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밥일꿈> 새 일터에서의 단상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김윤기 얼마 전 한 국책경제연구기관에서 여의도 증권가의 민간경제연구소로 이직하였다. 97년 외환위기가 일어나던 해 청운의 꿈을 안고 경제연구소에 발을 디딘 지 10년 만에 밥벌이 터를 옮기게 된 것이다. 요즘은 직장을 옮겨 다니는 일이 다반사이고 이직 횟수에 비례해서 그 사람의 능력이 평가되는 시대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비록 박봉이지만 준공무원 신분과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무엇보다 상아탑을 연상케 하는 직장 분위기를 박차고 나서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돌이켜보면 90년대 초반 지방에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상경하여 여의도에 본사가 있는 모공사기업에 입사원서를 제출하러 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빌딩이 즐비만 여의도 금융가에서 직장을 갖고 폼 나게 근무하는 게 나같이 경제 관련 전공자들의 작은 소망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당시에 합격을 하지 못하고 여의도 입성은 못했지만 늘 가슴 한구석엔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이후 대기업 본사에 운 좋게 입사한 뒤 세 달도 못 채우고 대학원 진학을 하게 되었고 졸업과 동시에 국책연구원의 연구원이 되었다. 때마침 건국이래 최대의 경제위기를 겪는 해인 97년도에 입원하게 되어 하루 하루를 정신 없이 보냈지만 국가경제의 난국을 헤쳐가는데 일조한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한 기억이 난다. 연구실 마다 미니 국기를 책상 앞에 꽂아두고 투철한 국가관으로 뭉쳐진 양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고 그 때를 생각하면 슬며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당시 우리 나라 거시경제 분야의 주요 쟁점들을 다루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일에 미력하나마 참여하고 IMF의 위기 극복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본 일은 국책연구원에서 일한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며 지금도 자부심으로 간직하고 있다. 세월이 변한 건지 사람이 변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연구원 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지고 뭔가 변화를 갈구할 시점에 때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엔 말썽임이 없진 않았지만 이미 많은 선후배들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을 하고 있고 그들로부터 익히 많은 얘기를 듣고 권유도 있었던 터라 결정은 빨랐다. 벌써 새로운 일터로 온지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전과 달라진 생활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정이 가까워서야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된다는 것이고 경제적으로 조금 여유가 생겼다는 점일 것이다. 퇴근하면서 가로등이 켜진 한강을 바라보며 강변을 달릴 때 왠지 모를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끔 가슴이 벅차 오를 때가 있다. 14년 전 사회 초년생으로 첫 발을 내딛고자 했던 이곳을 먼 길을 돌아서 이제야 정착한 느낌이 들곤 하기 때문일까? 바빠진 생활로 몸은 피곤하지만 가슴은 사회초년병처럼 늘 긴장되고 한편으론 재미있기도 하다. 오늘도 여의도의 늦은 밤 빌딩 숲 사이로 불빛은 밝게 빛나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과 빠르게 돌아가는 일 처리 그리고 경쟁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받아들여지지만 이 모두가 나에게는 새로운 일터가 가져다 주는 기쁨으로 느껴진다고 하면 너무 오버한 것일까?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13
- <한강-6> 소양강, 내린천에서 춘천까지 소양강, 내린천에서 춘천까지 소양호는 ‘흙탕물 저장고’ … 몸살앓는 북한강 설악산 수해복구공사장에서 누런 흙탕물 … 소양댐 방류수 9월말 이후 맑아질듯 평화의댐에서 파로호(화천댐)로 흘러든 북한강 본류는 화천댐 방류구를 지나 다시 강물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북한강은 춘천댐이라는 인공 구조물에 가로막힌다. 북한강이 화천에서 춘천으로 넘어오는 경계는 화천군 하남면 원천리와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 이 두 마을을 이어주는 5번 국도에는 ‘달거리고개’라는 고개가 있어 절로 웃음 짓게 한다. 아하. ‘산이 높아 넘어가던 달이 걸린다’는 뜻인가 보다. 원천리에는 ‘달거리’라는 마을도 있고 사창리 명월리 쪽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 위에는 ‘만월고개’도 있다. 이 일대엔 재미있는 마을 이름이 많다. 한사모루, 건는들, 챙벌, 석금바위, 빗서오지, 열개미, 토둔이, 원댕이, 며구지, 머구넘이 …. 산이 높고 물이 깊은 탓인지 일제강점기 때 창씨개명을 당하지 않은 정겨운 우리 이름들이다. ◆2006년 흙탕물 발생일수 224일 = ‘호반의 도시’ 춘천 주변은 온통 인공호수들이다. 북쪽에는 파로호와 춘천호, 동쪽은 남한 최대의 소양호, 서쪽은 의암호, 의암호 하류에는 청평호, 그것도 모자라 청평댐 옆 산꼭대기에 청평양수댐까지 들어섰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1급수의 물이 의암호에서 정체되면서 2급수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댐이라면 아예 수문을 열거나 철거를 하는 게 낫다.” 춘천21세기연구소 변지량 소장의 말이다. 춘천시민들은 의암댐의 수문을 완전히 열거나 아예 철거하는 게 낫다고 입을 모은다. 흐르는 물만 정체시킬 뿐 홍수 조절능력도 거의 없고 북한 금강산댐 담수 이후 발전용량도 30% 이상 줄어드는 등 효용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의암댐을 비우면 북한강과 소양강 일대에 대규모 하천부지가 생겨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요즘 들어 흙탕물이 자주 발생하는 소양호도 춘천시민들의 고민으로 자리잡았다. 11일 오후 소양댐 발전방류수가 내려오는 춘천시 세월교 지점. 강물이 온통 누런 흙탕물이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소양댐 방류수가 흘러 냉기가 감도는 이곳은 춘천 시민들이 즐겨찾는 단골 피서지다. 여느 때 같으면 다리 양쪽으로 자동차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을 텐데 차들도 띄엄띄엄 서 있고 다리 난간에 기댄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누런 흙탕물이 시원한 느낌마저 가시게 할 정도니 일부러 이곳을 찾을 까닭이 없는 것이다. 소양강 흙탕물 현상은 몇해 전부터 해마다 되풀이되는 연례행사가 됐다. 소양강 상류지역의 고랭지 채소밭이 늘고 여름철 강우량이 많아지면서 흙탕물 사태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태풍 에위니아로 발생한 설악산 일대 산사태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때 발생한 흙탕물은 올해 중순까지 이어지며 주민 생활과 수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소양강댐이 거대한 흙탕물 저장고 역할을 하면서(2006년 흙탕물 발생일수 224일) 소양강물이 유입되는 북한강 본류까지 몸살을 앓았다. 올해에는 금강산댐 북쪽에 8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발생, 북한강 본류 수계까지 온통 시뻘건 흙탕물로 뒤덮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올해 흙탕물 유입량이 지난해의 1/3 수준이고 탁도(NTU)도 심하지 않다는 점이다. 소양강댐 관리단 관계자는 “올해 유입된 흙탕물은 대부분 발전방류를 통해 빠져나간 상태”라며 “9월 말 경이면 30NTU 정도로 탁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흙탕물 주범인 ‘객토’ 엄격하게 제한” = 매년 되풀이되는 소양호 흙탕물 사태의 해결책은 없는 걸까. 이번 취재중 비가 내리는 날 내린천과 인북천 등 소양강으로 유입되는 하천의 흙탕물 상태를 모두 살펴봤다. 소양강 최상류 하천은 내린천. 내린천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 일대 백두대간 북쪽 계곡에서 발원한다. 이 일대 남한강과 북한강의 분수령은 운두령(1089m)과 계방산(1577m), 오대산(1563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이다. 2005년 여름까지 심각할 정도로 흙탕물이 내려왔던 ‘자운천’(운두령에서 내려온 내린천 상류 하천)은 생각보다 훨씬 맑은 상태였다. 계방천과 자운천, 내린천이 모두 만나서 내려가는 ‘미산계곡’도 그다지 흐린 기색이 없었다. 이 일대 내린천 상류는 우리나라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로 꼽힌다. 그러나 홍천군 내면 일대에 고랭지 채소밭이 늘어나면서 여름철이면 심각한 흙탕물이 내려와 미산계곡을 찾아온 피서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내린천 상류가 왜 이렇게 맑아졌을까. 고랭지 채소밭이 밀집해 있는 자운천이 연일 계속되는 빗속에도 크게 흐려지지 않은 까닭이 뭘까. 정답은 ‘흙탕물 저감사업’이었다. 홍천군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밭 경계에 자연식생대를 만들고 산에서 밭으로 유입되는 물을 우회시키는 등 저감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흙탕물의 주범인 ‘객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사진 밭에 객토를 하면 큰비가 왔을 때 이 흙이 모두 떠내려간다. 흙과 함께 비료나 농약 성분도 하류로 떠내려간다. 상류 계곡은 입자가 굵은 모래로 뒤덮여 열목어 서식지가 사라지고 하류 소양호엔 입자가 고운 황토 성분이 쌓인다. 이것이 흙탕물 사태의 본질이다. 남한강 수계의 도암댐이 5년 동안 발전방류를 못하고 있는 것도 대관령 일대 고랭지 채소밭에서 내려온 유기물질과 황토 성분 때문이다. ◆빗속에 하천부지 건물 철거까지 = 소양호로 흘러드는 하천 가운데 고랭지 하류의 흙탕물을 여전히 내려보내고 있는 곳은 양구군 해안면 해안분지(일명 ‘펀치볼’)의 ‘성황천’이 유일했다. 양구군 해안면의 성황천과 인제군 서화면의 서화천이 만나는 현장에서 맑은 물에 황톳물이 섞이는 적나라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소양호 상류 수계에서 가장 심각한 흙탕물이 발생하고 있는 곳은 고랭지 채소밭이 아니라 설악산 일대의 수해복구공사현장들이다. 인제군 인제읍 덕산리의 덕산천과 가리산천 일대의 수해복구공사장 수십여곳에서 심각한 정도의 흙탕물이 발생하고 있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 하천 바닥에서 땅을 파는 굴삭기들도 많았고 심지어 하천부지에 있는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물길을 한쪽으로 몰아놓고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비가 오는 상황에서 흙탕물 저감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형식적인 오탁방지막도 몇 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강원도 환경정책관실 관계자는 “아직 수해복구공사장 흙탕물 발생 상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현재 소양호로 유입되는 군축교(인제대교) 지점의 내린천 하류는 이미 맑아진 상태”라고 답변했다. 반면 수자원공사 소양댐관리단 관계자는 “올해 소양호로 유입된 흙탕물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 수해복구공사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흙탕물의 관점에서 보면 수해복구사업이 수해를 오히려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13
- [내일시론]‘9·11’은 끝나지 않았다 ‘9·11’은 끝나지 않았다 6년 전인 2001년 9월11일.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여객기 2대가 차례로 부딪쳤고 곧이어 그 거대한 미국의 상징물들이 차례로 무너져 내리던 광경을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비행기로 그 거대한 빌딩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도, 그 엄청난 빌딩들이 여객기의 육탄공격으로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는 것도 9·11이전에는 아마 그 누구도(오사마 빈 라덴을 제외하면)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6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9·11’은 방황을 계속하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 2995명의 사망자를 낸 그 엄청난 테러의 주범 빈 라덴은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고 피해자인 미국과 부시대통령은 깊은 좌절의 수렁에 빠져있다. 빈 라덴은 지난 7일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미국은 겉은 강해보이지만 사실은 약하다”면서 이라크전쟁을 끝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알 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전쟁과 미국인 살상행위를 더욱 가속화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이슬람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반면 미국은 9·11 6주년에 침묵했고 빈 라덴의 비아냥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가해자가 큰소리치는 현상은 왜? 이런 기이한 현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첫째로는 세계가 9·11의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알 카에다 테러의 원인을 미국이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돼 간 데 있다. 아랍세계에 민주적인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하려는 꿈을 갖고 있는 알 카에다를 중심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미국은 적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영국은 전후 중동에 기독교 국가인 이스라엘을 세웠고 미국은 이후 일방적으로 친이스라엘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석유자원 확보에 급급한 미국은 이란의 백색독재를 지원했으며 미국은 지금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부패하고 무능한 왕정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걸핏하면 주창하고 있는 ‘민주주의 확산’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은 90년 걸프전을 빌미로 사우디에 미군을 주둔시킨 이래 지금까지 철군하지 않고 있다. 알 카에다는 이를 이슬람을 겁박하는 서구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더구나 사우디에 있는 미군은 이슬람의 메카 바로 인근에 주둔하고 있다. 이슬람은 이를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음으로는 9·11 이후 미국의 대응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무모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9·11 직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미정권을 세웠다.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명분은 9·11의 주범 빈 라덴이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는데 미국은 거기서 빈 라덴을 찾아내지 못했다. 미국은 이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은 후세인 정권이 핵을 비롯한 다량의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으며 알 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침공명분의 증거로 제시됐던 미국 CIA의 각종 정보는 조작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미국이 힘의 한계 알 때 더 많은 평화가 군사적으로 승승장구했던 미국은 2004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채택한 공화당 강령에서 미국의 단독행동주의를 강조하고 미국은 UN 등 국제기구보다 우위에 있으며 미국은 국제법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오만이 어디까지 갔었는가를 웅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전세계를 몇 번이나 잿더미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 그런 미국이 알 카에다 같은 한낱 테러집단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 그것은 세계가 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방주의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전쟁학을 전공한 이춘근씨는 인터넷 등 과학기술의 발달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윗(테러리스트)들이 첨단무기로 무장한 골리앗(미국)을 돌멩이(재래식 무기)로 공격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같은 군사대국도 도덕성을 상실하면 힘을 잃게 된다는 진실을 미국이 간과한 데 있다. 세계는 이미 어느 한 국가의 일방주의를 용납하지 않을 만큼 민주화 돼 있다. 미국이 스스로 자기 한계를 알고, 변화된 세계를 바로 인식할 때 세상은 한결 평화스러워 질 것이다. 임춘웅 객원 논설위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12
- <내일시론>‘9.11’은 끝나지 않았다(임춘웅 2007.09.12) ‘9.11’은 끝나지 않았다 6년 전인 2001년 9월11일.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여객기 2대가 차례로 부딪쳤고 곧이어 그 거대한 미국의 상징물들이 차례로 무너져 내리던 광경을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비행기로 그 거대한 빌딩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도, 그 엄청난 빌딩들이 여객기의 육탄공격으로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는 것도 9·11이전에는 아마 그 누구도(오사마 빈 라덴을 제외하면)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6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9·11’은 방황을 계속하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 2995명의 사망자를 낸 그 엄청난 테러의 주범 빈 라덴은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고 피해자인 미국과 부시대통령은 깊은 좌절의 수렁에 빠져있다. 빈 라덴은 지난 7일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미국은 겉은 강해보이지만 사실은 약하다”면서 이라크전쟁을 끝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알 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전쟁과 미국인 살상행위를 더욱 가속화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이슬람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반면 미국은 9·11 6주년에 침묵했고 빈 라덴의 비아냥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가해자가 큰소리치는 현상은 왜? 이런 기이한 현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첫째로는 세계가 9·11의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알 카에다 테러의 원인을 미국이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돼 간 데 있다. 아랍세계에 민주적인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하려는 꿈을 갖고 있는 알 카에다를 중심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미국은 적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영국은 전후 중동에 기독교 국가인 이스라엘을 세웠고 미국은 이후 일방적으로 친이스라엘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석유자원 확보에 급급한 미국은 이란의 백색독재를 지원했으며 미국은 지금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부패하고 무능한 왕정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걸핏하면 주창하고 있는 ‘민주주의 확산’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은 90년 걸프전을 빌미로 사우디에 미군을 주둔시킨 이래 지금까지 철군하지 않고 있다. 알 카에다는 이를 이슬람을 겁박하는 서구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더구나 사우디에 있는 미군은 이슬람의 메카 바로 인근에 주둔하고 있다. 이슬람은 이를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음으로는 9·11 이후 미국의 대응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무모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9·11 직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미정권을 세웠다.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명분은 9·11의 주범 빈 라덴이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는데 미국은 거기서 빈 라덴을 찾아내지 못했다. 미국은 이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은 후세인 정권이 핵을 비롯한 다량의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으며 알 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침공명분의 증거로 제시됐던 미국 CIA의 각종 정보는 조작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미국이 힘의 한계 알 때 보다 많은 평화가 군사적으로 승승장구했던 미국은 2004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채택한 공화당 강령에서 미국의 단독행동주의를 강조하고 미국은 UN등 국제기구 보다 우위에 있으며 미국은 국제법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오만이 어디까지 갔었는가를 웅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전세계를 몇 번이나 잿더미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 그런 미국이 알 카에다 같은 한낱 테러집단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 그것은 세계가 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방주의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전쟁학을 전공한 이춘근씨는 인터넷 등 과학기술의 발달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윗(테러리스트)들이 첨단무기로 무장한 골리앗(미국)을 돌맹이(재래식 무기)로 공격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같은 군사대국도 도덕성을 상실하면 힘을 잃게 된다는 진실을 미국이 간과한 데 있다. 세계는 이미 어느 한 국가의 일방주의를 용납하지 않을 만큼 민주화 돼 있다. 미국이 스스로 자기 한계를 알고, 변화된 세계를 바로 인식할 때 세상은 한결 평화스러워 질 것이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11
- <내일시론>엄청난 감동못주면 대선 필패인데(정세용 2007.09.11) 엄청난 감동못주면 대선 필패인데 “덧셈 뺄셈도 못하는 정당인데 보나마나한 게임 아닌가” “막판 대역전극을 기대하는 모양이나 그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국민들의 따가운 비난을 의식해 경선 룰을 수용할 뜻을 밝혔음에도 국민들의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한 차가운 의식은 식을 줄 모르는 것 같다. “신당은 신당다워야하는데” 이제까지 대통합민주신당은 정말 도로열린우리당 같기에 지지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정말 자성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여론조사를 경선에 반영할 것인지 등 경선 규칙을 둘러싼 후보간 논란이 계속됐다면 이번 대선은 한나라당 필승이었는지 모른다. 신당이라면 규칙을 정하는 것부터 참신해야하건만 반성은커녕 한동안 샅바싸움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신당에 대한 애정은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대통합민주신당은 국민들 관심을 끌만한 정당인가. 이 물음에 답하기에는 지난 몇달간의 대통합민주신당 역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탈당 합당에 재탈당 그리고 합당으로 도로열린우리당 창당. 그 세월은 진정한 반성보다는 열린우리당이 아니라고 화장하기에 바빴던 나날이 아니었던가. 약칭을 민주신당으로 쓰다가 법원의 유사당명 사용금지 결정이 나오면서 망신에 망신을 당했기에 정말 대통합민주신당은 ‘대통합’에 ‘민주’를 지향한 ‘신당’인 것인지 국민들이 이해했을 까닭이 없다. 망신의 극치는 더하기에 빼기도 못한 코미디 때문이었다. 지난 5일 예비경선을 통해 예비후보 9명중 5명을 뽑는데 정당은 4위와 5위 후보를 뒤바꾸는 코미디를 연출한 것이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이런 실수는 없을 것인데. 과연 산수도 못하는 정당이 정권을 다시 맡겠다는 것을 어떤 사람이 이해하겠는가. 손학규 한명숙 이해찬 정동영 유시민. 대통합민주신당의 9명 예비후보가운데 컷오프를 통과한 5명이다. 이들은 오는 15일 제주 울산을 시작으로 시도 16곳을 돌며 순회경선을 벌인다. 10월 1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는 선출된다. 다섯명이라지만 사실은 3파전이다.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등 친노 3인이 본선 단일화에 거의 합의했기에 사실은 손학규 정동영 친노단일후보의 3파전일 가능성이 크다. 대중적인 지지도에서는 손 후보가 우세하나 조직 등에서는 정 후보와 친노 단일후보가 우세할 것이기에 현 시점에서 누가 확정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어렵게 시작된 경선이기에 한나라당 식의 진흙탕 싸움식 경선이 아니라면 국민들이 마지막 기대는 접지 않아도 될 것인지 모른다. 앞으로 한 달 간의 경선이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선임을 국민 앞에 증명한다면 12월 대선이 한나라당 압승이라고 말한 분석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07년 대선은 지난 5년전 대선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다. YS로부터 15년, DJ로부터 10년. 이에 정권교체 요구가 어느 때보다 정말 강하다. 영남 대 호남, 동부벨트 대 서부벨트의 전통적 지역대결구도 또한 약해졌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념대결구도 또한 희미해졌다. 범여권의 지리멸렬과 현직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또한 범여권의 재집권 가능성을 적게 하는 요인인 것 같다. 2007년 대선을 규정하는 제요인은 한나라당 압승을 예견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물론 범여권을 얕볼 수 없는 조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범여권은 민주개혁세력으로 오랜 투쟁기간을 통해 단련된 조직으로 게릴라전에 강하다. 앞으로 남은 100일은 단기전으로 이들은 이해를 떠나 합쳐 싸울 수 있는 집단으로 누가 뭐래도 현재의 권력이다. 지지 유권자들이 의사소통이 신속할뿐더러 현재 비난의 대상인 노무현 대통령이 순식간 뒤로 사라질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인물은 현재로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이다. 현재로서 한나라당이 패배할 가능성은 9회에 한나라당의 범실이 거듭되고 범여권이 만루홈런에 만루홈런을 거듭할 경우에 한하지 않을까.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 시비에 크게 휘말리고 동북아정세가 평화무드로 확연히 전환해 모든 조건이 한나라당에 불리해지고 범여권이 완전한 통합을 이룰 때가 아닌가. 게다가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게 등을 돌릴 때만이 범여권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생기는 것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범여권이 지금과 같이 감동을 못주면 12월 당선은 불가능할 것 같다.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우 경선 과정을 통해 감동을 주고 대선 기간 더 큰 감동을 주어야만 승리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11
- [여행] 섬 꼭지 1 운명이 비슷한 이어도와 가거초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4시간동안 쾌속선을 타고가야 만날 수 있는 이어도와 가거도에서 서쪽으로 뱃길따라 48km를 가야 닿을 수 있는 가거초는 운명이 비슷하다. 이어도는 망망대해에 솟구쳐져 있는 수심 50m의 해산으로 그 정상은 수심이 4.6m에 불과한 암초로 알려져 있다. 가거도도 높낮이 차이가 최대 50m인 기둥모양의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 이어도를 놓고 한일간 신경전을 벌이는 것처럼 가거초의 역사도 비슷하다. 이어도는 해녀들의 구전으로 존재가 알려졌지만, 가거초의 존재는 1927년 일본 군함에 의해 빛을 봤다. 일본군함 ‘일향’호가 가거초에 부딪치는 사고가 나자 이 암초의 이름을 ‘일향초’로 지었다. 세월이 지나 일본이름으로 살아온 가거초를 딱히 여긴 주민들은 해양지명위원회에 요구해 가거초의 국적을 되찾았다. 물론 배타적경제수역을 설정하는 기준이 되지 못하지만 80년간의 창씨개명된 이름을 제대로 찾아준 것이다. 두 ‘섬’ 모두 시야가 좋으면 보트 밑에 모습을 드러내고 다양한 수중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바닷속 생태계를 관찰하기에 적합하다. 자원과 기상 해양 정보를 수집하는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08
- [밥일꿈]교육대통령을 기대하며 교육대통령을 기대하며 윤지희 (교육과시민사회 대표) 이 나라를 5년 동안 새롭게 이끌어 갈 새 대통령을 뽑는 날이 이제 석 달 남짓 남았다. 각 당에서는 최종 대선 주자를 결정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고, 시민사회 각 분야에서는 자신들의 영역을 잘 이해하고 살필 대통령이 누구인지 엄정한 평가를 할 예정이다. 각 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준비하였던 각 영역의 정책들을 내놓고 후보들의 공약에 반영하기를 요구하는 활동도 하게 될 것이다. 교육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그 가운데 최근 결성된 학부모·교원·교육시민단체들의 연대기구인 "교육대통령을위한국민의선택"(이하 ''''국민선택'''')은 역대 대통령 선거 시절에 큰 규모의 교원단체가 중심이 되어 공약 관철 운동을 주로 펼쳐왔던 것과는 달리 소규모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주요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일정한 기준에 의해 평가하여 국민들이 교육대통령으로서의 적임자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모임을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역대 대통령 당선자들이 모두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장담하였던 것을 기억한다. 그만큼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데도 5년이 지나고 또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하여 세월이 흘러도 부모들이 다녔던 시대보다 자녀들이 현재 다니는 학교의 사정이나 교육 환경이 더 나아졌다고 느끼지 않는다. 사회 다른 분야의 변화가 급격히 돌아가는 것과는 달리 교육의 변화는 잘 느끼기 어렵고 실제로도 더디 가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 소득이 높아가도 사교육비의 증가는 그 속도를 훨씬 상회하니 점점 감당하기 어렵게 되어 가고, 공교육과 사교육에 끝없이 매달려도 자녀의 학력이나 실력이 높아졌다는 증거를 찾기도 어려워 교육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은 날로 깊어만 가고 있다. ''''국민선택''''은 대선 후보들의 교육 공약을 최종 평가하여 발표하기에 앞서 후보들의 교육에 대한 식견과 소신을 들어보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5년 전 이맘때도 그런 자리를 마련하였지만 군소 시민단체들의 요청은 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잘 성사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물론 이번에도 후보들 모두가 흔쾌히 참석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중에는 작은 시민단체들의 요구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후보가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모든 과정을 국민들께 낱낱이 공개하여 후보들이 내세운 교육공약의 내용과 문제점을 드러내고 작은 목소리에도 소통하려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려줄 것이다. 그래서 나아질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 우리 교육이지만 국민의 교육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아파하는 후보가 있다면 우리는 또 다시 희망의 교육을 함께 열어 가보고 싶은 것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9-05
- 인터뷰 / 신영배 제천약초시장상인회장 소매활성화땐 전국 아우르는 약령시장 우뚝 '제천황기' 이름 없으면 수입품 ‘품질 자신’ “앞으로 약초 도매뿐아니라 소매도 활성화되면 제천약초시장은 전국을 아우르는 3대 약령시장으로 거듭날겁니다.” 제천약초시장의 터줏대감 신성배 상인회장은 오는 2010년 제천에서 열리는 국제 한방엑스포를 계기로 일반 소비자들도 편리하게 약재를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제천약초시장의 ‘제2의 전성기’도 기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금은 황기 황정(둥글레) 오미자 등 30여 종류의 약재가 이곳 약초시장에서 세척, 가공, 포장돼 도매로 전국 한약방에 공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이전과 함께 도로 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확보되면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찾아와 우수한 품질의 약초를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93년 제천약초시장 준공때 이곳에 입주한 시장원년 멤버. 형을 비롯 가족들이 황기 등 약초를 재배하고 있고 신 회장은 판매를 맡아 온지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신 회장은 “지금은 소매와 함께 수출도 거의 안하는 등 약초시장이 다소 침체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과거 일본에까지 제천황기가 수출될 정도로 이곳 약초시장도 활황을 누렸던 때가 있었다”고 회고 했다. 신 회장은 특히 “지역특구 지정으로 제천황기, 둥글레 등은 해마다 30% 이상 재배량이 늘어나고 전국에서 약초들이 모이는 등 약초시장 약재거래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판로는 제자리”라면서 “소매기능 활성화 방안마련에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제천약초시장엔 70개의 점포 있는데 한약방에서 필요할 때만 약재를 주문하고 있어 소매 등 시장의 확대가 시급한 과제라는 설명이다. 제천황기의 효능이나 품질은 이제 전국에서 최고로 치고 있어 이젠 많은 사람들의 소비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약초시장 상인이 만약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팔 경우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리고 있다”면서 “설사 감독기관을 속이더라도 느낌으로 수입산을 구별하는 ‘관능검사’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이는 일은 제천약초시장에선 일어나기 힘들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 관리에 철저하게 나서고 있어 이젠 ‘제천황기’라는 브랜드를 쓰지 않는 황기는 100% 수입산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신 회장은 “앞으로 황기 둥글레 등 약초를 가공해 일본을 비롯 해외수출도 다시 타진하고 FTA 등 시장개방에 대응해 약초유통 관리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8-14
- [내일시론]‘원폭의 날’과 한국인 피해자 ‘원폭의 날’과 한국인 피해자 일본의 8월은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근세 일본사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들이 이 달에 집중되어 있다. 태평양 전쟁 패전 기념일과 두 차례 원자폭탄 피폭 기념일이다. 인류사상 처음으로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8월 6일이면, 일본은 세계를 향하여 핵무기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쏘아 올린다. 기념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 끔찍한 참상을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으로 희생자들 영혼 앞에 손 모아 절을 하고 꽃을 바친다. 정치가들은 다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에 발린 약속을 쏟아낸다. 그 날로부터 사흘이 지난 9일은 나가사키 차례다. 히로시마의 그늘에 가려 자신들의 피폭 사실이 잊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양, 히로시마에 못지않은 이벤트를 마련한다. 두 지역 행사가 너무 두드러진 탓일까, 정작 패전 기념일인 15일에는 조용해진다. 이 날만은 잊고 싶은 심정을 헤아릴 만하다. 국적 다르다고 보상과 치료 의무 외면 올해도 예년과 똑같은 이벤트가 반복되었다. 9일 나가사키 식전에서는 지난 1년 동안 피폭 후유증으로 숨진 3,069명의 명단이 평화기념 조형물 앞에 봉안되었다. 이 날 행사에서 나온 수많은 말 가운데 눈에 띤 것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불안과, 일부 정치인들의 핵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의혹으로 핵 비확산 체제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 끝에 “북조선의 핵 폐기를 위한 6개국 협의에서 끈질기게 노력하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피폭자들의 실정에 눈을 돌려 원호시책을 충실히 하라”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기사와 자료를 아무리 눈여겨보아도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패전 후 국적이 다르다고 보상과 치료의 의무를 외면해 온 일본 당국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피해자 단체들에게 ‘인간의 도리’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원폭피해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조선인) 원폭피해자 수는 무려 10만 명. 군수산업 기지였던 히로시마에는 10만 가까운 한국인 근로자들이 살고 있었는데, 1945년 8월 6일 미국의 원폭 공격으로 3만 5,000명이 폭사 또는 후유증으로 죽었다. 군항이었던 나가사키에서도 1만 5000명이 그렇게 죽었다. 두 도시에서 살아남은 5만여 명은 알거지가 되어 귀국해 모진 고생을 겪었다. 겉으로는 멀쩡해도 세월이 지나면서 알 수 없는 증세가 나타났다.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몸에 푸른 반점이 생겼다. 귀와 코에서 출혈이 시작되어 드러누우면 죽음이었다. 2세들이 이유 없이 불구자 또는 기형으로 태어났다. 이들의 치료와 보상 요구에 “1965년 한일협정에 의해 보상의무가 소멸되었다”고 주장해온 일본 정부는 1979년 ‘도일치료’ 와 연간 4200만 엔의 치료 보조비 지급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이어서 도일수속이 까다롭고, 알량한 치료 보조비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이 문제는 계속 양국 간의 외교현안이 되었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 방일 때 일본 정부는 40억 엔을 내는 것으로 치료와 보상에 관한 책임을 털어버렸다. 정부는 그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치료비 조로 월 10만원씩 지원하고, 합천에 피폭자회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한 양 책임을 망각하고 말았다. 공원밖에 쓸쓸히 서 있는 한국인 피폭자 위령탑 히로시마 평화의 공원 밖에 서 있는 한국인 피폭자 위령탑은 죽어서도 차별당하는 한국인 피해자의 원혼이 깃든 돌이다. 재일 한국인거류민단은 1970년대 평화의 공원 안에 위령탑을 건립하려 했지만, 일본 정부가 허가하지 않아 공원 밖 강가에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 뒤 민단은 기회 있을 때마다 위령비의 공원 내 이전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좌절당하였다. 평화란 무엇인가. 남의 고통과 불행을 외면하고 같은 편끼리만 원하는 바를 얻는 것으로 족한가. 피해자의 10분의 1은 일본인은 아니었지만 그 때 일본 국적이 주어졌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거기에 갔던 것도 자의가 아니었다. 징용으로 끌려갔거나, 살 길을 찾아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원하지 않는 곳에 있게 함으로써 피해를 입게 한 것이 미안하지도 않은지, 소리쳐 묻고 싶은 8월이다. 문 창 재 객원 논설위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8-10
- [기고]과거시험의 추억 과거제도는 고려 광종이 처음 시작했다. 후삼국 혼란시대를 마감한 태조 왕건은 각 지방의 호족세력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시행한 정책은 소위 혼인정책이었다. 그러나 태조의 후계자들은 이 태조의 정책 때문에 많은 시련을 겪게 된다. 태조의 왕자들은 단순히 어머니만 다를 뿐 아니라, 각 지방의 호족세력 이를테면 호남지방인 나주, 한강유역인 한성, 철원, 송악 등등의 각 지방을 대표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중앙정부가 효과적으로 전국을 통치한다는 것은 매우 벅찬 과제였다. 태조의 뒤를 이은 두 아들 혜종과 정종은 이 문제로 씨름하다 결국 조기퇴진(사망)했고, 태조의 또 다른 아들인 광종이 이 무거운 짐을 지게 되는 것이다. 광종은 장차 고려 500년, 길게는 조선까지 포함한 우리나라 중세 1000년을 설계하게 되는데 그 핵심이 바로 과거제도이다. 중앙정부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료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 관료가 각 지방의 호족 자제들을 특별채용하는 형식(음서)으로 되어서는 인재의 질이나 행정 집행 등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의 선진국이었던 중국의 과거제도를 고려에 도입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과거제도을 통해서 선발된 관료들, 이들이 사대부가 되고 조선의 양반이 되어서 고려, 조선 1000년을 지탱하게 되는 것이다. 로스쿨로 과거시험 시대 끝나 이제 이 과거제도가 막을 내리려 한다. 국회는 지난 7월 ‘법학전문대학원설치에 관한 법률(로스쿨 법)’을 제정해 그 긴 과거제도를 마감하려 하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면 이를 습관이라고 하고, 이 습관이 여러 사람들에게서 여러 세대에 걸치게 되면 관습이라고 한다. 사실 법이나 제도라는 것은 이러한 습관과 관습이 체계화된 것이다. 이러한 관습은 우리의 머리 속에 한번 각인이 되면 좀처럼 바뀌기 힘들게 된다. 1,000년 전의 과거제도가 오랜 세월 내려오면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의식 속에는 과거시험 - 입신양명, 과거합격자 - 우수한 두뇌, 등등의 관습이 깊게 뿌리내려 있다. 고려시대의 예에서 보듯이 과거제도는 4분 5열 되어있던 국가를 통합하고, 우리 한민족이 한민족의 나라인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정체성을 지키는데 큰 몫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과거제도의 그늘이 너무 짙은 것이 문제다. 오직 고시를 합격하기 위하여 국가의 우수한 인재들이 10여년씩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서 6법전서를 외우고 있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제 로스쿨법에 따라 그 첫 번째 과제가 과연 그 정원을 몇 명으로 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됐다. 사법시험을 단순히 로스쿨 입학시험으로 바꾸는 정도라면 로스쿨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 변호사 자격자의 숫자가 늘어난다면 변호사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완전히 전도된 생각이다. 양이 늘어나는데 왜 질이 떨어지겠는가 ? 시장경제에서 모든 독과점 업자들이 하는 공통된 의견과 다를 것이 없다. 수많은 민족, 종교, 가치관, 피부색이 다른 국민을 가진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고, 미국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은 결국 법의 힘이다. 그리고 이 법을 지탱하는 것은 미국의 사법질서이며, 그 핵심이 바로 로스쿨인 것이다. 정원보다는 엄격한 기준 세워야 법을 다루는 국회의 국회의원들 특히 법사위원회의 위원들은 대부분이 변호사들이다. 그들이 자신과 자신의 동료인 기존의 변호사들의 이익을 외면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것은 항상 자신의 이익을 흔쾌히 버릴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 이번 로스쿨의 정원 논쟁을 보면서 왜 굳이 정원을 논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로스쿨의 정원이 문제가 아니라 로스쿨의 기준이 문제이다. 시설기준, 교수기준, 장학생선발 비율기준 등 질관리를 위한 기준만 엄격히 세운다면 정원을 한정하지 않아도 로스쿨 제도는 성공할 것이다. 제대로 공부한 변호사 자격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법률문화의 발전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그렇게 되면 변호사 자격자가 모두다 현재 변호사들이 하고 있는 송무업무(재판 관여)에만 매달리지는 않고 사회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 틀림 없을 것이고 우리사회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기 때문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