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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밑 세찬, 차례음식 준비는 분당·용인 전통시장에서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주부들은 안 먹고 싶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야 하고, 안 와도 되는 명절을 준비해야 한다.새해가 밝아도 나라는 여전히 심란하고, AI 파동에 물가도 덩달아 들썩여 마음 무겁게 명절을 맞이하는 분위기다.올해는 분당·용인지역 주부들의 설 연휴 희망사항과우리지역 전통시장들의 명절맞이 풍경, 우리지역 가까운 마트들의 계란 시세 등을 담아보았다.분당·용인 주부들의 정유년 설 연휴 희망사항전미숙 (65·분당 수내동) 저희는 결혼이나 출산 등을 큰일을 앞두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으면 차례나 제사를 생략하는데, 마침 조카가 쌍둥이를 출산하게 돼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제대로 못 쉰 남편과 함께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더 나이 들면 장거리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거 같아서 극성수기 비싼 여행비를 감수하고 여행 가방을 꾸립니다. 이번 설에는 평생을 함께 해온 남편과 오붓하게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요.박영미 (42·용인 상현동) 시댁에서 명절을 쇠고 다음날 친정에 가곤 했었는데, 올해부터 명절 차례 상을 저더러 직접 차리라는 시어머니의 ‘일방적 통보’를 받았습니다. 설이 하루하루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그동안의 명절 전 증후군 몇 배의 압박감이 듭니다. 시어머니와 제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남편이 어머니 가시면 제가 갖고 싶어 했던 전자동 커피머신을 사러 가자고 하더군요. 어서 모든 ‘거사’를 끝낸 자의 여유를 향기로운 커피 한 잔과 즐기고 싶네요.이도경(44· 분당 운중동) 친정이 지구 반대편에 있어 시집살이 10년 넘게 명절에 친정 나들이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명절에‘갈 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더 우울합니다. 특히 명절에 시누이들의 친정 나들이를 맞이해야하는 입장이다 보니 얄밉기도 하고, 뒤엉키고 복잡한 생각들로 심란한 게 저의 명절입니다. 그래서 올해 설날의 희망사항은 제발 남들처럼 친정에 가서 엄마가 차려준 밥상 받고 낮잠 한번 푹 자봤으면 하는 것이에요.정진영(43·분당 구미동) 지난해 생각지도 않았던 가게를 맡게 되어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업 경험이 없던 터라 좌충우돌 속상한 일도 많았고,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사람들만 봐도 치이는 기분이 드네요. 게다가 설날에 북적대는 시댁에서 맏며느리 노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골치가 아픕니다. 올 설날에는 그저 단 하루라도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 가서 아무생각 없이 쉬고 쉬며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네요.장보기 편리한 도심형 전통시장분당 수내동 돌고래 상가, 금호상가분당 주부들에게 가장 친근한 도심형 전통시장인 돌고래상가, 금호상가 상인들은 설 대목을 맞아 기대가 크다. 평상시보다 명절 때는 방문하는 손님이 3배로 늘어나 매출이 늘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상인들은 제수물품을 비롯한 여러 가지 품목을 넉넉히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매년 명절 때마다 돌고래 상가의 반찬가게에서 전을 구입하는 김정선(49·분당 수내동)씨는 올해 설에는 직접 전을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구입하는 양을 줄여야할까 고민이다.돌고래시장 반찬가게 상인은 “현재는 전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았지만 설 연휴가 되면 계란 확보가 더 힘들어져 가격을 올려야할 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미니 인터뷰 - 분당 수내동 돌고래상가 박영신 상인회장정성과 인간미가 넘치는 시장으로 오세요돌고래상가는 전통시장이지만 도심형이라 접근성이 좋고, 특히 추운 겨울에는 실내라 장보기도 편하죠. 설에 필요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인간미 넘치는 정이 있어요. AI 파동으로 계란은 물론 야채나 과일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라 상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가격을 올리면 고객들께 부담이 되니까 최대한 아껴서 물가를 거의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희 상가회에서는 바쁜 상인들을 대신해 일주일에 2번씩 상품권 환전 서비스를 하고 있어 손님들이 성남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명절이면 일부러라도 가고 싶은 지역 전통시장성남모란민속장, 용인중앙시장명절이 다가오면 사람냄새 정겹고 인심 좋은 전통시장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분당 주민들에게 전국 최대 민속 5일장인 모란민속시장이 있다면 용인 주민들에게는 용인중앙시장이 있다.모란민속시장은 끝자리 수 4일, 9일의 5일장으로 이번에는 1월 24일(화), 명절 다음날인 29일(일)에도 장이 선다. 가족들과 함께 모란장 나들이에 나서도 좋을 듯. 장날이면 1,000명이 넘는 상인이 13개 부서로 나뉘어 손님들이 좀 더 편리하게 시장 구경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는다. 장 서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용인중앙시장은 열흘 닷새장(0과 5로 끝나는 날)으로 5일장이 열린다. 올해는 1월 25일(수)이 정기 장날인데, 설 연휴를 맞아 24, 26, 27에도 자체 주말 장을 열 계획이다.미니 인터뷰 - 용인중앙시장 박영배 상인회장용인의 명물이자 자랑인 전통시장용인중앙시장은 100만 도시인 용인의 유일한 전통시장이라 용인의 명물이자 자부심이죠. 그동안 전통시장은 카드를 안 받는다고 불만이 많았는데 시장 내 99% 이상 대부분의 점포들이 카드가맹을 맺었습니다. 상인회에서 상품권 환전서비스를 해 노점상 할머니들도 상품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설 명절을 맞아 점포별로 평상시보다 30~50% 할인 이벤트를 할 예정입니다. 시장 내 94면, 96면 타워 주차장 두 곳과 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126면 주차장을 개방하고, 시장 주변 노상주차도 명절기간 동안 단속을 안 하도록 구청과 경찰서에 협조공문을 보냈으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설날 앞두고 계란 값이 걱정AI 파동으로 계란 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올라 명절을 앞둔 주부들이 불안하다. 죽전의 한 마트에서 만난 주부는 “명절이 되면 계란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인데, 계란은 너무 오래 보관하면 신선도가 떨어지니 많이 사놓을 수도 없죠”라고 말했다. 분당용인내일신문 리포터들은 장을 보면서 각 마트들의 계란 값을 조사해보았다. 2017-01-23
- 6살 아들을 먹이기 위해 건강한 빵 만들어 그나마 있던 동네빵집도 하나둘씩 사라지는 요즘, 2015년 5월 죽전 주택가에 작고 소박하게 자리 잡은 ‘문 베이커리’는 부디 오래 남아주길 바라는 빵집이다. 이 집은 문재웅(37·용인 죽전), 조민지(38·용인 죽전) 부부가 운영하는 빵집인데, 남편 문재웅 씨는 제빵제과사로 유명 호텔에서 18년이나 근무했던 베테랑이다. 아들에게 건강한 빵을 먹이고 싶어 독립했다고 한다.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건강한 빵은 어떤 빵일까? ‘문 베이커리’의 안주인 조민지씨는 ‘재료를 아끼지 않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빵’이라고 말한다. 이 집은 72시간 발효한 천연 발효 종으로 빵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밀보다 비싼 미국이나 캐나다산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한다. 반죽 후에는 다시 15시간 저온숙성을 거치는데, 반죽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매일 새로 반죽한다.“천연 버터를 사용하면 빵의 향이 다르고,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빵은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그동안 빵을 잘 못 드셨던 분들도 일부러 찾아오세요.”100% 리얼 우유 생크림을 사용하고 제철 생과일을 올린 케이크는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 3일전에 예약을 받는다. 프랜차이즈 빵집 케이크를 먹다가 ‘문 베이커리’의 케이크를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한다.이집 재료 단가가 호텔보다 높아서 40%가 넘는단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데다 부부가 하루에 꼬박 15시간을 일하고 빵 값이 좀 비싸다는 비난을 받는데도 별반 남는 게 없다. 그래도 오픈 1년 만에 알아주는 단골들이 늘면서 매출도 늘기 시작해 기운이 난다고 한다. 문 베이커리 주방에는 아들 사진이 한가득 붙어있다. 빵을 만들 때 아들 사진을 보면 속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집은 할라피뇨 식빵, 건강빵, 바게트, 통밀 시골 빵, 깜바뉴 등 플레인 식사 빵과 단팥빵이 맛있다. 아이들에게는 컵케이크, 우유생크림 곰바빵, 쁘띠 치즈롤 등이 인기가 많다.위 치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414문 의 031-262-3382 2017-01-23
- 목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 10분 운동 좋아 근골격계 질환은 우리 몸을 이루는 뼈 근육 인대 신경 연골 지방패드 결합조직 등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주변의 어르신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무릎이야~"하는 말들이 바로 근골격계 질환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것이다.근골격계 질환의 주된 병명으로는 허리디스크 관절염 오십견 일자목 거북목 척추측만증 요통 골반통증 등으로 진단이 내려지는 광범위한 질환의 영역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발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몸이 원하는 운동 좋아이러한 경우 적절한 운동만으로도 몸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얼마나 해야 할지, 무슨 운동을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있다. 몸은 아픈데 운동까지 해야 한다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서원구 송영석한의원 송 원장은 “따뜻한 청주 한잔을 마시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듯이 운동도 내 몸의 상태에 따라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운동의 횟수와 종목 및 수행방법에 대한 정확한 처방을 받은 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우리 몸이 원하는 운동은 운동치료를 해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아픈 곳으로 움직이는 것을 회피하는 성향을 가진 것이 본능적이기 때문에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직업적인 과(過)사용이나 취미에 의한 과사용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행동수정(대안)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직업적인 운동선수의 재활은 그 시간이 하루 몇시간부터 수개월에 걸쳐 이루어지기도 한다.하루 10분 운동, 근골격계 질환에 도움그러나 증상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목 어깨 허리 관절이 아픈 환자의 경우 적당한 재활 운동 시간은 하루에 10분이 좋다고 한다. 너무 긴 운동치료시간을 목표로 한다면 그 효과는 좋지만 지속하기 힘들고 또 너무 짧은 운동으로 끝나면 그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한방 재활운동은 개인의 관절과 근육 및 인대의 상태, 그리고 결합조직 및 연골의 상태에 따라 맞춤 운동의 처방이 달라진다. 수영이 허리에 좋더라, 등산이 어디에 좋더라 라는 포괄적인 개념이 아니라 적소에 침을 놓듯 환자의 현재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진맥을 하고 처방을 받듯이 운동도 내 몸에 맞는다면 10분이라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평소 한곳에 오래 앉아있거나 한 자세로 오래 유지하고 있는 생활습관을 고치고 자주 몸을 흔들고 스트레칭해주는 것도 건강에 무척 좋다고 한다.김성자 리포터 sakgane@hanmail.net 2017-01-22
- “한 땀 한 땀 자수 속에 전통과 정성을 녹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공학 전공으로 석사학위까지 이수하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던 중이었다. 쉼 없이 달려오던 삶의 단조로움과 고단함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을 즈음 바늘과 명주실을 잡았다. 그리곤 주저 없이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운경(雲耕) 이경희 작가는 무형문화재 제80호로 지정된 전통자수 이수자로, 일상을 색색의 실로 한 땀 한 땀 수놓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로 잡은 바늘이 일생의 업으로“학업을 멈추고 한동안 혼자서 자수를 공부했어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 전통자수과정을 들었습니다. 당시 수업을 진행하시던 김태자 선생님은 무형문화재 제80호로 지정된 자수장 전수교육조교신데, 처음에 ‘어려운 공부 거의 다 끝냈고 학위만 받으면 잘 먹고 살 놈이 왜 전통자수를 하려고 하느냐’며 의아해 하셨지요. 하지만 꼭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니 젊은이가 전통자수를 이어나가려고 한다며 참 좋아하셨어요.”그때부터 이경희 작가는 본격적으로 전통자수기법을 익혀나갔다. 개인적으로도 해온 작업이었지만, 본격적인 배움을 통해 오랜 기간 전해온 기술을 손끝으로 익히니 성장도 빨랐다.쉬운 길은 아니었다. 전통자수를 배우는 이들이 그리 많지도 않을뿐더러 시작한다고 해도 끝까지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경희 작가와 같이 배우기 시작해 끝까지 함께한 이가 오직 한 명, 다음 해에는 다섯 명이 시작했는데 결국 모두 끝마치지 못했다고 한다.하지만 이경희 작가는 달랐다. 하루 종일 바늘과 실만 잡고 있어도 전혀 힘든 줄 몰랐다. 2년 만에 8폭 병풍까지도 끝냈는데, 이것을 이처럼 빨리 마친 제자가 없다고 할 정도. 그러함에도 정교하고 생생해 전국 곳곳은 물론, 멀리 해외에서도 전시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1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전시회 초대전 등 왕성한 활동을 진행한 이경희 작가는 2015년 천안에 공방을 마련하게 되었다. 청와대 사랑채에서 외국이 대상 전통문화체험 진행 천안역 인근은 천안의 지난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과거의 번성했던 추억과 세월의 흔적을 곳곳에 남기고, 이제는 분주함과 소란스러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다.그러기도 잠시. 이제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동남구청사 개발계획과 더불어 다양한 지원이 함께하며 활기를 띤다. 특히 천안역 지하도상가는 창조문화산업지원센터가 자리하며 경력단절 여성들 중심으로 다양한 공방들이 집중되어 핸드메이드 특화거리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이경희 작가의 작업실이 자리한 곳도 바로 천안역 지하도상가다.“천안은 부모님 고향이고 저도 어렸을 때 살았던 곳이라 천안역 인근에 대한 추억이 많아요. 2015년에 우연히 나눔 커뮤니케이션을 알게 되어서 가입하고 거기에 솜씨 자랑을 하다가 문화창업청년CEO 선정까지 연결되며 공방을 열게 됐지요. 공방을 연 후 청와대 사랑채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체험을 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아서 지난해까지 복주머니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이후 이경희 작가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협회 등은 물론, 천안역 지하도상가의 공방에서도 수업을 진행한다.공방을 찾는 수강생들은 4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자수는 시간이 꽤 걸리기에, 수업이 끝나면 작품 하나씩을 가져갈 수 있는 규방공예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을 마친 후 자신의 손끝에서 탄생한 아기자기한 복주머니, 다기보 등을 바라보는 수강생들 얼굴은 그지없이 환하다고.물론 얻게 되는 것은 작품만이 아니다. 수강생들은 색색의 실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으며 번잡한 마음을 정돈하고, 혹은 맺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마음의 응어리도 사라진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이야기. 이경희 작가 역시 그 자신을 위로하고 즐겁게 했던 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다. 사라져가는 전통 적용하고 이을 수 있도록 작품 고안 “서양자수가 유행하는 동안 전통자수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는 것 같아 속상한 적이 많아요. 전통자수를 이어나가는 사람도 제가 거의 막내일 만큼 젊은 사람들은 없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서양자수에 비해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전통자수와 규방공예를 알리고, 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이경희 작가는 공방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또한 우리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을 알려나가고 싶다. 무엇보다 그저 작품으로, 생활과는 홀연히 떨어진 옛것으로만 인식되는 전통자수와 규방공예를 오늘날의 생활에 되살리고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다.그래서 다기보를 활용한 향낭, 복주머니를 활용한 USB집에서부터 손거울, 다포, 행주 등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들을 개발했다. 지하도상가를 지나던 이들도 한참을 들여다보고 갈 만큼 고운 색감에 특히 여성들에게 반응이 좋다.마음을 담을 수 있어 직접 만들어 선물하려는 이도 늘고 있다. 이번 설을 맞아 진즉부터 문의도 많다. 손재주가 없어도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처음에는 바늘도 못 잡았던 이도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꽤 괜찮은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희 작가는 천안역 지하도상가에서 오래오래 공방을 운영할 생각이다. 본인이 전통자수를 배우려고 했을 때도 어디서 할 수 있는지 길을 몰랐던 터라 사람들 오고가는 길에 공방을 마련해 누구든 쉽게 찾고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제 개인적인 목표는 전수자가 되어 무형문화재까지 오르는 것이지요.”이경희 작가는 그 가까운 훗날을 기약하며, 오늘도 일상을 한 땀 한 땀 소중하게 수놓기 위해 실을 꿴다. 2017-01-22
- 합리적 가격과 편리한 시스템, 신개념 스터디 공간 조용히 책 한 권을 읽거나 자기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은 이들이 많을 듯하다. 답답한 독서실, 자리가 없는 도서관. 그렇다고 카페에 가자니 소음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곳은 어떨까. 기존의 독서실이나 도서관과는 달리 다양한 공간구성, 효율적인 시스템, 자유로운 분위기 등으로 새로운 스터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개인 학습 및 업무, 사무실 임대까지 가능!‘로켓티어 코워킹스페이스’ ‘로켓티어 코워킹스페이스’는 자유로우면서도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분위기, 학습 및 업무에 적합한 공간 구성 등이 돋보이는 스터디카페다. ‘코워킹스페이스’라는 콘셉처럼 개인 학습뿐만 아니라 창업을 원하는 이들, 합리적인 임대료에 개인 사업을 운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사무실까지 제공하는 신개념 공간이다.다양한 공간 구성은 로켓티어의 가장 큰 장점. 실내에 들어서면 개방된 분위기의 오픈데스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취향에 따라 좀 더 편안한 자리를 원한다면 계단식 데스크에 마련된 좌식 테이블을 선택해도 좋겠다. 오픈데스크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24시간 언제든지 이용가능하며, 출입도 자유롭다. 코워킹스페이스 이우철 대표는 “개인 공부 공간을 원하는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어학시험을 비롯해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및 성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도서관, 독서실보다는 자유롭고 카페보다는 집중이 잘 되는 분위기가 장점이다”고 말했다.코워킹스페이스에서는 개인 작업이 필요하거나 사업장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2인~6인 까지 이용 가능한 사무실 공간을 임대해준다. 데스크와 의자들을 갖추고 있고, 컴퓨터와 같은 개인 장비도 설치 가능하다. 와이파이가 제공되고 복합기나 프린터 등이 갖춰진 사무기기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사무 작업에 필요한 기본 시스템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들을 위해 법률, 세무, 회계 등 경영 전반에 관한 다양한 특강을 진행하는 ‘네트워크 파티’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고 한다. 회의 및 모임에 필요한 미팅룸, 편안한 소파가 마련된 있는 휴게실 공간도 있다. 탕제실에는 간단한 주스나 음료 등을 마련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외부 음식 반입도 가능하다. 이우철 대표는 “경기북부권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콘셉의 공간일 것이다.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홀에 마련된 카페에서는 간단한 커피 음료와 베이커리 등을 판매한다. 데일리패스, 사무실 임대료 등의 가격은 문의.위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1275번길 60-30 라페스타B동 4층문의: 070-5121-9820공유경제와 독서실의 개념이 결합된 공간!컨센터블 24시 독서실 물품을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공유해 쓰는 이른 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공유경제’와 독서실의 개념이 결합된 새로운 공간이다. 컨센터블 관계자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접목시켜 독서실이라는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개인이 한 좌석을 소유해 사용하는 독서실이 아닌 필요에 의해서 사용하고 돌려주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컨센터블은 기본적으로 중. 고생의 출입은 제한하고 20세 이상 성인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수능 이후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등록 가능) 자기 계발이나 공부를 위해 도서관, 혹은 독서실을 찾는 성인들이 많지만 정작 자리를 잡기 힘든 경우가 많고, 하루 일과를 쪼개 틈틈이 집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공유경제를 모토로 하고 있는 만큼 이용권을 구매하면 ‘컨센터블’의 모든 지점에서 좌석 사용이 가능하다. 자신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점으로 24시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지점 공통으로 소음이 허용되지 않는 조용한 학습 공간과 타이핑, 마우스 사용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지점마다 다른 콘셉의 인테리어로 다양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다. 간단한 식사나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쾌적한 다이닝룸이 갖춰져 있고, 지점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비치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점에 따라 레이저 프린터 등 출력 장비도 갖추고 있다.컨센터블은 일반 독서실과는 달리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지점마다 운영자가 없는 대신 다양한 커뮤니티 통로를 통해 불편 사항 및 건의사항을 접수한다. 또한 등록 역시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다. 관계자는 “공유경제는 렌탈과는 다른 개념이다. 자신이 주인의식, 책임감을 갖고 사용하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일부터 1개월까지 이용요금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전 지점을 이용할 수 있는 1일요금은 7천원(24시간), 2일요금은 1만3천원(48시간), 1개월(30일)은 7만9천원이다. http://blog.naver.com/concentable2<이용 가능한 컨센터블 지점>1호점 / 주엽동 18번지 자유프라자 7층2호점 / 주엽동 128번지 문촌마을 18단지 대원상가 2층3호점 / 일산동 후곡마을 1064-1 신한은행 옆 건물 2층4호점 / 대화동 2033 성저마을 대화우체국 옆 건물 2층5호점 / 대화동 841-6번지 2층6호점 / 주엽동 51번지 강선프라자 5층 2017-01-21
- 촛불처럼 따뜻하고 소박한 불빛으로, 그러나 결코 꺼지지 않는 희망으로 <새해 병상>앓아누운 채 새해 첫날을 맞았다.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삭풍은 나무들을 모질게 훑고 가고 통증은 주기적으로 몸을 훑고 지나갔다. 새벽부터 가야 할 모임이 있고, 올라야 할 산이 있고, 방문하기로 한 여러 일정이 있었지만 다 접고 온종일 자리에 누워 있어야 했다.(중략)쓰러져 누워야 정신이 드는 생활이 아니라, 시간과 시간 사이의 절제를 익혀야겠다.창밖으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세차다. 비로소 시간보다 존재에 눈 돌리는 하루.앓아누운 채 새해 첫날을 고맙게 보낸다. (시. 도종환)도종환 시인의 <새해 병상>이라는 시로 뒤늦은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시인의 말처럼 쫓기는 삶 속에서도 우리의 존재에 대해 눈 돌리는 그런 2017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유년을 열며 우리 이웃들의 새해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게 됩니다.박근혜 퇴진 고양운동본부 김미수 상임대표‘꽃보다 아름다운’ 슬로건답게 ‘사람 중심’ 도시로 성장하길지난해 횃불처럼 일어난 촛불은 광화문 광장에서만 빛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박근혜 퇴진 고양운동본부(상임대표 최창의, 강명용, 김미수)가 출범해 고양시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김미수 상임대표(고양시민회 대표)는 “새해에는 무엇보다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 원칙이 잘 지켜지는 나라를 만드는데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싶다”고 밝혔다.“현재 청문회나 특검의 수사 상황을 보면서 국민들이 뭔가 많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원칙적인 수사가 중요합니다. 적어도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마지막 자부심을 부여잡을 수 있는 기회가 돼야하고, 그래야 정의가 살아있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는 2002년부터 고양시민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고양시가 그 슬로건에 맞게 사람 중심의 도시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일산 신도시는 본래 계획화된 도시로 더 이상 인구가 늘어나면 안 되는 도시입니다. 자꾸 인구가 늘어나면 사람들끼리 부딪히며 살게 되고 사람이 도시의 부속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의 아파트 건설 없이 자족도시로, 기업이나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사람이 고양시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가야 합니다.”백마중학교 박수경 교사아이들이 중심에 있는 마을 교육사업 계속 하렵니다!지난해에 이어 청소년을 중심에 두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마을 교육사업에 힘쓰고 싶습니다. 복 받은 것은 우리 지역에 아이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아주 많다는 것, 여러 가지 부분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죠. 작년 마두청소년수련과, 백마중 학부모지원단 등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교사로서 저는 우리 고양시에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의 삶에 관심이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아이들과 연결해줄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고, 그곳에 가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뭘 해도 따뜻한 마음이 될 수 있는 그런 장소들을 계속 발굴하는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일산을 기억하고 마을을 떠나지 않으며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또, 그런 작업을 통해 지난해 자유학기제, 올해 자유학년제의 그 긍정적인 여파와 활동이 자유학기연계학년(중2, 중 3학년)에도 사라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최보영・사학자・운정동)정유년 새해, 아들과 떠나는 전국일주말도 많고 탈도 많던 병신년, 주말이면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역사의 현장에서 한 목소리를 냈던 나와 진우는 정유년 겨울방학을 맞아 무얼 할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이제 곧 초등 4학년이 되어 어엿한 십대의 반열에 오르는 아들과 둘만의 쫀득쫀득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생각에 아들 진우에게 제안한 것은 바로 전국일주! 진우가 갓 초등학생이 됐을 때 나는 8살 꼬맹이와 함께 배낭 하나 둘러메고 인천, 군산, 전주, 제주, 경주, 안동, 춘천 등 2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자유로이 돌아다녔다. 그곳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며 여행의 멋과 낭만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하지만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짧은 여행은 언제나 다음 여행에 대한 목마름만 남길 뿐이었다.겨울방학을 맞아 이번엔 파주에서 출발해 한반도를 한 바퀴 도는 전국일주를 계획했다. 여행지는 아들이 배웠던 3학년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지역과 앞으로 배울 4학년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지역으로 정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교과서가 보여주지 못하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배울 것이다. 김선영 누리다문화학교 교장“다문화 친구 ‘돕는 일=좋은 일’ 말해주세요!” “최근 우리 아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보고 한국 학교에서 참여 수업을 함께 하자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작지만 조금씩 다문화 친구들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끼죠. 우리 아이들도 세상과 부딪혀 가면서 성큼 성장해 나가고 있죠.”지난해 교내 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 활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누리다문화학교’. 이 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다문화 학생들을 교육하는 대안학교이다. 김선영 교장은 “합창이란 도구를 통해 아이들이 노래를 직접 만들고 무대에도 오르면서 자연스레 자존감은 물론 주체성, 책임의식까지 배우게 됐어요. 학년 초 만해도 주위의 편견어린 시선 등으로 의기소침했던 아이들인데 세상 밖으로 뛰어 들어가 활발하게 활동하며 내면의 성장을 이뤘답니다”라고 말한다.김 교장은 “올 해는 그동안 받은 사랑을 이웃들에게 돌려주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봉사를 통해 이웃 사랑과 배려의 정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한해가 됐음 해요”라고 말한다. 김 교장은 또 “학교나 사회에서 다문화 친구들을 돕는 일이 ‘좋은 일’, ‘훌륭한 일’이라고 말해주는 어른들과 교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생각이 곧 아이들의 생각이니까요”라고 강조한다.고양시 열린청소년쉼터 윤기선 소장‘꾸미준’이 더 활성화돼 아이들의 자립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고양열린청소년쉼터의 윤기선 소장은 교회의 목사로 활동하면서 2004년부터 고양시에서 청소년복지시설인 청소년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며 가정ㆍ학습 등 개인문제로 가출한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일정기간 거주하게 한 후 사회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청소년쉼터를 운영해왔다.“성년이 돼 쉼터를 퇴소한 후 아이들이 자립을 해야 하는데 그럴 여건도 준비도 안 된 아이들은 또 다시 방황하고 나쁜 길로 들어섰어요.” 고심 끝에 윤 소장은 2010년에 ‘꾸준히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이라는 뜻으로 고양시에 위치한 청년 자립지원 교육관 ‘꾸미준’을 열었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힘을 길러주기 위해 ‘꾸미준’에서는 공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아이들이라 그런지 뭐든 스펀지처럼 잘 흡수해 빨리 배우고 솜씨도 좋아요. 그래서 고양시 브랜드상품 공모전에서 입상해 브랜드상품으로 지정을 받기도 했고 경기도공예경진대회에 나가 특선과 입선을 했고요. 전국대회에서도 입상을 했어요. 지난해 11월 열린 고양시 기예경진대회에는 7명이 나가 다 상을 타왔어요.” 딸(?)들 자랑이 끊이지 않는 윤 목사는 “매년 똑같은 바람이지만 ‘꾸미준’이 아이들의 자립을 위한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것이죠. 올해는 이제 아이들 실력도 수준에 올랐으니 아직 나이가 어려 강사활동은 못하지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일반인도 ‘꾸미준’에서 다양한 공예를 배울 수 있도록 오픈할 계획이에요. 2017-01-21
- 유기견 돕기, 아직은 부족한 손길 작은 관심도 큰 도움 될 수 있어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안타깝게도 유기견 문제 또한 더불어 커지고 있다. 추운 겨울은 버려진 유기견들이 살아가기 쉽지 않은 계절이다. 대부분의 유기견들은 비닐하우스나 창고로 된 보호소에서 생활한다. 난방이나 따뜻한 온기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런 유기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옷일 것이다. 그 옷을 만들어 유기견 보호소에 보내는 이웃이 있어 그들을 만나 보았다.추운 겨울 유기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옷매주 수요일이면 파주 목동동에 있는 서영희씨 집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든다. 유기견 옷을 만들어주기 위해 모인 이들은 서씨가 돌보는 강아지들과 인사를 하고, 서로의 안부도 물으며 반가운 웃음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서영희씨의 설명에 따라 강아지 옷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재단도 하며 분주히 손길을 움직인다.서영희씨는 유기견을 위해 옷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혼자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 자신의 사연을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네이버) 카페에 올렸다. 그의 글을 읽고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 최근엔 5~6명의 사람들이 함께 모임에 참여한다.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집은 반려견을 위해 대여섯 벌의 옷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옷이 필요한 것은 따뜻한 집에서 사는 반려견이 아니라 추운 비닐하우스에 사는 유기견이라고 서영희씨는 강조한다.“유기견 보호소에는 유독 대형견들이 많아요. 소형견들은 그나마 입양이 좀 되는 편인데, 대형견들은 입양이 어렵답니다. 그리고 소형견 옷은 기증이 종종 들어오지만 대형견 옷은 아무래도 판매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가격이 비싸서 기증이 잘 들어오지 않아요. 그래서 보호소에 있는 대형견들을 위해 옷을 만들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봉사도 하고 강아지 옷 만들기도 배워요처음엔 사람들이 입던 헌옷을 재단해 옷을 만들었다. 하지만 10~15kg의 대형견들이다 보니 사람 옷 한 벌로 강아지 옷 한 벌 만들기가 어려웠다. 성인 수면바지 하나로 12kg 정도의 강아지 옷 한 벌이 간신히 나왔다. 결국 함께 동참하는 이웃들과 십시일반 비용을 모아 원단을 구입하기로 했다. 유기견 옷 만들기 취지에 동참하는 이들이 기부금도 보내줘 방한이나 방풍이 되는 기능성 원단과 누빔 원단 등을 구입해 옷을 만들게 됐다.수요일 모임에서 서영희씨로부터 옷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엔 원단을 집으로 가져가 집에서 작업을 하기도 한다. 옷을 다 완성하면 택배나 지인을 통해 행동사(행동하는 동물사랑 카페-네이버)에 전달한다. 이렇게 한 두 벌 이상 옷을 만들다 보면 강아지 옷 만들기가 한결 수월해지고, 돈 주고 배우지 않더라도 강아지 패턴과 옷 만들기 과정을 저절로 익히게 된다.모임을 시작한 서영희씨는 20대부터 재봉틀을 사용해 자신의 옷을 만들어 입었다고 한다. 강아지를 키우고 난 후부터는 강아지 옷 패턴을 직접 그려 만들고, 반려견을 위한 맞춤옷을 주문받아 만들어주기도 한다. 주인과 반려견의 커플룩이나 특수 사이즈의 대형견 옷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서영희씨는 “젊었을 때부터 취미처럼 배워 온 재봉틀 기술을 유기견 돕는데 쓸 수 있어 뿌듯하다”며 “유기견을 돕는 손길이 많이 부족해 겨울엔 이불이나 담요를 기부하는 작은 관심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모임에 동참한 조선희씨(후곡마을)는 “집에 있는 재봉틀로 막내 딸 옷을 만들어주다가 최근엔 반려견인 토리의 옷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모임에 오면 봉사도 하고 강아지 옷 만드는 기술도 배울 수 있어 하루를 유익하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7-01-21
- 별이 된 여름아~ 한이 언니 힘내라고 응원해줘, 사랑해!! 뛰어놀다가 잠깐 쉴 때면 3년 전 수술한 다리가 불편한지 쭉 펴고 앉았던 여름이가 별이 됐어요. 앞으로 10년은 더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인간 식구들 회사와 학교간 사이 3달 차이인 수컷 봄이만 있는 집에서 쓸쓸히 4살의 생을 마감했네요.4명의 집사들이 다 충격이지만 둘째 딸 한이의 슬픔이 제일 큽니다.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눈물샘을 터뜨리는 엄마, 언니와 달리 한이는 식구들 앞에서는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던 아이입니다. 그런 한이가 통곡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그도 그럴 것이 개냥이인 봄이와 달리 여름이는 자기가 와서 몸을 쓱 문지를 뿐 사람에게 안기거나 애교와는 담을 쌓은 시크한 아이였거든요. 그런 여름이가 얼굴만 봐도 ‘야옹’ 소리내며 졸졸 따라다닌 유일한 집사가 한이였어요. 3명의 집사들이 부러워했죠. 잠도 꼭 언니랑만 잤어요. 자다가 새벽에 놀아달라고 발을 물 때가 있다면서 가끔 방에서 내 보내면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저를 바라보며 계속 ‘야옹’거리죠."어이 거기 늙탱이 수컷 집사야. 소파에서 뭐하냐. 빨랑 와서 언니방 문 좀 열어라."아빠인 저는 이럴 때만 필요한 집사였죠.다리 수술 이후 병원 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어요. 정기검진 좀 받아보려고 케이지를 꺼내면 금방 눈치 채고 집안 구석에서 하루 종일 숨어 지내는 통에 병원 가기를 포기하고 “설마 어린 나이에 아프겠어” 했던 방심이 후회됩니다. 6식구 중 가장 단단한 애정으로 묶였던 환상의 자매조가 이별을 고했어요. 한이로서는 소중한 존재와의 첫 이별이겠죠. 슬픔을 겪은 한이의 속내가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 “여름아 네가 있어 정말 행복했고 고마웠다, 한이 언니 힘내라고 응원해줘. 사랑해!”2017년 1월 아빠 김준홍 씀 2017-01-21
- “경제 동아리와 소논문으로 전공 역량 어필했어요” 앞으로 대입은 정시가 아닌 수시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의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은 78.4%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율이 7대 3으로 잡혀가고 있어 ‘수시’ 전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지역 고등학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합격 Key, 면접관의 긍정적 반응대일고등학교(교장 이자욱) 3학년 김중석 학생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올해 수능 만점자 중 2명이 경제학부를 지원할 만큼 인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학과인지라 사실 중석군은 합격을 기대하지는 않았다.“기대하면 실망이 더 클 것 같아서 마음을 비우려고 했어요. 예정보다 하루 일찍 서울대가 합격자 발표를 했는데 떨려서 홈페이지를 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합격 명단을 확인하고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확인을 했는지 몰라요.”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전형을 치르는 서울대 일반전형에서 중석군은 합격비결을 면접으로 꼽았다.“2차 심층면접에서 수학 2문제와 사회과학 2문제가 출제됐어요. 15분의 면접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검토하고 있을 때 면접관이 ‘1번 수학문제를 마지막 줄만 읽고 다시 구해보라’는 추가질문에 검토해보니 반대로 풀었더라고요.”마지막 1분의 추가질문과 풀이과정을 지켜본 면접관의 긍정적인 반응이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중석군과 이완선 담임선생님은 조심스레 짐작했다. 경제에 대한 관심, 동아리로 연결중석군의 꿈은 경제학자다. 뉴스에서 환율, 부채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 하나씩 공부하다보니 경제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한두 개씩 경제 지식이 쌓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이 보였고 경제라는 것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경제 성장률, 국가 간의 무역, 대외 관계 등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이것이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제학 책을 통해 알게 됐고 학문으로 경제를 공부하고 싶었습니다.”경제에 대한 관심은 경제동아리에서 드러난다. 1학년 때 참여한 정규동아리 ‘경제토론부’에서는 부장으로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 토론의 장을 펼쳤다. 하지만 1년 동안 토론을 한다는 것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져 2학년 때는 ‘I-CEO’로 동아리 명칭을 바꾸고 경제경영동아리로 모의투자게임, KRX(한국거래소, Korea exchange), 금융위기, 대공항, 베이징 중국 위기 등이 왜 일어났는지, 얼마나 손실이 됐는지 조별로 조사해서 발표하면서 경제 지식이 늘어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경제관련 책은 자율동아리 ‘즐거운 책읽기 반’에 참여하면서 확장했다. 올림픽 관련 소논문, 전공적합성 강조전공적합성은 경제를 좋아하는 친구 4명과 힘을 합쳐 작성한 소논문으로 어필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생각하는 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이에 대해 연구해 보기로 했다.1년 동안 ‘국제 스포츠대회가 주는 경제성’이란 주제로 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해 건설한 구장, 호텔 등이 국제대회를 치르고 난 다음 경제적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역대 올림픽 사례를 찾아 봤다. 실제 일본 나가노 올림픽 이후 경제 위기에 직면했던 사례, 그리스 올림픽 이후 그리스부도 사태 등을 사례로 올림픽 연도를 기준으로 GDP증가율을 비교하고 문헌조사를 했다.“I.O.C가 평창올림픽을 일본과 나눠 면 어떻겠냐는 권고를 했을 때 국민정서 때문에 그 말이 쑥 들어가 버렸어요. 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평창올림픽은 선수들을 위한 콘도를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등 10~20년을 바라보고 준비해야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경제신문이 후원하는 한국경제청소년체험대회도 참가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발전을 주제’로 열린 이 대회에서 ODA(공적개발원조)를 연구해 보고서로 제출했다. 창업계획보고서도 제출했는데 인쿠르트를 방문해 인터뷰를 하던 중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노령인구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데 정해진 룰 없이 기업이 편한 대로 채용하는 것을 알아냈다. 함께 참여한 팀원들은 인쿠르트에서 힌트를 얻어 ‘실버산업 인쿠르트’를 개발해 노인이나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창업아이디어를 제출했다.영어동화책 읽어주기 봉사, 인성과 실력 드러내중석군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으로 자소서 3번에서 영어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었다.도서관에서 한 달에 두 번 영어책을 읽어주다 보면 처음에 낯을 가리던 아이들도 친해져 책 읽기보다 놀아달라고 한다. 책을 읽어주러 왔는데 놀아달라고 하니 갈등이 생긴 중석군은 놀이와 책읽기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고 이런 활동은 자소서 3번 갈등극복사례로 작성할 수 있었다.“오직 입시를 위해 교내 대회에 참여하고 상을 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원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입니다. 학생부 한 줄 기록하려고 대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다보면 길이 생깁니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다 전략이 틀리면 혼돈하게 됩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다보면 기다리던 결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2017-01-21
- 자장면의 추억 새해가 시작되면서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매일 출근해 신학기 계획을 세우고 공문서를 처리하느라 시간이 어찌 흘러가는지 잠시 앉아서 일했을 뿐인데 점심을 훌쩍 넘기기가 일쑤다. 찬바람이 부는 창밖을 바라보며 그간의 교직생활을 생각해 보는데 오늘은 우리학교 3회 졸업생이었던 제자들과의 재미있었던 일이 생각난다.교실에서 사라진(?) 제자들지금은 30대 후반의 멋진 녀석들로 변했지만 그땐 말썽도 많았고 다치는 경우도 엄청 많았다. 지금처럼 겨울방학에 그땐 보충수업을 전체가 실시할 때여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시간표대로 4시간씩 오전에 수업을 받았다. 처음에는 다들 새 학년 준비를 위해 열심히 공부도 하고 그런대로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일주일쯤 지났을 때로 기억된다. 3교시가 영어시간이었는데 다른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던 나에게 영어선생님이 찾아오셔서 다급한 목소리로 “선생님! 교실에 애들이 10명밖에 없어요! 수업을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나는 깜짝 놀라서 교실로 달려갔고 상황을 확인해 보니 교실에 45명이 있어야 하는데 10명밖에 없고 나머지는 가방은 있는데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교실에 남아 있던 몇 명의 아이들에게 탐문한 결과 2교시 끝나고 쉬는 시간에 인근의 오락실로 모두 게임을 하러 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엔 휴대전화도 없는 시기여서 달리 연락할 방법도 없었고 무작정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열이 받을 대로 받은 나는 수업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는 4교시가 끝나기 전에 교실 문 앞에 가서 몽둥이를 들고 교문을 바라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다.수업이 끝나기 10분전 쯤 녀석들은 정문 경비실에서 보일까봐 허리를 잔뜩 수그리고 일렬종대로 마치 뱀이 기어가듯 교사로 뛰어들었다. 1차로 올라온 20여명을 복도에서 붙잡아 몽둥이 뜸질을 하고 있었는데 나머지 녀석들은 그 기세를 보고 도저히 들어 올 수 없었던지 다시 도망을 가버렸다. 나는 화가 나서 교실 출입문을 모두 잠그고 열쇠를 책상에다 감추어 버렸다. 그리고 도망을 나간 녀석들 집집마다 전화를 해서 사실을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한차례 폭풍이 휘몰아치고 점심 끼니도 거른 채 퇴근하려고 일어서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집에 있는 아내의 전화였다. 내용인즉 한 두어 시간 전부터 아파트 입구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학생들 10여명이 우리 집 앞 복도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어디서 본 듯한 학생들이라고 한다. 그러더니 이내 우리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던 우리 반 학생들 같다고 이야기 한다. 화가 잔뜩 난 나는 집사람에게 “당신이 밖에 나가서 그 놈들 전부 무릎 꿇고 꿇어앉아서 기다리라고 해!”말은 했지만 전달해 줄 리 만무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부리나케 달려갔다. 내가 차에서 내리고 아파트 출입구에 들어서니 기가 막힌 상황이 펼쳐져 있다. 이놈들이 내가 오는 것을 망을 보고 있다가 모두 꿇어앉아서 목을 늘어뜨리고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아파트 주민들이 내다보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제자들을 집까지 불러서 야단하는 아주 몰상식한 선생으로 낙인찍힐 위기의 순간이었다. 나는 전부 돌아가라고 소리를 냅다 지르고 밖으로 다 내몰았다.집으로 들어서는 나를 향해 집사람은 아이들이 몇 시간째 추운 밖에서 떨었을 터인데 뭘 얼마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이건 좀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건넸다. 나는 이미 화가 난 상태였기에 그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그랬더니 집사람이 대뜸 좀 있으면 자장면 배달 올 거니까 그때 아이들과 함께 먹으라고 한다. 그러더니 문을 열고 아이들을 모두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불러들였다. 나는 기가 막혔지만 집사람이 하는 대로 그냥 보고만 있었다. 아이들이 거실에 들어와 벌을 서듯이 서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고 마침 자장면이 배달되었다.그렇게 우리는 둘러 앉아 자장면을 먹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고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돌려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기에 자장면을 먹었던 아이들을 복도로 불러내 엉덩이를 두어 대씩 매질을 했다. 그런데 어제 맞았던 녀석들이 불공평하다고 아우성이었다. 어제는 정말 맞으면 죽을 것 같았는데 오늘은 너무 살살 때린다고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미 우리는 자장면을 나누어 먹은 사이가 아닌가. 그렇게 그날의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다.말썽쟁이 제자들, 사회에서 나름의 역할하고 있어그리고 지난 12월 28일 반가운 얼굴들을 상봉하게 되었다. 바로 그날 자장면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났다. 어떤 녀석은 기자가 되었고, 또 어떤 녀석은 국내 최고기업의 반도체 분야 연구원이 되었고, 또 어떤 녀석은 의사가 되어 정형외과 전문의가 되었다. 또 어떤 녀석은 박사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고, 또 어떤 녀석은 가업을 이어 사업에 매진해 지금은 꽤 큰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었다. 또 어떤 녀석은 일반기업의 중견 간부로 그리고 어떤 녀석은 교수가 되었다.10여명이 모인 그 자리에 절반은 내가 주례하고 결혼식을 치른 녀석들이다. 이제는 초등학교 학부모가 된 녀석도 있고 모두가 30대 후반의 가장들이 되었다. 우리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옛일을 이야기하며 그날 자장면을 먹었던 일을 회상하곤 다들 박장대소하고 웃었다. 나는 매를 맞았네, 나는 자장면 곱빼기를 먹었네, 이렇게 서로 옥신각신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그날 컨디션이 별로 좋이 않았던 나에게 잠자리에 들 무렵 메시지가 몇 통 계속 왔다. 녀석들이 돌아가며 “선생님 아프지 마시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다음엔 사모님도 꼭 모시고 나오세요!” 등등의 내용이었다. 잠자리에 누운 내 콧등이 시큰해졌다. 모두들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며 번듯하게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내 제자들. 그래 난 너희가 있어서 참 행복하다. 그리고 고맙다!속으로 고마운 마음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행복해 했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교단을 떠나지 않고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사랑하는 내 제자들의 나를 향한 그 순수한 사랑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하루하루의 삶이 내겐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으로 기억되기 위해 교실로 향하는 계단을 기분 좋게 오른다.김재수 교사(중산고 생활지도부장) 201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