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내일시론]싸움질 끝에 방학한 국회(문창재 2009.03.06) 싸움질 끝에 방학한 국회 대한민국 국회가 봄방학이다. 3일 본회의와 일부 상임위원회 회의를 끝으로 본회의장과 각 상임위원회 회의실 문이 닫혔다. 4월과 6월에 임시국회를 열게 된다니, 앞으로 한 달은 꼴사나운 국회 뉴스를 보지 않아도 좋게 되었다. 정족수 미달로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열린 야간국회가 끝나고 의사당을 나서는 의원들의 표정은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의원들도 많고, 골프약속 잡은 사람도 많다고 한다. 열심히 일해 고단한 몸을 쉬고 어지러운 머리를 식히려는 방학이라면 당연히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런데 낯 뜨거운 욕설과 싸움질로 날을 보내던 국회가 한 달이나 문을 닫는다니, 무슨 일을 했다고 방학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3월 3일 국회 본회의는 오후 두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다섯 시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정족수에 턱없이 모자라 또 일곱 시로 연기되었다. 그래도 재석의원은 104명에 불과했다. 3분의 2에 가까운 의원들이 결석해 비상소집 끝에 겨우 정족수를 채워 회의가 열렸다. “결석과 지각이 싸움질보다 낫다” 이 날은 170명이 넘는 여당의원들의 의원총회가 열린 날이다. 이례적으로 여당의원들의 본회의장 농성이 있었던 날이기도 했다. 그런 날 본회의 정족수 채우기가 그렇게 어려웠다니, 그 많은 국회의원들은 다 어디 갔던 것일까. “결석과 지각이 싸움질보다는 낫다”고 개탄하는 소리도 들린다. 여야 의원이 멱살잡이를 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보도된 뒤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불신’ ‘무관심’이 아니라 ‘혐오’로 바뀌었다. 난장판에서도 보기 어려울 모습이 우리 정치의 현주소이니 “차라리 국회가 없는 편이 낫겠다”는 한탄이 지나친 말로 들리지 않는다. 어쩌다가 한 번 있는 일이라면 ‘오죽하면 그럴까’ 하겠지만, 국회소식만 나왔다 하면 그런 모습뿐이니 말이다. 법정기일보다 3개월 가까이 늦게 개원한 18대 국회는 지난 해 내내 여야 의원들이 원수처럼 싸우다가, 12월 18일 회의실 문을 해머로 부수는 전대미문의 폭력성을 연출했다. 강제로 문을 여는 데 전기톱이 동원되고, 안에서는 소화기로 소화액을 쏘아대는 모습이 미국 유력 온라인 뉴스에 올라 나라망신을 당했다. 절망한 국민의 탄식과 한숨에 자극되었는지, 미디어 법안 문제에 대해 여야는 극적으로 타협을 이루었다. 가까스로 새해 예산안도 처리하고 악수하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는 절대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인 국민은 새해부터는 좀 달라지겠거니 했다. 기대는 금세 깨지고 말았다. ‘합의처리’냐 ‘협의처리’냐 하는 문제로 티격태격 하더니, 다시 극한대결로 치달았다. 3·1절 기념일 대한민국 국회본회의장에서 한 의원이 동료에게 목이 졸려 고통 받는 모습, 의원끼리 멱살잡이하는 모습이 TV 뉴스에 나왔다. 또 한 무리의 의원들도 밀고 당기고 하다가 한 사람이 넘어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 다음날은 국회사무처가 출입을 막아 의원들이 경찰 제지를 뚫고 창을 넘어 회의실에 드나드는 희한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국민의 거울에 자신의 모습 비춰봤으면 국민은 또 절망하고 정치인들은 또 합의했다. 3월 2일, 이번에는 합의문까지 작성하고 양당 대표가 서명까지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 뒤에 벌어진 일도 이젠 놀라움의 대상이 아니다. 싸움질로 허송세월 하느라고 시간에 쫓기면 법안은 무더기로 일괄 처리된다. 그 많고 복잡한 법안들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문제점을 찾아내고 수정하고 보완하려는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지금 국회에는 2,500여개의 안건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 독소조항은 없는지, 남용의 소지는 없는지, 밤을 새워 법안을 들여다보아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인데, 싸움질로 회기를 다 보내고 봄방학이란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국회도 분쟁이 없는 곳은 없다.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 의회민주주의는 수많은 불상사와 파행으로 얼룩져 있다. 그러나 18대 국회처럼 지탄을 받은 전례가 있었던지, 모든 정치인들은 이 방학 중 국민의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기 바란다. 문창재 객원논설위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06
- 10주년 전시회 여는 퀼트 동아리 ‘아플리케’ 3월의 시작입니다. 여린 새순을 준비하는 새싹과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꽃과 나무들이 분주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마침 이곳에서도 봄의 준비가 한창이네요. 일산 퀼트동아리 ‘아플리케’ 회원들이 한 땀 한 땀 모아서 완성한 퀼트 작품전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아플리케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주엽동에 있는 정글북 아트갤러리에서 3월 7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고 합니다. 봄을 여는 길목에서 퀼트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전시회 준비를 하고 있는 일산 퀼트동아리 ‘아플리케’ 회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조각천이 작품이 되는 쾌감 10주년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회원들은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 동안 퀼트를 해온 주부들이다. 회원들 중 일부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이 전하는 퀼트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회원 김경민씨는 “처음 퀼트를 접했을 때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각 천들이 만나 멋진 작품이 되는 것을 보고 참 신기했다”며 “회원들 또한 사는 곳과 나이는 다르지만 퀼트처럼 서로 인연을 엮어 가는 것이 참 즐겁다”고 전했다. 아플리케를 이끌고 있는 서성림 회장은 “조각이 모여 작품이 나오는 쾌감, 좋은 사람과의 만남, 정성을 들여 만들어 낸 작품을 보는 행복함이 퀼트에 있다”며 “조각천과 실, 바늘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이 퀼트의 세계”라고 설명했다. 퀼트로 마음을 수양해요 퀼트의 역사는 선사시대부터라고 한다. 길고 긴 세월동안 여성들의 생활의 일부였던 퀼트는 거슬러 올라가보면 우리 선조들의 규방공예와 맥이 같다고도 할 수 있다. 회원 서희정씨는 “유심히 보면 우리 선조들이 만든 조각보나 누빔 옷 등이 바로 퀼트였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들의 삶에 퀼트는 필수였다”고 설명한다. 그럼, 과거엔 바느질이 필수였다고 치자. 초스피드시대를 살면서 이제는 바느질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느질을 하며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이들이 여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퀼트를 통해 인내와 기다림을 배우고 있어요. 살다보면 아이들 키우고 살림하느라 나를 돌아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퀼트를 하면서 마음을 수양한답니다.”(주성민씨) “주부우울증으로 고민하는 주부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처음엔 와서 남의 이야기만 듣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마음을 열고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지요.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바느질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답니다.”(서성림 회장) 서희정 회원은 “함께 퀼트를 하는 분이 퀼트는 기도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말에 너무 공감한다”며 “조각 천을 이어가며 부족함을 채워가듯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나를 다듬어 갈 수 있어 퀼트를 사랑한다”고 전했다. 아플리케 회원들의 10주년 퀼트 작품 전시회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퀼트 작품과 그 속에 담겨있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 퀼트와 함께 한 그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했다. 일산 퀼트 동아리 아플리케에서는 퀼트의 매력과 즐거움을 함께할 회원들을 언제나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문의 031-907-5946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06
- [신간]‘유전자조작 밥상을 치워라’ 가공식품 통해 ‘식탁오염’ 경로 밝혀 … 토종씨앗 지키기가 대안 GMO는 유전자재조합체(작물)이나 유전자변형체 등으로 해석된다. 본래 가지고 있지 않은 외부의 특히 다른 종의 유전자가 삽입돼 발현되는 작물을 말한다. 우리 식탁은 GMO 식품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차지하고 있다. 식용유의 원료인 콩이나 옥수수 면화 유채는 대부분 유전자가 조작돼 있다. 유채유(카놀라유)는 전부 캐나다산 GMO로 만든다. 참치 캔에 들어가는 무색의 면실유는 GMO 면화씨로 만든다. 시중에 유통되는 간장도 거의 수입산 콩인데 대부분 GMO 콩이다. GMO는 사료로 많이 쓰인다. 집단 사육하는 소 돼지가 먹는 사료는 대부분 GMO성분을 가지고 있다. ‘유전자조작 밥상을 치워라’의 저자 김은진 박사는 GMO 전문가이다. 저자는 GMO의 안전성에 대해 태생적 한계와 예측불가능성을 들어 ‘GMO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블루길이라는 외래 어종이 국내에 유입돼 처음에는 한곳에만 머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 전역 저수지를 점령했듯이 삽입 유전자도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삽입 유전자는 콩이나 옥수수 원래 유전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 자리가 따로 없다. 다른 자리에 옮겨 어떤 모습으로 바뀔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블루길은 낚시꾼에게 금방 발견되지만 콩이나 옥수수에 숨어있는 삽입 유전자는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악영향을 알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많은 사진과 사례를 들어 GMO의 모든 것을 독자에게 알리고 있다. GMO를 생산하는 미국의 농업기업들과 이를 옹호하는 과학자들은 “GMO가 식량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GMO는 지금까지 식량증산 효과가 없다. 다만 제초제나 살충제 절약효과만이 있을 뿐이다. 저자는 GMO의 대안으로 ‘토종 씨앗 지키기’를 주창한다. 실제 인도의 반다나 시바는 자국의 토종 종자를 발굴하고 재배해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고 있다. 우리나라나 인도 모두 GMO 종자가 종사상 판매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종자 전문가인 안완식 박사를 주축으로 ‘토종씨드림’을 결성하고 활동하고 있다. (도솔/336쪽/1만3000원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20
- 기대하세요, 6개월 후 달라진 모습을 이제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탈모치료와 두피관리를 요하는 연령대의 80%가 20~30대의 젊은층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탈모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여성탈모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탈모 예방과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울산지역 고객들 사이에서 탈모관리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고 있는 ‘기아라’. 1주년을 맞아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머리관리제 기아라는 한마디로 대머리치료의 혁명이라 불리는 제품.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세월 최고의 대머리관리제로 인정받고 있는 기아라는 조태진 대표가 2년여의 준비과정 끝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여온 것. 조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할 당시 후배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머리가 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말한다. 또 “이 제품이야 말로 대머리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을 안겨줄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이라 생각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라는 인도네시아에서 자생하는 천연약초만을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인체에 전혀 부작용이 없다. 회원으로 등록하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관리실에 나와서 관리를 받으면 된다. 관리받는 시간은 약 1시간~1시간 20분 정도. 사람의 체질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빠른 사람은 한 달 후면 모공이 열리고 모근뿌리가 올라오는 것을 현미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0배 확대가 가능한 고속현미경으로 관리받기 전 일일이 고객들의 머리상태를 확인 시켜줌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기아라에서는 1주년 기념으로 30%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문제성 두피마사지에서부터 비듬관리, 탈모관리 등 탈모에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위치 : 신정4동 롯데마트 주차장 건너편.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문의 : 052-256-2178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20
- “의약품 안전성 평가 제대로 해야” 건약, 유명무실한 ‘의약품 재평가제’ 비판 … 식약청 뒤늦게 ‘진통제 부작용’ 수용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뒤늦게 일부 진통제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임에 따라 그동안 의약품 안전성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약사단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는 성명을 내고 “의약품 안전을 다시 평가하는 ‘의약품재평가 제도’가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진통제인 ‘게보린’과 ‘사리돈에이’, ‘암씨롱’에 들어있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이 혈액질환 부작용이 있다며 지난해 10월 식약청에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건약은 또 의약품재평가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원인으로 △부작용 보고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제도상 한계 △보고된 부작용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식약청의 무능함 △보고된 부작용조차 조사할 의지가 없는 식약청의 나태함 등을 거론했다. 식약청이 보고되고 있는 부작용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IPA사건에서 확인됐다는 것이다. 처음 건약이 이 성분의 부작용에 대해 문제제기했을 때 식약청은 보고된 부작용 건수가 단 3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지역약물감시센터에 14건의 부작용이 보고된 사실이 알려졌으며 지난달 24일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이 성분의 부작용 건수가 21건이라고 발표했다. 건약은 “식약청은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누락됐는지 파악조차 못한 채 5개월을 허송세월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식약청은 그동안 혈액질환 부작용 논란이 일던 진통제 ‘게보린’과 ‘사리돈에이’ ‘암씨롱’ 등 IPA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의 15세 미만 어린이 복용을 금지한다고 3일 밝혔다. 또한 5~6회 복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도록 했다. 식약청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결과를 토대로 이와 같은 내용의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식약청은 중앙약심의 심의결과 이 성분이 사용·판매를 중지할 정도의 안전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다만 IPA 효능·효과를 ‘진통 및 해열시 단기 치료’로 제한했다. 식약청은 오는 4월 약물감시 사업단을 통해 혈액학적 부작용을 중심으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03
- [신간]“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춘천, 마음으로 찍은 풍경’ 박찬일 최수철 한명희 사진 박진호/문학동네/1만3500원 “당신은 춘천에 어떤 추억을 두고 왔나요.” 흥겨운 MT. 설레는 데이트코스. 쫄깃한 닭갈비. 춘천이라면 모두 아스라한 추억의 한 대목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2시간 거리. 춘천은 가는 길마저 아름답다. 산과 물을 끼고 흘러 들어가는 경춘선을 따라 시선을 압도하는 풍광은 모두를 가슴 설레게 한다. 안개와 호수의 고장 춘천에 대한 ‘연가’를 29명의 이야기꾼들이 풀어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29인이 한 도시에 모였다. 각양각색, 세대를 넘나드는 당대의 작가들을 한데 불러 모은 곳은 춘천. 작가 오정희는 ‘봄내 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때때로 작가와 예술가들, 세상의 잡담과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은 사람들이 심신의 치유와 행복을 꾀하며 또는 창작에의 열정과 기대로 그림자처럼 조용히, 소문 없이 춘천으로 숨어든다고 하였다. 춘천, 그가 내 안에서 사는가, 내가 그 안에서 살아가는가.” 춘천 태생 시인 이승훈은 책의 첫머리를 열며 고향 춘천의 호수와 안개를 이렇게 묘사했다. “30대에 춘천에서 만난 것은 안개와 호수지만 춘천의 안개는 아름다운 신비와 우수와 환상이 아니라 깊은 밤 흐느끼는 울음소리였다. 뭉크를 사로잡던 불안, 회색빛 청춘, 우울한 동경, 황량한 그리움은 당시의 나의 초상이고 춘천의 내면이다.”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오롯이 춘천에서 보낸 소설가 한수산 역시 ‘청춘의 가장 반짝이던 때’ 그러나 그런 만큼 더욱 ‘가슴 저리고 쓰라리고 하염없는 그 시절을 보낸 곳’으로서의 춘천을 회상했다. 그는 ‘안개, 그것은 내 청춘을 적셔준 춘천의 상징이었노라’고 고백한다. 춘천을 추억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일상공간으로 살아가는 문인들. 그들이 보는 춘천은 어떨까. 시인 유안진은 이 책에서 ‘어느 날 문득 춘천이라는 이름이 나를 사로잡았고, 내 혼을 기습 점령해버렸다’며 춘천이 전해 준 압도적인 영감을 그려냈다. 소살가 함정임은 ‘춘천, 매혹과 두려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블랙홀이자 활홀경. 내가 흠모하는 영혼들은 그곳에서 왔거나 그곳으로 갔다’고 기록했다. 우연히 남편을 따라 내려간 춘천에서 30여 년의 세월을 보내며 ‘파로호’ ‘새’ 등 춘천을 배경으로 한 역작을 남긴 소설가 오정희. 그리고 김유정 문학의 산실 실레마을에서 김유정 문학촌장으로 일하는 전상국. 전상국 촌장은 춘천의 힘을 이렇게 설명한다. “자연은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위안이었다. 그것은 확실히 사람들과의 밀고 당기기의 탐색과는 달리 온통 덧셈이었다. 그는 자연 속에서 두 개의 그가 아닌 온전한 하나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아닌 그와 그가 되고 싶은 그가 완전한 화해를 하는 곳이 바로 자연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연 앞에서 거침없이 감동했고 그 충만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염인 증세도 사라졌다.” 이 책에서는 춘천의 어제와 오늘을 가로지르는 문인들의 이야기와 함께 춘천 각지의 명소와 명물들이 소개된다. 청평사와 강촌, 소양댐, 의암호, 춘천호, 공지천, 실레마을 등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곳은 물론이거니와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이디오피아의 집’, 한 마을에서 박사를 114번째 배출한 ‘박사마을’, 의암댐에서 춘천댐까지 절경이 이어지는 ‘환상의 도로’를 모두 담았다. 시인 유안진은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이렇게 표현했다. 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이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된 되는 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아름을 만날 수 있을 것라는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정말 가본 적은 없지 엄두가 안 나지, 두렵지, 겁나기도 하지 봄은 산 너머 남촌 아닌 춘천에서 오지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춘천이니까.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2-27
- ''독립 다큐멘터리의 축제'' 26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내외 독립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는 ''인디다큐페스티발 2009''가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삼일로 창고극장, 명보아트홀에서 열린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이 영화제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내외 독립다큐멘터리 40여 편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한다. 먼저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제작된 독립다큐를 발굴하기 위한 ''국내신작전''에서 현실을 기록하는 다큐로서의 가치와 사회적 대화를 이야기하는 단편 16편, 장편 19편 등 35편을 상영한다.해외의 독립다큐를 소개하기 위한 ''월드 포커스''는 2000년대 들어 사회를 바라보는 확장된 시선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대만의 독립다큐에 주목한다. 대만인의 정체성을 파고든 ''스톤 드림'', 스포츠 다큐에 뿌리를 둔 ''야구소년'', 사적 다큐 ''하드굿 라이프'' 등 7편이 소개된다. 개막작으로는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이라는 부제로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단편 3편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잊지 않을 거야'', ''철탑, 2008년 2월 25일 박현상씨''가 상영되며 폐막작은 관객상 수상작이다. 27일 자정부터 6편을 연달아 상영하는 올빼미족을 위한 심야상영과 29∼31일 상영작 감독들과 관객들이 토론하는 ''다큐로 이야기하기'' 등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입장료는 1회 5천원으로, 집행위원회는 입장료 수입 일부를 신진 다큐멘터리 감독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봄'' 프로젝트에 쓸 계획이다. 집행위는 "독립영화, 독립다큐 관람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지만 아직도 많은 독립다큐는 소수의 사람들이 보고 있고 제작에 용기가 필요하다"며 "이번 영화제는 젊은 용기와 세월의 힘을 지닌 독립다큐 감독들과 작품들을나눌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17
- “발전적인 200년 내다보겠다” “아세안과 대화 관계를 맺어온 지난 20년을 바탕으로 지난 세월보다 발전적인 향후 200년을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지난 13일 한-아세안센터 창립이사회에서 초대 사무총장으로 임명 받은 조영재 사무총장은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사회·문화적 교류를 한차원 높이기 위한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동남아시아 10개 국가로 이뤄진 아세안은 미국,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제3대 교역 대상 지역으로 떠올랐다”며 “유럽의 27개국으로 이뤄진 EU나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한다면 아세안의 잠재적인 역량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무역량 집계에서 한-아세안 무역량은 약 902억달러로 한국의 대외 총 교역 대비 10.5%의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약 1683억달러)과 EU(약 984억달러)에 이어 주요 무역 상대 3위를 기록, 일본(약 892억달러), 미국(약 847억달러)보다 앞섰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교역 및 투자 증진을 위해 무역 전시회 및 투자 세미나를 개최한다. 또한 아세안 투자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을 모집해 아세안 현지에 투자사절단을 파견하고, 현지 정보 수집 및 사업 기회 발굴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화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조영재 사무총장은 “다문화 시대를 맞아, 동남아국가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의 문화를 공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아세안센터는 아세안 회원국에 대한 정보를 국민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지자체 및 유관기관의 협조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의 전통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아세안 문화관광 페어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3-16
- [기고]의료·보건 선진국으로 가는 길(박윤원 2009.02.26) 의료·보건 선진국으로 가는 길 박윤원 (변호사·법무법인 한강) 최근 ‘의료산업 활성화‘와 맞물려, 의료관광 육성과 의약복합도시 건설 등 많은 이슈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의료산업은 ‘그린(Green)산업’과 함께 21세기에 가장 관심 있는 테마이자 신성장동력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있어 연구개발이 부족했고, 정책적 지원에도 소극적이었기에 지금의 상황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관심과 지원이 결국 경제적으로는 의료산업의 발전과 일자리창출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 가지 유의할 것이 있다. 의료산업 활성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의료·보건 선진화’이다. 즉, 단순한 경제적 수익창출만이 아니라, 관련 산업에서 형성된 인프라가 국민보건권 향상에 기여하고, 창출된 경제적 재원으로 사회보장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정부도 ‘의료·보건 선진화’의 일환으로 현재의 정책을 추진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적절한 사회보장제도로 국민의 생존과 건강을 보호하고 있는가. 쉬운예를 들어보자. 작년 말부터 연일 석면피해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대표적인 피해지역인 충남 홍성군 덕정마을에는 아시아 최대의 석면광산이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고, 그 동안 적지 않은 마을주민이 폐암 등 병증으로 사망했고, 현재도 석면폐, 악성중피종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피해보호 사각지대 살펴야 또,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약물부작용에 대한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이라는 것이다. 동네에서 감기약을 사먹고 피부에 홍역과 같은 발진이 나고, 심하면 화상환자와 같이 피부가 짓물러 벗겨지며 실명까지 한다. 위 두 가지 예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가. 그 동안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가. 단지 개인적으로 산업재해나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적은 금액의 보상·배상을 받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적으나마 이렇게라도 구제되면 다행인 일이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법적 보호의 밖에 머물러 있었고, 현재도 그렇다. 이런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국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피해자는 있지만 그렇다고 명백한 불법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피해자의 구제가 필요한 경우. 바로 이런 상황에서의 문제해결이 국가의 역할인 것이다. 물론 ‘의료·보건 선진화’라는 목표를 단기간에 이루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작은 관심과 사회·국가적 방안모색으로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문제들도 많다. 굳이 거창하게 한 번에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석면이나 약물부작용 피해자들에게는 즉각적이고 실천적인 작은 대안들의 연속이 필요한 것이다. 석면피해구제특별법 제정 시급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석면피해구제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하지만, 언제 국회에서 입법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계속적인 국회파행으로 민생관련 중요 법률안들이 계속 방치되고 있다. 과연 국회는 석면사태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는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또한 2008년 기준으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급여액이 최소 2억4000만원에서 최대 14억4000만원으로 추산된다 한다. 즉, 이 정도의 기금,예산만으로도 약물부작용 피해자들의 시급한 치료나 생계비 보조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는 1991년 약사법에 규정된 이후로 19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의료사고피해구제법 또한 20여년의 세월 동안 방치되고 있다. 진정한 선진국의 의미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전력질주 중인지를. 다음 세대에게 어떤 환경과 사회시스템을 물려주고 싶은지를.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2-26
- 사람이 희망이다 - 시화호지킴이 최종인씨(최종) 사람이 희망이다 - 시화호지킴이 최종인씨 ‘죽었다 살아난 호수’ 더는 없어야 시화호와 함께 한 15년 세월 … “최근 주변 개발로 또 걱정” 경기도 안산시청 공무원 최종인(55)씨. 그에게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외에 세상 사람들이 그를 부르는 이름이다. ‘시화호지킴이’다. 25일 안산시청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최씨는 사진기와 동영상 촬영장비를 한가득 들고 있었다. 사무실을 가득 채운 비디오테이프며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사진은 그 장비로 찍은 것들이다. 그가 15년간 한결같이 담아온 시화호의 모습이다. 환경지킴이와 시화호가 만나다 최종인씨가 시화호와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된 건 지난 1989년 안산으로 이사하면서다. 연이어 사업에 실패한 뒤, 안산과 시화호는 그에게 안식처나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1994년 방조제가 들어선 뒤 시화호는 더 이상 그에게 안식을 주지 못했다. 공사가 진행되던 1991년부터 갯벌의 물이 눈에 띄게 줄더니 방조제 건설 뒤에는 썩은 생선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가 됐다. ‘최악의 환경재앙’은 그렇게 시작됐다. 최씨도 정신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음의 호수’를 세상에 알리는 일은 그의 몫이 됐다. 떼죽음을 당해 허옇게 떠오르는 물고기며 조개류를 사진에 담고 동영상으로 전했다. 호수는 거무죽죽한 간장 색으로 변해갔다. 1997년 환경부에서 시화호 조사에 나섰다.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17.4ppm, 대부분의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일부에서는 호수 주변의 오염물질을 탓했는데 시화호가 죽어간 결정적인 이유는 갯벌이었어요. 갯벌 속에서 수천만마리에 달하는 생물체가 죽어가면서 호수도 썩어간 거죠. 썩은 생물체가 시화호 60%를 죽였다고 보면 됩니다.” 결국 정부는 여론에 등떠밀려 시화호 담수화 계획을 포기했다. 바닷물을 막은 거대한 간석지에 농업단지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담수호에서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개발 논리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1997년 사실상 바닷물이 시화호에 흘러들기 시작됐다. 1999년 2월부터 조개며 바지락 등이 조금씩 살아났다. 2002년에는 시화호 상류까지 숭어들이 살기 시작했다. 시화호가 새로운 생명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골치아픈 민원인’이 공무원으로 시화호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최씨는 안산시청에게 가장 골치아픈 민원인 중 한명이었다. 매일 같이 새로운 고발거리를 들고 시청에 달려왔기 때문이다. 밤에는 공공근로로 일하고 낮이면 시화호와 시청을 오갔다. 그런 그를 눈여겨 본 이가 있었다. 당시 박강호 안산시 환경과장이다. “1999년 박 과장님이 아예 공무원으로 일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어요.” 그 해에 그는 일용직으로 안산시청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전문직 공무원으로 전환, 지금은 지구환경과에서 일하고 있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던 그가 공무원으로 변신한 뒤 어려움은 없을까. 최씨는 “정신적 고통이 심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부닥치는 게 많아요. 협의과정이 정말 힘들거든요.” 하지만 얻은 것도 많다. 시민단체 회원일 때는 부정적으로만 보이던 공무원에 대한 시각이 우선 바뀌었다. 물론 공무원들도 시민단체 활동가였던 그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 시민단체 일꾼에서 공무원으로 바뀌었지만 그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대부분의 시간을 시화호에서 보낸다. 사진을 찍고 새들을 보호하고 환경오염을 감시한다. 최근엔 내년 이맘쯤을 목표로 환경 관련 책을 쓰고 있다. 그를 대상으로 한 책은 이미 나왔지만 이번에는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참이다. 책 제목도 정해놓았다. ‘그래도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한번쯤 돌아봐야 할 것과 진정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개발 대안을 제시할 생각이다. “저처럼 욕 많이 먹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 시화호를 지키면서 최종인씨는 의도와 달리 주변 사람들과 맞서왔다. 시화호의 가치를 알려준 공룡알 발견 때는 주변지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개발을 원하던 주민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책을 쓰고 싶어요.” 물고기가 넘쳐나는 호수 시화호는 더 이상 죽음의 호수가 아니다. 최씨가 “물 반, 고기 반”이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물고기가 넘쳐난다. 잠수부가 한번 들어가면 수도 없이 소라를 건져내온다. 하지만 최종인씨는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시화호는 살아났어요. 하지만 아직은 시화호에 대한 관심을 멈출 때가 아닙니다. 어찌보면 시화호로서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시화호는 요즘 때아닌 개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주변에 골프장 5개가 들어서고 북측엔 시화 멀티테크노밸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남측엔 농경지가 조성되고 있다. “당장 갈대가 걱정입니다. 정화작용으로 시화호를 지켜주던 갈대가 개발과정에서 없어지면 오염물질이 다시 시화호에 들어올 거거든요.” 최종인씨는 요즘 또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 죽음의 호수로 인식이 굳어져버린 ‘시화호’라는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시화호는 원래 시흥시와 화성시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에요. 이름에 목적이 없어요. ‘죽었다 다시 살아난 호수’라는 뜻을 담은 새 이름이 있었으면 해요. ‘다시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의 이름을 만들고 싶어요.” 최근 논란을 빚는 경인운하나 대운하에도 이런 생각이 이어진다. “너무 급해요. 100년을 보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당장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잖아요.”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