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검색결과 총 36,081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일본, `마음은 벌써 4강'' "8강 티켓은 떼오놓은 당상, 4강 진출은 옵션."2002한일월드컵 공동개최국 일본이 벌써 한국행 티켓을 예약한 듯한 분위기다. 4강에 올라가 패하면 3-4위전을 이웃 한국으로 건너가 치르기 때문. 16강에서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뚫어도 8강에서 스페인과 만날 공산이 큰 첩첩산중의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이러다 결승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이회자될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18일 터키과의 8강전을 앞둔 일본 언론들도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이길 수 밖에 없는 3가지 이유''가 그럴 듯하다. 먼저 미야기의 날씨와 홈어드밴티지. 경기 당일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치솟고습도도 높아 더위에 약하고 가뜩이나 심판 판정에 민감한 터키를 자극한다는 것. 터키가 경고 누적으로 주전 2명이 빠지고 팀의 정신적 리더인 골키퍼 뤼슈틔 레치베르와 하칸 슈퀴르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점도 일본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보고 있다. 한마디로 일본은 일단 터키는 제쳐두고 스웨덴이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큰 8강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이런 분위기는 터키전을 하루 17일 지면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닛칸스포츠 등 스포츠 신문들은 데이비드 베컴을 앞세운 잉글랜드의 8강 진출을 일제히 1면에 올렸다. 방송들도 말로는 "터키는 두려운 팀"이라고 경계하고 있지만 표정에서는 `터키쯤이야''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일본이 터키를 넘어 4강 진출까지 호시탐탐 엿보는 것은 스웨덴과는 해볼 만하기 때문. 일본은 전통적으로 유럽세에 강한 데다 개막 전 스웨덴과 가진 마지막 평가전에서 후반 우세 끝에 1-1로 비겼었다. 한국에서 들으면 꿈같은 얘기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일본에서만큼은 "조별리그1위면 8강까지 간다"고 했던 일본 트루시에 감독의 예언에 잔뜩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조추첨 때부터 탄탄대로를 확보한 일본은 일찌감치 준결승을 준비하고 있는 느낌이다. 2002-06-16
- “범죄인 없습니다” 13일 전주중부경찰서는 25년만에 유치장이 텅 비었음을 알리는 백기(白旗)를 국기게양대에 내걸었다. 중부서는 유치장에 하루 평균 20여명이 수감될 정도로 전북지역 15개 서에서 가장 높은 치안수요를 기록해 왔다. 오형채(57세) 서장은 “경찰 생활 30여년만에 백기를 내 걸기는 처음”이라며 “평온한 시기가 계속돼 백기가 계속 내걸려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2002-06-14
- 샌드위치 이야기 아침식사로 빵을 먹는 사람도 늘어나고 아이들 간식으로 빵을 준비하는 주부들도 많다. 어느 새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먹거리로 자리를 잡게 된 빵. 식빵 3쪽(100g)을 아침식사로 먹게 된다면 쌀밥 1공기와 거의 같은 열량에, 칼슘 나트륨 지방은 오히려 더 섭취하는 게 돼 영양면에서도 결코 밥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빵에는 리신과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므로 빵을 먹을 때 신선한 야채 계란 햄 소시지 우유 꿀 등을 같이 먹어준다면 더 바람직한 식단이 완성된다. 이런 종류의 음식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샌드위치를 들 수 있겠다. 지금으로부터 230여 년 전 영국 샌드위치라는 마을에 제4대 샌드위치 백작 존 몬태규(Montagu)가 살았다. 그 백작은 포커 게임을 아주 좋아했는데, 매번 포커에 열중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운 지경이었다. 그 날도 한창 게임에 이기고 있는데 식사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빵 사이에 고기 덩어리를 집어넣어 들고 먹으며 포커를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즐겨 먹는 샌드위치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가정마다 냉장고에 있는 야채나 고기만으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게 샌드위치지만 제대로 된 샌드위치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가 있다. 2001년 10월 화정에 문을 연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가 그곳이다. 이 곳에서는 갓 구운 잠수함 모양의 빵(이 방을 미국에서는 sub라고 함)에 신선한 야채 치즈 고기 햄 등의 재료로 고객이 보는 자리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준다. 가격대는 2200∼5800원으로 신선한 맛이 한 번 보면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다른 패스트푸드에 비해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느낌이 덜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경쟁 상품이라 할 수 있는 햄버거와 비교해 칼로리가 반 밖에 안 돼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적합한 음식이다(햄버거 칼로리 560, 클럽샌드위치 312). 튀기거나 구운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 햄버거 보다 푸짐한 양에도 칼로리는 낮아진다. 20∼40대의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이 찾고 외국인들도 많이 이 집을 많이 찾는다. “원당에 사시는 50대의 신사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희 집 샌드위치를 사 가지고 가십니다. 그 분이 언제까지 우리 집 샌드위치를 드실지 정말 궁금합니다.”라고 장몽용(35세, 서브웨이 화정점 사장)씨는 자기 집 샌드위치에 대한 은근한 자신감을 보인다. 신선한 야채와 재료가 듬뿍 들어간 빵은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야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한데 그게 재미있어 이 매장을 즐겨 찾는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간편한 음식으로 생각돼 영양면이 다소 소홀하더라도 즐겨 찾게 되던 패스트푸드조차 신선함과 건강을 고려한 건강식품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966-5552) 조수진 리포터 jinjean@orgio.net 2002-05-16
- 일본계 사채, 금리 131.4% A&O인터내셔날, 프로그래스 등 12개 일본계 대금업체들이 최고 131%의 살인적인 금리로 소액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상호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연 15% 정도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연 115%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어 국회에서 표류 중인 대부업법(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일본계 대금업체인 A&O는 최근 일간신문이나 지역 생활정보지에 연 36.1~98.6%로 신속대출이 가능하다며 서민들을 끌어들인 후 실제로는 100%에 가까운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O는 특히 최근 금감원에 공모 회사채 발행 허용을 요청했다가 ‘불가’ 입장을 통보 받자 금리 10%대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A&O가 10%대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최고 120%나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A&O는 또 하루만 연체하더라도 130%에 가까운 초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2위 업체인 프로그래스 역시 연 98.6%의 금리를 받으면서 연체 땐 금리 127.8%를 적용하고 있다. A&O의 계열사로 알려진 해피레이디, 여자크레디트, 파트너크레디트 등은 연 131.4%의 살인적인 금리를 받고 있다. 특히 여자크레디트는 160%로 가장 높은 연체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금감원 비제도금융조사팀 조성목 팀장은 “그 동안 감독당국의 단속으로 금리가 9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130%대까지 높아졌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이용자 보호법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사채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05-16
- 대통령 3남 홍걸씨 “국민에 죄송…” 범현주·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최규선(42·구속)씨의 각종 이권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 부장검사)는 16일 오전 10시 대통령 3남 김홍걸씨(40·사진)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관련기사 22, 23면 현직 대통령 아들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5년전인 97년 5월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이후 두번째다. 14일 오후 7시30분께 미국에서 전격귀국한 홍걸씨는 서울시내 아파트에서 조석현 변호사 및 측근인사와 함께 이틀동안 대책회의를 거친 뒤 검찰 통보날짜보다 하루 늦은 이날 검은색 그랜져 승용차를 타고 서울지검에 출두했다. 서울지검 청사 1층 로비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1분 가량 서서 포즈를 취한 홍걸씨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한마디만 한채 11층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홍걸씨는 청색계열의 양복을 입고 있었으며 갑작스런 귀국과 대책회의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은 홍걸씨를 상대로 △최씨로부터 받은 29억여원의 성격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개입의혹 △포스코 계열사의 주식매입 청탁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홍걸씨가 최씨로부터 받은 돈 중 10억원대는 이권청탁과 관련된 자금임을 알고도 챙긴 정황을 확보하고 홍걸씨를 상대로 사전인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르면 18일께 홍걸씨에 대해 최씨가 기업인들로부터 “사업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받은 자금의 일부를 건네받은 혐의(알선수재 공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홍걸씨가 타이거풀스가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 기소시점에서 범죄혐의에 추가시킨다는 계획이다. 2002-05-16
- 5600번 좌석버스 증차 요구 5600번 버스(서울∼용인)의 증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교통난을 우려한 서울시가 증 차에 반대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 및 용인지역 학생과 직장인들은 버스를 제 시간에 타지 못해 지각하는 경우가 허다해 2∼3시간 버스를 기다리다 하루를 망치기 일쑤라며 버스의 증차를 요구하는 글을 용인시청 홈페이지 올리고 있다. 학생들은 용인지역 대학생들의 온라인 모임 및 인터넷 카페 등에도 글을 올려 동료 학생들의 호응을 구하고 있다. 용인시청 홈페이지에서 강남대생 박광현씨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는 좌석버스 5600번을 탈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되고 두 대 정도 그냥 눈앞에서 보내고 나서야 탈 수 있 다”며 “하루를 망치게 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회사원 정민영씨는 “10일 퇴근길에는 버스안에서 ‘태워주세요’라고 애원을 해도 경찰관 들의 입석승차 단속으로 태워줄 수 없다며 다음 차를 타고 오라는 말뿐이었다”면서 “무조 건적인 단속은 시민들만 괴롭히는 일 아니냐”며 조속한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회사원이나 용인대, 강남대, 명지대 등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5600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20 분인데다가 운행구간 중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해 법규상 입석 승객을 태울 수 없다. 승 객들은 출퇴근 시간에는 두세 버스를 보낸 후에야 간신히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덕희(교통행정과)과장은 14일 “5600번 증차여부는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며 “매년 10% 이상은 증차할 수 없고 그나마 건교부의 중재가 있어야 몇 대라도 증차하는 형편”이 라고 밝혔다.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교통대란을 우려한 서울시의 교통억제정책 탓에 용인시가 원하는 수 준의 증차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용인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2002-05-15
- 대한항공, 군산-서울노선 폐지 기정사실화 지난 2월28일 군산-서울간 항공노선 운항 중단을 신청했던 대한항공이 반려 두 달여만에 이 노선의 폐지를 신청해 전북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9일 하루 1회 왕복운항하는 군산-서울간 노선을 폐지하는 운항계획 변경신청을 건교부에 제출했다. 대한항공측은 △최근 5개월 탑승률이 30%대에 그치는 등 지난 98년부터 적자가 심화되고 있고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탑승률 상승을 기대할 수 없고 △군산공항이 군사공항으로 매회 107달러80센트의 비행장 착륙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노선 폐지를 요청했다는 것. 건교부도 30%대의 탑승률로는 노선 유지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대한항공측의 폐지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항 운항현황= 지난 1992년 12월14일 개항한 후 서울과 제주 각3회, 부산1회 등 7차례씩 운항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제주2회, 서울 1회로 줄었다. 연간 이용객도 지난 1997년 13만2252명(탑승률 85.7%)이던 이용객이 98년 8만6771명(57.9%)으로 급감한 뒤 99년 56% 2001년 40.6% 등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200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탑승률이 30.2%에 머무르고 있다. 전북도는 공항의 입지여건과 함께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의 영향을 이용객 감소의 주원인으로 들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지난 9월 5648명이던 월 이용객이 올 1월 1825명으로 줄었다. ◇문제점과 대책= 전북도는 적자노선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대한항공측의 입장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특별한 대책 또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여객선과 버스 등 오지를 오가는 교통수단에 대해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과 같이 항공사에 대한 보전정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또 월드컵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항공노선을 폐지하는 것에 정부가 동조할 수 있느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탑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없어 신청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혀 폐지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김제공항을 빨리 건설하는 것만이 전북도가 항공오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오는 20일까지 김제공항 건설에 따른 국토이용계획변경사항에 대한 공람이 완료되면 지장물에 대한 2차 보상과 함께 6월초순에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2002-05-15
- 검찰 ‘청와대 사전조율설’에 곤혹 대통령 3남 김홍걸(40)씨에 대해 15일 출석토록 통보한 서울지검(이범관 검사장)은 홍걸씨 소환을 놓고 청와대와 사전조율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14일 귀국설은 지난주부터 청와대 주변에서 흘러나왔고, 공교롭게도 이 날짜에 맞춰 검찰이 홍걸씨 소환을 변호사에 통보해 사전조율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의혹의 발단은 14일 검찰의 소환일정 발표 직후 홍걸씨가 기다렸다는듯이 귀국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서울지검 김회선 3차장은 14일 오후 4시30분께 “변호사를 통해 15일 오후 (홍걸씨에게) 검찰에 출두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홍걸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취재진으로부터 “시간상 무리한 일정이 아니냐”는 질문이 잇따랐으나 김 차장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며 소환에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외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후 8시께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이 홍걸씨가 이미 귀국한 상태임을 발표하면서 청와대와 검찰의 사전조율설은 설득력있게 퍼졌다. 이에대해 김 차장은 “청와대와 접촉은 절대 없었다”고 잘라말한 뒤 “오히려 세간의 오해를 받기 싫어 출두여유를 하루만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하루정도면 어디에 있든 (검찰에) 들어올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홍걸씨가 이미 귀국길에 올랐는데도 변호사가 ‘나도 홍걸씨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안된다’며 소환날짜를 늦추려한 점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해 오히려 청와대측에 섭섭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2002-05-15
- 미·캐나다 공관 탈북자 내일쯤 서울 주중 미국 총영사관과 주중 캐나다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요청중인 탈북자 5명이 이르면 제3국을 거쳐 15일경 한국에 올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소식통들은 미국과 중국이 현재 이송 준비를 하고 있다며 13일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또 길수 친척 5명도 조만간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소식통들은 “송용범씨 등 3명이 추방 형식을 거쳐 14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하루 정도 머무른 뒤 한국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총영사관에 8, 9일 진입한 3명은 처음엔 미국행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수용거부 의사를 표시해 제3국을 거쳐 한국행으로 결정됐다. 캐나다대사관에 11일 진입한 2명은 부부 사이로 한국행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길수 친척 5명에 대해서도 미국행을 거부했으며, 일본은 중국이 길수 친척 5명을 일본측으로 돌려보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으로 인해 제3국을 통한 한국행이라는 외교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그동안 주중 외국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요구했던 탈북자들은 모두 한국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일본과 중국간 외교마찰로 비화됐던 길수 친척 문제와 관련 중국은 일본측의 “중국 경찰의 관내진입과 탈북자 강제연행에 동의한 바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재차 반박했다. 일본주재 중국대사관의 황 싱위앤 참사는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이 이날 발표한 조사결과 내용을 반박하면서 중국 경찰의 탈북자 연행은 일본 영사관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한 시민단체는 지난 주 중국 선양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탈북자들이 진입을 시도하기 직전 일본 정부에 탈북자들이 일본 공관에 망명을 기도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줬다고 이 시민단체 관계자가 13일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다. 2002-05-14
- 가정의 달 기획탐방 2--“농사꾼, 아직 멀었죠” 파란색 지붕의 아담한 집이다. 넓은 흙 마당가로 농기구들이 꼼꼼하게 정리된 걸 보니 주인의 평소 성격이 엿보인다. 남편 이연호(33)씨와 부인 박정애(30)씨가 바로 이 집의 주인. 이연호씨는 동네에서 가장 젊은 농사꾼이다. 요즘 모내기를 앞두고 동네 논갈이에 아주 바쁘단다. 다행히 점심 먹기 전 집에 잠깐 들렀다. “뭐가 그리 신기해서 신문에 싣는다는 거예요?” 무뚝뚝한 그의 말 한마디에 할 말은 못하고 몇 개월 전의 일이 생각났다.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공부하는 모임에서 우연히 한 아기 엄마를 만났다. 몸집도 작고 애띤 얼굴이었다. 돌 정도 지난 아기를 데리고 매주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온다고 했다. 월곶 어디에서 남편과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그렇게 많이 이야기를 해 볼 기회는 없었지만 그녀의 야무지고 성실한 모습이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그녀가 바로 박정애씨였다. 기회가 된다면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그것은 아마 ‘농촌에서는 살기 쉬워도 농사를 짓고 살기는 힘들다’고 하는 진리(?)를 깨는 장본인이었기에... 박정애씨가 남편 이연호씨를 만난 건 1999년 이 곳 김포다. 남편 이씨는 형님과 어머님이 사시는 고향(월곶면 갈산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박씨는 연고도 없는 김포에서 농민회 간사로 일하면서 농민회 회원인 이씨를 만나 사랑이 싹텄다고 한다. 박씨는 “처음부터 내가 무슨 농사꾼이 되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농사도 삶의 한 방식이잖아요. 결혼할 사람이 농사를 짓고 있으니까 저는 농사꾼의 아내이자 농사꾼이 된 거죠.”라며 당연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이 가족의 하루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이씨는 동네에서 가장 젊은 농사꾼이라 집에 있는 트랙터나 이앙기 콤바인으로 동네 일을 도맡아 하다시피 한다. 대부분 남의 논밭을 빌려서 가계 수입의 근간이 되는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이씨네 집 뒤 작은 텃밭은 식구들 먹을 여러 가지 채소를 기른다. 결혼하기 전까지 한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 아직도 모든 게 서툴다는 부인 박씨는 파종부터 순지르기 수확까지 책만 보고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동네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시어머니가 작년 이 맘 때 돌아가셨어요. 1년 여 동안 아픈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그 때는 참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쉬워요. 농촌에 사는 게 농사짓는 것 말고 할 게 많잖아요. 당장 장 담그는 일부터...” 꼭 고추장, 된장 담그는 일은 직접 해 볼 거라고 한다. 며칠 전, 밭에 고추를 심었다고 한다. 대게 판로 계획이 세워져야 그 해 농사 계획이 이루어지는데 올해는 무작정 고추를 심었다고 한다. 수매가 안되면 직거래를 해서 물고추로든 고추가루로든 직접 팔 계획이다. 이같은 무계획에는 작년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군부대에 납부할 계획으로 무와 감자를 심었다가 가져가지 않아 몽땅 갈아엎었다고 한다. “정말 속상했어요. 농사가 정말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실감했죠. 하루 아침에 빚더미에 올라앉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더군요.” 박정애씨는 바쁜 농사일이 아니면 어김없이 한 주에 한번은 김포 도서관으로 그림책 모임에 나간다. 그녀에게 그림책 공부는 농사짓는 것 말고 또 다른 즐거움이자 기쁨이다. 석형이(3세)는 물론 남편에게도 그림책을 읽어 준다고 한다. 한글이나 숫자 등 조기교육을 강조하는 요즘 분위기에 그림책은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이다. “석형이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아이에게 진짜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알았어요.” 하지만 석형이에게 늘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다름 아닌 살고 있는 동네에 또래 아이들이나 형, 누나들이 없어 늘 혼자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내년엔 꼭 석형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줄 계획이라며 쑥스럽게 웃는다. 이씨 부부는 이 곳에 살면서 앞으로 할 일이 많다. 환경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사실 올 해 유정란을 생산할 수 있는 닭을 키우고 싶었는데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 시도하지 못했다고 한다. 유기농법을 이용한 작물 재배도 관심이 있지만 몇 년 더 농사 경험을 쌓고 공부해서 그들에게 맞는 작물을 찾고 싶다고 했다. 농사꾼으로 바라는 희망을 물으니 박씨는 “농사를 짓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문화적인 혜택도 골고루 받고 농산물 가격으로 농민들이 고민하지 않는 세상이면 더 바랄게 없겠죠.”라며 석형이를 업고 마을 어귀까지 따라 나와 주었다. 집 뒤 텃밭에 직접 심은 수박과 참외가 익을 무렵 꼭 놀러 오라는 말을 하며...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 만들기를 주저하지 않고 살아가는 젊은 농촌지기, 이들의 용기 있는 모습과 정직한 땅을 일구며 소박하게 사는 그 가족의 착한 눈빛이 두고 두고 생각날 것 같다. 최선미 리포터 mongsil0406@hanmail.net 200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