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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난 잔치 ‘DMB’ 먹을 것 있을까 연말부터 테마열풍 타고 무더기 급등 단말기·컨텐츠 등 관련종목 50여개 전문가 “3∼4년내 수익 연결 어려워” 유동성 기댄 급등, 조정 가능성 높아 세계 두 번째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시험방송을 시작한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가 관련 종목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풍족한 결실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연말부터 꼬리표에 DMB만 붙여도 ‘묻지마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표정이다. 일부 종목군의 경우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대체적으로 “당장 기업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속담이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다. 위성DMB 시험방송이 첫 방영된 10일, 기륭전자와 청람디지탈, 옴니텔 등 DMB 관련주들은 일제히 방송개시 기념 상한가를 기록했다. 언론들은 휴대전화 액정화면으로 비춰지는 동영상에 일제히 탄성을 쏟아내면서 시장 열기를 부추겼다. 지난 연말 이후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어온 DMB테마가 식을줄 모른채 질주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도 DMB에 대해 일정부분 기대치를 쏟아놓는다. 증권가에서는 위성DMB와 지상파DMB(일명 T-DMB)가 본격방송되면 이동통신서비스업체와 장비제조업체, 컨텐츠업체가 무더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증권이 집계한 바(표 참조)에 따르면 DMB 관련 상장 및 등록사만 50여곳. 물론 이 가운데 오는 3월 T-DMB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다수 업체가 탈락하면서 DMB 테마와 영원히 작별하게 된다. 한화증권 조철우 부장은 단말기업체의 경우 국내 신규수요 발생과, T-DMB기술이 유럽이나 중국 등에서 채택될 경우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수혜 이유로 꼽았다. 수혜 예상종목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레인콤, 엑세스텔레콤, 현대오토넷, 현대디지털텍, 기륭전자, 씨앤에스테크놀로지 등이다. 컨텐츠업체는 DMB방송 특성상 △다양한 채널로 구성되고 △24시간 운영되며 △프로그램당 방영시간이 짧다는 점에서 잇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조 부장은 “유료인 위성DMB와 무료 또는 소액의 시청료를 지불하게될 T-DMB는 방송초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컨텐츠를 총동원해 치열한 시장경쟁에 나설 것”이라며 “컨텐츠시장의 수혜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DMB테마가 ‘설익은 감자’라는데는 이의가 없는 분위기다. CJ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위원은 “DMB 관련주는 수신료나 광고수입, 기기판매수익 등의 수익원을 가지는데 초기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DMB 관련주를 펀더멘털 개선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민 위원은 “일부 종목의 경우 T-DMB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급등하는데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급등인만큼 옥석을 가려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김지선 연구원은 “DMB 장비주들의 경우 다른 분야에서의 실적호전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DMB 자체만으로는 수익과 연결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조만간 급등 이전 수준으로 조정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DMB 테마가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적보다는 유동성 덕분에 주가가 뛰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화증권 조 부장도 “아직 사업자가 정확히 정해진 것도 아니고 시장이 어느정도 형성될지도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이런 점들이 어느정도 윤곽을 나타낸다하더라도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려면 최소 3∼4년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최근 급등세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2005-01-11
- 일자리 40만개 만들어도 청년은 논다 지난 한해 40만개 이상 일자리가 생겨났다. 하지만 청년실업은 악화일로다. 지난해말 청년실업률이 9개월만에 다시 8%대로 치솟았을 정도다. 임시직, 공공근로 위주 일자리 창출로는 한계라는 얘기다. 체감실업률이 정부발표보다 2배나 높은 상황에서 단순 ''숫자 늘리기''식 일자리창출로는 실질적인 고용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전체 및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1만8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연간실업률은 3.5%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또 청년실업률은 7.9%로 0.2%포인트 늘었다. 수치상으론 정부 목표치에 근접했다. 하지만 고용의 질은 늘어난 숫자만큼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99년 10.9% 이후 사상최고 수준에 달했다.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했다. 지난해 전체 실업자는 81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6000명 증가했다. 취업자는 2255만7000명으로 전년의 2213만9000명에 비해 41만8000명 증가했다. 농림어업에서 12만5000명이 줄었다. 하지만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41만9000명,이 늘었다. 제조업(8만5000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2만6000명) 도소매·음식숙박업(1만명) 건설업(4000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증가했다. 한편 지난 12월 실업률은 3.7%로 전달보다 0.4%포인트 올랐다.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다시 8%대로 치솟았다. 청년실업률은 전달보다 1.2%포인트 상승한 8.5%에 달했다. 방학으로 재학생·졸업예정자 구직활동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청년층이 일할만한 자리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농림어업에서 취업자 28만명이 줄었다. 제조업과 건설업도 각각 4만3000명, 3만4000명씩 줄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2005-01-13
- SK건설 설계공모 설명회 성황 11일, 12일 대학생들의 눈과 귀가 양재 SK HUB Primo 현장에 쏠렸다. 지난 연말 접수를 마감한 ‘제 1회 SK 건축학생공모전’ 에 신청한 학생들이 설계 대상인 양재 SK HUB Primo 현장에서 개최된 설명회에 모인 것. 이번 공모전에는 총 953명이 신청하여 그 열기가 뜨겁다. 특히 건축 전공자뿐만 아니라 주생활, 도시계획, 조경 등 관련 학과 전공 학생들도 참여하여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건축설계팀 정원재 대리는 “기존 공모전이 이상적이고 아카데믹한 디자인에 중점을 둔 반면, 이번 SK 건축학생 공모전은 실제 적용 가능한 설계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디자인적인 우수성 외에도 시공성, 경제성, 법적 제한도 꼭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가 대학생들은 ‘Open Space For Public’라는 공모주제로 양재 SK HUB PRIMO 공개공지 계획을 작성하여 2005년 2월 19일까지 강남구 역삼동 소재 SK주택문화관에 제출하면 된다. SK건설은 제출 작품에 대한 평가를 마친후 2005년 3월 25일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2005-01-13
- [여론조사에 나타난 2007년 코드 읽기 ⑧고 건의 경쟁력 대선시기만 되면 잠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 건 전 총리의 정치적 행보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대권주자 인지도·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소장 김헌태)가 지난해 12월 7일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32.1%로 각 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19.2%)와 정동영(10.6%)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12월 3일 MBC(26%), 11월 17일 AM7(23.5%), 10월 6일 경향신문(28%) 여론조사에서도 고 전 총리는 1위를 차지했다. 또한 10월 18일 한국리더십센터가 각 분야 CEO와 기업 임직원 100명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리더’를 선정한 뒤 네티즌 17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관계 분야의 리더로 고 전 총리가 44%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고 전 총리의 행보도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1월 1일 고 전 총리는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다산연구소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제 세력들은 21세기 미래전략을 모색하려는 노력보다는 ‘기 싸움’ ‘힘겨루기’ ‘제몫 챙기기’에만 더욱 골몰했으며 실용주의보다는 이념과 명분의 허상을 좇느라 분주했다”며 “이래서는 우리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탄핵 때 대통령 대행 인상적 = 고 전 총리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KSOI가 지난해 10월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 건 총리의 인지도는 82.6%, 인지호감도 73.2%로 다른 대권 예비주자들에 비해 단연 돋보였다. 특히 국민들은 고 전 총리의 장점으로 ‘도덕성(27.1%)’과 ‘능력(25.7%)’, ‘추진력(18.6%)’을 꼽았다. 반면 ‘과거 이력(7.2%)’ ‘정치적 성향(5.6%)’ ‘비전(4.9%)’에 대해서는 비교적 낮은 평가했다. 특이한 것은 다른 주자들에 비해 ‘능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고 전 총리가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추고, 탄핵정국에서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 전 총리는 37세에 최연소 도지사(전남)를 시작으로 교통·농수산·내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2회(관선·민선), 총리 2회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안정과 경륜을 갖춘 인물’로 이미지가 정립됐으며, 이것이 고 전 총리의 최대 경쟁력이 된 것이다. 지지기반이 고르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전 계층별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호남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지역, 진보·보수진영으로부터 모두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KSOI 관계자는 “참여정부의 실정과 장기간의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현실정치에 대한 불신’,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국민통합의 열망’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의 보수안정 성향이 결합해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미래형 지도자 이미지 없어 = 높은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현실적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선 확실한 지지 세력이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선호도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모두 2위로 나타났다. 이는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뚜렷한 정치세력이 없다는 말과 같다. 본격적인 대선후보 경쟁에 들어서면 고 전 총리의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래를 개척하는 지도자의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도 약점이다. 고 전 총리는 안정적 관리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이끌어 가는 적극적인 지도자의 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고 전 총리의 능력은 풍부한 경륜으로부터 나온 이미지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 능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고령이라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07년이면 69세로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 중 나이가 가장 많다. 리더의 ‘젊은 나이’는 세계적 추세다. 노무현 대통령, 미국의 부시, 일본의 고이즈미 등이 모두 50대에 당선됐으며, 영국의 블레어는 40대였다. 정치컨설팅그룹 민(MIN)의 박성민 대표는 “고 전 총리가 부각된 것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권주자들이 ‘2% 부족하다’는 집단적 메시지로 평가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고 전 총리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92년 박찬종씨와 97년 조 순씨가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린 적이 있었지만, 본선 대결이 본격화 되면서 경선권에서 탈락한 것이 좋은 본보기라고 한다. 결국 고 전 총리가 대선에 나서는 것은 주관적 의지보다는 객관적 조건에 의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우선 가장 큰 기회는 참여정부로부터 이탈한 호남민심과 결합해 2006년 지자체 선거에서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 정당이 출현하면, 호남권 민심 또한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고 전 총리는 확실한 승부가 아니면 모험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또 정·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에 변화가 오면, 고 전 총리를 필요로 하는 세력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된다. ◆고사모가 뜨고 있다 = 고 전 총리의 인기는 인터넷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인 ‘고건을 사랑하는 모임(고사모)’ 등 지지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다음카페 ‘고 건 대통령 만들기 희망본부(http://cafe.da-um.net/gogunpresident)’ 등 고사모를 하나로 연결한 ‘고건닷컴(www.gohkun.com)’이 만들어져 활동을 하고 있다. 고 전 총리 주위에는 계보나 측근이 없다. 공직에 있을 때 친한 사람이 ‘고 건 사단’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정도로 ‘고 건 사단’의 형성을 스스로 막아 왔다. 하지만 강영훈 전 총리, 이세중 변호사, 정경균 전 서울대보건대학원장 등 원로인사들과는 10년 가까이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 전 총리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언론인 출신인 한중광씨, 보좌관 출신인 백형환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감사 등을 ‘고 건 맨’으로 분류했다. 요즘은 92년에 마련한 연지동 여전도회관에 있는 개인사무실에 들려 독서를 즐기고, 가끔 찾아오는 지인들과 차를 놓고 담소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오는 3월 중순 하버드대의 초청강연을 앞두고 조용히 준비 중이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2005-01-13
- ‘제2의 주은래’ 꿈꾸는 서민정치로- 원자바오 중국 총리 원자바오(사진 왼쪽·61) 중국 총리는 2003년 3월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총리로 인준됐다. 그는 장쩌민 체제 때부터 후진타오 현 주석과 함께 ‘후-원’체제로 불리며 국민들의 기대를 모았으며 후진타오와 함께 순조롭게 중국 제 4세대 지도자 교체를 이뤄냈다. 원자바오는 1965년 베이징 지질학원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줄곧 광산 현장에서 일하는 등 일찌감치 테크노크라트의 길을 걸었다. 1968년부터 1982년까지 깐수성 지질국에서 평범한 기술원에서 부국장을 지냈으며, 당 중앙 판공청 주임 시절 장주석의 눈에 들어 92년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한 후 98년 부총리로 승진했다. 원자바오 총리한테는 많은 수식어들이 붙어 다닌다. 제 2의 주은래(사진 오른쪽·周恩來·저우언라이),행정의 달인, 젊은 오뚝이, 3대에 걸친 원로 등등이다. 특히 “노동자들의 임금이 체납되지 않도록 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재해지역을 가장 먼저 달려가며 가장 밑바닥의 서민들의 살림을 돌보는 등 진정 ‘이인위본(以人爲本)’을 알고 관철하는 총리로 인정받고 있다. 원 총리는 정치가보다는 학자적 풍모를 풍긴다. 특히 중국의 역대 총리들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총리를 역임하고 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중국의 영원한 총리’ 저우언라이(주은래) 총리를 연상시킨다. 원자바오가 새해 초부터 노동자들을 찾은 모습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인터넷은 “원 총리, 당신은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꼭 건강하십시오”라는 네티즌들의 응원의 글들로 넘쳤다. 또 올해 초 남아시아 재해지원 정상긴급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천 경제개발특구를 방문, 환경미화원들이 원총리의 손을 부여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저우언라이 전 총리가 40여년전의 어느 이른 새벽, 출근길에 차에서 내려 환경미화원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는 이야기와 흡사하다. 원자바오는 정치이력에서도 문화대혁명기의 격동을 헤쳐 나온 저우언라이를 연상케 한다. 중앙판공청 주임은 총서기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원자바오는 1985년부터 7년동안 후야오방, 자오쯔양, 장쩌민 3대에 걸쳐 판공청 부주임과 주임을 거쳤다. /황은하 리포터 hislight@naeil.com 2005-01-16
- [2005년 여의도정가 신라이벌] 박영선-전여옥 의원 입사·방송·특파원·정계입문·대변인… 걸어온 대부분의 길이 ‘닮은 꼴’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만큼이나 다르기도 한 두 인물이 있다. 이들은 겉으로 서로를 ‘외면’하지만, 사람들은 그 닮은 꼴 인생에 흥미를 갖기 마련. 특히 직업이 방송인 혹은 정치인일 때, 그 흥미의 ‘정도’는 분명 달라진다. “한나라당에서는 대변인을 ‘하나’라고 부르나요.” “아나운서 하신건 알겠는데, 그런 것 같고 논의할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여야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민생경제를 논의하던 2차 원탁토론회의장. 열린우리당 박영선 원내부대표와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자리에 앉자마자 가시돋힌 설전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25일이다. 전날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라디오방송에서 물건을 세듯 “대변인이 하나 나왔다”고 표현한 것을 박 부대표가 문제삼자 전 대변인이 즉각 반격으로 응수한 것이다. 양당 관계자들이 회의장에 들어서며 악수를 건네며 느꼈던 온기는 두 의원의 팽팽한 기싸움에 냉기로 돌변했다. 이날 두사람의 정면충돌은 약 5개월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박 의원은 지난해 6월부터 최전선인 열린우리당 대변인에서 후방의 원내부대표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던 터라 두사람이 직접 맞닥뜨릴 기회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사건은 두사람이 만만치 않은 ‘맞수 사이’임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지난해 탄핵정국과 총선전선 등 정국의 고비고비마다 자존심을 건 ‘말의 전쟁’을 치른 그들이었다. 닮은 꼴의 캐리어를 지닌 채 서로 다른 길을 걷는 기묘한 인연은 두사람을 ‘맞수’로 규정짓기에 충분하다. 전 대변인은 59년생으로 이화여대 77학번, 60년생인 박 의원은 경희대 78학번이다. 두사람은 81년 나란히 KB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년뒤 박 의원은 MBC로 옮겨 기자와 앵커의 길을 걸었고, 전 대변인은 KBS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두사람 모두 해외특파원을 지낸 것도 공통점이고, 정계입문 과정도 비슷하다. 당 대표격인 정동영 당시 의장과 최병렬 당시 대표가 직접 영입했다. 박 의원은 전국구 5번, 전 대변인은 7번으로 의원 배지를 달았다. 대변인 타이틀은 지난해 1월 입당한 박 의원이 먼저 달았다. 탄핵정국이 한창이던 3월 중순 전 대변인이 영입되면서 두사람간 설전이 본격화한다. 탄핵안이 가결되던 3월 12일, 당시 박 대변인은 ‘국민이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탄핵 당했습니다’라는 제하의 논평을 냈다. 의회 쿠데타로 열린우리당 의원이 처참하게 쓰러지고 대한민국호가 침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란 정반대의 논평으로 맞섰다. 노 대통령 탄핵 의결은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에 대해 의회가 헌정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54년 헌정사의 새 장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불이 붙은 두사람의 대결은 탄핵정국의 확대국면과 촛불집회, 총선을 거치며 한치의 양보없이 이어졌고, 정치권의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로 인식됐다. 두 맞수는 각자의 정치노선과 당의 입장차이 만큼이나 다른 목소리를 냈지만, 싸움 스타일도 그 이상으로 차이가 난다. 전 대변인이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어법을 앞세운 ‘돌진형’이라면 박 의원은 꼼꼼한 분석과 정제된 표현의 ‘섬세형’이다. 지난 한해 당의 입으로 최전선에서 부딪혔던 두사람은 올해 각자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변인’이란 명칭으로 불리는 박영선 의원은 “당 대변인 생활로 배운 것도 많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 사고력의 샘물이 말라간다는 느낌이 든다”며 정책의원의 길로 매진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자신이 발의한 법안이 상임위를 거쳐 법률로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본 게 가장 보람있다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반면, 전 의원은 한나라당 당직개편에서 여전히 ‘대변인’ 역할을 맞게 되었다. 전여옥-임태희의 투톱 대변인 체제가 원톱시스템으로 변경되면서 전 의원 혼자서 당의 입 노릇을 하게 되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2005-01-11
- 정부 신불자대책 겉돈다 신용불량자 대책이 겉돌고 있다. 정부 주도 구제대책으로 지난해 100만명 이상이 신불자 딱지를 뗐지만 전체 신불자수는 360여만명선에서 늘 제자리 걸음이다. 매달 10만명 안팎의 신불자가 새로 생겨나거나 다시 신불자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신용불량 상태를 벗어나게 해주더라도 워낙 경기가 나빠 그만큼 새로운 신불자가 생겨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경제활동인구의 10% 수준인 250만명 안팎까지 신불자 수를 줄이기 위해 기초생활보호 대상자에 대한 원금탕감 등의 추가 구제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이라는 근본대책 없인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11일 신용회복위원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개인워크아웃, 배트뱅크, 상록수프로그램 등 지난해 신불자 구제대책을 총 가동 101만여명의 신불자를 구제했음에도 지난해 11월말 현재 개인 신불자는 1년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365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신불자수가 최대치에 달했던 지난해 2월의 382만여명에 비해 불과 20만명도 줄지 않은 셈이다. 이는 구제기관의 해지 신불자 수가 중복됐을 가능성이 높고 대부분은 해지된 후 다시 신불자로 등록되는 등 신불자 구제 숫자에 허수가 많은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재등록자를 포함 매달 10만여명의 신불자가 새로 생겨나고 있어 신불자 숫자만이라도 줄여 보려는 정부 노력마저 허사로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한복환 신용회복위원회 사무국장은 "신용불량자수가 최근 들어 꾸준히 줄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지만 불황 탓에 일정수만큼 새로운 신불자가 생겨나고 있어 실질적인 신불자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경기 나쁘면 신불자 느는 건 당연한데 일시 구제책으로 신불자수를 줄이고 그러면 소비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단 사후적으로 빚을 제대로 갚도록 도와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올 3월 신용불량자 등록제도 폐지에 맞춰 금융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기존 채무의 상환기간 연장 등을 통해 영세자영업자들이 생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정부는 신규 신불자 발생 억제와 함께 일부 계층의 신불자수 줄이기에 여전히 주력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2005-01-10
- <주주독자마당>“가장 큰 불만은 ‘신문이 재미없다’는 것” 강진수(45) 독자는 유명인사다. 그는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된 부산지역 일급 호텔 경영을 위탁받아 화제에 올랐던 인물이다. 이후 지속적인 적자경영에서 탈피해 호텔을 흑자궤도 위에 올려놓은 눈부신 경영성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 지금은 고급음식점을 창업해 경영하고 있다. 강 독자가 내일신문의 열렬한 팬이라는 점은 주위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와 내일신문의 인연은 서울에서 아파트 건설업체인 우성건설 노동조합 간부활동을 하고 있던 지난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취재차 찾아온 내일신문 기자와 노동조합 운영상황에 대해 심금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다 신문을 구독하게 됐다. 96년 우성건설이 부도가 나자 당시 노조위원장이었던 그는 내일신문사에 노동운동 전문가가 많다는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조합을 방문한 내일신문 장명국 사장의 강연이 우성건설 구사운동의 계기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장명국 사장은 강연을 통해 “부도난 기업을 살리려면 기업에 몸담고 있는 조합원들이나 직원들이 국민과 여론을 감동시키는 필사적이고 헌신적인 자구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강연 이후 그는 내일신문의 영원한 팬이 됐다. 강 독자가 리베라 호텔의 위탁경영을 맡은 것은 98년 4월 부산으로 낙향한 뒤였다. 그는 리베라 호텔에 내일신문 경영방식을 도입했다. 내일신문처럼 각 직원마다 회사 주식을 구입하도록 권유했던 것이다. 우리사주 경영방식을 도입한 결과 그 어렵다던 IMF경제위기에도 객실점유율이 100%를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강 독자는 지난해 3월 리베라호텔을 그만둔 뒤 해운대에 ‘홍쌍리 매실가 일품매우’라는 고급음식점을 열었다. 광양지역의 유명한 청매실 재배농가인 ‘홍쌍리 농원’에서 나오는 매실을 먹여서 키운 한우만을 취급하는 고급 음식점이다. 그는 자신의 경영이념을 ‘회사는 직원감동, 직원은 고객감동’이라고 소개했다. 회사가 내부 경영을 통해 직원을 감동시킬 때 그 감동을 받은 직원이 최일선에서 고객을 감동시키게 되고 결국 그 성과가 회사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그는 부도위기에 처한 우성건설 노조위원장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들 삶의 터전인 회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고민을 깊게 하면서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경영을 하는 사람들이 회사 경영이 어려워질 때 직원들의 마음을 얻기보다는 자금조달에 치중하는 것을 보면 아쉽다”고 말했다. 10여년간 내일신문을 계속 읽어온 독자로서 그가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신문이 재미없다’는 것이다. 그는 “신문을 계속 보는 것은 신문이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내일신문 매니아로서의 사명감 때문인 측면이 더 크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거기에 편승하지 않고 정권 문제에 맨 먼저 메스를 대는 등 정론지 역할에 충실한 점을 높이 사지만, 신문이 좀 더 재미있게 꾸며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2005-01-10
- 한국은행 금리인하 ‘시기조절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는 시기만 조절하는 수준이며 상반기 중 1회이상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여러 통로를 통해 정부 재정정책과의 협조의지를 밝히고 금통위에서도 같은 의견을 여러번 내놓은 것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만만치 않은 것도 금리인하의 속도나 폭 조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 김태동 금융통화위원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가장 큰 목표는 물가이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어떤 모양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면서 정부의 재정정책와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목표물가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에서 공개한 지난해 9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금통위원들 중 최소한 3명이 올 상반기의 물가부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한 금통위원은 “올해에도 물가상승압력은 계속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다른 금통위원은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물가상승압력이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우려했다. 금통위원들은 또 “수입물가가 환율을 통해 국내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고 “국제유가와 환율동향,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운용 등 최근으 경제상황이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자극, 올해 물가관리에 상당한 주의가 요구되며 특히 국민들이 느끼는 생활물가가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도 적지 않았다. 한 금통위원은 “미국의 정책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내외금리차 확대로 인한 외화유출 가능성과 환율, 물가 등에 미칠 영향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또다른 위원은 “생산자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말에 담배가격이 갑당 500원씩 대폭 올랐으며 올 2∼3월엔 택시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또 경북·경남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상반기 중 버스요금 인상을 계획해 놓고 있고 자동차 특별소비세 한시인하 연장조치도 6월 말로 끝나 하반기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상반기중 대규모 재정을 쏟아부으면 경기부양에 나서는 ‘올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뒷짐만 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9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제반 거시경제정책의 정책조화와 효과 등을 좀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 또다른 위원은 “소비 투자 등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재정 조세 환율정책 등 제반 거시경제정책과 조화롭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통화정책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도 “금리정책은 물가안정목표 달성에 주력하면서 경기상황에도 유의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면서도 “재정·외환·금융감독정책과의 조화적 운영(policy-mix)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승 한은총재도 신년사 등을 통해 “정부의 재정정책에 협조하는 방안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따라서 물가유지에 무게중심을 두되 재정정책을 어느정도 뒷받침하는 수준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이 이뤄질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5-01-09
- “자본시장 살아야 퇴직연금시장 커져”(그래프 1단 2개) 미국, 주식시장 무너지면서 손실 우려 목소리 높아져 일본, 도입 초기인데다 보수적인 투자행태로 ‘미지근’ 퇴직연금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본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미국의 퇴직연금시장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뉴욕증시가 크게 활황을 보이면서 안정성 뿐만 아니라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퇴직연금시장이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체 퇴직충당금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비율이라는 점은 일본국민들의 보수적인 투자행태와 연결돼 있으며 일본주식시장의 침체 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올 12월부터 시작되는 퇴직연금시장의 확대는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에 물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상반기 중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직간접적인 지원포를 날리거나 준비하면서 최근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고 있어 약발이 내년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과거와 같이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근처에서 추락하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엔 투자자들의 신뢰 역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곤두박질, 퇴직연금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주가 오르고 안전장치 마련=미국의 퇴직연금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주식시장의 안정과 안전장치를 통해 기업들을 유인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운용하면서 운용손실이 기업이 책임지고 종업원에게 정해진 퇴직금을 주는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을 선호하게 되지만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업이 정해진 규모를 내고 운용책임은 종업원에게 돌아가는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에 관심이 모아지게 된다. 지난 85년에 1조2263억달러였던 퇴직연금 자산은 90년에 1조6345억달러로 늘었고 1995년에는 2조9234억달러로 증가했다. 인터넷 등 IT업체들의 선전으로 뉴욕증시에 불이 붙으면서 2000년에는 퇴직연금 자산이 4조5154억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인터넷 거품이 꺼지면서 2003년말에는 2조9790억달러까지 줄었다. DB형과 DC형의 규모도 엇갈렸다. 1990년까지만 해도 DB형 퇴직연금자산은 8999억달러였으나 DC형은 7346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1995년에는 각각 1조4605억달러, 1조4629억달러로 역전됐고 2003년말에는 1조8670억달러, 1조1120억달러로 벌어졌다. 미국에 종업원이 운용책임을 지는 DC형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주식시장이 안정적이어서 종업원들이 운용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며 DB형은 연금지급보증공사 등을 통해 기업에서 연금을 지급할 수 없을 경우에 지급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어 가입액이 높아나고 있다. 증권연구원 고광수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안정이며 특히 DC형 규모는 종업원들이 운용책임을 지기 때문에 시장의 움직임과 크게 연동한다”면서 “실제로 미국 증시와 연금자산규모의 변동추이는 같이 간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의 손실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도 잘 완비돼 있어 DB형 연금시장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제 시작단계=일본은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2001년부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기업형 확정갹출기업연금(DC)형 도입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2003년 상반기에는 3000억엔에 가까운 규모가 모였다. 꾸준한 증가세가 최근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은 후생연금기금을 DB형 퇴직연금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적격퇴직연금은 2012년 3월까지 DB형 퇴직연금이나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토록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퇴직연금시장은 여전히 크지 않다. 금융감독원 고명진 연금감독팀장은 “일본은 아직 제도가 시행초기이고 보수적인 투자유형을 가지고 있어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당분간 미국과 같은 시장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본의 퇴직연금 운용대상을 보면 예적금비율이 52.8%로 가장 높고 유가증권은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도 채권중심으로 운용하고 있어 자본시장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05-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