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설맞이 악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신파극의 원조로 꼽히는 ‘홍도야 우지마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여기에 춤과 노래를 가미해 무대에 올린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원작에 충실하면서 ‘순수한 사랑과 희생’을 현대적 재해석하여 함께 춤과 노래로 표현한 명품 악극이다. 북한 여배우 출신 김혜영이 홍도 역을 맡아 열연하고 익살스런 연기로 관록이 깊은 탤런트 최주봉, 이대로, 강태기 등이 출연한다. 중장년층은 흘러간 노래에 대한 향수를,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에 대한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이번 공연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뜻 깊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병에 걸린 아버지와 집안이 어려워 기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홍도. 부잣집 아들 영호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되는데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온갖 수모와 구박을 받으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결국 시댁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일시: 2월 15일(월) 오후 5시 / 장소:성남시민회관 대극장 / 입장료:전석 2만원문의: 031-783-8000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31
- 친이, 세종시 공방속 박정희 공격 장기적으로 박근혜 흠집내기 작용 박정희 전 대통령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그런 한나라당의 주류인 친이계 핵심인사들이 최근 열흘새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에 잇달아 가세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친이-친박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심상치 않다. 이명박정부 최고의 실세이자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20일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강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세 번 감옥에 갔고, 군사정권이 끝날 때까지 감옥에 다섯 번 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행복하게 살고, 보람 있게 살려면 정의롭지 못한 사회, 정치적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해 박정희 정권 때를 정의롭지 못한 사회로 규정했다. 이날 이 위원장의 발언은 비록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반부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이지만 강의내용 곳곳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드러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전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천청사를 만든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부처 이전에 대한 원죄를 박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당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퇴장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뤄내 우리 민족을 가난에서 해방시키고 경제기적이라는 불멸의 공적을 세웠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던 적이 있어 이날 발언이 작심하고 나온 것임을 짐작케 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대열에 동참했다. 정 의원은 27일 ‘MB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5·16 군사혁명후 민정이양 약속을 안 지켰고, 3선 개헌 때도 약속을 안 지켰다”고 했다. 정 의원의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은 “국익을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3선 개헌을 해서 중화학공업 육성하고 우리나라를 이렇게 반석에 올려놨다”며 약속과 신뢰보다 국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나온 데는 세종시를 둘러싼 당내 갈등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외길 수순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두언 의원은 29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난한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표가 현재 보이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문제를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이계 핵심의 이러한 움직임이 박근혜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장기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친이진영 의원들은 박 전 대표로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 핵심의원은 “박 전 대표쪽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폐쇄적 조직문화가 팽배해 있다”며 “두 차례 대선에서 실패한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국민들은 박 전 대표를 더 이상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있는 정치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지도자로 바라보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어떤 시도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29
- 세종시 공방속 심상찮은 박정희 공격 세종시 공방속 심상찮은 박정희 공격 친이핵심 이재오 안상수 정두언 포문 … 아버지 통해 딸 잡는다 ‘성동격서’ 장기적으로 박근혜 흠집내기도 작용 박정희 전 대통령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그런 한나라당의 주류인 친이계 핵심인사들이 최근 열흘새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에 잇달아 가세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친이-친박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심상치 않다. 이명박정부 최고의 실세이자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20일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강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세 번 감옥에 갔고, 군사정권이 끝날 때까지 감옥에 다섯 번 가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행복하게 살고, 보람 있게 살려면 정의롭지 못한 사회, 정치적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해 박정희 정권 때를 정의롭지 못한 사회로 규정했다. 이날 이 위원장의 발언은 비록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반부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 이지만 강의내용 곳곳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드러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전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천청사를 만든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부처 이전에 대한 원죄를 박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당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퇴장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뤄내 우리 민족을 가난에서 해방시키고 경제기적이라는 불멸의 공적을 세웠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던 적이 있어 이날 발언이 작심하고 나온 것임을 짐작케 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대열에 동참했다. 정 의원은 27일 ‘MB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5·16 군사혁명후 민정이양 약속을 안 지켰고, 3선 개헌 때도 약속을 안 지켰다”고 했다. 정 의원의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은 “국익을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3선 개헌을 해서 중화학공업 육성하고 우리나라를 이렇게 반석에 올려놨다”며 약속과 신뢰보다 국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나온 데는 세종시를 둘러싼 당내 갈등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외길 수순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두언 의원은 30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난한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표가 현재 보이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문제를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이계 핵심의 이러한 움직임이 박근혜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장기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친이진영 의원들은 박 전 대표로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 핵심의원은 “박 전 대표쪽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폐쇄적 조직문화가 팽배해 있다”며 “두 차례 대선에서 실패한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국민들은 박 전 대표를 더 이상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있는 정치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지도자로 바라보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어떤 시도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29
- 밥일꿈 마음의 꽃꽂이 신경숙 주부 언제부턴가 길을 가다 예쁜 꽃을 보게 되면 발길을 멈추게 된다. 저런 꽃도 있구나 하며 이름을 기억해놓고, 꽃꽂이 화분을 보면 꽃이 꽂혀진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내가 이런 버릇을 갖게 된 것은 꽃꽂이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매주 토요일마다 부산의료원 원목실로 꽃꽂이 봉사활동을 간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일이 벌써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토요일 오전이면 자유시장에서 꽃 서너 가지를 사들고 다시 의료원 원목실로 이동해 정성스럽게 꽃꽂이를 한다. 버스를 타고 왕복 2시간씩 걸리는 거리지만 피곤하거나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는 그 시간이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느껴진다. 어느 해 장마철에는 폭우가 쏟아져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집에서 출발한 적도 있었다. 원목실을 찾아가면서 그런 옷차림을 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또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난다. 작은 봉사활동이지만 그속에서 모르게 즐거움을 느끼고 활력이 생겨 매주 토요일이면 꽃시장으로 발걸음이 절로 움직인다. 지난주에는 측백에 노란 소국과 진분홍 소국을 사다 꽂아 놓았다. 이왕이면 오래가고 쉽게 시들지 않는 꽃을 골라 꽃꽂이를 한다. 생기 있고 밝은 색을 띤 꽃을 꽂아 놓으면 지하에 있는 원목실에 조금이나마 환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원목실인데도 무게 있고 엄숙한 분위기의 꽃꽂이를 하기보다 밝고 활기찬 느낌의 꽃을 꽂는 이유는 또 있다. 이곳 원목실에 예배를 드리기 위해 많은 병원 입원 환우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환우들 중에는 행려환자와 치매노인과 알코올 중독 환자, 정신병동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 꽃을 보는 환우들이 저마다 ‘꽃이 참 예쁘다’ ‘꽃꽂이를 참 잘했다’는 말을 할 때면 기분이 나쁘지 않다. 가끔씩은 시간이 지난 꽃을 양해를 구하고 병실에 가져가는 환우들도 있다. 난 그저 그 환우들이 꽃의 밝은 기운을 통해 병을 치유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이곳 원목실의 목사님은 이십여년이 넘은 세월동안 변함없이 환우들을 돌보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다. 나도 그 곁에서 꽃꽂이 봉사를 하고 환우들을 챙기면서 조금씩 이웃을 돌아보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게 된다. 목사님을 보면서 이런 실천은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것을 진심으로 느끼게 된다. 나도 그 뜻을 잘 살려 성실한 노력을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다음 주에는 소철과 버들강아지에 연분홍 카네이션과 노란 소국으로 꽃꽂이를 해볼까. 내가 꽂은 꽃을 보게 될 환우들이 그 꽃을 보면서 마음의 짐과 몸의 고통을 잠깐이나마 덜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매주 토요일 나는 꽃꽂이 오아시스에 환우들의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꽃과 함께 꽂는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29
- [밥일꿈]내 마음의 꽃꽂이 내 마음의 꽃꽂이 신경숙 (주부) 언제부턴가 길을 가다 예쁜 꽃을 보게 되면 발길을 멈추게 된다. 저런 꽃도 있구나 하며 이름을 기억해놓고, 꽃꽂이 화분을 보면 꽃이 꽂혀진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내가 이런 버릇을 갖게 된 것은 꽃꽂이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매주 토요일마다 부산의료원 원목실로 꽃꽂이 봉사활동을 간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일이 벌써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토요일 오전이면 자유시장에서 꽃 서너 가지를 사들고 다시 의료원 원목실로 이동해 정성스럽게 꽃꽂이를 한다. 버스를 타고 왕복 2시간씩 걸리는 거리지만 피곤하거나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는 그 시간이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느껴진다. 어느 해 장마철에는 폭우가 쏟아져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집에서 출발한 적도 있었다. 나도 모르게 즐거움 느껴 원목실을 찾아가면서 그런 옷차림을 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또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난다. 작은 봉사활동이지만 그 속에서 나도 모르게 즐거움을 느끼고 활력이 생겨 매주 토요일이면 꽃시장으로 발걸음이 절로 움직인다. 지난주에는 측백에 노란 소국과 진분홍 소국을 꽂아 놓았다. 이왕이면 오래가고 쉽게 시들지 않는 꽃을 고른다. 생기 있고 밝은 색을 띤 꽃을 꽂아 놓으면 지하에 있는 원목실에 조금이나마 환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환우들 중에는 행려환자와 치매노인과 알코올 중독 환자, 정신병동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 꽃을 보는 환우들이 ‘꽃이 참 예쁘다’ ‘꽃꽂이를 참 잘했다’는 말을 할 때면 기분이 좋다. 시간이 지난 꽃을 양해를 구하고 병실에 가져가는 환우들도 있다. 난 그저 그 환우들이 꽃의 밝은 기운을 통해 병을 치유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이곳 원목실의 목사님은 이십여년이 넘은 세월동안 변함없이 환우들을 돌보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다. 나도 그 곁에서 꽃꽂이 봉사를 하고 환우들을 챙기면서 조금씩 이웃을 돌아보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게 된다. 목사님을 보면서 이런 실천은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음의 짐과 몸의 고통 덜게 다음 주에는 소철과 버들강아지에 연분홍 카네이션과 노란 소국으로 꽃꽂이를 해볼까. 환우들이 그 꽃을 보면서 마음의 짐과 몸의 고통을 잠깐이나마 덜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매주 토요일 꽃꽂이 오아시스에 환우들의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꽃과 함께 꽂는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29
- [신문로]한패인가 반대패인가 한패인가 반대패인가 이국영 (성균관대 교수·정치경제학) 세종시 문제에 직접 이해관계가 없거나 큰 관심이 없는 다수 국민들은 정부·여당 내부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식상하고 있다. 실업자가 400만에 육박하고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간 대립보다 더 격렬하게 보이는 여당 내의 분쟁이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자기들만의 이전투구로 보일 것이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당정치가 별로 발전하지 못했던 원인이 정당정치의 제도화가 진전되지 못했던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여권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세가 이를 입증한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보면 여당의 여(與)는 ‘한패’라는 뜻으로서, 여당은 ‘정부와 한패가 되는 정당’으로 뜻풀이되어 있다. 즉 여당은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정부 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구현하는 반면, 야당은 반대입장에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견제함으로써 차기 정권획득을 위한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여권의 치열한 투쟁을 일부 언론에서는 현존권력과 미래권력 간의 알력으로 보고 있지만, 이러한 견해는 지금부터 특정인을 차기 집권자로서 상징적으로 조작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거나 민주정치의 의의를 망각하는 사유방식의 발로이다. 민주정치 시대에서는 왕조시대와는 달리 차기 대통령은 다음 선거 이전에 확정될 수 없다. 왕조시대에도 황태자나 왕세자가 폐위되는 일이 종종 있어 왔다. 비록 한 유력 정치인이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차기 집권자가 되기 위한 절차는 ‘미래권력 운운’할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현재권력의 핵심인사들은 미래권력이 아니라 과거권력의 잔영과 싸우는 기분일 것이다. 현존권력과 미래권력의 불화 여당 내의 맹렬한 계파투쟁을 두고 항간에는 분당설이 널리 퍼져 있다. 보수진영의 브레인들은 ‘보수정권 재창출 실패’를 걱정하여 분당을 우려하지만,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한나라당의 분당이 바람직할 수 있다.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세종시 현안은 국민투표 실시 요건인 헌법에 명시된 국가안위와는 다른 문제이다. 걸핏하면 국민투표로 정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분당은 친이·친박 양대계파의 공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이런 생각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일 수 있다. 정당정치가 발전하려면 정당, 특히 여당이 더욱 정당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당은 과거와 같이 고작 유력한 대선주자의 득표조직으로서만 기능할 것이다. 비록 한나라당이 현존 최장수 정당이긴 하지만, 아직도 지역패권정당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많은 당원들이 힘든 야당 10년 세월을 견디면서 당명을 지켜왔기 때문에 그 이름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겠지만, 한나라당호 그 자체는 아무런 정치이념이나 가치 또는 비전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의 선두주자는 지난 총선에서 보았듯이 당의 깃발과는 관계 없이 이미 동부지역에서 확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고 충청권에서도 탄탄한 지반을 다지고 있다. 이 정도의 기세라면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한나라당 간판이 오히려 거추장스럽지 않느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MB 정부가 비록 일자리 확대를 국정의 최고 목표로 삼고 있지만, 정책기조로 보아 실업대란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다. MB 정부의 실패는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고, 성공은 한나라당의 주류에게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완전고용비전의 보수신당 지난 총선과 같은 공천후유증이 또다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되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비주류는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신당의 명칭도 완전고용과 고도성장을 구현한 과거 공화당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21세기 공화당’ ‘새천년 공화당’ 또는 유행하는 신(新)자 돌림으로 ‘공화신당’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주의 정당이 아닌 고도성장과 완전고용을 비전으로 내세우는 신당은 서부지역의 상당부분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29
- 신문로 한나라당의 분당이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이국영 (성균관대 정치경제학) 세종시 문제에 직접 이해관계가 없거나 큰 관심이 없는 다수 국민들은 정부·여당 내부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식상하고 있다. 실질실업자가 400만에 육박하고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간의 대립보다 더 격렬하게 보이는 여당 내의 분쟁이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자기들만의 이전투구로 보일 것이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당정치가 별로 발전하지 못했던 원인이 정당정치의 제도화가 진전되지 못했던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여권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세가 이를 입증한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보면 여당의 여(與)는 ‘한패’라는 뜻으로서, 여당은 ‘정부와 한패가 되는 정당’으로 뜻풀이되어 있다. 즉 여당은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정부 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구현하는 반면, 야당은 반대입장에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견제함으로써 차기 정권획득을 위한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정치학 교과서를 보면, 정당은 공공 이익의 실현을 목표로 하여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권 획득을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한 집단을 일컫는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작금 이른바 여당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불화는 여당의 기능이나 정당의 본질을 헷갈리게 한다. 현존권력과 미래권력의 불화? 여권의 치열한 투쟁을 일부 언론에서는 현존권력과 미래권력 간의 알력으로 보고 있지만, 이러한 견해는 지금부터 특정인을 차기 집권자로서 상징적으로 조작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거나 민주정치의 의의를 망각하는 사유방식의 발로이다. 민주정치 시대에서는 왕조시대와는 달리 차기 대통령은 다음 선거 이전에 확정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왕조시대에도 황태자나 왕세자가 폐위되는 일이 왕왕 있어 왔다. 비록 한 유력 정치인이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하더라도, 차기 집권자가 되기 위한 절차는 벌써부터 ‘미래권력 운운’할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현재권력의 핵심인사들은 미래권력이 아니라 과거권력의 잔영과 싸우는 기분일 것이다. 여당 내의 맹렬한 계파투쟁을 두고 항간에는 분당설이 널리 퍼져 있다. 보수진영의 브레인들은 ‘보수정권 재창출 실패’를 걱정하여 분당을 우려하지만,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 한나라당의 분당이 바람직하다.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세종시 현안은 국민투표 실시 요건인 헌법에 명시된 국가안위와는 다른 문제이다. 걸핏하면 국민투표로 정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분당은 친이·친박 양대계파의 공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이런 생각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정당정치가 발전하려면 정당, 특히 여당이 더욱 정당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당은 과거와 같이 고작 유력한 대선주자의 득표조직으로만 기능할 것이다. 비전이 있는 신당출현 비록 한나라당이 현존 최장수 정당이긴 하지만, 아직도 지역패권정당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많은 당원들이 힘던 야당 10년 세월을 견디면서 당명을 지켜왔기 때문에 그 이름에 애착을 가지고 있겠지만, 한나라당호 그 자체는 아무런 정치이념이나 가치 또는 비전을 표현하지 못한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의 선두주자는 지난 총선에서 보았듯이 당의 깃발과는 관계 없이 이미 동부지역에서 확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고 충청권에서도 탄탄한 지반을 다지고 있다. 이 정도의 기세라면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한나라당 간판이 오히려 거추장스럽지 않을까? MB 정부가 비록 일자리 확대를 국정의 최고 목표로 삼고 있지만, 정책기조로 보아 실업대란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다. MB 정부의 실패는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고, 성공은 한나라당의 주류에게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지난 총선과 같은 공천후유증이 또다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되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비주류는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신당의 명칭도 완전고용과 고도성장을 구현한 과거 공화당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21세기 공화당’, ‘새천년 공화당’, 또는 유행하는 신(新)자 돌림으로 ‘공화신당’이 좋을 듯하다. 지역주의 정당이 아닌 고도성장과 완전고용을 비전으로 내세우는 신당은 서부지역의 상당부분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29
- (시론) 유해 발굴, 남북 공동으로 ^올해는 6·25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으로부터 두 세대가 흘러간 세월의 의미는 적지 않다. ^그 사이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하였고, 그 중에서도 못 사는 나라를 돕는 유엔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 되었다. 북한도 핵무기 개발과 배타적인 독자노선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나라가 되었으니, 한반도의 60년은 다른 나라의 그 것과 비교하기 어려운 세월이다. ^그러나 그 전쟁의 뒤처리는 너무 소홀하여, 국민의 가슴에 든 피멍울을 키웠다. 바로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국군포로 문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전쟁에 나가는 것은 국민의 신성한 의무다. 마찬가지로 그 전쟁의 전몰자와 전상자, 또는 포로 같은 피해자 희생에 보답하는 것은 나라의 의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 마땅한 의무에 너무 소홀하였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이 전쟁 발발 50주년인 2000년에야 겨우 시작되었으니, 이런 부끄러움이 또 있겠는가. 그나마 북한지역이나 비무장 지대는 대상으로 삼을 마음도 먹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신년사에서 북한지역 국군유해 발굴사업을 언급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을 금할 수 없다. 새해 벽두 국정연설에서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북한과 대화를 통해 (6·25 전쟁에서 전사한) 국군용사 유해 발굴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은 너무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방부도 대통령의 언급에 부응하여 북한지역 국군 유해 발굴사업을 대북지원과 연계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북한지역 유해 발굴사업을 벌여 온 미국의 사례를 의식한 방침으로 보인다. 어떤 방법이 되었건, 현실적으로 유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많은 성과를 올려 주기를 기대한다. 북한도 자기네 유해 발굴에 무관심할 수 없을 터이니, 서로 협조하여 함께 추진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근래에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회담 성사를 위한 접촉이 활발한 모양이고, 최근에는 최고 책임자들 입에 정상회담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한 기자단 질문에 “콘텐츠가 문제”라는 말로 서울 답방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북한도 신년 공동사설을 통하여 매우 유연한 자세를 드러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리,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난이 한 줄도 없었다. 3개 매체에 실린 신년사설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밝혔다. ^2005년 중단된 미군유해 발굴사업의 재개를 원하는 미국 측 희망에 대하여, 전 유엔 주재 북한대사 김명길이 관련 청문회에서 “그것은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You are not forgotten."(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습니다) ^미국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가 모토로 삼는 이 글귀에는 전사자와 전쟁포로를 지극히 존중하는 국가철학이 오롯이 깃들어 있다. ‘그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지구 끝까지 뒤져서, 유해라도 조국에 봉안하여 영웅으로 떠받들겠다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1996년부터 10년 동안 33회에 걸쳐 유해발굴단을 북한에 파견하였다. 그렇게 발굴한 유해가 124구, 북한이 발굴해 보낸 것이 208구였다. 거기에 들어간 사업비가 무려 2800만 달러였다. ^우리는 어떤가. 정부 차원의 발굴사업 착수가 겨우 2000년이었다. 10년간 국내에서 발굴한 것이 겨우 3367구에 불과하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에서 말도 꺼내지 보지 못 하였다. 뒤늦게나마 대통령이 나서고, 북한이 호응할 때 60년 묵은 숙제를 깨끗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 ( 문 창 재 논설고문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08
- 취미도 봉사! 특기도 봉사!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이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봉사''의 뜻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나의 시간과 노고를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 해 12월 7일 백운아트홀에서는 ''2009 강원도자원봉사자대회''가 열렸는데 이날 대회 최고상인 국무총리 표창을 원주에 사는 정경화(56·학성동)씨가 받았다. 30년 동안 봉사와 함께 지내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신혼 초 우연찮게 시작한 봉사 1984년 갓 결혼해 신혼의 단잠에 빠져 있을 시기에 새마을지도자를 맡게 된 정경화씨. 그의 봉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처음 맡아본 새마을지도자인데도 동네 어른들로부터 "잘한다! 잘한다!"라고 칭찬을 하니 신이 나서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잘한다''라는 말에 신이 나서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라며 웃는다. 처음 봉사를 시작한 그 때의 자기 자신 나이만큼 커 버린 두 아들도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야학교사, 사랑의 집짓기 등 자신들이 스스로 봉사활동을 찾아서 한다고 한다. ■ 잊지 못했던 봉사 잊지 못할 봉사에 대해 물어 보니 정경화씨의 눈 주위가 붉어진다. 10여 년 전 여름, 문막에서 일어났던 익사 사고에 대해 어렵게 말한다. "문막의 주말농장이라는 곳에서 장애인 부부가 분식점을 하며 중학생 아들을 키웠는데 그 아들이 물에 빠져 익사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라며 말끝을 흐린다. 사고 연락을 받자마자 때 마침 근처에 있었던 터라 빨리 달려가 조치를 취했는데도 이미 숨은 멎어 있었다. 아직도 그 학생의 곁에서 통곡하던 부모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인다. ■ 집에서 아내로 받은 봉사 "시간 날 때 봉사하기 보단 시간 내서 봉사를 해야죠"라며 "그러고 보니 그 흔한 헬스장 한번 못 갔네요"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그의 명함 뒤에는 봉사에 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봉사와 함께 보내온 그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지난 세월 책임지고 맡아 꾸려 나갔던 단계지구대 생활안전위원, 학성동 자율방범대장, 이사모(이웃을 사랑하는 모임) 사고심의 위원장에서부터 현재 활동 중인 원주크리너스 봉사단 단장, 원주시사회복지위원까지. 그에게 하루 일과를 물어보니 아침에 세탁소에 출근해 점심때가 되면 봉사활동을 하러 나간다며 아내 쪽을 바라보며 웃는다. "이번에 받은 상은 아내에게 바치고 싶다"며 그간 자신으로 인해 고생한 아내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 특기를 살려 전문 봉사 할머니 할아버지 점심식사 봉사부터 집 보수 공사까지 안 해본 봉사가 없는 그에게 가장 보람된 봉사는 뭐냐고 물어보았다. 세탁업을 하는 그에게는 단연 그의 기술을 살려 봉사할 수 있는 세탁 봉사인 ''크리너스 봉사단''과 함께하는 봉사가 가장 기분 좋고 쉽다고 한다. "보호 시설에 찾아가 아이들 교복 지퍼 교환부터 단 줄여 주기, 드라이클리닝 등을 해 주는 세탁 봉사가 가장 뜻 깊다"라며 "찾아가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기도 하기에 해 주고 나면 마음도 개운하고 뿌듯하다"라고 말한다. 현재 원주시자원봉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원주에서 봉사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언제든 달려가는 그이다.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청소년 선도, 재해구호, 집수리봉사 등 원주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다 같이 더불어 가는 사회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에게 봉사에 대해 묻자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며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분들에게 오히려 더 감사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이젠 "봉사도 분야별로 전문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봉사에 대해 말한다. "세탁이면 세탁, 미용이면 미용 등 전문가들이 나서서 하는 전문 봉사야 말로 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일"이라며 다른 전문적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내에게 받은 봉사를 남에게 베풀고 있는 정경화씨. 그에게는 추운 겨울바람마저도 빗겨가는 듯 따뜻함이 묻어난다.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1-07
- [섬마을 선생님]여수군 거문초교 동도분교 김상현·장혜란 선생님 섬은 아련한 동경이다. 낭만과 신화가 가득 쟁여져 있는 곳이다. 섬마을 선생님은 왠지 달콤한 로맨스와 깊은 사연을 지닌 주인공 일 것만 같다. 그래서 섬마을 유람에 나섰다. 섬마을 선생님들의 훈훈한 휴먼스토리와 낙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지면에 담아낼 작정이다. 서해의 백령·연평군도에서 남해 한려수도를 돌아 동해의 울릉도까지…. 한 낮의 운동장은 텅 비어있었다. 네 단으로 이루어진 시멘트 스탠드가 우스꽝스럽게 보일만큼 넓고 커 보인다. 한때 까불고 깔깔거리는 아이들로 가득했을 공간이다. 운동회 땐 동네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김밥과 찐빵, 사이다를 마시며 잔치를 벌이던 장소였을 터이다. 그 많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전남 여수군 거문초등학교 동도분교장은 빈 학교처럼 보였다. 이순신장군 동상이 허허로운 교정을 굽어보고 있다. 장군의 철갑도 벌건 녹을 잔뜩 뒤집어쓴 누더기 꼴이다. 갑자기 어디선가 하모니카 소리가 흘러나온다. ‘오, 수재너’의 애잔한 곡조다. “멀고먼 앨라배마 나의 고향은 그곳, 밴조를 메고 나는 너를 찾아 왔노라! 오, 수재너, 이 노래 부르자!~” 노래 소리를 따라 교사 안으로 들어간다. 중앙현관을 중심으로 양편에 교실 3개씩을 거느린 노란 단층 건물이다. 오른 편 끝 교실에서 학생들 네 명이 둘러 앉아 하모니카를 불고 있었다. 남학생 한 명에 여학생이 셋이다. 젊은 여선생님 한 분이 간간히 아이들의 틀린 부분을 지적해주고 있었다. 교실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남자 선생님 한 분이 인사를 건네며 다가온다. 선생님이 ‘협의실’이라는 팻말을 매단 교실로 안내를 한다. 잠시 후 하모니카 지도를 하던 여선생님도 협의실 소파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동도분교의 부부교사인 김상현(31), 장혜란(28) 선생님이다. 장 선생님이 귤 몇 알을 내 놓는다. 학교 뒷동산에서 수확한 거란다. 한 알을 까서 입에 넣어보니 달고 신 맛이 입에 가득 밴다. “내일 학예회가 열립니다. 고도에 있는 거문초등학교에서 본교 학생들과 동도분교, 서도분교, 덕촌분교 학생들과 함께 잔치를 한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하모니카 연주를 하기로 돼 있어요.”(장 선생님) 광주교대 선후배 사이인 두 선생님은 2006년 12월 31일 결혼했다. 2009년 3월 함께 이곳으로 부임을 한 부부는 네 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6학년인 김현준과 5학년 조서연은 남편의 반 학생들이고, 자매인 1학년 강래경과 3학년 강승희는 아내의 반 아이들이다. 아직 아기가 없는 부부에겐 이들이 바로 자신의 자녀들인 셈이다.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아이들이랑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다가 바지락 수제비도 해먹고, 바위 들춰서 해삼도 잡아다가 먹고 그런답니다. 현준이가 바다 일에는 프로예요. 낙지도 잘 잡고, 낚시도 선수급 여기 와서 생전처음 아이들과 함께 낚시를 해 봤는데 신기하게 잘 잡히더라고요. 요즘엔 학꽁치가 가장 많이 올라와요. 처음엔 잡힌 물고기를 바늘에서 빼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워낙 파닥거리는 통에 손을 댈 수가 없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현준이가 요령을 가르쳐주더군요. 물고기를 바닥에 탁 내동댕이치라는 거예요. 가르쳐 준대로 했더니 물고기가 잠시 기절을 해서 다루기가 쉽더군요. 잡아온 고기는 학생들과 함께 프라이팬에 구워먹고는 합니다.”(김 선생님) 마을 주민들도 두 선생님을 한 식구처럼 살갑게 대한다. 관사 앞엔 누군가 수시로 파김치 배추김치도 갖다놓는다. 장조림이나 멸치볶음 등 밑반찬을 만들어다 주는 분들도 있다. 문어 꽃게 등 해산물이 가득 담긴 양동이가 놓여 있을 때도 있다. 김 선생님과 장 선생님은 낮에는 동료이고, 밤에는 부부다. 이곳으로 발령을 받기 전까지는 서로 여보, 당신하고 부르던 호칭부터 바꾸어야 했다. 근무시간에는 서로 ‘김 선생님’, ‘장 선생님’하고 깍듯이 존대한다. “처음엔 신랑보고 ‘김 선생님’ 하고 부르니까 어색하더라고요. 지금은 시댁 가서도 무심코 그렇게 부르다가 혼나는 경우도 있어요. 아무래도 좋은 점이 훨씬 많지요. 외딴 섬에 함께 있으니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학교운영이나 가정경제 측면에서도 좋은 점이 많습니다. 우선 학교 행사 계획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어떤 문제든 스물네 시간 함께 의논을 할 수 있잖아요. 관사를 함께 쓰니 난방비와 전기비 등 학교예산도 절약할 수 있고요.”(장 선생님) 섬으로 들어가자고 먼저 말을 꺼낸 쪽은 장 선생님이었다. 평소 ‘작은 학교 운동’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학교 운동’은 2001년 남한산 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공교육 안에서 대안적 실험교육을 통해 새로운 학교를 만들려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움직임이다. 작은 학교는 교사들에게 관료주의 학교 체제에서 벗어나 교육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경쟁보다는 인간적인 관계가 살아 있는 학교, 아이들의 자발성이 살아 숨 쉬는 학교,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바로 작은 학교다. 남한산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작은 학교 운동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호응 속에 거산 초등학교, 삼우 초등학교, 금성 초등학교, 상주남부 초등학교, 세월 초등학교, 별량 초등학교 송산분교장 등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큰 학교에서는 잡무가 너무 많아요. 정작 중요한 아이들 교육에는 몰두할 수가 없습니다. 학급당 학생들 숫자도 많아 어린이 개개인에게 신경을 쓰기도 어렵고요. 작은 학교에 가서 교육적 소신을 펴고 싶었습니다.”(김 선생님) 부부는 독일의 발도로프 교육을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시작된 발도로프 교육은 전인교육, 열린 교육, 창의력 위주의 학습방법이다. 똑똑한 아이를 선별해내는 점수 위주 교육이 아니라 내재된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다. “학교는 재미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며 꿈을 키우는 행복한 공간이어야 하는 거지요. 발도로프 교육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밭도 일구고, 직접 옷 만들기 실습도 합니다. 아침 첫 수업시간은 시 낭송으로 시작합니다. 다양한 독서와 예체능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밖으로 이끌어 낼 수 있거든요. 바람직한 학교 교육은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장 선생님) 마중물….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였다. 새삼 산골에서 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펌프질을 처음 시작할 때 필요한 물이 바로 마중물이다. 물을 한 바가지 쯤 펌프의 실린더 안에 붓고는 긴 손잡이를 위 아래로 저으면, 뻑뻑한 공기압이 느껴지면서 물이 따라 올라온다. 당시 시골엔 펌프 우물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우물이 있었다. 물이 지표면으로 드러나 손쉽게 바가지로 뜰 수 있는 박우물이 있는가 하면, 긴 막대기 끝에 매단 타래박으로 풀 수 있는 깊숙한 웅덩이의 물, 땅속 깊이 아득하게 두레박을 늘어트려야 길어 올릴 수 있는 우물물도 있다. 퍼 올리던 수동펌프는 읍내의 부잣집 마당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물건이었다. 사람의 재능을 끌어내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는 게 장 선생님의 지론이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서로 다른 자신만의 달란트를 타고 나지만 저마다의 달란트는 내면 깊숙이 숨겨진 채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숨겨진 아이들의 달란트를 발견하고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교사의 소임 아닐까요?” 작은 학교에서 작지 않은 기쁨을 발견했지만 고만고만한 고민거리도 생겨났다. 우선 두 개 학년을 묶어 한 개 학급으로 운영하는 복식수업은 그리 녹녹한 게 아니었다. “한 쪽 학년을 지도하는 동안 다른 학년들은 자습을 해야 합니다. 한 학년 지도를 끝낸 뒤 익힘 문제를 내주고, 다른 학년을 지도해야 합니다. 적지 않은 요령이 필요해요. 이제 곧 6학년 현준이가 졸업하고 나면 교사 한명을 줄이게 될 겁니다. 그러면 5학년 서연이, 3학년 승희, 1학년 래경이 등 삼복식 수업을 해야 합니다. 학생은 세 명뿐이라지만 모두 다른 학년의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치는 게 가능한 일 201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