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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 영감을 연상시키는 명화는? 장 베로 Jean George Beraud,부자의 출근길 - La Sortie du Bourgeois, 1889,캔버스에 유채, 37.5 X 53.3 cm 파리와 파리 시민들을 묘사한 작품들로 유명한 장 베로의 그림들 중에는 유독 영국의 런던이 연상되는 작품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자의 출근길'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흡사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명작 '크리스마스 캐럴'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눈 쌓인 거리에서 마차에 오르려는 듯한 신사의 모습은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 영감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거리에 늘어서서 구걸을 하는 빈민들을 무시한 채 마차에 오르려는 부유한 노신사의 모습은 지독하게 인색하고 탐욕스런 스크루지 영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더우기 건물 안에서 얼굴만 삐죽이 내밀고 있는 사람은 스크루지 사무실의 직원인 밥을 연상시킵니다. 여러모로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캐럴'의 한 장면과 너무도 유사해 보입니다. 다른게 있다면 작품의 제목처럼 '부자의 출근길'이 아닌 스크루지 영감의 퇴근을 묘사한 '부자의 퇴근길' 같다는 점일 것입니다.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크루지 영감은 오로지 돈 밖에 모르는 탐욕스런 인물로 나옵니다. 그는 인정이 없는데다 매우 차갑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자선과 구호가 행해지는 크리스마스의 관습이 싫어서 스크루지는 조카의 크리스마스 인사와 초대마저 무시해버립니다. 그러다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과 자기 주변 사람들의 삶을 되돌아 볼 기회를 갖게 됩니다.거기엔 젊은 시절 돈에만 눈이 멀어 자신의 약혼녀와 헤어지게 되었던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고, 자신에게 구박만 받던 직원밥 가족의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도 있었습니다. 스크루지와의 단란한 삶을 꿈꾸었던 약혼녀는 이제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밥은 스크루지로부터 모진 착취를 당하면서도 스크루지를 위해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엔 또한 물질만을 추구한 채 세상과 담을 쌓다시피 고립되어 지내다가 세상 사람들의 조롱 속에 죽는 자신의 모습도 보였습니다.유령들에 이끌려 자신의 추한 모습과 세상 사람들의 밝은 모습들을 모두 목격한 스크루지는 이제 개과천선합니다. 스크루지가 탐욕과 아집으로 뭉친 지독한 물질주의자에서 철저한 금욕주의자로 환골탈태해서 이후 남은 여생은 주변을 위해 베푸는 나눔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게 '크리스마스 캐럴'의 이야기입니다. 찰스 디킨스의 이 작품은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연극과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끊임없이 리바이벌되어 왔습니다. 지금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어떤 장르를 통해서든 어김없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장 베로의 '부자의 출근길'은 개과천선하기 직전의 탐욕스런 스크루지 영감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김이 날 정도로 춥고 눈 쌓인 겨울을 묘사하고 있는 것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연상하게 합니다. 도시 빈민들의 구걸을 거들떠 보지 않는 듯한 거만한 노신사의 모습은 거리의 서민들이 벌이는 크리스마스 모금을 완전 무시해버리는 스크루지 영감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해 보입니다.단지 장소만 런던에서 파리로, 스크루지 영감의 퇴근길이 노신사의 출근길로 장소와 상황만 바뀌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소가 런던 골목의 스크루지 영감의 사무실 앞 같다는 느낌은 여전합니다. 왜냐하면 스크루지 영감의 눈치를 보면 서문 앞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민 사람은 영감의 직원 밥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장베로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완성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로 '부자의 출근길'은 '크리스마스 캐럴'의 한 장면을 묘사한 호화스런 삽화로도 손색 없다는 생각입니다.인상파 시기에 활동한 장 베로는 파리와 거리 시민들의 모습을 인상파와 달리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오스망 남작의 도시 재개발 계획을 통해 근대적인 도시로 탈바꿈한 파리는 그의 작품에 주된 소재가 되었습니다.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나 파리 여인들의 패셔너블한 모습들은 그가 즐겨 그리던 작품의 소재입니다. 거기에 더해 파리 사교계의 화려한 일상이나 파티 등을 묘사한 작품들도 많아 장 베로의 작품들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게 특징입니다.그런데 장 베로의 '부자의 출근길'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그동안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걷어내고 빈부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 작품을 통해 계층적인 갈등이나 위화감을 묘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도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그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여러 계층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절묘한 구도로 그들을 배치시킨데다 그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담아낸 결과, 대단히 소설적이고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연예부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10-19
- [차미례의 발차기] 무서운 건망증 차미례 언론인, 번역가영국의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은 '사이코 ' '새' 같은 소름끼치는 괴기영화들을 대표작으로 남겼을뿐 아니라, 기행(奇行)을 일삼는 괴짜였다. 관객들의 심리적 불안을 폭발 직전까지 극대화했고 화면의 미술적 요소를 악마적으로 이용했다. 런던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 그는 미술보다 성악에 자신이 대단했다. 오랜 친구인 성대전문의사 피치 박사가 임상경험상 환자에게 "아~" 하라고 시키면 직업성악가가 아닌데도 훨씬 더 소질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서, 오페라에 데뷔시켜준 일도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히치콕이 인간본성을 다룬 가장 무서운 미국단편들을 직접 골라 출판한 '관 (棺)이야기'의 서문에는 새로운 길을 가려고 매일 오페라 아리아를 연습한 경험담이 나온다. 고교시절 '라보엠'의 주역을 맡은 적도 있는 그는 매일 아파트에서 샤워중에 아리아를 불렀다. 폐쇄공간의 근사한 음향효과 때문이었다. 그러다 위층에 사는 우유배달 청년이 새벽배달을 마치면 낮에 자야 하니 노래를 삼가달라고 거센 항의를 해왔다. 미안해진 히치콕은 피치 박사의 이론을 설명해주면서 용서를 구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청년이 성악연습을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힘차고 화려했으며 나날이 기량이 발전했지만, 곧 그 위층 사람의 거센 항의를 받기 시작했다. 우유배달청년은 히치콕에게 위층 사람의 음악에 대한 몰이해를 하소연했다. 히치콕은 '그건 시기심 때문이며 당신 노래는 프로의 경지에 가깝다'고 격려했다. 신이 난 청년의 노래는 더욱 힘차고 빈번해졌고 위층 사람이 항의로 욕실바닥을 쿵쿵 때리는 소리도 커져갔다. 그러다가 어느날 샤워중 '피가로'의 아리아를 열창하던 청년이 조용해졌다. 격분한 위층 남자가 대형해머로 바닥을 치는 바람에 무너진 천정에 맞아 숨진 것이다. 어제의 생각 깡그리 잊는 종은 인간뿐인간의 부정적 속성을 무자비하게 파고들었던 히치콕은 그 청년이 아래층의 노래에서 느꼈던 짜증과 분노를 잊지 않고 위층을 배려했더라도 죽게됐을까 반문하면서 건망증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악덕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동물계에서 오직 인간만이 어제의 느낌과 생각, 오늘의 입장과 주장을 깡그리 잊거나 바꿀 수 있는 종이라는 거다. 그건 정치권력과 계급이 존재하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의 약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된 셈일까. 요즘 한국 사회에는 최근 '집단 건망증' 비슷한 것이 빈발하고 있다. 그 특징은 속도가 빠르다는 것, 어떤 사람이 발언중 주제를 까먹듯이 중요 의제가 중도 실종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영화 '도가니'를 보고 격분한 국민들 덕에 여야가 모두 성범죄처벌을 위한 이른바 '도가니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섰지만 '성폭력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이미 3년 전 국회법사위에 제출된 채 상정조차 안되고 있었다. 영화 '도가니' 이후 여야가 장애인 대상 성범죄 관련 법안을 3개나 상정했지만 교통정리와 시급한 통과가 필요하다. 또 국회에 획기적인 개혁 법안이 상정될 때마다 회기중 처리되지 않아 폐회와 함께 폐기된 것도 모르고 법안이 통과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임시국회, 정기국회 구별없이 연중 국회가 열려 있고 법안에 관한 심의나 표결도 시한을 정해서 빨리빨리 처리한다면 뜨거운 법안이 자동폐기·증발돼 버리는 일은 없을 것 아닌가. 주제의 핵심을 놓쳐 결과적으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가 논란이 많던 '추가 부자감세'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공제액의 축소안도 함께 없애는 바람에 고소득자의 세부담이 오히려 줄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데 성공한 '술수의 승리'였다. 겉으로는 '부자감세'를 철회한다고 하면서 억대 연봉자들의 세금을 오히려 깎아줬는데도 국민들은 세법개정안의 내막을 파악하지 못했다. 오세훈의 전비(前非)는 잊은 채…건망증에서 깨어나는 방법은 한가지다. 한건 한건의 추이를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며 결말이 맺어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는거다. 순간을 모면하더라도 결과적 책임은 모면할 수 없다는 전례를 수북이 쌓아가야 한다. 그것은 오세훈의 전비(前非)를 잊은 채 경마식 지지율 중계와 '인간대결'로 치닫고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10-18
- 여름을 빼앗긴 위봉 들녘에서 가을을 만나다! 전주역에서 채 30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곳에 멋진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봄이면 벗꽃으로 유명한 송광사 벗꽃 터널을 지나 꼬불꼬불 고갯길을 조금만 더 넘어가면 황금빛 들녘이 층층이 보이는 곳, 바로 완주군 소양면의 위봉마을 일대이다. 드라이브 길로도 유명한 이 길을 찾기에는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추수가 끝나기 전 지금이 딱 적기이다. 위봉산성의 근엄함을 만나다송광사에서 위봉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차도 양옆으로 늘어선 성벽이 보인다. 바로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위봉산성이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도 꼭 찾아볼 마음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그저 쉽게 지나칠만한 규모로 여느 이름난 성들과 달리 웅대하지는 않다.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에 위치하고 있는 위봉산성은 조선 숙종 원년(1675년)에 7년의 세월과 7개 군민을 동원하여 쌓은 것이다. 전주에 모셔진 태조 이성계의 영정과 전주이씨 시조의 위패를 유사 시 보관하기 위하여 전주에서 가까운 험한 지형을 골라 성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동학혁명이 일어났을 때 전주 부성이 동학군에 의해서 함락되자 태조의 영정과 시조의 위패를 이곳에 피난시킨 일이 있다. 이 성은 높이 4~5m, 길이 16㎞로 3개의 성문과 8개의 암문(성벽에서 잘 보이지 않는 지점을 택하여 몰래 출입하도록 만든 작은 문)이 있으며, 성안에는 4~5개의 우물과 9개의 못을 팠고 군대를 두어 지키게 하였다. 지금은 일부 성벽과 전주로 통하는 서문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으며 그 위에 높이 3m의 아치형 성문이 있다. 아담하고 평안한 여승들의 수행터 위봉사위봉산성 옆으로 둘레길이 나 있어 어디로 향하는 길인지 안내도를 아무리 바라보아도 위봉사로 이어진 길은 아닌 듯 해 다시 고개를 넘어 위봉사로 향한다.가을이 머문 한적한 시골마을을 지나면 산그늘 아래 위봉사가 보인다. 위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의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604년(백제 무왕 5년) 서암(瑞巖)이 창건했다고 하나 확실하지 않다. 1359년(고려 공민왕 8년) 나옹(懶翁)이 중건하여 대가람이 되었으며 1911년 31본산 중의 하나가 되었다. 현재는 여러 번의 화재로 많은 당우가 소실되어 보광명전(보물 제608호)·시왕전(十王殿)·칠성각 등만이 남아 있다. 위봉사에 얽힌 또 다른 설화로는 신라 말기, 최용각이 세 마리 봉황새가 노는 것을 보고 위봉사를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담한 규모의 위봉사 안에는 배롱나무 한 그루와 소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꽤 오래 되어 보이는 붉은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와 수령이 500년이나 된다는 소나무가 참 인상적이다. 추락하는 폭포수와 황금들녘의 조화위봉사를 나와 위봉터널을 지나면 오른쪽에 “쏴~"하고 폭포수가 떨어진다. 한여름의 소나기가 지난 후였다면 물이 떨어지는 그 소리가 십리까지 퍼졌을 법한데 가을 가뭄에 찾은 위봉폭포는 어린사내아이 오줌줄기 마냥 가늘다. 하지만 60m가 넘어 됨직한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장관이다. 예전 위봉산성의 동문이 바로 위봉폭포 인근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늘 지나만 다녔지 폭포를 찾아보진 못했기에 오늘은 다리에 힘을 주고 잘 정비된 나무데크를 걸어본다. 아래로 약100미터, 물안개가 피어오르지 않아 운치는 덜 하지만 한여름이었다면 소(沼)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법하다.위봉폭포를 벗어나며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참 평화롭다. 남해 다랭이 마을의 겹겹이층을 이룬 들녘은 아니지만 전라도 사람들이 작고 섬세한 손으로 빚어 놓은 작품 같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TIP>봉강도예 - 위봉사로 들어가기 전 오른편에 위치한 봉강도예는 원광대 도예가를 졸업한 진정욱씨가 도자기, 다도,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학교나 단체, 모임, 가족단위 예약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잠시 들린 봉강도예에서는 전시된 도예품을 감상할 수도 구매할 수도 있다.또한 좋은 이와 나누는 차 한 잔으로 이 가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문의 : 063-244-0067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10-07
- 박물관은 역사의 타임머신이다 올림픽 공원 안에 자리 잡은 한성백제박물관. 갈색 톤으로 멋스럽게 지어진 박물관 외벽에는 내년 4월 오픈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개관 문의가 빗발치는 등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박물관 측은 인근 백제유적지 탐방을 진행하고 역사 강좌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물관 전시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김기섭 박사(49세)는 매일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지내면서도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30년 전 현재의 올림픽공원은 산책하기 좋은 야트막한 야산이었어요. 그러다 88올림픽 경기장을 지으려 터파기 공사를 하는데 백제 유물이 쏟아져 나왔지요. 서울대 조사팀이 1만여 점을 급히 발굴했어요. 그 뒤 5공 정부 때부터 박물관을 짓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제야 결실을 맺게 되네요.” 김 박사는 싱긋 웃는다. 백제를 짝사랑한 역사학자 역사학자 김기섭은 백제사 가운데서도 특히 근초고왕에 애정이 깊다. <백제와 근초고왕> <사료를 보니 백제가 보인다> 등 관련 책도 여러 권 냈고 여러 해 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때론 외로움에 이를 사리물고 때론 배고픔에 허리띠 조이기도 했지만 제왕의 학문인 역사학을 배우고 익히며 마음 뿌듯해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그의 책 서문에 속내를 밝혔듯 ‘백제사랑’은 한결같다. 백제하면 흔히들 공주·부여를 떠올리지만 두 도시가 백제 수도였던 기간은 고작 185년에 불과하다. 500년간 백제의 수도는 서울이었다. 김 박사 입에서는 한성 백제와 관련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풍납동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1997년. 이형구 박사팀이 몰래 아파트 공사장을 들어가 보니 땅 속에 토기 조각이며 기와장 등 엄청난 백제 유물들이 나뒹굴고 있었어요. 곧바로 문화재연구소에 신고, 긴급 발굴에 들어갔지요.” 폭 40m, 높이 15m에 달하는 거대한 풍납토성 일대를 발굴하자 각종 토기와 우물터, 하수관 등 소중한 유물들이 대거 출토되었다. 한성 백제 도읍지를 놓고 역사학계에서 그동안 하남과 송파를 놓고 벌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일본 교토는 ‘1천년 고도(古都)’로 전 세계에 이미지 메이킹하고 중국 만해도 600년이 넘는 역사적인 도시가 꽤 많아요. 우리는 그동안 한성백제 역사는 싹 무시하고 서울을 조선 건국을 중심으로 ‘정도 600년’ 알리는 데만 치중했죠. 잃어버린 5백년 역사를 되살리는 구심점 역할을 한성백제박물관이 제대로 해야 됩니다.” 김 박사의 다부진 각오다. 5백년 백제도읍지 ‘송파’ 2005년부터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반에 몸담고 있는 구는 우여곡절 많았던 박물관의 산증인인 셈이다. “우리 박물관 콘셉트는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예요. 때문에 다양한 역사 체험과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지금부터 여러 프로그램들을 짜고 있지요. 박물관 입구에는 백제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풍납토성 성벽 절개 면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또 복제한 칠지도와 토기 등을 자유롭게 만져보며 관람객이 오감으로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한성백제박물관을 위해 김 박사는 수년째 국내외 크고 작은 박물관들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 “학자였던 시기에는 유물 그 자체를 중심으로 봤다면 이젠 전시장 인테리어와 공간 배치, 그래픽 자료, 조명과 받침대 같이 아주 디테일한 것까지 살피게 되요.” 박물관에는 약 1천 점의 백제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며 모형과 영상자료를 통해 역사적 배경을 쉽고 재미있게 연출할 계획이다. 특히 ‘교과서 같은 박물관’을 위해 역사적 고증과 전문가 자문에 공을 많이 들였다. “한강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과 교역한 백제는 조선기술이 꽤 발달했어요. 전시실에 선보일 백제 시대 배를 복원하기 위해 크기, 내부 구조, 돛의 모양과 개수를 꼼꼼히 검증했어요.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더디더라도 제대로 복원해야 하니까요.” 백제사 전공자로서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를 오롯이 쏟아 붓는 듯 보였다. “몽촌토성 아래 잠자는 백제 역사를 깨우고 싶어요” “예전엔 ‘사료’에서 지식을 쌓았다면 박물관에서 일하면서부터는 ‘사람’한테 많이 배워요. 자비까지 털어가며 역사 PR에 애쓰는 문화해설사분들, 전시실 공사를 맡은 외주업체 직원 은 ‘자식이 와서 볼 박물관이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감을 가지고 밤늦게 까지 먼지투성이 공사장에서 도면과 씨름하죠. 가끔씩 지칠 때마다 이런 분들 보며 에너지를 받아요.” 속내를 털어놓는다. 내년 봄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틈틈이 김기섭 박사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몽촌토성 아래에는 아직도 잠자고 있는 백제 유물들이 무궁무진해요. 박물관 내에 조사팀을 꾸려 그 유물들을 내 손으로 발굴해 보고 싶어요.” 백제사가 평생의 화두라는 그에겐 백제의 숨결이 묻어있는 토기 한 조각, 깨진 막새기와 하나가 역사를 읽어낼 소중한 타임머신이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10-02
- 드넓은 억새평원에서 와~ 탄성이 절로 화왕산성 남문에서 바라본 억새밭10월 중순 쯤이면 절정을 이루는 억새3. 화왕산 군립공원 입구10월, 파아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을 친구삼아 산에 오르기 좋은 진짜 가을이다. 이맘때 가보고 싶은 산을 꼽으라면 단연 경남 창녕군 화왕산이다. 정상부의 드넓은 억새평원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힘든 산행길의 노고를 씻을 수 있는 억새밭. 흔히 억새는 늦가을이 제철이라 생각하지만 10월 중순이면 절정을 맞는다. 좀 이른감은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몰리기 전에 서둘러 화왕산을 찾았다. 화왕산 군립공원 입구자하곡매표소와 옥천매표소 두 코스 억새평원과 진달래, 철쭉 군락지로 널리 알려진 화왕산은 특히 정상부에 5만 5천여 평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창녕군이 3년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억새 태우기 축제를 열었지만, 지난 2009년 화왕산 참사로 중단돼 있는 상태다. 예부터 화왕산에 큰 불이 나야 이듬해 풍년이 들고 모든 군민이 평안하며 재앙이 물러간다고 했단다. 화왕산 억새 태우기는 이러한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창녕의 특산물인 양파 장류 체험관화왕산 산행은 크게 자하곡매표소 출발점과 옥천매표소 출발점 두 코스가 있다. 자하곡매표소 코스는 주차장~화왕산장~전망대~암릉~배바위~남문~동문~정상~서문으로 내려오는 코스이며, 옥천매표소 코스는 주차장~임도~동문~남문~배바위~서문~정상~서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화왕산성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코스는 자하곡 코스로 대부분의 산행인들은 이 코스를 택한다.몇 년 전 자하곡 코스 산행경험이 있기에 이번엔 옥천매표소 코스를 택했다. 옥천매표소 입구에 창녕의 특산물인 송이버섯 모양의 화왕산 군립공원 조형물이 눈에 띈다. 또한 가는 길목에 창녕의 또 다른 특산물 양파장류 체험관도 둘러볼 만하다. 매표소를 지나니 산 입구에 군데군데 민박집이 있어 다음엔 1박 계획을 하고 오리라는 마음이 든다.매점 아주머니의 귀뜸으로 흔히 오르는 임도(설치도로)길 말고 계곡을 따라 오르는 산길(통신탑 전방 20m에 난 사이길)로 접했다. 계곡 입구는 바위들을 나름 정비해 깔끔하긴 했지만 인공적인 느낌이 다소 들긴 했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계곡물이 얕고 바위가 편편해 아이들이 고기잡고 놀기에도 좋을 듯 하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흙을 밟는 발길이 갈수록 가벼워지는 건 왜일까? 역시 산행은 잘 닦여진 돌길 보다는 좁은 흙길이 제 맛이다. 동문으로 내려오는 길목의 드라마 허준 세트장쉬엄쉬엄 한 시간 쯤 오르니 저 앞에 화왕산성이 보인다. 산성 남문 위에 올라서니 와~ 탄성이 절로 나온다. 너른 억새밭이 하얀 솜이불을 펼쳐놓은 듯 드러눕고 싶은 심정이다.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머리를 스치고 하늘하늘 억새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이래서 산에 오르는구나’라는 생각이 스친다. 여기서 산성길을 따라 배바위를 지나면 서문, 그 다음이 정상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억새밭 중간에 발굴작업을 하는지 포크레인 한대가 눈에 거슬리는 것 외에는 부러울 게 없다.우리 일행은 아이와 함께 한 산행길을 감안해 아쉽지만 남문에서 동문을 거쳐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동문 밖으로 이어진 길은 드라마 허준 세트장을 구경할 수 있다. 허준이 나병환자들을 돌보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허준 세트장을 지나 산길을 따라 내려오니 산장이 하나 나온다. 파전과 막걸리 한사발이 산의 매력에 더 취하게 만드는 느낌이다.매표소에서 출발해 다시 매표소로 돌아오는 시간은 약 3~4시간. 부산에서 화왕산 가는 방법은 자가용으로 경부고속도로&rarr구마고속도로&rarr창녕나들목&rarr24번국도&rarr자하곡매표소, 경부고속도로&rarr구마고속도로&rarr영산IC&rarr옥천매표소로 가면 된다. 입장료는 어른 천원, 주차료 2천원이다.Tip. 주변 볼거리-우포늪???창녕읍에서 20번 국도를 따라 20분쯤 가면 우포늪에 닿는다. 이곳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물새서식지로서 총 342종의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희귀식물로 잎의 지름이 1m가 넘는 가시연꽃을 비롯하여 노랑어리연꽃·마름·생이가래 같은 습지식물과 어류·수서곤충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은 많은 철새들이 해마다 날아오는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1998년엔 국제습지조약 보존습지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망대와 따오기복원센터 등 체험관이 있어 아이들과 둘러볼 장소로 추천한다.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2011-09-30
- 짚신신고 세계유산 수원화성(華城) 걸어볼까? 수원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제48회 수원화성문화제의 가족참여 프로그램으로 ‘짚신신고 화성걷기’를 마련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체험하기 위한 것으로, 참가자들은 가족과 함께 짚신을 신고 걸으면서 화성을 감상하게 된다.10월9일 오후 1시30분 창룡문을 출발, 화홍문&rarr장안문&rarr화서문&rarr서장대&rarr화성행궁 광장에 이르는 2.9㎞ 구간에서 열린다.시는 이달말까지 인터넷(http://www.suwonsarang.com)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한 뒤 2016가구를 선정할 예정이다. 참가 가구별로 성인이 1명 이상 반드시 포함돼야 하고 짚신은 켤레당 6000원에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시는 구간별로 포토존을 설치하고 완주기념 축하공연도 펼칠 예정이다.문의 031-228-2086, 244-2161~3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18
- 軍위문공연 최다 출연과 최고 출연료 연예인은 누구? 가수 김소리가 국군 위문공연에 가장 많이 출연한 연예인 1위에 올랐다.국회 국방위원회 서종표 민주당 의원이 국방홍보원으로부터 제출받아 16일 공개한 '2007년부터 5년간 국군 위문열차 연예인 공연 현황'에 따르면 김소리가 38회로 가장 많았다.김소리의 뒤를 이어 진주(31회), 김현정(28회), LPG(27회), 성은(26회) 순이었다.또한 서문탁(24회), 박기영(24회), 이파니(20회), 길건(19회), 문지은(18회)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연도별 최다 출연자는 2007년 진주(20회), 2008년 문지영(18회), 2009년 김소리(23회), 2010년 오로라(10회), 2011년 김소리(10회)로 각각 집계됐다.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은 여성가수는 LPG(5400만 원)이고, 그 다음은 김소리(4940만 원), 김현정(4200만 원), 진주(31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1회당 출연료 '상위 5 걸그룹'은 브라운아이즈걸스, 티아라, 씨야, 소녀시대, 포미닛 등이며 이들은 회당 최고 650만 원부터 510만 원까지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종표 의원은 "위문열차 공연은 젊은 신세대 장병의 사기를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관련 예산도 추가로 확보해 위문열차 공연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진=김소리 미니홈피)데일리뮤직 신경진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16
- 자궁이 울면 여자도 울고, 자궁이 웃으면 여자도 웃는다 생리통은 가임기 여성의 50퍼센트가 앓을 정도로 여성들에게 흔하지만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다고 여겨서 간과하기 쉽다. 그렇다고 생리통을 방치하면 병을 키우는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성들의 적과의 동침 생리통, 과연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일까.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사는 한 남자가 "생리통을 앓는 여성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그녀들의 아픔에 100퍼센트 공감한다"며 ''지긋지긋한 생리통, 약 먹지 않고 쿨하게 이별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 『굿바이 생리통』을 출간했다. 저자는 경희대 한의학 박사이자 자궁질환전문 경희보궁한의원 박성우 대표원장이다. 그는 『굿바이 생리통』 서문에 "여성의 건강 척도인 자궁이 관심 받지 못하고 병들어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여성의 몸은 예민해서 관심을 갖고 돌보지 않으면 금세 우울해지고 병이 나기 때문에 극성을 떨어서라도 여성 스스로 몸을 아끼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리통은 자궁의 울음소리다 " ''생리통은 당연한 거야''라며 생리통을 숙명처럼 생각하는 여성들이 너무 많다. 생리통에 무심한 여성들에게 그녀들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자궁에 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말하는 저자. 그는 "생리통은 자궁의 울음소리다. 갓난아이가 배고프거나 아플 때 울음으로 신호를 보내듯 자궁도 통증으로 주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나 아프니까 봐달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약 한 알로 자궁의 울음소리를 일시 정지한다면 자궁은 더 큰 울음소리를 낼 수밖에 없고, 그 울음소리는 질환을 동반하는 적신호일 확률이 높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많은 여성들이 생리통으로 병원에 가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리통증으로 진통제 복용을 반복하고 병원을 기피하다가는 자궁 내 질병을 키우는 셈이다. 실제로 생리통이 있는 환자의 50퍼센트에서 자궁내막증이 발견된다"며 "자궁내막증 뿐 아니라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골반염 등 여성질환들이 생리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생리통도 병이라고 생각해서 자궁에 각별히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생리 진통제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진통제는 말 그대로 통증을 감소시켜주는 데에 목적이 있다. 대개 생리통을 일으키는 원인을 억제해서 통증을 감소하도록 하는 데, 일반적인 진통제의 약효는 6~8시간가량 지속된다. 많은 진통제가 있지만 이런 진통제들을 상시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무리 내성이 없다고 해도 체내에 지속적인 약품이 들어오면 인체 시스템을 흐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리통은 자궁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만큼 통증만 없앤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생리통이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의 통증이라면 꼭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진통제는 일시적으로 통증만 잊게 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생리기간 특별한 몸조리법 저자는 "여성들이여! 생리기간에 몸을 위해 호들갑을 떨라"며 "나를 VIP 대접하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몸조리는 출산한 여성만 하는 게 아니며 한 달에 한 번 생리를 하는 모든 여성에게도 몸조리는 필요하다는 것. 단 "매직에 걸린 여성들은 아이를 낳은 여성처럼 대놓고 쉴 수 없는 만큼 나를 위한 좀 더 특별한 몸조리법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바로 나를 위한 호들갑"이라고 설명한다. 즉 생리기간에는 면역력이 취약해지는 기간이며 물리적 불편함 때문에 심리적 압박과 여성호르몬이 저하되어 우울함이 동반되므로 카페인과 알코올, 하의 실종 패션, 생리중 성관계는 가차 없이 버리는 호들갑을 떨라고 조언한다. 『굿바이 생리통』에는 여자의 마법에 대한 모든 것, 여자라면 받아야 할 내 몸 수업, 생리통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생리통 진단하기, 생리통을 없애는 좌훈요법 등 여성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어 딸과 엄마가 같이 읽거나 또는 남자 친구와 함께 읽어도 좋은 생리통 지침서이다. 또한 저자는 책 활용설명서에서 마법에 걸리기 전주라면 남자 친구에게 마지막 파트 6을 읽게 하고, 생리 마지막 날에는 파트3 생활 튜닝법을 공부하라고 권한다. 여성들이여, 이제 『굿바이 생리통』을 자궁 도우미로 적극 활용해 생리통과 과감히 안녕을 고하자.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9-05
- 극동건설, 대구에 첫 아파트 공급 웅진그룹 극동건설이 대구에 아파트'스타클래스 남산'을 공급한다고 16일 밝혔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지하 2~지상 30층 10개동 946가구로 구성된다.대구지하철 1호선 명덕역과 2호선 서문시장역, 3호선 계명네거리역, 달구벌대로와 인접해 있다. 예상 분양가는 3.3㎡당 평균 700만원대 초반. 견본주택은 17일 문을 연다.오승완 기자 osw@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8-17
- [차미례의 발차기] 순국선열에게 부끄럽다 언론인·번역가'평화와 인권을 위한 투사'로 전세계인으로부터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많은 명언을 남긴 위인으로도 유명하다. 93세 넘게 장수한 때문이기도 했지만, 옥중생활도 역할을 했다. 실제 "27년의 옥살이 덕분에, 고독의 고요함을 통해 소중한 말과 진정한 연설이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게 되었다"는 말도 남겼다. 만델라의 '소중한 말, 진정한 연설'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제 66주년 광복절 경축사는 나름대로 인상깊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6000자짜리 '조선혁명선언'에 못지않은 긴 길이에다, 그 만큼이나 결연한 어조로 새로운 국정 기조와 '아무도 내놓은 적 없는 새로운 비전'을 내 놓았다. 조선혁명선언은 '강도일본'에게 대항하기 위해 조선민중이 할 수 있는 일은 폭력저항 뿐이며 이는 범죄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정당한 저항, 즉 혁명임을 조목조목 항변하였다. 대통령 8·15경축사는 대한민국의 성과를 나열, 극찬하면서 현안 과제들을 지적하고 있는데, 문제는 해마다 현실과 거리감이 있는 새 용어-비전을 들고 나온다는 사실이다. 2008년엔 저탄소 녹색성장을, 2009년엔 친서민 중도실용을, 작년에는 공정사회를 내걸었다. 올해는 공정사회와 구분이 불분명하지만 공생발전이란 신조어를 내놓았다. 탐욕경영에서 윤리 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발전의 양에서 질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번영으로, 고용 없는 성장에서 일자리 늘어나는 성장으로의 변화가 이 개념의 내용이라는 길고 자세한 해설도 뒤따랐다. 우리 훈련받은 언론인들은 모두 안다. 신문에 뉴스 제목을 달았는데 그 뜻을 다시 설명해줘야 하거나, 꽤 길고 중요한 기사를 실었지만 독자에게 일일이 그 내용을 말로 해설해줘야 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잘못 작성된 것이다. 우리말이나 열심히 가꾸었으면대통령이 직접 골랐다는 '공생발전'이란 슬로건 때문에 그 많은 설명이 필요한 것일까. 올해의 화두가 은근히 경제계와 대기업 쪽을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로 승자독식 사회니 부익부 빈익빈, 고용없는 성장 같은 말들이 정작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그동안의 통치를 비판하는 용어로 많이 쓰여온 것을 모르는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120여권의 책을 번역,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번역자'인 소설가 안정효씨는 우리끼리는 통해도 정작 외국인들은 못 알아듣거나 웃어대는 국적불명의 영어들을 신문, 방송, 공문서 등에서 맹렬수집하여 방대한 부피의 '가짜 영어사전'을 펴낸 바 있다. 그는 영어의 오남용 원인이 언어라기보다 기호의 기능에 치중하는 우리 성향 탓이라 풀이하면서 "그런 말도 안되는 온갖 조어를 만들어 쓸 시간과 기운이 있으면 우리말이나 좀더 열심히 가꾸지…"라고 서문을 쓰기도 했다. 공생발전이 본래 '생태계형 발전(Ecosystemic Development)'이란 뜻인데 너무 어려워 그렇게 의역했다는 해설도 혼란스럽다. 생태계라는 확실한 말을 공생이란 억지 단어로 바꾼 게 어떻게 의역일 수 있는지 희한한 발상이다. 단어 뜻과 상관없이 "내 의도대로" 번역하는 게 의역인 줄 알았던 것일까. 양국의 문화차이를 배려하고 오해를 줄이는 의역작업이라도 전혀 다른 신조어를 가지고 '우리는 이런 뜻으로 썼다'고 우기면 안되는 것이 번역의 기본이다. 더구나 이 '새로운 비전'의 구체적 시행방법의 제시 없이 여야의 '복지 포퓰리즘 탓'에 국가 재정이 고갈될 우려가 있다는 대목에서 나는 울고 싶어졌다. 국가와 정부가 복지를 '선심'과 혼동하고 정치술수 정도로 기피하는 나라의 민중을 위해 피를 흘리며 싸우고 목숨과 모든 것을 바친 순국선열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다. 남북관계 등 현안엔 침묵한 채단재 선생을 비롯해서 내가 좋아하는 '독립군 제2지대 군가'를 작곡한 철기 이범석 장군, 아나키스트란 이유로 해방조국에서 외면당했던 이회영, 박열같은 독립운동가들이 소득 상-하위 가르기, 정규-비정규직을 비롯한 온갖 차별과 사회문제가 산적한 채 편협한 남북 대결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를 보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첨예한 남북관계, 대일관계 현안에는 침묵한 채 통일을 외면하면서 "평화협력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발표하는 모순에 대해 순국선열은 어떤 해답을 내놓으실까.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1-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