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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29주년..명예회복 ''미완의 과제''>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5.18민주화운동이 29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명예회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다. 유공자로 인정돼 보상을 받았음에도 그동안 겪어왔을 엄청난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006년 5.18민주화운동 5차 보상심의에서 유공자로 인정되고, 2008년 6차 보상심의에서 상의등급을 받아 5.18 이후 26년 만에 명예를 회복한 장승희(49)씨. 하지만 그는 현재 심각한 알코올 중독 증세와 고문과 폭행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후유증으로 국립나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1980년 5월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 의해 체포돼 혹독한 고문과 폭행을 당하고 군사재판에서 8년 징역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집행정지로 출소한다. 그러나 장씨는 이 사실은 가족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행여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다시 끌려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20년 넘게 전국을 떠돌며노숙자로 살아간다. 가족들은 2004년 뒤늦게 미귀가자 신고를 했고, 3년 만인 2007년 인천 부평경찰서 유치장에서 발견된 장씨는 폭력 전과만 53차례에 이르고 알코올 중독으로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5.18 당시 장씨를 찾다가 군인들에 의해 폭행을 당해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어머니 위사요(64)씨는 4일 "가족들에게 출소 사실을 알려주기만 했어도 아들이 이렇게 비참하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내 아들과 가족들의 피 맺힌 세월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냐"고 비통해했다. 5.18명예회복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장씨의 경우와 같이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해연행되거나 구금된 증거가 있지만 가족 등이 신고를 하지 않아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피해자만 335명에 이른다. 정부의 무관심과 증거 부족으로 보상 신청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아야 할 피해자만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는 게 추진위의설명이다. 힘겹게 유공자로 인정됐지만 보상은 현실에 크게 못 미쳐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지적도 많다. 지난 4월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5.18 민주유공자의 보훈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1990년 제정된 5.18민주화보상법 등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합당한 보상과 예우, 다른 민주화운동 관련자들과 차별화된 보상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정길(64) 5.18명예회복추진위원회장은 4일 "5.18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무관심 속에 이미 지난 일처럼 돼가고 있다"며 "5.18이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 진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cbebop@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04
- “왜 그때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는가?” L씨가 단주를 하겠다고 병원과 알코올상담센터를 찾기 시작한 지 10년을 훌쩍 넘었다. 최근더 큰 위기를 겪고 나서 그는 이제야말로 술을 끊지 않으면 온전히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 모양이다. 그 후로는 단주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단주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거북하였는지 처음에는 긴장한 채 눈치를 살피며 남들의 이야기만 들을 뿐이었다. 그나마 오래 전에 몇 번 참석하였을 때에 만났던 몇몇 사람들을 알아보고는 마음을 놓는 것 같았다. 몇 주일째 한마디 발언 없이 듣기만 하던 그가 어느 날 단주를 오래 해 온 모임의 고참 선배들에게 투정 비슷하게 따졌다. “왜 그때 술에 대하여 제대로 말해 주지 않았느냐? 그렇게 말해주었더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 않고 벌써 술을 끊었을 텐데···”힐난 같이 들릴 수도 있었겠으나 여전히 얼굴에는 미소를 띠면서 말하는 것이 결코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농담처럼 말하면서, 실제로는 그동안 자신이 실패와 실수로 세월을 허송한 데 대한 후회의 감정이 짙게 배어나왔다. 이 힐난 같은 표현에 어느 단주 선배가 불쾌해 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면서 “아니 그때 아무 말도 안 해주었다니요? 수없이 말했어도 전혀 안 받아드렸었잖아요” 하면서 지난날의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였다. 알코올 문제와 관련하여 이런 식으로 너무나 늦어진 자각의 경우는 매우 흔하다. 그들은 과음의 위험과 단주와 치료의 필요에 대한 충고는 오래 전에 수없이 들었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어떠한 조언이나 경고도 전혀 귀에 닿지 않아 그들을 설득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더 나이가 들고, 더 큰 위기를 겪고, 최소한의 기간일지라도 단주를 실천하고서야 남의 말을 경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귀에 들리기 시작하고 접수하여 이해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왜 그때 제대로 말해 주지 않았는가?’와 같은 의문을 더 깊이 성찰하여 본다면 단주를 확실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질문에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이 질문의 주어는 타인이나 상대이다. 왜냐 하면 항상 자기는 없고 남들에 의해 단지 수동적으로 반응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남들의 행동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자신이 주체로서 “왜 나는 남들이 말해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 하였을까?” 라고 해야 한다. 왜냐 하면 단주는 남 때문이 아니고 내가 하려고 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정호 강원알콜상담소 소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5-01
- 신명난 가락은 서로의 눈빛이 되고 몸짓이 되다 구름 같은 북, 바람 같은 징, 비 같은 장구, 천둥 같은 꽹과리 소리는 언제나 가슴을 휘젓고 지나간다. 추임새도 한마디씩 넣어가며 장단을 맞추기에 여념이 없는 수원체육문화센터의 풍물동아리 ‘흥겨운 사람들.’ 그들의 주거니 받거니 하는 흥에 겨운 가락들이 서로의 눈빛이 되고 몸짓이 되어 강당 안은 순식간에 열정의 무대가 된다. 함께 어우러지는 흥을 이끌어 내는 우리의 가락 2002년에 결성된 ‘흥겨운 사람들’은 현재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어우러짐이 있어 더 신나는 북, 징, 장구, 꽹과리 등의 악기를 배우면서 전통의 얼과 우리 가락을 이해하고자 결성됐다. 매주 2회씩 갖는 정기적인 모임 외에도 공연 준비로 한번 모이면 4~5시간의 맹연습도 불사하는 그야말로 열성적인 동아리다. 흥겨운 사람들을 지도하는 지미경 강사는 “예로부터 마당이나 야외에서 판을 구성, 춤을 추거나 놀이를 함께 하던 종합적인 예술형태의 풍물놀이가 있어왔죠. 그것이 전문화·무대화된 것이 사물놀이”라며 “사물놀이는 1978년 남사당패의 후예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주요한 가락들을 재구성해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시도한 공연을 선보이면서 탄생한 것”이란다. 풍물과 사물놀이에 담겨있는 공동체적 흥과 신명 탓일까? 그들의 연주를 보고 있자니 내재된 흥으로 어느새 어깨가 들썩여진다. 다시금 우리 가락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내 흥을 함께 찾은 사람들 흥겨운 사람들은 30~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한다. 올 3월부터 합류한 신참인 30대 이정현 씨는 육아에서 해방된 오전 시간을 이용, 평소 하고 싶었던 장구를 잡았다. 다른 어떤 활동보다도 풍물동아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편안하고, 우울한 마음마저 사라지게 해 계속한다는 최인자 씨.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장구 치는 친구 좇아 시작한 것이 꽹과리를 치는 상쇠까지 되었다는 김옥인 씨. 직장 생활 속에서도 여가 시간 동안 꼭 배워보고 싶었다는 우광제 회장. 참여한 이유도 가지가지, 그러나 내 안의 흥을 찾고 싶어서 모여든 것이 그들의 진정한 속내다. 신입에서부터 4년을 넘어 활동한 회원이 있으니 연령대만큼 이나 실력 차가 많이 나는 것도 사실. 하지만 선배들은 보충수업으로 신입회원의 기량을 높여주고, 일흔이 넘어 처음 시작한 정정순 씨에게는 ‘왕언니’ 대접을 하는 등 가족 같은 분위기로 화합과 조화를 이끌어낸다. 지 강사의 ‘개인의 기량보다는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동아리’라는 표현이 꼭 들어맞는 셈이다. “풍물이나 사물놀이는 혼자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 연주를 해낼 수 있죠.” 김옥인 씨는 서로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보니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여 남다른 동아리가 된 것 같단다. “한 민족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전통음악에 함께 심취하는 것. 그것이 더 끈끈한 정을 만들었어요.” 송재정 씨도 덧붙인다. 이제는 흥을 나누어 주다 처음에는 한 번 쯤은 전통악기를 다뤄 보고 싶은 마음에 북을, 장구를 잡은 단순한 모임이었던 흥겨운 사람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수준이 높아졌고 이제는 흥을 나눠주는 동아리로 변신했다. ‘은빛 사랑채’라는 요양기관에 월 1회 위문공연, 주민문화 축제 한마당, 지역사회의 어르신 잔치, 영통2동 척사대회 초청공연 등 바쁜 일정으로 귀하신 몸들이 된 것이다. 흥겨운 사람들은 공연 때 덩실덩실 춤을 추며 함께 호흡하는 분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단다. 웃다리 풍물, 설장구 등의 공연을 하거나 민요를 부르기도 하는데 그 속에서 성취감이 생겨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는 것 같다고. “같이 모여 베푸는 마음을 배워 가기에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다”는 우광제 회장은 “함께 연주하며 우리의 흥을 얻고 발산할 수 있는 흥겨운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살짝 귀띔해 준다. 흥을 즐기고 나눌 줄 아는 흥겨운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우리 가락이기에 심장을 두드리는 사물(四物)소리는 ‘신명’ 그 자체로 전해져 온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29
- 진동수 “대기업도 부실 털어내야” “구조조정에 기업인수목적회사 활용”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3일 대기업들이 부실을 조속히 털어내야 국민경제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 조찬 강연에서 “시장에서는 속도감 있게 느낄 수 있는 정도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위원장은 “대기업도 지난 세월 무리했던 부분은 자구노력을 통해 정리하고 가는 것이 국민경제와 금융회사 손실을 최소화하고 국민경제 이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외환위기 때 절절히 경험했다”며 “채권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대화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의 발언은 이달 들어 채권단이 착수한 45개 주채무계열(금융권 채무가 많은 그룹)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엄정하게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사모펀드(PEF) 등 자본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시장친화적 방식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SPAC는 주로 우량한 비상장 기업을 인수해 상장시키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투자자들은 SPAC의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진 위원장은 산업은행은 기업금융(IB)을 모델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민영화 자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그나마 금융위기에 이 정도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며 “기업은행의 경우 민영화 자체가 바람직한가라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자금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그는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순이자마진(NIM)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무작정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없다”며 “은행들이 낮은 금리의 대출을 많이 하면 문제가 생기고 세금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문성 김호준 기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13
- [디자인, 이제는 문화다]⑬지침만 따른 간판 재정비, 개성없다 최근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동력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내일신문’은 문화산업으로 부각되면서 도시와 기업을 혁신시키고 있는 공공디자인분야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전망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각계 전문가 칼럼을 20차례에 걸쳐 게재합니다. 서울 한 복판 길을 나서면 내 손을 거친 디자인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하루를 지내기가 쉽지 않다. 교보생명의 지저귀는 곡옥부터 덩실덩실 춤추는 서울시의 산과 물, 둥실둥실 떠오르는 LIG의 희망구름, 버스와 지하철에서 매일 만나는 T-머니까지, 나의 작업이 이 거리의 시각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때면 디자이너로서 뿌듯한 보람과 함께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요즘 각계각층에서 열띠게 진행되고 있는 공공디자인에 대한 논의는 왠지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으로 무장하고 시민들에게 ‘좋은 디자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해답을 강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많다. 거리 구석구석의 낡고 때묻은 풍경들을 깨끗이 닦아내고 반듯하게 가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도로변의 가판대들은 네모반듯하게 말쑥해졌으며, 간판들은 깔끔하게 정리되고 한강 다리들은 저마다의 야간조명으로 멋을 내게 되었다. 이 모든 작업이 ‘공공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점점 속도를 내어 달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쯤 한 번 숨을 고를 때가 되었다. 보통 공공디자인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쉽게 매를 얻어맞는 것은 간판이 난잡한 우리 거리의 모습이다. 그러면서 곧잘 거론되는 것은 나지막한 건물들이 느긋하게 자리잡은 유럽의 어느 유서깊은 도시의 풍경이다. 우리의 거리 풍경은 수십 년 만에 경제성장은 물론 민주화를 쟁취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하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우리의 거리에 멋들어진 간판과 세련된 외양을 기대하는 것은 생업에 시달리고 집안살림에, 남편 자식 뒷바라지에, 친정 시댁 어른까지 챙겨야 하는 아줌마에게 화장도 하고 옷도 좀 갖춰 입고 하이힐도 신으라는 말과 진배없다. 각국 도시에는 우리와 다른 호흡이 있다 유럽의 소도시나 일본의 도시 풍경이 조화롭고 우아하며 잘 가꾸어진 것은 우리네와는 다른 호흡으로 달려온 그들의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그네들의 국수집은 몇 백 년 간 한 장소를 지키고 있다. 한번 문을 연 가게는 웬만해서는 갑자기 문을 닫거나 업종 변경을 하지 않는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일본 상점의 노렌 (の-れん, 노렌은 점포나 회사의 문양이 들어간 무명천으로, 상점 입구에 걸어 놓는 것이다)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노렌은 지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게의 전통과 신용을 중시하는 일본 상문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네들은 굳이 요란한 간판과 조명으로 ‘나 여기 있소!’ 하고 악쓰지 않아도 오랜 기간 지켜온 가게의 존재만으로 충분히 손님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이다. 요즘 종로 거리에 나서면 간판 재정비가 이루어져 제법 멀끔해진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제성장과 마찬가지로 위에서부터 내려온 지침에 의해 일괄적으로 진행된 간판 정비 사업은 달리 생각해보면 어지러운 간판만큼이나 우리의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떡집이나 안경가게나 차별성 없이 비슷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그것들은 가게마다의 전통과 개성이 자연스럽게 우러난 모습이 아니라 지자체 담당자들의 ‘방침’과 ‘지시’의 결과물이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공공디자인 담당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패스트 푸드만큼 쏟아져 나오는 ‘패스트 디자인’에 대한 경계이며, 기교가 아니라 정성이 깃들인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요,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 우러나오는 디자인문화에 대한 지향이다. 가겟집 주인, 건물주인, 손님, 보행자, 디자이너,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공공의 영역에 대한 책임을 나누는 것이 바로 공공디자인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멋진 벤치, 설치미술작품과 같은 모양의 가로등, 찍어낸 듯한 키오스크가 아니라 일상에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삶의 모든 국면을 통해 표현되는 성숙한 디자인문화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제 디자인은 문화다. 김현 (주)디자인파크 대표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07
- LIG손보 제7회 코리아오픈마라톤 개최 LIG손해보험(대표이사 회장 구자준)은 5일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LIG 제7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LIG손해보험과 계열사 임직원 3000여명, 일반인 참가자 8000여명 등 총 1만1000여명의 마라톤 동호인이 참가했다. LIG손해보험은 ‘고객과 함께한 50년, 희망의 약속100년’이란 창립 50주년 기념 슬로건이 새겨진 대형 애드벌룬을 하늘 높이 날리며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결의했다. 또 이날 대회에는 LIG손해보험 후원으로 척추측만증 수술을 무사히 마친 아동 10여명이 자선걷기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척추가 심하게 휘어졌던 아동들은 이경수·김요환 등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 배구단의 스타 선수들과 짝을 이뤄 3km에 달하는 자선걷기 코스를 모두 완주해냈다. 10km 단축마라톤에 직접 참가한 LIG손해보험 구자준 회장은 “고객의 사랑과 성원이 없었다면 LIG손해보험이 50년의 세월을 완주해내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고객과 사회에 오래도록 희망을 전하는 100년 기업을 향해 달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06
- [칼럼-화요일] 디자인은 문화다 김현/ (주)디자인파크 대표 서울 한 복판 길을 나서면 내 손을 거친 디자인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하루를 지내기가 쉽지 않다. 교보생명의 지저귀는 곡옥부터 덩실덩실 춤추는 서울시의 산과 물, 둥실둥실 떠오르는 LIG의 희망구름, 버스와 지하철에서 매일 만나는 T-머니까지, 나의 작업이 이 거리의 시각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때면 디자이너로서 뿌듯한 보람과 함께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요즘 각계각층에서 열띠게 진행되고 있는 공공디자인에 대한 논의는 왠지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새로운 것이 좋은 것'' 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으로 무장하고 시민들에게 ‘좋은 디자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해답을 강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많다. 거리 구석구석의 낡고 때묻은 풍경들을 깨끗이 닦아내고 반듯하게 가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도로변의 가판대들은 네모반듯하게 말쑥해졌으며, 간판들은 깔끔하게 정리되고 한강 다리들은 저마다의 야간조명으로 멋을 내게 되었다. 이 모든 작업이 ''공공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점점 속도를 내어 달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쯤 한 번 숨을 고를 때가 되었다. 보통 공공디자인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쉽게 매를 얻어맞는 것은 간판이 난잡한 우리 거리의 모습이다. 그러면서 곧잘 거론되는 것은 나지막한 건물들이 느긋하게 자리잡은 유럽의 어느 유서깊은 도시의 풍경이다. 우리의 거리 풍경은 수십 년 만에 경제성장은 물론 민주화를 쟁취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하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우리의 거리에 멋들어진 간판과 세련된 외양을 기대하는 것은 생업에 시달리고 집안살림에, 남편 자식 뒷바라지에, 친정 시댁 어른까지 챙겨야 하는 아줌마에게 화장도 하고 옷도 좀 갖춰 입고 하이힐도 신으라는 말과 진배없다. 유럽의 소도시나 일본의 도시 풍경이 조화롭고 우아하며 잘 가꾸어진 것은 우리네와는 다른 호흡으로 달려온 그들의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그네들의 국수집은 몇 백 년 간 한 장소를 지키고 있다. 한번 문을 연 가게는 웬만해서는 갑자기 문을 닫거나 업종 변경을 하지 않는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일본 상점의 노렌 (の-れん, 노렌은 점포나 회사의 문양이 들어간 무명천으로, 상점 입구에 걸어 놓는 것이다)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노렌은 지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게의 전통과 신용을 중시하는 일본 상문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네들은 굳이 요란한 간판과 조명으로 ''나 여기 있소!'' 하고 악쓰지 않아도 오랜 기간 지켜온 가게의 존재만으로 충분히 손님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이다. 요즘 종로 거리에 나서면 간판 재정비가 이루어져 제법 멀끔해진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제성장과 마찬가지로 위에서부터 내려온 지침에 의해 일괄적으로 진행된 간판 정비 사업은 달리 생각해보면 어지러운 간판만큼이나 우리의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떡집이나 안경가게나 차별성 없이 비슷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그것들은 가게마다의 전통과 개성이 자연스럽게 우러난 모습이 아니라 지자체 담당자들의 ‘방침’과 ‘지시’의 결과물이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공공디자인 담당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패스트 푸드만큼 쏟아져 나오는 ''패스트 디자인''에 대한 경계이며, 기교가 아니라 정성이 깃들인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요,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 우러나오는 디자인문화에 대한 지향이다. 가겟집 주인, 건물주인, 손님, 보행자, 디자이너,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공공의 영역에 대한 책임을 나누는 것이 바로 공공디자인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멋진 벤치, 설치미술작품과 같은 모양의 가로등, 찍어낸 듯한 키오스크가 아니라 일상에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삶의 모든 국면을 통해 표현되는 성숙한 디자인문화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제 디자인은 문화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06
- <''그날의 함성을..'' 4.19묘지 추모물결>(종합) >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4.19 혁명'' 49주년이자 휴일인 19일 서울 국립4.19민주묘지에는 유가족과 시민 등 수천명이 찾아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열사들의 넋을 기렸다. 유족들은 민주주의를 부르짖다 쓰러진 아들과 딸, 형제, 자매의 묘를 찾아 헌화한 뒤 묘 주변에 둘러앉아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가슴 한편에 아로새겨진 슬픔과 마주했다. 라명열(70)씨는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 숨진 고향 친구이자 대학동기인 고(故) 노희두씨의 묘 옆에 앉아 허공을 응시하며 그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매년 이날이면 친구의 묘를 찾는다는 라씨는 "40년이 넘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그날의 기억은 너무나 또렷해 차마 잊을 수 없다"며 "나는 국군의 전차 뒤에 숨어 총탄을 피했지만, 친구를 먼저 보낸 죄책감이 마음의 응어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난 이렇게 늙었는데 이 친구는 예전 그대로 있다. 시위 나흘 전에 함께 북한산에 올라 ''끝까지 함께 하자''고 다짐했는데.."라며 슬픔을 못이긴 듯 말끝을 흐렸다. 라씨는 "이 친구가 술과 담배를 참 좋아했다"며 죽마고우의 묘 앞에 막걸리 한잔과 담배 한 갑을 내놓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응환(64)씨는 숭실대 총학생회장으로 시위의 선두에 있다가 진압부대의 총탄에 쓰러진 사촌형 고(故) 김창섭(당시 대학 3학년)씨의 묘를 찾았다.4.19 혁명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다는 이씨는 "대학 다니던 형이 고향집에 갈 때는 항상 우리 집에 먼저 들러 학교생활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운동도 같이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휴일을 맞은 일반 시민들도 혁명 열사들의 묘를 둘러보며 그날의 정신을 되새겼다. 아들과 함께 묘지를 찾은 오세근(44)씨는 "초등학교 2학년 된 아들이 꼭 묘지를함께 가보고 싶다고 해 왔다"며 "아들에게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분연히 일어서 ''민주주의''를 외친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가보훈처 등은 이날 묘지 내 ''정의의 불꽃광장''에서 ''4.19혁명 희생 영령추모 소귀골음악회''를 열어 묘지를 방문한 많은 시민과 함께 민주 영령들의 혼을 달랬다. 한편 묘지관리소 측은 이날 하루 4천~5천여명의 시민들이 묘지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관리소 관계자는 "때마침 4.19가 일요일과 겹치면서 참배 겸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몰려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배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cielo78@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20
- <한국외대 캠퍼스에 웬 고인돌(?)>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외대 이문동 캠퍼스에 명물이 생겼다.한국외대는 캠퍼스 한복판에 지상 13층짜리 대학본부 건물을 신축하면서 바로 앞에 있는 3층짜리 옛 건물의 정문과 오른편 4분의 1가량을 유적(遺跡)으로 남겨 뒀다. 박철 총장이 1954년 개교 당시부터 캠퍼스의 중심에 있던 건물의 일부를 학교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높이 3m에 너비가 6m가량인 출입문이다. 멀리서 보면 두 개의 돌기둥이 큰 덮개돌을 받치고 있는 것 같아 이 출입문에는자연스럽게 `고인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금세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은 고인돌은 학교 당국이 손님을 영접하는곳으로도 애용되고 있다.고인돌 앞쪽에 멋스러운 돌계단이 남아 있고 양쪽으로는 차로가 위치해 손님들이 이동하면서 캠퍼스를 둘러보기가 좋기 때문이다. `고인돌''과 마찬가지로 유적으로 남게 된 연면적 1천500㎡가량의 옛 건물 오른쪽 부분은 이 대학의 역사를 보여줄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외벽을 세월이 묻어나도록 그대로 놔두되 내부는 리모델링해 전시시설과 편의시설이 결합된 역사기념관으로 단장키로 했다. 또 제2강의동에 있는 역사사료실을 역사기념관으로 옮기고 용인캠퍼스의 세계민속박물관이 소장한 주요 미술품을 가져다 전시할 방침이다. 최재철 행정지원처장은 "오래된 건물이 보기 싫으니 철거하는 것을 다들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총장의 `돈키호테식 발상''으로 새 명물을 얻었다"고 말했다. eddie@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20
- 세 가지 의식 네빌고다드의 부활이란 책을 보면 인간은 책을 바라보는 세 가지 의식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책을 물질로만 보는 의식으로 책의 가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물질의 수준으로만 판단합니다. 둘째는 책을 종이위에 글자의 조합으로만 생각해서 글만을 보고 판단합니다. 셋째는 책을 물질과 글만을 생각하지 않고 글이 주는 의미를 파악해서 진정 그 글이 무엇을 말하려하는가를 생각해서 판단합니다. 이글을 읽는 순간 제게 다가오는 느낌은 새롭고 신선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만드는 과정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나는 과연 아이들의 책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나를 생각해봅니다. 글과 그림에는 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만든 책에도 아이들의 생각이나 마음이 표현되어 있을 것입니다. 단지 어른들의 시각으로 그것을 판단하려 하기 때문에 책을 만든 아이들이 그 책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하는지를 알아차리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아이들이 만든 동화책의 의미를 판단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고 소중한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단순히 학교공부와 비교되고 돈의 가치와 비교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이 말하고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때 진정으로 아이가 만든 동화책의 의미와 가치가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 그 어떤 존귀한 것과 아이들의 책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돈의 가치로 비교될 수 없고 공부와 비교 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눈높이를 맞춘다고 합니다.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눈의 위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눈을 통해 바라본 마음의 위치를 맞추어 나가는 것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 그들의 세상 속으로 한걸음 더 다가갑니다. 어른들도 분명 그때가 있었고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을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세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린시절의 순순한 눈과 마음일 것입니다. 하늘담은그림책 김민철 원장 문의 : 042-488-9115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