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검색결과 총 41,562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역외탈세 징수율 40% 밑돌아 한나라 권영세 의원조세피난처나 역외은행을 이용해 탈세하는 이른바 '역외탈세'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권영세(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역외탈세로 적발돼 추징한 세액은 136건 9760억원이지만 이중 실제 징수된 금액은 109건 3838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징수율이 39%에 그친 것. 2010년엔 징수율이 70%에 달했지만, 올해 3월 이후엔 징수율이 7%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징수율이 낮은 것은 추징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액 탈루사건이 징수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은 2010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수법으로 탈세한 기업에 대해 2100억원을 추징했지만, 실제 징수는 800억원에 그쳤다. 1300억원은 체납됐다. 올들어 외국법인으로 위장해 해운사업소득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사업가에게 4101억원을 추징했지만, 본인이 불복한데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실제 징수된 금액은 전혀 없다. 권 의원은 "충분한 인력과 체계적인 과세자료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건' 위주의 탈세 제보에만 의존했고, 조사인력도 대형사건에만 집중하면서 징수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14
- [지영선의 초록희망] ‘부산개발원조총회’는 좀 달랐으면 언론인,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대한민국은 2010년 국제사회의 '노블레스 클럽' 멤버가 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원조공여국들의 모임인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이 된 것이다. 원조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유일한 나라'라는 정부의 홍보가 조금은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해외원조는 2010년 현재 1조3000억원 규모로 2000년에 비해 4배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민총소득(GNI) 대비 0.14% 정도인 개발원조를 2015년까지는 0.25%로 끌어 올릴 것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DAC의 신참 회원국인 우리나라가 OECD와 함께 오는 11월29일부터 사흘간 부산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The Four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를 개최한다. 대구육상선수권대회나 평창동계올림픽처럼 대중적 인기와 관심을 끄는 행사는 아니지만, 세계 160여국의 고위인사와 세계은행 등 70여 국제기구의 수장, 시민단체와 민간기업의 대표 등 2500여 명이 참석하는 개발원조 분야의 최대·최고위급 회의다. 무엇보다 빈곤과 기아, 질병 등 지구촌의 가장 어려운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구촌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회의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유치했던 어떤 국제행사보다도 품격있는 회의라 할 만하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수도였던 부산, 원조 수혜의 현장에서 원조와 개발의 새로운 틀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린다.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 또한 남다르다. 부산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파리에서 열린 OECD 원조효과작업반 집행위원회에서는 부산총회를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마지막 계기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빈곤·기아 문제 해결의 새틀짜기유엔은 지난 2000년 새천년을 맞으며 극단적 빈곤과 기아, 영아사망율, 에이즈 말라리아 퇴치 등 지구촌의 가장 시급한 문제들을 2015년까지 해결한다는 야심찬 새천년개발목표를 선포했었다. 하지만 목표달성은 커녕 불평등과 양극화, 분쟁과 재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개발원조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번 부산총회는 당면한 글로벌 위기에 맞서 지속가능하며 정의롭고 평등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한 공동의 개발 목표와 전략을 회복하고 합의해 내야 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10위권 경제대국에 어울리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자임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 또 이렇게 중요한 대규모 회의 준비에 여념이 없을 관계자들의 노력은 치하받아 마땅하다.그런데, 이번 회의는,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의 무게 때문에라도, 그동안 우리가 유치하고 개최했던 수많은 국제 행사들과 좀 다른 회의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제행사 개최가 국격을 재는 성적표라도 되는 듯, 입시생이나 취업준비생들 스펙 쌓듯 유치경쟁을 벌이고, 국가홍보효과 얼마, 경제적 파급효과 얼마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일은 이제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쏟아 국제회의를 주최했으면, 무엇보다 회의가 성과를 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최국으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리더쉽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잔치상만 차려주고 의제설정과 회의 방향은 다른 참가국들에게 맡겨두고 어떻게 국격을 말할 수 있을까. 한국 원조 발전하는 계기되어야아울러 이번 회의는 이제 4반세기 가까운 우리의 개발원조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국익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원조가 아니라, 상대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경제발전에 기여하며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좋은 원조'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익ODA(공적개발원조)' '자원ODA' '홍보ODA'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있다. 또 하나, 해외원조는 자국민의 세금을 다른 나라의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것인 만큼 특히 원조의 대상과 내용을 투명하게 알리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 국민과 민간부문의 이해와 협력은 '좋은 원조'로 가기 위해 필수적이기에 더욱 그렇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8-23
- 한은, 중앙은행 최초 상하이 사무소 설치 한국은행이 세계 중앙은행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해 오는 24일 상하이 주재원 2명을 출국시킨다고 23일 밝혔다.사무소는 이르면 올해 10월 말에서 11월 초 개소 예정이며 주재원들은 중국금융시장 모니터링 및 조사연구, 관련 기관과의 정보교류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 향후 중국 금융시장 개방 등에 대비한 사전 준비업무, 본부 지원업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이들은 또 올해 초 중국 내 거래소 금융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신청한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취득할 경우에 대비한 정보수집 등의 업무도 함께 수행한다.상하이 주재원 파견은 지난 3월 말 중국 난징에서 열리 국제통화제도(IMS) 개혁 관련 고위급 세미나에 참석한 김중수 한은 총재가 중국인민은행 총재에게 제의하면서 추진됐다.지난 6월 말 한은은 중국인민은행 앞으로 설치의향서를 제출했고 지난 18일 김 총재의 서명으로 비준서가 발효됐다.한은은 상하이 주재원 파견으로 중국 금융시장의 허브인 상하이에서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위안화 결제 확대를 통한 경제협력강화 등 양국간 현안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상하이 수석주재원으로 파견된 오인석 소장은 "(상하이 주재원은) 태풍이 올 때 태풍의 진로를 파악하는 계측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은은 향후 업무량 등을 고려해 파견 직원 수를 늘릴지 검토할 예정이다.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8-23
- 전직 게임회사 CEO 고평석씨, 온라인게임을 고발하다 "아이들 게임에 중독시키는 게 목표"스스로 게임중독 체험후 실상 고발 … 자녀 게임중독 탈출법 상세 소개전직 게임회사 CEO가 온라인게임의 실상을 고발하는 책을 펴내 화제다. 주인공은 고평석씨다. 고씨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거의 모든 게임회사가 아이들을 게임에 중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고백했다. 그는 당초 게임이 미래의 레저이자 성장동력이란 확신으로 가득찬 게임회사 CEO였다. 그러나 게임을 알아갈수록 회의가 커져갔다. 게임이 아이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것을 실제 사례와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그는 "게임의 본질에 대해 더 정확히 알고 싶어서 게임 체험실험을 5개월 동안 매일 1시간씩 해보았다"고 밝혔다.◆계속되는 패배가 흥미 떨어뜨려 = 고씨는 게임회사 CEO이긴 했지만 평소 게임을 하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게임에 아무리 빠져도 중독까지 가지는 않을거야'라고 확신했다. 오히려 실험을 앞두고 게임에 중독되지 않을까 봐 걱정이 들기까지 했다.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던 온라인게임 중 축구게임을 실험대상으로 골랐다. 스포츠게임이라 게임분위기가 그리 어둡지 않고, 게임의 룰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되는 점이 이 게임을 고른 이유다.2010년 10월, 드디어 본격적인 실험에 돌입했다. 그런데 며칠 만에 게임을 하는 게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고씨는 "특히 처음 며칠 나를 지치게 한 것은 게임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며 "계속되는 패배는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중요 요인이었다"고 말했다.11월, 실험을 시작한 지 두달째에 접어들면서 차츰 상대와의 대결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임에 시간을 들인 만큼 노력의 대가가 뒤따른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는 순간, 이제부터는 게임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고백했다.◆"게임속 행동 해보고 싶은 충동" = 11월 어느날, 고씨는 "처음에는 게임을 끝내고 나서 어지럼증이 1~2시간 지속됐다"며 "이 실험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2011년 3월에는 어지럼증이 무려 5~6시간 지속됐다"고 말했다.실험을 시작한 지 두 달째 또 다른 증상을 경험했다. 고씨는 "게임을 하고 난 뒤, 게임 속에서 한 행동을 현실에서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애초에 총이나 칼로 상대와 힘을 겨루는 게임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고백했다. 총을 쏘는 게임을 실컷 즐겼다면 분명히 진짜 총을 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또 "게임을 즐긴 한 시간 동안, 나의 뇌는 직접 축구장을 뛰어다닌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게임이 끝난 뒤에도 그 착각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사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뇌의 이런 착각 상태를 즐긴다"며 "이런 느낌이 강렬하게 드는 게임을 잘 만들어진 게임으로 여긴다"고 말했다.◆"전화도 안받고 아들도 귀찮아" = 승부에 집착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게임 아이템 구입에 관심이 갔다. 그는 "아이템을 사용해 게임을 하면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들이 훨씬 빨리 뛰어다닐 수 있게 됐다"며 "아이템을 살수록 더 좋은 아이템을 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고 고백했다.그는 "아이템이 없을 때는 열 번의 대결 가운데 한 번을 이길까 말까 했는데, 아이템을 사용한 뒤로는 다섯 번쯤 이겼다"며 "이기는 경우가 많으니 게임이 점점 더 재밌어졌다"고 말했다.실험을 시작한 지 3개월쯤 지나자,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백퍼센트 집중하고 싶은 심리상태가 됐다. 그는 "그전까지는 게임 도중 전화를 받고 누가 부르면 대답도 했지만, 12월말부터는 그런 것들이 모두 싫어지고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하고 싶어졌다"며 "심지어 사랑스런 아들이 다가와서 뭐라고 말을 걸어도 짜증이 났다"고 고백했다.그는 "게임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몰입성"이라며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동안 몰입하게 하는 것, 사실 이것이 게임회사의 과제이자 목표"라고 말했다.◆밥도 안먹고 업무시간에도 게임 = 실험을 시작한 지 4개월쯤 되자, 고씨는 "게임을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몹시 불안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고 말했다.그는 "회사일이 바빠서 밤늦게까지 게임할 시간을 내지 못할 때는 불안감이 엄습했다"며 "그 불안감으로 인해 예전 같으면 결코 화를 내지 않았을 일에 화를 내고, 이유없이 문을 쾅쾅 닫기도 하는 등 불안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나도 모르게 자주 분출됐다"고 말했다.고씨는 "내가 직접 겪어보니 게임 때문에 부모님과 충돌하는 아이들의 심정이 생생히 느껴졌다"며 "아이들 역시 게임을 시작한지 3~4개월이 지나면 금단현상이 찾아와 게임을 안하면 불안감을 느낄 것이고, 바로 이때 부모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거칠 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마침내 업무시간인 대낮에도 게임을 하게 됐다. 또 처음에는 식사를 거르고 게임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침이나 낮에는 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애초의 규칙은 완전히 효력이 없어졌다.◆게임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체험 = 실험을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나자 이제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굉장히 심한 두통을 경험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게임을 그만두지 않았고, 이제는 실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게임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드디어 게임에 중독이 된 것이다. 그는 마음과 몸이 더 많이 망가지기 전에 이 실험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스스로 결심한 뒤에도 게임을 그만 두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는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쉬웠고 내 의지로 가능했지만, 게임을 끝내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며 "게임을 끊기 위해 일종의 전쟁을 벌였다"고 고백했다.그는 "이 실험을 통해 게임이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더 이상 미래의 스타산업으로 불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10년 동안 꿈과 땀이 서린 게임산업에의 도전을 포기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게임산업의 실상을 고발하는 책을 썼다.◆'게임하지 마' 라고 하면 안돼 = 그는 자신이 게임중독 빠져 탈출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 '게임중독 탈출법'을 조언했다.그는 "먼저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에게 게임을 조금은 즐기게 해주자'는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게임회사들이 아무 안전장치 없이 게임을 제작해 서비스하는 상황에서는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아이가 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면 앞으로 절대로 시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아이가 이미 게임을 하고 있다면 안전하고 부드럽게 게임 수렁에서 구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가지를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자녀에게 절대로 '게임하지 마'라고 말하지 말 것. 둘째, 절대로 '게임하지 말고 공부해'라고 말하지 말 것. 셋째, 게임 대신에 다른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줄 것.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은 아이들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스트레스와 게임 자체가 지닌 중독적인 성격 때문이다.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고 그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려고 게임을 자연스럽게 찾는다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어른들과 사회에 에스오에스(SOS)를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다른 여가활동을 즐기게 해야 = 그가 제시한 게임중독 탈출법 첫째, 부모와 아이의 애정관계가 강한 경우는 아이의 심리를 파악해 결단을 유도한다. 아이와 함께 테마여행을 가며 '너는 결단력이 강한 아이야'라고 칭찬을 해주며, 다른 여가활동으로 유도를 한다. 둘째, 아이가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경우는 친구들과 함게 여러 2011-08-22
- 천방지축 악동들, 일주일 만에 예절맨 만드는 이곳 한옥 처마 밑에서 아이 둘이 손을 들고 있다. 살짝 물어보니 주먹다짐을 하다가 선생님에게 걸렸단다. 그런데 벌을 서고 있는 이 녀석들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 서로 상대방이 먼저 때렸다고 주장한다. 여기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높은 산뿐이다. 인가 하나 없는 이곳에서 도시 아이들이 복작이는 걸 보면 무슨 사연이 있음에 틀림없다. 저만치서 도포에 망건을 쓴 어른이 수염을 휘날리며 온다. 아이들이 두 손을 배꼽 쪽에 공손히 모으고 인사를 한다. "훈장님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이 양반 어디서 많이 봤다했더니 방송으로 널리 알려진 청학동 김봉곤 훈장(44)이다. 철원에 뿌리를 내린지 3년째란다. 그가 운영하는 한민족예절학교를 둘러봤다. 효와 예절 가르치는 전통서당교육서울에서 철원을 향해 달린 지 1시간 30여분, 자동차는 울퉁불퉁한 비포장길로 접어들었다. 김봉곤 훈장에게 찾아갈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큰 소리쳤지만, 이내 길을 잘못 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적하고 험한 길이 이어지길 한참, 문득 여러 채의 전통 한옥이 눈앞에 나타났다. "임꺽정 산채 같은데." 동행의 농담에 한바탕 웃으며 입구로 들어섰다. 청량한 바람과 우렁찬 계곡 물소리가 우리를 맞는다. 초등생 또래의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십니까." 배꼽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깊숙이 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은 ''한민족예절학교''다. 청학동에서 20여 년간 몽양당예절학교를 운영했던 김봉곤 훈장이 세웠다. 청학동을 떠난 이후로 김 훈장은 오랫동안 전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전인교육의 장을 찾아다녔다. 녹음 우거진 계곡과 천수봉에 둘러싸인 이곳은 김 훈장이 6년을 돌아본 끝에 발견한 자리라고 한다. 예절학교는 2008년 3월에 문을 열었다. 약 1만6500제곱미터(5000여 평)의 부지에 학사, 생활관, 강당, 정자, 누각 등 한옥 16채가 들어서 있다. 300여 명이 동시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입교생들은 이곳에서 전통서당교육을 받는다. 효와 예절을 배우고 전통문화를 몸에 익히는 체험학습이 이루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유아독존(?兒獨尊) 시대"대한민국은 유아독존(?兒獨尊) 시대다" 녹차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자리에서 김 훈장은 세태를 걱정했다. "요즘 시대는 유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유아들이 가정을 끌고 학교를 끌고 사회를 끌고 간다. 모두 그들 앞에서 끌려가고 있다. 미성년이 뭐냐, 못할 미(未,) 이룰 성(成이)다. 지적으로,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교양적으로 모든 면에서 성숙하지 못한, 완성되지 못한 상태라서 미성이다. 절대적인 교육이 필요한 대상인데 그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엄청나게 잘못된 일이다. 앞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요즘 애들 합리성도 없고 상식도 없다. 이기주의자들일 뿐이다." 그는 지리산에서 교육할 때보다도 요즘 아이들이 더 배려심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배려하지 않는 게 아예 기본이 되었단다. "배려란 짝 배(配), 생각할 려(慮). 짝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짝은 그냥 짝이 될 수 없다. 서로 마음에 들어야 짝이 된다. 짝 사이에는 참여도 있고 규칙도 있고 인내도 있어야 한다. 서로 기다려주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짝이 되는 거다. 부모?자식, 선생?제자, 직장 동료가 서로서로 좋은 짝이 되려면 그 사이에 예절이 있어야 한다. 예절의 큰 정신이 배려다."그런데 여기 오는 애들 대부분이 남이야 피해를 보든 말든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행동한단다. ''너는 너고 나는 나, 부모는 부모고 나는 나''라는 식이다. 내 집 자식, 남의 자식 할 것 없이 이기주의가 하나의 문화가 되어 있다."일본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마라!''고 가르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무엇을 심어주고 있나."그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강하게 비판했다. 성적이 최고라고 가르친다. 인성과 예절교육은 뒷전이다. 효나 예는 올바른 가치로 대접받지도 못한다. 부모는 아이를 비추는 거울김 훈장은 아이들이 해가 갈수록 산만해 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얄팍하고 말장난하고 현란하고 반짝거리기만 하는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을 해서, 과정도 빨리 가고 결과도 빨리 내야 되고 이렇게 주마간산 격으로 가다보니 애들이 산만하다고 말한다. 수업 시간에 애들을 보면 정신이 없다. 눈이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손을 가만히 두지를 못한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한다. "손 모아서 무릎에 가만히 두어라. 그것이 앉는 예절이니라, 손 예절이니라, 손도 예절이 있어, 교육을 시켜야 돼. 지금 손장난하는 시간 아니니까 가만히 두는 것이여" 하고 가르치면 "네~~~" 대답하고는 5초도 못가서 다시 움직인단다. 선생이 정신이 산만해져서 교육을 못할 지경이라는 거다. 김 훈장은 이를 정적인 교육이 없고, 아이들이 재미와 흥미 위주의 교육에만 길들여진 탓이라고 진단한다. "애들이 재미없다고 말하면 거기서 스톱시킨다. 그렇지만 재미와 교육과 진리와 철학과 흥미는 서로 다른 거다. 구분을 해야 한다. 교육을 재미로 하는 게 말이나 되나. 그럼 게임하고 오락하지. 교회에서 목사가 설교를 재미로 하나, 절에서 스님이 부처님 말씀을 재미로 하는가. 재미로 들으러 가는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리는 인내심을 갖고 들어야 하는데 애들이 재미없다고 외면한다. 그러니 참지를 못하고 깊이가 없다." 김 훈장은 이를 아이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랑 통화해보면 아이의 모습이 어디서 왔는지 금방 알게 된다. 부모가 더 못 참는다. 아이가 입교한 날 저녁부터 전화를 걸어오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가 다치지는 않았나, 밥은 잘 먹나, 양치질은 하나, 용변은 봤나, 때리는 아이들은 없나…." 그러면서 하루 일정을 수시로 알려달라고 요구한다. 못하든 잘하든 보냈으면 맡겨놓고 지켜보면 될 텐 데 그러지를 못한다. "부모는 형체요, 자녀는 그림자다. 형체가 올바르면 그림자도 올바르고 형체가 올바르지 못하면 그림자 또한 올바르지 못하다."교육기간동안 아이들이 얼마나 달라질까. 김 훈장은 "편식을 고치고 인내심이 늘고 예의바르게 행동한다. 부모들도 70퍼센트는 만족을 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배우는 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습관이 되도록 만드는 건 가정"이라고 말한다. 배운 것을 아이가 실천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속적으로 돌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세요'' 라고 아이가 공손하게 인사하는데 ''야, 너 징그럽게 갑자기 왜 이래'' 하고 반응하면 아이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겠나." 명심보감 배우며 사람의 도리 깨달아예절학교의 주 교육대상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다. 수도권에서 많이 찾아온다. 기초생활예절을 비롯해 사자소학(四字小學), 명심보감(明心寶鑑)을 배우면서 부모님의 은혜, 자녀의 도리, 사람의 도리 등을 깨닫게 한다. 효를 배울 때는 지금까지의 잘못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이 많다. 한시(漢詩)와 민요를 배우는 시간도 있다. 옛 선비들의 몸 관리 예절, 전통배례법(큰절, 평절), 전통한복 입기, 다도( 2011-08-22
- ‘용인경전철 비리의혹’ 검찰에 수사의뢰 시의회 특위, 리베이트 등 의혹 제기"국제 중재 이전에 진상규명이 우선"경기도 용인시의회 경전철특별조사위원회가 용인경전철 민간사업자인 '㈜용인경전철'과 관계 공무원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특위 활동을 통해 경전철 건설과정에 리베이트 제공 및 자재 바꿔치기 등 각종 비리의혹이 제기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용인시의회 경전철특위는 지난 7일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 자리에서 특위는 활동보고서 작성 및 특위 해체,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과태료 통보, 각종 비리의혹 수사의뢰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희수 경전철특위 간사는 8일 "1조127억원이 투입된 용인경전철사업 추진과정에서 리베이트 제공과 자재가 변칙적으로 납품되는 등 각종 비리의혹이 제기돼 정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특위는 이날 회의에서 불법 재하도급을 통한 리베이트 제공 및 관련 공직자 이권개입 의혹, 시행사인 용인경전철 측의 변칙적인 회계처리 및 공사자재 바꿔치기 의혹 등에 대한 처리방안을 검토했다. 특위 위원들은 공사과정에서 국산 자재를 중국산으로 바꿔 납품하거나 조경공사 시 설계와 달리 나무를 부족하게 식재하고 돈을 빼돌린 의혹 등을 제기했다.이희수 특위 간사는 "경전철 차량구입 및 공사 관련 리베이트 제공 의혹을 제보받았지만 통장 거래내역 등을 살펴봐야 확인이 가능하다"며 "자료를 요청해도 업체가 거부해 수사의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특히 조경공사의 경우 106억원이 들었는데 특위가 2000만원을 들여 조사용역을 한 결과 5억여원 어치의 수목이 시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미연 특위 위원장은 "조경공사 한 건에서만 이런 문제가 드러났는데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며 "수사기관에서 진실을 밝혀 혈세낭비를 막고 처벌받을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특위는 또 3차례에 걸친 특위의 증인출석 요구에도 불참한 서정석 전 용인시장, 용인경전철 김학필 대표이사, 이용자 수요 연구용역을 진행한 교통개발연구원 김연규씨 등 3명에게 지방자치법 제41조 제5항 및 용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제33조에 의거,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특위는 3월 23일부터 9월 7일까지 6개월간 조사특위를 통해 밝혀낸 문제점을 보고서로 작성해 수사의뢰 안건과 함께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시의회 본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의회 명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된다.지미연 위원장은 "사업자 문제로 계약을 해지해도 시설물을 시가 떠안는 독소조항을 철저히 따져보지 않고 수용하는 등 불공정협약을 체결, 현 사태를 초래했음을 특위활동을 통해 알 수 있었다"며 "이는 당시 시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용인경전철은 지난해 7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시행사인 용인경전철과 용인시가 부실시공에 따른 준공지연, 최소운영수입보장비율 조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다 협약을 해지했다. 이에 용인경전철은 시에 사업비와 손해배상금 등 총 7700억원을 청구하는 중재신청을 국제상사중재원에 제기한 상태여서 특위에서 제기된 비리가 확인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09
- [기고] 세계 0.1%의 자원, 서해안 갯벌 천일염 전영춘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 부장'태양과 바다가 만든 보석' '햇볕이 빚은 생명의 꽃'. 값비싼 귀금속? 전 세계 몇 개 밖에 없다는 한정판 제품? 아니다. 이 찬란한 수식어는 다름 아닌 천일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천일염은 '하늘이 내리는 소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귀한 소금이다. 미네랄 함량이 높고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등 그 효능이 알려지면서 천일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천일염은 2008년 3월 광물에서 식품으로 인정받은 후 각종 성분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잠재적인 가능성이 부각됐다. 천일염은 단순히 짠맛을 내는 식품의 식재료외에 다양한 용도와 형태의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음료와 아이스크림, 과자, 미용소금에서 세제, 염료, 합성피혁 등 공업제품 개발에도 중요한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 즉 해수를 염전에 가두고 태양열과 바람으로 수분이 자연 증발·결정화돼 만들어진다. 특히 우리나라 서해안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세계 소금 생산량(연간 약 2억 9000만톤) 중 약 0.1%에 해당하는 천일염을 생산해 희귀자원으로 대접받고 있다. 갯벌 천일염 중 단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전통 생산 기법과 우리만의 가공방법으로 천일염을 비롯해 다양한 소금상품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바닷물을 끓여 만든 자염 식탁염과 대나무 통에 천일염을 넣어 구운 '죽염(竹鹽)', 이를 1000℃가 넘는 불에 9번 구운 '자죽염(紫竹鹽)'은 약이 되는 소금으로 유명하다.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천일염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소금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다. 이에 소금의 기능성을 배가시킨 함초 소금이나 녹차소금, 키토산 소금 등 다양한 소금 가공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생산자를 중심으로 천일염 명품화한국의 갯벌천일염은 세계 최고의 소금으로 손꼽히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 천일염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소금생산자를 중심으로 천일염 명품화가 시작되고 있다. 게랑드 염전과 우리나라 천일염은 지리적 조건 및 생산 공정이 유사하다. 마케팅과 유통과정에 있어 미흡한 부분을 프랑스 사례에서 보완해 우리의 방식을 구축해 나간다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 또한 철저한 친환경생산 공법 및 안전성 관리 등 장인들만의 생산 철칙을 철저히 연구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공동 브랜드, 공동판매의 유통구조를 거쳐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게랑드 소금의 유통 체계와 전략을 분석한다면 한국의 갯벌천일염 역시 대표 수출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우리나라 천일염은 전통방식 그대로 소금을 생산하고 우리만의 고유기법을 갖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갯벌 및 생태환경을 이용한 문화관광 자원 등을 활용한다면 한국의 명품 갯벌 천일염과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그러나 이를 위해 갯벌 천일염의 생산에서 유통, 소비에 이르는 사업 구조의 선진화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천일염 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 법령 정비와 생산 기준 규격화 및 품질등급제 도입 등 정부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더불어 생산 공정의 표준화, 시장 경쟁을 통한 합리적 소금가격 결정 구조 등 다양한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순수 자연이 만들어낸 우리의 천일염전통방식과 생산기준에 따라 소금을 만들고, 철저한 품질검사를 통한 품질의 등급화, 장인정신이 빚어낸 천일염의 상품화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천일염은 세계경쟁력의 날개를 달고 명품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소비자 역시 갯벌 천일염의 우수성을 인정해줘야 한다. 순수 자연이 만들어낸 우리의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자산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우수한 갯벌자원과 전통 가공법을 통한 품질 차별화, 이를 활용한 우리 천일염의 명품 이미지 구축으로 대한민국의 천일염이 세계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09
- [수사의 재발견 - ⑤ 망자의 증언 ‘부검’] “자살로 알았는데 … 타살” 수사길잡이 사인·신원 확인 … 국과수 하루 시체 10구 이상 살펴#지난 3월 서울 후암동 한 다세대 주택에서 종이상자안에 비닐로 겹겹이 쌓여 있는 여성 시체 한 구가 발견됐다. 미이라처럼 보관된 이 시신은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졌다. 부검결과 이 시신은 12년전 날카로운 흉기에 찔려 살해된 윤 모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신이 담긴 종이상자를 보관해 온 윤씨의 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얼마 뒤 경기도 부천에 숨어 있던 남편 이 모(50)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1999년 5월 이사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다 우발적으로 아내를 숨지게 했다"면서 "당시 8살이었던 딸과 죽은 부인에게 미안해 시신을 영원히 보관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7월14일 오전 5시 44분쯤 경북 안동시 옥동의 한 고층아파트 12층에서 B(64)씨가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상황으로 봐선 추락사나 개인 사정으로 인한 단순 자살 사건으로 끝날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과수 부검결과는 이같은 예단을 뒤집었다. 박씨의 목에서 추락사 전 생긴것으로 추정되는 목졸림 흔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아파트 CC(폐쇄회로)TV 분석과 숨진 박씨 주변을 탐문한 끝에 박씨 아들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시신이 발견되기 2분전 여행용 가방을 들고 황급히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A씨 모습이 CCTV 찍혔던 것. 또 사건 발생 뒤 A씨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던 점과 개인 통장에서 수차례에 걸쳐 현금이 인출된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경찰은 사건발생 두달여만인 지난 1일 A씨를 붙잡아 범행을 자백받았다. 부검은 간혹 수사의 방향을 180도 바꿔 놓는다. 예컨대 자살로 보였던 사건이 부검을 통해 타살로 드러나고 자연사나 사고사가 독살 등으로 판명되는 경우다. 지난 2009년 4월 충남 보령에서 일어난 '청산가리 살인사건'은 부검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당시 한 마을의 70대 할머니가 숨지자 유족들은 당연히 노환으로 자연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별다른 의심 없이 마을 이장의 확인을 받아 사망신고를 했다. 그러나 장례절차를 밟고 있는데 한동네 노인들이 잇따라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단순 사망사건으로 처리하려던 경찰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우선 할머니 시신을 국과수로 보냈다. 부검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할머니 몸안에서 독약인 청산가리가 나왔기 때문이다.경찰조사 결과 부부싸움을 한 남편이 홧김에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노인정 등에 돌렸고 이를 나눠마신 부인은 물론 다른 노인들이 함께 비명횡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었다. 부검을 하지 않았다면 완전범죄가 될 수도 있었다.국과수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나온 사인은 수사의 향방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수사인력 운용의 효율성까지 담보한다"면서 "타살로 보이면 상당한 수사 인력이 투입되는데 용의자를 초기에 검거하려는 것이고 자살 혹은 사고사로 추정되면 기본 인력만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부검은 사망사건 수사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사인을 정확히 알아야 수사방향이 보이기 때문이다. 국과수에 해마다 3000~4000여건의 부검 의뢰가 들어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줄잡아 하루 평균 10구의 시신이 국과수 부검대에 오르는 셈이다.경찰의 부검의뢰건수는 2009년 4578건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3543건으로 크게 줄었다. 부검의뢰건수로만 보면 지난해 상대적으로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가 줄었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09
- 월미은하레일 부실, 원인규명 시작 인천시의회 특위, 본격적인 조사 가동교통수단 교체, 부실시공 원인이 쟁점지방자치단체 예산낭비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인천 월미은하레일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인천시의회 월미은하레일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는 최근 교통공사와 시민검증위의 보고를 받은데 이어 7일 초기 타당성 용역을 맡았던 관련 교수들을 불렀다. 은하레일이 노면전차에서 모노레일로 바뀐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10월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인천교통공사를 불러 양측의 주장을 들을 예정이다.월미은하레일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당초 노면전차였던 은하레일이 모노레일로 바뀐 이유다. 7일 열린 3차 특위에서는 당시 용역을 실시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경기대 한 모 교수와 서울대 이 모 교수를 불러 바뀐 이유를 집중 캐물었다.인천시는 2007년 3월 한 교수가 타당성이 높다고 제안한 노면전차를 폐기하고 이 교수가 내놓은 용역을 채택, 모노레일로 교통수단을 전면 교체했다. 이에 따라 사업비는 3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날 "모노레일 사업은 타당성이 있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이 교수 용역을 채택한 교통공사 관계자들 역시 "타당성이 높다고 나온 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쟁점은 부실시공 원인이다. 이에 대해선 인천교통공사와 시공사인 한신공영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월미 은하레일은 당초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이전에 개통하려했지만 시험기간 중 사고가 잇따라 결국 개통하지 못했다. 최근 시민검증위가 제시한 부실시공 증거들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특위는 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7일 특위에서 전 교통공사 관계자들은 노면전차에서 모노레일로 바뀐 이유에 대해 "안 전 시장의 지시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모노레일로 바뀐 결정적 계기가 된 용역이 안 전 시장의 지시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부실시공에서도 안 전 시장의 지시는 논란거리다. 이도형 시의원은 "인천세계도시축전 전까지 끝내라는 안 전 시장의 지시가 부실시공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파헤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09
- 서태지 피소, “부동산 중개수수료 달라” 올해 초 배우 이지아(33ㆍ본명 김지아)와의 혼인관계를 두고 소송을 벌였던 가수 서태지(39, 본명 김현철)가 이번에는 부동산 임대계약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 송사에 휘말렸다.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김 모씨가 서태지와 병원장 변모씨를 상대로 중개수수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김 모씨는 소장을 통해 "서태지 소유 논현동 빌딩의 병원 임대계약을 중개했지만 나를 배제하고 자신들 끼리 직접 계약을 체결한 뒤 중개수수료를 주지 않았다"며 "자신의 중계로 부동산 임대계약이 성사됐으므로 중계수수료 72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변 모씨는 지난 3월 병원 이전용 부동산을 김 모씨에게 의뢰했고 서태지의 빌딩을 관리하고 있는 최모씨 등을 김씨의 소개로 만났다. 하지만 중개자 역할을 했던 김모씨를 배제한 채 계약을 맺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이에 대해 서태지 측은 "부동산 관련은 서태지의 개인적인 문제이기에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서태지컴퍼니)데일리뮤직 신경진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