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여자' 검색결과 총 779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29일 밤 장평지역 ''물 안나온다'' 장평동 전 지역이 29일(화) 밤 10시부터 다음날 30일 밤 10시까지 단수된다. 장평지역 상수관로 이설공사에 따른 조치다. 거제시는 “국도우회도로 장평진입로 공사구간 내 매설된 상수관로 이설공사로 인해 이 기간 동안 장평동 전 지역이 단수되고 수월동 등 일부지역은 수압저하현상이 다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압저하지역은 고현동 서문~백병원간 고지대, 수월동 해명마을, 양정동 제산마을이다. 시는 해당 지역 주민센터와 공동주택 등에 단수를 알리는 공문을 발송하고 현수막을 내걸 예정이다. 휴대폰 메시지와 차량 가두 방송 등도 활용해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6-23
- 성곽의 꽃, 화성의 역사적 발자취를 되새기며 걷다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걷는 제주 ‘올레길’이 인기다. 도보 열풍을 가져온 ‘올레길’ 못지않은 길이 수원에도 있다. 200년 역사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전체 길이 5.7㎞의 ‘화성성곽순례길’이 바로 그 곳. 아이와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보자. 책이 아닌 체험으로 정조의 효성과 꿈이 담긴 화성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사통팔달 팔달문을 바라보고 성곽순례길 출발~ 팔달문에서 걷기 시작한다. 보물402호인 팔달문(八達門)은 사방팔방으로 길이 열린다는 의미의 남쪽 문. 돌로 쌓은 무지개 모양의 문은 왕의 행차 시에도 가마가 드나들 만큼 널찍하다. 2층으로 누각을 세우고, 성문 앞에는 항아리를 반쪽으로 자른 모양 같아 옹성(甕城)이라 불리는 또 한 겹의 벽돌성을 둘러 세웠다. 성문에 불이 붙었을 때 불을 끄는 역할의 오성지도 보인다. 팔달문 주변으로 도로가 나 있어 자세히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아이 역시 아쉬움을 전한다. 그 마음을 잠시 접고, 팔달문 관광안내소 앞에 이르면 산등성이를 따라 성곽이 나타난다. 화성은 팔달산과 평지에 쌓은 성이라 산 정상의 서장대까지는 가파른 산길이다. 성곽을 따라 오르면 남포루와 서남암문, 서남각루(화양루) 등이 보인다. 성벽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쌓아 가까이 접근하는 적군을 공격하기위한 치에 지붕을 씌운 포루,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만들어 적에게 들키지 않고 군수물자를 성안으로 공급하도록 만든 암문 등이 신기하다. 각루는 높은 위치에 건물을 세워 주변을 감시하고 휴식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성곽길의 곳곳에는 자연지형을 잘 이용한 치, 포루, 암문, 각루들이 있어 아이의 눈길을 붙잡는다. 팔달산 정상에 다다르니 서장대와 서노대가 반긴다. 장대는 장수가 올라서서 군사를 지휘하던 곳으로 정조도 여기서 군사훈련을 지켜보았단다. 서장대에 오르면 시가지와 화성행궁이 눈앞에 펼쳐진다. 서장대 옆에는 정팔각형 평면으로 위로 올라가면서 전체 폭이 좁아지는 모습의 서노대(西弩臺)가 있다. ‘다연발 활인 쇠뇌를 쏘기 위해 벽돌을 쌓아 높이 지었다’는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재미있는 놀이터라도 만난 양 계단을 오르내리는 아이를 당시의 정조는 상상이나 했을까? 서쪽 대문 화서문을 지나 임금을 처음 맞이하던 장안문으로 화성의 서쪽에 있는 문은? 화서문(華西門). 그 원형을 잘 유지하여 보물403호로 지정됐다. 좌우 성벽에 연결되는 석축에 무지개 모양의 성문이 있고, 그 위에 1층의 누각이 있다. 문 바깥쪽으로 한쪽 팔이 구부러진 모양의 옹성을 쌓았다. 화서문 옆에는 방어를 위해 벽돌로 삼면을 높이 쌓고 그 가운데를 비워 둔 서북공심돈(西北空心墩)이 나온다. 3층으로 된 내부의 2·3층은 사다리를 통해 위 아래로 오르내릴 수 있다. 벽에는 구멍을 뚫어 외부의 적을 엿보고 무기를 쏠 수 있게 했다. 정조도 신하들에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든 공심돈이니 마음껏 구경하라”며 만족을 표시했단다. 장안문 좌우로 북서적대와 북동적대를 볼 수 있다. 적대는 성문과 옹성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문의 좌우에 설치한 방어시설물. 드디어 현존하는 국내 성문 중에서 가장 큰 장안문(長安門) 앞이다. 보통은 남문이 정문이지만, 화성은 임금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북문인 장안문에게 그 자리를 양보했다. 수도를 뜻하는 장안이란 말에서 화성을 대도시로 만들려던 정조의 의지가 엿보인다. “팔달문과 장안문, 화서문과 창룡문이 짝을 이뤄 모양과 크기가 같다. 화성 축성에 관한 모든 기록이 담겨있는 ‘화성성역의궤’가 있어 쌍둥이처럼 지을 수 있었고 복원도 가능했다” 는 사실은 아이에게 기록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전해주었다. 화홍문, 창룡문을 거쳐 동남각루에서 끝나는 성곽길 화성 안에는 수원천이 남북으로 흐르고 있다. 화홍문(華虹門)은 홍수를 대비해 그 위에 세워진 북쪽 수문(북수문)이다. 화홍문 위로는 누각을 지어 사람들이 지나다니게 하고, 다리에 무지개 모양의 7개의 수문을 뚫어 물이 흐르도록 했다. 화홍문에서 흘러나오는 장쾌한 물보라는 ‘화홍관창’이라 하여 수원팔경의 하나로 손꼽힐 정도. 화홍문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면 동북각루(방화수류정)가 있다. 용연이라는 연못 위에 세운 정자로 주변경관의 아름다움은 화성팔경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평상시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지휘하던 곳인 동장대(연무대)가 가까워 온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달음박질을 하는 아이를 보니, 언뜻 장용영외영 병사들의 무예훈련 모습이 스쳐 지난다. 지척에 있는 큰 원통모양의 동북공심돈으로 간다. “3층까지 오르는 계단이 벽을 따라 둥글게 이어져 마치 소라를 닮아 ‘소라각’이라고도 한다”고 알려주자 꼬불꼬불 미로 찾기 같다며 재미있어한다. 화성에서 가장 특이한 모양인 동북공심돈의 3층 망루에서는 화성 전체를 보는 즐거움도 한껏 누린다. 음양오행설에 푸를 ''창''자가 동쪽을 의미해 그 이름이 유래한 동문, 창룡문. 한국전쟁 당시 크게 소실된 것을 복원했다는 대목은 전쟁의 아픔을 맛보게 한다. 성곽 순례가 끝나가는 지점에서는 봉돈을 만난다. 불빛과 연기를 신호로 비상사태를 알렸던 봉돈은 5개의 화두 중 평상시는 남쪽 첫째 것만 사용하고, 전투가 시작되면 5개를 모두 피웠다. 41개의 시설물을 차례로 지나 역사의 발자취를 되짚어온 성곽순례길은 동남각루에서 끝난다. 아이는 “조선시대 건축기술의 뛰어남을 알았다. 화성을 만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나름의 감상을 전한다. 오랜 세월 속에서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아름다운 성곽의 꽃, 화성의 가치를 새삼 느끼며 아이와의 행복한 걷기는 마무리를 짓는다. 참고 수원화성행궁(수원시)/수원화성(김영사)/화성기행(문학동네 스쿨북)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6-18
- <`北위반'' 유엔헌장.정전협정.기본합의서는> 적대행위.무력행사 금지…대북제재 근거로 작용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북한군의 천안함 공격에 대해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남북 기본합의서 위반"이라고 규정한 것은 북한 도발행위의 불법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규정은 모두 적대행위와 무력행사 등 평화위협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앞으로 유엔이나 우리 정부 차원의 대북 제재 핵심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엔헌장 2조4항은 `모든 회원국은 그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해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양립하지 아니하는 어떠한 기타방식으로도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간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 영해에 잠수정을 몰래 침투시켜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군의 행위는 국제평화 및 안전 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엔헌장은 또 평화 위협.파괴.침략 행위에 대해 7장 41조와 42조에서 비무력적강제조치(경제관계 및 철도, 항해, 항공, 우편, 전신, 무선통신, 다른 교통통신 수단의 전부 또는 일부의 중단과 외교관계의 단절)와 무력적 강제조치(공군, 해군, 육군에 의한 시위 봉쇄 및 다른 작전을 포함) 등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측의 도발 행위에 대해 안보리에 회부할 경우 이들 규정이 제재 근거가 된다. 1953년 7월27일 국제연합군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중공인민지원군 사령원 사이에 체결된 정전협정도 무력도발을 금지하고 있다. 정전협정 12항은 `육.해.공군의 모든 부대와 인원을 포함한 그들의 통제하에 있는 모든 무장역량이 한국에 있어서의 일체 적대행위를 완전히 정지할 것을 명령하고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15항도 ''정전협정은 적대 중의 일체 해상군사역량에 적용된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은 끊이지 않았다.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을 맺은 1953년 7월27일 이후 1994년 4월 말까지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집계한 건수는 무려 42만5천271건에 달한다. 유엔사와 북측은 정전 이후 `정전협정 위반현황 통계''를 매월 판문점에서 상호 통보하고 교환해왔으나 1991년 유엔사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에 한국군 장성이 임명되자 북한은 1994년부터 북측 군사정전위 해체 등 정전체제를 무력화해왔다. 이에 따라 북측은 1994년 5월부터는 정전협정 위반 관련 통계교환을 일방중단했고, 유엔사도 정전협정 위반 건수에 대한 공식 통계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 19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도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파괴·전복 행위, 무력 사용 금지, 무력을 사용한 침략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는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한 조국통일 3대 원칙의 재확인, 무력 침략과 충돌 방지 등을 규정한 서문과 남북화해, 남북불가침, 남북 교류·협력등 총 4장 25항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응''과 ''보복''으로 나오는 경우북남관계 전면폐쇄, 북남불가침 합의 전면파기, 북남협력사업 전면철폐 등 무자비한징벌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남북 간의 각종 합의의 파기를 위협했다. lkw777@yna.co.kr (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23
- [주말을 여는 책]‘슈퍼글로벌 리더’ 국적 인종 전문분야 다른 22명의 인터뷰집 … 신선한 통찰력 제공 이미숙 지음/김영사/1만3천원 우리는 왜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가. 그것은 스스로 답을 구할 지적인 능력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엄청난 지혜와 경륜을 쌓아도 정답을 내기가 너무도 어려운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류초기의 동굴 그림이 문자와 역사를 잉태하듯, 현인에게 가서 ‘물어보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차별화를 부른 다른 발전 동력이 되었음직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비록 영원한 종교적 구원의 문제가 아니라 해도, 예측불가의 시대를 살고 있는 21세기의 인류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선각자들의 경험과 지식에 어느 정도 기댈 수 밖에 없다. 요즘처럼 지구촌의 먼 나라 경제위기가 오늘 나의 삶을 강타하는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단답형 해법을 구하기 어렵다. 다른 중요인물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해법들이 있는지 알아낸 다음에 나름대로 오늘, 지금, 여기에 맞춰 답을 구할 뿐이다. 천안함사태와 북풍-노풍이 몰아치는 혼탁한 선거전의 와중에서 한국과 아시아가 어디로 갈지 ‘답답한 마음에’ 읽게 된 이 책은 세계 석학과 미래 예측자들의 발언을 통해 지금 한국사회나 한국의 리더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전형적인 성공학 처세술서 같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 책은 제목만 연성으로 포장돼있을 뿐 내용은 매우 엄중하다. 지적 호기심과 글로벌시대의 근심에 충만한 현역기자의 일종의 ‘위장잠입형 현대지성사’ 인터뷰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인터뷰가 실린 22명의 ‘세계의 지성’은 다양하다. 뉴욕타임스의 토머스 프리드먼,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인 빌 에모트,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경제학자 레스터 서로, 글로벌 트렌드 연구가 로스 허니윌등 세계를 움직이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 부류이다. 또 한 부류는 특이한 삶의 역정, 서로 다르거나 완전히 상반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로 좌파 역사학자 하워드 진, 68세대 저널리스트 폴 버먼, 네오콘의 대표주자 빌 크리스톨, 쿠바 반체제 시인 라울 리베로 , 시민운동가 벤자민 바버와 월든 벨로, 헤리티지재단 이사장 에드윈 퓰너같은 이들이다. 이들의 솔직한 신상 발언과 글로벌 대안은 우리가 늘 접해온 해외 유명 인사나 석학들의 “ 교장선생님 말씀”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통찰력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기자는 워싱턴 특파원 시절과 그 이후의 취재과정에서 자신의 업무상 당장 필요한 인터뷰 외에도 궁금한 것은 끝까지 쫓아가서 심층확인하는 ‘기자근성’의 발로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지만 , 자의적 해법을 내놓는 대신에 두 마리 토끼를 들고 토끼장 밖에 서 있다. 이를테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글로벌리제이션 분석서 ‘세계는 평평하다’를 펴내 세계화 낙관론을 펼쳤다. 과학기술 발전과 정보유통의 쾌속화로 세계 모든 나라는 서로 밀접해졌고 영향을 주고받는 시대가 됐으며 상품, 서비스시장의 세계화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반론을 편 경제분석가 데이비드 스믹은 프리드먼의 책제목까지 뒤집은 저서‘세계는 평평하지 않다’에서 세계화가 일관되게 추진되지 않고 있는 현실의 이중성을 강조했다. 글로벌리제이션이 일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곡선으로 진행되고 있어 금융 불안정성과 함께 예측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2단계가 열린다는 진단이다. 기자는 양자의 주장 밖에 서 있지만 세계화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한국사회의 정보부족과 현 정권이 지향하는 막연한 ‘글로벌 코리아’의 구체적 전략부족을 서문에서 지적한다. 자칫하면 구호나 선전효과에 몰입해서 성급한 문제해결책을 구할 수 있으므로 위기의 뿌리를 추적하고 글로벌 리더들의 진단과 반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중대한 변화든 모든 세계인이 무관할 수가 없는 시대이다. 어제 뉴욕 증시의 등락이 오늘 당장 한국인들의 경제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진단과 예측의 선수들에게 세상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들은 21세기의 제반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국적과 인종과 전문분야가 다 다른 그들의 삶의 지침과 앞으로의 대안은 어떤 것인지를 직접 육성으로 들어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제로섬 사회’ ‘세계경제전쟁’등 유명 저서로 국내에도 많은 추종자를 갖고 있는 레스터 서로 같은 경제학의 거장도 단답형 해법은 없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빌 게이츠가 2년전 다보스에서 극단적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제안한 ‘친절한 자본주의’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그는“ 자본주의는 친절하지 않다. 시스템이 어떻게 친절할 수 있겠는가”하고 반문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제안한 사람이 시장에선 독점적 행위를 했다고 갈파한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 한국의 경제발전은 일단 경제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마라톤적 지구력을 관건으로 꼽는다. 권위주의 시대의 경제발전속도가 민주화 이후 둔화됐다는 그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경제발전-민주화-선진국 진입’이라는 단계에 익숙한 한국 지식인들의 상식을 한번 쯤 뒤집어 보게 만든다. 반면 진보적 역사학자 하워드 진 같은 사람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세계역사를 정확히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야한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 북한은 사회주의와 무관한 부패한 이념의 관료국가일 뿐’이라 규정하고 반미 대신 북한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해 싸우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인터뷰 대상 중에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인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비교적 많이 포함돼있는 편이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상이한 의견들의 스펙트럼 속에서 오히려 그들이 그간 내놓았던 방대한 분량의 문제 저서들을 다 읽지 않고도 그 핵심주장을 이해할 수 있으며, 남의 나라 얘기에서도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덧붙여 인터뷰 화자들의 재치와 인간적 면모까지 엿볼 수 있는 것이 이런 인터뷰집이 갖는 재미와 매력이다. 차미례 칼럼니스트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6-04
- [책소개]역사가, 한국 근현대사를 말하다 역사가의 시간 강만길 지음. 창비. 3만원 일제시기부터 최근까지 한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겪어온 원로 사학자 강만길의 삶을 한국 근현대사라는 격류 가운데 놓고 재구성한 자서전 ‘역사가의 시간’이 출간됐다. 강만길 교수는 한평생 우리 근현대사를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온 이 시대의 진보 지식인이다. 그 진보적 생각과 삶의 기록이 이 책은 또한 특별한 문헌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야기체 형식으로 재미있게 구성했으면서도 논쟁을 이끄는 책의 구성은 역사학은 현실문제를 다뤄야 하고 또한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입장이 잘 드러난다. 인간은 자신의 족적을 기록해 과거를 반추하며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인간의 역사 또한 흐르고 변화해가지만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가야 옳은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기록을 통해 과거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역사학이라고 부른다. 저자 강만길 교수는 평생 자유롭게 일기를 쓸 수 없었던 역사가로서 자신의 처지를 불행했다고 말한다. 군사정권 시절 서재를 검색 당했고, 치안본부에 끌려가 취조 당했고, 해직교수가 돼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30년이 넘도록 우리 현대사를 공부하고 겪으면서 쓰기를 바랐던 ‘내가 겪은 우리 현대사’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 앞에 꺼내 놨다. 서문에서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한평생 한국현대사 전공자로 살아오면서 우리 현대사의 역사적 현장을 목격하고 참여하면서 겪고 느낀 일을 겸허하고 솔직하게 돌아보는 자서전을 쓰는 일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책에는 일제강점 말기부터 최근까지의 모든 시대사적 사건에 대한 역사가로서의 경험과 논평이 총망라돼 있다. 초등학생으로 창씨개명을 겪은 일부터 8·15해방과 6·25전쟁을 거쳐 청년기에 4·19혁명과 5·16쿠데타를 보면서 현실비판적 지식인으로 변모했던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거쳐 정권교체 과정을 회고하며 풀어놓은 당시의 복잡한 심경과 역사적 평가도 담았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28
- OECD, 선진국 채무-亞 신흥국 과열 경고 日 과다부채 "크게 우려"..英 하반기 금리인상 권고 (서울=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 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면서 올해와 내년의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으나 선진국의 과다한 채무와아시아 신흥국의 과열을 위험 요소로 경고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OECD의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 서문에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국 정부들이 역내 재정 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신속하게 조처를 했지만 "취약점이 해결되기는 여전히 요원하다"고 지적했다.파도안은 "채무 위기로 인해 유로권의 구조 및 운용상의 취약점을 크게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됐다"면서 "그래야만 장기적인 통화 동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으로 대외 경쟁력을 감안해 (유로국) 국내 정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OECD의 일본-한국 경제 담당관인 랜달 존스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OECD가 일본의 과다한 부채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일본이 "신뢰할 수 있는 재정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일본의 과다한 부채와 재정 적자를 크게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OECD에 따르면 일본의 공공 부채는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205%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또 순채무율도 122%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는 26일 경기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기는하지만 아시아 신흥국의 과열과 유럽의 재정 위기가 위험 요소로 부각되고 있음을 OECD 보고서가 지적했다고 전했다.한편 가디언은 26일 영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하도록 OECD가 권고했다고 전했다. OECD는 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가 올 하반기 금리를 지금의 0.5%에서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것으로 지적됐다.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올해 4.6%, 내년에는 4.5% 성장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 1.2%포인트와 0.8%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된 것이다. jksun@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27
- 서울고(전국2위, 서초1위) 휘문고(전국4위, 강남1위) 지난 달 20일,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2010학년도 서울 일반계 고교선택제 경쟁률을 공개했다. 고교 선택제가 적용된 196개 일반계 고등학교 경쟁률 상위 5개교에 서울고(16.4대1 2위)와 2위 휘문고(15.8대1 4위)가 포함됐다. 5대1이 넘는 학교는 모두 54개교로 노원구가 7개교, 강남 6개교, 양천 6개교 송파구 5개교로 나타났다. 경쟁률이 2대1 미만인 학교는 40여 곳으로 강남구 2개교, 서초구 3개교다. 2차 지원에서 미달인 학교는 강남구, 서초구 각 3개교다. 강남구는 전통 있는 사립고인 휘문고와 숙명여고, 공립고인 경기고가 경쟁률 1,2,3위를 했다. 사립 남고인 중산고의 8대1이라는 지원율이 주목되며 공립인 경기여고는 사립여고인 은광여고나 진선여고에 비해 지원율이 높았다. 상대적으로 공립이면서 남녀공학인 개포고와 청담고의 지원율은 저조했다. 서초구는 전통 있는 공립고인 서울고와 지명도 있는 사립여고인 세화여고, 서문여고의 경쟁률이 높았으며 강남구와 마찬가지로 남녀공학이며 공립학교인 양재고 언남고의 지원율이 낮았다. 강남구 서초구 각 학교 경쟁률과 2010학년도 고교별 수능 3개 영역 표준점수(언어 외국어 수리영역) 합산평균을 비교해보면 경쟁률 순위와 학교의 수능성적이 정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경기고와 개포고는 성적이 331.6으로 비슷하지만 경쟁률에는 차이를 보였다. 은광여고(341.6)나 진선여고(338.5)도 경기여고(337.5)에 비해 성적이 좋지만 순위는 뒤로 밀렸다. 서초구는 반포고(33.76)가 서울고(326.2)보다 성적이 우수하지만 경쟁률은 서울고가 더 높다.강남구 첫 고교선택제 지원 결과를 보면 학생과 학부모가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성적 외에도 여러 요인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보다는 사립을, 신생학교 보다는 전통이 있어 동문의 힘이 강한 학교를, 공학보다는 남학교나 여학교를 선택했다. 남녀공학도 공립보다는 사립을 선호해 선택의 호불호 기준이 나타났다. 지난해 고교 선택제에 참가했던 학부모는 “대학진학률을 가장 먼저 고려하기는 했지만 통학거리와 교통문제, 학교시설이나 교사 수준, 공립 혹은 사립, 남학교 여학교 공학 여부 등도 복합적으로 고민해서 지원했다”면서 “지원율이 높은 학교는 사전에 학생과 학부모의 예상과 일치했으나 그 외의 학교의 경쟁률은 결과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첫 고교선택제의 혼란에 대해 지적했다. 이희수 리포터naheesoo@dreamwiz.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24
- <법정스님 번역으로 읽는 부처님의 일생> 문학의숲 ''불타 석가모니'' 출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 지난 3월11일 입적한 법정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산문집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불교계에서는 훌륭한 번역가로도 평가된다. 법정스님은 한문경전을 한글로 번역하는 동국역경원의 초창기 멤버였고 법정스님이 번역한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등은 여전히 불교계에서 잘된 번역으로 이름이 높다. 법정스님이 생전에 번역했던 또 한 권의 역작 ''불타 석가모니''가 출판사 문학의숲에서 출간됐다. 법정스님의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와 법문집 ''일기일회'' 등 법정스님의 말년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온 문학의숲은 지난 3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법정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불타 석가모니''의 번역작업을 했으며 서문도 미리 구술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불타 석가모니''는 힌두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에 능통했던 일본의 저명한 불교학자 와타나베 쇼코가 1965년에 낸 석가모니 부처의 전기다. 전세계적으로 쏟아져나온 부처 전기 가운데 부처의 생애와 당시 시대상, 사상의흐름, 문화적인 경향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철저한 현장 답사까지 거친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전기다. 이 책은 원래 법정스님이 1975년 처음 번역해 샘터에서 출간됐고 이후 동쪽나라에서 출간됐으나 절판되고 판권이 소멸된 후 이번에 문학의숲이 다시 일본 측으로부터 판권을 사들여 재출간됐다. 출판사측은 법정스님이 입적 전까지 옛 번역을 다듬고 서문을 다시 쓰고 마지막까지 교정을 보는 등 책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고 전하고 있다.법정스님은 서문에서 "출가해서 반세기 넘게 지금까지 부처님 제자로서 살아온 것이 고마울 뿐이다(중략) 불타 석가모니는 우리 삶이 나아가야할 기준이며 지향점이다"라고 쓰고 ''2010년 봄 法頂''이라고 서명했다. 책에는 법정스님의 유지를 받든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의 인지가 붙었다.법정스님은 입적 후 발표된 유언에서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맑고 향기롭게''에 줘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 해 달라. 그러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고 썼다. 이에 따라 법정스님이 기존에 냈던 책은 올해 12월31일까지만 출간하기로 했으나 이번 새 책의 경우 맑고향기롭게 측에서 인지를 제공해 출간이 가능하게 됐다고 출판사측은 설명했다. 448쪽.1만6천800원. chaehee@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18
- [신간]‘알파독’ 언론인이 뒤쫓은 최대 선거전략 그룹의 역사 최악의 선거 실패전략은 후보자 ‘거짓포장’ 제임스 하딩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 1만6천원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주요 선거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소여 밀러 그룹’. 영국 출신 언론인 제임스 하딩은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 선거판을 장악했는가’를 좇았다. 하딩은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취재하던 중 ‘부시의 책사’ 칼 로브를 통해 오늘날 선거에서 정치 컨설턴트는 과연 어떤 존재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하딩이 뒤쫓은 것은 이른바 미국식 정치 전략 업계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소여 밀러 그룹’의 행적이다. 이 그룹은 1970년대 후반부터 인물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선거 캠페인,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슬로건 부각’ 전술 등으로 상징되는 미국식 미디어 정치를 전 세계에 전파한 정치전략 업체다. 하딩은 언론매체와 상징을 중시하는 정치 문화를 이끌었던 소여 밀러 그룹을 망보는 개의 무리를 이끄는 대장 개에 빗대어 ‘알파독’이라고 지칭했다. 수백 번의 인터뷰와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이들 ‘알파독’들이 누볐던 전 세계 주요 정치 현장을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책의 서문을 연다. “우리는 거의 예외 없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원칙을 끌어낼 수 있다. 즉 타인이 강력한 권력을 거머쥐도록 자초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반드시 자멸한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군주론’에 나오는 이같은 말처럼 소여 밀러 그룹은 네거티브 전략을 쓰더라도 선거에서 이긴다는 전략을 가장 먼저 구상한 인물이다. ◆후보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 = 데이비드 소여는 본래 배우 지망생이었지만 침착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화려한 은막 뒤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했다. 기록영화를 만들던 소여는 1960년대 후반 정치인들의 의뢰를 받아 전기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 준 영화 덕분에 유대인 사업가가 펜실베니아 주지사로 당선되면서 소여는 자연스럽게 선거판에 몸을 담게 된다. 1968년 푸에르토리코 정치인의 홍보 영상을 제작하며 남미와 인연을 맺은 소여는 몇 년 뒤 베네수엘라에서 첫 대통령 선거를 경험한다. 그가 지원한 후보는 지지율 1위의 여당 후보 로렌소 페르난데스. 엘리트 출신인 페르난데스는 전임 대통령의 성과를 이어받아 무난히 승리하리라 예상됐지만 경쟁 후보인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에게 패배하고 만다. 당시 양쪽 정당은 정책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후보의 이미지가 선거를 좌우했다. 소여는 여기서 선거전략의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는다. 바로 ‘거짓 포장’의 함정이다. 소여는 얼룩무늬 고양이를 호랑이라고 선전했던 베네수엘라 선거의 일을 회상한다. 필사적으로 페르난데스 선거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안을 찾아다녔지만 정치 컨설팅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소여는 이 일을 통해 후보의 실제 인물상을 완전히 무시하고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터득한 것이다. ◆미디어선거의 창시자 = 소여 밀러 그룹은 또 다른 창시자 스콧 밀러는 “코카콜라와 함께 웃어요”의 광고를 만든 카피라이터였다. 유명 광고 회사에 막 입사한 1975년 소여가 함께 일하자며 그를 찾아왔다. 당시 밀러는 틈틈이 정치인들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었다. 1982년 소여 밀러 그룹이 공식적으로 창립되기 전까지 두 사람은 자유롭게 협력해서 일했다. 보스턴 시장 선거 역시 그런 상황에서 진행됐다. 1978년 말 소여와 밀러가 케빈 화이트 보스턴 시장의 선거운동을 맡을 당시 화이트의 지지율은 상대 후보보다 26퍼센트나 뒤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화이트가 자신들에게 신경 쓰지 않는 오만한 계파 정치의 우두머리라고 여겼다. 시간 여유가 없었던 그들은 화이트의 단점을 감추고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각시켰다. 대신 능력있는 시장으로 보스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시와 사랑에 빠진 고독한 남자’라는 감성적인 광고를 만들어 냈다. 이로서 화이트는 계파 정치의 우두머리가 아닌 보스턴을 사랑하지만 약점이 많은 인간으로 평가됐다. 화이트 시장은 다시 한 번 보스턴을 품에 안았다. 기록적인 4선 시장은 소여 밀러의 이런 전략 덕분이었다. 이런 전략은 텔레비전을 거부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1984년 미국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레이건 탄생의 비결이 텔레비전이었다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 제임스 하딩은 영국의 언론인으로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후 중국 상하이 지국을 개국하고, 미국 워싱턴 지국장을 역임했다. 2006년 타임스로 자리를 옮긴 뒤 현재 편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14
- 책] 알파독 그들의 세계 선거판 장악 시나리오 제임스 하딩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 1만6천원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주요 선거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소여 밀러 그룹’. 영국 출신 언론인 제임스 하딩은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 선거판을 장악했는가’를 좇았다. 하딩은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취재하던 중 ‘부시의 책사’ 칼 로브를 통해 오늘날 선거에서 정치 컨설턴트는 과연 어떤 존재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하딩이 뒤쫓은 것은 이른바 미국식 정치 컨설팅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소여 밀러 그룹’의 행적. 이 그룹은 1970년대 후반부터 인물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선거 캠페인,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슬로건 부각 전술 등으로 상징되는 미국식 미디어 정치를 전 세계에 전파한 정치 컨설팅 업체다. 미디어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정치 문화를 이끌었던 소여 밀러 그룹을 망보는 개의 무리를 이끄는 대장 개에 빗대어 ‘알파독’이라고 지칭하며, 수백 번의 인터뷰와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이들 ‘알파독’들이 누볐던 전 세계 주요 정치 현장을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책의 서문을 연다. “우리는 거의 예외 없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원칙을 끌어낼 수 있다. 즉 타인이 강력한 권력을 거머쥐도록 자초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반드시 자멸한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군주론’에 나오는 말처럼 소여 밀러 그룹은 네거티브 전략을 쓰더라도 선거에서 이긴다는 전략을 가장 먼저 구상한 인물이다. 데이비드 소여는 본래 배우 지망생이었지만 침착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카메라 뒤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한 인물이다. 기록영화를 만들던 소여는 1960년대 후반 정치인들의 의뢰를 받아 전기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 준 영화 덕분에 유대인 사업가가 펜실베니아 주지사로 당선되면서 소여는 자연스럽게 선거판에 몸을 담게 된다. 1968년 푸에르토리코 정치인의 홍보 영상을 제작하며 남미와 인연을 맺은 소여는 몇 년 뒤 베네수엘라에서 첫 대통령 선거를 경험한다. 그가 지원한 후보는 지지율 1위의 여당 후보 로렌소 페르난데스. 엘리트 출신인 페르난데스는 전임 대통령의 성과를 이어받아 무난히 승리하리라 예상됐지만 경쟁 후보인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에게 패배하고 만다. 당시 양쪽 정당은 정책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후보의 이미지가 선거를 좌우했다. 소여는 여기서 선거전략의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는다. 바로 ‘거짓 포장’의 함정이다. 소여는 얼룩무늬 고양이를 호랑이라고 선전했던 베네수엘라 선거의 일을 회상한다. 필사적으로 페르난데스 선거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안을 찾아다녔지만 정치 컨설팅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소여는 이 일을 통해 후보의 실제 인물상을 완전히 무시하고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터득한 것이다. 소여 밀러 그룹은 또 다른 창시자 스콧 밀러는 “코카콜라와 함께 웃어요”의 광고를 만든 카피라이터였다. 유명 광고 회사에 막 입사한 1975년 소여가 함께 일하자며 그를 찾아왔다. 당시 밀러는 틈틈이 정치인들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었다. 1982년 소여 밀러 그룹이 공식적으로 창립되기 전까지 두 사람은 자유롭게 협력해서 일했다. 보스턴 시장 선거 역시 그런 상황에서 진행됐다. 1978년 말 소여와 밀러가 케빈 화이트 보스턴 시장의 선거운동을 맡을 당시 화이트의 지지율은 상대 후보보다 26퍼센트나 뒤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화이트가 자신들에게 신경 쓰지 않는 오만한 계파 정치의 우두머리라고 여겼다. 시간 여유가 없었던 그들은 화이트의 단점을 감추고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각시켰다. 대신 능력있는 시장으로 보스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시와 사랑에 빠진 고독한 남자’라는 감성적인 광고를 만들어 냈다. 이로서 화이트는 계파 정치의 우두머리가 아닌 보스턴을 사랑하지만 약점이 많은 인간으로 평가됐다. 화이트 시장은 다시 한 번 보스턴을 품에 안았다. 기록적인 4선 시장은 소여 밀러의 이런 전략 덕분이었다. 이런 전략은 텔레비전을 거부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1984년 미국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레이건 탄생의 비결이 텔레비전이었다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 제임스 하딩은 영국의 언론인으로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후 중국 상하이 지국을 개국하고, 미국 워싱턴 지국장을 역임했다. 2006년 타임스로 자리를 옮긴 뒤 현재 편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