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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일꿈>부실채권 정리에도 ‘공짜점심은 없다’(정진문 2007.01.04) 부실채권 정리에도 ‘공짜점심은 없다’ 정진문 한국자산관리공사 종합기획부장 1997년의 외환·금융위기 상황이 발생한지도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정부는 한보철강의 부도를 신호로 시작되었던 우리 경제의 총체적 경제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긴급히 마련한 금융구조개혁 프로그램의 핵심축으로서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KAMCO”)에 설치했다. KAMCO는 부실채권정리기금 39.5조원으로 111조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하였고, 그중 75.4조원을 정리하여 42조원을 회수함으로서 흑자를 냈다. 또한 잔여보유자산을 정리할 경우 잉여액은 약 5조원으로 추정되는 예상외의 큰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KAMCO의 효율적인 관리전략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KAMCO가 부실채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도입한 선진 금융기법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국제입찰,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기업채권의 제3자 인수방식 M&A, 외국투자가와 합작 AMC(자산관리회사)·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V(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 설립 등 KAMCO의 새롭고 다양한 노력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같이 KAMCO는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운용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유지토록 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활발한 마케팅 활동, 채권 종류별 ·유형별 정리방법 개발, 부실채권정리의 국제적 협력체제 구축 등 부실채권시장의 형성과 활성화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했다. 또한 KAMCO는 기업의 워크아웃 성공에도 큰 성과를 냈다. 대우계열 부실기업의 워크아웃에 적극 참여하여 대우인터내셔날, 대우조선해양,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이 과거의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화되도록 했으며 최근에는 대우종합기계와 대우건설을 M&A 함으로써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었다. 현재 KAMCO는 그동안 비싼 수업료를 내면서 쌓아온 부실채권정리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고 국외부실채권시장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7년을 해외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의체를 주도하여 국외부실채권에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10년간의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 성과를 돌이켜보면 “공짜 점심은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공적자금으로 조성된 부실채권정리기금이 흑자를 실현하기 까지는 금융시스템의 복원과 성장을 위한 정부의 일관된 정책 아래 금융기관과 구조조정 기업에서 수많은 사람이 직장을 떠났던 아픔과 밤늦도록 일에 매달렸던 헌신적인 노력이 오늘 성과의 밑거름이 되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4
- 맞춤식 대학교육, 국가경쟁력 견인 외국기업 유치하면 눈높이 인재공급 … 토종기업 육성에도 나서 지난해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영국 런던 외곽지역에 있던 고객서비스센터를 아일랜드 코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밝힌 고객서비스센터 이전 이유는 영국에서 외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찾아 영국을 떠난 기업은 많았다. 그러나 ‘능력 있는 사람’이 없어 영국을 떠나겠다고 한 기업은 아마존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영국 교육계와 경제계가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최근 세계적인 기업들이 ‘강소국’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세기 산업화시대에는 값싼 노동력이 기업경쟁력의 원천이었다면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는 창의성을 갖춘 고급인력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강소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공통점은 탄탄한 평생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국내에서 신드롬현상까지 일으킨 아일랜드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아일랜드는 특별한 지하자원을 가지지 못했다. 인구도 400여만명에 불과하고, 오랜 세월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은 식민지였다. 그러나 작고 지리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아일랜드는 1인당 국내 총생산(GDP) 3만달러를 넘어선 부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고속성장은 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이티(IT)와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외자유치가 발판이 됐다. 아일랜드 안팎에서는 낙후된 농업국가 아일랜드가 IT·SW 분야에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 특히 대학교육이 바탕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유럽 일부에서는 아일랜드 교육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아일랜드 초등학교 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대다수 유럽 국가들보다 많은 24.5명 수준이다. 덴마크의 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19명, 벨기에는 20명, 이탈리아는 18명, 룩셈부르크는 15명이다. 외국어 교육도 영국과 헝가리에 이어 끝에서 3번째 수준이다. 성인들의 문맹률도 유럽국가에서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아일랜드 교육의 경쟁력은 교육통계로 설명할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된다. 이른바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이 그것이다. 아일랜드 교육제도의 기본은 평생교육체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며 이공계 인력을 대거 배출했다. 아일랜드 대학졸업생 가운데 50%가 이공계다.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정부는 물론 대학과 기업이 손을 잡고 학과의 신·증설, 커리큘럼 조정, 교수 초빙 등에 나섰다. 아일랜드에서는 겨울이면 기업, 대학,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아일랜드 포럼을 연다. 이 포럼에서는 기업체의 인력수요를 진단하고 대학의 학과신설과 정원문제를 논의한다. 이것이 바로 수요자 중심의 대학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기업을 유치하면 대학들은 2~3년 이내에 해당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공급한다. 이런 노력의 흔적은 아일랜드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더블린대학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블린대학은 아일랜드 최대규모의 종합대학으로 인문학 전통이 강했던 대학이다. 이런 더블린대학이 2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11개 단과대학, 110개 학과 체제를 5개 단과대학, 35개 학과 체제로 바꿨다. 특히 아일랜드 구조조정에서는 ‘학과이기주의’도 극복했다. 의학·농학·수의학·보건학 등이 생명과학(Life Science) 대학으로 통폐합됐으며 수학·엔지니어링·물리학과도 하나의 합쳤다. 유럽의 명문대학이며 신학 철학 역사학 등 순수 인문학의 발상지로 꼽히는 400년 전통 트리니티대학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일랜드 대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캠퍼스를 떠나 기업에 나가 실무를 익힌다. 이 과정에서 조기 취업을 하는 사례도 많으며 대학 졸업생의 98%는 졸업 후 3개월 이내에 취업을 하고 있다. 이 처럼 조기취업이 가능한 것은 정부가 3학년 학사제도 등 다양한 학위제도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일랜드 대학들의 역할은 외국계기업에 고급인력을 공급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있다. 아일랜드 대학들은 ‘캠퍼스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센터’를 앞 다퉈 설립하고 있다. 즉 토종기업을 설립하고 지원하는데 대학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당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 아일랜드 교육의 강점은 평생교육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직업교육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아일랜드를 선호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가 낮은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적극적인 직업교육 투자를 확대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일랜드정부는 지난 30년 동안 직업교육예산을 3배 이상 늘렸다. 1994년부터는 대학교육수준의 직업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2
- 고건 리더십 IMF 극복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은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우리경제를 선진국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회 양극화, 정치의 후진성 등을 노정,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차기 대선후보들에게 다음 세대의 리더십은 어떠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소통과 통합 국민통합을 통한 국가발전은 어느 시대의 정치 리더십에나 적용될 지상과제다. 그러나 새 시대의 정치 리더십에는 특별한 소명이 있다. (1) 선진국 문턱을 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2) ‘통치불능’에 이른 최악의 환경 속에서 (3) 허송한 시간 몫까지 합쳐 코앞에 닥친 초고령사회 도달 이전에 완수해야 하는 지난한 소명이다. 그러지 않아도 오르기 어려운 고지를, 최악의 환경 속에서, 최단시간에 도달해야만 한다. 어떤 정치 리더십이 이렇게 지난한 소명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분명한 것은 현재의 정치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못해먹겠다고’ 실토하는 전대미문의 통치불능상태는 역사의 필연도, 외부 강요의 소산도 아니다. 시대흐름을 외면한 여야 정치권에 의해 야기된 인재다. 철지난 이념대결 속에서는 균형 잡힌 국가 리더십이 자라나지 못한다. 지적 편식과 독선, 비주류의 피해의식, 모든 권위에 대한 거부감, 감성적 민족주의에 실무능력부실까지 겹쳐진 여권은, 사회갈등과 정책파탄을 양산하며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멀어져갔다. 여권침몰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巨野 또한 대결정치의 최대수혜자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벼려낼 의사도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선진국진입의 국정과제를 국정표류의 원인제공자들에게 맡길 수는 없다. 그러므로 최악의 환경과 시간조건 속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준비된 새 정치 리더십’이 중심에 서야 한다. 그래야 또다시 허송세월하는 일 없이 쪼개진 흩어진 민심을 한 데 모으고 정책혼란을 바로잡아 나라를 안정시키고 꺼진 성장엔진을 다시 점화시킬 수 있다. 준비된 새 정치 리더십에는 다음 네 가지 역량이 필수적이다. 첫째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경쟁세력들을 대결지형에서 해방시켜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하나로 묶는 역량이다. 둘째는 신고도성장의 리더십으로 경제주체들의 대타협과 산업·기술·문화·환경의 창조적 융합을 이끌어내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하고 패착된 정책을 바로잡아 정부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역량이다. 셋째는 국가보위의 리더십으로 용미선린의 원칙을 복원하고 신축적으로 남북관계를 관리하여 국가안보를 지키되 만일의 위기사태에 철통같이 대비하는 역량이다. 마지막은 성과주의 리더십으로 수습과 시행착오의 시간낭비 없이 이러한 일들을 속도감있게 이루어내는 실천역량이다. 준비된 새 정치 리더십은 국가에 대한 헌신, 지성감민의 자세, 냉정한 판단력, 탁월한 현장감각, 원숙한 국정수행능력이 합쳐질 때 완성된다. 그러한 리더십은 오랜 경험과 검증의 과정을 통해서만 숙성되고 단련되는 사회적 자산이다. 선진국 진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초고령사회 문턱이라는 한정된 시간조건, 통치불능에 빠진 정치사회환경 --이 세 조건의 배합은 준비된 새 정치 리더십으로만 풀 수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범의 기백을 얻는 호박(琥珀) 옛날에 어떤 사냥꾼이 있었는데 매우 어린 자식이 있었다. 하루는 그 자식이 승냥이에 쫓기다 놀라서 병을 얻었다. 사냥꾼은 승냥이에게 놀라서 병이 된 것이므로 범 고기를 먹일 생각으로 범을 잡으로 산 속으로 갔다. 며칠이 지나자 큰 소나무 밑에 맹호 한 마리가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사냥꾼은 창을 들어 범을 향해 던졌는데 범이 보이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냥꾼은 범이 누워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범이 누워있는 자국밖에 없었다. 그곳을 파 보니 범의 뼈 같은 것이 나왔는데 범이 죽어 변한 것으로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 그것을 자식에게 삶아 먹였더니 신기하게 나았다. 세월이 지나 그 자식은 담대한 청년이 됐고 맨손으로 범을 때려잡을 수 있을 만큼 용맹하게 됐다. 이들 부자는 놀란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약을 주었는데 호백(虎魄)이라고 불렀다. 뒤에 사람들은 옥과 같이 투명하다고 호박(琥珀)이라고 쓰게 됐다. 호박은 식물의 수지가 땅속에 오랫동안 매몰돼 응결된 일종의 화석이다. 호박에는 혼백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29
- 워싱턴2 제롤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 타계) 제 38대 미국대통령, 93세 워터게이트 닉슨사임으로 첫 지명 대통령 미국의 제38대(1974-1977년) 대통령,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유일하게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되지 않은 미국대통령, 생존하는 전직 대통령중 최고령이던 제롤드 포드 대통령은 영욕의 세월을 묻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올들어 고령에 폐렴과 두차례 심장치료 등으로 고생하다가 26일밤 영면했다고 옛 퍼스트 레이디 베티 포드 여사가 밝혔다. 생존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고령이었던 포드 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130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주의 사막지대 랜초 미라지의 자택에서 지내왔다. 포드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미국의 38대 대통령직을 승계, 미국 역사상 최초로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이 됐다. 포드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국가적 악몽이 끝났습니다. 위대한 미국은 사람이 아닌 헌법이 지배하는 국가이며 헌법은 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대통령의 사임까지 초래한 정치 스캔들과 분열의 상처를 봉합해야만 했다 그는 또 취임 이듬해인 1975년 4월 베트남전 종전을 맞아 미국 역사상 또 하나의 큰 상처와 수치를 다스려야만 했다. 1913년에 탄생했던 포드 전대통령은 미시건 주립대학을 나와 해군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이 참전했고 연방하원의원을 25년동안이나 역임하다가 1973년 애그뉴 부통령의 사임으로 부통령직에 올랐고 1년반후에는 닉슨의 사임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풍운아적인 정치경력을 기록했다. 단 896일(29개월, 2년반)동안 백악관을 지켰던 포드 전 대통령은 오닐 전 하원의장이 이끄는 민주당 의회와 대립하면서 재임기간 66건이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들중 12건에 대해서는 의회로 부터 다수 투표로 다시 거부권을 무력화 당하기도 했다. 포드 전 대통령은 “개방과 정직성, 신뢰회복”을 강조해 전임자였던 닉슨이 강한 자제력과 음모적인 이미지로 비쳐졌던 것에 비해 개방적이고 직설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특히 포드 전대통령은 임기시작 한달만에 닉슨에 면죄부를 준 조치 때문에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포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 조치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지미 카터 후보에게 패배, 재선되지 못했다고 지목했으나 그후 그의 ''결단''이 미국의 갈등치유와 전진을 가능하게 했다는 일각의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포드 전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결정을 내렸을 당시 그를 비난했었다면서도 "그러나 그의 행동은 미국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만든 뛰어나게 용기있는 것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ABC방송이 워터게이트 사건 30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포드 전 대통령의 행동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60%였다. 43대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 대통령은 두차례 발표한 성명에서 포드 전 대통령이 드러나지 않은 정직성과 상식을 토대로 미국민들이 신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서 그의 봉사와 헌신, 인간성을 추모했다. 이제 생존하는 전직 미국대통령들은 39대 지미 카터, 41대 아버지 조지 H 부시, 42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3명으로 줄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28
- <임재경 칼럼>‘너흰 정말 아니야’ ‘너흰 정말 아니야’ 임재경 (언론인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올해의 마지막 주를 맞으면서 ‘너흰 정말 아니야’하는 느낌이 밑도 끝도 없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모두 알듯이 민중 작곡가 윤민석의 히트 곡 제목인데 2004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시민들의 가슴을 적시던 가락이다. 이 노래 가락이 왜 지금 떠올랐을까. 보수 미디어들은 말할 나위 없고 정치의식 미분화 계층마저 입만 열면 대통령 노무현을 헐뜯는 풍조가 만연되는 이 세월의 덧없음에 내 나름의 감상(感傷)일는지 모르겠다. 12월 21일에 있었던 ‘고 건 국무총리 발탁은 실패작’이란 발언을 빌미로 하여 노무현 대통령 때리기는 절정에 달한 듯한데 보수 미디어의 대통령비방 키워드의 하나는 ‘막말’이다. 대통령이 ‘막말’을 내뱉음으로써 나라 안이 시끄럽다는 투다. 이런 와중에서 노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이 할 말은 한 것 같은데 표현 과정에서 좀 절제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이리저리 시비에 휘말려 … 여러분 보기 민망하다”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말로 국민과 소통할 수밖에 그 자신이 인정했듯이 노 대통령의 즉석연설은 회수와 빈도뿐만이 아니라 그 내용과 강도에 있어서 전임자들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출하다. 때로는 아니해도 될 말을 하는가 하면 ‘아! 저런 말은 앞뒤 계산을 하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건데, 대단한 결단이군’하는 찬탄의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간에 대통령의 말이 시비를 몰고 온 것은 사실이나 보수 미디어들이 즐겨 갖다붙이는 ‘막말’운운 그 자체가 막말이다. 사전에 나오는 ‘막말’의 정의는 “함부로 지껄이는 말. 혹은 속되게 마구잡이로 하는 말”로 돼 있다. 단도직입하여 민주국가에서 ‘침묵은 금’이라는 서양 격언은 ‘해당 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제왕이나 절대 권력의 집권자라면 몰라도 민주국가의 최고 정치 지도자는 말로 국민과 의사소통을 하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말을 충분히 하지 않고도 국민을 이끌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초법적인 권력기관들을 동원하여 반대 계층 내지 반대자들을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 그 하나이고 다른 쪽으로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매스컴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게 둘째다. 원했건 원치 않았던 간에 노무현 정부는 이 두 가지 방식 모두가 봉인된 상태로 출범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인 고 건 전 총리에 대한 노 대통령의 언급이 ‘막말’인지를 가려보자. 고 건 전 총리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자라는 것은 공지의 일이며 단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느 정당의 공천을 받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을 뿐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 요지는 정부 출범당시 개혁과 보수로 양분되는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매개인물로 보고 그를 선택했는데 그런 기대가 어긋났다는 것이 발언의 요지라고 나는 이해했다. 표현이 거칠었는지는 알 수 없으되 이것은 요새말로 하여 콘텐츠가 있는 훌륭한 메시지다. 고 건씨의 국무총리 발탁은 당시에 이미 개혁의 본격적 시동을 걸기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세간의 말은 무색무취의 중성적 평가라 하더라도 그가 아주 매끈하게 포장된 이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는 어느 직업 관료도 추종을 불허한다. 박정희 군사정권으로부터 김대중 국민정부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 정변을 거치면서도 큰 상처를 입지 않고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는 것은 단순한 관운에 그치지 않고 그만이 간직한 신비스러운 능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비쳤다. 정변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 요직을 유지한 역사상의 인물로는 프랑스의 조셉 푸세(1759-1820)가 꼽히는데 그는 대혁명 시 급진파로 출발하여 나폴레옹 집권기간은 물론이고 왕정복고 이후까지 경찰장관을 역임했다. 그러나 푸세와 고 건의 차이는 전자가 정권교체시의 장막 뒤에서 암약한 존재인데 반하여 후자는 그런 지모를 발휘한 흔적은 없다. 하지만 고 건 씨가 이해가 상충나는 계층간의 통합을 모색할 적임자로 보기에는 어딘가 미흡하다. 그러므로 노무현 대통령의 ‘고 건 실패론’은 따지고 들어가면 그자신이 고 건 씨를 잘못 보았던 과오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겠다. 대통령은 큰 정치하는 자리 얼마 전 타계한 전두환 쿠데타 시의 대통령 최규하 씨가 아무런 증언을 남기지 않은 것에 비추어 보면 비록 시비의 씨앗이 될지언정 대통령으로서 느끼고 생각했던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이런 증언은 뒷날의 민주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면 됐지 해로울 것은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무릇 대통령은 행정가가 아니고 큰 정치하는 자리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27
- “글 빨리 쓰는 걸 보니 나도 한국사람”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현지 문단에 자리잡아 자그마한 키에 앳된 모습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같다. 한국인 입양아로 노르웨이 최대 문학상인 ''브라게상‘을 받은 쉰네 순 뢰에스(사진)의 첫 인상이다. 그의 짧고 빠른 언어 구사는 쉴새 없이 수다 떠는 누이를 보는 것만 같다. 그는 지난 22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고국에 한국어로 내 소설을 출간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소재를 대상으로 작품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뢰에스는 자신이 정신병동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를 썼다. 뢰에스는 쌍둥이 오빠 시그비엔과 함께 1976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 외스트폴의 의사부부 집에 입양됐다. 그들을 낳은 친어머니는 몸져누웠고 시그비엔은 심장이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있는 상태였다. 아들의 병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국내에서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친아버지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두 아이를 해외로 보냈다. 양부모의 영향으로 오빠 시그비엔은 의사가 됐으며 뢰에스는 간호학을 전공했다. 이후 시그비엔은 한국을 방문해 자신을 찾는 친부모를 만났고, 지난 2002년에는 친부모와 쌍둥이 형제가 직접 만나게 됐다. 뢰에스의 두 번째 한국 방문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출간된 것을 기념해서다. 특이하게 그녀의 첫 공식일정은 18일 주한노르웨이 대사관저에서 열렸다. 한국인 입양아이면서 현지 최고 문학상을 거머쥔 점도 특이하지만 그녀의 작품이 한국어로 출간된 것은 노르웨이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설은 노르웨이 현지에서 한국어로 직접 번역한 최초의 문학작품이다. - 기존에 발표한 두권의 소설 모두 정신과 병동이 소재인데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들은 강렬하고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비슷하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조금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예술가들은 조금씩 이상한 면이 있다. - 당신의 책은 노르웨이 현지에서 문학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글쓰기에 소질이 있었나. 지난번 첫 방한 때 만난 한국의 여동생이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해서 놀랐다. 이번에 와서 보니 아버지와 할아버지 역시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국내 출간은 한국에 사는 한살 아래 여동생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언니처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여동생이 브라게상 수상소식을 들은 뒤 출판사에 연락해 작품검토를 부탁했다. 이런 게 핏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청소년 문학 부분에서 상을 수상했는데 성인 소설 등이나 다른 분야로 진출할 계획은. 성인을 위한 책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청소년 문학에 집중할 생각이다. 청소년과 어린이의 언어는 자유롭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언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나는 자유로운 언어로 작품활동하는 것이 즐겁다. - 언론이 당신의 작품보다 입양사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서운하지 않나 작품에 대해 조명을 더 받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서운하긴 하지만 입양아라는 점이 부각되는 점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환대에 너무 고맙다. - 어떻게 한국 가족을 만났나. 의사로 일하는 쌍둥이형제 시그비엔이 일본에 업무차 갔다가 우연히 한국에 들렀다.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우리를 애타게 보고 싶어 하는 생모의 쪽지를 발견하고 2002년에 그들을 만났다. 나는 친부모를 만날 때 긴장했지만 즐거웠다. 하지만 친부모는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죄책감을 분출하는 바람에 당황했다. 세월 뒤편에 쌓인 감정이 다 같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사랑한다. - 짓궂은 질문이다. 당신은 한국 사람인가 노르웨이 사람인가. 문화적으로는 완벽한 노르웨이 사람이지만 어떤 일인지 한국 사람이나 한국의 스포츠, 이벤트에 저절로 눈이 간다. 오히려 한국에 와서 한국 사람과 소통이 안 되는 걸 체감하면서 노르웨이 사람이라는 걸 절감한다. - 한국 사람이라고 느낄 때는. 글을 빨리 쓰는 편이다. 거의 자동판매기처럼 글을 써내려간다. 빨리 생각하고 빨리 말하고 빨리 걷는 편이다. 2002년 한국을 첫 방문했을 때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처리되는 것을 봤다. 의외로 서울의 빠른 속도가 낯설지 않고 집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몰랐지만 한국에 오고 나서는 ‘내가 한국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글·사진 오승완 기자 osw@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26
- 첫 비외교관 출신 차관 맞은 외교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우리만 봉이냐” 사례 #1. 올해 중순. 외교부 정기인사를 앞두고 재외공관 근무에 현직 지방경찰청장이 도전했다. ㅈ청장은 준비를 잘 했는지 업무적합평가와 외국어능력시험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ㅈ청장은 공관으로 나가지 못했다. 외교부가 ‘재외공관 자리를 내줬으니 경찰도 같은 직급의 외교관이 갈 수 있는 자리를 내놓으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인사는 없던 일이 됐다. 사례 #2. 지난 1일. 행정자치부 출신의 김호영 유엔 거버넌스센터 원장이 신임 외교부 2차관으로 부임했다. 외교부로선 김 차관이 온 것도 충격이었지만 이대로 당할 수는 없는 일. 외교부는 ‘행자부 출신이 차관으로 왔으니 거버넌스센터 원장 자리는 외교부 출신이 가야한다’는 논리로 중앙인사위원회에 들이밀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했으니 유엔 산하기구는 당연히 외교부 몫이라는 정서법도 동원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외교부 몫이 아닌 현직의 광역지자체 행정부시장 몫으로 굳어지고 있다. ‘우리 부처에서 자리를 내줬으면 당연히 다른 부처도 한 자리는 내놔야지…’라는 생각에 빠진 외교부는 아직도 어디에서 잘못 됐는지 모르고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특히 공무원 사회는 인사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만이 아니다. 부처의 밥그릇(인사몫)을 잘 챙기는 사람이 ‘능력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외교부는 타 부처와 달리 외무고시라는 별도의 시험으로 공무원이 된다. ‘순혈주의’를 주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평가기준이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 외교관 근무는 선망의 대상이자 큰 특권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하고 있다. 외교부는 “2002년 정부 부처 사상 최초로 직위분류제와 직위공모제를 도입한 인사혁신 선도부처”라고 자임하고 있다. 올 6월 현재 필수 공모대상 직위가 179개나 된다고 한다. 반면 외교관의 꽃이라고 불리는 재외공관장 자리는 여전히 외교부 출신이 독식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129개 상주 대사관 또는 (총)영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 외교관이 아닌 민간 전문가 또는 타 부처 출신 공관장이 운영을 맡고 있는 ‘특임’ 자리는 17곳에 지나지 않는다. 비율로는 10%를 겨우 넘었다. 타 부처와 인사교류에 있어 외교부는 1대1 맞교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타 부처도 원칙적으로는 비슷하다. 하지만 외교부는 업무 특성상 광범위한 정부부처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오른쪽 표 참조). 때문에 인사교류라는 점에서 보면 외교부는 타 부처에 큰 소리 칠 형편이 아니다. 외교부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타부처에 170명을 파견근무시키고 있다. 반면 타 부처로부터 파견을 받은 인원은 46명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83명을 각 부처로 내보냈던 외교부는 다른 부처로부터 고작 35명밖에 받지 않았다. 파견받는 인원이 파견보내는 인원의 4배가 넘는다. 올해 8월 1일부터 정부 각 중앙부처에서는 고위공무원단(고공단)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복지부동·서열중심의 공무원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실·국장급(1~3급) 고위공무원 1300여명을 고공단으로 묶는 일종의 인력 풀(pool) 제도다. 능력이 있다면 하급자도 상급자를 통솔할 수 있으며 그 반대 경우도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외교관들은 여기 동참하지 않고 있다. 업무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신 외교부는 현재 고공단 시행에 맞춰 외교공무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계류해 두고 있다. 외교부는 올해부터 대명제도를 도입했다. 대명(待命)이란 말 그대로 명을 받는다는 뜻으로 일정기간 보직을 받지 못하면 외교관 신분을 뺏겠다는 제도다. 직급에 따라 180일~1년6개월의 대명기간이 주어진다. 그 기간이 지나고도 보직을 받지 못하면 퇴직해야한다. 외교부는 참여정부 들어 업무상 특수성과 ‘계량할 수 없는 외교역량’ 평가에서 큰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정부 출범 초기 ‘동맹파와 자주파 싸움’으로 대변되는 미국 일변도 외교 타파 과정에서 정권과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현직 윤영관 외교장관이 경질되고 외교부내에 ‘탈레반이 있다’는 풍문이 도는 등 감정적인 상처를 깊숙이 받았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06
- 라이프사이클 평생 함께하는 펀드로 노후 준비하세요 젊었을땐 주식에 ‘올인’ 나이 먹을수록 채권 비중 높여 양질 상품 고르고 수시로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 없애 노령화와 저금리는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노인 인구는 급속히 늘어나는데 은행금리는 자꾸 떨어지면서 노후를 안락하게 보낼 자금마련이 어려워진 현실은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된지 오래다. 은행과 보험, 증권업계에선 노후대비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실물자산,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 즐비하다. 문제는 이들 상품이 너무 많아서 투자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일일이 고르기가 매우 어렵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상품을 갈아타는게 번거롭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해준 상품이 라이프사이클펀드다. 라이프사이클펀드는 말그대로 한 사람의 인생 흐름에 따라 운용을 달리하는 펀드다. 젊었을 때 가입하면 고수익-고위험을 원칙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동적으로 주식비중을 줄이고 채권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투자자로선 이 펀드에 가입만하면 수십년에 걸친 세월동안 머리를 싸매고 신상품을 골라 갈아타는 번거로움 없이 자동적으로 수익과 위험을 조절할수 있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차단하는 잇점도 있다. 라이프사이클펀드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삼성증권이 내놓은 삼성웰스플랜처럼 주식투자비중이 80%, 65%, 50%, 35%, 20%, 0%(전액 채권투자)인 6개의 자(子)펀드로 구성된 경우가 있다. 투자자는 이 펀드에 가입하면 자동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주식투자 비중이 적은 펀드로 옮겨가게 된다. 예를 들어 20대에 가입하면 주식비중이 80%인 펀드에 가입되었다가 30대가 되면 65%인 펀드로 갈아타는 식이다. 물론 증권사에서 알아서 옮겨준다. 미래에셋운용과 농협CA운용에서 비슷한 펀드를 판매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이 내놓은 한국라이프사이클펀드는 목표시점에 따라 투자비중이 정해지는 식이다. 목표시점은 2010년, 2015년, 2020년, 2025년, 2030년, 2035년으로 나뉘어져있다. 자신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펀드에 가입만해놓으면 펀드내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식으로 운용된다. 피델리티와 푸르덴셜운용에서도 유사한 펀드를 팔고 있다. 국내 증권사(운용사)들이 판매하는 라이프사이클펀드가 국내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이 흡족하지 않다면 외국계운용사 상품을 권할만하다. 피델리티와 푸르덴셜운용의 상품은 해외자산에도 골고루 투자한다. 업계에선 라이프사이클펀드가 투자자의 고민과 번거로움을 없애줬지만 수십년을 내다본 장기투자를 전제로하는만큼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수수료나 투자방식을 꼼꼼히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또 펀드 자체의 성격상 단기간내에 환매하는 일은 없어야한다는 지적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06
- 새책 - 저자 인터뷰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 쉰네 순 뢰에스 지음 손화수 옮김 문학동네 9500원 인터뷰 - 노르웨이 ‘브라게 문학상’ 수상한 쉰네 순 뢰에스 “언어 자유로운 청소년 문학 고집할 것” 한국인 입양아 출신에도 불구, 현지 문단에 우뚝 서 자그마한 키에 양쪽 볼에는 보조개가 쏙 들어갔다. 앳된 모습은 쉽게 나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누이임에는 틀림없다. 한국인 입양아로 노르웨이 최대 문학상인 '브라게상‘을 받은 쉰네 순 뢰에스(사진)의 첫 인상이다. 그의 짧고 빠른 언어 구사는 마치 수다 떠는 여동생을 보는 것만 같다. 그는 지난 22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고국에 한국어로 내 소설을 출간하게 돼 자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청소년처럼 앞으로도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한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는 조울증에 걸려 정신 치료를 받는 사춘기 소녀가 정상적인 삶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뢰에스는 자신이 정신병동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썼다. 그는 노르웨이에서 이 책을 2002년 출간했으며 같은 해 노르웨이 도서상 재단이 수여하는 브라게 문학상 청소년 도서부문을 수상했다. 뢰에스는 의료경영과 의학경제를 전공하며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뢰에스는 쌍둥이 오빠 시그비엔과 함께 1976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 외스트폴의 의사부부 집에 입양됐다. 그들을 낳은 스무살의 산모는 몸져누웠고 시그비엔은 심장이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있는 상태였다. 아들의 병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국내에서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친아버지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두 아이를 해외로 보냈다. 양부모의 영향으로 오빠 시그비엔은 의사가 됐으며 뢰에스는 간호학을 전공했다. 이후 시그비엔이 한국을 방문해 자신을 찾는 친부모를 만났고, 지난 2002년에는 친부모와 쌍둥이 형제가 직접 만나게 됐다. 뢰에스의 두 번째 한국 방문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출간된 것을 기념해서다. 특이하게 그녀의 첫 공식일정은 주한노르웨이 대사관저에서 열렸다. 한국인 입양아이면서 현지 최고 문학상을 거머쥔 점도 특이하지만 그녀의 소설이 노르웨이어에서 한국어로 직접 번역한 최초의 문학작품이라는 점 등 특별한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번역은 노르웨이 정부에서 지원했다. -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는 조울증에 걸려 정신치료를 받던 17세 소녀가 정상적인 삶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목에 대해 질문이 많은데 노르웨이의 아침식사는 가장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꽃다발을 식사대용으로 생각할 수 없다. 꽃은 식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영혼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꽃을 먹는다는 것은 또 다른 세계관을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감성을 표출하는 수단이다. 의외로 10대 후반과 20대 여성 독자들의 반응이 끊이지 않았다. - 기존에 발표한 두권의 소설 모두 정신과 병동이 소재인데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들은 강렬하고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비슷하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조금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예술가들은 조금씩 이상한 면이 있다. -당신의 책은 노르웨이 현지에서 문학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글쓰기에 원래 소질이 있었나. 지난번 첫 방한 때 만난 한국의 여동생이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해서 놀랐다. 이번에 와서 보니 아버지와 할아버지 역시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 글쓰기가 핏줄과 관련되는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이 들었다. 이번 국내 출간은 한국에 사는 한살 아래 여동생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언니처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여동생은 브라게상 수상소식을 들은 뒤 출판사에 연락해 작품검토를 부탁했다. 이런 게 핏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청소년 문학 부분에서 상을 수상했는데 성인 소설 등이나 다른 분야로 진출할 계획은. 성인을 위한 책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청소년 문학에도 집중할 생각이다. 청소년과 어린이의 언어는 자유롭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언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 언론이 당신의 작품보다 입양사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서운하지 않나 작품에 대해 조명을 더 받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서운하긴 하지만 입양아라는 점이 부각되는 점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환대에 너무 고맙다. - 어떻게 한국 가족과 연락이 됐나. 의사로 일하는 오빠가 일본에 업무차 갔다가 우연히 한국에 들렀다.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우리를 애타게 보고 싶어 하는 생모의 쪽지를 발견하고 친부모를 2002년에 만났다. 나는 친부모를 만날 때 긴장했지만 즐거웠다. 하지만 친부모는 정작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죄책감과 몇 가지 오해를 분출하는 바람에 당황했다. 세월 뒤편에 쌓인 감정이 다 같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사랑한다. (그의 가족들은 21일 강연회 내내 주변에서 그를 지켜봤다. 노르웨이로 돌아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 짓궂은 질문이다. 당신은 한국 사람인가 노르웨이 사람인가. 문화적으로는 완벽한 노르웨이 사람이지만 어떤 일인지 한국 사람이나 한국의 스포츠, 이벤트에 저절로 눈이 간다. 오히려 한국에 와서 한국 사람과 소통이 안 되는 걸 체감하면서 노르웨이 사람이라는 걸 절감한다. - 한국 사람이라고 느낄 때는. 글을 빨리 쓰는 편이다. 거의 자동판매기처럼 글을 써내려간다. 빨리 생각하고 빨리 말하고 빨리 걷는 편이다. 2002년 한국을 첫 방문했을 때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했고 처리되는 것을 봤다. 의외로 서울의 빠른 속도라 낯설지 않고 집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몰랐지만 한국에 오고 나서는 ‘내가 한국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 지난 10월 결혼했는데 신혼여행인가? 아니다. 결혼식은 스페인에서 했고 이번 한국 방문은 내 책의 출판을 기념해서 방문한 것이다. 강연회를 마치고 한국의 유명 서점에서 내 책이 진열된 것을 보고 출국할 예정이다. 200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