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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인 자녀 부모 모임 ‘기쁨터’ 김미경 회장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한 엄마가 있었다. 이웃들은 그가 장애아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스스로 커밍아웃하지 못했다. 자식을 돌보는 일이 끝이 보이지 않을 듯 길고 힘들었던 그의 소원은 아들과 함께 성당에 가 미사를 보는 일이었다. 그의 소원은 조심스레 이웃에게 전해졌고, 그의 간절함 덕분일까, 그는 아들과 함께 성당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성당에 다니게 되면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또 다른 부모들과 함께 작은 기도모임을 만들었고, 그렇게 기쁨터가 출발한 것이다. 기쁨으로 맞이한 10주년, 감사하는 마음 뿐 기쁨터는 1998년 출발, 어느새 열 살이 됐다. 10년이란 세월은 길고도 긴 세월이지만 바람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지난주엔 기쁨터의 열 살을 자축하는 가족미사와 바자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누구도 기쁨터가 10주년을 맞이하리라 상상하기 어려웠고, 이는 김미경 회장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정말 무수히 많은 일을 겪으면서 기쁨터가 이만큼 성장해왔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힘들고 아팠던 기억들은 모두 깨끗하게 지워지고, 지금은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도움을 준 따뜻한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만 가득하답니다. 특히 기쁨터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역 사회의 손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쁨터가 출발했을 당시, 엄마들의 키를 넘어서지 않았던 어린 자녀들은 이제 엄마의 키를 훌쩍 뛰어 넘은 청년으로 성장했다. 발달장애라는 힘겨운 조건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의 장애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길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갈 길 또한 쉬운 길이 아님을 기쁨터의 모든 회원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쁨터라는 이름처럼, 발달장애아의 엄마들에게는 절대로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았던 기쁨은 어느덧 찾아왔고 기쁨터는 장애아의 엄마로서 죽음과도 같았던 절망을 이겨내고 장애를 가진 자식과 함께 삶을 대면하고 새롭게 살아가려는 의지의 장소가 돼 주었다. 부모 떠난 후에도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소원은 아이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하지만 김미경 회장은 “어떻게 부모가 아이보다 오래 살겠느냐”며 “부모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이 소중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녀들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활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들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작업장, 또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자녀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쁨터 출발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아들이 어느새 스물두 살 청년으로 훌쩍 자란 걸 보면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 가장 힘들다는 장애인 정신지체와 자폐를 안고 살아가는 자녀들은 손잡아 주는 사람 없이는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자녀들을 도와 왔지만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를 위한 미래의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미경 회장을 비롯한 기쁨터 회원들은 꿈의 힘을 믿는다. 지금까지 기쁨터가 걸어온 길 또한 누구도 꿈꾸기 어려운 현실 속에 실현된 꿈의 결과이므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기쁨터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쁨터의 운영 사례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다. 부모모임으로 출발해 이렇게 주간보호센터와 지역아동센터, 아트센터 조이, 숲속학교를 운영하는 공적단체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쁨터의 사례를 보고 힘을 내 모임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들에게 김미경 회장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것은 집안 일이 아닌 집안 일이다”라는 조언을 해준다고. 결국 장애인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해 가야 하는 문제임에도 특히 성인 장애인 문제에 대해선 사회의 대책이 너무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가 모든 것을 지고가야 하는 현실이지요.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삶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도 없으니 부모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기쁨터 회원들은 스스로의 노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론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43명의 회원들이 더불어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인, 기쁨터 마을을 꿈꾸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 곁에 노후에 부모들도 쉴 수 있는 마을이다. 그들이 꿈꾸는 기쁨터 마을이 언젠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곳엔 자녀를 키우며 흘린 눈물과 아픔, 고단한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넓고 깊은 평화만이 가득하리라. 김미경 회장은 오늘도 꿈을 위해 분주하다. 그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성경말씀이 진리임을 알기 때문이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30
- 빨간 동태찜의 매운 맛에 중독되다~ 어머니의 손맛이 곁들어진 동태의 화려한 변신, 신선함으로 더해져 먹고 나서 또 다시 찾고 싶다면 굳이 소문난 집이 아니라도 진정한 맛집이 아닐까? 어머니의 넉넉한 손맛 탓에 내일 또 오고픈 김영희 강남 동태찜 영통점. 그 맛의 비결을 찾아봤다. 질리지 않는 매콤한 동태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왠지 모를 친근함에 편안해진다. 동태라는 메뉴가 주는 서민적인 친근함은 둘째 치고라도 반갑게 맞이하는 어머니와 동기(同氣) 같은 가게 식구들 탓일까. 주 메뉴인 동태찜을 골랐다. 잠시 후, 이어지는 두 번의 탄성소리. 차려지는 곁들이 반찬의 푸짐함과 깔끔함에 처음 놀라고 잠시 후 등장하는 동태찜의 매콤하면서도 독특한 그 맛에 또 한 번 놀라고 만다. 매운 맛은 중독이라 했던가? 뒷맛이 깔끔한 탓에 질리지 않고, 빨간 양념과 흰 속살에 매료되어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오간다. 가족이 함께 해 더욱 믿을 수 있어 지난 4월 영통에 문을 연 김영희 강남 동태찜 영통점. 전기상 사장이 조리장이지만 그 뒤엔 20년 세월 식당을 해 오신 어머니의 손맛이 일등공신으로 숨어 있다. “조미료를 많이 쓰는 것은 아무래도 몸에 해롭다. 반면 천연 재료는 끓일수록 더 깊은 맛을 낸다”는 어머니 김은자 씨는 “가족이 함께 하고 있어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소박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러고 보니 가게 안은 어머니와 조리장 겸 사장인 아들, 서빙을 담당하는 딸로 가족이 똘똘 뭉쳐 꾸려나가고 있었다. 정직한 맛과 푸짐한 양으로 손님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영통점은 맛의 비결로 신선한 재료를 꼽는다. “쑥갓, 파, 고춧가루 등의 야채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농가에서, 콩나물은 지인에게서 바로 가져다 쓰고 있다. 쌀은 경기도 이천쌀을 주로 사용한다”며 딸 전연숙 씨가 자랑스레 밝힌다. 동태와 해물은 본사에서 조달받기도 하지만, 더욱 싱싱한 맛을 위해 새벽 농수산물시장에서 직접 골라 오기도 한다고. 신선하고 싱싱한 재료만큼은 보장할 수 있어 음식에 대한 불안감이 많은 요즘,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큰 강점이다. 또 하나, 청결함을 내세운다. 전 사장의 평소 성격이 깔끔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해 동태나 콩나물을 다듬는데 너무 공을 들인다며 전연숙 씨는 불평 아닌 불평이다. 건강식품, 동태의 다양한 변신을 맛 보다 동태는 맛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일반생선보다 저지방이며 칼슘, 단백질,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숙취해독에 특효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 동태로 만든 음식이니 건강에도 좋은 것은 당연지사. 김영희 강남 동태찜에서는 동태의 다양한 변신을 맛 볼 수 있다. 동태찜은 갓 잡아온 생태같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동태와 아삭함이 살아 있는 콩나물의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주인장 강추 메뉴. 들기름으로 동태를 볶아 비린내를 제거하고 조미료를 쓰지 않아 담백한 맛이 특색이다. 보통의 동태찜은 콩나물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은데 김영희 강남 동태찜은 두툼한 동태가 정말 푸짐하다. 매콤한 동태찜으로 얼얼한 입 속 달래 주는 육수도 빠뜨릴 수 없는 법. 어두, 파뿌리, 다시마를 푹 고아 육수를 만든다는데 옛말에 어두일미(魚頭一味)라 했던가? 어두를 고아 만든 육수는 담백하고 깔끔하여 매운 맛 달래주는 제 역할을 넘어서 자체로도 훌륭한 별미가 된다. 국물 맛이 일품인 보글보글 끓는 동태전골도 주인장 추천메뉴 중 하나. 큼지막하게 토막낸동태와 신선한 야채의 환상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싱싱한 동태와 새우·미나리·팽이버섯·무·미더덕·바지락 등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 낸다. 그냥 먹으면 약간 싱거운 국물 맛은 감칠맛과 간을 더해 줘 전골의 맛을 완성시키는 다대기 양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영통점은 마늘, 고추장, 된장, 청주 등의 14가지 정도의 갖은 재료와 어머니의 손맛으로 만들고 있어 더욱 깊은 맛을 더한다고. 그 외에도 생태전골, 해물찜, 동태탕, 내장탕 등의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전기상 사장은 “주머니 사정 가벼운 서민들, 누구나 와서 편안히 쉬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5월에는 가정의 달 행사 중에 있어 찜이나 전골을 드신 분들께 10%의 할인 행사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이 넉넉하고 푸짐해 모임을 가지기에도 좋은 곳,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김영희 강남 동태찜 영통점이다. 문의 김영희 강남 동태찜 영통점 031-273-7111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19
- 금요일 NGO 국정원·방통위는 4대강 정비 청와대 핫라인? 서슬 퍼런 독재정권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국정원은 정치 사찰과 국민을 위협했던 공포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 국정원이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해 생계를 걱정하는 하천부지 농민들을 사실상 협박했고, 국정원도 4대강 정비사업과 관련해 농민을 만나고, 농민들의 상경투쟁을 무마시키려 했던 사실이 있었음을 부인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한 주간지에 보도되었다. 국정원은 4대강 정비사업이 국책사업이므로 국정원 업무 영역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법으로 명시된 국정원의 정보 수집 범위가 아니므로 사실상 농민들을 체제 전복 세력으로 규정한 엄청난 사건인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서 뉴스가 땡전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정부가 언론을 통제 장악하던 시절이다. 그런데 땡이 뉴스를 염려해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얼마 전 한국케이블TV협회가 케이블TV방송국들을 상대로 하루 네 차례 정부의''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홍보 방송을 편성하고, 매주 수요일에는 이를 공동 편성하며, 방통위와 청와대에 편성 사실을 보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케이블 협회는 알아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청와대와 방통위의 입김이 없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미루어 짐작할 만한 사건이다. 지난 5월 7일, 광주지역을 시작으로 정부의 4대강 사업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설명회가 열리는 전국 곳곳에서 사실상 운하사업이라는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정부는 반대 의견은 철저히 묵살하며 사업 강행을 위한 요식 행사를 벌이고 있다. 안 된다는 손사래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이 경제와 환경을 살리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줄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추진 방식은 미래를 위해서라는 정부의 주장이 무색하게도 국정원을 동원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시도하는 등 세월을 한참이나 되돌려 국민들에게 독재시대의 망령을 만나게 하고 있다. 농민들에게는 국책사업으로 인해 생계가 곤란해질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권리가, 국민들에게는 국책사업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질 권리가 있다. 그런데 정부는 국정원을 동원하고, 방송 장악을 시도하고, 설명회를 관제 행사로 전락시키며 국민들의 말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엄정한 도전이다. 점차 4대강 정비사업은 경제적 타당성과 환경파괴를 따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뭇생명에 대한 죽음의 카운트다운은 중단되어야 한다. 국민 앞에 떳떳한 사업이라면 정부가 국정원을 동원하고, 방송을 장악해 반대 여론에 재갈을 물릴 이유가 있는가? 우리 국민의 거룩한 희생을 밑거름으로 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며 사업을 강행할 이유가 있는가? 사실상 운하 사업인 4대강 정비사업을 위해 정부가 국정원, 방통위와 핫라인을 개설하는 동안 민주주의는 후퇴하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4대강의 생명은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맞이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며, 뭇 생명에 대한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울리는 4대강 정비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다시 한번 4대강 정비사업의 중단과 국정원 개입, 케이블방송 홍보 시도에 대한 대국민 사과 및 책임자에 대한 엄중 문책을 촉구한다. 더불어 정부가 국민의 우려를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하며, 국정원 동원, 방송장악을 통한 사업 강행을 계속할 경우 4대강 정비사업을 반민주 사업으로 규정해 국민들과 함께 횃불을 들고 나갈 것임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이철재 상황실 정책국장(010-3237-1650) 박진희 간사(016-328-2223)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19
- [주말을 여는 책]고 은 대표시 모음 ‘오십년의 사춘기’ 고은 지음/ 김형수 역음 문학동네/ 1만2000원얼마 전 책방에 들어갔다가 시집을 한 권 샀다. 새 책인데도 어딘지 손 때 묻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독일 시인 라이너 쿤체의 ‘시’(gedichte)였다. 점심 약속을 한 친구는 이 시집을 보더니 쿤체가 누구냐고 물었다. 나도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내가 이 책을 샀던 건 뒤적거리다가 ‘시학’이라는 제목의 시가 눈에 뜨였기 때문이다. 그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많은 대답들이 있지만/우리는 물을 줄 모른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내 안에서 수많은 지류처럼 큰물로 합수되고 있는 질문들이 떠오른다. 이 짧은 시는 이렇게 이어진다. “시는/시인의 맹인 지팡이/그걸로 시인은 사물을 짚어본다./인식하기 위하여” 어느 철학자는 시를 순간의 형이상학이라고 했다. 그는 시가 우주의 비전과 영혼의 비밀, 그리고 존재와 사물을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고 보았다. 시는 이렇게 어둠 속의 지팡이인 것이다. 특히 어둠이 짙어가는 21세기의 동굴 속에서.물질주의의 불감증 속에서 우리는 질문을 잃어버렸다. 세계는 교조와 상식의 핸드북 속에 신비를 매장했다. 인간은 근원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그 단절 속에서 세상의 사건들은 수많은 파편처럼 어리둥절한 사람들 위로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조지프 캠벨의 영웅 신화들에서처럼 진리를 찾는 길은 위험으로 가득하다. 그렇더라도 성배를 찾는 기사들 같이 따로 따로 흩어져서 위험과 어둠이 가득한 숲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방황이 유일한 길이다. 괴테가 상기시키듯 인간은 추구하는 한 방황한다.고은의 반세기 시력(詩歷)을 훑으면서 엮은이 김형수는 ‘오십 년의 사춘기’라는 제목을 걸러냈다. 이런 설명이 보인다. “...소년 상태를 그가 시정신의 본령으로 삼는 까닭은 교양이 시대를 폐쇄시키고, 이성과 학문이 자연적인 감정을 약화시킨 결과 동시대인들이 ‘비극 인식의 백치상태’에 놓이는 것을 혐오한 때문일 수 있다.”엮은이는 “고은의 시는 표절할 수 있지만 고은의 생은 표절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잠언과 같은 다음의 작은 시 속에서 눕기를 거부했던 그의 생이 읽히는 듯싶다. “누우면 끝장이다/앓는 짐승이/필사적으로/서 있는 하루/오늘도 이 세상의 그런 하루였단다 숙아”그의 광활한 시세계를 한 권의 시집에서 구경하겠다는 내 욕심이 미안하다. 어쨌든 지난 오십 년 동안 이 땅 위에서 벌어진, 그리고 벌어지고 있는 고통의 기록들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면 그를, 그의 시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고은의 ‘벽시’는 오늘 읽어도 숨이 막힌다. 80년 계엄 하에서 가명으로 발표한 이 시의 마지막 몇 행만 읽어 보자. “우리가 모든 거짓과 깡패 쫓아낸 자리에/아픔의 시여 아픔으로 읽는 시여 진리의 울음이여/어떤 신놈도 어떤 우상놈도 지우지 못하는 민중의 시가 되자/시인이여 마지막 진실이여/오오 어이할 수 없이 열렬한 향기의 인내인 밤이 가면 새벽인 담벼락이여”그는 흔한 표현대로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었다.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온몸으로 가자/허공 뚫고/온몸으로 가자/가서는 돌아오지 말자/박혀서/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화살’ 일부)이런 역사적 현장에 서는 치열함이 ‘봄비’의 축축한 생명력과 다른 건 아니라고 생각해본다. “이 밤중에 오시나부다/오시는 듯/아니 오시는 듯/오시나부다” 그는 어느 아기의 귀가 이 봄비 오시는 소리를 “들으시나부다”하고, 땅속 잠든 일개미들이 자다 깨어 “어수선하시나부다”하며 귀 기울인다. 그래도 회한은 있다. “봄비 이 밤중에 오시나부다 오로지 내 무능의 고요 죄스러워라”어쩐지 엘리엇의 ‘황무지’ 끝 대목이 생각난다. 대지의 목마름을 축여줄 물기 품은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장면. 그 천둥의 ‘다 다 다’하고 울리는 소리가 ‘우파니샤드’의 명령이 되어 떨어지는 그 장면. “다타”(주라!), “다야드밤”(자비를 베풀라!), “담야타”(자제하라!)라는 천상의 명령이 이 땅, 이 황무지 위에 여전히 울리고 있다.뱀 다리를 더 그리자면 그 엘리엇의 초기작 ‘프루프록의 연가’ 가운데 한 구절이 미국이 해마다 즐기는 4월 ‘시의 달’의 올해 포스터를 꾸몄다. “내가 감히/우주를 뒤흔들 수 있을까?” 습기 어린 유리창 위에 손가락으로 쓴 이 질문이 상투적인 관심 속에 마비된 미국인들 앞에 도전적으로 던져졌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는 여전히 생명의 길을 더듬는 오르페우스의 노래, 그 투신인 것 같다.틱낫한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대가 시인이라면 이 종이 안에 떠다니는 구름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구름과 비, 비와 나무, 나무와 종이처럼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살을 섞고 있다면 그 합일의 노래가 시이고, 진리고, 생명이리라. 시안(詩眼)은 시인의 것만은 아니다.고은의 ‘자작나무숲으로 가서’를 다시 한 번 읽어 본다. “자작나무는 저희들끼리건만 찾아든 나까지 하나가 된다” 삼거리 술집의 삶은 고기처럼 순하고 싶었다는 그의 목소리가 절절히 울린다. “사람들도 자기가 모든 낱낱 중의 하나임을 깨달을 때가 온다/나는 어린 시절에 이미 늙어버렸다 여기 와서 나는 또 태어나야 한다”박순철 칼럼니스트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17
- <이경형칼럼> 제주 올레와 녹색 성장 바닷가 파도소리가 귓전에서 노래하고, 해초와 숲의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 살랑거리는 초여름 날, 제주 올레를 걸었다. 바닷가 검은 바윗돌과 자갈밭으로 이어진 길 아닌 길, 언덕의 덤불 사이로 난 꼬불꼬불한 길을 요리조리 돌며 걸었다. 때로는 수평선을 저 멀리 바라보면서 절벽 위로 잘 다듬어진 나무판 길로도 걸었다. 주초 이틀에 제주 올레 7코스와 3코스를 계속 걸었다. ‘찬가지로 놀멍 쉬멍’(천천히 놀며 쉬며: 제주 방언) 걸었다. 올레는 제주말로 집에서 거리의 한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 올레 길의 많은 부분은 한 줄로 걸어야 한다. 어느 한곳도 직선 길은 없다. 올레 길은 제주의 남쪽 해안을 따라 주로 이뤄져 있다. 동쪽 끝에서부터 1코스로 시작하여 남쪽을 지나 서쪽 끝 12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모두 이으면 220여 km에 이른다. 제주도를 그동안 수십 차례 왔지만, 이번처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손으로 만지듯 이 느끼며, 자연의 위대한 손길을 호흡으로 몸속 깊이 느끼기는 처음이었다. 올레 길은 불과 2년전, 언론계에 몸담았다가 언론 일을 접은 한 여성의 아이디어로 개척되었다. 지금도 올레꾼과 함께 매일 걷다시피하는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온전히 걷는 사람들만을 위한 길을 걷고,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긴 길이 이 아름다운 땅 제주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디지털 광속도의 시대에 새삼 느림의 미학이 회자되는 것도 속도전 문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경고등이 전 지구촌에 깜박거리기 시작했고, 그 불똥이 우리나라에도 튀어오고 있다. 제주 특산물 한라봉이 전남 고흥과 경남 밀양에서도 재배되고, 강원도 평창에서도 사과가 나오고 있다. 동해안에서 잡히던 오징어가 서해안 흑산도에서도 만만치 않게 잡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해 8.15 경축사에서 ‘건국 60년’이 지난 향후 새로운 60년의 국가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깃발을 들었다. 이로부터 정부는 작년에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2008~2030)’ ‘제4차 기후변화 대응 종합기본계획(2008~2012)’ ‘그린에너지산업발전전략’ ‘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발전전략’ 등등에 이어 올해도 ‘녹색 뉴딜’ 추진방안과 ‘녹색성장기본법안’을 내놓고 있다.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녹색 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데 굳이 반대할 이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누려야하고,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우리 땅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 에너지, 국토 등에 대한 장기적이고도 전략적인 구상들이 요즘 같이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이번에 제주올레 길을 걸으면서 여러 번 자문해보았다. 녹색은 본래 느림의 철학이 바탕이다. 산림녹화가 산에 페인트칠을 하듯 될 수 없듯이 세월이 흘러야 한다. 아무리 개발·성장이라고 해도 앞에 녹색이라는 말이 붙으면, 적어도 토건개발주의의 속도전으로 해치울 수는 없지 않은가. 대운하 계획은 물 건너갔다지만, ‘4대강 살리기’가 언제 변신을 할지 의구심이 가셔지지 않는다.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2기를 더 건설하여 국내 발전량의 절반을 담당하게 한다지만, 유럽에서는 중단 방향으로 가고 있는 원전계획 아닌가. 방사능 누출의 가능성, 폐기물 처리의 후 세대 이관, 건설비용, 우랴늄 채굴 등등 얼마나 많은 문제점들이 심도있고, 진지하게 논의되었는지 의아스럽다. 우리나라는 석유 수입 5위, 천연가스 수입 3위, 석유 소비량 7위, 에너지 소비량 10 등 세계 최고 에너지 소비국가(2005년)이다. 1인당 소비전력량은 2005년 7,403킬로와트시로 일본, 독일, 영국, 이탈리아 국민들보다 더 많이 사용한다. 에너지 정책도 정부측의 일방적인 공급위주에서만 강구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수요 측면에서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균형잡힌 정책으로 가야한다. 그렇다면 녹색성장 비전도 관변 위주가 아니라 시민, 시민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여 만들어나가야 한다. 제주 해안가 곳곳에는 외래식물인 개당귀가 판을 치고 있다. 일년생 풀이지만 사람 키만큼 자라고 줄기도 지름이 5~6cm나 되는 위압적인 식물이다. 토착식물을 짓누르면서 번식한다. 역시 외래종인 개민들레는 제주 오름 능선 곳곳에 노란 꽃 장관을 이루고 있다. 민들레보다 키는 크지만 꽃대가 여러 개가 올라 코스모스처럼 하늘거린다. MB 정부의 녹색성장 프로그램에서도 개당귀와 개민들레는 있을 것이다. 개당귀는 퇴출시키고 개민들레는 제주 땅에 느림의 토착식물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할 수는 없을까.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14
- 중 3 = 무한한 가능성의 대명사 어느덧 ‘대입 전쟁’ 대신 ‘고입 전쟁’이 자리를 차지했다.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학업 스트레스에 더 시달린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연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3인 학생은 다시 시작하기엔 이미 늦은 것일까? 중학 2학년까지 잘 준비해 온 우등생이라면 안심해도 되는 걸까? 올 2월 원주에 ‘중3 전문학원’의 기치를 걸고 개원한 ‘秀월성에듀학원‘의 박왕서 원장은 중 3의 중요성에 대해 “중3의 1년은 수치로만 따져도 중학 3년의 1/3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또한 중3학년의 내신반영률이 일반고의 경우 50% 이상, 자사고 및 특목고는 60~70% 이상으로 매우 높다. 이 1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성적과 대학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중3 전문 학원인 ‘秀월성에듀학원’을 개원한 이유도 중학 과정을 총집결하고 집중할 수 있는 전문학원의 필요성을 절감해서다. 마지막 1년을 잘못 보내 초등 6년과 중학 2년을 포함한 8년의 세월이 도루묵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내신과 입시 두 마리 토끼 잡을 자신 있어 2년간 내신을 잘 다져온 우등생이라도 나머지 1년을 내실있게 보내지 못하면 원하는 고교 진입에 실패할 수 있다. 현재 중위권 학생이라도 1년을 성공적으로 관리한다면 원하는 고교 진학은 물론 이후 대입을 위한 여정에서 한 발 앞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박 원장은 “고교에 진입하는 순간 특목고와 자사고를 비롯한 전국의 모든 학생이 경쟁자가 된다”고 말한다. 중학 기간에 내신 챙기기에만 급급해서는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중학교에서는 공부 잘했는데 고등학교 가더니 성적이 안나오네요’라는 소리 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일반고 진학을 목표로 하더라도 대입을 염두에 두고 심화학습능력을 키워야 한다. ‘秀월성에듀학원’은 내신잡기를 통한 고입 준비는 물론 심화학습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중3의 목표는 고교 입시가 아니라 대학 진학이기 때문이다. 박왕서 원장은 현재 분당 하이탑 학원 서현캠퍼스(경기도 분당 서현동 소재)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영어를 강의하고 있으며 경북 영주에서 영재사관학원을 운영하기도 한 교육계의 베테랑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각 학년에 맞는 맞춤 교육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되었고 이에 중3만의 전문학원인 秀월성에듀학원을 상표 등록하고 올 2월 원주와 경북 영주 캠퍼스를 동시 개원했다. 강릉과 속초에도 지사 캠퍼스를 두고 있다. 중 3만을 위한 전문 시스템 중3 전문학원으로 출발한 이유는 입시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입시 지도는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 박 원장이 원장으로 있는 하이탑학원 서현캠퍼스는 올해 상산고 수원외고 등의 자사고와 특목고에 21명이 합격했다. 영주에서도 상산고, 경산과학고를 비롯해 서울·경기지역 외고에 12명이 합격했다. 박 원장이 입시에 자신감을 갖는 근거다. 원주에서도 자사고와 강원외고, 원고, 원여고 등의 진학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민사고와 강원과학고의 경우 요구하는 입시전형이 1년 안에 준비 불가능하므로 제외했다.) 중3만 지도하므로 교육 프로그램, 정보력 등이 집중되어 교사의 전문성은 물론이고 중3에 맞는 다양한 정보까지 확실하게 챙길 수 있으며 수준별 수업이 더욱 세밀하고 전문적으로 진행된다. 중3 학생들만을 위한 통합 교재를 자체적으로 제작했을 뿐 아니라 수업과 각종 시험 관련 매뉴얼도 체계적으로 정비해 중3을 위한 학원시스템을 완비했다. 따라서 교사 개인의 역량에 좌우되지 않고 학원의 역량으로 수업한다. 반별 12명으로 구성해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40분씩 6교시가 진행된다. 수업 시간에 모든 것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짠다. 평상시에는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다가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학교별로 시험 준비에 들어가 12개 전과목에 완벽하게 대비한다. ‘파이널 기간’인 2학기에는 자사고 강원외고 원고·원여고 등 지원학교별 수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자사고는 언어 수학 영어, 외고는 언어 영어, 일반계고는 9개 과목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한다. 중3때 스타트해도 늦지 않아 “초등학교 아이 성적 자랑하는 엄마 보면 코웃음이 나온다.” 중학교 자녀를 둔 엄마의 말이다. 고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도 말한다. “중학교 성적과 고등학교 성적은 다르다”고. 처음부터 페이스를 잃지 않고 1등으로 완주하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침을 겪거나 출발이 늦기도 하다. 내 아이가 중 3이라면 기억해야 한다. 우리 아이의 지금 성적이 파이널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것까지. 교육상담 : 761-6262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14
- [이경형 칼럼]제주 올레와 녹색성장(이경형 2009.05.14) 제주 올레와 녹색성장 이경형 (언론인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바닷가 파도소리가 귓전에서 노래하고, 해초와 숲의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 살랑거리는 초여름 날, 제주 올레를 걸었다. 바닷가 검은 바윗돌과 자갈밭으로 이어진 길 아닌 길, 언덕의 덤불 사이로 난 꼬불꼬불한 길을 요리조리 돌며 걸었다. 때로는 수평선을 저 멀리 바라보면서 절벽 위로 잘 다듬어진 나무판 길도 걸었다. 주초 이틀에 제주 올레 7코스와 3코스를 계속 걸었다. ‘놀멍 쉬멍’(천천히 놀며 쉬며: 제주 방언) 걸었다. 올레는 제주말로 집에서 거리의 한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 올레 길의 많은 부분은 한줄로 걸어야 한다. 어느 한곳도 직선 길은 없다. 올레 길은 제주의 남쪽 해안을 따라 주로 이뤄져 있다. 동쪽 끝에서부터 1코스로 시작하여 남쪽을 지나 서쪽 끝 12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모두 이으면 220여 km에 이른다. 제주도를 그동안 수십 차례 왔지만, 이번처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손으로 만지듯 느끼며 자연의 위대한 손길을 호흡으로 몸속 깊이 느끼기는 처음이었다. 올레 길은 불과 2년 전 언론계에 몸담았다가 언론 일을 접은 한 여성의 아이디어로 개척되었다. 토건개발식 녹색성장은 곤란 지금도 올레꾼과 함께 매일 걷다시피하는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온전히 걷는 사람들만을 위한 길을 걷고,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긴 길이 이 아름다운 땅 제주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디지털 광속도의 시대에 새삼 느림의 미학이 회자되는 것도 속도전 문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경고등이 전 지구촌에 깜박거리기 시작했고, 그 불똥이 우리나라에도 튀어오고 있다. 제주 특산물 한라봉이 전남 고흥과 경남 밀양에서도 재배되고, 강원도 평창에서 사과가 나오고 있다. 동해안에서 잡히던 오징어가 서해안 흑산도에서도 만만치 않게 잡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건국 60년’이 지난 향후 새로운 60년의 국가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깃발을 들었다. 이로부터 정부는 작년에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2008~2030)’ ‘제4차 기후변화 대응 종합기본계획(2008~2012)’ ‘그린에너지산업발전전략’ ‘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발전전략’ 등등에 이어 올해도 ‘녹색 뉴딜’ 추진방안과 ‘녹색성장기본법안’을 내놓고 있다.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녹색 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데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누려야 하고,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우리 땅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 에너지, 국토 등에 대한 장기적이고도 전략적인 구상들을 요즘 같이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이번에 제주올레 길을 걸으면서 여러번 자문해보았다. 녹색은 본래 느림의 철학이 바탕이다. 산림녹화가 산에 페인트칠을 하듯 될 수 없듯이 세월이 흘러야 한다. 아무리 개발·성장이라고 해도 앞에 녹색이라는 말이 붙으면, 적어도 토건개발주의의 속도전으로 해치울 수는 없지 않은가. 대운하 계획이 물 건너갔다지만, ‘4대강 살리기’가 언제 운하로 변신을 할지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2기를 더 건설하여 국내 발전량의 절반을 담당하게 한다지만, 방사능 누출 가능성, 폐기물 처리의 후 세대 이관, 건설비용, 우라늄 채굴 등등 많은 문제점들이 심도있고 진지하게 논의되었는지 의아스럽다. 우리나라는 석유 수입 5위, 천연가스 수입 3위, 석유 소비량 7위, 에너지 소비량 10위 등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소비국가(2005년)이다. 1인당 소비전력량은 2005년 7403kW/h로 일본 독일 영국 이탈리아 국민들보다 더 많이 사용한다. 에너지 정책도 정부측의 일방적인 공급위주에서만 강구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수요 측면에서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균형잡힌 정책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녹색성장 비전도 관변 위주가 아니라 시민, 시민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여 만들어나가야 한다. 국민과 함께 비전 만들어야 제주 해안가 곳곳에는 외래식물인 개당귀가 판을 치고 있다. 일년생 풀이지만 사람 키만큼 자라고 줄기도 지름이 5~6cm나 되는 위압적인 식물이다. 토착식물을 짓누르면서 번식한다. 역시 외래종이지만 개민들레는 오름 능선 곳곳에 노란 꽃 장관을 이루고 있다. 민들레보다 키는 크지만 꽃대 여러개가 올라 코스모스처럼 하늘거린다. MB 정부의 녹색성장 프로그램에서도 개당귀와 개민들레는 있을 것이다. 개당귀는 퇴출시키고 개민들레는 제주 땅에 느림의 토착식물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할 수는 없을까.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14
-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마신 셈이다 음주를 생물학적 현상으로 이해한다면, 손과 팔의 근육을 이용하여 술잔을 집어 들고 입에 술을 털어 넣어 목구멍을 통해 소화기관으로 넘기는 행위다. 반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 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뱃속에 술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누가 이 말을 반박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단주 생활을 적어도 수년쯤 해온 사람들은 술을 입으로 넘기지 않았다고 해서 꼭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S씨는 술로 세월을 보내는 동안 부인에게 이혼을 당하고 자녀들과도 헤어졌다.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직으로 번듯한 직장 생활을 하던 그가 지금은 혼자 방을 얻어 일용직으로 살아가고 있다. 수년 전 처음 술을 끊은 후에도 중간 중간 재발을 반복했는데, 그는 재발할 때마다 그 원인이 회한이나 외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 때문인 수가 많았다고 한다. 술을 끊고 머리가 맑아지자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 이혼에 대한 후회, 배우자와 자녀들에 대한 자책감으로 마음이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술을 멀리하니 자연히 친구들도 멀어졌다. 이내 외로움과 함께 무료함과 지루함이 밀려왔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자신은 음주하지 않고 친한 술집 여인에게 술을 사주며 대화를 나누며 고독을 달래겠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녀에게만 술을 권하였을 뿐 자신은 절대로 마시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또다시 술을 마신게 되었다. 그녀가 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술잔을 들었다는 것이다. J씨는 친한 친구에게 문상을 가서 밤늦도록 친구들과 자리를 지켰으나 결코 음주하지 않았다. 밤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부인이 음주를 의심하자 매우 기분이 나빠졌다. J씨는 상가 집에서 그날 친구들과 어울린 자리에서는 술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인정한 것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딱 한잔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더라고 하였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부인이 기분 나쁜 소리를 하자 바로 술 생각이 엄습하더라고 하였다. 위와 같은 예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술을 마신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실증적인 예이다. 공기 속으로 기화한 알코올에 의한 화학적 작용이든, 환경적 심리적 습관적 현상이든, 알코올이 직접 체내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뇌에서는 무언가 이상 흥분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똑같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장기간의 단주로 술이 뇌에 미쳤던 영향의 잔재까지 말끔히 씻어내야 하는 회복의 경과시간과는 자꾸 멀어지게 되고 만다.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08
- 작고 매끄러운 얼굴! 젊고 탄력 넘치는 피부! 선릉예인피부과 최병익 원장 피부는 나이가 들수록 진피층의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가 망가져 점차 탄력을 잃어 간다. 눈가와 입가가 처지면서 주름이 심해지고 볼록하게 튀어나와 심술궂은 인상이 되는 한편, 턱선이나 목선이 늘어져 예전보다 얼굴이 커 보이고 늙어 보이기도 한다. 나이, 스트레스 등 세월의 흔적이 지워진 작고 탱탱한 얼굴을 만들어 보자. 써마지를 이용한 주름 및 탄력 치료로 피부 나이가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부터 젊어질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피부가 힘없이 늘어지고 주름이 생기는 이유는 조직을 떠받치고 있던 진피층의 교원섬유와 탄력섬유가 손상되거나 혹은 손실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망가진 탄력섬유를 재생 시킨다면 피부 나이를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 써마지는 고주파를 이용해 진피층 깊숙이 열에너지를 전달하여, 늘어진 콜라겐을 수축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함으로써 노화된 피부를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처진 눈과 눈가 주름, 해결하기 힘들었던 팔자 주름, 이중턱, 여드름 흉터나 넓어진 모공, 피부 탄력 증가에 효과적이며 처진 피부가 올라가면서 얼굴이 작고 또렷해 보이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또한, 써마클-NTX를 이용한 리프팅 시술을 경험해 본다면 빨라진 효과에 부위별 맞춤 치료로 예전 느꼈던 젊음의 기쁨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빠른 효과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써마클-NTX를 이용한 리프팅시술을 권한다. 기존 써마지를 업그레이드한 써마클-NTX는 시술 시간은 더욱 짧아지고,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은 더욱 늘어났다. 치료시 자체 쿨링 시스템에 의해 피부 표면이 냉각, 보호되므로 표피 손상이 적으면서 주름 및 탄력 저하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얼굴과 눈가, 입가, 손, 바디 등 부위에 따라 팁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얼굴팁 기능을 이용해 얼굴 전반의 탄력을 개선하며, 눈가팁을 이용해 처진 눈꺼풀을 올려주고 또렷한 눈매를 만들고, 입가팁을 이용한 팔자주름 개선과 탄력 있고 도톰한 입술을 만든다. 손팁 기능을 이용한 손 주름 치료가 가능하며, 바디팁을 이용한 바디 전반(처진 뱃살, 늘어진 팔 부위)의 탄력 개선 등 환자의 피부 상태 및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다. 치료 효과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속되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탱탱해지는 피부를 느낄 수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07
- 신문로 칼럼 사라진 따오기, 30년 만에 새끼 탄생 4일 늦은 밤, 1979년 판문점 부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경남 우포늪에서 따오기 한 마리가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했다. 지난 해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08람사르협약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한중정상 간에 만남으로 이루어진 우정의 따오기 선물이 만들어낸 열매이다. 우리 땅에서 사라진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오기까지는 꼭 3년 1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들여 온지 6개월 만에 첫 따오기의 생명탄생을 보게 된 셈이다. 기성세대들이 어릴 때 즐겨 부르던 따오기 동요를 우리 후손들도 부를 수 있도록 우리는 그 대상이 되는 따오기를 복원하는 첫걸음을 띈 것이다. 무엇보다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따오기를 보살펴온 중국인 사육전문가 두 사람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작년 10월 양현마을 복원센터에 있던 따오기(룽팅과 양저우) 암수 한 쌍을 품에 안고 들어와 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에서 감옥 같은 생활을 6개월 이상하면서 국내전문가들과 함께 복원프로젝트에 참가하였다. 낯선 이국땅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직접 식사를 해먹으면서 이웃나라의 따오기복원프로그램에 큰 공을 세운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의 노고와 행정의 지원도 훌륭했지만 타국에서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 동안 일본의 따오기 복원과정도 중국의 헌신적인 지원과 일본의 환경성, 니이가타현, 자원봉사자, 전문가 그리고 많은 지역주민들의 협조로 10년의 세월을 거쳐 작년 처음으로 야생에 시험방사를 하였다.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메일 소식에 의하면 최근에는 최초 방사지인 사도섬에서 100KM나 떨어진 니이가타현과 인근 현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야생에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중국의 도움으로 한중일이 나란히 사라진 종을 복원하는 일에 힘을 모으고 있으니,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따오기복원의 길은 멀고 험하다. 우선 야생에 방사하기 위해서는 매년 따오기의 개체수를 늘리는 일과 국가적 재정지원과 국내외 전문가의 공동 노력, 지역주민이 스스로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 특히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의 따오기 먹이터 조성과 우포늪 주변의 서식지 보전활동을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손발이 척척 맞아야 일본처럼 야생방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리산에 야생반달곰 복원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의 아픔이 있지만 어렵게 복원을 지속하는 할 수 있는 것은 국민적 관심 때문이다. 어쩌면 기성세대들이 물질적 풍요로움을 위해 잠시 미루어 두었던 환경파괴로 사라지게 했던 야생동식물들을 미래세대에게 반드시 되돌려주어야겠다는 책임의식이 잠재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따오기는 잘 알려진 대로 주로 논과 얕은 하천에서 미꾸라지 같은 먹이를 좋아하는 생태환경이 잘 지켜지는 습지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야생조류이다. 지금도 강화도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겨울에도 논에 물을 대고 있다. 겨울무논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반면에 가을추수를 마치고 논을 갈아엎고 건조한 형태로 두면 야생동식물들의 서식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강화도는 지금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유일한 서식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전통농법은 지금처럼 관개시설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을 써래질을 한 뒤 대부분의 논에 물을 담가 두었다. 그래서 나이든 세대는 어릴 적 논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던 기억이 또렷할 것이다. 따오기도 저어새 과의 조류로서 습생이 비슷하다. 1979년 마지막 발견된 따오기도 저어새처럼 얕은 개울습지에서 미꾸라지먹이를 찾고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4년 전 황새 전문가인 한국교원대 김수일 교수는 “중국 따오기 서식지에 갔을 때 농가 뒷산에서 번식을 하고 논에서 미꾸라지와 곤충을 잡아먹는데도 주민들이 해치지 않고 어울리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며 자연환경도 뛰어나고 미꾸라지 등 따오기의 먹이가 풍부한 우포늪에서 복원하기를 희망하였다. 이런 인연으로 필자는 창녕군과 경상남도에 따오기 복원사업을 제안하였고, 마침내 국내에서 사라진 따오기가 30년 만에 첫 새끼의 탄생 앞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다양한 생물종들의 복원사업에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는 기회가 되고,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 속에 생물서식공간인 모래톱을 비롯한 습지보전과 복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