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격조 있으면서도 세련된 분위기_ 중식당 가족 모임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신입사원 환영회 등 각종 행사가 이어지는 요즘, 막상 친구나 동료, 가족들과 함께 갈 만한 멋진 분위기의 식당을 찾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가격도 합리적이고 음식 맛도 일품인 강남의 명소 두 곳을 소개한다. 중식과 양식의 절묘한 조화_ 골든 제이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골든 제이드’는 입구에 들어서면 ‘금빛이 감도는 옥(玉)’이란 뜻의 상호에 걸맞게 벽면에서부터 여러 소품에 이르기까지 천연 옥돌로 장식해 눈길을 끈다. 골든 제이드는 중식과 양식을 조화한 퓨전중식을 표방하면서도 기본기에 충실하게 ‘골든 제이드’만의 고유한 메뉴를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양식과 중식 경력 30년의 이창덕 실장은 “중식을 메인으로 하되 중식 특유의 느끼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깔끔한 맛의 양식 메뉴를 적절히 혼합한다”고 전한다. ‘모듬버섯구이’와 ‘치즈 샐러드’ 같은 애피타이저나 ‘코코넛 중새우’ 등의 요리뿐만 아니라 코스요리 후 서양식 디저트를 마무리로 내놓는 것이 그 예다. 낮 시간 주부들이나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비즈니스 런치 메뉴로는 1만5,000원의 A와 B 코스가 있다. A코스는 코코넛 중새우-유린기(닭고기와 채소에 청양고추를 사용한 매콤한 간장 소스)-식사-후식 순이며 B코스는 해물누룽지탕-사천탕수육(연한육질의 돼지고기에 사천스타일의 새콤달콤한 소스)-식사-후식 순이다. 식사는 사천탕면, 자장면, 볶음밥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2만원 상당의 코스 요리는 버섯 샐러드-유산슬-망고소스 새우요리-철판쇠고기-식사에다 조리장이 직접 만든 케이크와 커피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또 고객들이 많이 찾는 딤섬 메뉴로는 슈마이, 하가우, 새우부추, 매운맛 해파리, 춘권, 고구마치즈 등 6종류가 있다. 사천고추소스의 통게살 요리는 살짝 튀긴 게살에 매콤하고도 새콤한 소스를 얹은 퓨전음식으로 느끼하지 않고 산뜻한 맛이어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대표 메뉴다. 또 녹차소스를 얹은 왕새우 요리는 ‘골든 제이드’만의 개발 메뉴로 젊은 층은 물론 어르신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저녁에는 위 기본 메뉴에 첨가되는 요리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돼 있고 가격대는 3만원부터 10만원까지. 코스 요리가 부담스러운 손님들은 몇 가지 단품 요리에 간단한 식사(면류 6,000원부터)를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2인실에서 30인실까지 6개의 룸과 총 80석 규모의 쾌적한 공간이 구비돼 있어 가족이나 직장인들 모임에 안성맞춤이다. 위치_ 강남구 역삼동 785-12(영동세브란스병원 맞은편)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7번 출구영업시간_ 점심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저녁 오후 5시 30분~오후 10시(연중무휴)주차_ 전용주차장문의_ (02)557-0054 호텔 급의 맛과 요리_ XIN(신) 서초구 잠원동의 중식당 ‘XIN(신)’은 서울 프라자 호텔 중식부 ‘도원’에서 35년간 총주방장을 지냈던 유방녕 대표와 송성섭 운영이사가 지난 1월 새로 오픈한 곳이다. 오랜 세월동안 호텔에서 갈고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의 식당을 갖고자 소망했던 유 대표는 2년여 동안 장소를 물색하던 중 이곳을 만나게 된 것. ‘중식은 살아있는 예술’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중식의 정통적인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로 표고버섯 탕수육을 추천한다. 최고급의 표고를 직접 엄선하여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과즙크림소스로 마무리하는 이 메뉴는 고기탕수육보다 더 부드럽고 맛깔스러워 영양식으로 제격이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해산물, 생선, 육류, 채소 등의 모든 식자재는 유 대표가 호텔납품업체에서 직접 구입하며 두부, 만두, 꽃빵 등도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부들이나 직장인들을 위한 점심 특선 메뉴로는 A(1만8,000원), B(3만원), C(5만원) 코스가 있다. A코스는 해산물샐러드-중새우 칠리소스-유린기-계절야채와 쇠고기-꽃빵-식사-후식이고 B코스는 A코스에 게살상어지느러미스프-팔보라조-생크림 중새우-시미로, C코스는 해삼속박이-상어지느러미찜-주방장 추천요리-딤섬 등이 추가된다. 1인당 2만5,000원인 주방장 특선 요리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간단한 식사인 딤섬이나 만두류는 4,500원부터이고 면류는 6,000원부터다. 저녁에는 3만8,000원부터 12만원까지 다양한 코스가 준비돼 있고 4인실부터 50인실까지 총 8개의 룸을 갖추고 있어 가족 생일 모임이나 아기 돌잔치, 어르신들의 칠순·팔순 모임에도 손색없는 규모다. 또 식사 후에는 신선한 원두커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3월부터는 특별 메뉴인 냉이짬뽕을 선보일 예정이며 오픈을 기념해 새봄맞이 사은잔치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그 기간 동안 점심 저녁 상관없이 사은 메뉴를 시킨 고객들에게는 7만원 상당의 주류와 골프공 등 선물이 제공된다. 4월쯤에는 중국의 유명한 딤섬 요리사를 초빙해 딤섬축제 한마당도 가질 계획이다. 위치_ 서초구 잠원동 파스텔프라자 1층 지하철 7호선 반포역 6번 출구에서 100미터 영업시간_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연중무휴)주차_ 건물 주차장(3시간 무료)문의_ (02)595-1221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9
- 시론 ‘돈 선거’ ‘철새공천’ 곤란하다 6,2 지방선거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중요한 행사이건만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공천장사와 돈선거 우려가 나온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심각해지는 한편 철새정치인도 다시 도래하는 등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 그러기에 어느 선거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이번 6,2지방선거의 경우 광역 기초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 그리고 광역 기초의회 비례대표위원과 교육감 교육위원 등 8개 투표를 동시에 하는 대규모 행사로 선출할 사람이 무려 3991명에 달한다. 그 뿐 아니다. 지역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행사이지만 각당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 2년을 평가하는 중간평가로 보고 있어 사생결단식으로 전력투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번 선거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평가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선출하는 것이기에 정당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선 총선과 같이 지역선거에서도 소속정당의 중요성은 지난 선거가 증명한다. 인물도 중요하나 어느 정당 소속이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 만큼 공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지역주의에 따라 어느 지역은 어느 당, 다른 지역은 어느 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 도덕성과 실력이 없어도 특정 정당 공천이면 당선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최근 선거에서 영남 지역의 경우 한나라당 아닌 친박연대가 상당수 당선됐고 호남에서는 무소속이 일부 당선되는 등 유권자는 자신을 우습게 보는 정당을 심판하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무엇보다 유능하고 도덕성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우선 철새 정치인의 도래이다. 지역 민원을 잘 해결하려면 물론 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선거도 지역정치인을 뽑는 것이니만큼 정치적 소신이나 도덕성 없는 인사가 뽑혀서는 곤란하다. 인재영입이라는 미명아래 철새정치인을 영입하고 이들을 공천하는 것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물론 세월의 변화에 따라 정당을 갈아타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비난하기는 힘드나 이 당 저 당 옮겨다니기를 자주 한 인사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받아들이는 모습은 다수 국민들 눈에는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다. 바람직한 정치문화 형성을 위해서도 정치적 계산에 따라 당적을 옮기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정치의 세계에서 철새가 늘어나서야 되겠는가. 두 번째 우려는 돈 공천이다. 유권자 각성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조금 달라질지 모르나 대체적으로 유력정당 공천을 받아야 당선 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적 판단이다. 이에 사생결단식으로 정당 공천에 매달리게 되고 정치시장에서는 ‘돈 공천’ ‘공천장사’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돈을 주고 공천을 받은 사람의 경우 당선되면 돈 봉투를 챙기다 비리에 연루되기 십상이다. 지방자치 1기 때 비리로 기소됐던 기초단체장이 23명이었던 것이 현재의 4기는 94명으로 늘어나는 등 돈 공천은 범죄자를 양산했다. 이제 인터넷 등의 발달로 투명시대가 된 만큼 돈 공천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점에서 여야 유력정당은 각성해야 한다. 사실 정치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과 비례한다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요청된다. 실현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를 제대로 가려내야 할 것이며 철새 정치인을 공천한 정당도 심판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등의 활발한 활동으로 돈 공천 가능성이 있는 후보도 지역 일꾼으로 뽑아서는 안된다.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사만이 지역 일꾼으로 선발될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 혁명이 필요한 것이다. 한 중견 언론인은 리더의 조건으로 혼 창 통을 들었다. 21세기 리더는 가슴 벅차게 하는 비전이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왜 라고 묻는 등 창조할 수 있어야 하며 많이 만나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6,2지방선거를 맞아 각 정당은 혼 창 통의 리더를 공천하고 유권자들도 혼 창 통의 리더를 뽑았으면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9
- ‘산촌 보리밥 VS 한정식 풀향’ 대보름 묵은 나물을 해먹고 나면 기다려지는 것이 봄나물이다. 벌써부터 마트에 나오기 시작한 봄동과 냉이, 달래가 주부들의 춘심을 자극한다. 서양 사람들에게 야채음식의 꽃이 샐러드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야채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나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철에 나는 모든 야채로 나물반찬을 만들 수 있다. 살짝 데친 나물은 샐러드보다 채소 섭취량을 10배 이상 늘려준다. 봄기운을 한가득 내 몸에 들이기 위해 이번 주에는 봄나물 맛집에 가보는 건 어떨까?자연담은 토속음식점 ‘산촌’ 온갖 나물에 슥슥 비빈 보리밥 한 그릇의 봄 나물을 좋아하는 친정 엄마를 모시고 모처럼 점심식사를 하러갔다. “요즘 입맛도 없는데 보리밥 먹으러 갈까요?” 느끼하고 거창한 음식보다는 소박한 채소음식을 즐기는 친정 엄마에게 나물이 가득한 보리밥은 언제나 오케이다. 취재 겸 친정엄마와의 나들이 겸, 분당 서현동 맛집 골목 안쪽 산기슭에 위치한 ‘산촌’을 찾아갔다. 푸근하면서 정갈한 토담집이 마치 교외라도 놀러온 기분을 느끼게 했다. 운치 있는 앞마당이 전창으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보리밥을 시켰다. 정겨운 옻칠 목기에 담겨 나온 7가지 나물이 참 소담스럽다. 거무스름한 시골된장과 함께 나온 갖가지 쌈야채에서도 봄기운이 느껴졌다. 새콤달콤한 생채 무침도 입맛을 당겼다. 7천 원짜리 보리밥이지만 비지찌개에 된장찌개, 잡채에 탕평채 등 함께 나온 반찬도 푸짐했다. 움푹한 목기 대접에 담겨 나온 따뜻한 보리밥에 갖가지 나물을 얹고 고추장과 된장국물로 슥슥 비볐다. 투박한 목기 숟가락으로 비비니 나물과 보리밥이 설렁설렁 잘도 섞인다. 시장기에 한 숟가락 듬뿍 떠먹으니 입 안이 온통 봄이다. 평소에 나물을 즐겨먹지 않던 아이도 보리밥에 나물 넣고 비벼주니 맛있다고 잘 먹는다. 주위를 둘러보니 주부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채우고 있었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분당 구미동에서 온 서윤미 씨(36)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곳에 아이를 데리고 온다고 한다.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채식 위주의 식단을 먹이려고 노력하는데, 밖에서 외식하면 음식을 골라 먹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오면 마음 놓고 먹일 수 있어서 좋아요. 애 키우면서 손이 많이 가는 나물을 매끼 밥상에 올리기 어려운데, 여기 와서 저나 아이나 야채음식 실컷 먹고가요.”계산을 하며 주인장에게 말을 거니 여수동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지 1년 정도 됐다고 한다. 듣고 보니 산채보리밥 생각날 때마다 자주 들렀던 야탑역 근처 여수동 맛집 골목 ‘산촌보리밥’이 바로 이집 이었던 것. 모르고 와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직접 담근 시골된장에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반찬을 만드니 손님들이 좋아하세요. 옻칠 목기를 사용하는 것도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죠.” 김광애 사장의 설명이다. 날씨가 좋아지면 야외 바비큐도 별미라고 한다. 모닥불도 피울 수 있게 만들어놓은 마당이 운치가 있어 계절이 좋아지면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TIP● 메뉴 : 산촌정식 1만2천원, 산촌보리밥 7천원● 위치 : 분당구 서현동 175-5 (분당 서현 새마을 연수원 방향 음식점 골목 GS 칼텍스 주유소에서 평양냉면을 지나 산쪽 끝에 위치)● 문의 : 031-721-6909나물향 그득한 ‘풀향’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야 ‘맛있는 나물’ 언젠가부터 번잡스럽고 기분을 들뜨게 하는 패밀리레스토랑보다는 편히 앉아 수다를 즐길 수 있는 한정식 식당을 모임의 장소로 선택하곤 한다. 세월이 흘러 입맛이 변해서 일까? 아니면 대표적인 슬로우푸드 한정식이 대세여서인가? 분당 구미동에 위치한 ‘풀향’.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한정식 식당이다. 이곳은 여느 한정식 식당처럼 코스요리가 나오고 마지막에 나물과 반찬 그리고 밥이 나오는데 이 때 나오는 나물이 그 주인공이다. 계절에 따라 곤드레나물, 취나물, 녹차나물, 우거지나물, 부지깽이나물, 고사리나물 등 여러 나물이 돌아가며 올라오곤 한다. 요즘에는 참나물과 원추리나물이 봄나물을 대표하고 있다. 이 나물들은 정선, 화개장터, 울릉도등 전국각지에서 공수 되는데,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본연의 재료의 맛에 최대한 충실하게 나물을 만드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다듬고 씻고 삶고 무치는 과정이 손이 많이 가서 집에서 즐겨먹기 힘든 나물요리. ‘제대로 한번 먹어 볼까?’ 하는 마음에 참나물을 한입 물었다. 입안에 나물향이 그득하다. 간이 잘 베인 담백하고 개운한 맛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곳을 자주 찾는 이희연(38·구미동)씨는 “음식 맛도 좋지만 식사를 하고 나서도 속이 편해서 더 좋다.”고 웃으며 말한다. ‘풍향’의 나물들은 맛도 모양도 한눈에 정성이 들어간 음식임을 알 수 있다. 모두 이곳 하은숙 대표의 솜씨. “친정어머니가 한정식 식당을 하셨는데, 그 손맛을 물려받았어요. 저에게는 이 맛이 제일 맛이 있더라고요.” 볶은 소금과 시골에서 담가온 국간장으로 맛을 내고 그때그때 절구에 빻아 쓰는 깨로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우거지는 줄기에 있는 질긴 심을 일일이 다 제거해야 부드러운 맛이 나요.” 하 대표가 전해주는 맛있는 나물 만드는 방법이다. “특히 고사리와 도라지나물은 가늘게 찢어서 양념을 하는데 간혹 손님들이 무슨 나물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고 보니 정말 가느다랗게 찢어 나온 도라지와 고사리나물이 신기하게 보였다. 이곳은 그날그날 판매할 음식만 만들지만 미리 주문하면 나물이나 마른 반찬을 구입할 수도 있다. 그 밖에 국내산 간장게장과 지글지글 해물파전과 막걸리도 인기. 5년 동안 고수했다는 착한 가격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TIP● 메뉴 : 한정식 1만원, 코다리정식 1만5천원, 꽃게 간장게장 1만5천원● 위치 : 분당 구미동자치센터 반대편에서 골안사 방향으로 100미터● 문의 : 031-716-6692 Copyright ⓒThe Na 2010-03-08
- 공부운과 시험운 ② 때에 맞춰 공부를 하고 시험을 쳐서 실패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의 실례를 더 보자. 올해 21세 여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서울의 손꼽히는 대학에 거뜬히 합격하였다. 하지만 일류대학을 가고 싶은 욕심에 그 대학에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재수의 길로 들어섰다. 재수 끝에 본 수능시험 성적은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눈높이를 조금 낮춰 이곳저곳에 대입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모두 낙방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생긴 피부질환과 근골질환이 더욱 심해지자 이 여학생이 삼수고 뭐고 그만 두고 무작정 쉬고 싶다고 하자 부모들의 걱정이 늘어졌다. 비로소 어머니와 학생이 필자를 찾아왔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캄캄한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면 좋으냐는 물음에 대한 필자의 답은 아래와 같았다.첫째, 여학생은 의지가 굳세고 자아심이 강하다. 부모님은 이 학생의 기질을 살려주어야 한다. 간섭과 잔소리는 금물이다. 당초 학생이 가고자 했던 예술계의 길로 가도 성공할 수 있으니 말리지 말라. 돈과 명예를 얻는 운이 온다.둘째, 첫 합격한 대학에 등록하지 않고 재수한 것은 자만심의 발로로 보인다. 재수 때의 공부운과 시험운은 전년도보다 더 나빴다. 진작 문의했다면 재수를 말렸을 것이다.셋째, 올해와 내년은 공부하고 시험을 본들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학생이 원하는 대로 신병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옳다. 내내년은 50의 노력으로 100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공부운과 시험운이 좋다. 내내년은 가시밭길이 끝나고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인생의 전환기이니 3년 후를 기약하라. 인생은 마라톤이다.올해 26세의 남자는 2년 전 사법시험에 가뿐히 합격하였다. 이 남자가 서울대 법대 1학년이던 때에 고시공부를 하면 언제쯤 합격할 수 있겠느냐고 어머니가 물어왔었다. 필자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합격 가능기간은 21~27세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간은 24~25세이며 이 중에서도 24세가 최고이다. 너무 길게 잡으면 느슨해지니 24세 때 합격을 목표로 공부에 몰입해야 한다. 22~23세 때 만약 여자를 알면 공든 탑이 무너질 것이니 여자를 멀리 하라. 만약 24세 때 합격을 못하면 입대를 연기해서 27세까지 도전하라. 이후는 불가능하다.” 이 남자는 본인의 때에 맞춰 인생설계를 올바르게 한 덕분에 목표를 달성하였다. 만약 이 남자가 공부운과 시험운이 좋게 오는 것도 모른 채 한번 불합격했다고 덜렁 군에 가버렸다면 영원히 기회를 잡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남자 대학생들이 새내기 때는 거의 허송세월을 하며 1년을 보내다가 군대를 가곤 한다. 군대도 아무 때나 가는 게 아니다. 학생의 과업은 공부이므로 군대는 공부가 안 되는 때에 맞춰 가고, 공부는 공부운이 좋은 때에 맞춰 하는 것이 옳다. 이런 때를 아는 학문이 사주명리학이며, 사주명리학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아이러브사주 053-422-9994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8
- [신문로]담배 피는 이웃 어르신께 담배 피는 이웃 어르신께 김이경 (소설가·독서평론가) “쿨럭 쿨럭 캑캑 쿨럭!”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시작입니다. 8시 30분, 계단에서 들려오는 해소 기침소리와 함께 아침의 상쾌함은 날아가고 일상의 고단함이 밀려듭니다. 기침의 주인공은 위층에 사는 어르신으로, 기침소리는 이분이 담배를 피우신다는 신호입니다. 골초인 이 양반은 집안에선 흡연을 금지 당했는지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는데, 그 바람에 아래위층 이웃들이 곤욕입니다. 담배연기보다 더 괴로운 것은 폐부를 찌르는 듯한 기침소리와 침 뱉는 소리. 그 소리가 두어시간 간격으로 종일 이어지니 어지간한 비위로는 감당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이분의 흡연이 문제가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석달 전 제가 사는 곳이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면서부터입니다. 원래 아파트 뒤편 화단과 놀이터 옆 등나무 아래서 담배를 피우던 위층 어르신은 그곳에 금연 스티커가 붙자 당신 집 아래층 계단을 흡연 장소로 택한 것입니다. 물론 그분에게 규정을 내세워 흡연을 당장 그만두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웃 간에 처벌 규정을 내세워 시비를 가린다면 비록 담배연기가 사라진다 해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얼마 전 금연운동단체들은 담배 제조와 매매를 금지하는 공개 청원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담배는 독극물 마약이니 정부가 나서서 금지하고 특단의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400년 전 광해군 때 들어와 담배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고 간접흡연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담배가 독극물이라거나 금연=선, 흡연=악이라는 이분법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때론 독이 약으로 쓰이듯, 세상일이란 그리 단순하게 일도양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인 광해군 무렵입니다. 그 뒤 담배는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가 즐기는 기호품이 되었는데, 이런 사정은 정조 때 문장가 이 옥이 남긴 ‘연경(烟經)’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담배의 경전’이란 뜻의 ‘연경’은 담배 재배방법부터 올바른 흡연습관에 이르기까지 담배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입니다. 문학적인 소품문을 특히 잘 썼던 이 옥은 그 때문에 문체반정을 내세운 정조의 미움을 사서, 빼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답답한 그 세월 때문인지 몰라도, 그는 ‘연경’이란 책을 쓸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애연가였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를 문책한 정조 역시 신하들에게 담배의 이점을 역설하는 ‘남령초(담배) 책문’을 내릴 정도로 소문난 골초였다는 사실입니다. 정조는 학문과 나랏일에 몰두하느라 가슴이 막히는 병을 얻었는데 담배 덕분에 이 고질병에서 해방되었다며 담배를 상찬합니다. 그에 비해 이 옥은 좀더 문학적입니다. 담배 피우기 좋은 때를 열거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산골짜기 쓸쓸한 주막에 노파가 밥을 파는데 벌레와 모래를 섞어 찐 듯하다. 반찬은 짜고 비리며 김치는 시어 터졌다. 구역질이 나오는 것을 참자니 먹은 것이 위에 얹혀 내려가지 않는다. 수저를 놓자마자 바로 한대를 피우니 생강과 계피를 먹은 듯하다.” 예전에 식후불연초면 삼대고자 운운하며 밥숟갈을 놓기 무섭게 담배를 피우던 친구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역시!’ 하고 고개를 끄덕일 듯합니다. 타인 배려해 흡연 삼갔으면 하지만 그 친구들 중에도 이제는 담배를 피우는 이가 드뭅니다. 전 국가적으로 진행되는 금연운동의 흐름에 자의반 타의반 동참한 것이지요. 덕분에 온몸에서 담배 냄새를 풍기는 일도 사라지고 건강도 챙기게 되었으니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뜻이라 해도 정부가 나서서 금지하고 강제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금지는 억압을 부르고 억압은 저항을 낳으며 결국 다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지요. 강제로 담배를 끊는 세상보다 타인을 배려해 흡연을 삼가는 세상이 더 살기 좋은 세상임은 분명할 터. 그러니 애연가는 다른 이들을 위해 금연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4
- [이 사람이 사는 법]최진봉 서울 송파어린이도서관장 지역 공동체 육아·교육 시도 … 전문가 발굴 못해 아쉬움 엄마 품에 안긴 젖먹이부터 마루를 뛰어다니는 녀석, 의자에 몸을 묻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표정은 한결같이 밝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문을 연 송파어린이도서관. 처음 방문한 이라면 ‘여기가 도서관인가’ 싶을 게다. 책장 그득한 책과 자료, 대출을 위해 줄을 선 엄마들을 보니 분명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는 맘껏 뛰세요? = “도서관은 ‘정숙해야 하는 곳’으로만 인식돼있죠. 아니에요. 아이들에게는 책이나 독서 이전에 재미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그래야 다시 찾을 수 있죠.” 최진봉(48) 관장이 아이들만큼이나 해맑은 미소를 띠운다. 그래서 송파어린이도서관 1층에는 ‘정숙’이라는 문구가 없다. 대신 ‘미끄럼 조심’이다.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녀석들은 2층이나 3층으로 자리를 옮기면 된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 내부 풍경부터 색다르다. 온돌이 깔린 바닥은 높낮이가 제각각이다. 벽에 붙어있게 마련인 책꽂이 뒤에 또다른 공간이 숨어있다. 큰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그곳에는 낮은 책꽂이며 한눈에도 푹신해 보이는 의자, 낮은 책상이 고르게 배치돼있다. 벽으로 막힌 공간인가 싶었더니 좁은 계단에 이어 어른은 몸을 숙이고야 들어갈 수 있는 다락방이 나온다.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도록 했어요. 아이들은 비밀 공간을 좋아하죠. 또 책은 의자에 앉아서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냥 맨바닥부터 딱딱한 의자, 창틀처럼 걸터앉을 수 있는 공간, 푹신한 방석에 몸을 파묻을 수 있는 장난감같은 의자를 고루 배치했어요.” 최 관장은 프로그램도 차별화했다. 개관과 함께 선보였던 ‘나무로 만든 곤충나라’ ‘수수깡으로 만든 세상’ ‘야생화 알아보기’ 등 자연생태과정은 기본.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아이들 손을 붙잡고 밖으로 나간다. ‘길따라 자연따라’와 ‘신나는 도서관 버스’가 그것. “아이들끼리 놀다가도 다툼이 잦아요.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건데요 자연을 접하는 일이 부족해서 생기는 결과입니다.” 그는 자연을 “공부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느끼게” 한다. 경기도 양평에서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가 흙피리를 구우며 흙의 쓰임새를 배우는 식이다. 도서관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흙에 관한 책이나 피리며 오카리나같은 악기에 관한 책을 읽고 빌려간다. 철학에 흥미를 더한데다 몸으로 느낀 뒤 책과 연결하라는 ‘의도’가 깔린 프로그램이다. 기획부터 전시까지 아이들이 직접 맡거나 도서관에서 날밤을 새며 옛날이야기 듣는 등 그가 준비한 이색 과정들 역시 마찬가지 의도가 담겨있다. ◆“서울의 기적의도서관 지향” = 최진봉 관장의 이같은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충북 제천에서 ‘기적의 도서관’을 맡아 5년간 운영하면서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내용을 서울이라는 도서관문화 불모지에서 재현하는 과정이다. “공공도서관이라면 책을 빌리거나 독서실처럼 공부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우리 도서관 문화가 없는 건 어른들이 역할을 하지 않아서예요. 도서관은 가르치는 곳이 아니에요. 그건 공교육 영역이고 도서관은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면 돼요.” 도서관은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곳. 아이들을 위해 책과 문화 체험 과정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일 뿐이란다. 도서관장과 사서는 지역 주민들이 그 생각에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참여를 이끌어내는 이들이다. 제천에서는 그랬다. 70세가 넘은 노인들이 아이들을 위한 원두막과 디딜방아를 만들어줬고 사회봉사차 도서관을 찾았던 이들까지 후원금을 보내고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줬다. 모든 시민들은 자원봉사자였고 도서관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던 공간이었다. 도서관 설계부터 프로그램 운영, 행정까지 척척 해내는 그이지만 사실 ‘도서관 전문가’가 된 건 불과 몇해 전이다.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에서 그에게 제천 기적의도서관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때 그는 12년간 대학에서 민속강의를 하던 학자였다. “아이 손을 잡고 공공도서관을 다닐 때 느꼈던 불만을 해소하자는 제안이었어요. 맡을 가치가 있겠다 싶었죠.” 그가 연구하고 가르쳐온 세월마저 도서관과 아이들을 위한 과정이었구나 싶었다. 구비문학과 신화 민속학을 전공한데다 미술이며 음악 동식물에 대한 관심이 컸다. 손재주가 있어 만들기에 능했고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1년간 한글을 가르치며 ‘쉬운 말로 전달하기’도 익숙해졌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을 서울의 기적의도서관처럼 운영하고 싶어요. 서울 전역에서 모범으로 삼을 만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에요.” 지난 한해동안 서울 자치구부터 멀리 제주까지 70여개 도서관에서 송파어린이도서관을 다녀갔다. 그는 도서관 외관이나 내장부터 아이들 흥미를 끌만한 과정, 도서관 운영방식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전했다. 그의 ‘욕심’, 벌써 절반은 이룬 듯하다. ◆“아이들을 보내주세요” = 대도시 주민들이 마음을 더 여는 과정이 남았다. 최진봉 관장은 “이달부터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모교육을 시작하는데 적절한 강사진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했다”며 “전문성보다 마음이 앞서는 전문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모들 역시 마음은 2% 부족하단다. “아직 나눠주는 기쁨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좋은 프로그램을 소수만 독점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이거든요.” 최 관장은 “아이들을 도서관에 보내달라”고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송파어린이도서관만 해도 월 이용자가 2000명이 넘는데 그 중 80%는 엄마들이다. “대출은 책 대여점처럼, 프로그램은 학원처럼 운영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도서관에 친근해져야 해요.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4
- 이 사람이 사는 법 - 최진봉 서울 송파어린이도서관장 이 사람이 사는 법 - 최진봉 서울 송파어린이도서관장 “도서관은 재미있는 휴식 공간” 지역 공동체 육아·교육 시도 … 전문가 발굴 못해 아쉬움 엄마 품에 안긴 젖먹이부터 마루를 뛰어다니는 녀석, 의자에 몸을 묻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표정은 한결같이 밝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문을 연 송파어린이도서관. 처음 방문한 이라면 ‘여기가 도서관인가’ 싶을 게다. 책장 그득한 책과 자료, 대출을 위해 줄을 선 엄마들을 보니 분명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는 맘껏 뛰세요? = “도서관은 ‘정숙해야 하는 곳’으로만 인식돼있죠. 아니에요. 아이들에게는 책이나 독서 이전에 재미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그래야 다시 찾을 수 있죠.” 최진봉(48) 관장이 아이들만큼이나 해맑은 미소를 띠운다. 그래서 송파어린이도서관 1층에는 ‘정숙’이라는 문구가 없다. 대신 ‘미끄럼 조심’이다.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녀석들은 2층이나 3층으로 자리를 옮기면 된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 내부 풍경부터 색다르다. 온돌이 깔린 바닥은 높낮이가 제각각이다. 벽에 기대있게 마련인 책꽂이 뒤에 또다른 공간이 숨어있다. 큰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그곳에는 낮은 책꽂이며 한눈에도 푹신해 보이는 의자, 낮은 책상이 고르게 배치돼있다. 벽으로 막힌 공간인가 싶었더니 좁은 계단에 이어 어른은 몸을 숙이고야 들어갈 수 있는 다락방이 나온다.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도록 했어요. 아이들은 비밀 공간을 좋아하죠. 또 책은 의자에 앉아서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냥 맨바닥부터 딱딱한 의자, 창틀처럼 걸터앉을 수 있는 공간, 푹신한 방석에 몸을 파묻을 수 있는 장난감같은 의자를 배치했어요.” 최 관장은 프로그램도 차별화했다. 개관과 함께 선보였던 ‘나무로 만든 곤충나라’ ‘수수깡으로 만든 세상’ ‘야생화 알아보기’ 등 자연생태과정은 기본.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아이들 손을 붙잡고 밖으로 나간다. ‘길따라 자연따라’와 ‘신나는 도서관 버스’가 그것. “아이들끼리 놀다가도 다툼이 잦아요.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건데요 자연을 접하는 일이 부족해서 생기는 결과입니다.” 그는 자연을 “공부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느끼게” 한다. 경기도 양평에서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가 흙피리를 구우며 흙의 쓰임새를 배우는 식이다. 도서관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흙에 관한 책이나 피리며 오카리나같은 악기에 관한 책을 읽고 빌려간다. 철학에 흥미를 더한데다 몸으로 느낀 뒤 책과 연결하라는 ‘의도’가 깔린 프로그램이다. 기획부터 전시까지 아이들이 직접 맡거나 도서관에서 날밤을 새며 옛날이야기 듣는 등 그가 준비한 이색 과정들 역시 마찬가지 의도가 담겨있다. ◆“서울의 기적의도서관 지향” = 최진봉 관장의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충북 제천에서 ‘기적의 도서관’을 맡아 5년간 운영하면서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내용을 서울이라는 도서관문화 불모지에서 재현하는 과정이다. “공공도서관이라면 책을 빌리거나 독서실처럼 공부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우리 도서관 문화가 없는 건 어른들이 역할을 하지 않아서예요. 도서관은 가르치는 곳이 아니에요. 그건 공교육 영역이고 도서관은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면 돼요.” 도서관은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곳. 아이들을 위해 책과 문화 체험 과정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일 뿐이란다. 도서관장과 사서는 지역 주민들이 그 생각에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참여를 이끌어내는 이들이다. 제천에서는 그랬다. 70세가 넘은 노인들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원두막과 디딜방아를 만들고 사회봉사차 도서관을 찾았던 이들까지 후원금을 보내고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줬다. 모든 시민들은 자원봉사자였고 도서관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던 공간이었다. 도서관 설계부터 프로그램 운영, 행정까지 척척 해내는 그이지만 사실 ‘도서관 전문가’가 된 건 근자의 일이다.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에서 그에게 제천 기적의도서관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때 그는 12년간 대학에서 민속강의를 하던 학자였다. “아이 손을 잡고 공공도서관을 다닐 때 느꼈던 불만을 해소하자는 제안이었어요. 맡을 가치가 있겠다 싶었죠.” 그가 연구하고 가르쳐온 세월마저 도서관과 아이들을 위한 과정이었구나 싶었다. 구비문학과 신화 민속학을 전공한데다 미술이며 음악 동식물에 대한 관심이 컸다. 손재주가 있어 이런저런 만들기에 능했고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1년간 한글을 가르치며 ‘쉬운 말로 전달하기’도 익숙해졌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을 서울의 기적의도서관처럼 운영하고 싶어요. 서울 전역에서 역할모범으로 삼을 만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에요.” 지난 한해동안 서울 자치구부터 멀리 제주도에서까지 70여개 도서관에서 송파어린이도서관을 다녀갔다. 그는 도서관 외관이나 내장부터 아이들 흥미를 끌만한 과정, 도서관 운영방식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전했다. 그의 ‘욕심’을 반은 이루어진 듯하다. ◆“아이들을 보내주세요” = 대도시 주민들이 마음을 더 여는 과정이 남았다. 최진봉 관장은 “이달부터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모교육을 시작하는데 적절한 강사진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했다”며 “전문성보다 마음이 앞서는 전문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모들 역시 마음은 2% 부족하단다. “아직 나눠주는 기쁨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좋은 프로그램을 소수만 독점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이거든요.” 최 관장은 무엇보다 “아이들을 도서관에 보내달라”고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송파어린이도서관만 해도 월 이용자가 2000명이 넘는데 그 중 80%는 엄마들이다. “대출은 책 대여점처럼, 프로그램은 학원처럼 운영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도서관에 친근해져야 해요.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4
- “한국차 ‘싼 차’ 이미지 여전” 도요타 교체문의는 많지만 … “고객관리 타산지석 삼아야” 도요타 사태가 본격화된지 한 달째, 미 조지아주의 딜러숍들은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도요타 매장은 신규구매자가 뚝 떨어진 반면 현대·기아차 매장은 교체·구매 문의가 쇄도했다. 그러나 한국차를 파는 딜러들은 최근의 호조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대·기아차가 여전히 “싼 차 이미지를 못 벗고 있다”며 도요타의 장벽을 높게 느끼고 있었다. ◆한국차 매장 ‘도요타 반사효과’ = 25일(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둘루스 프레젠트힐에 위치한 도요타 딜러숍은 한산했다. 고객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매장 안에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한 손님 7~8명 정도가 커피를 마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딜러숍은 한 달 전만 해도 월 350대의 도요타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지금은 신규구매자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였다. 판매대수가 16%쯤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종천 매니저는 “신규구매문의가 현격히 줄었다”며 “현지 언론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수기인 연초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불행중 다행”이라며 성수기 전까지 수요가 회복되길 기대했다. 도요타 사태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차 브랜드는 반사효과를 보는 듯 했다. 인근 GM 딜러숍에 파리가 날리는 것과 달리 뷰포드에 위치한 기아 딜러숍은 전화와 방문객이 이어져 분주했다. 혼다 미니밴을 몰던 패트릭 코나로씨는 원래 도요타를 구입하려다 리콜 사태 후 혼다와 기아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슈퍼볼 광고와 조지아주 공장 설립 때문에 기아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매장 안의 모든 차종을 시승했다. 포드 퓨전을 몰고 온 데보라 페럴 부부도 “도요타는 관심이 떨어졌고 혼다는 기아차보다 보증 조건이 나빠서 기아차를 구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딜러 스캇 윤씨는 “평소보다 30% 정도 구매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가격·보증·평판 면에서 다른 차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용 이미지 여전” 반짝효과 우려도 = 그러나 현지 한국차 딜러들은 지금의 판매호조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특히 도요타가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에 비하면 아직은 ‘저소득층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의 반사효과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것. 조지아주에서 현대차 판매 실적이 가장 뛰어난 ‘판매왕’ 한스 정씨는 “월 100대 정도의 현대차를 혼자서 팔지만 이 중 대부분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싼 차’ 이미지가 강해 제네시스를 비롯해 럭셔리카 판매 비중은 아직 높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사태 이후 교체 문의전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일은 아직 드물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미 중고차 사이트인 ‘www.kbb.com’의 도요타 중고차 가격은 평균 2000달러 정도 떨어졌다. 그러나 도요타 보유자들은 대부분 낙폭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값은 평판과 비례한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연비가 우수한 소형차 중심의 한국 브랜드가 오히려 빅3에 밀릴 가능성도 점쳐졌다. GMC 딜러점의 존 킴씨는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대형차와 픽업트럭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며 “유가가 내리면 도요타에서 빠져나간 고객이 다시 미국차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도요타의 툰드라와 렉서스를 갖고 있다는 할 주니어씨는 “현대차는 하급 브랜드”라며 “일본차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현대차 딜러숍에서 만난 전직 엔지니어 얼터너씨는 “현대·기아는 성능과 스타일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면서도 “그러나 도요타처럼 좋은 차라는 인식을 얻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씨는 “도요타는 미국 진출 초기 전 직원이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무상수리를 해 주는 등 고객관리에 철저했지만 초심을 잃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며 “한국차는 도요타를 타산지석 삼아 고객관리에 초심을 잃지 않아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2
- ‘희망’ ‘용기’ 때론 ‘장난스러움’까지 광화문 명물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이 새 옷을 입었다. 이번에는 장석남 시인의 ‘그리운 시냇가’에서 발췌했다. 이번 봄편으로 광화문 글판은 61번째 옷을 갈아입었다. 1년에 4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문안을 선보였다. 그러는 사이 20년이 흘렀다. 세월의 무게만큼 광화문 글판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광화문 글판은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처음 등장했다. 첫 문안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였다. 이처럼 초기 문안은 구호, 계몽적 성격의 직설적인 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1997년 말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따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걸리게 된 배경이다. 이때부터 광화문 글판에 시심(詩心)이 녹아들었다. IMF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1998년 겨울에 게시된 ‘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고은 창작)는 전국민의 희망가가 됐다. 또 2002년 봄엔 ‘푸름을 푸름을 들이마시며 터지는 여름을 향해 우람한 꽃망울을 준비하리라’(조태일「꽃나무들」)이라는 글귀로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광화문 글판 문안은 ‘광화문 글판 문안선정위원회’을 통해 선정된다. 지금까지 공자, 헤르만 헤세, 알프레드 테니슨, 파블로 네루다, 서정주, 고은, 도종환, 김용택 등 동서고금의 현인과 시인 40여명의 작품이 광화문 글판으로 재탄생 했다. 광화문 글판은 2007년 12월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08년 3월에는 한글문화연대가 주최하는 ‘우리말 사랑꾼’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가 은희경 씨는 “광화문 글판은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흔한 명언, 명구와는 달리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사색에 잠기게도 만들며, 때로는 장난스럽기까지 한 점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3-02
- (어깨)도요타 사태 한 달 … 조지아주 딜러숍 돌아보니 *사진 = 도요타딜러숍, 기아차딜러숍 *사진설명 =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도요타 딜러숍은 고객 주차장이 한산한 반면 기아차 딜러숍은 손님으로 분주했다. (어깨)도요타 사태 한 달 … 조지아주 딜러숍 돌아보니 “아직은 싼 차 이미지 벗지 못해” 도요타 교체문의 많지만 정작 바꾸는 일 드물어 도요타 사태가 본격화한지 한 달째, 미 조지아주의 딜러숍들은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도요타 매장은 신규구매자가 뚝 떨어진 반면 현대·기아차 매장은 교체·구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차를 파는 딜러들은 지금의 호조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대·기아차가 여전히 “싼 차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며 도요타의 장벽을 높게 느끼고 있었다. ◆한국차 매장 ‘도요타 반사효과’ = 25일(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둘루스 프레젠트힐에 위치한 도요타 딜러숍은 한산했다. 고객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매장 안에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한 손님 7~8명 정도가 커피를 마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딜러숍은 한 달 전만 해도 월 350대의 도요타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지금은 신규구매자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였다. 판매대수가 16%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종천 매니저는 “신규구매문의가 현격히 줄었다”며 “현지 언론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수기인 연초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불행중 다행”이라며 성수기 전까지 수요가 회복되길 기대했다. 도요타 사태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차 브랜드는 반사효과를 보는 듯 했다. 인근 GM 딜러숍에 파리가 날리는 것과 달리 뷰포드에 위치한 기아 딜러숍은 전화와 방문객이 이어져 분주했다. 혼다 미니밴을 몰던 패트릭 코나로씨는 원래 도요타를 구입하려다 리콜 사태 후 혼다와 기아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슈퍼볼 광고와 조지아주 공장 설립 때문에 기아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매장 안의 모든 차종을 시승했다. 포드 퓨전을 몰고 온 데보라 페럴 부부도 “도요타는 관심이 떨어졌고 혼다는 기아차보다 보증 조건이 나빠서 기아차를 구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딜러 스캇 윤씨는 “평소보다 30% 정도 구매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가격·보증·평판 면에서 다른 차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싼 차 이미지 여전” 반짝효과 우려도 = 그러나 현지 한국차 딜러들은 지금의 판매호조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특히 도요타가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에 비하면 아직은 ‘저소득층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의 반사효과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것. 조지아주에서 현대차 판매 실적이 가장 뛰어난 ‘판매왕’ 한스 정씨는 “월 100대 정도의 현대차를 혼자서 팔지만 이 중 대부분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싼 차’ 이미지가 강해 제네시스를 비롯해 럭셔리카 판매 비중은 아직 높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사태 이후 교체 문의전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일은 아직 드물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미 중고차 사이트인 ‘www.kbb.com’의 도요타의 중고차 가격은 평균 2000달러 정도 떨어졌다. 그러나 도요타 보유자들은 대부분 낙폭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값은 평판과 비례한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연비가 우수한 소형차 중심의 한국 브랜드가 오히려 빅3에 밀릴 가능성도 점쳐졌다. GMC 딜러점의 존 킴씨는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대형차와 픽업트럭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며 “유가가 내리면 도요타에서 빠져나간 고객이 다시 미국차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도요타의 툰드라와 렉서스를 갖고 있다는 할 주니어씨는 “현대차는 하급 브랜드”라며 “일본차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현대차 딜러숍에서 만난 전직 엔지니어 얼터너씨는 “현대·기아는 성능과 스타일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면서도 “그러나 도요타처럼 좋은 차라는 인식을 얻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씨는 “도요타는 미국 진출 초기 전 직원이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무상수리를 해 주는 등 고객관리에 철저했지만 초심을 잃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며 “한국차는 도요타를 타산지석 삼아 고객관리에 초심을 잃지 않아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201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