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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는 잔잔한 감동 주는 다큐멘터리” 인권위 축구팀 주전 골키퍼 … 축구 관련 책도 펴내 지난 2002년 월간지 기자에서 인권지킴이로 거듭난 인권위원회 육성철(36·사무관)씨는 전 세계 유명 축구클럽에 대한 전문가다. 육씨는 기자시절 접한 세계적 축구 정보를 모아 2003년 ‘왜 클럽 축구가 더 재미있을까’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육씨는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시간이 나면 도시락을 싸들고 서울 효창운동장에 간다. 관중이라곤 수십~수백명에 불과하지만 육씨는 축구공을 소통의 도구로 삼아 움직이는 선수들의 모습에 매료됐다. 육씨는 “검게 그을린 이름 모를 선수들이 둥근 공을 몰아 운동장을 누비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육씨가 젊었을 때 지켜보던 검게 그을린 무명의 얼굴들은 나중에 한국의 대표선수가 되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선수들로 성장했다. 육씨가 축구를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여기는 까닭이다. 잔잔한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육씨는 공동육아를 실천하는 동네 아빠들과 한달에 한번 축구를 통해 친분을 다진다. 대부분의 아빠들이 마음은 박지성이지만 10분쯤 뛰고 나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최불암이 되고 만다. 하지만 경기 뒤 들이키는 막걸리 한 사발과 쉴새없이 풀어지는 이야기 보따리는 아빠들에게 양보할 수 없는 삶의 청량제다. 그는 대표팀의 16강 가능성을 51%라고 점쳤다. 2002년부터 다져진 자신감이 이번 월드컵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스위스와의 예선 3차전도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육씨는 “스위스가 사실상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셈이지만 우리 대표팀의 자신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우리에게 유리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씨는 지난해 인권위 축구동호회의 주장을, 현재는 주전골키퍼를 맡고 있다. 인권위 축구동호회는 얇은 선수층에도 2004년 전국공무원축구대회에서 8강, 올해는 16강에 오른 저력 있는 팀이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6-21
- “학원·학습지 대신 책으로 아이 길러요” 학원과 학습지 대신 세 아이를 책으로 키운 엄마, 좋은 학군, 좋은 학원이 아니라 도서관을 찾아 집을 옮기고 아이들을 그 안에서 놀게 하면서 책과 친구 되게 했다. 남들이 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을 때, 아이들 먼저 바르게 세우자며 아낌없이 책에 투자했다. 그동안 세 아이가 읽은 책은 2만7000여권. 이렇게 키운 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 소신 엄마 유은정(43)씨를 만나 들어보았다. 민주(휘경초 6), 소정(휘경초 5) 자매는 각각 교육청과 CBS학술원에서 영재 판정을 받았다. 아이들이 읽은 책은 각각 7000여 권과 1만 5000여 권. 막내 승우(7)도 누나들 틈에서 수천 권을 읽었다. 친구들이 학원을 전전할 시간에 이들은 집에서 책을 읽고 서로 내용을 이야기하고 퀴즈를 즐기며 장난하며 논다. 그래도 자매의 성적은 늘 최상위권. 서울 휘경동 민정이네 집은 코앞에 중학교 정문이 있다. 집에서 내다보면 운동장 모습은 물론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교내방송도 다 들린다. 맹모삼천지교였던 걸까. “이사할 때마다 학교를 염두에 둔 건 사실이에요. 다른 건 안 보고 학교 도서관에 책이 어느 정도 있는가는 꼭 확인했어요. 책이 많은 학교가 있는 동네가 늘 우선 순위였지요.” 평범한 단독주택 2층집. 그런데 이집 자체도 하나의 작은 도서관이다. 들어서면 보이는 건 빼곡히 들어선 책장뿐. 거실, 안방, 건넌방에도 책장에 밀려 식탁이며 컴퓨터 책상, 가구들은 모두 쫓겨났다. ◆태담부터 시작한 특별한 조기교육 = 주변 친구나 선배들은 결혼하면 무엇보다 내 집 장만이 우선이었다. 아이들은 일찍 유아원에 보내거나 방치하고 오로지 돈 모으는 일에 열중하다 아이들이 학교 갈 때쯤이면 학원과 사교육으로 내돌리며 아이가 공부를 못하느니, 엄마와 대화를 싫어한다느니 하며 한숨 쉬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이 부부는 첫아이를 가지면서 “돈 벌어 집 장만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명석한 머리와 풍부한 감성을 키워주자. 행복한 아이들로 키우는 것에 올인하자”고.약속했다. 태명을 짓고, 남편은 퇴근 후면 언제나 회사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하는 태담을 했는데 놀랍게도 ‘장군아’하고 태명을 부르면 발길질로 답하곤 했다. 아이가 생후 2개월이면 사물과 색깔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착안해 끊임없이 아이에게 보여주거나 말을 건넸다. 아이를 앞으로 업고 다니며 슈퍼마켓에 가서 “이거는 샴푸고 이거는 오이야. 이거는 사과야, 동그랗지?”하며 점원 눈치를 보며 아이에게 만져보게 하고 냄새를 맡게 하며 엄마의 풍부한 어휘를 전달했다. 그러던 어느 날에는 당구장 표시에 아이가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보행기에서 놀 때 책을 거꾸로 놓았더니 바로 놓고 보는 것이 아닌가. “세 살에는 책 한 줄을 읽게 하고, 네 살에는 세 줄, 다섯 살에는 6~7줄,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양을 늘렸어요. 그러니까 본능적으로 한글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이야기 위주의 재미있는 책을 읽혔어요. 초등학교 3년쯤 되니 세계문학을 읽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책을 읽으며 수학이나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니까 학습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돼 성적도 좋았어요.” ◆막내 동생 태어난 후 틱 장애에 걸린 큰딸 민주 = 6학년이 된 민주는 요즘 멘델의 유전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읽지만 오늘이 있기까지의 과정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모든 칭찬과 격려를 한 몸에 받던 민주가 1학년일 때 막내 동생이 태어났다. 그때부터 아이가 사소하게 말썽을 부리고 말을 듣지 않았다. 평소에는 나무랄 일이 없던 아이의 변화에 엄마는 짜증이 났고 계속 야단만 쳤는데 급기야 담임선생님의 호출이 왔다. 그 당시 만해도 생경한 ‘틱 장애’를 민주가 앓고 있다는 것이다. 입을 씰룩거리거나 코를 벌름거리는 행동을 할 때면 하지 말라고 소리만 질러대던 엄마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동생을 본 아이의 애정 결핍이었는데 똘똘한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니 그걸 인정 못했어요. 아이의 정서를 무시하고 야단만 치니 정서 장애가 온 거죠. 당시 남편의 사업도 힘들었고, 기대했던 아이는 점점 퇴행해 가고 둘째 소정이마저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말도, 표현도 안했어요.” 그 당시 어떻게 하면 이 생활이 끝날까 죽고 싶을 정도였던 유씨는 우연히 육아·교육 강연을 듣고 실마리를 풀었다. ‘지성은 10년을 앞서 가지만 감성은 제 나이를 갖는다’는 그 날의 주제가 민주와 맞아 떨어졌던 것. 그 날 이후 민주가 어떤 실수를 해도 감싸주고 격려해주자 민주는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네’ ‘아니오’만 대답하며 자신감이 없던 둘째 소정에게도 “엄마는 널 믿는다. 고학년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거야”하며 늘 격려해주자 4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생긴 소정은 “정말 엄마 말이 맞았다. 앞으로 내가 잘 클 수 있도록 엄마가 길잡이가 되달라”며 엄마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 다양한 책을 통해 이해력과 지구력을 키운 아이들은 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배우는 것보다 선생님의 설명에 집중한다. 굳이 문제집을 안 풀어도 관련된 책으로 원리를 이해하면서 뜻밖의 선행학습을 몇 년이나 한 셈이 되더라는 것이다. ◆놀이도, 공부도, 책도 선택권은 아이에게 = 친구들이 부러워해요. 모두들 학원가고 과외하며 휴일에도 못 노는데 우리는 만날 집에서 논다고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소정이는 방과 후 집에 오자마자 동생이 그린 그림을 봐주며 질문도 하고 동생의 설명도 자상하게 들어준다. 그러다가 동생의 제의로 나라 맞추기 게임이 시작된다. “베네스웰라 카라카스, 파푸아 뉴기니 포토모레즈비….” 누나가 국기 카드를 집어 들면 나라와 수도를 말하고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낸다. 위인전이나 과학·역사·백과사전으로 각종 퀴즈를 즐기며 공부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은 책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도록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부모 덕이다. 세 남매는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다. 심부름하면 200원 주는 짠순이 엄마가 책을 들여 놓을 때는 200만 원 어치도 서슴지 않아 남편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남들이 악착같이 돈 모아 집을 사는 동안 유씨는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책을 사고 읽어줬다. 막내 승우는 늦게까지 책을 보다가 아침에도 늦게 일어난다. 유치원을 안 보내는 것도 가기 싫다는 승우의 의사를 존중하고 자는 아이를 억지로 깨워 실랑이하기 싫기 때문이다. 베이징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민주는 요즘 중국 드라마를 보며 독학으로 중국어를 공부한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서 중국인과 대화하며 쇼핑하고 흥정하며 중국어 실력을 발휘한다. 무엇이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지지해줄 때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은 민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20대, 30대, 40대에도 엄마와 대화하고 싶어 해요. 10대만 돼도 부모와 대화 단절로 불행한 가족이 많잖아요. 늘 여유 있게 아이를 바라봐 주고,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부모의 시선이 자식을 키웁니다.” 여름방학에는 실컷 자고, 놀고, 먹을 꿈에 가득 찬 아이들. 재미있는 영화 실컷 보고, 영어와 중국어 공부도 하고, 한국역사전집, 세계사 전집을 체계적으로 읽겠다는 이 야무진 아이들의 꿈이 튀어오를 듯 싱싱하다. 박미경 리포터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7-06
- 우리아이 이렇게 기른다 유은정 씨의 책과 친구하기 교육 학원대신 도서관, 학습지 대신 책으로 크는 아이들 학원과 학습지 대신 세 아이를 책으로 키운 엄마, 좋은 학군, 좋은 학원이 아니라 도서관을 찾아 집을 옮기고 아이들을 그 안에서 놀게 하면서 책과 친구 되게 했다. 남들이 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을 때, 아이들 먼저 바르게 세우자며 아낌없이 책에 투자했다. 그동안 세 남자가 읽은 책은 2만 7천여 권. 이렇게 키운 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 소신 엄마 유은정씨를 만나 책과 함께 성장한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엄마의 삼천지교는 도서관에 책이 많은 학교 동네 찾기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최근에 자녀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공부해라’ ‘시험 잘 봤니?’ ‘숙제해라’ ‘학원에 늦지 않게 가라’…. 대화라기보다는 일방적 지시, 잔소리이고 공부에만 관련된 내용은 아니었나? 그런데 이 엄마 유은정 씨(43)는 좀 별나 보인다. 엄마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공부해라’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엄마다. 그건 그의 철학이 ‘아이들을 빈둥빈둥 놀게 하기’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사교육이나 학원은 NO’이기 때문이다. 민주(휘경초 6), 소정(휘경초 5) 자매는 각각 교육청과 CBS학술원에서 영재 판정을 받았다. 아이들이 읽은 책은 각각 7천여 권과 1만 5천여 권. 막내 승우(7)도 누나들 틈에서 수천 권을 읽었다. 친구들이 학원을 전전할 시간에 이들은 집에서 책을 읽고 서로 내용을 이야기하고 퀴즈를 즐기며 장난하며 논다. 그래도 자매의 성적은 늘 최상위권. 서울 휘경동 민정이네 집은 코앞에 중학교 정문이 있다. 집에서 내다보면 운동장 모습은 물론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교내방송도 다 들린다. 맹모삼천지교였던 걸까? “이사할 때마다 학교를 염두에 둔 건 사실이에요. 다른 건 안 보고 학교 도서관에 책이 어느 정도 있는가는 꼭 확인했어요. 책이 많은 학교가 있는 동네가 늘 우선 순위였지요.” 평범한 단독주택 2층집. 그런데 이집 자체도 하나의 작은 도서관이다. 들어서면 보이는 건 빼곡히 들어선 책장뿐. 거실, 안방, 건넌방에도 책장에 밀려 식탁이며 컴퓨터 책상, 가구들은 모두 쫓겨났다. 막내아들 승우는 유치원도 가지 않고 집안에서 뒹굴며 엄마가 주는 간식을 먹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다가 끊임없이 엄마에게 질문을 퍼붓는다. ‘심심하지 않냐’는 질문이 무색하게 승우는 혼자 놀거리를 찾아낸다. 누나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더 신나게 놀 수 있다며 눈을 반짝이는 승우가 참 사랑스럽다. 태담부터 시작한 수다쟁이 엄마, 아빠의 특별한 조기교육 주변 친구나 선배들은 결혼하면 무엇보다 내 집 장만이 우선이었다. 아이들은 일찍 유아원에 보내거나 방치하고 오로지 돈 모으는 일에 열중하다 아이들이 학교 갈 때쯤이면 학원과 사교육으로 내돌리며 아이가 공부를 못하느니, 엄마와 대화를 싫어한다느니 하며 한숨 쉬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이 부부는 첫아이를 가지면서 약속했다. “돈 벌어 집 장만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명석한 머리와 풍부한 감성을 키워주자. 행복한 아이들로 키우는 것에 올인하자”고. 태명을 짓고, 남편은 퇴근 후면 언제나 회사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하는 태담을 했는데 놀랍게도 ‘장군아’하고 태명을 부르면 발길질로 답하곤 했다. 아이가 생후 2개월이면 사물과 색깔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착안해 끊임없이 아이에게 보여주거나 말을 건넸다. 아이를 앞으로 업고 다니며 슈퍼마켓에 가서 “이거는 샴푸고 이거는 오이야. 이거는 사과야, 동그랗지?”하며 점원 눈치를 보며 아이에게 만져보게 하고 냄새를 맡게 하며 엄마의 풍부한 어휘를 전달했다. 그러던 어느 날에는 당구장 표시에 아이가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보행기에서 놀 때 책을 거꾸로 놓았더니 바로 놓고 보는 것이 아닌가. “세 살에는 책 한 줄을 읽게 하고, 네 살에는 세 줄, 다섯 살에는 6~7줄,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양을 늘렸어요. 그러니까 본능적으로 한글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이야기 위주의 재미있는 책을 읽혔어요. 초등학교 3년쯤 되니 세계문학을 읽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책을 읽으며 수학이나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니까 학습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돼 성적도 좋았어요.” 막내 동생 태어난 후 틱 장애에 걸린 큰딸 민주 6학년이 된 민주는 요즘 멘델의 유전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읽지만 오늘이 있기까지의 과정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모든 칭찬과 격려를 한 몸에 받던 민주가 1학년일 때 막내 동생이 태어났다. 그때부터 아이가 사소하게 말썽을 부리고 말을 듣지 않았다. 평소에는 나무랄 일이 없던 아이의 변화에 엄마는 짜증이 났고 계속 야단만 쳤는데 급기야 담임선생님의 호출이 왔다. 그 당시 만해도 생경한 ‘틱 장애’를 민주가 앓고 있다는 것이다. 입을 씰룩거리거나 코를 벌름거리는 행동을 할 때면 하지 말라고 소리만 질러대던 엄마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동생을 본 아이의 애정 결핍이었는데 똘똘한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니 그걸 인정 못했어요. 아이의 정서를 무시하고 야단만 치니 정서 장애가 온 거죠. 당시 남편의 사업도 힘들었고, 기대했던 아이는 점점 퇴행해 가고 둘째 소정이마저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말도, 표현도 안했어요.” 그 당시 어떻게 하면 이 생활이 끝날까 죽고 싶을 정도였던 유씨는 우연히 육아·교육 강연을 듣고 실마리를 풀었다. ‘지성은 10년을 앞서 가지만 감성은 제 나이를 갖는다’는 그 날의 주제가 민주와 맞아 떨어졌던 것. 그 날 이후 민주가 어떤 실수를 해도 감싸주고 격려해주자 민주는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네’ ‘아니오’만 대답하며 자신감이 없던 둘째 소정에게도 “엄마는 널 믿는다. 고학년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거야”하며 늘 격려해주자 4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생긴 소정은 “정말 엄마 말이 맞았다. 앞으로 내가 잘 클 수 있도록 엄마가 길잡이가 되달라”며 엄마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 다양한 책을 통해 이해력과 지구력을 키운 아이들은 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배우는 것보다 선생님의 설명에 집중한다. 굳이 문제집을 안 풀어도 관련된 책으로 원리를 이해하면서 뜻밖의 선행학습을 몇 년이나 한 셈이 되더라는 것이다. 놀이도, 공부도, 책도 선택권은 아이에게 있다 “친구들이 부러워해요. 모두들 학원가고 과외하며 휴일에도 못 노는데 우리는 만날 집에서 논다고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소정이는 방과 후 집에 오자마자 동생이 그린 그림을 봐주며 질문도 하고 동생의 설명도 자상하게 들어준다. 그러다가 동생의 제의로 나라 맞추기 게임이 시작된다. “베네스웰라 카라카스, 파푸아 뉴기니 포토모레즈비….” 누나가 국기 카드를 집어 들면 나라와 수도를 말하고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낸다. 위인전이나 과학·역사·백과사전으로 각종 퀴즈를 즐기며 공부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은 책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도록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부모 덕이다. 세 남매는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다. 심부름하면 200원 주는 짠순이 엄마가 책을 들여 놓을 때는 200만 원 어치도 서슴지 않아 남편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남들이 악착같이 돈 모아 집을 사는 동안 유씨는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책을 사고 읽어줬다. “여섯 살 이후부터는 원칙적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고를 선택권을 주고 과학·수학·역사·예술 등 꼭 필요한 책은 미리 구입해 놓고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조금씩 권했어요. 민주가 영어 동화책을 술술 읽기에 무리하게 책을 권하다 영어를 싫어하는 시행착오를 겪은 후로는 책 고르는 건 무조건 아이들의 흥미가 최우선이 됐어요.” 집에 있는 책만 5천 권이 넘어 책 정리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학습 관련 책은 제일 손 잘 닿는 곳에 두고, 역사책은 제목만 읽어도 알 수 있도록 눈이 잘 가는 곳에 시대별로 꽂아 놓는다. 그렇지만 읽고 어질러진 책은 절대로 아이들에게 제자리에 정리하라고 강요 2006-07-06
- 10명 중 7명, 첫돌 전 아토피 아토피를 앓고 있는 소아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첫돌 전부터 아토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명 중 4명은 천식과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피부 전문 치료제 및 화장품 판매업체인 한국 스티펠은 최근 육아포털 베베하우스를 통해 0∼4세 자녀를 둔 부모 2137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후 1년 이내에 아토피가 시작된 경우가 73.8%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태어나면서부터 아토피를 앓았다고 응답한 경우도 42.3%를 차지했다. 또한 자녀가 아토피 외에 천식이나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고 응답한 부모들이 42.4%에 달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천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천식은 비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와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초기에 아토피에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 응답자의 91.9%가 자녀의 아토피 증상 완화를 위해 아토피 전용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26%만이 현재 사용중인 보습제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해 보습제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6-14
- 제목 : 일본 ''육아택시'' 전국으로 확대 제목 : 일본 ''육아택시'' 전국으로 확대 부제 : 택시업계 저출산 시대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 높아 일본에서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육아택시’가 전국으로 보급될 전망이다. 한 지역에서 2년간 운영된 ‘육아택시’에 대한 호응이 높자 이를 전국으로 확대 보급할 전국협회가 발족을 준비중이다. 육아택시는 저출산 시대에 대비한 택시업계의 맞춤형 서비스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에서는 어린이를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보육원과 병원 갈 때 안심하고 이용할 교통수단으로 택시가 등장하고 있다. 8일 에 따르면 ‘육아택시’ 전국협회가 발족하여 상표등록을 추진 중이다. 요금과 이용방법,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대책, 그리고 운전자에 대한 기준 등을 만들고 있다. 전국협회는 17일 가가와현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시험탑승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육아택시는 차내에 어린이 전용석이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가 보육원이나 학교 학원에 갈 때, 또 야간이나 휴일에 병원을 갈 때 혼자서도 이용하도록 운영된다. 부모와 함께 외출할 때도 이용가능하다. 운전자는 어린이 응급처치 능력을 갖추고, 보육실습과 아동복지행정 강좌를 수료해야 한다. 짐을 현관까지 옮겨주고 유모차를 펴고 접어주는 등의 서비스도 기본임무다. 아이가 칭얼대거나 울어도 웃으며 챙겨주는 기본수칙을 지켜야 한다. 육아택시는 가가와현에서 2004년 7월부터 운영해 왔다. 어린이 지원 비영리단체 ‘와하하넷’과 가가와현의 택시회사가 어머니들의 민원을 수용해 운영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이들이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택시를 이용하고 싶지만 택시운전자는 아이를 데리고 타는 걸 싫어한다”는 어머니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책으로 만든 것이 ‘육아택시’이다. 현재 가가와현에서 9개 택시회사가 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야마구치현에서도 2개회사가 협력하고 있다. 택시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어 전국적으로 ‘육아택시’에 대한 문의가 늘자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일본정부도 지원의사를 밝혔다. 국토교통성은 “소자녀 시대에 택시의 새로운 역할”이라며 환영했다. 송윤희 리포터 boogie99@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6-13
- 아동수당 빠지고 공교육, 결혼 정책 미흡 정부가 7일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은 저출산 문제를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과제로 삼고 시안을 마련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18개 부·처·청·위원회가 모여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의 방향을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 △고령사회 삶의 질 향상 기반 구축 △저출산·고령사회 성장동력 확보로 잡고 구체적 정책을 배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출산과 양육’이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삼석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정책연구팀장은 “대부분 나라가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아이를 키우는 문제를 가족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분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고용이 불안한 시기에 아동 보육에 대한 정부지원이 없을 경우 출산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또 “중산층 이후 가구는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사교육비 보조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공교육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교육 대책은 사회구조적 개혁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저출산 원인 가운데 하나로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을 들 수 있다. 만혼은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는 적기에 결혼할 수 있는 결혼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결혼연령이 늦춰지는 이유는 고용구조 불안과 교육기간의 연장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육아정책개발센터 나 정 박사는 “저출산 대책의 세가지 축은 가정과 기업, 정부를 꼽을 수 있다”며 “이번 시안에서는 기업에 대한 정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나 박사는 “직장여성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협조가 중요한데 협조를 마다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배려, 즉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없다”며 “기업의 동참을 이끌지 못하면 ‘일과 가정의 양립’은 구호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안 마련 단계에서 저출산대책에 참여한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 김수영 서기관은 “저출산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됐다”며 “출산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 이번 대책의 목표”라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6-08
- 정부 저출산 대책 미흡한 점은 “‘아이 낳고 기르기’ 국가와 사회가 분담해야” 아동수당 빠지고 공교육, 결혼 정책 미흡 … 기업동참 유도할 인센티브 없어 정부가 7일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은 저출산 문제를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과제로 삼고 시안을 마련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18개 부·처·청·위원회가 모여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의 방향을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 △고령사회 삶의 질 향상 기반 구축 △저출산·고령사회 성장동력 확보로 잡고 구체적 정책을 배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출산과 양육’이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삼석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정책연구팀장은 “대부분 나라가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아이를 키우는 문제를 가족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분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고용이 불안한 시기에 아동 보육에 대한 정부지원이 없을 경우 출산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또 “중산층 이후 가구는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사교육비 보조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공교육을 활성화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교육 대책은 사회구조적 개혁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저출산 원인 가운데 하나는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을 들 수 있다. 만혼은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는 적기에 결혼할 수 있는 결혼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결혼연령이 늦춰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고용구조 불안과 교육기간의 연장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대학원 진학률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육아정책개발센터 나 정 박사는 “저출산 대책의 세가지 축은 가정과 기업, 정부를 꼽을 수 있다”며 “이번 시안에서는 기업에 대한 정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나 박사는 “직장여성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협조가 중요한데 협조를 마다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배려, 즉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없다”며 “기업의 동참을 이끌지 못하면 ‘일과 가정의 양립’은 구호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안 마련 단계에서 저출산대책에 참여한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 김수영 서기관은 “저출산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됐다”며 “출산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 이번 대책의 목표”라고 말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6-08
- 단체장에게 리포터가 띄우는 편지 5·31 지방선거를 통해서 민선4기를 이끌어 갈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선출됐다. ‘바람으로 시작해서 바람으로 끝났다’거나 ‘당보고 투표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주민들의 선택에 의해 4년 동안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주도할 인물이 결정됐고, 이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이는 매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취재해 내일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주부리포터들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제안하는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녀교육과 보육, 교통, 생활문화 등 주부들이 삶의 현장에서 바라는 희망사항을 담았다. 내일신문 주부리포터들은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관심’에 몰려 있었다. 모든 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교육공약이 비슷했지만 실제 실현가능성에 있어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았다. ◆대형건물 옆에 도서관 의무화 하면 어떨까 =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자치단체 혼자 힘으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안이며, 다만 이벤트가 형식 일상적인 지자체 업무로 고민해 달라는 요구였다. 인천시 계양구에 살고 있는 김정미 리포터는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라며 “학생들이 지역에 살 수 없는 현실을 막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함께 자랐던 친구를 잃어야 하고, 가족들은 살던 집을 팔아 셋방살이를 해야 하는 현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김씨는 자치구 자체적으로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주기를 바랬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고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가 유치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의 수혜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세금으로 유치해 놓고 시민들이 그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 당선자가 ‘작은 도서관 건립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시에 사는 김진숙 리포터는 “둔산지역에 도서관이 없어 인근 유성도서관이나 갈마도서관, 멀게는 한밭도서관까지 간다”며 “새로 설립이 어렵다면 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또 “학교 도서관 상당수가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사서 대신 활용하고 있다”며 “전문사서를 두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 김성자 리포터는 대형건물을 허가할 때 작은 도서관 건립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찾자고 주장했다. 김씨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산 박성진 리포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 보육 지자체가 함께 해야 = 교육문제와 함께 주된 관심사는 자녀 보육과 관련된 투자와 관심이다. 지자체가 친환경 사업을 앞 다퉈 벌이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영미 리포터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대전 김현정 리포터는 “아이들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김씨는 “전시회나 음악회, 영화관을 마음 편히 가본 적이 없다”며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학교 운동장 찾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음악회, 영화감상, 음식점을 원하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단체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안 김나영 리포터는 “보육문제가 해결되어야 여성들의 재취업도 해결된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만큼 자라는 4~5년간 주부들은 사회와 단절될 수 밖에 없다”며 “재취업 시설과 육아시설이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급식 환경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백인숙 리포터는 “초등학교에서 3학년부터 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1~2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밥 굶는 아이’를 만드는 못된 부모가 된다”며 “전학년 급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10~20만원의 출산 장려금보다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서울 양천구 이희경 리포터는 “가뜩이나 문화시설과 청소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인데 지자체 행사는 형식 갖추기에 급급한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일정을 잡는 일은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면서 세심한 관심을 요구했다.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인구유입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대중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김영진 리포터는 “기업유치로 수도권 대표적인 신산업단지로 성장했지만 대중교통 배차시간과 환승문제는 여전하다”며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혜택 못지않고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대중교통 편의도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천안 이순임 리포터는 “30분 간격인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승용차 이용을 부추긴다”며 “버스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할 수 있는 천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대전 길애경 리포터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주차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마련된 주차공간을 시간제로 운영하는 등 현실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안산시 김영미 리포터는 “고잔 신도시 주민들은 3분 거리에 시청을 두고 20분 걸려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며 “버스 정류장에 몇 번 버스가 오는지를 알리는 안내문 하나 없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김영희 리포터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청했고,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일정하게 조정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을 입혀달라고 요구했다. ◆ 대답 없는 인터넷 말고 시장에서 만나는 단체장 기대 = 주부리포터들은 지방자치 선거에서 정당의 중요성을 수긍하면서도 단체장의 활동에 대해서는 ‘탈 정당화’를 요구했다. 대구 이경희 리포터는 “‘00당이 검증한 00 후보’라는 선거구호를 빨리 잊고 ‘주민이 선택한 대구시장’이라는 점을 되새겨 달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특히 “선거때는 고개만 돌리면 후보 이름을 들었다”며 “당선 후에도 대답없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시장이나 마트, 공원에서 당선자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자 리포터는 “당이나 정부를 탓하기 전에 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머리를 조아린다는 자세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광역시 이은정 리포터는 “당선자가 서민은 아니지만 서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싶다”며 “작은 것 하나에도 함께 웃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시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장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며 “원대한 희망이나 비전에 집착하지 말고 시민의 세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해결하는 단체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대구 김부진 리포터는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선거기간에 나온 타 후보자의 지적이나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한번 들어 재검토하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전국종합 mha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5-31
- 당선자에게 보내는 편지 박지현(31)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장에 바란다 아기가 아직 없다. 육아지원이 좀더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 주변을 보면 애를 낳으면서부터 돈인데 지원이 너무 적다. 셋째를 낳아도 여기저기서 조금씩 지원해주고 만다. 양육비조로 20만원씩 주는 건 굉장히 미흡하다. 보육비 보조를 해주기는 하지만 주는 곳이 정해져있어서 원하는 시설에 못 보내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세 살이 될 때까지는 전액 지원해줬으면 한다. 그 정도는 돼야 애를 낳지. 차가 없이 사는데 교통비가 너무 비싸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데 한번 움직일 때마다 5000원이나 1만원 이상은 나온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는 싼 건지도 모르겠지만 좀더 싸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시장에 대한 만족도는 0점. 뭘 할 수 있을까. 착하고 맑고 투명할진 몰라도 행정능력이나 추진력은 부족해 보인다. 서울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미지만 내세워 급조한 후보라는 생각이 크다. TV 토론을 열심히 봤는데 공허했다. 정수기 광고에 대해서 다른 후보가 후보가 될 줄 모르고 광고를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가 안됐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물고 늘어진 적이 있다. “여러 차례 이미 얘기했고 해답은 국민들이 아실 거다”라고 얘기하더라. 실망스러운 답변이었다. 솔직하지도 않고. 주민들이 반대하는 혐오시설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도 기본적인 대답밖에 않더라. “주민들을 잘 설득하고 그에 대한 혜택을 줘야 한다”고 하더라.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 대답이다. 적어도 시장 후보라면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서대문구청장에 바란다 홍제천 개발이 진행 중인데 개발계획이 너무 미흡하다. 강남권은 양재천 복원으로 생활의 질이 높아졌다. 주변 폭이 넓고 시설이 다양하다. 생태공원이나 갈대숲, 작은 내 등 중간 중간에 볼거리가 많다. 한강이나 상암경기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나늘이를 즐길 수 있다. 홍제천은 흉내만 내고 있는 것 같다. 물을 흐르게 하고 조금 깨끗하게 단장하는 정도다. 분수도 만든다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운동도 하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만족도는 50. 별다른 인재가 아니라면 그냥 지금 이대로 가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50점을 준다. 사람이 바뀌면 행정 일선에 혼란이 온다는 오고 공무원들은 그게 심하다니까. 구의원 시의원은 인물을 볼 수 있는 게 없었다. 경력도 엉망이어서 당을 보고 찍었다. 활동내역도 눈에 들어오는 게 없었고 후보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료도 명함하고 팸플릿 인터넷밖에 없었다. 투표하면서 가슴 한쪽이 서늘하더라. 후보를 알려는 노력을 좀더 했어야 했다. 대강 뽑았다는 자책감이 들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5-31
- 정치는 짧고 교육은 길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캠프 또 ‘티저홍보’ 유권자들 아직도 ‘보람이’가 뭔지 몰라 ‘티저광고’ 어떤 상품을 설명하는지 숨겨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다음, 마지막에 베일을 벗기는 광고기법이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5일부터 서울 전역에 걸린 선거 현수막 내용을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 기호 1번 강금실’에서 ‘정치는 짧고 교육은 길다’로 바꾸어 달았다. 육아·보육에서 교육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금실 후보 선거 현수막 전략은 일종의 티저광고 기법이다. 구체적인 정책이나 공약내용 없이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극대화한다는 홍보전략이다. 과연 강 후보측의 이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혔을까. 보통 ‘티저광고’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상품을 철저히 숨긴다. 과거 ‘선영아 사랑해’라는 현수막이 서울 전역에 내걸렸을 때 ‘누가 사랑고백을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선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들은 자기 집 근처에 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고 ‘혹시 나를 짝사랑하는 누군가가 걸어놓은 게 아닐까’ 가슴 설레었다고 한다. 이 문구를 내건 한 인터넷 포털업체는 당시 선풍적인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이라고 써 붙인 현수막에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상품(강금실 후보)이 무엇인지 드러나 있다. 또 유권자들이 지금도 ‘보람이’가 뭘 의미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강 후보측은 보람이로 상징되는 여자 어린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상품(후보자)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티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짧고 교육은 길다’는 문구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상품(강금실 후보)은 이미 다 드러나 있는데 문구만 추상적이다. 티저광고 기법보다는 차라리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식의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가 더 유권자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