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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는 사람이 아름답다]광주 ‘늘푸른 설비건설’ 대표 김병록 씨 죽어도 못 잊을 내 인생 최악의 날 2001년 1월 16일 오전 11시 45분경. 순천의 모 오피스텔 천정 텍스 작업을 하던 김병록 씨(54세)가 ‘억!’ 하는 소리와 함께 3미터 아래로 떨어졌다. 둔중한 신음만 흘릴 뿐, 그는 통 일어나지를 못했다. 그때만 해도 그는 이 사고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워낙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전신을 압박해 오는 숨 막히는 통증도 마치 남의 일인 양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당황한 인부들의 우왕좌왕하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그는 잔뜩 미간을 찌푸렸다. ‘큰 공사를 앞두고 재수 없게 다치다니!’ 그는 곧 근처의 성가롤로 병원에 실려 갔다. 엑스레이 판독 결과, 김병록 씨의 요추 1번이 심하게 골절돼 있었다. 이틀 뒤, 그는 여섯 개의 금속 나사못을 이용하여 척추뼈를 고정한 뒤 뼈융합을 시키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 해 3월 15일에 3억짜리 전기공사를 맡기로 돼 있었거든요. 그 일을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래, 아파서 죽겄는데도 하루라도 빨리 나갈 욕심에 수술할 때 무통제 주사, 수술 뒤의 진통제를 일절 거부했어요. 근데 담당의사가 최하 5개월은 입원해야 되고 퇴원 후에도 한 2년 동안은 일을 못할 거라고 하는 거예요.” 돈을 벌기는커녕 당분간 바깥출입도 자유롭지 못하게 생겼으니 그는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게다가 장해 판정도 6급 5호가 나왔다. 공단에서 조사가 나와 평균 임금을 물었을 때 멋모르고 “한 5만 원 적어 놓으쇼!” 하고 대답한 게 실책이었다. ‘노동법’에 무지한 탓에 그저 임금을 싸게 이야기하는 게 좋은 줄로 알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70~80만 원은 받았어야 할 휴업 급여를 50~60만 원밖에 못 받았다. “지금 당장 현장에 가도 기술이 필요한 일은 15만 원 받거든요. 93년 대우전기 공사부 대리 할 때도 월급이 3백이었어요. 직장생활 했던 기록도 다 남아 있구요. 근데 내가 다칠 때는 이걸 몰랐어요. 억울하지만 어쩌겠어요. 일만 할 줄 알았지 노동법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거죠. 노무사 찾아가 보니까 소송 과정이 복잡하더라구요. 그래서 ‘에이, 괜히 골치 아픈 일에 메이느니 하루 빨리 나아서 한 푼이라도 더 버는 것이 낫겠다.’하고 마음을 접었죠.” “제 고향은 지금 한창 홍길동 생가를 짓고 있는 전남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예요. 제 아버지는 우리 8남매 키우느라 평생 뼈 빠지게 일만 하신 분이죠. 낮에 농사일 하시고 밤에는 공사장에 야간 경비 서시고 잠도 한두 시간 밖에 못자요. 그렇게 고생하셔서 악착 같이 자식들 공부시키셨어요. 저야 야간고등학교 간신히 마쳤지만 내 밑에 동생들은 다 대학 나왔거든요. 지금도 생각나는 게 저 장성중학교 갈 때 논 두 마지기 팔아서 교복이랑 가방이랑 등록금이랑 자전거랑 마련해 주셨어요.” 야간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광주로 나온 그는 친척 할아버지뻘 되는 분이 운영하는 자동차 부속품 가게에서 먹고 자며 일을 거들었다. 학비 대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월급이 따로 있었겠는가. 비록 주경야독하는 신세지만, 급우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독한 놈’ 소리를 들어가며 밤 한두 시까지 책과 씨름하는 모범 청년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 동안 자동차 부품 회사를 다니던 그는 70년대 중반에 서울로 올라와 황학동에서 청과물도매를 했다. 그때 만난 사람이 바로 부인 김경자 씨. “지금은 저렇게 건장해졌지만, 처녀 적에는 아주 날씬하고 다리가 예뻐서 미니스커트가 잘 어울렸지요. 제가 그때 청과물을 오래 하지는 않았는데 아마 저 사람 만나려고 서울에 올라왔던가 봐요.” 1975년에 결혼한 두 사람이 이듬해 둥지를 튼 곳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농장이었다. 5만4천여 평에 달하는 그 거대한 농장의 소유주는 당시 개인병원을 운영하던 병록 씨의 고종사촌 형으로, 포천 약사봉에서 의문사한 장준하 씨의 부검을 담당했던 사람이다. 젖소 50~60두에 닭 3만 마리, 사료 공장까지 거느린 그 농장에 오는 관리인마다 한 몫 잡아서 나가곤 했다니, 사촌 되는 이가 김병록 씨에게 관리를 맡긴 이유를 알만 하다. 아버지를 닮아 성실하고 부지런한 데다가 착하기까지 한 김병록 씨는 10원 한 장 허투루 돌리지 않고 새벽부터 밤까지 소처럼 일했다. 76년부터 82년까지 7년 동안 일한 대가로 손에 쥔 것은 일금 3백만 원과 위염. 83년에 광양에 내려와 부인 김경자 씨는 만두집을 열고, 김병록 씨는 83년부터 89년까지 고창기계시스템 기술관리과장, 90년부터 대우전기 공사부 대리, 96년부터 금호전력 공사과장 등 쉬지 않고 일했는데도 아직까지 내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했다. 슬하에 둔 자식은 하나뿐이지만 일곱이나 되는 동생들 치다꺼리에 돈 모을 겨를이 없었던 것.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남의 농장과 가겟방을 전전하며 자란 아들 재일 씨가 구김살 없이 성장해 준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지금까지 한 54년 살아오면서 느끼는 건 사람이 불량기도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남의 것은 10원 한 장 건드리지 않고 사기성 없이 곧이곧대로 산 결과가 이거예요. 우리 고향에서 돼지 한 3천 두 기르는 후배가 있어요. 내가 회사 생활할 때 한 팔년 데리고 있었던 얘거든요. 남보다 기술도 빨리 전수해 주고 반장 주임도 막 시켜 주고 그랬는데 나중에 알고 봉게 32평짜리 아파트도 사놓고 그랬더라구요. 저요? 그 회사 나올 때 305만 원 갖고 내려왔어요. 팔잔가 봐요, 허허….” 김병록 씨가 요추 골절로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안 그래도 복잡했던 가정은 더욱 엉망이 됐다. 90년대 후반부터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면서 집안의 경제 사정은 몹시 좋지 않았다. 부인 김경자 씨가 광양에서 십여 년간 해 오던 ‘신포우리만두’ 체인점은 IMF의 된서리와 잇단 오토바이 사고로 간판을 내린 지 오래였다. 전국을 떠돌며 음악을 하던 아들은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97년에 얻은 손녀 유림이는 쑥쑥 자라는데 그 밑감당을 어떻게 다 할 것인가. 그래도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암담함 속에서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에서 보내 준 광주재활훈련원 소개 책자에 그는 눈이 번쩍 띄었다. 그는 7개월여의 병원 생활을 끝나자마자 광주재활훈련원 산업설비과에 입교했다. “나보다 더 심한 장해를 입고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동기생들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어요. 마정용 선생, 김창현 선생 등 도움을 주려는 분들도 많았구요. 제가 원래 성격이 굉장히 내성적인 편이거든요. 그런데 재활훈련원에서 학과 수업과 기숙사 생활을 하는 동안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어요.” 한 가지, 훈련 기간 동안의 가족들 생계 문제가 걱정거리였다. 6개월이 지나자 그는 훈련원에 취업 허가를 얻어 전기공사며 보일러공사 일을 다녔다.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었으나 그걸 걱정할 계제가 아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는 온수온돌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보일러취급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공부에 몰두했다. 얼마나 공부에 몰두했던지 선생들마저 독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가 이처럼 무리를 하면서까지 열심을 부리는 이유가 있었다. 훈련원을 마치는 대로 창업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김병록 씨 같은 산재 노동자를 위해 자립점포 임대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마침내 2003년 12월 1일, 김병록 씨는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늘푸른 설비건설(062-953-4616)’이라는 멋진 간판을 올렸다. 사무실 인테리어는 물론 가게 공터를 이용해서 다섯 식구가 생활할 가건물도 그의 손으로 직접 했다. 때마침 음악 활동을 정리하고 돌아온 아들이 몸이 성치 않은 아버지의 일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뒤늦게 신학대를 졸업한 아내도 광양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을 개시했다. ‘산재’라는 비싼 수업료는 물었지만 그는 새로 얻은 인생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몸의 한쪽 마비되지 않을 정도로 다친 것이 얼마나 다행하며, 2005-04-27
- 다시 고개드는 외국인 매도세 3월부터 줄곧 우량 대표주들을 대량 매도해오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4월 초 외국인의 매도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순매도세(주식 매도 규모가 많아진 것)로 돌아선 것.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이후 2조506억원, 지난 4월 넷째 주 이후 633억원대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로써 올 들어 한 때 42.6%대까지 높아졌던 외국인이 전체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1.84%로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 움직임에 대해 다소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서도 매도하고 있는 데 글로벌 시장에서 조정 받는 것에 비하면 그렇게 매도 규모가 크지는 않다”며 “급하게 나가야 될 물량은 3월에 거의 소화가 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창보 튜브에셋투자자문 대표이사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추세적 매도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최근 외국인 이탈 요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국내 내수 회복 속도에 대한 실망감, 환율 부담, 유가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을 들고 있다. 게다가 외국계 펀드들에 대한 세무조사 움직임 등으로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세계경영연구원이 지난 24일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계 기업 CEO 27명을 상대로 “‘대량보유주식 보고제도(일명 5% 룰)’가 해외투자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불공정하게 마련된 것인가”라는 설문에서 대상자 70%(19명)가 ‘그렇다’고 응답해 이를 숨기지 않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책당국의 갑작스런 조치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속으로 심하게 반발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 발 빠른 외국계 펀드들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한 증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최근 삼성전자 POSCO 현대차 신세계 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식을 대거 내다팔고 있는 것을 들고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들어 우량기업의 주식을 집중 매도하는 한편 매도 기간을 점점 늘려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자사주 소각을 위한 매입이 원인이었지만 외국인이 지난 2월 23일 매도에 나서 무려 43거래일 동안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내다판 현대차 주식금액 만해도 7794억원 어치나 되고, 외인의 지분율도 54.06%에서 47.7%로 6.3%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POSCO 신세계 등의 경우도 정도와 강도는 다르지만 최근 외국인들로부터 매도압박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2일 이후 지난주 말까지 9거래일동안 2487억원에 이르는 순매도세를 보였고, 앞서 3월15일부터 3월30일까지 11거래일동안 2555억원어치를 집중 매도한 바 있다. 외국인들은 POSCO에 대해서도 지난 3월8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32거래일(1거래일을 제외) 동안 4559억원 어치의 매도 공세를 취했다. 최근 이 같은 매도세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기준으로 외국인 지분 보유율이 증가한 회사는 S-Oil(0.75%p), SK(3.2%p) 정도고, 삼성전자(-0.02%p) POSCO(-3.12%p) 현대차(-8.1%p) LG필립스LCD(-1.58%p) SKT(-0.06%p) KT(-0.16%p) LG전자(-2.2%p) 신세계(-4.47%p) 등 대부분은 외국인 보유율이 하락했다. /양성현 기자 shyang@naeil.com 2005-04-25
- SK텔레콤, 휴대폰 사용환경 통일키로 SK텔레콤이 기존 단말기 제조사별로 차이를 보였던 휴대전화 방향키와 통화키, 기능키 등 메뉴 등을 통합`·개선한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이동전화 단말기 사용자의 편리성을 대폭 보강한 ‘SKT 표준 UI(User Interface) 2.0 버전’을 발표하고 탑재 단말기 추진을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단말기 메뉴 외에 ‘서비스 메뉴(네이트, MMS 등)’로 구분돼 고객 사용에 많은 불편함이 있었던 부분을 상당부분 통합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이미지난 2월 삼성 ,LG, 팬택&큐리텔 등 단말기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한 ‘SKT 표준 UI 2.0버전’ 발표회를 갖고 향후 개발되는 단말기에 적용할 방침이다. 빠르면 오는 3분기경 부터 적용된 단말기가 출시될 예정이다. ‘SKT 표준 UI’는 제조사와 모델별로 다르게 적용된 휴대전화의 메뉴체계, 메뉴 사용방법, 버튼 적용 방식, 메뉴상 그래픽 등을 통일시켜 기종을 바꾸더라도 고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표준화된 방식을 말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003년 12월 KAIST의 관련 전문가들과의 연구를 통해 업계최초로 ‘표준 UI1.0’을 개발, 탑재 단말기를 출시한 후 올 3월 말 기준 20여 개 기종 약 100여만 대의 표준 UI 탑재 단말기를 출시해, 사용 고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즉, 서비스 메뉴 사용 중 단말기 메뉴를 사용할 경우 또는 단말기 메뉴 사용 중 서비스 메뉴 사용 시에도 동일한 방법을 통한 메뉴 이용을 가능케 해 네비게이션을 위한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등 사용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한 컨버젼스 환경하에서 복잡해지고 있는 단말기 기능과 이동전화 서비스 관련 단축키 및 메뉴체계를 사용자 중심으로 정리 및 통합해, 학습이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 직관에 의해 단말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 모바일 디바이스 본부 정대현 상무는 “SKT 표준 UI는 이동전화로부터 쉽고 빠르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단말기로 진화하기 위한 기본절차”라며 “고객의 사용 편리성 개선과 함께 단말기 제조사와의 상호 윈윈(Win-Win)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말기의 기능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문자입력방식’은 이번 표준 UI 2.0에서 제외됐으며, 앞으로 사업자간에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5-04-25
- 주택법 개정안 국회처리 늑장 국회가 아파트 구조물의 하자보수기간을 합리화하기 위한 주택법 개정안 마련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입주자단체와 건설회사간 소송건수가 급증하고 업체의 하자보수 부담이 크게 늘면서 건설시장에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4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54년 제정 집합건물법 일괄 적용 = 문제의 발단은 대법원이 아파트 시공회사의 하자보수 책임기간을 10년으로 일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부터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은 부산 금곡 주공6단지 입주자 대표회의가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외벽과 지하주차장 균열 등에 관한 소송에서 하자보수기간을 10년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주택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을 근거로 공사종류에 따라 전기설비·난방·급배수·조경시설물·마감재 등은 1~3년, 건물 구조안전과 관련한 공사는 5~10년의 하자담보 책임기간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민법과 집합건물법을 근거로 구조물 공사뿐만 아니라 미장, 전기설비 등 입주민의 사용특성이나 시간경과에 따라 성능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공사까지 하자담보책임기간을 10년간 적용하도록 판결한 것.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법원이 지난 54년 제정해 현실과 동떨어진 집합건물법을 우선 적용함에 따라 벽지나 문짝 등까지 10년간 획일적으로 시공회사가 책임을 지게 됐다”며 법안개정을 요구해왔다. ◆하자보수 민원 3배 폭증 = 이같은 대법원 판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아파트의 하자보수 관련 소송이 급증했다. 업계와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3월 현재까지 하자보수와 관련 소송만 무려 80여건. 소송가액은 250억원대에 이른다. 한 대형건설회사의 경우 지난 한해 제기된 하자보수 소송은 모두 12건.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하자보수기간이 임박한 아파트단지에서 미장, 마감재 등까지 교체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이다. 또 지난 2002년 6만건 남짓하던 이 회사의 아파트 하자보수 민원도 지난해에는 3배가 넘는 19만 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02년 66억원대이던 하자보수비 지출액도 지난해 115억7500만원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소송사태와 시공회사의 비용부담이 계속될 경우 비용증가분 대부분이 하도급업체에 전가되거나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데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박사는 “지난해 대법원 판결 이후 법의 맹점을 이용해 소송을 부추기는 브로커까지 등장, 하자보수 소송이 폭증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입주자단체 눈치 보느라 주택법 개정안 통과 하세월 = 소송 급증과 업계의 반발이 잇따르자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구미을)은 여·야의원 25명의 서명을 받아 아파트의 벽지나 전기·수도 등 내구연한이 짧은 주택부품의 하자보수기간을 현행 10년에서 ‘10년 이내’로 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를 ‘소비자 권리의 후퇴’로 받아들인 일부 소비자단체와 아파트입주자단체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개정안 통과가 늦춰지고 있다. 국회 건교위는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다루려다 보류한데 이어 4월 임시회에서도 국회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김태환 의원은 “주거용 아파트는 일반 집합건물과 달리 내구연한이 다양한 주택부품으로 구성돼 있으나 상업용빌딩, 오피스텔 등과 마찬가지로 하자보수기간이 10년으로 획일적으로 규정돼 있어 입주민과 시공사 간에 법정 다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벽지나 전기, 수도 등 내구연한이 짧은 주택부품은 하자보수기간을 10년 이내에서 현실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 이후 새로 제기된 관련 소송만 80여건에 250억원대에 이르고 현재 10년된 아파트만 500만호”라며 “이런 사태를 계속 방치한다면 과다한 하자보수비용으로 아파트건설비가 상승하고 그 부담은 결국 입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2005-04-22
- 붉은박쥐 대규모 서식지 또 발견 전남 함평군과 인접 무안군, 신안군에서 세계적 희귀종인 붉은박쥐(일명 황금박쥐·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의 대규모 서식지가 또 발견됐다. 환경부는 26일 “기존 함평군의 ‘고산봉 붉은박쥐 서식지 생태계보전지역’ 집단 서식지 외에 신안군에서 22마리, 무안군에서 8마리의 붉은박쥐를 발견했다”며 “이들의 성비는 암수가 1:1.8로 번식에 매우 안정적인 개체군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함평군과 무안군, 신안군을 대상으로 붉은박쥐 서식실태를 조사해왔다. ◆“보호지역 추가지정 검토” = 조사결과 기존 함평군 내 대규모 서식지 2곳(정창진굴, 정창윗굴) 외에 ‘연암새굴’에서 64개체가 집단으로 동면하고 있었고, 신안군 지도읍의 동굴에서도 동면하는 붉은박쥐 22개체가 발견됐다. 붉은박쥐는 2000년 조사 당시 총 61개체, 2003년 조사에서 총 139개체가 발견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총 184개체가 확인돼 보호지역 지정 후 조금씩 개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붉은박쥐의 암·수 성비를 조사한 결과 전체 184마리 중 확인이 가능한 126마리(암컷 45마리, 수컷 81마리)의 암·수 성비가 1 : 1.8로 나타나 비교적 균형적인 성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는 붉은박쥐의 암·수 성비가 1 : 10에서 1 : 40까지 매우 낮아 멸종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기존 학설과 반대되는 것으로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붉은박쥐들이 주로 이용하는 동면굴은 해발 약 70m 이상에 위치하는 작은 입구와 긴 통로를 가진 곳이었으며, 다른 박쥐들의 동면굴보다 온도(12.5℃)와 습도(97% 이상)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에 조사된 집단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국립환경연구원의 추가 정밀조사를 실시 후 보호구역 추가지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가을에 교미, 겨우내 정자 보관 = 붉은박쥐(Myotis formosus)는 박쥐목 애기박쥐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의 애기박쥐과 박쥐 중 중간 크기이다. ‘황금박쥐’라는 애칭이 붙은 것은 몸의 털과 비막(날 때 쓰는 막) 및 귀가 밝은 오렌지색이기 때문이다. 비막에는 검은 반점이 있고 귀 가장자리에는 검은색 테두리가 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중국 남부, 필리핀, 말레이시아 북부, 인도, 동부 아프카니스탄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생태정보가 규명되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인도 등지에 서식하는 붉은박쥐의 경우 아직 정확한 종 분류가 이루어지지 않아 같은 종인지 다른 종인지 여부도 불명확한 상태이며 우리나라처럼 많은 개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가을에 발정해서 10월 중·하순에 교미한 뒤 곤충이 가장 많은 이듬해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출산한다. 붉은박쥐를 포함한 거의 모든 온대산 박쥐류는 가을에 교미한 후 곧바로 동면에 들어간 뒤 먹이가 풍부한 초여름에 새끼를 낳는다. 이런 번식 패턴을 위해 암컷은 가을철 교미 때 수컷으로부터 받은 정자를 바로 수정시키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 생식도관 안에 저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수정시킨다. 먹이원인 곤충(주로 모기 등)이 가장 많은 초여름에 새끼를 낳기 위해 임신 시기를 조절하는 지혜인 셈이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2005-04-26
- 대만, 완전 일본 편들기로 방향 트나 중국정부의 반국가분열법 발표 이후 대만은 친일국가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중국의 억압을 일본의 옷자락에 숨어 피해보자는 속셈이지만 정치 지도자들의 친일 발언과 언론들의 일본을 두둔하는 발언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대만 독립 추진정당 대만단결연맹의 쑤주석은 지난 4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와 관련 두정성 교육부장은 신사에 합사된 대만인들을 참배하러 가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그를 두둔했다.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여당 민진당도 두 부장의 발언에 지지를 보냈다. 대만의 독립의 무력저지를 허용하는 반국가분열법으로 중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돼 있다고는 하지만 유명 논설위원이 일본 교과서 왜곡이 일본과 같은 민주국가의 권리라고 말하는 등 지나친 수준이다. 대만 대표 일간지인 타이완 지파오의 유명 논설위원 링 펭의 글을 요약한다. ◆중국, 사회통합 도구로 민족주의 이용 = 왜 중국 당국은 반일 시위를 승인했는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몰락 이후 중국공산당(CCP)은 사회결속의 힘의 근원이 될 수 있는 것은 민족주의 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중국 내부에 문제가 있을 때 마다 중국정부는 민족주의라는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러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려왔다. 3월 대대적인 반일시위가 있기 바로 전날 중국 네티즌과 해외에 위치한 중국공산당 소속 기구들은 전세계 차원의 인본의 UN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저지하는 항의서명운동을 벌였다. 서명은 당초 목표였던 1백만을 돌파 2200만에 달했다. 서명 참가자 수가 이토록 놀라운 수준에 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정부의 방임적 태도가 크게 작용했다. 항의 서명에 대한 공영언론들의 보도는 정부의 승인과 지지를 의미한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가 반일시위를 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토록 많은 서명이 이뤄질 수 있었겠는가. ◆일본 자극한 것은 중국의 군사강화 도발 = 중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차지를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이것이 안보리기구 확대라는 유엔의 개혁범주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이 상임위에 오를 경우 점점 더 인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는 UN 개혁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본다. 이는 중국에 추가적인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사실 일본이 중국에 대해 좀 더 이해심 있는 태도를 보였다면 양국 간의 반목은 현재의 상태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몇 년간 군을 증강해 왔고 패권주의적 야욕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일본을 자극했다. 일본의 중국에 대한 불신은 점점 증가해 일본 내에서 헌법을 수정해 자위대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중국 잠수함의 일본 수역 침입과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겠다는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이 보여준 의도는 일본으로 하여금 외교 정책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중국과의 관계변화는 일본과 대만을 외교적으로 가깝게 했고 미국과 일본은 대만해협을 미일 안보협약에 포함했다. ◆ 중국 정부의 잘못된 일본 음모설 = 중국의 반일감정은 정당한 것이라는 중국정부의 입장은 변호의 여지가 없다. 먼저 중국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사람도 살지 못하는 척박한 열도를 중국은 전쟁위험을 불사하면서 까지 왜 그토록 집착하는가.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는 일본이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한다. 하지만 일본은 여러 종류의 교과서가 존재하는 민주적인 국가다. 이들 중 단 2개 교과서만이 일본의 중국침략을 은폐하고 있다. 일본 학교당국은 이를 사용할지 말지에 대한 권리를 지닌다. 중국정부는 반일감정을 선동하기 위해 경제 사안까지 이용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송유관 건설계획에 러시아가 중국 북동에 있는 다칭이 아닌 극동연안의 나코드카 항구까지를 선호한 것에 일본의 음모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4월 1일 이후 국제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이 70% 이상 오른 것에도 일본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일본의 철광석 매장량은 중국 보다 훨씬 적어 가격 상승을 통해 일본이 얻는 것은 없다. ◆민족주의 조장 게임의 위험성 = 중국 정부는 반일시위들이 자발적인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중국 법은 정부의 허가 없이는 모든 시위를 금하고 있으며 천안문광장에서 조금만 수상한 짓을 해도 경찰의 심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지난 반일시위 동안 경찰은 시위대에게 특별히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중국정부는 반일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 싫어하면서 이를 이용하려 든다. 중국 관영신문들이 반일시위를 1면에 내지 못하지만 이를 언급하고 나서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중국정부가 배후를 조종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불’을 갖고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중은 맹목적으로 유순하지 하지만 조그만 사건 하나에도 성난 폭도로 돌변할 수 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2005-04-26
- 현대홈쇼핑, 한샘 부엌가구 등 특가 판매 현대홈쇼핑(www.hmall.com, 대표이사 홍성원)은 26일 저녁 7시 50분부터 밤 11시 20분까지 150분간 한샘 특별전을 열고 한샘 부억가구와 붙박이장을 특별가로 판매한다. 1부, 2부로 나누어 진행되는 이번 한샘 특별전 1부에서는 2005년 3월에 출시된 한샘의 부엌 가구 ‘매트릭스’ 모델을 판매하고, 2부에서는 한샘의 시스템 붙박이장을 99만원(10자기준)에 판매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사, 혼수 및 새집단장을 위해 부엌가구 및 붙박이장에 관심을 갖고 있던 고객들에게는 특별가 뿐만아니라 10개월 무이자 혜택등을 고려하면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2005-04-25
- <내일시론>비정규직 문제 해법은 있다(이 강 연 2005.04.25) 비정규직 문제 해법은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주도로 노·사·정이 연일 만나 협상을 진행중이다. 가능하면 비정규직 관련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것이 성사된다하더라도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노·사·정 각각의 인식이 다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이나 방식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가 ‘법안 수정’ 의견을 제시하자, 같은 정부기관인 노동부가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낼 정도로 ‘이견의 골’이 깊은 편이다. 우파는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이들의 채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기업이 경영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경쟁력을 높여 결국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자르고 싶을 때 마음껏 자르게 해 달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우리나라에선 고용의 불안정성이 사회통합력을 저해하고 국난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애써 간과하는 셈이다. 좌·우파 모두 한쪽면만 바라보는 한계 좌파 역시 한쪽면만 바라보긴 우파와 마찬가지이다. ‘비정규직 완전 철폐’를 주장하는 이들이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가 없는데도, 이들에겐 현실은 뒷전이고 꿈속에서 살기를 주저치 않는다. 좌·우파 모두 세계경제의 변화를 정확히 꿰뚫어보지 못한 탓이다. 소련의 붕괴 이후 사회주의체제를 포함한 전 세계가 단일한 시장경제로 재편되면서, 기왕의 분석 틀로는 설명이나 예측이 불가능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도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IMF 외환위기를 겪어야 했고, 이전엔 큰 관심 없었던 비정규직 문제가 노동시장의 핵심 쟁점중 하나로 불거졌다. 한편으론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 속 경쟁력 갖추기’ 일환으로, 정규직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비정규직을 선호했다는 뜻이다. 그 결과 IMF 이후 비정규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불완전 취업자’ 동향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97년 154만4000명에 그쳤던 취업자 수가 2005년 3월 현재 290만7000명으로 늘어나 무려 88.3%(136만3000명)나 증가했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늘어난 수가 49만7000명(32.2%)이라는 것은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상징한다. 더구나 한국경제처럼 ‘압축·초고속 성장’을 한 경우, 문제가 극단으로 치닫곤 한다. 2003년 10월 근로복지공단 계약직원의 분신자살을 비롯해 지난 2004년 12월까지 3명 이상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와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촉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차별 대우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영과 하청 간의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었다. 물론 간단치 않은 일이다. 오죽했으면 노동문제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노동부조차 자체 계약직원(직업상담원)들의 파업(2003년 10월)을 막지 못했을까. 더불어 정규직에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요구된다. ‘20 대 80의 사회’가 되면서 정규직, 특히 대기업 정규직은 고귀한 신분이 돼 버렸다. 대기업 정규직 ‘노블레스 오블리주’ 요구돼 초기 로마의 왕과 귀족들은 평민보다 앞서 솔선수범과 절제된 행동으로 제국의 초석을 다졌다. 고귀한 신분을 지닌 이들은 세금이나 기부를 평민보다 먼저 더 많이 했고, 전쟁터에도 먼저 나가서 목숨을 바쳤다.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먼저 출근해서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앞장서 수행해 나가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정규직이 외면한 3D업무를 비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가 수행한다면 정규직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게 할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비정규직’이 ‘일하지 않는 정규직’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에 대한 적극적인 공론화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분명 비정규직을 ‘필요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규직만의 순혈주의로는 노동시장의 침체는 불을 보듯 뻔해, 비정규직과의 바람직한 수혈구조를 고민할 때이다.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국민에게 안겨주자는 것이다. 이 강 연 정책팀장 2005-04-25
- 정부-관광공사-지자체 협력체계 관건 초청장만으로는 손님을 맞을 수 없다. 또 집만 번지르르 하다고 손님이 들끓지 않는다. 손님들이 좋아할만한 음식도 마련하고 집주인이 친절하게 손님을 대해야 초대받아 온 손님들이 기분좋게 들러갈 수 있다. 관광도 마찬가지. 우리나라 곳곳의 관광지가 좋다고 아무리 홍보해도 해당 관광지에서 손님을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관광객들이 찾을 리도 없거니와 찾는다 해도 인상만 찌푸리고 돌아갈 것이다. 관건은 각 주체들이 얼마나 힘을 합쳐 손님맞이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외래관광객 1000만명 유치와 국민관광시대에 따른 국내관광활성화’라는 정책목표는 결국 지역 관광인프라 확충과 맞닿아 있다. 물론 국내관광 활성화의 전제조건인 지역관광인프라 확충은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지자체간 얼마나 협력체계를 잘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역관광인프라 확충은 참여정부 국정과제인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유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지자체들은 이미 지역발전의 주요수단으로 ‘관광’을 주목한지 오래다. 때문에 관광공사는 지방관광개발 활성화 및 국내관광진흥 네트워크 구축을 올해 국내관광진흥분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를 ‘지역관광특화 원년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다. ◆지자체-공사-정부 네트워크 구축 본격화 = 지난 2월 관광공사는 진도군을 관광지 환경개선 지원사업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3월에는 전북 고창군을 ‘관광안내체계 개선’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지역관광 발전에 열의가 높은 지자체부터 네트워크를 꾸리고 지원을 강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모범사례 확산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다. 이에 따라 진도군의 경우 공사는 △관광안내센터 운영 △지역축제 활성화 △관광안내체계 및 주요관광지 환경개선 등을 지원한다. 진도군 관광분야 연구·개발은 호남대학교가 맡는다. 공사는 고창군과 ‘관광안내체계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06년까지 국고와 지방세 등 20억원을 들여 외국어 관광안내표지판 등 안내체계 선진화사업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사는 동해안권 관광상품 개발 및 판촉을 함께하기 위해 부산, 경북, 울산, 강원 등 동해안을 끼고 있는 지자체들로 구성된 동해권 관광협의회와 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협력사업은 △관광상품 개발 △해외언론인 및 여행업자 초청 팸투어 △상품홍보 등의 내용으로 이달초부터 올해말까지 추진된다. ◆손님맞을 준비, 작은것에서부터 = 외국인관광객들은 국내여행에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 언어소통 문제를 꼽는다. 이에 대해 공사는 무료 관광안내 및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1330 관광안내 전화와 관광안내소 운영을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330 안내전화 서비스는 24시간 연중무휴로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사는 지자체와 외국어 관광안내표기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잘못된 안내표기 개선은 물론 제각각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광안내표기를 표준화하고 있다. 특히 공사는 물론 외부전문가, 원어민 등 3차에 걸친 확인작업으로 관광안내표기 오류를 개선하고 있다. 공사는 또 ‘깨끗한 화장실 선정사업’ 후속으로 선진 화장실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한국화장실협회와 캠페인 및 연수 등 화장실 개선사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 주요 불편사항중 하나인 식당문화를 선진화하기 위해 벌이던 음식문화 선진화사업이 지난해로 끝남에 따라 공사는 올해부터 증가하고 있는 중국관광객 대상 음식서비스 개선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관련기관 및 업체, 지자체간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모범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올해부터 우수기관에 대한 시상 및 인증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2005-04-27
- 유선전화 발전사 - TDX 교환기 개발로 질적 도약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전화기가 도입된 것은 1882년 3월말. 1881년 영선사 김윤식 인솔하에 청나라 사절로 나섰던 학생 25명 가운데 천진 남국전기창에서 양전기 원리를 배우고 이듬해 귀국한 상진이 덕률풍(德律風: 텔레폰의 음역) 2대를 가져 온 것이 최초의 전화기다. 주로 궁내에서 이용되던 전화기는 1902년 3월 한성(서울)∼인천간 시외전화가 가설되면서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같은해 6월에는 시내전화 업무도 시작됐다. 정보통신부가 발간한 ‘한국정보통신20세기사’에 따르면 1905년 4월말 현재 경인지역 전화가입자는 서울 50명, 인천 28명, 수원과 시흥에 각 1명 등 모두 80명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그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전화가입자는 한국전쟁으로 51년 1만1345명까지 감소했다. 전화보급은 6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경제개발계획과 더불어 4차례에 걸친 통신사업 5개년 계획이 수행되면서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61년 9만7000여명에 불과했던 가입자가 81년에는 326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경제성장과 함께 전화수요도 폭증, 전화적체가 점차 심해졌다. 70년대 후반 전화교환기를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교체하면서 전화가입자도 급격히 증가했다. 87년 9월 마침내 1000만 회선을 돌파, ‘1가구 1전화 시대’를 맞았다. 우리나라 전화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전자교환기(TDX)의 개발이다. 86년 3월 순수한 국내기술로 개발된 TDX 교환기는 전화적체 해소는 물론,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해외진출을 이끄는 단초가 됐다. TDX 교환기 수출을 계기로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이 반도체·이동통신 등 첨단 IT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송방식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해 87년 이후 아날로그 전송은 완전중단되고 89년 이후에는 광전송 장치에 의한 디지털화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한편 2005년 3월말 현재 우리나라 유선전화가입자는 2293만명으로 2003년이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200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