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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일꿈]방북, 그 가슴 설레는 사건 방북, 그 가슴 설레는 사건 조 미 애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기획국장)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니 2월 초에 있을 남북간 실무협의를 위해 또 방북일정을 맞추느라 사무실이 분주하기만 하다. 북녘교육현대화사업을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평양을 다녀온 지 이제 겨우 한 주가 지났다. 남북간 민간교류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 단체에서는 방북이라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요즘에야 방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던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북을 방문한다거나 북녘 동포를 만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 억눌림의 기억 때문인지 방북은 아직도 나에게는 가슴 설레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남북간 경제협력과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남쪽의 많은 사람들이 북을 다녀왔다. 특히 작년에는 아리랑 참관을 위해 대규모의 남쪽 참관단들이 평양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남쪽 사람들의 방북이 잦아지면서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과제도 많아졌다. 6·15 공동선언이 채택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방북에 대한 기쁨과 호기심은 잠시, 어떤 사람들은 북의 체제선전에 대한 다소 몰이해적 비난과 북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우월적 관점만을 앞세우거나, 북의 집단주의에 대해 다분히 자유주의적 해석으로 비판을 일삼기도 한다. 우리는 지난 60여 년 동안 반북의식과 반공교육에 억눌려 북의 체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었던 현실 속에 살아왔다. 단 몇 번의 만남으로 우리가 과연 북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북쪽 동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남쪽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로 낯설음의 대상일 것임에 틀림없다. 때때로 자본주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일방적 시각이나 사소한 행동들이 남북간의 교류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남북간의 동질성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진정한 동질성이란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있는 그대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또한 남북간의 교류가 단순한 시혜적 지원이 아닌 교류협력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이 시대의 대세이고, 북이 통일의 한 주체라면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남북간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가을, 방북에 대한 감격으로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이던, 북녘 동포가 흔들어주는 환영의 손짓에 눈물 훔치던 남쪽 참관단들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제 5년이 지났다. 갈라져 살아왔던 분단의 세월에 비하면 아직 우리는 북에 갈 수 있다는 기쁨을, 북녘 동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감격을 10년은 더 누리고도 모자람이 있을 것이다. 몇 번의 방북기회에서 만난 북녘의 사람들, 또 한 해를 넘기며 서른이 훌쩍 넘도록 시집을 못간 이 노처녀의 일상을 염려하고 있을 북녘의 지인을 생각하니 올 한 해도 마음이 훈훈하기만 하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02
- 지역1 서울 학생·시민의 과학 체험학습의 명소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쉽게 접하고 놀이로 배우는 과학전시물 선보인 호기심 천국 관악구 봉천7동 238번지에 위치한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관장 김영준)이 서울 학생·시민의 과학 체험학습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대지면적 17,698평, 건물연면적 2,681평 3개동으로 세워진 과학전시관은 물놀이 체험마당, 연구실험동, 체험동산으로 보고 느끼고 직접 참여하는 공간이다. 물놀이 체험마당 전시관 우편에 자리한 물놀이 체험마당에는 과학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야외전시물 50점이 설치돼 있다. 기획조사부 김선주장학사는 “야외전시물은 누구든지 과학을 접하고 과학놀이를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며 사고력을 신장하고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해 설치된 과학체험학습장이다”고 설명하다. ‘놀이로 배우는 과학전시물’을 모토로 꾸며진 야외전시장에는 작은 힘으로도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 도르레와 지레, 말 상대찾기 파이프를 통해 상대의 말이 들리는 파이프를 찾아보며 소리의 속도와 지연전달을 이해토록 하고 있다. 또 거대한 구조물 위에 물의 낙차를 이용해 다양한 운동모습을 보여주는 물놀이 체험마당의 상징물 ‘물 종합운동장치’, 공중에 떠 있는 레일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움직여도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는 이유가 지렛대의 원리에 있음을 체험할 수 있는 ‘공중 자전거’도 설치돼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밖에도 손잡이를 시계방향으로 서서히 돌려 아래쪽에 놓여 있는 공을 아르키메데스의 스쿠루를 따라 맨 위로 올려 보내서 왼족 레일쪽으로 굴리면 공의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면서 여러 가지 운동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아르키메데스 운동장치’, ‘소리 반사경’, ‘다람쥐 펌프’ 등 다양한 전시물이 과학에 대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전시장 한켠에는 그물형태의 로프로 만든 정글짐과 블록을 쌓아 아치다리를 만들어 밟고 지나가 보며 다리의 견고한 구조를 이해하도록 한 아치다리가 자리하고 있다. 혹한으로 잠시 개방을 중단했던 야외전시장은 3월 2일부터 개방이 재개된다. 일반인은 주말과 평일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국보부터 상징전시물까기 전시관 중앙 건물 정면에 우뚝 솟은 시계탑은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일정시간 (매 30분, 정각)마다 멜로디 음악과 함께 12간지의 동물모형들이 나와 춤을 추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본관 건물 내에도 몇몇 귀중한 전시품이 자리하고 있다. 약 11m에 달하는 파동지네는 기다란 줄사다리의 막대들이 파동을 일으키며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인다. 또 1669년 송이영이 최초 제작한 것으로 동양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오던 혼천의와 서양식 기계장치인 자명종을 결합한 천문시계인 혼천시계(국보 230호)가 국내에서 최초로 완전복원해 전시관 로비에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도 나무가 죽어 강이나 늪 지역 등에 묻혀 오랜 세월에 걸쳐 광물성분으로 바뀌어 화석이 된 규화목(나무화석), 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공들이 다양한 효과장치들과 어우러져 가속운동, 등속운동, 진자운동, 탄성충돌, 종치기 등의 다양한 효과와 운동모습을 연출한 종합운동장치가 전시되어 있다. 직접 참여하는 체험동산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동산의 경사진 방에는 사각에 의한 판단과 경험에 의한 정보와의 차이에 따른 귓속 평형기관의 혼란이 뇌에 작용해 만들어 내는 착시현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또 자신이 만들어 낸 소리가 멀리 퍼져나갔다가 다시 반사되어 돌아오는 현상을 관찰하며 소음공해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메아리를 되찾아보는 전시물 메아리는 천문대까지 이어져 있다. 메아리를 따라 천문대로 오르면 천문대를 둘러 황도 12궁과 계절변화에 따라 다른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간이 플라네타리움이 있다. 천문대는 가족천문교실이 열릴 때만 개방된다. 올해 가족천문교실은 4월 1일, 7월 1일, 11월 25일, 12월 2일에 열리는데 매회 선착순 10여가족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신청접수날짜는 전시관 홈피( www.ssp.re.kr)에 공지된다. 사이버과학교실, 곤충생태관도 운영 과학전시관은 학생 개인 수준에 맞는 사이버 과학공부방과 자료실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중학교 전학년, 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사이버과학교실은 과학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전시관과 연계된 각급 학교 교사가 24시간 내에 답변을 올려 주며 전시관 홈피에는 학년별 과학관련 동영상자료들이 준비돼 있다. 또 중간, 기말고사기간에 맞춰 각 학년별 과학예상문제를 탑재해 놓는다. 전시관은 각급 학교대상으로 일일탐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사전에 신청한 1일 3학급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탐구교실은 과학영화, 탐구실험, 자연관찰원, 야외전시물 등을 견학한다. 또한 자연과의 접촉이 적은 학생 및 시민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곤충의 세계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곤충생태관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한국과학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과학의 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4월 15~16일에 열리는 과학의 달 행사에서는 과학체험마당, 과학 뮤지컬, 천체관측, 사이언스 매직쇼가 펼쳐 질 계획이다.(02-881-3000) 도움말 :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기획조사부 김선주 장학사 이영미 리포터 junjemi@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20
- 원자력, ‘탈석유’ 대안일 수 있나 최근 울진원전 5·6호기 준공으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고유가와 온실가스 증가에 대응하는 유일한 해결책이자 장래 다가올 수소경제를 준비하는 ‘대안 에너지’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세계 30개국에서 438개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전세계 전력 수요의 16%를 공급한다. 원자력은 화석 에너지 고갈, 이산화탄소 급증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의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원자력발전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목표가 되고 있고 어떤 이유에서든 사고가 날 경우 커다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우라늄의 경우 매장량에도 한계가 있으며 채굴과 운송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보안상 허점 드러나 =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대부분의 원자력발전시설들이 테러 등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0년대 실시한 57번의 가상공격 가운데 27번의 공격에서 ‘핵반응로’가 파괴되고 방사능 유출이 일어났다. 심지어는 환경단체 회원들도 원자력발전소를 ‘쉽게’ 공격할 수 있을 정도였다. 2003년 그린피스는 원자력발전소 방어망의 허점을 보여주기 위해 영국 사이즈웰 발전소에 진입,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반응로 위에 올라갔다. 원자력발전이 시작된 이래 수백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그 중 최악은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였다. 반응로 하나가 녹아내리면서 적어도 6000명이 죽고 37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주해야 했다. 실수에 가까운 사고도 많다. 2002년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비스-베시 발전소에서는 붕소산 때문에 반응로 상부에 17cm의 구멍이 뚫렸다. 만약 냉각제를 담고 있는 나머지 0.5cm의 강판이 뚫렸다면 반응로까지 녹아내릴 수 있었던 사고였다. 2004년 미국의 ‘과학자참여연대’는 미국에 있는 103기의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의 수명이 절반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용후 연료 처리, 세계적인 골치 = 원자력발전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나라도 중·저준위 원전수거물센터 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지만, 실제 가장 심각한 방사능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에 분산 보관 중인 ‘사용후 핵연료봉’이다. 사용후 핵연료봉은 우라늄의 독성이 사라지기까지 수십만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이를 안전하게 수십만년 동안 보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미국은 네바다주에 있는 유카산에 저장시설을 만들 계획이지만, 이곳은 지리적으로 불안정하며 지하수가 저장소로 침투해 인근의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원전센터에서 핵반응로 옆에 수조(물탱크)를 만들어 사용후 핵연료봉을 ‘임시저장’하고 있으며, 월성원전은 센터 안에 ‘공냉식 저장시설’을 운영 중이다. 일부에서는 ‘중·저준위’ 폐기물보다 이런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이 더 시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세계자원연구소(WRI·World Resource Institute) 폴 패쓰(Paul Faeth) 부회장은 “원자력 발전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핵폐기물 매립 문제도 만만치 않고 입지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풍력’이 훨씬 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또 하나 문제는 원자력발전소를 지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미국에서는 여기에 투자할 자본이 없다”며 “미국 금융업계에서는 원자력 발전 산업을 싫어하고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세계적으로 28개의 원전이 건설 중이고 35개가 계획 중이다. 이 가운데는 최근 몇십년 동안 원전을 전혀 짓지 않았던 나라들도 포함돼 있다. 반면 벨기에나 독일, 스위스,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향후 20~30년 안에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16
- 원자력, ‘탈석유’ 대안일 수 있나 원자력, ‘탈석유’ 대안일 수 있나 최근 울진원전 5·6호기 준공으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고유가와 온실가스 증가에 대응하는 유일한 해결책이자 장래 다가올 수소경제를 준비하는 ‘대안 에너지’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세계 30개국에서 438개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전세계 전력 수요의 16%를 공급한다. 원자력은 화석 에너지 고갈, 이산화탄소 급증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의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원자력발전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목표가 되고 있고 어떤 이유에서든 사고가 날 경우 커다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우라늄의 경우 매장량에도 한계가 있으며 채굴과 운송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보안상 허점 드러나 =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대부분의 원자력발전시설들이 테러 등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0년대 실시한 57번의 가상공격 가운데 27번의 공격에서 ‘핵반응로’가 파괴되고 방사능 유출이 일어났다. 심지어는 환경단체 회원들도 원자력발전소를 ‘쉽게’ 공격할 수 있을 정도였다. 2003년 그린피스는 원자력발전소 방어망의 허점을 보여주기 위해 영국 사이즈웰 발전소에 진입,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반응로 위에 올라갔다. 원자력발전이 시작된 이래 수백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그 중 최악은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였다. 반응로 하나가 녹아내리면서 적어도 6000명이 죽고 37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주해야 했다. 실수에 가까운 사고도 많다. 2002년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비스-베시 발전소에서는 붕소산 때문에 반응로 상부에 17cm의 구멍이 뚫렸다. 만약 냉각제를 담고 있는 나머지 0.5cm의 강판이 뚫렸다면 반응로까지 녹아내릴 수 있었던 사고였다. 2004년 미국의 ‘과학자참여연대’는 미국에 있는 103기의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의 수명이 절반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용후 연료 처리, 세계적인 골치 = 원자력발전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나라도 중·저준위 원전수거물센터 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지만, 실제 가장 심각한 방사능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에 분산 보관 중인 ‘사용후 핵연료봉’이다. 사용후 핵연료봉은 우라늄의 독성이 사라지기까지 수십만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이를 안전하게 수십만년 동안 보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미국은 네바다주에 있는 유카산에 저장시설을 만들 계획이지만, 이곳은 지리적으로 불안정하며 지하수가 저장소로 침투해 인근의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원전센터에서 핵반응로 옆에 수조(물탱크)를 만들어 사용후 핵연료봉을 ‘임시저장’하고 있으며, 월성원전은 센터 안에 ‘공냉식 저장시설’을 운영 중이다. 일부에서는 ‘중·저준위’ 폐기물보다 이런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이 더 시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세계자원연구소(WRI·World Resource Institute) 폴 패쓰(Paul Faeth) 부회장은 “원자력 발전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핵폐기물 매립 문제도 만만치 않고 입지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풍력’이 훨씬 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또 하나 문제는 원자력발전소를 지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미국에서는 여기에 투자할 자본이 없다”며 “미국 금융업계에서는 원자력 발전 산업을 싫어하고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세계적으로 28개의 원전이 건설 중이고 35개가 계획 중이다. 이 가운데는 최근 몇십년 동안 원전을 전혀 짓지 않았던 나라들도 포함돼 있다. 반면 벨기에나 독일, 스위스,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향후 20~30년 안에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16
- <신문로 칼럼>꿈(함인희 2006.01.31) 꿈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 새해를 연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달력 한 장을 넘기고 있으니, 해를 더해갈수록 시간의 흐름에 가속이 붙는 건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게다. 2월은 바야흐로 각급학교의 졸업 시즌이다. 졸업식 장면 또한 세월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던 듯,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노래를 부르는 동안 눈물 주르르 흘리던 초등학교 졸업식 장면도, 백발성성한 부모님께 학사 가운 입혀드리고 학사모(帽) 씌어드린 후 큰 절 올리던 대학교 졸업식 장면도, 이젠 빛바랜 흑백사진 속에나 남아 있는 듯 하다. 이들 졸업식 풍경의 소박한 정겨움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음을 지켜보자니 안타까움이 슬슬 고개를 든다. 한데 더 더욱 마음 아픈 것은 입시전쟁의 열기가 해를 더해가는 동안, 한 계단 한 계단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우리 주인공들의 활력과 패기가 점차 꼬리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를 거쳐 생산되는 제품마냥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꿈을 꾸고 있는 우리 자녀들 모습은, 마지막 기착지인 대학입학 면접장과 논술 답안지에서 확연하고도 분명히 감지된다. 중문과를 지망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중국이 뜨는 나라이기 때문”에 전공하려 한다는 것이고 앞으로 희망하는 직업은 하나같이 동시 통역사가 되겠노라 답한다. 불문과를 희망한다는 학생들은 또 한결같이 까뮈의 이방인에 감동받았고 카프카의 변신을 감명 깊게 읽었다 하며, 역시 장래 희망은 동시통역사 아니면 국제기구의 전문가를 꿈꾼다 한다. 뿐만이 아니다. 미래의 법관 지망생들은 너나없이 힘이 없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인권 변호사가 되겠노라 하고, 경영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 대부분은 경쟁력 있는 유수기업의 CEO를 꿈꾼다. 의사 지망생 또한 “의술은 인술”이란 모범답안을 암송하는 건 여타 학생들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명문대학 진입을 목표로 삼았던 우리 자녀들은 정작 대학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다. 고등교육 전문가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생의 밑그림은 대학 입학 후 약 8주 동안의 경험에 의해 그려진다고 한다. 곧 20대로 진입하면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해보고, 진정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험해보는 동안 “될성부른 나무”는 뿌리를 내려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데 바로 이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 자녀들은 그동안 확신해왔던 자신의 꿈을 서서히 포기해가기 시작함은 슬픈 역설 아니겠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강의실에서의 경험담 하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왠지 어깨가 축 늘어지는 것 같은 학생들을 향해 대학입시 면접 때를 상기시켜 준 다음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꿈이란 이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희망이지 포기하기 위해 존재하는 악몽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미 꿈을 포기했다면 그건 아마도 ‘개꿈’이었을 겁니다. 남들에게 보기 좋은 것, 내세우기 좋은 것, 거창하기만 한 것, 그런 걸 꿈이라 하지 않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내가 진정 원하는 진짜 꿈을 꾸어 보십시오.” 순간 강의실엔 숨소리조차 들릴 듯 한 적막이 흘렀고, 한 두 녀석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느 듯 공허한 울림이 되어 버린 “우리 자녀들의 꿈”을 “진솔한 희망”과 더불어 다시 찾아줌이 어떨는지? 정보사회의 뒤를 이어 “꿈의 사회”가 오고 있다는데, 우리 자녀들이 저마다의 잠재력과 적성에 따라 형형색색 빛 꿈을 꿀 수 있도록 전폭적 지지를 보내줌은 어떨는지? 꿈을 꾸는 것 자체가 왠지 허황된 사치요 사춘기시절 치기(稚氣)라 여기며, 한번 뿐인 인생을 관성에 따라 무미건조하게 지나가고 있는 부모세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말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1-30
- 권선택 자서전 ‘때로는 부족함이…’ 출간 권선택 의원(대전 중구)이 자신의 추억과 에피소드를 담아 책을 냈다. ‘때로는 부족함이 더 아름답다’는 제목의 자서전이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한 토박이의 고향이야기이며, 지난 30여년간 공직생활과 의정활동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는 삶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이다. 이 책에는 화재진압만 담당했던 119전화가 일반시민들의 구조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119구조대로 창설하는 과정에서 토대를 마련한 일이나, IMF때의 금모으기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일에 대한 숨은 기획자로서의 역할 등이 소개됐다. 두 시간 만에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고할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던 상황, 또한 승진이 너무 빨라 오히려 제발 안 좋은 자리로 보내달라는 기이한 인사 청탁을 한 권 의원의 숨은 일화들도 담겨있다. 또한 가족사에 대한 회고를 통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주위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살았던 가족사의 훈훈한 이야기가 정감 어리게 다가온다. 이번 자서전에는 열린우리당 당의장 후보인 김근태, 정동영 의원이 추천사를 써 남다른 감회를 느낄 수 있으며, 홍선기 전 시장을 비롯해 권 의원에 대한 추억을 회고하는 지역인사들의 글도 담겨있다. 권 의원은 “지난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곤 했으나 그럴 때마다 용기와 힘을 실어준 분들이 바로 사랑하는 고향 분들이었다”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아니라 바로 그러한 고향 대전이며, 사랑하는 대전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14
- [안병찬 칼럼]흰 고래 정치 흰 고래 정치 안병찬 (언론인) 이 달 초에 홍해에서 침몰한 페리 연락선 알-살람 보카치오98호의 이집트인 선장 사예드 오스마르는 ‘살타성악(殺他成惡)’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배에 화재가 발생해 침몰하게 되자 사예드 오스마르 선장은 퇴선명령도 내리지 않고 가장 빠른 구명보트에 몸을 싣고 먼저 도망쳤다고 생존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사예드 오스마르 선장이 퇴선명령을 내리고 선교에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엇갈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어 진상은 더 가려 봐야 할 것 같다. 왕년에 부안 앞 바다에서 서해페리호가 침몰했을 때 언론은 일제히 ‘선장의 도주’를 대서특필했다. 선체를 인양해보니 선장의 시신이 조타실에서 나와 그가 끝까지 조타실을 지킨 것이 밝혀졌다. 이른바 ‘패거리 언론’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였다. ‘살신성인’과 ‘살타성악’ 선장 강원도 속초시 엑스포 공원에는 4m 높이의 ‘유정충 선장’ 기념동상이 서있다. 유 선장은 1990년 3월 어느 날 어선을 몰고 마라도 쪽으로 조업하러 가다가 폭풍 속에 조난하자 ‘퇴선명령’을 내리고 스스로 조타륜을 잡는다. 선원 21명이 구명뗏목에 대피한 뒤 유 선장은 ‘하나호 침몰 중’이라는 긴급조난신호를 보내고 배와 함께 가라앉았다. 그런데 동해지방해난심판원은 “이 전복사고는 항해 준비의 소홀함과 부적절한 조선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재결함으로써 한때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살신성인으로 영웅화된 유정충 선장의 동상은 오늘도 동해를 바라보며 죽음과 운명에 관한 명상에 잠겨있는 듯하다. 그로부터 1년 뒤 남아프리카 공화국 해역에서 그리스 여객선 오세아노스호가 조난 침몰했다. 선장은 승객 1백70여명이 배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구조헬리콥터를 먼저 타고 탈출했다. 승객을 버린 이 선장에게 신랄한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지구학자들은 바다의 넓이는 총 3억6천8백만㎢이고 심도는 평균 3800m라는 계산치를 내놓았다. 그 광대한 바다는 천변의 조화를 품은 채 출렁거리며 인간을 지배한다. 어떤 선장은 암초 밭을 힘겹게 피해 나가면서 “미나리 밭을 나는 노랑나비를 보고 싸리 울타리를 비행하는 잠자리를 잡는다”고 향수에 젖은 글귀를 항해일지에 적은 예가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죽음과 운명, 선과 악에 관한 명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집념을 품은 선장이 바다의 흰 고래를 끝없이 추격하여 격렬한 사투를 벌이다 죽게 된다는 ‘흰 고래’의 얘기는, 고난을 거듭하면서 파멸을 향해 줄달음치는 인간의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갈래갈래 흐트러지고 만년세월이 무너지는 듯한’ 파도의 운동은 세상풍파를 떠오르게 만든다. 선장의 영토는 선박이다. 영토의 전권을 잡는 대신 선장은 선객의 절대 안전을 보장하는 책무를 진다. 선장과 배와 바다의 연줄을 권력과 인간과 사바세상의 내력으로 엮어본들 이상할 것이 없다. 우리는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나 긴박한 처지에 빠졌을 때 드러나는 선장의 행동에서 정치권력자의 여러 가지 얼굴을 보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교 지휘소에서 배를 몰고 있는 ‘정치선장’이다. 지난 일이지만, 작년 가을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을 때 대통령을 선장으로 비유한 기고자가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호의 선장인 노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것은, 막대한 정치적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임무를 수행할 방법으로 국민통합과 21세기형 총력체제를 내놓은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썼다. 대한민국호 선장의 행로는 며칠 전에 자동차 수리공장에 갈 일이 있었다. 한때 북적거리던 공장인데 썰렁하다. 공장 운영자는 경기가 너무 나빠서 운전자들이 어지간히 차체가 찌그러져도 고치려 들지 않는다면서 한숨을 쉰다. 바로 경제 양극화의 현장이다. 지금 우리는 정치선장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에 대한민국호를 어떻게 몰고 갈까 걱정하며 바라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난맥상을 노출한 채 여전히 표류하는 형국이다. 당의장 후보로 나선 여당 중진의 입에서 자책의 말이 나온다.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위기를 맞은 것은 민생은 뒷전에 두고 국민의 뜻과 유리되어 개혁을 위한 개혁에만 매달리고 자만에 빠져 국민에게 외면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야심가들은 정치권력을 잡겠다는 욕망에 매달려 끝없이 흰 고래를 쫓는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10
- <안병찬 칼럼>흰 고래 정치(2006.02.10) 흰 고래 정치 안 병 찬 언론학 박사 이 달 초에 홍해에서 침몰한 페리 연락선 알-살람 보카치오98호의 이집트인 선장 사예드 오스마르는 ‘살타성악(殺他成惡)’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배에 화재가 발생해 침몰하게 되자 선장은 퇴선명령도 내리지 않고 가장 빠른 구명보트에 몸을 싣고 먼저 도망쳤다고 생존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선장이 퇴선명령을 내리고 선교에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엇갈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어 진상은 더 가려 봐야 할 것 같다. 왕년에 부안 앞 바다에서 서해페리호가 침몰했을 때 언론은 일제히 ‘선장의 도주’를 대서특필했다. 선체를 인양해보니 선장의 시신이 조타실에서 나와 그가 끝까지 조타실을 지킨 것이 밝혀졌다. 이른바 ‘패거리 언론’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들어 난 사례였다. ‘살신성인’과 ‘살타성악’ 선장 강원도 속초시 엑스포 공원에는 4m 높이의 ‘유정충 선장’ 기념동상이 서있다. 유 선장은 1990년 3월 어느 날 어선을 몰고 마라도 쪽으로 조업하러 가다가 폭풍 속에 조난하자 ‘퇴선명령’을 내리고 스스로 조타륜을 잡는다. 선원 21명이 구명뗏목에 대피한 뒤 유 선장은 ‘하나호 침몰 중’이라는 긴급조난신호를 보내고 배와 함께 가라앉았다. 그런데 동해지방해난심판원은 “이 전복사고는 황천항해 준비의 소홀함과 부적절한 조선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재결함으로써 한때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살신성인으로 영웅화된 유 선장의 동상은 오늘도 동해를 바라보며 죽음과 운명에 관한 명상에 잠겨있는 듯하다. 그로부터 1년 뒤 남아프리카 공화국 해역에서 그리스 여객선 오세아노스호가 조난 침몰했다. 선장은 승객 1백70여명이 배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구조헬리콥터를 먼저 타고 탈출했다. 승객을 버린 이 선장에게 신랄한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지구학자들은 바다의 넓이는 총 3억6천8백만㎢이고 심도는 평균 3800m라는 계산치를 내놓았다. 그 광대한 바다는 천변의 조화를 품은 채 출렁거리며 인간을 지배한다. 어떤 선장은 암초 밭을 힘겹게 피해 나가면서 “미나리 밭을 나는 노랑나비를 보고 싸리 울타리를 비행하는 잠자리를 잡는다”고 향수에 젖은 글귀를 항해일지에 적은 예가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죽음과 운명, 선과 악에 관한 명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집념을 품은 선장이 바다의 흰 고래를 끝없이 추격하여 격렬한 사투를 벌이다 죽게 된다는 ‘흰 고래’의 얘기는, 고난을 거듭하면서 파멸을 향해 줄달음치는 인간의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갈래갈래 흐트러지고 만년세월이 무너지는 듯한’ 파도의 운동은 세상풍파를 떠오르게 만든다. 선장의 영토는 선박이다. 영토의 전권을 잡는 대신 선장은 선객의 절대 안전을 보장하는 책무를 진다. 선장과 배와 바다의 연줄을 권력과 인간과 사바세상의 내력으로 엮어본들 이상할 것이 없다. 우리는 위기 상황이나 긴박한 처지에 빠졌을 때 드러나는 선장의 행동에서 정치권력자의 여러 가지 얼굴을 보게 된다. 대한민국호 선장의 행로는?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교 지휘소에서 배를 몰고 있는 ‘정치선장’이다. 지난 일이지만, 작년 가을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을 때 대통령을 선장으로 비유한 기고자가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호의 선장인 노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것은, 막대한 정치적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임무를 수행할 방법으로 국민통합과 21세기형 총력체제를 내놓은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썼다. 며칠 전에 자동차 수리공장에 갈 일이 있었다. 한때 북적거리던 공장인데 썰렁하다. 공장 운영자는 경기가 너무 나빠서 운전자들이 어지간히 차체가 찌그러져도 고치려 들지 않는다면서 한숨을 쉰다. 바로 경제 양극화의 현장이다. 지금 우리는 정치선장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에 대한민국호를 어떻게 몰고 갈까 걱정하며 바라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집권당은 난맥상을 노출한 채 여전히 표류하는 형국이다. 당의장 후보로 나선 여당 중진의 입에서 자책의 말이 나온다. 집권당이 위기를 맞은 것은 민생은 뒷전에 두고 국민의 뜻과 유리되어 개혁을 위한 개혁에만 매달리고 자만에 빠져 국민에게 외면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야심가들은 정치권력을 잡겠다는 욕망에 매달려 끝없이 흰 고래를 쫓는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09
- [박석무 칼럼]지나치면 안된다 지나치면 안된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어렸을 적 무성영화나 신파연극을 구경하는 것이 최고 수준의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는 일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자전거에 확성기를 달고 면사무소 앞 광장에서 어떤 제목의 무성영화가 상영된다고 광고하는 사람은, 으레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면민 여러분!” 이라며 외쳤다. 돌이켜보면 문화와 예술이 별것 아닌 시절이었다. 삼촌들이 중심이 되어 가설무대를 마을의 서당에 만들어 ‘울며 헤어진 부산항’ 등의 신파를 공연하면 괜스레 따라 울면서 함께 즐기던 그 신파 연극이 문화와 예술이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21세기도 6년째에 접어들었다. ‘문화산업’ ‘문화의 세기’라며 요란하다. 진정한 예술을 꽃피우자면 표현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 나아가 문화와 예술은 그 자유가 무제한인 영역이고 그래야만 문화와 예술이 발달하고 또 진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려면 인간은 짐승과 다르기 때문에, 짐승처럼 아무런 거리낌 없는 삶을 영위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는 절제가 있어야 하고 인내와 조절의 아름다움까지 합해지지 않으면 문화와 예술이라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노라면, 문화와 예술의 탈을 쓰기만 하면 일체의 제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떠들며, 구속이나 속박은 물론 일정한 통제조차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재를 받기는 했지만, 얼마 전 어떤 TV프로에서 홀랑 벗은 알몸 출연이 바로 그런 잘못된 생각에서 나왔던 것임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패션도 문화이고 예술이다. 그런데 여름철에 거리를 걷다보면 참으로 희한한 의상이 등장하여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많이 노출하면 할수록 더 문화적이고 예술적이라는 판단 때문인지, 옷을 입었는지 아니면 천만 걸쳤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의복을 입고 버젓이 대로를 걷는 군상들이 늘어나고 있다. 많이 벗은 그림이, 짙고 짙게 행하는 섹스 장면이 더 예술과 문화에 가깝다고 여기는 것인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온 몸을 천으로 가려서 살갗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예술이나 문화가 아니듯이, 그냥 태어난 그대로의 인간 모습을 통째로 보여주는 것만이 꼭 예술이며 문화이겠는가. 때문에 예술이고 문화이려면 반드시 ‘조화(調和)’라는 하모니가 따라야 한다. 벗어도 적당하게 가려도 적당하게 하지 않으면 아름다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나, 지금부터 2500년 전에 공자(孔子)는 이 문제에 대한 명답을 분명하게 내놓았다. 『논어』에 “즐기되 음탕하게 하지 말아야 하고, 슬퍼하되 지나치게 가슴 쓰리게 해서는 안 된다”(樂而不淫 哀而不傷)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시나 음악 등의 예술은 감상하고 즐거움을 느끼거나 애상의 감정에 빠져야 함이 당연하지만, 너무 즐거워하다 정도(正道)를 잃어버리거나, 슬픔이 지나쳐 화기(和氣)에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관현악이나 성악을 들으며 흔쾌한 마음으로 기쁨을 누리고, 아름답고 멋진 그림을 보며 즐거움에 빠지고, 가무를 즐기면서 쾌락에 빠지는 일이야 당연하지만, 그런 것이 지나치면 즐거움이 아니라 인간의 바른 도에서 벗어나 문화도 예술도 아닌 음탕한 세계로 빠지고 만다는 것이다. 근심과 걱정에 잠기고 슬픔과 우수에 빠져 마음이 아파 애절한 지경에 이르는 것처럼, 비극의 영화나 연극을 보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지나쳐서 화기(和氣)를 잃게 된다면 예술도 문화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도와 화기 잃지 않는 새해를 지나침이 해로운 것은 정치도 마찬가지다. 서로 대립하고 맞서면서 옳다고 주장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비판하는 일이야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대립하고 투쟁하다가 정도에서 벗어나고 화기에 해가 된다면 어떨 것인가. 문화와 예술이 정도와 화기를 위해 조화와 중정(中正)을 찾듯이, 정치도 중정을 찾아야지 극에서 극으로 달리면 어떤 국민도 지지해주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은 ‘극한투쟁’이라는 방식이다. 상대방에게 겁을 주려고 건강이 유지될 만큼 단식하는 일이야 있을 수 있지만 극한투쟁이라야 된다고 계속 굶다가 죽어버리면 어쩔 것인가. 그 대목이 바로 ‘슬픔이 지나쳐 화기를 잃어버림’의 경우다. 요즘 정말 락(樂)과 애(哀)의 조절이 없이 극한을 치닫는 문화와 예술, 극한투쟁이 유행하고 있는 정치판이나 데모 대열을 보면서 적당한 선, 조절이 된 즐거움과 비애가 절실한 때임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 한번쯤 공자의 말씀에 귀 기울여 정도와 화기를 잃지 않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1-18
- 추사 작품 등 일본에서 돌아와 과천시, 전 소유자와 2700점 인수 협약 기양제첩 등 추사체 연구에 중요 자료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 편지 20점 등 총 2700여점의 관련 자료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경기도 과천시는 2일 일본 추사연구가 후지츠카 치카시가 평생을 통해 수집한 추사 관련 자료 일체를 그의 아들 아키나오씨로부터 기증 받았다며 이를 공개했다. 지난달 16일 여인국 과천시장 일행은 소장자의 자택을 직접 방문, 인수에 관한 협정서를 체결하고 자료 일체를 인수했다. 인수 자료는 524종 2750건으로 도서가 2481책, 서화가 46점, 기타 223점이다. 이중 추사 친필 편지가 20여점에 달하고 나머지는 추사와 관련된 사본집과 청, 조선시대 고서 등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들 중 △40대 초반의 추사가 두 동생 명희와 상희에게 보낸 13건의 편지들을 모은 ‘기양제첩(寄兩弟帖)’△과천에 머물 때 제자인 이상적에게 보낸 편지인 ‘기우선(寄藕船)’ 등의 서화들은 추사체 확립 전후 시기의 추사 글씨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또 추사와 청의 학자사이에 가교역할을 했던 이상적, 청대 학계와 교류가 깊었던 동생 김명희, 그리고 박제가, 유득공 등에게 보낸 다수의 청대 학자들의 글과 그림, 청의 학문인 경학에 관한 ‘황청경해’등은 조선후기 청과 조선의 문화교류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제시대 경성제국대학 교수를 지낸 후지츠카 치카시가 중국의 유리창(북경의 고미술거리)과 인사동 등지에서 오랜 세월 수집한 자료로 추사의 대표작품인 세한도도 후지츠카 치카시가 추사 연구가 손재형씨를 통해 기증한 것이다. 아키나오씨는 “그동안 과천시가 추사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과 깊이 있는 연구자료를 출간한 사실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들 자료가 앞으로 추사연구에 많은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여인국 과천시장은 “아키나오씨는 보상은 커녕 추사 연구활동에 사용하라며 200만엔을 기부하기도 했다”며 “올해 추사서거 15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추사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천시는 추사가 10여년의 유배생활 후 은거한 주암동에 과지초당과 독우물터를 건립, 추사공원으로 복원하고 내년 완공 예정인 종합문화회관에 ‘후지즈카 지카시 박사 자료실’을 만들계획이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