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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로]투자자 교육을 통한 ‘투자문화’ 만들기 투자자 교육을 통한 ‘투자문화’ 만들기 임 종 록 (한국증권업협회 상무이사) 옛날 어른들은 별도로 노후 설계를 세우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수명이 짧아 환갑을 넘기기가 힘든 세월이기도 했지만, 돈에 집착하는 것이 괜히 양반 체통을 잃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 가면 무슨 수가 있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나, 자식농사 잘 지어 노후를 의탁할 요량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30대부터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인생 설계와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정작 ‘어떻게 자산관리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투자마인드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구성을 보면 일반적으로 부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이야 말로 가장 안전하고 이익이 많이 남는 자산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투자 교육도 필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부동산 일변도의 자산 운용이 안전할까? 수년전 이웃나라 일본이 겪었던 부동산 버블 후의 폭락 현상이나, 최근 도처에서 지적되고 있는 부동산 값 상투 우려를 논하지 않더라도 자산을 한곳에 치우쳐 보유하는 것은 투자포트폴리오의 기본을 무시한 위험한 짓이다. 이제는 다양한 금융 자산에 눈을 돌릴 때다. 금융자산에 눈 돌릴 때 사실 부동산 값이 100% 올랐다 하더라도, 양도소득세 등 거래비용을 공제하면 50%의 수익을 얻기도 힘들고 매매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에 가입한 경우에는 50%든 100%든 상승분을 모두 가질 수 있다. 물론 주가는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투자자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올해로 우리 증권시장이 개장한지 50년이 지났고 그간 경제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 대한 인식은 몇 번에 걸친 주식시장 파동, 그때마다 단기 매매위주의 투자패턴과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로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 언론사가 전국 10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2%가 증권시장하면 투기, 작전세력 등이 연상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이 합리적인 자산운용의 장으로 인정받기 힘들다. 그리고 기형적인 투자형태를 바로 잡기 힘들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가계유동자산의 절반 정도가 유가증권에 투자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낮은 이자수익을 목표로 하는 저축성예금 위주의 우리 자산운용 형태는 한심해 보인다. 개인의 금융자산 축적으로 금융수요가 다양해지고, 고령화 진전으로 장기적 자산운용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합리적 투자 판단을 위한 정보 욕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협회는 막연하게 번져 있는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오래전부터 투자자 교육을 계속해 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지침서 발간과 강좌 개설 그리고 초, 중, 고등학생은 물론 교사대상 교육을 해왔으며, 교과서의 오류를 찾아내 교육부에 통보하여 바로 잡기도 했다. 투자자 보호와 복리증진 작년에는 투자자 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증권유관기관과 함께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를 출범시키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투자자 교육의 목적이 합리적이고 건전한 투자 분위기 확산 그리고 기본적인 경제현상과 이론을 이해하고 금융자산운용에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데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투자자 보호와 복리 증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투자자 교육은 재테크의 차원을 넘어서 정확한 경제관을 심어주고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투자설계능력을 키워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바라건대 인터넷 교육 콘텐츠나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실시하는 교육기회에 참여하여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성숙한 투자자로 거듭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5-04
- 신문로 원고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임종록 옛날 어른들은 별도로 노후 설계를 세우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수명이 짧아 환갑을 넘기기가 힘든 세월이기도 했지만, 돈에 집착하는 것이 괜히 양반 체통을 잃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가면 무슨 수가 있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나, 자식농사 잘 지어 노후를 의탁할 요량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30대부터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인생 설계와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정작 ‘어떻게 자산관리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투자마인드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구성을 보면 일반적으로 부동산이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이야 말로 가장 안전하고 이익이 많이 남는 자산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투자 교육도 필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부동산 일변도의 자산 운용이 안전할까? 수년전 일본이 겪었던 부동산 버블 후의 폭락 현상이나, 최근 도처에서 지적되고 있는 부동산 값 상투 우려를 논하지 않더라도 자산을 한곳에 치우쳐 보유하는 것은 투자포트폴리오의 기본을 무시한 위험한 짓이다. 이제는 다양한 금융 자산에 눈을 돌릴 때다. 사실 부동산 값이 100% 올랐다 하더라도, 양도소득세 등 거래비용을 공제하면 50%의 수익을 얻기도 힘들고 매매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에 가입한 경우에는 50%든 100%든 상승분을 모두 가질 수 있다. 물론 주가는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투자자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올해로 우리 증권시장이 개장한지 50년이 지났고 그간 경제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 대한 인식은 몇 번에 걸친 주식시장 파동, 그때마다 단기 매매위주의 투자패턴과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로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 언론사가 전국 10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2%가 증권시장하면 투기, 작전세력 등이 연상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이 합리적인 자산운용의 장으로 인정받기 힘들다. 그리고 기형적인 투자형태를 바로 잡기 힘들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가계유동자산의 절반 정도가 유가증권에 투자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낮은 이자수익을 목표로 하는 저축성예금 위주의 우리 자산운용 형태는 한심해 보인다. 개인의 금융자산 축적으로 금융수요가 다양해지고, 고령화 진전으로 장기적 자산운용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합리적 투자 판단을 위한 정보 욕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협회는 막연하게 번져 있는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오래전부터 투자자 교육을 계속해 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지침서 발간과, 강좌 개설 그리고 초, 중, 고등학생은 물론 교사대상 교육을 해왔으며, 교과서의 오류를 찾아내 교육부에 통보하여 바로 잡기도 했다. 작년에는 투자자 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증권유관기관과 함께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를 출범시키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투자자 교육의 목적이, 합리적이고 건전한 투자 분위기 확산 그리고 기본적인 경제현상과 이론을 이해하고 금융자산운용에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데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투자자 보호와 복리 증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투자자 교육은 재테크의 차원을 넘어서 정확한 경제관을 심어주고 윤택한 삶의 투자설계능력을 키워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바라건대 인터넷 교육 콘텐츠나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실시하는 교육기회에 참여하여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성숙한 투자자로 거듭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5-04
- “북한의 성실성이 개성공단 성공 열쇠” “북한의 성실성이 개성공단 성공 열쇠” 이 사람이 본 북한 - 한원덕 한덕엔지니어링 회장 매일 4000여명의 북측 노동자와 300명의 남측 노동자가 같은 밥을 먹으며 일하는 곳. 분단 60년,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1년 365일 어울려 있는 개성공단의 일상이다. 한원덕 회장(사진)은 “남북한 제조업의 미래는 개성공단에 있고 개성공단의 성공은 북한 사람들의 성실성에 있다”고 말했다. 인력관리 전문회사 한덕엔지니어링을 이끌고 있는 한 회장은 현재 개성공단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다. 한덕은 개성공단관리법에 따라 공단의 외곽경비·비상시 응급대처·화재예방 등 살림을 총책임지고 있다. 개성공단안에서는 한덕이 경찰서이면서 119 구급대이고 소방서 역할도 한다. 한 회장은 “70~80년대 중동에서 단연 돋보였던 한국인의 성실·근면성을 개성공단에서 다시 확인하고 있다”며 “해외공장에 비해 개성공단 생산성이 3배가량 된다”고 말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 현지공장에선 섬세한 노동기술 전수가 어렵다. 물론 개성공단도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동포애는 느끼지만 분단에서 비롯된 서먹함이 남아있었기 때문. 헤어진 60년 세월이 만들어낸 공백 때문이었다. 하지만 ‘뭐든 배우고 완성하겠다’는 성취의욕을 바탕으로 북측 노동자들이 애쓰면서 서로 신뢰도 쌓이고 있다. “남측의 기술과 자본, 북측의 성실하고 풍부한 노동력이 합쳐지면서 최대한의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이라며 “국내외 제조업체는 향후 개성공단 입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만 할 시절이 올 것”으로 공단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한 회장은 북에 대한 고정관념도 굳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북이 갖고 있는 문화자산에 대한 자긍심, 아리랑대축전에서 보여준 10만명의 일사분란한 율동도 있는 그대로 봐주자고 말했다. 한 회장은 “남북은 생활환경이 너무나 달라져 있다”며 “일순간에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같이 일하고 교류가 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질 수 있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통일이 과연 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면 지금은 ‘언제 통일이 될까’라는 물음으로 가까워져 있다”며 “우리사회가 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줄여나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4-27
- [임재경 칼럼]여성 총리의 유럽형과 동남아형 여성 총리의 유럽형과 동남아형 임재경 (언론인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17~18일 이틀 동안 계속된 한명숙 총리 지명자 국회 청문회는 대한민국 수립이후 처음 탄생한 여성 총리가 국민에게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탑 클래스 정치인으로 성장한 한 민주화 운동가의 험난한 전사(前史)에 비추어 본다면 청문회 석상 야당 의원들의 괴롭힘 쯤은 대수롭지 않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20년 가까운 긴 세월을 인고와 자기희생으로 쌓아올린 한국 여성의 소문난 미덕인 그 끈질김에 대하여 당대에 사는 사람들이 기본적 예의를 벗어나는 언설을 농하는 모습은 비애마저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한명숙 총리가 온화함과 덕성스러움을 잃지 않은 것은 참으로 대견하다. 어떻든 간에 한명숙 총리는 청문회의 야당공세에 선방했다. 국무총리 인준 절차의 한 부분인 청문회는 앞으로 이어질 총리 한명숙의 정상급 정치 행로의 첫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중류가정 출신, 단단한 학력 정상급 여성 정치인, 이를테면 국무총리나 대통령 자리에 도전하거나 성취한 여성 정치인들을 나는 유럽형과 동남아형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은 이른바 이념형(idealer Typus)이 아니라 20세기 후반이후에 나타나고 있는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인데, 그 이전에는 여성이 (political arena)에 등장한 경우가 아주 드물었던 까닭에 분석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였다. 1970년대에 영국 대처 수상이 선을 보인 이후 북 유럽의 여러 나라, 노르웨이 핀란드 아일랜드 등에 여성 대통령이 출현하였고, 2005년에는 독일에서 통일이전 동독 출신의 메르켈이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칸츨러(총리)에 올랐다. 흥미 있는 현상은 가톨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남성 지배의 프랑스에서 최근 2007년 대통령 선거 사회당의 강력한 후보로서 여성 의원인 세고렘 르와얄(Segoleme Royal)이 인기를 몰고 있는 사실이다. 르와얄은 보수적 집권당이 (CPE)을 강행한 결과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후유증으로 집권당의 유일한 대통령 후보감으로 남은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내무상의 지지율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대처 이후 르와얄에 이르기까지 정상급에 도전하거나 성취한 여성 정치가의 공통점은 예외 없이 중류가정 출신에다 단단한 학력의 소유자란 점이다. 왕가 혹은 영주의 딸로서 여왕 혹은 공주의 ‘선망 이미지’를 발산하는 기존의 부러움의 여성상을 내버리고 어디까지나 당사자 능력에 초점을 맞춘 정치적 기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성 남성 정치인의 부패와 현실순응주의에 대한 환멸이 참신한 여성에 대한 갈망 내지 호기심으로 변환된 것이다. 물론 남녀평등이 정치의 영역에서 실현되는 과정을 외면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한편 아세아에서는 동북아 3국(한국, 중국, 일본)에 정상급 여성 정치가의 출현이 지지부진하였던데 비해 동남아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여성이 총리와 대통령에 선출되는 예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특기할 것은 1960년대 인도의 인디라 간디 수상으로부터 지금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경우가 아버지나 남편의 후광을 입고 정계에 진출하였던 것인데 공주형 여성 정치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기성의 정치적 권위와 자산을 물려받은 동남아의 여성 대통령은 거의 모두 실패로 끝난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 남성 권위 승계한 사이비 민주 여기서 동남아 형을 일반화하는 데는 하나의 예외, 즉 인디라 간디를 빼놓아야 한다. 그것은 간디가 총명하다는 일반적 평가이외에 그의 부친이자 인도의 초대 수상인 아버지 네루를 도와 인도 독립 운동에 헌신하였던 점 때문이다. 간디의 경우를 제외하고 동남아의 여성 대통령들은 여성의 일반적 지위가 전혀 향상되지 않은 제도적-사회경제적 상황에서 남성의 정치적 권위를 일방적으로 승계한 일종의 사이비 민주주의였던 것이다. 남녀평등이란 긴 지평에서 보자면 일종의 변종이자 희극에 불과했다. 한명숙 총리의 정치적 장래를 점치는 데는 그 자신의 능력과 시운이 결정적 변수라 하겠으나 출신 조건으로 미루어서는 동남아형이라기보다는 유럽형이래야 맞다. 유럽형의 정상급 여성 정치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여성 일반의 사회적 지위향상(남성의 여성관의 변화)이 활발하게 진척되어야함은 두말 할 나위없다. 이 점은 시간을 요하는 일이긴 하지만 우리의 기성 정치인들이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현실에서는 반드시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여성 총리의 출현! 그 얼마나 역사적인 일인가.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4-20
- <''이미지 정치시대'' 예비주자들의 초상> ⑦ 정동영 언론인 11.9%, 추진력 6.5%, 자질부족 5.3% 화면 덕에 빨리 컸지만, 화면으로 위기 맞기도 방송사 앵커 출신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총선 등 각종 선거를 앞두고 영입 1순위에 꼽힌다. 단기간에 치러지는 선거의 속성상 대중적 인지도가 곧 지지도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6년 정계에 입문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5대 총선과 16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 득표’라는 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인지도가 높은 ‘방송사 앵커’ 출신이라는 이력이 적잖이 뒷심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올해로 정 의장은 정치권에 입문한 지 만 10년이 된다. 그러나 국민들의 인식 속에 정동영은 여전히 ‘언론인’이란 이미지가 가장 크게 각인돼 있다.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이미지 조사에 따르면 ‘정동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거나 연상되는 이미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언론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 가운데 11.9%로 가장 많았다. 10년 세월동안 앵커 출신 정 의장은 여전히 브라운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장수 대변인도 이미지 형성에 ‘한몫’ = 정 의장이 앵커 이미지를 벗지 못한 데에는 정계 입문 이후 장수 ‘대변인’으로 활약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앵커’에서 당의 입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대변인’으로의 변신은 전달하는 내용은 바뀌었을지언정, 화면 등을 통해 ‘전달한다’는 업무의 속성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변에 능하다’가 4.4%를 기록하고, ‘깨끗, 신뢰’(4.2%), ‘똑똑함’(3.0%), ‘부드러움’(1.8%), ‘인상이 좋음’(1.0%), ‘편안함’(1.0%) 등이 비교적 높게 나온 것 역시 ‘앵커’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송과 정치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방송사가 정해진 시간에 여러 스탭들이 팀플레이를 통해 정제된 화면과 내용을 전달하는데 반해, 정치인은 매 순간 ‘생방송’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정 의장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방송과 정치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비시켜 준다. 정제되지 않은 화면과 발언이 그대로 노출될 위험을 앵커 출신 정치인 정동영은 간과했던 것이다. ◆’정풍’이 ‘비겁’ 이미지로 전화 = 정 의장의 정치적 자질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돼 있다. 추진력과 리더십, 정치적 자질에 대한 이미지가 6.5%로 다소 높았지만, 자질부족과 약하다는 평가 역시 5.3%로 만만치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10년 정치인 생활동안 ‘앵커’ 이미지를 뛰어넘을 뚜렷한 ‘정치인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풍’과 ‘국민경선 지킴이’ 등 정 의장이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울만한 정치적 이력은 정치권 내에서는 주요한 이슈가 됐을지 몰라도, 국민 피부에 와 닿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정풍’ 등을 통해 ‘이중인격·비겁·야비’(2.6%)한 이미지가 생겼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열린우리당 대표(2.6%)와 통일부 장관(0.8%)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높지 않은 점은 우리 국민들이 직책을 매개로 정치인의 이미지를 형성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학생, 운동권 이미지 ‘미미’ = 정 의장에 대해 ‘운동권’(0.6%)이나 ‘진보적’(0.5%)이라는 이미지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화려한 조명 아래 잘 차려 입은 옷을 입고 브라운관을 매개로 대중에게 각인된 정 의장의 이미지 속에 대학시절 민청학련에 연루돼 감옥에 갔던 일화나 옷을 납품하기 위해 청계천을 오가며 고학했던 어두운 기억들을 함께 보여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의장이 방송사 ‘앵커’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이전에 살아온 삶은 그다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17년 방송사 기자시절 앵커 정동영에게 비춰진 방송사 조명이 너무 밝았던 탓이다. 53년 7월27일 한반도에 ‘휴전선’이 그어진 날 태어난 정 의장은 유신의 서슬이 퍼렇던 70년대 들어 대학을 다녔다. 서울대 국사학과 72학번인 정 의장은 이해찬 전총리에게 ‘돌 던지는 것’을 배워 학생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고2 때 아버지를 일찍 여읜 정 의장이 서울에 올라와 학생운동에 빠져 감옥을 오가는 것을 보다 못한 어머니는 서울로 상경, 단칸방을 얻어 청계천에 옷을 납품하는 가내수공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청계천이 복원된 뒤 정 의장은 어느 일요일 홀로 청계천을 찾아 리어카에 옷을 싣고 평화시장을 오가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분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정 의장의 화려한 ‘앵커’ 이미지 이면에는 어두운 시대를 헤쳐오는 동안 깊이 패인 정 의장만의 주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 의장에 대한 기타 이미지로는 ‘눈웃음’ ‘정의파’ ‘글로벌’과 함께 ‘오만하다’ ‘너무 개인적이다’ ‘공격적이다’ 등도 있었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4-04
- <임재경 칼럼>여성 총리의 유럽형과 동남아형(2006.04.20) 여성 총리의 유럽형과 동남아형 17-18일 이틀 동안 계속된 한명숙 총리 지명자 국회 청문회는 대한민국 수립이후 처음 나올 여성 총리가 국민에게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탑 클래스 정치인으로 성장한 한 민주화 운동가의 험난한 전사(前史)에 비추어 본다면 청문회 석상 반대당 의원들의 괴롭힘 쯤은 대수롭지 않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20년 가까운 긴 세월을 인고와 자기희생으로 쌓아올린 한국 여성의 소문난 미덕인 그 끈질김에 대하여 당대에 사는 사람들이 기본적 예의를 벗어나는 언설을 농하는 모습은 비애마저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한명숙 총리지명자가 온화함과 덕성스러움을 잃지 않은 것은 참으로 대견하다. 어떻든 간에 한명숙 총리 지명자는 청문회의 야당공세에 선방했다. 국무총리 인준 절차의 한 부분인 청문회는 앞으로 이어질 총리 한명숙의 정상급 정치 행로의 첫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정상급 여성 정치인, 이를테면 국무총리나 대통령 자리에 도전하거나 성취한 여성 정치인들을 나는 유럽형과 동남아형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은 이른바 이념형(idealer Typus)이 아니라 20세기 후반이후에 나타나고 있는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인데, 그 이전에는 여성이 (political arena)에 등장한 경우가 아주 드물었던 까닭에 분석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였다. 1970년대에 영국 대쳐 수상이 선을 보인 이후 북 유럽의 여러 나라, 노르웨이, 핀란드, 아일랜드 등에 여성 대통령이 출현하였고, 2005년에는 독일에서 통일이전 동독 출신의 메르켈이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칸츨러(총리)에 올랐다. 흥미 있는 현상은 가톨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남성 지배의 프랑스에서 최근 2007년 대통령 선거의 사회당의 강력한 후보로서 여성 의원인 세고렘 르와얄(Segoleme Royal)이 인기를 몰고 있는 사실이다. 르와얄은 보수적 집권당이 (CPE)을 강행한 결과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후유증으로 집권당의 유일한 대통령 후보감으로 남은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내무상의 지지율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대쳐 이후 르와얄에 이르기까지 정상급에 도전하거나 성취한 여성 정치가의 공통점은 예외 없이 중류가정 출신에다 단단한 학력의 소유자란 점이다. 왕가 혹은 영주의 딸로서 여왕 혹은 공주의 ‘선망 이미지’를 발산하는 기존의 부러움의 여성상을 내버리고 어디까지나 당사자 능력에 초점을 맞춘 정치적 기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성 남성 정치인의 부패와 현실순응주의에 대한 환멸이 참신한 여성에 대한 갈망 내지 호기심으로 변환된 것이다. 물론 남녀평등이 정치의 영역에서 실현되는 과정을 면을 외면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한편 아세아에서는 동북아 3국(한국, 중국, 일본)에 정상급 여성 정치가의 출현이 지지부진하였던데 비해 동남아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여성이 총리와 대통령에 선출되는 예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특기할 것은 1960년대 인도의 인드라 간디 수상으로부터 지금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경우가 아버지나 남편의 후광을 입고 정계에 진출하였던 것인데 공주형 여성 정치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기성의 정치적 권위와 자산을 물려받은 동남아의 여성 대통령은 거의 모두 실패로 끝난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 여기서 동남아 형을 일반화하는 데는 하나의 예외, 즉 인디라 간디를 빼놓아야 한다. 그것은 간디가 총명하다는 일반적 평가이외에 그의 부친이자 인도의 초대 수상인 아버지 네루를 도와 인도 독립 운동에 헌신하였던 점 때문이다. 간디의 경우를 제외하고 동남아의 여성 대통령들은 여성의 일반적 지위가 전혀 향상되지 않은 제도적-사회경제적 상황에서 남성의 정치적 권위를 일방적으로 승계한 일종의 사이비 민주주의였던 것이다. 남녀평등이란 긴 지평에서 보자면 일종의 변종이자 희극에 불과했다. 한명숙 총리 지명자의 정치적 장래를 점치는 데는 그 자신의 능력과 시운이 결정적 변수라 하겠으나 출신 조건으로 미루어서는 동남아 형이라기보다는 유럽형이래야 맞다. 유럽형의 정상급 여성 정치가가 탄생하기위해서는 여성 일반의 사회적 지위향상(남성의 여성관의 변화)이 활발하게 진척되어야함은 두말 할 나위없다. 이점은 시간을 요하는 일이긴 하지만 우리의 기성 정치인들이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현실에서는 반드시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여성 총리의 출현! 그 얼마나 궁금한 일인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4-18
- 이용섭 행자, 거창사건 추가 명예회복 추진(사진)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18일 경남 거창군 신원면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열린 ‘거창사건 희생자 제55주기 합동위령제 및 추모식’에 참석해 거창사건 명예회복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추모사에서 “지난날의 아픈 상처와 잃어버린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억울하게 숨진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며 “추가등록 희망자를 받고, 무연고 사망자는 희생자유족회에서 신고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거창사건 관련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지난 96년 ‘거창사건 등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했으며,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4-18
- 이미지 정치시대 예비주자들의 초상 ③ 김근태 ‘운동권’ ‘정직한 리더십’ 긍정부정 교차 ‘떠오르는 이미지 없다’ ‘잘 모른다’ 과반수 대중정치인으로 가기엔 과거이미지 아직 커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정치권에 몸을 실은 건 11년전인 95년이다.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정치에 입문한 뒤 3선 의원,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치며 여당의 차기주자군 대열에 합류했다. ‘정치인 김근태’에게는 “전문가들에게선 콘텐츠와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으면서도 국민들의 눈에는 대중정치인으로 각인돼 있지 않다”는 평가가 언제나 엇갈렸다. 올해 초 당으로 돌아와 지도부 경선에 뛰어든 김 최고위원은 변신을 시도했다. 어렵고 긴 말투를 짧고 간결하게 바꿨고, 지나치게 신중하고 수동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태도로 전환했다. 대중성 부족이란 꼬리표를 떼어 내야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의 이런 노력은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정치인 김근태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태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느냐’는 물음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거나 ‘잘 모른다’는 반응이 600명을 넘었다. 특정 이미지를 제시한 나머지 응답층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운동권’이며 ‘약하다’는 느낌과 함께 ‘정직한 리더십’이란 긍·부정이 혼합된 이미지를 제시했다.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와 실시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 응답자 1000명은 ‘운동권(73명)’, ‘리더십과 추진력(50명)’, ‘자질부족과 약함(46명)’, ‘깨끗함과 정직(35명)’ 순서로 답했다. ◆“운동권이고 약하다” =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우유부단’ ‘햄릿형’으로 해석될만한 이미지는 국민의 답변 속에 거의 없었다. 이런 점에서 김 최고위원의 스타일 변신 노력은 일정하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생활 11년을 거치고도 ‘운동권’이란 답변이 가장 먼저 나온 점은 김 최고위원이 아직은 강력한 과거의 이미지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생운동, 재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혹독한 세월을 헤쳐온 그의 인생역정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달라진 사회와 미래를 끌어가기에는 ‘뒤쳐진 시간표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부정적 측면은 ‘차기주자 김근태’의 발목을 붙드는 요소다. 김 최고위원 자신도 ‘운동권’이란 과거 이미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당으로 복귀한 1월 초 그가 기자들에게 부탁한 첫마디는 “재야파란 말을 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달라진 시대에 낡은 인식과 행태를 고집하는 세력으로 비친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그에게 ‘자질부족, 약하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답이 46명이나 되는 것도 되새겨볼만한 대목이다. 확실한 미래주자로 신뢰를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정직한 리더십”이나 인지도 미약 = 반면,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란 국민들의 인식은 정치인 김근태가 키워가야 할 이미지 자산일지 모른다. ‘정직한 리더십’이란 그의 이미지는 2002년 3월 불법선거자금 고백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있던 2000년 8월 당시 권노갑 의원에게서 불법선거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정치권은 ‘순진한 바보’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신선하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에게 무엇보다 고민이 될만한 부분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답변이 439명, ‘잘 모른다’는 반응이 175명이나 되는 점이다. ‘김근태의 정치적 상표’가 불분명하고 대중인지도도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편, 김 최고위원에 대한 소수 이미지로는 ‘김대중과 유사하다’거나 ‘젊다’, ‘관료주의’, ‘날카롭다’ 등도 있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3-29
- [내일시론]은퇴계획서 작성합시다 은퇴계획서 작성합시다 지난 2월말 한국시티은행에서 정년퇴직한 한예석씨(58)는 요즘 더 바쁘다. 제주도에 초콜릿박물관을 낸 한씨는 박물관 치장에 열중하는 한편 맛있는 국산초콜릿을 만들고 판매하느라 쉴 틈이 없다. 국내외에 매장을 늘릴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은퇴 후 한씨가 더 바쁘고 보람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그가 20여년전부터 은퇴 후를 대비해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이라 해외출장이 잦았던 한씨는 틈만 나면 각종 초콜릿을 모았고 단기과정에 등록해 초콜릿 만드는 법도 배웠다. 초콜릿 기술자격증도 서너 개 땄다. 그는 3년전 제주도에 초콜릿 박물관을 세우고 은퇴 후 박물관을 근거로 생활할 계획을 짰다. 한씨는 비교적 행복한 경우이다. 고령화사회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나 대다수의 40~50대는 별다른 준비가 없어 불안감과 두려움 속에 밤잠을 설치는 등 퇴직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은퇴 10년 전에 인생 후반기 30년 청사진 마련해야 그렇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고령사회 진입에 걸린 시간이 프랑스가 115년, 스웨덴이 85년이었던 데 비해 우리나라는 단지 18년밖에 안걸리는 상황이다.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우리나라 노인들은 은퇴 후 30여년을 살아야하는데 직장인이 아닌 일반 노인 70%이상이 아무런 준비없이 노후를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노후 걱정 때문에 직장인을 중심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는 경향은 있으나 은퇴 이전 10여년전부터 은퇴계획서를 만들고 그 계획에 따라 재테크를 하고 건강을 챙기는 한편 노후에 할 일을 준비하는 중년은 드물다. 그렇다. 막연히 돈만 준비하는 것이 노후준비의 전부가 아니다. 돈도 필요하나 노후에도 할 일이 필요하다. 무료함 속에서 노후를 허송세월할 수는 없다. 재취업이든 창업이든 봉사활동이든 한창 잘나가는 시절부터 준비해야 한다. 유비무환인 것이다. 방향을 정하면 관련 서적도 사보는 등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관련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면서 꼼꼼히 그리고 치밀하게 은퇴후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특히 60대 이후에 재취업을 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50대까지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 60대 이후에는 사회에 봉사하는 일감을 찾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고향에 돌아가 초등학교나 유아원 등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교통정리와 경비 그리고 관광안내 등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예비소양을 갖추는 작업도 필요하다. 돈도 할 일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건강이다. 노후를 위해 적어도 40대부터는 건강을 챙겨야하는 것이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니기에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폭음과 폭식은 피하고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과거 정년퇴직을 하거나 은퇴하면 자녀의 부양아래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부양하려는 자녀도 없고 은퇴 이후에도 30~40년을 살아야 한다. 은퇴 이후 30~40년을 살아야 하는 청사진을 은퇴 10년전에는 마련해야 한다. 인생에 전반기 중반기 후반기가 있다면 후반기 청사진을 미리 미리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권, 국민연금 건강보험 개혁 서둘러라 고령화사회를 맞아 국민들의 노후를 개개인에게 맡길 수는 없다.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에 들어간다. 그런 만큼 이에 대비한 정부의 노력 또한 배가되어야 한다. 앞으로 20년뒤면 지금의 농촌처럼 모든 도시가 노인들로 뒤덮일 때를 대비해 정부 차원의 계획을 차곡차곡 준비해야 한다. 우선 국민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내년은 대통령 선거의 해인만큼 올해 안에 국민연금 개혁을 끝내야 한다. 국민연금과 함께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 연금도 개혁해 모든 국민이 연금 혜택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불신을 불식시켜야하는 것이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라도 국민건강보험도 개혁해야 한다. 의약단체의 로비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현행 건강보험은 허점이 많다. 국민이면 누구나 쉽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도 개혁되어야 한다. 60대에도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가는 만큼 정부기관이나 관영기업 그리고 기업 등에서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고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50대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은퇴한 노인들에게는 종부세를 면제하는 등 세금을 감면해주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정 세 용 논설주간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3-27
- 골프의 정치학 권력과 돈을 매개로, 스포츠와 접대문화의 절묘한 만남 아쉬운 소리 해야 할 기업인들, 권력에 골프접대는 필수 ‘3·1절 골프파문’과 이해찬 총리의 사임으로 새삼 세간의 주목을 받은 ‘골프정치’. 세월이 흘러도 ‘골프에 얽힌 정치’ 얘기가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골프와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한국정치사에서 골프정치는 때론 권력을 만들기도 했지만, 노무현 정권들어 골프정치는 결국 권력을 내놓게 만드는 화(禍)를 불렀다. ‘권력이 있는 곳에 접대가 있고, 골프가 접대의 최고수단으로 정치화’됐기 때문이다. 과거에 술과 접대가 만나 ‘요정정치’ ‘룸살롱 정치’가 있었다면 권력과 돈을 매개로, 스포츠와 접대가 만난 게 골프정치다. 골프를 좀 쳐본 사람들은 농담 삼아 ‘서서 하는 운동 중에 가장 재미있는 운동’이 골프라고 한다. 대신 다른 운동에 비해 돈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 때문에 조그마한 권력이라도 있는 사람은 자기 돈 내고 골프를 치려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권력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를 제공하고 뭔가 부탁하는 ‘부패고리’가 여기에서 생기하는 것이다. ◆황제골프와 대통령 골프 = 이해찬 총리의 사임을 부른 직접적인 이유는 최고권력을 가진 총리와 권력에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기업인, 그것도 부도덕한 기업인이 같이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 ‘3·1절’이란 시점이 꺼림직 하긴 하지만 평소에 운동 좋아하는 친구들과 자기 돈 내고 골프를 쳤다면 그걸로 사임하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 총리의 3·1절 골프가 눈총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이른바 ‘황제골프’를 쳤다는 점이다. 황제골프란 앞 팀과 뒷팀의 시간간격을 늘여서 그 팀의 플레이가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아예 돈으로 앞 뒷팀의 순서를 사는 경우도 있다. 보통 골프에서는 앞 팀의 뒤꽁무니를 쫓아가게 되지만 ‘황제골프’는 앞 뒷팀이 없어 그 팀이 무엇을 하는지는 직접 운동하는 사람과 캐디밖에 알 수가 없다. 문제는 이런 황제골프가 ‘부킹(필드사용 예약)’이 어렵다는 주말에 많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황제골프를 치는 당사자들이야 재력이나 신분의 과시일지 모르지만 그만큼 원성을 듣게 된다. 황제골프와 달리 ‘대통령 골프’는 아예 전체 코스를 빌리다시피 한다. 대통령의 경호 문제 때문에 곳곳에 경호원까지 배치하는 게 보통이다. 미국 대통령들의 골프 비화를 쓴 《백악관에서 그린까지》를 보면 ‘대통령이 골프를 칠 때면 자동소총을 든 경호원들이 숲 곳곳에 숨어 있고, 이들은 때로는 숲으로 날아온 공을 페어웨이 안에 던져 놓기도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 대통령의 골프도 이런 식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 골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대통령 골프’ 역시 원성의 대상이다. 지난해 8월 여름 휴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와 용평CC에서 골프를 친 적이 있다. 마침 이날은 전두환 전 대통령도 ‘대통령 골프’를 쳐 골프장은 거의 마비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서 골프를 쳤던 한 인사는 “보통 4시간30분이면 라운딩 할 것을 거의 7시간이나 걸렸다”며 “이런 횡포가 어디있냐”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외유골프와 정치 = 정치인이 골프로 물의를 일으키는 예 중 가장 많은 것이 접대성 해외여행에서 골프를 치는 이른바 ‘외유골프’다. 최근 국회 과기정위 소속인 한나라당 김석준 의원이 과기정위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통신업체의 후원을 받아 하와이에서 골프를 쳐 세간의 눈총을 받은 것도 외유골프의 전형이다. 국회 과기정위의 골프추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7년 4월 과기정위 소속 여야 의원 5명이 한국통신으로부터 거액의 경비를 지원받아 골프외유에 나섰다가 검찰에 고발된 적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골프외유를 선호하는 이유는 국내에서는 ‘보는 눈’이 많아 자칫 입방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부킹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도 골프외유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다. 과거에 국회 재경위 소속 의원들의 경우 피감기관인 국세청에 전화한통이면 바로 부킹이 이뤄졌다고 한다. 골프장측이 국세청의 요청이면 ‘하늘이 두쪽 나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 이용섭 전 청장 취임 이후부터는 재경위의 골프부킹도 ‘좋은 시절’ 얘기가 돼 버렸다고 한다. 이 전 청장이 정치인들의 부킹 부탁을 직접 관리하겠다며 국세청 공무원들에게 ‘엄포’를 놨기 때문이라는 게 재경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요즘은 체육시설을 피감기관으로 둔 문광위나 통신업체를 피감기관으로 둔 과기정위, 군부대 골프장 이용이 가능한 국방위, 금융기관을 피감기관으로 둔 정무위 등이 골프부킹 잘되는 상임위라고 한다. ◆이해찬 총리 사건, 정치인들에게 반면교사 = 정치인들에게 골프는 이제 필수다. 과거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같은 거물정치인 몇몇이 골프로 정치를 했다면 이젠 초선들도 대부분 골프를 친다. 최근 ‘한국일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7대 국회의원 297명 중 골프 치는 의원은 216명으로 70%를 넘는 의원들이 골프를 즐긴다. 실력은 천차만별이다. 열린우리당 신학용 김종률 의원,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싱글(기본 72타에서 9타 이내를 오버하는 수준) 골퍼다. 386 운동권 출신 의원들 골프수준도 상당하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80초반을 오가는 실력자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임 의원의 골프입문은 골프파문으로 물러난 이해찬 총리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이제 골프를 모르면 사람 사귀기 어렵다’고 말한다. 정치행위를 위한 반드시 해야 할 운동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골프의 속성 상 언제 누가 ‘이해찬 총리’ 꼴이 날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해찬 총리 사건은 정치인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남봉우·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