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신문로]미래가 “어두워~” 보일 때 미래가 “어두워~” 보일 때 김이경 (소설가·독서평론가) 훌쩍 줄어든 낮, 짧은 해[日] 안에 할 일을 마치려고 종종거리는 사이 어느덧 한 해[年]가 저물고 있습니다. 문득 돌아보니, 그 많은 일들이 다 이 한 해에 일어났던가, 새삼 놀랍습니다. 한때는 잊지 않겠다고, 가슴에 품겠다고 기약했던 사연과 인연들이 어느새 가물가물하기만 합니다. 낯 뜨거운 기억력입니다. 허나 부끄러운 것은 누추한 기억만이 아닙니다. 새해를 코앞에 두고도 걱정밖에는 일구지 못하는 알량함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역사를 운운하는 거창한 포부는 몰라도 생활을 일신하겠다는 다짐쯤은 있어도 좋으련만, 왜 이리 깜깜절벽인지 모르겠습니다. 쓸데없는 삽질로 세월을 보내는 제 자신도 이 세상도 답이 안 나옵니다. 만약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라는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남은 날은 물론이요 새해 첫날부터 어느 개그맨처럼 “인생, 어두워~”를 외쳤을지 모릅니다. 기묘한 제목에 홀려 고른 책인데,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술과 약물에 빠져 살던 다니엘 에버렛은 열일곱 살 때 기독교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선교사가 되기로 맘먹은 그는 몇 년 동안 포르투갈 어를 배우고 혹독한 밀림 적응 훈련을 받습니다. 그리고 스물여섯 되던 1978년, 아마존 정글로 들어갑니다. 여러 선교사들이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피다한 부족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였지요. 무신론자가 된 서양 선교사 그렇게 시작한 아마존 생활은 30년 동안 이어지며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성경밖에 모르던 외곬의 청년은 세계 언어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중견 언어학자이자 인류학자가 되었고, 신을 부정하는 무신론자가 되었습니다. 그 모든 변화는 그가 반평생을 보낸 피다한 마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미래’를 모르는 피다한 사람들이 그를 바꿔놓은 것입니다. 피다한 마을에 들어간 에버렛이 처음 한 일은 말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이들의 말로 성경을 번역해 전도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피다한 마을을 방문한 언어학자, 인류학자, 선교사들은 많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말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마치 동물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피다한 말은 모든 점에서 기존의 언어와 달랐습니다. 11개에 불과한 음소(한국어는 약 29개, 영어는 약 40개 음소가 있습니다), 독특하고 복잡한 음조, 단수/복수나 접두사/접미사 따위가 없는 단순한 명사, 무려 6만 가지에 이르는 동사 변이 등등, 피다한 말은 발음도 문법도 색다른 말이었습니다. 다른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피다한 말에는 숫자나 색깔을 나타내는 말이 없으며, ‘고마워’ ‘미안해’ 같은 친교를 위한 말도, ‘신’이니 ‘미래’니 ‘걱정’이니 하는 말들도 없었습니다. 소통의 어려움은 언어만이 아니라 문화의 문제임을 에버렛은 전도 과정에서 또 한번 깨닫습니다. 힘들게 피다한 말을 익힌 에버렛은 열심히 기독교 전파에 나섭니다. 하지만 예수 이야기를 하면 그들은 “네가 예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데 그가 한 말은 어떻게 알아?” 하며 고개를 젓습니다. 현재가 불행하다는 걸 일깨워 복음을 전하라는 말대로, 에버렛은 피다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오랜 시행착오 끝에 에버렛은 깨닫습니다. “피다한 사람들은 부족함이 없으며, 그들에게는 자신이 부족하다는 느낌, 타락했다는 느낌, 구원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조금 먹고 적게 자는 사람들 에버렛은 피다한 사람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개종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던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부끄러워합니다. 그리고 정작 개종할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욕심과 죄의식으로 마음을 어지럽히며 미래를 걱정하는 자신이라고 고백합니다. 새해는 또 무엇을 하며 어찌 살아야 할까 마음이 무거운 오늘, 피다한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조금 먹고 적게 자고 오래 깨어 있는 걸 자랑으로 삼는 사람들, 그래서 잠들기 전 서로에게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라고 인사하는 사람들. 그들 덕분에, 어제와 내일에 저당 잡힌 불쌍한 오늘에게 안녕을 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28
- 노화는 ‘필연’이 아닌 ‘선택’입니다 ‘한 손에 막대 잡고 한 손에 가시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 말 유학자 우탁이 지은 시조 ‘탄로가(歎老歌)’의 일부다. 가는 세월을 잡고 늙음을 멈추려고 노력해봤자 다 부질없다는 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21세기, ‘평균 수명 90세 시대’가 열리고 있는 지금 50년 이상 ‘노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기엔 뭔가 억울한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늙는 것 자체를 거부하며 어떻게든 세월을 비껴가려는 ‘안티에이징’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것 또한 고령화시대의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최근 안티에이징과 함께 회자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헬시에이징’ ‘웰에이징’ ‘러브에이징’이다. 이들의 핵심개념은 안티에이징과 동시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품위있게 늙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더구나 노화가 가속화되는 중년에서 나이를 먹는 것은 재앙이 아니며 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과 영혼의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제 ‘안티에이징’을 넘어 건강하게 늙는 ‘헬시에이징’, 노화에 순응하며 곱게 늙는 ‘러브에이징’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에 내일신문은 건강기획 연재 러브에이징 캠페인을 통해 말 그대로 곱게 늙는다는 것, 그 심오한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질병 이전 세포수준에서 이상 발견해 건강 개선 최근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아프지 않고, 생생하게 노년기를 보낼 수 있는 항노화의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 기능의학클리닉은 질병이 생겨 고착되기 전에 세포 수준에서 이상을 미리 발견하고 교정해 우리 몸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 대표적인 분야다. 질병의 주요원인이 되는 환경적 요소 즉, 장내 환경이나 세포 주위 체액 환경을 상세하게 분석해 잘못된 내용들을 조정함으로써 건강을 개선시키고 유지하는 것. 장내 환경 개선을 위해 항생제 대신 유산균, 식이섬유, 올리고당 등을 사용해 해로운 균들을 제거하고, 섭취한 영양소들이 체내로 효과적으로 유입되도록 효소제를 보강하며, 손상된 장벽세포들이 회복될 수 있도록 특정한 아미노산과 지방산을 처방하는 방법이 활용된다. 노화의 근원,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제들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부족한 비타민, 미네랄, 불포화지방산을 보충해 세포의 대사를 원활하게 하기도 한다. 식사요법, 중금속 제거요법 등을 적절히 활용해 세포체액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에 무게를 둔다. 분당 서현동 기능의학센터 더클리닉샤인의 홍천기 원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식습관, 과로, 스트레스, 운동부족, 햇빛 부족 등 유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써 질병 또는 ‘반(半)질병’ 상태에 놓여있다”면서 “상세한 대사검사들을 통해 분석해 보면 장내 환경과 간의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혈액내 핵심적인 세포영양소들이 결핍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능의학클리닉에서는 통상적인 종합검진 외에 유기산분석, 호르몬대사분석, 지방산분석, 비타민미네랄분석, 중금속분석, 간해독기능분석 등 세포수준의 기능성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방법들이 아울러 활용되기 때문에 각 개인별로 필요한 처방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전신 노화도 정밀진단으로 질병 및 노화원인부터 확인 차병원 세포성형센터에서도 노화에 대한 임상의학연구부터 노화도 정밀진단과 치료 등 항노화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첨단 생명의학과 줄기세포 기술력을 접목시킨 신개념 메디컬 클러스터로 임상의학, 피부성형, 세포치료, 임상연구 등이 이뤄진다. 기존의 에스테틱과는 달리 첨단 의료 시스템을 통해 노화 진단 및 치료에서부터 성형, 피부미용관리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 특히 노화센터에서는 12단계의 세포재생치료를 제공한다. 전신노화치료는 천연호르몬을 이용한 호르몬 보충요법, DNA 손상을 회복시키는 항산화 주사요법, 간 해독요법, 중금속 해독요법, 스트레스 손상을 복구시키는 주사요법, 집중력 기억력 휴식안정능력을 강화시키는 뉴로피드백, 동맥경화증에 대한 정맥주사요법, 장기능을 강화시키는 장 재생요법 등 총 12단계로 구성돼 있다. 맞춤종합검진센터에서는 한국인의 남녀 10대 암 진단, 심?뇌혈관 진단, 암 및 만성병 유전자 진단, 노화도 진단 등 종합정밀진단을 통해 노화의 근본이 되는 질병과 원인을 정확히 찾아낸다. 특히 호르몬 진단, 활성산소 진단, 영양 진단, 장점막투과도 및 유해균 내독소를 검사하는 장기능 진단, 스트레스 및 뇌기능 검사, 척추관절근골격 노화진단, 만성염증도 진단, 피부모발 노화 진단 등 크게 8가지로 구성된 노화도 검사도 있다. 좋은 생활습관으로 나쁜 유전자 영향 최소화 노화의 과정은 우리 몸속의 장기, 조직, 세포가 여러 조건 아래 지극히 복잡한 방법으로 관여하며 일어난다. 노화를 설명하는 가설만도 300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인 노화 이론으로는 노화가 이미 유전자에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유전자 조절 이론’,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음식물 속의 독성, 지방, 당, 알코올, 니코틴에 의해 손상을 받게 된다는 ‘마모이론’, 세포 속에 세포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노폐물이 축적돼 노화가 발생한다는 ‘노폐물 축적이론’, 활성산소 활성질소 대사물로 인해 노화가 진행된다는 ‘프리라디칼 이론’ 등이 있다. 미국의 의사 마이클 로이젠과 메멧 오메즈가 펴낸 책 ‘내 몸 젊게 만들기’에서는 노화의 첫 번째 원인으로 나쁜 유전자를 꼽는다. 당뇨나 심장질환, 암에 거릴 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화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논리다. 하지만 나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유전자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성분이 들어있는 적색 포도주를 적당량 마시거나 하루 10분 이상 걷는 운동 등이 좋은 예다. 레스베라트롤은 염증반응을 줄여주고 노화속도를 늦추는 작용을 하는 성분이다. 또 하루에 10분 이상 걷는 운동을 통해 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줄이는 유전자를 깨울 수 있다. 당뇨환자에서의 치매 발병도 마찬가지다. 비만과 관련된 제2형 당뇨병에서는 과다하게 분비된 인슐린이 뇌에서 치매의 원인물질인 베카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촉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하지만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치매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등푸른 생선이나 호두, 인지능력 감소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야채, 붉은 사과와 양파, 블루베리, 토마토 같이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하면 치매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 과도한 체지방량 자체를 줄이는 노력도 궁극적으로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다. 도움말 및 자료 제공: 홍천기 원장(더클리닉샤인의원, 미국항노화의학전문의), 분당차병원 세포성형센터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항노화클리닉의 ‘덜 늙고 젊어 2009-12-27
- 가면극 - 이면공작 가면극음악 프로젝트 ‘이면공작’이 LIG아트홀에서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한국 가면극들의 형식과 음악을 고증한 뒤 새롭게 재해석했다. 가면극 연희행위인 자인팔광대의 줄타기, 북청사자놀이의 거사춤, 봉산탈춤의 사자춤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전통가면극 음악을 재조명한 장영규의 음악을 고지연(가야금), 나원일(피리), 최준일(타악), 이승희(판소리), 천지윤(해금)이 연주하며 안대천(연희자), 윤현호(연희자)가 연희행위를 행할 예정이다. 이는 전통탈, 전통의상, 전통연희도구와 더불어 설치미술가인 이형주 디자인의 독특하게 정제된 무대와 그녀가 새로이 제작하는 의상, 탈과 함께 선보여진다. 무대는 한반도 상고시대부터 지금까지 자생적으로, 혹은 외래 문화권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해져 내려온 한국의 가면극을 재생산하는 과정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전반에 스며들게 된 한국의 전통의식과 놀이, 연극, 무용, 음악, 의상, 탈과 같은 전통형식을 연구한다. 이를 토대로 또 하나의 새로운 동시대적 소통인 가면극음악을 새롭게 마련하고자 함이다. ‘이면공작’은 원래 ‘이면에서 행하는 작용이나 활동’을 지칭하는 용어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가면과 연관 지어 가면의 상징성, 가장성과 그와 관련된 전통적 연희의 총체적 행위를 아우르는 의미로 사용한다. 문의 02)6900-3906 한민자 리포터 hmj647@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23
-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정말 감쪽같아요 ‘한 손에 막대 잡고 한 손에 가시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 말 유학자 우탁이 지은 시조 ‘탄로가(歎老歌)’의 일부다. 가는 세월을 잡고 늙음을 멈추려고 노력해봤자 다 부질없다는 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21세기, ‘평균 수명 90세 시대’가 열리고 있는 지금 50년 이상 ‘노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기엔 뭔가 억울한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늙는 것 자체를 거부하며 어떻게든 세월을 비껴가려는 ‘안티에이징’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것 또한 고령화시대의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최근 안티에이징과 함께 화자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헬시에이징’ ‘웰에이징’ ‘러브에이징’이다. 이들의 핵심개념은 안티에이징과 동시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품위있게 늙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더구나 노화가 가속화되는 중년에서 나이를 먹는 것은 재앙이 아니며 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과 영혼의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제 ‘안티에이징’을 넘어 건강하게 늙는 ‘헬시에이징’, 노화에 순응하며 곱게 늙는 ‘러브에이징’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에 내일신문은 건강기획 연재 러브에이징 캠페인을 통해 말 그대로 곱게 늙는다는 것, 그 심오한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정말 감쪽같아요오복(五福) 중 으뜸으로 꼽히는 치아 건강. 대표적인 치과질환은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잇몸질환)를 들 수 있다. 20세 미만에서는 충치가 치아상실의 대표적인 원인이지만, 30~40대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충치가 잘 생기지 않거나 그대로 진행이 멈추는 반면, 풍치로 치아를 잃는 것이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돼 버렸다. 제 2의 치아라고 불릴 만큼 모양새와 씹는 힘이 자연치아와 흡사한 임플란트가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중제) 레이저 이용해 통증? 회복기간 줄여…잇몸뼈 안 좋을땐 이식 후 시술 가능 인공적으로 만든 치아를 심는 임플란트시술법은 틀니의 단점을 극복한 ‘꿈의 시술’로 불린다. 사전적 의미로는 상실된 인체조직을 회복시켜주는 대치물을 뜻하지만 치과에서는 인공치아 이식을 의미한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없는 곳의 잇몸을 절개한 뒤 티타늄 금속으로 된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관을 씌우는 시술법. 임플란트의 장점은 무엇보다 인접 치아를 손상 시키지 않고 시술하기 때문에 다른 치아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조나 색깔 뿐 아니라 느낌이 자연 치아에 가까워 이물감이나 거부감이 없다. 분당 수내동 서울웰빙치과의 황해순 원장은 “다른 치아와 확연히 구분돼 쉽게 가짜임을 드러내는 틀니와는 달리 섬세하게 시술된 임플란트는 잇몸 속에 이가 묻혀 있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모양을 갖는다”면서 “뿌리가 잇몸에 박혀 있기 때문에 씹는 힘이 자연 치아와 거의 비슷해 잇몸 위에 놓여 있는 틀니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치아의 뿌리를 심는 잇몸뼈(치조골)의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 치조골 이식술을 통해 치조골의 부피, 질, 밀도 등을 임플란트를 심기에 충분한 상태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임플란트 시술법으로는 레이저 임플란트를 비롯해 의식하진정법(수면) 임플란트, 임플란트와 틀니를 결합한 임플란트 틀니, 자가치아이식술 등 다양하다. 레이저를 이용한 임플란트는 치과 드릴의 굉음 등 공포요소를 없애고 시술 후 회복기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황 원장은 “레이저로 잇몸을 절개하기 때문에 마취과정이 간단하고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으며 출혈과 통증이 많이 줄었다”면서 “치과 기구가 닿지 않는 곳까지 물방울과 레이저가 침투해 이물질과 각종 세균 등을 제거하므로 염증이나 감염 발생 위험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임플란트와 틀니가 결합된 시술법은 2~4개의 임플란트를 심은 후 바(BAR)나 자석으로 보철(틀니)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상실된 치아 수만큼이 아니라 몇 개의 임플란트를 심은 후 보철을 접목시키기 때문에 임플란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 후 관리 소홀하면 안돼 그렇다면 임플란트 시술은 어떤 경우에 필요할까. 분당 정자동 분당올치과의 전성현 원장은 “△위턱 또는 아래턱에 치아가 하나도 없고 잇몸뼈의 상태가 나빠서 틀니의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치과에서 사용하는 금속이나 재료에 부작용이 있어 틀니를 낄 수 없는 경우 △좌우 어느 한쪽에만 치아가 없어 틀니를 해도 불안정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술 후에는 임플란트로 인한 지속적인 통증과 불편감, 감염이 없어야 하고, 보철물 장착 후 1년 정도까지 별 문제가 없다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전 원장은 “임플란트는 분명 자가치아의 훌륭한 치아복원 수단이지만 관리가 없으면 이가 썩거나 자연치아가 잇몸질환에 걸리듯이 임플란트 주변의 잇몸도 곪게 된다”면서 “임플란트 시술 후엔 혹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1년에 한 번 정도 치과 정기검진을 통해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 칫솔이나 전동 브러쉬, 치실 등을 이용해 치아를 청결히 유지하고, 시술 후 담배나 음주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환자의 전신 건강상태나 구강상태 특히 잇몸, 뼈의 상태에 따라 임플란트 시술 과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수.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의 전신질환이 있으면 시술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아스피린 등 지혈을 방해하는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임플란트 수술 3~4일 전에는 복용을 중단해야 과다한 출혈을 막을 수 있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김영균 교수, 서울웰빙치과 황해순 원장, 분당올치과 전성현 원장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임플란트에 관한 오해와 진실 A to Z 시술 후 3~4주간 금연 필수… 치주염, 치은염 등 잇몸질환 주의해야 Q. 임플란트 수술, 너무 아프고 복잡하다? A. 뼈에 구멍을 낸다는 선입견으로 아플 것 같지만 실제 임플란트 시술이 이뤄지는 동안 충분한 마취가 되므로 많이 아프지 않다. 임플란트 수술시 느끼는 통증은 신경치료를 하거나 이를 뽑는 것과 비슷한 정도다. 치과 공포증이 심한 경우 수면내시경을 하듯 의식진정하요법이라는 수면요법을 쓰기도 한다. 단, 1시간 이내 끝나는 시술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그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면 마취과 전문의의 진료가 동반되어야 안심할 수 있다. Q.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임플란트를 못한다? A. 예전에는 드릴의 지름만큼 잇몸뼈에 구멍을 뚫어야 했기 때문에 시술 도중 쇼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나온 치 2009-12-20
- 올해의 사자성어 `旁岐曲逕(방기곡경)'' `샛길과 굽은 길'' 뜻…정치권 행태 꼬집어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올 한해 한국 사회의 모습을 비유한 사자성어로`旁岐曲逕(방기곡경)''이 선정됐다.교수신문은 전국 각 대학 교수, 일간지 칼럼니스트 등 지식인 216명을 대상으로8~14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旁岐曲逕''이 뽑혔다고 20일 밝혔다. `旁岐曲逕''(곁 방, 갈림길 기, 굽을 곡, 지름길 경)이란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을 이르는 말이다.바른길을 좇아서 정당하고 순탄하게 일을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한다는 것을 비유할 때 많이 쓰인다.조선 중기의 유학자 율곡 이이는 왕도정치의 이상을 다룬 저서 `동호문답''(東湖問答)에서 "제왕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도학을 싫어하거나 직언하는 사람을 좋아하지않고 구태를 묵수하며 고식적으로 지내거나 외척과 측근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망령되게 시도해 복을 구하려 한다면 소인배들이 그 틈을 타 갖가지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지적했다.율곡은 또 송강 정철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론(公論)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방기곡경''을 찾아 억지로 들어가려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도 말한 바 있다.`방기곡경''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추진, 미디어법 처리 등 굵직한 정책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타협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샛길, 굽은 길로 돌아갔음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는 "정치권과 정부가 여러 정치적 갈등을 안고 있는 문제를 국민의 동의 등 정당한 방법을 거치지 않고 독단으로 처리한 행태를 적절히 빗댄 것"이라며 "한국 정치가 바르고 큰길로 복귀하기를 바라는 소망까지 반영된사자성어"라고 설명했다. 손주경 고려대 교수(불문학)는 "긴 안목으로 국가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든 이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물리적 이익을 취하려다 정신의 풍요로움을 버리지 않았는지를 성찰하지 않았던 해"라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는 `방기곡경'' 외에 서로 옳음을 주장하지만, 중도를 얻지 못한다는뜻의 `重剛不中''(중강부중),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한다는 의미의 `甲論乙駁''(갑론을박), 가는 세월이 물과 같다는 `逝者如斯''(서자여사), 숯불을 안고 있으면서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목적과 행동이 다른 경우에 사용하는 `抱炭希凉''(포탄희량) 등도 후보로 제시됐다.그 해 사회의 세태를 정곡을 찔러 표현했다는 평가를 듣는 사자성어는 언뜻 보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지만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는 말. 지난해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함을 비유한 호질기의(護疾忌醫), 2007년에는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의미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도덕불감증 세태를 풍자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각각 선정됐다. 그밖에 ▲2006년 密雲不雨(밀운불우, 구름은 빽빽하지만 비는 오지 않는 상태로,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 직전인 상황) ▲2005년 上火下澤(상화하택, 위는 불 아래는 연못으로 소모적으로 분열.논쟁하고 갈등하는 현상)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같은 무리와 당을 만들어 다른 자를 공격한다는 것으로, 정파나 이해관계에 따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 등이었다.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등은 비교적 평이한 사자성어로 꼽혔다.yy@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21
- 나날이 오르는 금, 믿고 판매할 수 있는 곳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금값이 오르면서 집안에 꽁꽁 숨겨둔 금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금 시세에 맞춰 제 값을 받기란 쉽지 않다. 금값이 오르면서 이른바 ‘떴다방’이 늘고 있지만 거래 근거가 남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 뿐 아니라 장물 유통의 경로로 악용되기도 한다. 귀금속 매입 전문점 ‘중부귀금속거래소’ 이정근(37·단계동) 대표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금을 팔 때 정확한 시세뿐 아니라 사업자등록증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정확한 매입가 산정으로 최고가 매입 이정근 대표는 “떴다방은 금 매입 시 파는 사람의 신원 등을 정확하게 기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물이 유통될 가능성도 높습니다”라며 “현행법상 법적 근거가 미흡한데다 단속도 힘든 실정이라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습니다”라고 한다. 금은 국제시세와 환율에 따라 그날의 시세를 책정하고 시세에 중량을 곱하여 매입가를 산정한다. 금은 한 돈이 3.75g이다. 그러므로 금의 중량을 나눌 때 3.75g으로 나누는 것이 정상이지만 ‘떴다방’에서는 4g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아 가지고 간 금의 중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제값을 받지 못한다. 중부귀금속거래소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매입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 믿음과 신뢰를 얻고 있다. 또한 정확한 매입가 산정을 하기 때문에 정당한 값을 받을 수 있다. 금 제품을 정련할 때 10%가 사라진다며 가지고 간 금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골드바(순금 함량 99.99%)의 경우 제하는 것은 전혀 없으며 그 외의 순금제품들은 검인 여부에 따라 중량에서 약 1~2% 정도의 분석료(정련 시 사라지는 중량)가 제하여 진다. 큰 큐빅은 모두 제품에서 빼어낸 후 중량을 측정하고 3mm 이하의 작은 큐빅은 평균 중량을 표준화 해 공제한다. 3mm 큐빅의 경우 0.04g을 공제한다. 떴다방의 경우 큐빅 무게가 실제보다 최고 7배나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만큼을 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매도한다면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보석 전문 감정사에게 이정근 대표는 “금의 중량을 잴 때 저울을 함께 보고 정확한 중량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울이 소비자 가까이 있어야 하나 일반적으로 저울을 멀리 두거나 안쪽에 따로 두어 소비자가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꼭 저울을 함께 보고 중량을 정확히 확인해야 손해 보는 일이 없습니다”라며 “18k금을 14k로 잘못 알고 손해 보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 보석감정사에게 제대로 감정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한다. 금은 소중히 보관하지만 세월이 지나 보증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문 감정사가 있는 곳에서는 제대로 감정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증서가 없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 감정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중량 확인과 감정은 한 곳에서만 받지 말고 발품을 팔아 여러 곳에서 여러 번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감정과 매입 한 번에 처리해 편리 풍물장이나 시장에 흔히 천막을 치고 ‘최고가 매입’이라고 하는 말에 솔깃해 팔려고 하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루 있다 사라지기 때문에 피해를 보아도 하소연 할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매도할 경우 꼭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는 업체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곳에서 감정을 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매입이 가능한 곳에서 매도하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일처리가 신속하고 즉시 현금이나 은행이체 등이 가능하다. 매입전문 거래소에서는 매입 시 신분증을 꼭 확인한다. 그러므로 매도를 할 경우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또한 거래를 하고 난 후 거래명세서를 꼭 받도록 한다. 혹 중량을 계산하다 실수가 있어도 거래명세서가 있으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근 대표는 “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소 금시세뿐만 아니라 매입에 관한 지식을 알아두면 손해 보는 일이 없을 것 입니다”라고 한다. 문의 : 746-8255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18
- 세원고등학교 연극부 ‘제1막’ 16세기 극작가 세익스피어가 남긴 것은 ‘4대 비극’만이 아니다. ‘올 라이프(all life), 만능열쇠’ 같은 격언도 남겼다. ‘인생은 한 편의 연극, 우리는 무대 위에서 각자의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일 뿐이다’라는 말. 세원고등학교의 연극부 ‘제1막’도 10년간 한 편의 연극 같은 세월을 보냈다. 지금은 고양시를 대표하는 청소년 문화·연극동아리로, 각종 경연대회와 대학 입시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만 이것은 그들이 ‘겁 없이’ 도전하고 전속력으로 달려온 결과다. 열정 넘치는 연극인들, 세원고 ‘제1막’을 만나보았다.연습만이 살 길이다평일 오후 7시, 고등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거나 학원에서 강의를 들을 시간. 세원고 ‘제1막’은 연습이 한창이다. 연습실은 두 군데다. 학교 내 연극부 연습실에서는 남학생들이 한국무용 연습을, 학교 밖 소극장 ‘기적’에서는 세원고 외 타학교 학생들이 색다른 연극연습을 하고 있다. 한국무용 연습은 쉼 없이 껑충껑충 뛰면서 몸을 반으로 접는 동작을 연거푸 하고 있었는데, 10대 건장한 남학생들이 금새 녹초가 되어 나가떨어졌다. 반면 소극장에서 대사 한 마디 없이 움직임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연극 연습은 어린 학생들에게 다소 어려운 과제를 심어준 듯 했다. 흔히 연극부는 대사를 외우며 연기 연습하는 것이 전부일 거라 생각하지만, 세원고 연극부의 프로그램은 남다르다. 학교 연극 동아리라 하기에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송병필 지도교사는 “10대 배우가 무대에서 관객을 사로잡으려면 유연하고 자신감 있는 연기를 펼쳐야 하는데, 그것은 연기연습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연극 연출자다. 그래서 평소에 기초연기, 입시연기 뿐 아니라, 한국무용, 현대무용, 풍물·난타, 성악, 체조 등을 방과 후에 교육하고 있다. 다행히 경기도와 고양시의 특기적성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어 강사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렇게 배운 것은 난타공연, 무용대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발표하면서 학생들이 자기 안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동시에 무대에 서는 자신감을 얻는다. 대학입시 실기 시험에서 이러한 연습과 실전경험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제1막이 오르기까지세원고에 연극부가 생긴 것은 1999년이다. 개교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극을 기획한 것이 시작이었다. 국어 교사 송병필씨가 연출을 맡고, 끼 있는 아이들을 모았다. 당시 ‘불타는 별들’이라는 청소년 연극을 공연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바로 해체될 팀이 마침 고양시 연극 대회가 바로 이어지는 바람에 우연히 출전했다가 1등을 차지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방 연극대회에 나갔다가 또 3등을 했다. 잇따른 수상에 자신감을 얻은 교사와 학생들이 내친 김에 ‘동아리 결성’까지 해 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전국 청소년 연극제에서 ‘불타는 별들’을 어느 여학교 학생들이 한다는 것을 알고 ‘설마 우리보다 잘하랴’ 확인하러 가게 되었다. 그 결과, 같은 배역, 같은 대사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이토록 달라질 수 있음을 절실히 느꼈다. 그 경험이 10대 학생들의 패기와 30대 교사의 오기에 불을 당겼다. 연습실이 없어서 교내 운동장, 음악실, 강당 등을 옮겨 다니며 연극 연습을 하고, ‘공부에 도움 안 되는 동아리에 시간을 뺏긴다’고 눈총도 받았지만 매년 ‘제1막’은 어김없이 무대에 올랐다. 지금까지 했던 연극을 보면 <데스데이>, <변방의 우짖는 새>, <시련>, <에쿠우스>, <영원한 사랑 춘향이>, <맹진사댁 경사>,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리투아니아>, <오장군의 발톱>, <기적의 사람> 등이 있는데, 청소년 연극의 한계를 넓혀서, 학생들이지만 예술적, 미적 체험을 두루 할 수 있게 어려운 작품을 많이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학생들은 자신의 배역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도 동시에 가진다고 한다. 연극의 교육적 효과가 우선, 입시는 차선 10년간 ‘제1막’ 출신 학생들은 명문 대학에 진학하며 좋은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 그래서 입시를 목적으로 세원고 근처로 이사와 연극부에 들어오려는 이들도 있다. 그런 부류 때문에 동아리의 분위기가 깨지기도 해서 힘들어질 때도 있다. 현재 학교 밖에는 동아리 선배들의 연습실 겸 공연을 위한 작은 소극장 ‘기적’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연극 연습이 이뤄지고, 장애인 학생들의 연극, 타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극수업이 진행된다. 박진선(3학년) 연극부장은 “부원들이 힘들면 연기에 다 드러나기 때문에 항상 왜 힘든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고, 해결은 못 해도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되어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처음엔 평범하던 학생들도 갈수록 좋은 연극인으로 바뀌어 간다”고 말한다. 1기 졸업생이면서 현재 연극부의 연기 지도강사인 유민석씨는 “처음엔 학생들끼리 배역싸움도 하고, 대사 한 마디로 다투다가도 고 3이 되면서 철이 든다. 연극, 영화 분야로 대학에 진학한 후에 이 연극부에서 서로 의지했던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송병필 지도교사는 “학생 연극이 중요한 이유한 이유는, 관객들이 난생 처음 연극을 접하기 때문에 이때의 경험이 어떠냐에 따라 앞으로 주관객으로 커나가느냐, 연극과 담을 쌓느냐 결정이 된다”며 “앞으로 ‘제1막’의 학생연극은 어떤 극단, 배우도 할 수 없는 ‘미래의 연극 관람층’을 키우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한다.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daum.net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18
- [민병욱 칼럼]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민병욱 (언론인 전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 또 한해가 간다. 12월 달력도 이미 절반 넘게 지워졌다. 남은 날이라야 이제 2주가 채 안 된다. 공연히 마음이 바빠진다.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큰 탓이다. 연초의 소망을 되돌아본다. ‘천천히 걸으며 생각하고 얻어내는 삶’을 바랐다. 감사하며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람은 그저 바람일 뿐이었다. 삶은 오히려 ‘쏜살같이 내달리고 재빨리 계산하며 낚아채는 생활’로 다가왔다. 몸도 마음도 급했다. 일이 있건 없건 항상 쫓겨 다녔다.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었다. 연말,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를 듣고서야 돈 만원의 무게에 눌려 지낸 한해가 야속해진다. 거기다 이 한해 잃어버린 것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무엇보다 웃음과 흥을 잃었다. 즐겁게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 기억은 그저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한해 내내 짓누른 경제위기에 서민의 어깨는 힘없이 내려앉았다. 하루하루의 삶은 고달프고 마냥 팍팍하기만 했다. 희망 또한 쉽게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의 농담에 실없이 웃음을 짓다가도 이내 씁쓸히 거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여유가 없으니 생활이 리듬을 잃었다. 각박해졌다. 정치권은 경제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에게 자기네의 다툼거리를 떠넘겼다. 그리고 무조건 어느 한 편에 서도록 강요했다. 정(情)도, 이웃도, 사랑도 잃어 그런 편 가르기 탓에 사람들은 사나워졌다. 제 주장만 목청껏 내세울 뿐 반대의견을 들어주는 여유가 사라졌다. 양보와 타협은 장롱 속으로 들어갔다. 이것 아니면 저것 하나를 선택토록 하는 강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情)도 잃었다. 통신수단의 진화는 만남을 단절시켰다. 마음을 담은 편지나 속내를 실은 목소리 대신에 짧은 문자를 ‘날려’ 모든 걸 해결했다. 1년에 한번 보내는 연하장에도 감사의 글과 이름, 서명을 직접 쓰는 대신 컴퓨터로 ‘찍어’ 돌렸다. 얼굴을 마주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얘기를 듣는 게 두려웠다. 사람냄새가 밴 정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웃을 잃었다. 사랑을 잃었다. 사람들은 이제 조금이라도 이익이 없으면 남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이유 없이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은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 됐다. 달팽이처럼 움츠리며 힘이 미치는 작은 공간과 영역에서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심한다. 가족과 소수의 동창이나 고향 친구를 빼면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의 바로 옆에도 이웃은 없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성냥개비처럼 누워 지낼 뿐이다. 공동사회에 대한 믿음도 잃었다.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안정된 체제는 언제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국이 감기를 앓자 세계가 급성폐렴에 걸리는 지구촌 경제 시스템은 또 언제 어떻게 돌변해 우리 삶을 바꿀지 안심할 수 없었다. 한 개가 쓰러지면 차례로 무너지는 도미노의 불안이었다. 그뿐인가. 종횡으로 얽힌 고속사회는 누구보다 앞서 뛰고 재빨리 판단하며 남이 볼세라 먼저 낚아채야만 살 수 있는 정글과 같았다. 이런 판국에 이른 나이에 일자리에서 쫓겨난 퇴직자들은 분노할 힘조차 잃었다. 아예 일자리란 걸 가져보지도 못한 청년백수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릴없이 지나가는 세월을 한탄하며 친구를 잃고, 자신감을 잃었으며 사회에 대한 믿음도 잃었다. 그들에게 이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고 무섭다. 봄은 또 찾아오겠지만 그것이 분명 나에게도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21세기의 첫 10년을 우리는 희망으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분초를 다투며 뛰는 세월에 주머니 속 동전이 쏟아지듯 인정과 웃음과 여유를 잃어갔다. 문제는 지금까지 잃어버린 것뿐 아니라 앞으로 또 얼마나 더 잃게 될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등 떠밀리다시피 속도전에 내몰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는 신세가 된 탓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는 해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으로만 보낼 수는 없다. 잃어버린 것이 있으면 분명 얻은 게 있기 마련이다. 최소한 잃어버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도 한 얻음일 수 있다. 움직이는 신체에 깊은 고마움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교수가 한 말은 잃어버린 것을 새삼 생각하는 연말연시에 다시 되뇜직한 명구다. 루게릭병에 걸려 팔 다리부터 시작해 신체의 기능을 조금씩 잃어가는 고통을 그는 오히려 행복이라고 얘기했다. “매일 눈을 뜨면 몸 전체를 느낌으로 점검해본다네. 발가락부터 무릎을 거쳐 가슴으로 올라와 팔을 움직여보고 목소리도 내보지. 아직도 나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신체 부분들에게는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밤새 잃어버린 신체의 부분들에겐 슬픔을 표시한다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보낸 좋은 시절을 회상하지. 살며 함께 지낸 신체 부분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보내는 것도 드물게 행복한 일이라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18
- 민병욱 칼럼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또 한해가 간다. 12월 달력도 이미 절반 넘게 지워졌다. 남은 날이라야 이제 2주가 채 안 된다. 공연히 마음이 바빠진다.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큰 탓이다. 연초의 소망을 되돌아본다. ‘천천히 걸으며 생각하고 얻어내는 삶’을 바랐다. 감사하며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람은 그저 바람일 뿐이었다. 삶은 오히려 ‘쏜살같이 내달리고 재빨리 계산하며 낚아채는 생활’로 다가왔다. 몸도 마음도 급했다. 일이 있건 없건 항상 쫓겨 다녔다.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었다. 연말,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를 듣고서야 돈 만원의 무게에 눌려 지낸 한해가 야속해진다. 거기다 이 한해 잃어버린 것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무엇보다 웃음과 흥을 잃었다. 즐겁게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 기억은 그저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한해 내내 짓누른 경제위기에 서민의 어깨는 힘없이 내려앉았다. 하루하루의 삶은 고달프고 마냥 팍팍하기만 했다. 희망 또한 쉽게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의 농담에 실없이 웃음을 짓다가도 이내 씁쓸히 거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여유가 없으니 생활이 리듬을 잃었다. 각박해졌다. 정치권은 경제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에게 자기네의 다툼거리를 떠넘겼다. 그리고 무조건 어느 한 편에 서도록 강요했다. 그런 편 가르기 탓에 사람들은 사나워졌다. 제 주장만 목청껏 내세울 뿐 반대의견을 들어주는 여유가 사라졌다. 양보와 타협은 장롱 속으로 들어갔다. 이것 아니면 저것 하나를 선택토록 하는 강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情)도 잃었다. 통신수단의 진화는 만남을 단절시켰다. 마음을 담은 편지나 속내를 실은 목소리 대신에 짧은 문자를 ‘날려’ 모든 걸 해결했다. 1년에 한번 보내는 연하장에도 감사의 글과 이름, 서명을 직접 쓰는 대신 컴퓨터로 ‘찍어’ 돌렸다. 얼굴을 마주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얘기를 듣는 게 두려웠다. 사람냄새가 밴 정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웃을 잃었다. 사랑을 잃었다. 사람들은 이제 조금이라도 이익이 없으면 남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이유 없이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은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 됐다. 달팽이처럼 움츠리며 힘이 미치는 작은 공간과 영역에서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심한다. 가족과 소수의 동창이나 고향 친구를 빼면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의 바로 옆에도 이웃은 없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성냥개비처럼 누워 지낼 뿐이다. 공동사회에 대한 믿음도 잃었다.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안정된 체제는 언제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국이 감기를 앓자 세계가 급성폐렴에 걸리는 지구촌 경제 시스템은 또 언제 어떻게 돌변해 우리 삶을 바꿀지 안심할 수 없었다. 한 개가 쓰러지면 차례로 무너지는 도미노의 불안이었다. 그뿐인가. 종횡으로 얽힌 고속사회는 누구보다 앞서 뛰고 재빨리 판단하며 남이 볼세라 먼저 낚아채야만 살 수 있는 정글과 같았다. 이런 판국에 이른 나이에 일자리에서 쫓겨난 퇴직자들은 분노할 힘조차 잃었다. 아예 일자리란 걸 가져보지도 못한 청년백수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릴없이 지나가는 세월을 한탄하며 친구를 잃고, 자신감을 잃었으며 사회에 대한 믿음도 잃었다. 그들에게 이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고 무섭다. 봄은 또 찾아오겠지만 그것이 분명 나에게도 올 것인지 확신이 없다. 21세기의 첫 10년을 우리는 희망으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분초를 다투며 뛰는 세월에 주머니 속 동전이 쏟아지듯 인정과 웃음과 여유를 잃어갔다. 문제는 지금까지 잃어버린 것뿐 아니라 앞으로 또 얼마나 더 잃게 될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데 있다. 등 떠밀리다시피 속도전에 내몰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는 신세가 된 탓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는 해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으로만 보낼 수는 없다. 잃어버린 것이 있으면 분명 얻은 게 있기 마련이다. 최소한 잃어버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도 한 얻음일 수 있다.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교수가 한 말은 잃어버린 것을 새삼 생각하는 연말연시에 다시 되뇜직한 명구다. 루게릭병에 걸려 팔 다리부터 시작해 신체의 기능을 조금씩 잃어가는 고통을 그는 오히려 행복이라고 얘기했다. “매일 눈을 뜨면 몸 전체를 느낌으로 점검해본다네. 발가락부터 무릎을 거쳐 가슴으로 올라와 팔을 움직여보고 목소리도 내보지. 아직도 나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신체 부분들에게는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밤새 잃어버린 신체의 부분들에겐 슬픔을 표시한다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보낸 좋은 시절을 회상하지. 살며 함께 지낸 신체 부분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보내는 것도 드물게 행복한 일이라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12-18
- 소리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을 잡아라 ‘한 손에 막대 잡고 한 손에 가시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 말 유학자 우탁이 지은 시조 ‘탄로가(歎老歌)’의 일부다. 가는 세월을 잡고 늙음을 멈추려고 노력해봤자 다 부질없다는 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21세기, ‘평균 수명 90세 시대’가 열리고 있는 지금 50년 이상 ‘노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기엔 뭔가 억울한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늙는 것 자체를 거부하며 어떻게든 세월을 비껴가려는 ‘안티에이징’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것 또한 고령화시대의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최근 안티에이징과 함께 화자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헬시에이징’ ‘웰에이징’ ‘러브에이징’이다. 이들의 핵심개념은 안티에이징과 동시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품위있게 늙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더구나 노화가 가속화되는 중년에서 나이를 먹는 것은 재앙이 아니며 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과 영혼의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제 ‘안티에이징’을 넘어 건강하게 늙는 ‘헬시에이징’, 노화에 순응하며 곱게 늙는 ‘러브에이징’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에 내일신문은 건강기획 연재 러브에이징 캠페인을 통해 말 그대로 곱게 늙는다는 것, 그 심오한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소리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을 잡아라골다공증 환자의 수난의 계절, 겨울이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몸의 관절과 근육이 굳으면서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빙판길에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뼈의 힘이 약한 골다공증 환자에서는 가벼운 골절도 큰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초기에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골절이 나타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은 골다공증. 전문의들은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골절이 가장 위험하며 ‘대퇴골 골절’은 4명 중 1명이 1년 내 사망할 정도로 여성에게는 치명적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방치했다가는 자칫 갱년기 여성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보자.폐경 여성 10명 중 3명은 골다공증 지난 7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폐경 여성 10명 중 3명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32.6%를 기록해 4.9%인 남성에 비해 6배 이상 높았다. 특히 70대 이상 여성의 10명 중 6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것은 골다공증의 치료율이다. 여성이 11.3%, 남성은 9.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 상당수 중년 여성이 골다공증에 시달리면서도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2007년에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손목 골절이 발생한 50대 이상 여성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손목골절 환자 10명 중 6명에서는 골다공증이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손목골절을 단순골절로만 생각하고 원인인 골다공증 치료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 골절 환자 가운데 골다공증 검사를 받은 사람은 불과 8.7퍼센트.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환자의 20~30퍼센트가 골다공증 검사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손목 골절 환자는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간과한다는 뜻이다. 손목 골절은 손을 짚고 넘어질 때 흔히 일어나는 골절로, 골절 부위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다. 여성의 경우 평생 12명 중 한명은 손목 골절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흔한 골절이다. 공현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 골절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3~4배 많게는 9배까지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면서 “손목골절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경우 치명적인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증상 없더라도 폐경 및 갱년기 여성은 골밀도검진 받아야골다공증은 크게 폐경 후 골다공증과 노인성 골다공증으로 나뉜다. 주로 폐경에 따른 여성 호르몬의 결핍, 노화로 인한 칼슘 섭취 감소, 운동 부족, 뼈에 해로운 약물을 사용한 경우에 발병한다. 주로 단백질과 칼슘으로 만들어지는 뼈의 단면 내부는 작은 구멍이 있는 스폰지 모양으로 되어 있다는데, 폐경, 노화 등으로 뼈 생성 균형이 깨지면 새로 만들어지는 뼈의 양보다 소실되어 없어지는 뼈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이때 뼈의 내부는 점점 얇아지고 구멍이 많아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게 되는 것이다.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65세 이상 여성은 2명 중 1명, 남성은 5명 중 1명이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하게 된다. 골절이 되기 쉬운 부위는 대퇴골, 손목, 척추 등이다. 특히 골다공증에 의한 엉덩이 부위의 골절은 암에 버금가는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다. 분당 서현동 서울나우병원 검진센터 원영일 원장은 “폐경 후 여성에서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장에서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치되기 쉬운데, 폐경 혹은 갱년기 여성은 골밀도 검사 등 전문의의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성 호르몬제와 골다공증 치료제 병행하면 좋아골다공증의 진단 검사는 골형성과 골흡수의 생화학적 표지자를 측정하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단순 방사선검사, 골밀도검사 등이 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법은 골밀도검사다. 현재 골밀도를 측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 정량적 전산화단층촬영법, 정량적 초음파법 등이 많이 쓰인다. 측정 부위는 환자 상태에 따라 척추, 대퇴골, 전완부, 종골, 몸 전체가 될 수도 있다. T score가 -1.0~- 2.5 표준편차 사이이면 골감소증, -2.5 표준편차 이상이면 골다공증으로 정의하고, -2.5 표준편차 이상이면서 병적골절이 동반됐을 때 중증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다공증 치료의 기본은 골다공증을 조기에 발견해, 뼈 손실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분당 야탑동 정자헌류마티스클리닉내과 정자헌 원장은 “골다공증이 처음 시작되거나, 폐경이 갓 시작된 환자에서는 뼈가 아직 많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뼈를 유지하는 약물로 충분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미 폐경이 된지 10~15년이 지났다면 뼈를 만들어주는 약제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그 작용기전에 따라 골흡수 억제제와 골형성 자극제로 구분한다. 골흡수억제제는 칼슘, 에스트로겐, 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 비타민 D등이 있으며, 골흡수를 억제하여 골교체율을 낮춘다. 골형성 자극제는 말 그대로 골형성을 자극해 골량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말한다. 불소제제, 성장호르몬, 부갑상선호르몬, 성장인자 등이 있지만 유용성이 적어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이밖에도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부족으로 인한 급작스런 골 소실을 막기 위해 에스트로겐과 같은 200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