없다. SPG는 또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어느 누구도 야근을 하지 못하게 한다. 가정에 충실해야 생산성이 오르기 때문이다. 현 사장은 피치 못할 경우 관련 부서만 부분특근하게 하고 직원들에게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할 정도다. 부산의 반도체 관련 부품 제조업체 리노공업은 학력, 연령, 성 차별이 없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최상의 조건을 부여해야 생산성도 최상이 될 수 있다는 방침하에 회사 정원을 미니골프장으로 꾸몄다. 화장실에는 전 직원의 캐리커처를 걸어놓았고 사내식당은 고급 레스토랑을 뺨칠 정도다.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인젠은 카이스트 출신인 해커 동아리가 주축이 돼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동종업계에서는 자유롭고 인간관계가 두터운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신입사원이 축구를 하다 임병동 사장의 코뼈를 부러뜨렸지만 오히려 직원을 불러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줬다. 이 같은 조직 분위기로 경기침체 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 ◆코스닥 등록 이익은 직원 우선 = MP3플레이어로 세계적인 컴퓨터업체 애플과 경쟁을 하고 있는 ‘레인콤’의 성공 비결에도 나름대로 화합방법이 있다. 이 회사 양덕준 사장은 직원들에게 먹고 즐기는 데는 인색하지 않다. ‘복리후생포인트제도’를 도입해 1인당 연평균 140만원 가량을 의료비·문화비·여행비 등을 자기발전에 쓸 수 있도록 장려해주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식사비용과 헬스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양 사장은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 등록기업으로서의 이익을 임원과 직원들에게 돌려 눈길을 끌었다. 과거 일부 코스닥기업은 대주주가 등록 이후 주식을 팔아 부를 독식,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양 사장은 코스닥 등록 이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양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팔지 않는 대신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이 일정기간 이후 필요에 따라 주식을 팔도록 했다. 코스닥 등록으로 인한 이익 우선권을 임직원에게 돌린 것이다. 또 자칫 직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모두 예방했다. 레인콤 관계자는 “CEO가 모범을 보이자 직원들의 주식 매도도 일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복기 중소기업진흥공단 기획이사는 “노와 사가 한데 어우러지는 민주적이고 열린 노사관계로 기업의 경쟁력도 높이고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회사까지 살리는 것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며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회사 경영에 특히 나쁜 영향을 끼치는 중소기업일수록 원활한 노사관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했다. 조 이사는 이어 “최근 들어서 이성적 집단보다는 감성에너지가 높은 집단이 훨씬 생산성이 높은 점을 착안해 감성경영, 독특한 기업문화로 노사관계까지 슬기롭게 풀어나가려는 중소기업 CEO들의 노력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5-01-31
- 인터뷰-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과거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일제시대와 해방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남은 유산을 청산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그중에서도 60년대 이후 민주화운동 역사와 그 과정을 함께 했던 이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기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2대 이사장으로 부임한 함세웅 신부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2001년 여야합의에 의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됐다. 그동안 몇몇 뜻있는 분들이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를 좀 더 체계화하고 국민들의 합의를 얻으면서 진행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만든 단체다. 사업회의 중요한 내용은 ‘기억과 계승’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체명에도 ‘기념’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는 과거 60~70년대와 80년대 민주와 자유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했던 분들의 고귀한 삶을 기억하자는 것과 그 삶을 현재화해 미래로 이어주는 계승작업을 하자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민주화운동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 또 그 과정에서 희생되거나 몸바친 의인과 열사들, 이름없이 사라져간 민중들의 발자취를 찾아 민족정신을 이룩할 수 있는 기념탑을 세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어떤 사업을 해왔나 기념사업은 작게는 민주화운동, 넓게는 그 과정에서 희생됐던 모든 의인들과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국민들의 삶 전체를 포괄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민주화운동 역사를 알리기 위한 전국 순회 역사전시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연구 및 교육사업, ‘역사 다시읽기 시리즈’, ‘역사다시보기 시리즈’, ‘시대불꽃’ 등 교재 발간, 민주화운동 유적지 발굴조사사업 등을 해왔다. 또 민주화 운동사를 영어로 번역해 해외로 알리는 한편, 민주화운동에 도움을 주신 해외 인사 초청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기념회 사업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앞으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참여형’ 기념사업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 특히 6·10항쟁때 이른바 ‘넥타이부대’라 불리웠던 민주시민들까지 다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생각이다. 기념관 건립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또 기념관 건립의 의미는 무엇인지 말해달라. 아직 계획단계로 전문가들 중심으로 자료는 정리된 상태다. 3~4월부터 실무자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던 여러 분야의 원로와 중진 또 젊은층까지 포함하는 범국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 또 여러 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이 각자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물론 기념관 건립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부지선정 문제, 포괄해야하는 민주화운동 개념 설정 문제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기념관 건립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4·19 민주혁명투사들, 그리고 5·16 이후 민주화운동에서 애쓰신 분들의 정신이 가시화될 수 있는 기념관을 만들어 살아있는 역사체험장이 되도록 하겠다. 기억이란 시공간을 넘어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농축을 의미한다. 기념관 건립은 체험을 통해 과거를 현재화시키고 이를 통해 아름다운 미래를 선취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사료정리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사실 70~80년대까지만 해도 오늘날 사료라고 판단될 수 있는 내용들을 가지고 있는 자체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자료를 갖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도 많은 개인과 단체들이 기증 해주어 지난해말까지 기증 건수는 개인이 해외 거주자 32명을 포함해 257명, 단체 63곳 등 총 320건에 달했다. 수집된 사료도 총 43만건, 900만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사업회는 이렇게 모아진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사료보전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11일부터 1차로 민주화운동 자료 원문을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60~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나온 각종 성명서, 단체 활동 기록을 중심으로 한 회의록, 고문서 등으로 8만3000여건 116만쪽에 달하고 있다. 김상진 열사, 동아자유언론투쟁위원회 결성, YH노동조합, YWCA위장 결혼 사건, 사북광산노동자투쟁 등 국내민주화운동 관련 자료 뿐 아니라 재미한인구국동지회의 유신반대 성명서 등 당시 해외에서의 벌어진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자료들까지 망라하고 있다. 사업회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시대의 어려움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쪽에서는 민주화 보상이 이뤄지고 대통령 직속 의문사 진상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과거사 정리운동이 진행되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화 인사를 탄압했던 당사자들이 정치권과 사법부, 검찰, 경찰 등 각 영역에 엄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게 보수언론이다. 일제와 독재시대 권력 앞잡이 노릇을 했던 보수언론들이 오히려 민주화 세력을 공격하고 있다.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이룩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수언론이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도 마찬가지다. 한쪽에는 긍정적인 동력이 있는 반면 이를 방해하는 세력도 엄존하고 있다. 따라서 한편으로 설득하고 교육하고 꾸짖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유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분들이 힘을 모아가면서 기념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그동안 민주화운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남은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연단위로 보면 당위적 진전이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10년 단위로 본다면 기적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다. 단적인 예로 70~80년대만 해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불법으로 몰렸는데 지금은 대통령이나 공직자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비판할 정도로 자유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책임을 동반한다. 때로 방종과 남용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과거 정권과 함께 했던 사람들은 역사 앞에서 반성해야한다. 민주화 운동도 과거 초심이 잊혀지면서 지나치게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 중심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90년대 이후 청년들이 너무 개인주의로 치닫고 있다. 희생 헌신 공익의 가치를 망각하고 있다. 과거 어려울 때 가졌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끊임없이 일깨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했던 순국선열은 물론 4·19 희생자들, 60년대 이후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던 선배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되새겼으면 한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도 이분들의 고귀한 가치가 생생하게 기억되고 현실에 뿌리내려 미래의 더 큰 창조적 가치로 승화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민주화라는 고귀한 삶의 가치와 열매를 모든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2005-01-28
- “민주화 고귀한 가치, 온 국민이 공유해야” 과거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일제시대와 해방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남은 유산을 청산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그중에서도 60년대 이후 민주화운동 역사와 그 과정을 함께 했던 이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기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2대 이사장으로 부임한 함세웅 신부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2001년 여야합의에 의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됐다. 그동안 몇몇 뜻있는 분들이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를 좀 더 체계화하고 국민들의 합의를 얻으면서 진행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만든 단체다. 사업회의 중요한 내용은 ‘기억과 계승’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체명에도 ‘기념’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는 과거 60~70년대와 80년대 민주와 자유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했던 분들의 고귀한 삶을 기억하자는 것과 그 삶을 현재화해 미래로 이어주는 계승작업을 하자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민주화운동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 또 그 과정에서 희생되거나 몸바친 의인과 열사들, 이름없이 사라져간 민중들의 발자취를 찾아 민족정신을 이룩할 수 있는 기념탑을 세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어떤 사업을 해왔나 기념사업은 작게는 민주화운동, 넓게는 그 과정에서 희생됐던 모든 의인들과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국민들의 삶 전체를 포괄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민주화운동 역사를 알리기 위한 전국 순회 역사전시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연구 및 교육사업, ‘역사 다시읽기 시리즈’, ‘역사다시보기 시리즈’, ‘시대불꽃’ 등 교재 발간, 민주화운동 유적지 발굴조사사업 등을 해왔다. 또 민주화 운동사를 영어로 번역해 해외로 알리는 한편, 민주화운동에 도움을 주신 해외 인사 초청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기념회 사업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앞으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참여형’ 기념사업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 특히 6·10항쟁때 이른바 ‘넥타이부대’라 불리웠던 민주시민들까지 다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생각이다. 기념관 건립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또 기념관 건립의 의미는 무엇인지 말해달라. 아직 계획단계로 전문가들 중심으로 자료는 정리된 상태다. 3~4월부터 실무자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던 여러 분야의 원로와 중진 또 젊은층까지 포함하는 범국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 또 여러 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이 각자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물론 기념관 건립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부지선정 문제, 포괄해야하는 민주화운동 개념 설정 문제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기념관 건립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4·19 민주혁명투사들, 그리고 5·16 이후 민주화운동에서 애쓰신 분들의 정신이 가시화될 수 있는 기념관을 만들어 살아있는 역사체험장이 되도록 하겠다. 기억이란 시공간을 넘어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농축을 의미한다. 기념관 건립은 체험을 통해 과거를 현재화시키고 이를 통해 아름다운 미래를 선취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사료정리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사실 70~80년대까지만 해도 오늘날 사료라고 판단될 수 있는 내용들을 가지고 있는 자체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자료를 갖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도 많은 개인과 단체들이 기증 해주어 지난해말까지 기증 건수는 개인이 해외 거주자 32명을 포함해 257명, 단체 63곳 등 총 320건에 달했다. 수집된 사료도 총 43만건, 900만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사업회는 이렇게 모아진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사료보전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11일부터 1차로 민주화운동 자료 원문을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60~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나온 각종 성명서, 단체 활동 기록을 중심으로 한 회의록, 고문서 등으로 8만3000여건 116만쪽에 달하고 있다. 김상진 열사, 동아자유언론투쟁위원회 결성, YH노동조합, YWCA위장 결혼 사건, 사북광산노동자투쟁 등 국내민주화운동 관련 자료 뿐 아니라 재미한인구국동지회의 유신반대 성명서 등 당시 해외에서의 벌어진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자료들까지 망라하고 있다. 사업회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시대의 어려움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쪽에서는 민주화 보상이 이뤄지고 대통령 직속 의문사 진상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과거사 정리운동이 진행되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화 인사를 탄압했던 당사자들이 정치권과 사법부, 검찰, 경찰 등 각 영역에 엄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게 보수언론이다. 일제와 독재시대 권력 앞잡이 노릇을 했던 보수언론들이 오히려 민주화 세력을 공격하고 있다.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이룩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수언론이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도 마찬가지다. 한쪽에는 긍정적인 동력이 있는 반면 이를 방해하는 세력도 엄존하고 있다. 따라서 한편으로 설득하고 교육하고 꾸짖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유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분들이 힘을 모아가면서 기념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그동안 민주화운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남은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연단위로 보면 당위적 진전이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10년 단위로 본다면 기적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다. 단적인 예로 70~80년대만 해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불법으로 몰렸는데 지금은 대통령이나 공직자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비판할 정도로 자유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책임을 동반한다. 때로 방종과 남용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과거 정권과 함께 했던 사람들은 역사 앞에서 반성해야한다. 민주화 운동도 과거 초심이 잊혀지면서 지나치게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 중심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90년대 이후 청년들이 너무 개인주의로 치닫고 있다. 희생 헌신 공익의 가치를 망각하고 있다. 과거 어려울 때 가졌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끊임없이 일깨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했던 순국선열은 물론 4·19 희생자들, 60년대 이후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던 선배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되새겼으면 한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도 이분들의 고귀한 가치가 생생하게 기억되고 현실에 뿌리내려 미래의 더 큰 창조적 가치로 승화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민주화라는 고귀한 삶의 가치와 열매를 모든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2005-01-28
- 부실 턴 알짜기업 M&A시장에 넘친다 외환위기 직후 부실화된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끝내고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쏟아져 나왔으나 공정거래법에 따른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외국자본에 비해 역차별 요소가 많은 각종 규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또다시 외국계만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6일 자산관리공사(CAMCO)와 예금보험공사(KDIC), M&A업계에 따르면 2005년도 국내 M&A시장에는 대한통운, 진로, 대우건설 등 20여개 기업이 과거의 부실을 털어내고 M&A매물로 대기 중이다. ▶ 관련기사 13면 하지만 기업매물이 나올 때마다 골드만삭스, 뉴브리지캐피탈, 론스타, JP모건 등 외국계 금융자본이 인수회사 리스트의 첫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최근 실시된 동아건설의 파산채권 매각입찰에서 골드만삭스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올해에도 예외 없이 외국자본들의 국내기업 사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기업은 외국계에 비해 자본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동종업계 기업인수 금지나 출자총액제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사실상 외국자본이 알짜 국내기업을 손쉽게 인수해가도 강 건너 불구경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내 중견그룹인 A그룹은 최근 물류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물류사업을 미래 그룹의 신 성장 축으로 삼고자 매각이 진행 중인 D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나 공정거래법에 따른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최대의 걸림돌이다. 시행령 개정안이 공정위 안대로 시행된다면 사실상 신규출자는 접어야할 상황이다. A그룹은 2003년말 총자산이 4조원대의 그룹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출자총액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 말 기준으로 5조원을 초과하게 돼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지정이 예상되며 이 경우 자산의 한도초과가 발생, 일정 금액을 해소해야 한다. A사가 만약 D사를 인수할 경우 인수가격이 높아 계열사의 출자가 불가피하며 인수 후 신규투자가 불가피하게 발생해 A사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실상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신규 사업은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우리경제에 M&A는 훈풍이 될 수도 있지만 역풍이 될 수도 있다. 기업 인수 합병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알짜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헐값에 외국계 펀드나 금융기관에 넘어갔던 환란 직후 상황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일은행 매각처럼 제값도 못 받고 파는 데만 급급해 외국자본이 막대한 차익을 챙겨 빠져 나가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매각과정에서 수조원의 국민혈세를 허비한 쓰라린 경험도 겪었다. 최근 들어 외국계에 맞설 토종자본을 키워야 한다는 ‘대항마 육성론’이 힘을 얻는 것도 이런 배경 탓이다. 최근엔 미국의 대표적인 사모펀드(PEF)인 론스타가 한국과 일본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삼아 50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외국자본들은 한국시장에서의 M&A 선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 같은 외국계 거대 자본에 견줄만한 대항마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금관리법 개정으로 주식투자가 허용된 연기금 역시 아직은 자본시장이나 M&A시장에서 대항마 역할을 기대하기는 섣부르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은행을 비롯 금융회사에 이어 우량기업까지 외국자본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주식회사 한국’의 주주권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라며 “자본의 국적 없는 이동이 세계화 된 시대에 외국자본을 적대시할 필요는 없지만 M&A 등에서 아직도 IMF 환란수준에서 국내자본을 역으로 제약하는 출자총액제한이나 금융회사의 의결권제한 등 기존의 각종 규제를 재검토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찬수 김선태 고병수 기자 khaein@naeil.com 2005-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