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검색결과 총 3,335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11층 이상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내년부터는 11층 이상 아파트의 경우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5층 이상인 다가구·다세대·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모든 층의 주방에 자동식 소화기를 설치해야 한다. 소방방재청은 28일 ‘새해부터 달라지는 재난관리행정’을 발표했다. 방재청에 따르면 범정부적인 재난대응 역량을 확대·강화하고 선진형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 그리고 국민이 다함께 참여하는 ‘국가재난대응종합훈련(CPX)’을 내년부터 매년 4월경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폭설·이상기온 등 긴급한 재난정보를 휴대폰의 CBS(Cell Broadcasting Service) 기능을 이용해 긴급 재난문자방송 송출서비스를 실시한다. 응급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악의적 또는 상습적으로 119에 신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며, 응급환자 이송시 환자와 보호자의 병원선택권도 일부 제한할 방침이다. 방화관리자 자격시험제도를 도입해 기존에 3일간 강습교육 수료자에게 부여됐으나 새해부터는 4일 강습교육 수료 뒤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만 자격을 부여한다. 시·도지사가 지정한 물놀이 취약지역에 자원봉사 시민으로 구성된 119시민수상구조대원을 7~8월에 배치하여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저지대 침수대책 및 배수펌프장 설치 등 재해예방사업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5년 단위 풍수해 저감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광역도시계획?도시기본계획 등에 반영해야 한다. 자연재해발생시 신속한 구호 및 복구를 위하여 사전에 복구비를 지급하고 복구 완료후 반환요건이 발생되면 반환 조치해야 한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2004-12-28
- 증협 한국증권업협회(회장 黃健豪)는 12월 27일(월) 20층 강당에서 지난 11월 28일 실시한 제2회 전국고교증권경시대회의 개인수상자 및 우수학교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증권업협회가 주관하고 증권거래소 등 5개 유관기관과 삼성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대회는 전국 210개 고교, 1,507명의 학생들이 참가하였고, 평균점수가 57.24점(100점 만점)을 기록하였다. 최우수상으로는 대구 능인고 최병길 군이 94.94 점으로 최고 점수를 차지하여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했다. 최 군은 수상소감으로 장차 “경제학도가 되어 경제구조와 빈곤퇴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설명 : 사진 우측에서부터 박만주(우수상, 명덕외고), 손석준(장려상, 대원외고), 김혜영(장려상, 대원외고), 황건호(한극증권업협회 회장), 최문일(장려상, 잠실고), 오혜신(장려상, 백석고) 2004-12-28
- 나치표식, 원래는 ‘기쁜 소식’ 의미 영국 해리왕자의 나치완장 사용으로 인한 파문이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지않다. 세계언론과 유태인들의 집중공격을 받자 아버지 찰스 왕세자는 해리왕자에게 “사죄의 뜻으로 아우슈비츠를 방문할 것”을 지시하고 할머니 엘리자베스여왕은 대학살 추모일을 맞아 생존자들을 초청하여 리셉션을 베풀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독일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나치 상징물의 사용을 모든 유럽국가들이 법으로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이의가 제기될 뿐 아니라 흔히 나치 문양으로 알려진 스바스티카는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나기 수천 년 전부터 세계 각처에서 사용되어온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흔히 나치문양으로 알려진 스바스티카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소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스바스티카 문양은 수천년 전부터 인도에서 사용되었는데 특히 브라만교에서는 행운과 윤회를 상징했으며 시계방향 혹은 시계반대 방향으로도 그렸다. 그러나 이 문양을 고대인도인들만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고대도시 트로이의 페허에서도 발견되었고 중국 한나라 시절 천문학 서적에서도 혜성을 나타내는 기호로 쓰였다. 마야문명과 아메리카인디언들도 이 문양을 사용했다. 불교와 자이나교에서도 종교적 상징물로 사용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불교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바스티카는 유럽에서도 히틀러 이전부터 사용되었다. 인도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영국작가 루디야드 키플링은 나치가 스바스티카를 사용하기 전까지 그의 모든 저서 표지에 스바스티카를 그려 넣었고 영국 스카우트대원들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다. 스바스티카는 또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광산 마을의 이름이기도 하다. 2차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정부는 마을 이름을 바꾸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도 있다. 그러나 원래 행운을 상징했던 스바스티카 문양은 독일 나치당이 사용하면서 유럽인들의 마음 속에는 오로지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표시로 각인되었다. 나치는 게르만족이 인도와 유럽 전역에 걸쳐 퍼져나갔던 아리안족의 진정한 계승자이기 때문에 아리안문화의 상징인 스바스티카가 독일 나치당의 상징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나치는 스바스티카를 하켄크로이츠라고 불렀는데 히틀러는 그의 저서 ‘나의 투쟁’에서 “수 많은 시도 끝에 붉은 바탕에 흰 원을 그리고 그 가운데에 검은 색 스바스티카를 그려 넣은 나치깃발을 손수 디자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광호 리포터 holhol@naeil.com 2005-01-21
- 경찰 수능부정 수사 다각화 경찰이 휴대전화 수능부정 사건에 대한 수사 태도를 180도 바꿨다. 각종 제보와 새로 적발된 사례 등을 종합한 결과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대리시험 용의자가 적발됐다. 인터넷을 통한 부정행위 제안이 횡행했다는 사실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번 수능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도 더 이상 광주지역에 국한된 휴대전화 커닝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이버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전남지방경찰청은 광주 지역 수능부정 3대 의혹에 대한 전면재검토 의지를 밝혔다. ◆돈거래 대리시험 사실로 밝혀져 = 소문으로만 떠돌던 대리시험의 실체가 처음 드러났다. 23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재수생 ㅈ(20·여)씨는 이번 수능에서 620만원을 주고 서울 S여대 휴학생 ㄱ(23·여)씨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ㅈ씨는 당초 경찰 진술에서 ‘친척간이며 돈거래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실제 대리시험을 치르던 ㄱ씨는 수능시험 3교시가 돼서야 뒤늦게 감독관에게 적발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수능 시험의 관리감독이 부실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더구나 ㅈ씨 진술에 따르면 감독관이 ‘문제가 생기면 결시처리해주겠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은폐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두 사람이 인터넷 상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했다는 점과 ㅈ씨가 경찰진술에서 “인터넷에 대치동은 기본이 1000만원이며 지방대 의대는 200만원~300만원 정도로 대리시험 광고가 나돌고 있으며 학원가에도 브로커가 있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조직적인 대리시험 브로커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최광식 전남지방경찰청장은 23일 광주지역 휴대전화 수능부정 3대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를 의지를 밝혔다. 추가조사 대상으로는 △부정행위 가담자가 경찰이 발표한 141명 보다 훨씬 많은 230~240명에 이른다는 의혹 △부모들의 부정행위 묵인·지원 여부 △부정행위 대물림 의혹 등을 꼽았다. ◆온라인도 예외 없다 = 수능부정 사건에 대한 수사가 사이버 공간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3일 14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전체 사이버 수사대원 29명 가운데 절반을 투입한 대규모다. 주된 수사대상은 △휴대폰 등 통신기기를 이용해 정답을 주고받은 행위 △대리응시를 하고 사례금을 받은 행위 △대리응시를 약속하고 착수금만 편취한 행위 △면접시험을 대리응시해 주겠다고 제안, 알선한 행위 등이다. 전담팀은 23일 현재 이미 6건의 수능부정 관련 게시글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수사의뢰한 두 건과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교육청 게시판 등에 올라온 게시글 4건이 대상이다. 서울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시된 제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 네티즌은 최근 게시글을 통해 “서울 은평구와 노량진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브로커에게 과목당 80만원을 주고 커닝 신청을 했다”며 “펜 끝에 카메라가 달린 카메라펜으로 시험지를 비추면 브로커들이 진동장치를 통해 해답을 보내준다”고 제보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2004-11-24
- ‘핸드폰 커닝’ 경찰이 자초했다 수능전날 주동자 8명 명단 입수하고도 검거만 신경 가담자 A군 양심가책 느껴 16일 오후 사건전모 신고 경찰이 수능부정 사건에 직접 가담했던 학생으로부터 수능일 바로 전날 전모에 가까운 제보를 받고도 검거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대규모 부정사건을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경찰에 어렵게 제보했다. 그러나 경찰은 검거에만 치중했다. 교육당국과 협조했으면 사전예방도 가능했지만 경찰의 관심은 예방이 아니었다. 대규모 학생 범법자를 경찰이 양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2일 수사결과 중간브리핑 과정에서도 제보접수와 대응과정에 대해 책임회피로 급급했다. ◆제보자는 가담했던 학생 = 수능전날인 16일 오후 광주시내 B고 3학년인 A군은 망설임 끝에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112 상황실에 전화가 걸어 대규모 입시부정이 준비되고 있다고 제보했다. 경찰은 제보를 받고 곧바로 A군의 거주지와 가까운 광주 동부경찰서 00지구대에 명령을 하달했다. 박 모 지구대장과 대원 2명이 A군의 집을 찾아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서 A군은 함께 모의한 주동자 8명의 명단과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경찰에 건넸다. 휴대폰 6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수능 부정이 준비되고 있다는 진술도 덧붙였다. 이 같은 제보는 곧바로 광주 동부경찰서에 보고 됐다. 이때가 오후 6시 10분쯤. 광주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제보자는 수능부정 사건 초기 가담자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발을 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부경찰서는 22일 공식 수사보고에서 “제보자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발뺌했다. 광주시교육청에도 이런 사실을 전날이 아닌 수능당일인 17일이 돼서야 통보했다. ◆검거와 보고로 통보 늦어 = 경찰이 A군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런 사실을 교육청에 곧바로 통보했다면 대규모 입시부정을 막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쪽지에 적힌 휴대전화로 범행 모의 여부만 확인했다면 사건 자체를 예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다음날인 17일 9시 40분에서야 광주교육청에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 무려 15시간이 지난 후다. 경찰은 이때까지 통신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본지 확인결과 경찰은 외부 협조를 미룬 채 주동자 검거작전을 치밀하게 수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가 건넨 명단에 있는 학생들의 고사장 위치까지 파악해 병력 배치 등 검거계획을 세웠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16일 저녁부터 밤새 경찰력 이동 등 검거 작전을 세웠다. 이동에 앞서 경찰서장 승낙을 받기 위해 17일 오전 9시까지 기다렸다. 경찰이 예방보다 검거에 초점을 맞추고 내부 보고체계를 거치느라 수능 비리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교육청에 명단 알리지 않아 = 교육청에 주동자 8명의 명단을 제공하지 않은 점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경찰은 17일 오전 9시 40분 교육청에 수능부정 내용을 통보하면서 검거 협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수능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이 치러지고 있던 때라 경찰이 수험장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교육청도 시험에 지장을 우려해 경찰의 진입에 반대하고 대산 8명의 명단을 요구했으나 검찰은 이를 건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 교육청 관계자는 “경찰의 통보를 받고 시험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시험장 진입을 막았다”며 “부정방지를 위해 명단을 요청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교육청에 최소한 주동자 명단만이라도 넘겼다면 사건이 이처럼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번 수능 부정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피의자는 총 141명. 이중 12명에 대해서는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거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경찰이 결국 대규모 학생범법자들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구본홍 방국진 기자 16일 오후: 휴대폰 커닝 가담자 A군 112에 제보전화. 동부경찰서 산수지구대에서 제보자와 만남 16일 오후 6시10분: 산수지구대로부터 동부경찰서로 제보내용 보고 16일 저녁-17일 새벽: 주모자 8명 고사장 파악, 병력배치 등 검거계획 수립 17일 오전 9시: 서장 보고 17일 오전 9시 40분: 교육청에 통보 19일: 동부경찰서 가담자 검거 등 본격수사착수 2004-11-23
-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한 산악인 오은선씨 한 발 한 발 천천히 내딛었다. 갑자기 숙연해지면서 가슴 속 저 밑바닥으로부터 뭔지 모를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엘브루스, 매킨리, 아콩카과, 에베레스트, 킬리만자로, 코지우스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높은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온 몸을 휘감았다. 2004년 12월 20일 AM 5:20. 드디어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 정상에 우뚝 섰다. 2년 4개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오르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오은선씨(영원무역)의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은 국내 여성 산악인으로는 처음이고 허영호(1995년), 박영석씨(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그의 가슴 속에 산이 들어온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북한산 인수봉에서 암벽등반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커서 꼭 해보리라’ 했다. 85년 수원대 전산학과에 입학하고 산악부에 들어갔다. 2학년 봄 인수봉에서 첫 암벽등반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말로 표현 못할’ 성취감을 느꼈다. 대부분 암벽등반 후에는 파김치가 되는데 그는 펄펄 날았다. 산악부 선배들은 ‘너처럼 암벽등반 신나게 하는 애는 첨 봤다’며 혀를 내둘렀고 그때부터 그는 ‘날다람쥐’로 불렸다.” 안정된 직장 버리고 세계의 지붕으로 가다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오르고 싶어 하는 ‘꿈의 봉우리’ 에베레스트. 93년 드디어 그에게 기회가 왔다. 그러나 당시 공무원(서울과학연구원 전산직)이었던 그는 원정기간 3개월을 휴가로 얻지 못하면 에베레스트를 포기하든지 평생 보장된 밥그릇을 포기하든지 선택을 해야 했다. 휴가계를 내밀어 봤으나 “씨알머리도 먹히지 않았다”. 사표를 던졌다. 당시 여성 산악인으로만 꾸려진 원정대 중 지현옥(99년 추락사), 최오순, 김순주 세 사람이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했다. 지원조로 참가한 그는 고소 적응이 안 돼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남동릉 루트로 7천300m까지만 오르고 에베레스트와의 첫 조우를 아쉬움 속에 마쳐야 했다. 평생직장을 ‘용감하게’ 버린 그 앞에 놓인 세상은 “험난했지만” 그는 기죽지 않았다. 주5일 근무에 주말이면 자유롭게 산에 다닐 수 있는 직업으로 학습지 교사를 4년 정도 했는데 무슨 일이든 즐겁게 하는 그는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인기 짱’이었다. 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동안 몽블랑(4천800m, 96년) 등반에 성공하면서 ‘고소 첫 경험’도 마쳤고 97년 대학산악연맹 히말라야 원정대에 참가해 처음으로 8천m봉(가셔브룸2봉 8천35m)에도 올랐다. 삶과 죽음 그 경계에 서서 오씨가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을 목표로 세우게 된 계기는 2001년 박영석씨가 히말라야 14좌(8천m 이상 봉우리) 마지막 등정이었던 파키스탄 K-2봉 등반에 성공하는 걸 보면서다. 산악인들은 히말라야 14좌, 7대륙 최고봉, 남극점·북극점을 ‘그랜드 슬램’이라 일컫는다. “영석이 형이 목표했던 히말라야 14좌를 정복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있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어요. 맹목적으로 산에만 가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도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기 위해 나 자신과 싸워보자 결심했죠.” 오씨는 팀워크가 생명인 히말라야 14좌 도전은 함께 도전할 여성 산악인이 거의 없어 포기하고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을 목표로 삼았다. 2002년 8월 유럽 최고봉 엘브루스를 시작으로 이듬해 매킨리에 이어 2004년 5월, 그 앞에 에베레스트가 다시 다가왔다.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산행이 될 줄은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지만…. # 5월 19일 에베레스트로 가는 마지막 캠프 8천300m 시간이 점점 흘러가는데 장비를 지원해주러 온다는 셀파는 아직도 오지 않는다. 산소가 부족하다. 내 몸은 점점 나른해져 가고 사고도 행동도 판단력도 흐려져 간다. 끊겼던 무전기에서 정상 등정한 외국팀이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연락이 왔지만 그마저도 또다시 감감무소식. 숨쉬기조차 힘든 늦은 밤이 돼서야 계명대 팀을 지원하러 갔던 셀파가 내려와 산소 장비를 건네줬다. 자, 이제 어떻게 하지? 내 몸은 너무 지쳐 있어 이 상태로는 정상에 설 수 있다는 확신도 없다. 여기서 등반을 포기해야 하나. 내려가야 하나? “도저히 내려갈 수 없었어요. 이제까지 쏟아 부은 열정을 포기하긴 너무 억울했거든요. 한 발자국이라도 올라가자, 나의 한계는 분명 있을 테고 그 한계까지만 미련 없이 갔다 돌아오자, 정상이 아니면 어떠냐, 계명대 팀이 어떤 상태인지 볼 수 있는 사람도 나밖에 없다, 그래 가보자 했죠.” 그가 선택한 북동릉 루트를 따라 가면 정상에 오르기 직전에 스노우 피라미드가 나타난다. 급격한 경사의 거대한 바위지대인데 베테랑 산악인들도 꺼리는 구간이다. 난코스인 세컨드 스텝에 올라서는 순간 그는 숨을 멈췄다. 계명대 산악부 박무택 대장의 시신이 거기 있었다. 박 대장은 “8천500m 고봉에서 비박을 두 번 하고도 살아남았던 뛰어난 산악인”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젖어든다. “도대체 널 구하러 올 사람이 누가 있다고 너는 여기에 이렇게 있느냐”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뿐이었다. 1시간여의 사투 끝에 오은선씨는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8천848m) 정상에 ‘홀로’ 우뚝 섰다. 93년 3명의 여성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이후 11년 만에 ‘단독 등정’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것도 잠시. 하산은 죽음의 레이스였다. 라스트 캠프를 불과 몇 미터 앞두고 탈진한 그는 하이포서미아(저체온증)로 그대로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너무 편안했어요. 그렇게 안락할 수가 없더군요. 가벼운 솜사탕 속에 포근히 안겨 있는 듯했죠.” 만약 그 상태로 시간이 좀 더 흘렀다면 그 또한 에베레스트에 묻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날은 3명의 한국 원정대원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하다 유명을 달리했을 만큼 눈보라가 심했다. 그러나 아직 그에겐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나보다. 순간 섬광이 번쩍하듯 정신이 들었다. 희망에 도전하는 내 모습에서 용기 얻었으면 죽음의 산행에서 돌아온 후 그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한편으로는 “겸손해졌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참으로 작은 존재였으므로. “내 산행의 마침표는 원래 떠났던 자리예요. 우리 집에서 떠났으니까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산행의 마지막이죠. 그래서 정상에서 5분 이상 머물지 않아요. 오고자 하는 곳에 왔으면 그걸로 된 거죠. 더 중요한 것은 사고 없이 무사히 내려가는 거예요. 대부분의 사고는 하산 길에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오은선씨에게 있어 “산은 생을 마치는 그 날까지 함께 할 삶 그 자체”다. “숨조차 쉴 수 없는 높은 산에 도전하고 마침내 그 정상에 올라선 산악인들의 모습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연말 귀국해 아직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그는 23일~29일 금강산으로 들어간다. 한국등산학교 30주년 기념행사로 열리는 빙벽교실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 2005-01-13
- 넋 나간 도시철도공사 새해 첫 출근길은 아찔했다. 3일 오전 7시 13분쯤 서울 가리봉역에서 온수역 방면으로 가던 지하철 7호선에서 방화로 인해 전동차 3량이 불에 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부상자만 1명이 발생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화재 발생 후 도시철도공사의 대응 방식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지난해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수많은 지하철 안전대책을 발표한 것이 헛구호에 그쳤기 때문이다. 우선 철산역에서 최초 화재가 났을 때 승객들이 대피하고 연기가 나는데도 기관사는 승객을 태운 채 다음역인 광명사거리역까지 무려 6분 동안이나 운행했다. 각종 가연성 재료로 가득 차있는 객차 구조상 이 정도 시간이면 객차 몇 량은 태우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더욱 어이없는 일은 광명사거리역에서 일어났다. 화재 신고를 받은 역무원과 공익 3명이 소화기를 들고 눈에 보이는 불씨만 잡은 채 열차를 그대로 운행했다. 당시 폐쇄카메라 화면에는 연기가 자욱하고 승객들이 대피하는 모습이 잡혔다. 그런데도 119대원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종착역까지 무려 12분이나 달렸다. 그 동안 불은 다시 번져 전동차 3량을 전소시켰다. 최소한의 안전 매뉴얼조차 없었다는 말이 된다. 이날 최초 화재가 난 7시 13분부터 18분간은 ''대한민국 도시철도공사''의 안전 불감증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 시간이었다. 대구 지하철 희생자들의 원통함과 억울함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또 어떤 원한을 남겨야 정신을 차릴지 가슴을 치며 묻고 싶다. 김남성 기자 2005-01-04
- 법원도서관, 첫 영문판례집 발간 대법원의 주요 판례들이 영문으로 번역 발간돼 외국인들이 국내 법률관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일제 시대 초기의 ‘고등법원판결록’을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도 첫 결실을 거둬 과거와 현대의 판결이 새롭게 재구성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법원도서관(관장 손용근)은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 선고된 대법원 판례들 가운데 외국에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는 판결 100건을 뽑아 영문판례집을 구성해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와 사법교류가 활발한 베트남. 몽골, 대만 등의 아시아 국가들은 사법제도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법률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간한 영문판례집이 우리나라 법률문화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법원도서관은 기대하고 있다. 영문판례집에 담긴 판결은 민사사건 70건, 형사사건 15건, 특별사건(특허 행정) 15건으로 사건 유형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고 있다. 민사 판결은 우리나라에 대한 자본투자 또는 경제활동과 관련된 것을, 형사판결은 피의자 인권과 피해자 보호, 특별판결은 상표권 분쟁 등의 사건이다. 영문판례집은 6일 문을 연 법원도서관 영문 홈페이지(http://library.scourt.go.kr/)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법원도서관은 국내에 있는 140여개 대사관에 영문판례집을 배포하고 주요 30개국에는 국회 대법원,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등의 주소를 파악해 직접 배송할 계획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영문판례집을 통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법제도, 법률문화, 사법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영문판례집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판결문을 외국에 소개하는 영문판례집 발간과 대조적으로 법원도서관은 1909년부터 1943년까지 대한제국 대심원 및 통감부ㆍ조선총독부 고등법원에서 선고된 사건들의 ‘고등법원판결록’ 30권(낱권으로는 36권) 중 제 1권을 완역해 발간했다. 형사와 민사편 각 한권으로 나뉘어 출간된 제1권의 형사편에는 항일의병대원의 헌병보조원 살해와 구한국의 은화 위조, 아편 흡입기구 소지, 관문서 위조, 절도, 상해치사, 살인, 강도, 도박 등 각종 형사사건이 망라돼 있다. 또한 백야 김좌진 장군이 1911년 북간도에 독립군 사관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군자금을 조달하려고 친척인 김종근을 찾아갔다가 경찰에 잡혀 기소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사건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법원도서관은 앞으로 매년 2∼3권씩 판결록 번역작업을 벌여 향후 10∼15년내에 전권을 완역할 계획이다. 이경기 기자 2005-01-06
- 몰려오는 군함들, 긴장하는 남아시아 대규모의 쓰나미로 인한 참극을 구호하려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군사력을 동원한 영향력 확대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4년 12월26일 수마트라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이 엄청난 해일이 되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해변을 강타하자 코피 아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도 애도의 뜻을 표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세기의 참극의 피해규모가 미처 밝혀지기도 전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강대국의 자존심 경쟁으로 변모했다. 돈을 앞세운 자존심 경쟁은 군함을 동원한 영향력 확대 경쟁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스리랑카로 몰려들고 있는 각국의 함대를 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알 수있다. 지난 2일 미해병대원 200명이 스리랑카에 비밀리에 도착했다. 1500명에 이르는 해병대의 상륙에 앞서 선발대로 파견된 병력이다. 미국정부는 이 병력들이 “구호활동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군은 또 20대의 헬기와 한 대의 호버크라프트와 두대의 C-130 수송기를 파견하여 이번 피해지역 가운데 하나하나인 갈레지방에 기지를 세웠다. 파키스탄 정부도 두 척의 군함을 스리랑카로 보낸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목적은 물론 구호활동을 위한 것이며 식량과 의료장비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콜롬보에 주재하고 있는 파키스탄 고등판무관은 의료진과 약품 구호식량과 함께 파키스탄의 해병대도 구호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3일에는 방글라데시 해군군함 2척이 구호장비와 의약품과 식량을 싣고 스리랑카로 출발했다. 함상에는 수송용 비행기 C-130도 실려 있었다. 그리고 40명의 병력이 이미 선발대로 도착해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함대가 스리랑카로 몰려들자 인접국인 인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미국의 의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도는 쓰나미 발생 직후 자국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대규모의 지원단을 스리랑카로 보냈다. 1000여명의 구조단을 보내 구호활동을 펼치는 한편 5척의 군함과 6대의 헬기를 파견하여 지원에 나섰다. 인도정부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자국의 뒷마당이나 다름없는 스리랑카에 1500명이나 되는 대규모 병력을 미국이 비밀리에 파병했다는 점과 그 사실을 스리랑카 정부가 철저히 감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국가의 군함들이 속속 스리랑카에 입항했다. 스리랑카 언론 수다르올리는 “인도정부는 스리랑카가 그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와중에 미군의 입국을 허용하는 협상을 비밀리에 벌인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광호 리포터 holhol@naeil.com 2005-01-04
- [내일의 눈]넋 나간 도시철도공사 새해 첫 출근길은 아찔했다. 3일 오전 7시 13분쯤 서울 가리봉역에서 온수역 방면으로 가던 지하철 7호선에서 방화로 인해 전동차 3량이 불에 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부상자만 1명이 발생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화재 발생 후 도시철도공사의 대응 방식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우선 철산역에서 최초 화재가 났을 때 승객들이 대피하고 연기가 나는데도 기관사는 승객을 태운 채 다음역인 광명사거리역까지 무려 6분 동안이나 운행했다. 각종 가연성 재료로 가득 차있는 객차 구조상 이 정도 시간이면 객차 몇 량은 태우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더욱 어이없는 일은 광명사거리역에서 일어났다. 화재 신고를 받은 역무원과 공익 3명이 소화기를 들고 눈에 보이는 불씨만 잡은 채 열차를 그대로 운행했다. 당시 폐쇄카메라 화면에는 연기가 자욱하고 승객들이 대피하는 모습이 잡혔다. 그런데도 119대원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종착역까지 무려 12분이나 달렸다. 그 동안 불은 다시 번져 전동차 3량을 전소시켰다. 최소한의 안전 매뉴얼조차 없었다는 말이 된다. 이날 최초 화재가 난 7시 13분부터 28분간은 ‘대한민국 도시철도공사’의 안전 불감증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 시간이었다. 대구 지하철 희생자들의 원통함과 억울함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또 어떤 원한을 남겨야 정신을 차릴지 가슴을 치며 묻고 싶다. /기획특집팀 김남성 기자 kns1992@naeil.com 200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