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여자' 검색결과 총 779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수시 논술 전형으로 대학 수준 한 단계 높인다 대교협이 발표한 ‘201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4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은 66.2%로 2013학년도에 비해 더 늘어난다. 이 가운데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영향력이 큰 수시 일반전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연·고대를 비롯한 주요 29개 대학이 수시 일반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므로 이제 상위권 학생들에게 논술은 선택 아닌 필수 과목인 셈이다. 어떻게 하면 논술전형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까. 지난 1월 30일, ‘대치동 윤진성 이지스논술학원’에서 2013학년도 대입 수시 일반전형(논술)으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연·고대 주요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을 만나 그 노하우를 들어봤다. <간담회 참석 학생> * 대원외고 3학년 서유진 입시결과: 서울대 불어교육과 수시 일반전형,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수시 일반전형 우선선발* 서문여고 3학년 안혜원 입시결과: 연세대 경영학과 수시 일반전형 일반선발* 잠실고 3학년 신동혁 입시결과: 고려대 경영학과 수시 일반전형 일반선발, 연세대 심리학과 학생부전형* 진선여고 3학년 김지현 입시결과: 고려대 미디어학부 수시 일반전형 일반선발 Q. 합격 소감을 한 마디씩 한다면?* 김지현: 수능 등급이 평소 모의평가 때보다 거의 1등급씩 떨어져서 재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합격하게 돼 너무 기쁘다. 성실하게 쌓아온 논술 실력으로 수능의 불운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신동혁: 작년 이맘때쯤 선배들의 합격 수기를 보며 합격의 꿈을 그려보았는데, 지금 이렇게 합격 소감을 이야기하게 돼 기쁘다. 수능에서 실수로 우선선발에서 제외되었는데, 끝까지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Q. 이번 연·고대 논술 시험의 난이도는?* 안혜원: 연세대 논술은 한마디로 쉬운 편이었다. 그렇지만 쉽다고 해도 변별력은 존재한다. 문학과 이론 제시문은 익숙하고 쉬운 내용이었으므로 논제를 해석하는 능력이 당락을 좌우한 것 같다. 지문 속의 키워드를 뽑아서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 신동혁: 고려대도 제시문이 어렵지 않았다. 추상적이거나 난해한 부분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해석을 명료하게 한 후 키워드를 뽑아서 써야했다. 대충 뭉뚱그려서 쓰면 탈락한 것 같다. 수리논술은 계산을 복잡하게 서술하는 것 보다 표를 그려서 깔끔하게 정리한 학생들이 대부분 합격했다. Q. 합격한 이유(비결, 노하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유진: 논술 시험을 볼 때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제일 먼저 생각했다. 채점하는 교수님들 입장에서 보면 많은 답지를 읽어야 하므로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향으로 답안을 작성했다. 수리논술의 경우는 이전에 따로 공부하진 않았다. 시험 하루 전에 4시간 정도 인터넷 강의를 듣고 답안을 여러 번 써보는 식으로 준비했다. 수리 문제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요구하는 답만 정리했다. 수리논술은 학교 서술형 문제를 잘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기출 문제의 답안을 여러 번 작성해보는 정도로 준비 가능한 것 같다.* 김지현: 수능 성적을 극복하기 위해 마지막 논술 파이널 준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시험을 보는데 평소와는 달리 키워드가 다 보였다. 늘 생각이 많은 편인데, 논술 시험을 볼 때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면서 차분하게 개요 짜기부터 시작했다. 화려하고 튀는 글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Q. 논술 시험을 보는데 배경지식은 필요한가?* 서유진: 예전에 논술은 고전에서 멋있는 문장을 인용해서 쓰는 것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논제가 요구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경지식을 이것저것 끌어오기 보다는 정확한 독해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독서를 통해 이해력과 사고력을 갖출 필요는 있다.* 안혜원: 교과지식 이외에 별도의 배경지식은 준비 없이 시험을 봤다. 이번 연세대 문제도 오히려 관련 배경지식이 많으면 논제가 요구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제였다. 논술을 위해서는 배경지식 습득보다는 독해력 향상이 필요하다. Q. 그럼, 평소 독해력 향상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은가?* 신동혁: 우선 언어영역 비문학 공부를 충실히 하는 것이 좋다. 자습서도 도움이 되었다. 독해력이 약한 편이라서 국어와 사회 교과 공부를 할 때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자세한 설명이 있는 자습서를 읽다보면 이해가 되었다. 신문 칼럼 요약도 독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이라면 관심 있는 분야라도 자주 읽어보는 것이 좋다. * 안혜원: 신문 칼럼을 읽고 요약하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되었다. 칼럼은 어려운 내용도 많아 언뜻 보면 논지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요약하면서 최대한 논지를 찾는 연습을 하다보면 논술 시험에서 난해한 제시문이 나왔을 때 논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서유진: 마찬가지로 신문 요약이 도움이 되었다. 칼럼의 긴 지문 속에서 키워드를 뽑아 따로 써놓고 그 키워드를 이용해 다섯 문장(200자) 정도로 칼럼 전체 내용을 요점 잡아 정리하는 연습을 하다 보니 언어 비문학 독해에도 도움이 되었다. Q. 신문 요약 연습은 얼마나 자주 했나?* 신동혁: 고2 후반부터 고3 논술 시험 직전까지 한 주에 한 번은 꾸준히 했다. 평소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지 않은 탓에 논제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논술이 처음엔 버거웠다. 신문요약을 꾸준히 하면서 글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고 글의 논리구조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김지현: 1~2학년 때부터 시작은 했지만 마음이 급하지 않아서 제대로 하진 않았다. 3학년이 돼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점심시간마다 칼럼을 읽고 정리하는 연습을 했다. 결국 오랜 기간 꾸준히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직접 써서 정리할 시간이 없으면 머릿속으로 핵심어를 찾아 요약하는 연습을 했다. Q. 글쓰기 훈련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서유진: 여러 논제를 다양하게 다루는 것보다 하나의 기출문제에 대해 여러 번 써보는 것이 좋다. 처음 써보고 첨삭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다시 보고 틀린 부분이나 개선해야할 점을 찾아 다시 써보는 연습을 한다. 기출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떠먹여주기’ 식으로 가르치는 학원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본인의 글쓰기 능력을 살려 답을 쓰게 하고 첨삭지도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준 선생님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되었다. * 안혜원: 논술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목 2013-02-18
-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한 아랍 여성의 시향 [주말을 여는 책] ‘쿠웨이트 여자’윤재석 칼럼니스트아랍 여성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아랍의 문학은 어떤 걸까? 매우 궁금하면서도 우리에겐 아랍, 그 자체보다 더 멀리 느껴지는 존재다. 접하기도 쉽지 않다. 오늘은 아랍 여성이 쓴 시집으로 주말을 열어 본다.'쿠웨이트 여자.'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쿠웨이트 문학작품이다. 시인은 작년도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자인 수아드 알 사바(Suad Al Sabah). 그는 시를 통해 테러, 전쟁 등으로 고통받는 아랍 여성의 삶을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진다. 한편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조국을 비난하기도 하고 연민도 드러낸다. 그의 시는 아랍과 전 세계를 향한 아랍 여성의 절규이자 호소다.시집은 '여자 부스러기', '쿠웨이트 여자', 내 아들, 너에게', '당신의 마지막 집' 등 4부로 나뉘어 39편의 시를 담고 있다.먼저 2부에 나오는 '쿠웨이트 여자'의 5절.'쿠웨이트 여자는/ 저 치열하고 처절했던 역사적 전투에서도 생존했습니다/ 나의 조국 쿠웨이트여, 당신이 나의 보호자라 말할 수 있습니까?/ 쿠웨이트 여자는/ 왕자시여, 당신을 나의 왕자로 공손히 받드오니/ 부디 시대의 사명을 실천하시옵소서/ 쿠웨이트 여자의 운명적 사명을 인정하시옵소서'여기서 그는 조국을 끔찍이 사랑하면서도 정작 조국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랍 여성의 모순적 존재 의미를 설파했다. 그렇기에 시인은 적보다 조국에 대해 외친다. "당신이 나의 보호자라 말할 수 있냐!"고.◆조국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 = 2절에선 '한낱 오일달러가 나를 오염시키지도/ 나의 신심(信心)을 흔들지도 않았습니다'라고 석유 때문에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신앙마저 퇴색시키는 조국 쿠웨이트를 질타한다. 그것은 조국에 대한 사랑의 반어법적 표현이다.1부 '미친 여자' 3절.'나의 연인이여/ 난, 상사병에 걸린 여자입니다/ 종교의 힘으로 나를 부축해 주세요/ 하지만 당신은 북극에 있고…/ 당신을 향한 그리움은 적도에 있습니다'공주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그도,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사이의 영원한 괴리에 절망하는 보통 여인임을 스스로 커밍아웃하고 있다.3부 첫 시 '내 아들, 너에게' 1절.'내 아들 너에게/ 나이는 어리지만 사나이였던 사람에게/ 부드럽고 섬세하고 진실했던 사람에게/ 이런 사람들이 드물었던 시절에/ 축복을 받았던 사람에게, 그에 대한 추억은 그렇게 계속되리라/ 내 아들에게… 그리고 엄마들에게/ 눈물로 얼룩진 그녀들에게… 나의 시를 바칩니다…'이 시에선 그녀와 쿠웨이트 여성, 아니 아랍 여성의 모성 본능이 절절이 묻어나고 있다.그리고 마지막 4부에서 그는 알라 신께 간절히 '기도'한다.'신이시여… 내 기도와, 내 복종과, 내 존경을 받아주소서'라고.'그것은 (내 소원과 갈망으로) 당신께 바치는 제물'이라고.'돌아오지 않는 길을 떠난 내 아들을 만나기 위한 (기도)'라고.번역에 참여했던 이동은 연구교수(한국외대 아랍어과)는 그의 시 세계가 '페미니즘'과 '모성'과 '조국애'로 대표된다고 평론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 '테러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사랑하는 이슬람교인의 독실한 신앙도 곁들여 있다고 덧붙이고 싶다.시집은 기존 출판사가 아닌 온라인 매체 아시아엔(The AsiaN)에서 펴냈다. 아시아엔은 아시아권 50여 개국 저널리스트들이 참여해 제작하는 매체다.시인에 관해 좀 더 알아보자. 그는 쿠웨이트 왕족이다. 게다가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영국 써리대학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아 14권의 경제 전문서적과 1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한 경제학자이자. 퍼블리싱 하우스라는 출판사를 설립해 문학, 역사, 사회 등에 대한 책을 출판한 출판인이기도 하다. 세속적으로 쿠웨이트 기득층 중 기득층이다.그럼에도 그의 시에 감동 받게 되는 것은 수아드가 기득권 향유에 안주하지 않고, 모성과 페미니즘으로 무장, 사회를 향해 지구촌을 향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수아드는 1961년 첫 시집 '아침 섬광'을 시작으로 '내 인생의 순간들'(1961), '태초에 여자가 있었다'(1988), '장미와 권총의 대화'(1989), '조국에 보내는 긴급전보'(1990), '나를 태양으로 데려가 주오'(1997), '모든 시는 여성적이다'(1999), '분노의 꽃들'(2005) 등 다수의 시와 시집을 발간, 아랍 민족주의, 어린이와 여성인권, 인류평화를 외쳤다.2001년엔 '그대는 알고 계십니까'로 아랍시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중동 지역에서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그래서인가? 수아드가 한국에서 최초로 자신의 시집이 발간되는 감회를 나타낸 저자서문 역시 한편의 주옥 같은 시다.'시는 한 영혼에서 다른 영혼으로 주행하는 재빠른 빛과 같습니다. 나는 여기서 쿠웨이트의 갈매기가 되어 한국의 강둑으로 날아갑니다. 한국은 걸출한 작품을 지어낸 진지하고도 빛나는 문화인을 낳은 멋진 나라입니다. 부디 내 사랑을 받아 주시기를.'수아드가 시를 통해 강조하는 화두는 사회적이고 글로벌하다. 하지만 그걸 요약하면, '사랑과 평화'다.'어떡할까요? 아시아 서쪽과 동쪽, 이슬람과 이웃 종교가 만나 머리를 맞대면 됩니다. 수아드 시인이 그 길을 안내합니다'라는 법륜 스님의 추천사는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아시아N수아드 알 사바 지음/장세원·이동은 옮김12000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3-15
- 행궁동에 130억 투입 … 역사문화특구 조성 수원시는 생태교통페스티벌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대 주거지 정비에 올해 130억원을 투입, 수원시 대표 역사문화 명소로 조성한다.시는 종로사거리~장안문~화서문~행궁으로 이어지는 신풍동과 장안동 일대 0.34㎢ 시범지역의 도로정비 등 특화거리 조성에 70억원, 간판정비 등 경관개선에 30억원, 주택개량 등 도시르네상스 사업에 28억원 등 5개 분야 사업을 올해 8월까지 추진한다.시범지역의 주 도로인 화서문로(장안사거리~화서문 540m)와 신풍로(제일감리교회~신풍초교 410m) 등 간선도로 2곳은 전선을 지중화하고 차도를 화강석판석으로 포장해 도로의 품격을 높인다. 차로 선형은 완만한 곡선을 이루도록 하고 도로변 소공간에 벤치와 그늘을 갖춘 쌈지공원 7곳, 인도와 차도 사이에 띠녹지를 각각 확보해 보행자 중심도로로 특화한다.화서문 옛길(화서문~수원천), 장안문 옛길(장안문~신풍초교), 나혜석 옛길(나혜석 생가 주변) 등 화성 축성 당시부터 조성된 3개의 옛길은 역사성을 살리고 주거지 담 옆으로 화단을 조성해 거주민들이 화초를 가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시는 화서문로, 신풍로 등 시범지역 간선도로 2곳을 일방향 도로로 설정, 차량 소통을 원활하게 하며 보행 공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앞서 시범지역 동쪽 수원천변과 정조로 사이 남수동. 북수동 일대, 팔달문 시장, 행궁로, 향교로 등을 일방향 도로로 운영해 이미 정착단계에 있다.이밖에 행궁광장 북쪽에 내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건립하고 장안문 주변에는 2015년까지 120억원으로 전통식 생활체험관과 한옥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할 계획이다.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은 “생태교통시범사업을 통해 침체되고 쇠퇴한 수원 원도심을 환경과 문화, 역사를 연계한 새로운 도시재생사업의 모델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생태교통수원 2013’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5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시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의뢰한 ‘생태교통시범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행사기간 외국인 8436명을 포함, 모두 65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1519억원, 고용파급효과도 1464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이익은 전국 생산유발 효과만 10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도에서는 음식점·숙박 167억원, 부동산 및 서비스 130억원, 운수 103억원 등 모두 733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유엔인간주거계획 등 국제기구와 함께 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세계적인 환경도시로써 명성과 관광수익 증대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재준 부시장은 “이번 행사는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국제적 위상과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원이 창의적이고 혁신적 모델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화서문로 투시도(변경 전) 화서문로 투시도(변경 후)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3-14
- 수원시 행궁동 일대 역사문화 명소로 생태교통축제 위해 130억 투입 … "경제효과 1500억원 예상"경기도 수원시는 '생태교통수원 2013' 행사가 열리는 팔달구 행궁동 일대에 130억원을 투입해 역사문화 명소로 조성한다고 10일 밝혔다.이 사업은 수원시가 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ICLEI) 및 유엔 인간주거계획(HABITAT) 등과 오는 9월 한 달간 행궁동 일원에서 화석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가정해 자전거 등 무동력·친환경 동력수단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생활하는 과정을 기록하기 위한 행사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종로사거리∼장안문∼화서문∼행궁으로 이어지는 0.34㎢ 구간에 특화거리 조성, 간판 등 경관개선, 주택개량 등 5개 사업을 추진해 올해 8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주 도로인 화서문로(장안사거리∼화서문 540m)와 신풍로(제일감리교회∼신풍초교 410m)는 전선을 지중화하고 차도를 화강석 길로 포장한다. 차로 선형은 곡선형으로 만들고 도로 주변에 벤치와 그늘을 갖춘 쌈지공원 7곳, 인도와 차도 사이에 띠녹지를 확보한다. 또 일방통행도로로 설정, 차량소통을 원활하게 하면서 보행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는 시범지역 동쪽 수원천변과 정조로 사이 남수·북수동 일대, 팔달문시장, 행궁로, 향교로 등을 일방통행로로 운영해 정착단계에 있다.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축성 당시부터 조성된 화서문 옛길(화서문∼수원천), 장안문 옛길(장안문∼신풍초교), 나혜석 옛길(나혜석 생가 주변)은 역사성을 살리고 주택가 담벼락 옆으로 화단을 조성해 주민들이 가꾸도록 한다.행궁광장 북쪽에는 내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건립하고 장안문 주변에는 2015년까지 120억원으로 전통식 생활체험관과 한옥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할 계획이다.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은 "생태교통시범사업을 통해 침체되고 쇠퇴한 수원 원도심을 환경과 문화, 역사를 연계한 새로운 도시재생사업의 모델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생태교통수원 2013'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5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시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의뢰한 '생태교통시범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행사기간 외국인 8436명을 포함, 모두 65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1519억원, 고용파급효과도 1464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의 경우 경제적 이익이 음식점·숙박 167억원, 부동산 및 서비스 130억원, 운수 103억원 등 모두 733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유엔인간주거계획 등 국제기구와 함께 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국제적 환경도시'란 명성과 관광수익 증대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번 행사는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원이 창의적이고 혁신적 모델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3-11
- “‘33데이’, 삼겹살거리로 삼겹살 드시러 오세요~” 청주시와 서문시장 삼겹살거리상인회는 3이 두 번 겹치는 오는 3월 3일 ‘33데이 삼겹살 축제’를 벌인다.음식문화 특화거리로 조성된 서문시장 청주삼겹살거리에서 청주삼겹살의 전국화와 삼겹살거리의 명소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에는 삼겹살 할인행사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풍물패 하늘소리의 국악 ▲무궁화연합예술단의 색소폰 연주와 전통춤 공연 ▲서예가 김종칠 선생의 무료 가훈 써주기 ▲풍선공예 ▲네일아트 ▲즉석 노래자랑 ▲경품 등의 행사가 열린다. 특히 이날에는 삼겹살을 1인분에 5000원에 살 수 있고 삼겹살 식당 뿐 아니라 서문시장 안 축산물, 해산물, 식자재 가게도 20% 할인행사를 한다.지난해 행사에 참여했던 주부 김영숙 씨는 “오랜만에 전통시장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에도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고 고기도 싸게 사고 싶다”고 말했다.청주시 조미영 식품안전담당은 “이번 ‘33데이 삼겹살 축제’를 통해 청주의 대표음식인 삼겹살을 전국적으로 홍보하고 청주삼겹살거리의 대한 지명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3-02
- 아랍여성 아픔 섬세히 어루만져 "쿠웨이트 여자는/저 치열하고 처절했던 역사적 전투에서도 생존했습니다/나의 조국 쿠웨이트여, 당신이 나의 보호자라 말할 수 있습니까?/쿠웨이트 여자는/왕자시여, 당신을 나의 왕자로 공손히 받드오니/부디 시대의 사명을 실천하시옵소서/쿠웨이트 여자의 운명적 사명을 인정하시옵소서" ('쿠웨이트 여자' 중)지난해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쿠웨이트의 여류시인 수아드 알 사바 시집이 나왔다. 쿠웨이트 시집이 한글로 번역·출판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쿠웨이트 여자'는 지난 1986년 발간된 '여자 부스러기'와 '내 아들 너에게' 등 2권의 시집을 합본한 것으로, 테러와 전쟁, 이데올로기 속에서 고통 받는 아랍 일반 여성의 아픔을 섬세한 손길로 어루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걸프문학과 쿠웨이트 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정립할 단초를 제공한다는 분석도 있다. 수아드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시는 한 영혼에서 다른 영혼으로 주행하는 재빠른 빛과 같습니다. 나는 여기서 쿠웨이트의 갈매기가 되어 한국의 강둑으로 날아갑니다. 한국은 걸출한 작품을 지어낸 진지하고도 빛나는 문화인을 낳은 멋진 나라입니다. 부디 내 사랑을 받아 주시기를."'쿠웨이트 여자' / 아시아엔 / 수아드 사바 지음 / 장세원·이동은 옮김 / 1만2000원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2-22
- [주말을 여는 책 | ‘가장 위험한 책’] 사람은 자기가 읽고 싶은 대로 읽는다 차미례 칼럼니스트문화의 힘과 대중에 대한 위력적 파급효과에 대해 이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대중의 문화해독력 여부와 그 수준은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정치인들조차 문화를 구호나 공약으로 들고 나올 정도이지만 기실 그들 중에도 문화맹(文化盲)들이 많다. 나중에 정책을 입안하거나 실행할 때 그 수준이 드러난다. 10년전 쯤에 나는 출판인 단체의 한 공식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아 "대중(독자)의 문화해독력을 파악하고 또 일찍부터 배양하는 일을 출판계의 기반사업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반세기쯤 뒤에는 활자책 문화의 미래가 없다"는 요지의 주제발표를 한적 있다. 어민들조차도 심해에 물고기아파트 어초(魚礁)를 수없이 투입해서 20년을 내다보며 해초와 어류의 양생을 돕는데, 출판계는 손 놓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 미국의 경우 출판계와 교육계가 협력해서 수십년 전부터 '몇 살(몇 학년)짜리가 알아야할 것들'시리즈를 부독본으로 발간하고 있는 예도 들었다. 그런데 저녁식사때 한 중진 출판인이 "오늘 출판유통에 대한 발제, 참 좋았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는 나의 강연을 아예 듣지도 않았거나, 대충 책파는 유통문제로 잘못 들은 것이다. 이처럼 지식인들조차도 자신이 보려는 것만 보고 듣는 '터널비전' 시각은 심각하다. 하물며 비틀린 역사관의 정치인은 자국의 역사와 사회를 왜곡, 변질시키기도 한다. 한국도 지금 그렇다. 그런데 독일은 더 심했다. 이 책은 "로마제국부터 나치 독일까지 '게르마니아' 오독의 역사"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어떻게 해서 로마의 역사학자 코르넬리우스 타키투스가 서기 98년에 쓴 한 권의 책이 1800년 뒤에 600만명을 죽이게 되었는가를 설명해준다. 하나의 라틴어 고전 '게르마니아'가 저자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가장 위험한 책으로 변질해 가는 과정을 마치 탐정소설처럼 추적한 책이다. ◆위험한 건 텍스트가 아니라 오독(誤讀) = 하버드대학의 고전학 교수인 저자 크레브스는 세계 각지에서 몇백년에 걸쳐 출간된 '게르마니아'에 관련된 방대한 문헌 자료를 찾아 내고 라틴어, 독일어, 히브리어 등 자신의 해박한 언어학 실력을 집약시켜 이 책을 썼다. 책 한 권의 텍스트가 현실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의 생명까지 뒤흔들어 놓는 사례는 많다. 원초적(?) 사례로는 서구사상의 형성의 근간이면서 심각한 오독과 왜곡으로 숱한 갈등을 불러일으켜 온 '성경'이 있다. 20세기 냉전시대를 연 '공산당선언', 미국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저자, 출판사, 번역가, 신문사가 테러를 당해 50여명의 사망자를 낸 '악마의 시'도 그렇다. '게르마니아'도 역사학계에서 인류역사상 가장 위험한 책들 중 상위권으로 꼽힌다. 분열된 독일 민족에게 민족의 뿌리를 숭상하는 국수주의 운동, 인종차별주의, 독일 민족지상주의, 게르만 신화의 구현 등 이데올로기적 기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열혈 나치당원들이 "의식있는 모든 독일인들의 바이블"로 추천한 '게르마니아'는 독일 혈통의 순수성과 우수성을 증언하고 나치를 지지하는 수단으로 조작되었다. 이민족과의 결혼을 금했다는 '게르마니아'를 근거로 유대인과의 결혼을 금하는 '독일인 혈통 및 명예수호법'이 제정되었다. 또한 독일 청년들을 게르만 전사로 육성하고 다른 인종을 증오하도록 교육하는 각종 교재와 독서물에도 인용되었다. 심지어 아돌프 히틀러는 자서전 '나의 투쟁'의 제목을 '게르만 혁명'으로 붙일 생각을 했고 '게르마니아'란 이름의 수도를 가진 미래의 게르만 국가를 구상했을 정도였다. 원래 '게르마니아'는 타키투스가 게르만족에 대해 쓴 보고서는 아니었다. 그는 라인강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게르마니아 사본 제목인 '게르만민족의 기원과 관습에 대하여'도 독일의 민족성을 정의 했다기보다는 로마의 정세를 염두에 둔 채 북부의 현실을 언급한 것이다. 타키투스는 여행자들의 보고와 자료를 모아 게르마니아 지역에 사는 이민족들의 기원과 관습을 추측해서 기록했을 뿐이다. 그가 묘사한 게르만족은 충성스럽고 강인한 신체를 가졌지만 문화나 교양이 없는 원시인에 가까웠다. 결국 이 책은 로마인이 쓴 인간의 미덕에 대한 상상의 소산이며 정치적 발언이었다고 저자 크레브스는 이 책의 서문 '불길한 과거'에서 밝히고 있다. 로마제국과 함께 사라진 이 책의 양피지 필사본이 15세기 로마에서 재발견 되면서 유럽 지식인과 권력자들은 이를 새롭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을 써서 게르만족의 우수성을 전파했고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는 타키투스의 묘사에서 영감을 얻어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란 연설문을 발표했다. 독일 작곡가 바그너는 '게르마니아'를 근거로 '인종불평등론'을 쓴 프랑스의 고비노와 교류하며 국가사회주의 문화운동의 기수가 되었다.결국 500년간이나 '게르마니아'는 재해석되고 오독되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용 또는 조작되었다. 나중엔 원고자체까지 신성시되어 학자, 귀족, 심지어 교황까지 이를 구하거나 훔치려들었다. 20세기 나치독일에 이르러 이를 홀로코스트의 사상적 근거로 삼은 히믈러의 나치부대는 불과 30쪽도 안되는 이 문서를 찾아 오랜 고문서 수장가문인 이탈리아의 발데스키-발레아니 가문의 유서깊은 저택을 샅샅이 수색할 정도였다. ◆나치독일 바이블 된 '게르마니아' = 게르만족을 언급한 유일한 고대 문서라는 점에서 게르마니아를 "위대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교과서에 써넣을 정도로 문화적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저자인 크레브스 교수는 "사상은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인간정신을 숙주로 하여 변형과 복제를 반복하다가 한데 모이면 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집단에서 집단으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파되어 나간다"고 말한다. 이같은 해악의 텍스트가 나타나는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검사해서 이 책 같은 '지식의 전염병학'을 쓰는 것은 왜곡된 현대사의 기록을 가진 한국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민음인 / 크리스토퍼 B. 크레브스 지음 / 이시은 옮김 / 1만7000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2-22
- 전경련 ‘기업경영헌장’ 채택 동반성장 등 7대 원칙 담아 …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정하기로"투명경영과 동반성장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담은 '기업경영헌장'이 발표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기업경영헌장'을 채택했다고 밝혔다.대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전경련이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헌장을 제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경련은 헌장 서문에서 "세계에서 유래없는 고속성장을 이루었지만 우리 사회에는 성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아픔을 겪고 있는 구성원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국민 모두가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것이 개인의 행복과 나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경영헌장은 크게 기업경영 7대 원칙과 21개 세부지침으로 구성돼 있다. 7개 원칙은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담은 △경제성장을 통한 국민행복 증진 △윤리경영 실천, 사회적 책임을 나타내는 △건강한 기업생태계 구현 △소비자 권익증진 △근로자 권익보호 △사회적 문제해결 선도, 기업의 다짐을 뜻하는 △실천다짐으로 이루어져 있다.각 원칙에 맞는 세부지침이 3개씩 배치돼 모두 21개 세부지침을 명시했다.윤리경영 실천 원칙에는 △투명경영 △준법경영 △국제규범 준수 등이 있다. 건강한 기업생태계 구현 원칙은 △협력사 동반성장 △중소기업 지원 △소상공인 보호 등을 포함했다. 이번 헌장을 토대로 기업의 경영이념과 행동규범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체계를 갖추는 등 전사적인 대응체제를 정비한다고 명시했다. 또 헌장에 반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해 재발을 방지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경련 임상혁 산업본부장은 "헌장 제정 취지는 기업이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크게 급증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헌장을 통해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고 앞으로 '구매거래 가이드라인'이나 '동반성장 가이드라인'처럼 구체적인 실천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지난 1월 회장단회의에서 기업경영헌장을 제정하기로 결의하고 그동안 대국민 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2-21
- [신간│내가 살던 집터에서] 섬진강, 안간힘으로 버티다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 개울물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 … /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1982년 '섬진강1'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이래 지난 30년 동안 시로, 산문으로, 동화로 끊임없이 섬진강 이야기를 이어왔던 김용택.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섬진강 시인'이란 별칭이 따라붙는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섬진강에 빚 갚음이라도 하듯, 모두 8권으로 구성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를 내놨다. 지난 30년간 써왔던 섬진강에 대한 산문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 완성한 것. 섬진강 시리즈의 첫 책이 바로 '내가 살던 집터에서'다. 이 책은 현재 진메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름과 사연, 그리고 마을 곳곳에 붙은 지명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 마을에서 살아간 이웃들의 따뜻하고도 서러운 사연이 김용택 시인의 입담과 시를 통해 구수하고 푸근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한시도 쉬지 않는 자본의 뜀박질은 무서웠다. 자본은 농촌, 농민, 농사 한가운데로 깊숙이 파고들어 그 풍경과 속살을 구석구석 사정없이 헤집어 하나하나 파괴해버렸다. 그 가운데에 나는 안간힘으로 버티고 서 있었다."이 책에서 그는 진메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실 어느 시골에서나 진메마을과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을 우리는 어렵잖게 알 수 있다. 사라져가는 고향의 풍경은 그 어디나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그 유구함이 막을 내리는 순간을, 버림받은 가난한 땅을 덮친 착취와 파괴, 오염의 현장을 텅 빈 집터에 홀로 선 작가는 나지막이 읊조린다. 작가는 스스로 복된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 크고 작은 산 아래 작은 마을들은 그를 늘 사람에게 가까이 가도록 이끌었고, 그곳에서 작가는 나무와 풀과 곡식과 밤하늘의 달과 별들, 평생을 같이할 아이들을 만났다. 작가는 그런 자연이, 그런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흔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행운을 알아보는 눈은 행운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러고 보면 김용택이 섬진강을 만난 것은 분명 행운이고 섬진강이 김용택을 만난 것 또한 행운이지 않을까. 문학동네 / 김용택 지음 / 1만3500원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3-01-18
- [주말을 여는 책 | ‘은혜’] 하나님의 가장 완벽한 선물 아드폰테스맥스 루케이도 지음/최요한 옮김 13000원연말이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을 보지 않아도 연말임을 알 수 있는 증좌는 도처에 있다. 세계적인 불황이 일개 필부의 가슴까지 헛헛하게 하지만, 거리엔 예년처럼 성탄절을 기리는 갖가지 장식들로 현란하고, 오가는 인파는 종종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한다. 게다가 5년만에 돌아오는 대통령선거까지 겹쳐 사회 분위기가 공연히 어수선하다.하지만 기독교인에게 12월은 묵상과 회개를 통해 경건하게 한해를 마무리하는 성스런 기간이다. 이번주부터 대강절(또는 대림절)이 시작되기 때문. 대강절은 4주 후인 성탄절에 절정을 이룬다.그래서 고른 책이 미국의 대표적 기독교 작가인 맥스 루케이도의 책이다. 서문(감사의 글)에서 '은혜는 하나님의 가장 좋은 생각'이라고 확신에 차 말하는 저자는, 은혜를 평생 화두로 삼아 '은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전도자다. 마치 워런 버핏이 입만 열면 돈에 대해 말하듯이.12장으로 구성된 책은 매 장마다 다양한 예화로 풍성하다. 예화는 루케이도 자신의 체험에서 나온 것도 있고, 미국 사회와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도 있다. 그런 예화를 도구로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에게 어떻게 임하는지, 구제할 수 없을 것같은 인간을 어떻게 구원하는가를 설파한다. 그 사이사이에 맞춤형의 성경구절이 삽입돼 있다.다양한 예화로 제시한 하나님의 은혜1장 '은혜없이 살 수 없다'를 보자. 몇 년 전 부정맥으로 심장수술을 받은 그는 의사에게 "(심장을 지지는) 수술을 하면서 내 안에 있는 욕심과 이기심 교만과 죄책감도 다 태워달라"로 주문한다.그는 그것을 영혼의 심장이식이라 부른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는 것. 그리고 은혜를 주실 존재는 오직 하나님(또는 주님) 뿐이라는 것이다.2장 '낮은 곳에 임하는 은혜'엔 두 가지 예화가 소개된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간음하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에게 적발돼 중인환시 리에 짐승 취급을 받는 여인에 관한 것과 빅토르 위고 원작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과 미리엘 주교 사이에 있었던 감동적 반전.간음한 여인의 처리를 위해 예수님이 분기탱천한 폭도들에게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절묘한 반문으로 그들을 퇴각시켰음은 잘 알려진 일화. 그것은 정죄보다는 은혜로 중생들을 감싸 안는 주님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다음, 장 발장과 미리엘 주교의 만남. 빵 한 조각 후친 죄로 무려 19년을 복역하고 추운 겨울에 출소한 장 발장은 돈도 없고 머물 곳도 없는 노숙자다. 나흘 동안 배회하면서 문전박대 당한 그가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린 곳은 주교관. 주교는 걸인의 몰골을 한 장 발장에게 풍성한 저녁과 안락한 잠자리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제버릇 개 못 주는 장 발장. 아침 일찍 은그릇과 은수저를 배낭에 숨겨 주교관을 빠져나간다. 잠시 후 장 발장은 경찰에 붙들려 미리엘 주교 앞에 선다. 그런데 주교는 충격적인 말로 장 발장과 경찰을 놀래준다."내가 은촛대도 가져가라 하지 않았나!" 경찰이 가자 주교는 장 발장에게 말한다. "오늘 나는 그대의 영혼을 샀네. 악한 생각, 악행, 지옥의 영으로부터 그대의 영혼을 가져와 하나님께 드렸네."그 후 장 발장이 개과천선해서 소도시의 시장이 되고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멋진 사람으로 변신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미리엘 주교를 통해 주신 은혜 덕분이다.4장 '은혜는 결코 마르지 않는다'에는 칠레 광부 매몰 사건이 예화로 등장한다. 2010년 8월 지하 600m 갱도에 갇힌 광부 33명의 생존 투쟁이야기. 미항공우주국(NASA) 도움으로 캡슐을 만들어 뚫은 터널에 넣고 광부들을 차례로 구조한 인간승리의 드라마다. 하지만 그것은 갇힌 광부들이 구조의 기약도 없는 가운데도 낙담하지 않고 오직 주께 기도하며 구조될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생황이라는 은혜를 주셨다.7장 '겸손한 고백에는 능력이 있다'에서 저자는 자신의 치부를 고백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그는 몇 년 전 묘한 충동으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마켓에서 산 캔맥주를 차 안에 숨어 홀짝였다. 그러다가 목회자인 자신의 위선에 소스라친다. 그는 철저히 회개하고 먼저 시무하는 교회의 장로 그룹에, 이어 교인들에게 자신의 일탈을 고백했다. 솔직한 고백의 놀라운 위력그런데 그는 놀랐다. 아무도 그를 정죄하지 않고 오히려 교회가 활기를 찾은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고백의 능력은 이처럼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 책의 성격을 굳이 재단한다면 세상의 지친 영혼들을 위한 치유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인생이 영육 간에 피곤과 절망으로 파김치가 되어 있다면 지금 여기에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라. 왜냐하면 하나님의 은혜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보다 크고 넓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은혜는 선택 사양이 아니라 절대 필수 항목이라는 점이다.구원 역시 우리의 노력이 아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것. 흔히 하나님은 착한 사람만을 구원하신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럼 얼마나 착해야 하는가. 혹시 기준이 있다면 그것에 도달할 사람은 과연 있을까?다행히 하나님은 더 좋은 생각을 갖고 계신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나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실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전혀 없다. 열심히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보이 스카우트의 공로 배지와는 달리 영혼의 구원은 딸 수 있는 게 아니다.구원은 선물이다. 우리의 공로는 가치가 없다. 하나님의 공로가 전부다. 이제 하나님의 가장 완벽한 선물인 은혜를 받아 안식을 누리며 살라. 하나님의 본심은 지친 당신이 주 안에서 편히 쉬는 것이다. 은혜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당신, 이제부터라도 은혜에 갈급한 심령이 되시라!이 책은 번역이 상당히 잘된 것 같다. 단문 위주로 끊어가면서 얘기를 전개해 박진감이 있고 진도도 잘 나간다.윤재석 프레시안 기획위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