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화폐단위개혁 논쟁 다시 불붙어 한동안 잠잠했던 화폐단위개혁(리디노미네이션)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민주당 김효석 정책위의장은 20일 1천원을 1환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2008년 1월1일부터 신설 화폐의 가치를 현행보다 1천배 올려 1천원을 1환으로 변경하고, 1환은 100전으로 분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논쟁을 부채질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국회답변에서 화폐단위변경에 대해 “연구단계를 지나, 구체적인 검토의 초기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17일에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이 문제를 언급했다. 박 총재는 이날 시중은행장들과의 월례 조찬 모임에서 “리디노미네이션, 위폐방지 대책, 고액권 발행 등 3가지 화폐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와 검토는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방침만 정해지면 이를 바로 실행에 옮길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네티즌‘bbkcor’는 “통상 한국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단지 1,100이 넘은 환율 하나로 90% 이상은 한국을 불안한 국가로 생각한다”며 “지구촌에서 원화가치를 회복시켜야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네티즌‘jaiyou’는 “현재 10원짜리 동전 하나 만드는데 30원 들 듯이 화폐 단위의 모순으로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화폐단위개혁의 논리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 화폐단위개혁을 준비해도 10원짜리 동전이 거의 쓰이지 않는 5~6년 후에나 시행될 것” 이라며 시급히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 사회심리적 이유에서 화폐단위 개혁을 찬성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yobeland’라는 네티즌은 “학생들을 가르쳐 보면 숫자 백만 단위만 넘으면 쓰기나 읽기를 잘하지 못한다”며 “화폐 수치가 커지면 당연히 경제적 수치에 둔감해져 가치와 가격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ryh685 ’라는 네티즌은 “일본만 해도 미국의 1/110 단위로 화폐를 쓰고 있지만 자존심 운운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고 일본은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약 10배에 이르렀는데도 화폐개혁을 거론하지 않는다”며 “도대체 경 단위를 쓴다고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자존심 상한다는지, 한심한 발상”이라고 반대견해를 밝혔다. ‘insoo2491’또한 “많은 국민이 실업과 경기부진 등으로 인해 하루하루 살아가기를 버거워하는 이때 화폐개혁이 문제가 아니다”며 “화폐개혁 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될텐데 그 돈으로 극빈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네티즌 ‘yaplab’은 “정부는 당장 고액권이나 화폐 단위변경이니 하는 한심한 짓거리 때려치우고 서민들이 충분한 구매력을 가지도록 정책을 세우고 세제 개혁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정확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돈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병행해야 한다는 견해도 보였다. 아이디를 ‘click1980’으로 쓰는 네티즌은 “이 정책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느냐 아니냐는 정책 입안자들의 정확한 정책 연구및 분석과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yobeland’라는 네티즌은 “인플레이션, 곧 지속적 물가상승과 돈가치의 하락 원인은 바로 땅값 상승액과 같은 자본이득의 헛값 상승액 때문”이라며 “지금 화폐를 개혁해도 땅값과 자본이득이 있는 한 세월이 흐르면 다시 화폐 단위가치는 대폭 떨어지게 되므로 땅값 헛값을 없애는 정책을 써야 비로소 화폐도 제값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권고했다.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2004-09-21
- 광주 북구 문화의집 ‘마을이야기 보여주기’ 광주 북구 문화의 집 ‘마을스토리 보여주기’에서 골목, 친근하면서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단어다. 골목골목 누비며 뛰놀던 시절 또한 아득하다. 최근 광주 북구 문화의 집이 잊혀진 ‘골목’을 되살렸다. 97년 문을 연 ‘문화의 집’은 주민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개발, 전시, 체험을 제공해 왔다. 문화의 집은 최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마을을 소개하고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마을스토리보여주기’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 시도로 북구 중흥 3동 ‘어느 골목이야기’를 만들었다. 이곳 주부들과 초등학생 10여명은 7개월 동안 이 프로젝트에 참여, 골목의 모습과 이웃들의 생생한 삶을 담아냈다. 초등 1~2학년들은 기발한 시각으로 대형 골목 지도를 만들었다. 주부들은 골목의 이미지와 이웃들의 삶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여성자(47)씨는 “우리 이웃민의 삶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며 참가 의미를 설명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11@naeil.com 2004-11-17
- 주민들이 잊혀진 골목 되살려 <사진> 광주 북구 문화의집, 마을이야기 보여주기 기획 광주 북구 문화의 집 ‘마을스토리 보여주기’에서 골목, 친근하면서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단어다. 골목골목 누비며 뛰놀던 시절 또한 아득하다. 최근 광주 북구 문화의 집이 잊혀진 ‘골목’을 되살렸다. 97년 문을 연 ‘문화의 집’은 주민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개발, 전시, 체험을 제공해 왔다. 문화의 집은 최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마을을 소개하고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마을스토리보여주기’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 시도로 북구 중흥 3동 ‘어느 골목이야기’를 만들었다. 이곳 주부들과 초등학생 10여명은 7개월 동안 이 프로젝트에 참여, 골목의 모습과 이웃들의 생생한 삶을 담아냈다. 초등 1~2학년들은 기발한 시각으로 대형 골목 지도를 만들었다. 주부들은 골목의 이미지와 이웃들의 삶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고, 자원봉사자들은 독거노인들의 생애를 영상으로 기록했다. 또 가족 체험단을 모집, 딱지치기 오자미 등 전통 놀이문화를 체험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여성자(47)씨는 “우리 이웃민의 삶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며 참가 의미를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19일까지 골목 담벼락에 전시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민룡(33) 코디네이터는 “전문가의 지도와 도움을 받긴 했지만 참여한 주민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는 주민 스스로 일궈낸 의미 있고 따뜻한 전시”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의 집은 다음달 ‘마을스토리보여주기’ 계획의 일환으로 ‘꿈꾸는 아파트 갤러리’를 계획 중이다. 아파트 갤러리는 아파트에 사는 가족이 큐레이터가 되어 실내에 조형물, 사진 등을 설치하는 작업이다. 방국진 기자 kjbang11@naeil.com 2004-11-17
- <이 사람>‘할리 데이비슨’ 마니아 황정희씨 투둥~투둥~~두둥둥~두둥둥~~ 시동을 켜자 엔진소리가 베이스음으로 낮게 깔리는 듯하더니 이내 말발굽 소리처럼 엇박자로 울리며 점점 커진다.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황정희씨(44)의 심장 은 힘차게 뛴다. 세계적인 명품 오토바이 ‘할리 데이비슨’이 그의 가슴을 뛰게 하는 존재다. 그가 타는 기종은 ‘할리 데이비슨 헤리티지 소프트테일’(1450cc). 무게가 자그마치 350kg나 된다. 수영·테니스·스키·에어로빅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황씨가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 ‘취미활동은 반드시 부부가 함께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은 남편 박원일씨(46·개인사업)가 “같이 배우자”했다. “다른 남편들 같으면 위험하다고 뜯어 말릴 텐데 왜 같이 하자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됐죠. 남편은 그냥 면허라도 같이 따 놓자고 조르더라고요.” 125cc짜리 소형 바이크인 ‘데이스터’로 처음 타는 법을 배우던 날, 시작한 지 두어 시간 만에 ‘완전히 감 잡은’ 황씨. 내친 김에 과천대공원에서 강동구 명일동 집까지 ‘겁도 없이’ 달렸다. 뒤에 남편까지 태우고서. “물론 입이 바싹바싹 타들어갔죠.(웃음) 그래도 기분은 날아갈 듯이 좋더라고요. 바이크 배운 그날로 복잡한 도심을 달리고 나니까 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탄력 받은 자신감으로 소형2종 면허도 한번에 덜컥 붙은 황씨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혼다 쉐도우 750cc, 야마하 1100cc 그리고 할리 데이비슨 1450cc까지, 배기량 숫자만큼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이후 황정희씨는 HOG(Harley Owner’s Group : 전 세계 할리 데이비슨 마니아들이 만든 동호회)랠리에 3번 참가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동네 젊은이들에게도 인기 ‘짱’이다. 운동센터에서 아는 체 한번 안 하던 ‘녀석’들이 지금은 90도로 인사를 건네는 것도 바이크 덕이다. 처음에는 불안해하던 두 아들도 친구들이 ‘니네 엄마 바이크 탄다며?’하면서 부러움과 경이로움의 눈길을 보내는 통에 엄마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도로를 달릴 때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 일쑤다. 검정 가죽 잠바, 검정 헬멧, 검정 장갑, 검정 부츠로 무장한(?)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바이크와 한 몸이 돼 달릴 때는 위풍당당한 여전사의 모습 그대로다. 이 참에 평소 궁금했던 한 가지. 왜 꼭 검정가죽옷이죠? “가죽옷은 급박한 상황에 닥칠 때 마찰이나 화상으로부터 라이더를 보호해 줄 수 있어요. 물론 멋져 보이기도 하지만요.” 라이더 경력 2년밖에 안 된 그가 ‘오토바이의 지존’이라는 할리 데이비슨을 타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할리 데이비슨은 지난 해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남편이 준 선물. “시어머니께서 92년에 중풍으로 쓰러진 후 돌아가시기 전까지 10년 병간호를 했어요. 그 세월동안 남편은 고생한다는 말 한번 안 했어요. 그랬던 남편이 언젠가 부부 모임에 갔을 때 ‘정말 고마웠다’고 하더군요.” 남편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 말없이 참아준 아내에게 ‘가슴이 뻥 뚫릴 듯한 자유’를 선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뒤늦게 면허를 따고 ‘야마하 드레그스타 1100cc’를 모는 남편과 단둘이서 앞서니 뒤서거니 달리다가 한적한 시냇가에 바이크를 세우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은 이제 소중한 일상이 됐다. “여름에 국도를 지나다 보면 연초록 들판이 너무 예뻐요. 계곡을 지나갈 때 굽이굽이 흘러가는 물줄기도 시원하고요. 얼마 전 백암으로 랠리를 갔을 때 보니 벼가 익은 황금빛 들녘이 장관이더군요. 농사가 참 잘 됐구나, 마치 내가 풍성한 수확을 거둔 듯 뿌듯해지죠.” 황씨는 “마흔 넘어 시작한 바이크는 인생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했다.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바이크에 도전해 2년밖에 안됐지만 10년차 대접을 받는 라이더가 된 그는 “여자도 바이크를 잘 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제가 바이크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거 맞죠?”라고 자부심을 내비췄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 2004-11-11
- [책소개]제갈량은 과연 군사작전 대가였을까 삼국지 오디세이 다카시마 도시오 지음 /이유성 옮김 /도서출판 심산문화 /1만2000원 화타는 정말로 독화살을 맞은 관우의 오른팔을 치료했을까.,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제갈량의 신풍은 정말로 불었는가. ‘인덕과 충의의 대명사’ 관우의 실제 인품은 어땠을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삼국지’의 내용은 실제 당시 상황과는 다소 다를 것이다. 삼국지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천년을 지나오면서 취사선택된 사료와 작가 및 독자의 상상력으로 덧입혀진 ‘삼국지’는 어쩌면 우리 상상속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후한 말 위·촉·오 삼국의 상황과 당대 인물들의 실제 됨됨이를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책이 나왔다. ‘삼국지 오디세이’는 삼국시대 영웅호걸들을 정사 삼국지 및 한서, 후한서, 진서, 위서, 잡기 등 사료를 토대로 인물중심으로 살펴보면서 나관중 또는 모종강의 ‘삼국지연의’ 속 인물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조조는 우리들에게 더욱 ‘지독한 인간’으로 각인돼 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같이 소설적으로 형상화되기 이전 영웅들의 모습을 각종 사료에서 찾아낸다. 조조가 동탁을 피해 도피행각을 벌이던 중 벌어진 유명한 ‘여백사 살해사건’을 살펴보자. 위서에는 “여백사의 아들과 경호원들이 조조 일행의 말과 짐을 강탈하려 해서 참살했다”고 씌여 있다. 그러나 ‘삼국지연의’에는 “‘내가 천하의 사람을 배반한다고 해도, 천하 사람이 나를 배반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조조는 돼지를 잡으려는 일가 여덟을 참살하고 음식재료를 사가지고 오는 여백사마저 참살했다”고 적혀 있다. 흔히 관우는 인덕있는 충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삼국지’의 각종 열전을 보면 관우는 건방지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으며 시기심이 매우 강하여 유비 휘하의 무장중 제일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면 참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일화를 많이 남기고 있다. 제갈량도 소설에서는 대단한 군사 전문가로 돼 있으나 이 책에 따르면 그가 군권을 잡은 것은 유비 사후라고 한다. 적벽대전의 신풍은 동남풍이 불 수 없었던 상황을 알고 있는 소설가가 어쩔 수 없이 마법을 쓴 것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삼국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던 당시의 역사적 진실은 무엇일까.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2004-11-08
- [책소개]IMF 구조조정 근본적 결함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신장섭·장하준 공저/장진호 옮김 /창비 /1만3000원 IMF가 주도한 구조조정이 한국사회를 휩쓸고 간지 7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아직까지도 그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997년 외환위기와 이후의 구조조정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싱가포르국립대 신장섭 교수와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가 2년 전 공동 출간했던 ‘주식회사 한국’의 한국어판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IMF와 한국정부가 실행한 기업구조개혁 프로그램 배후의 논리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경제의 성장활력을 잠재우고 국민경제에 커다란 비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맹목적인 경제진단과 처방을 강력히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저자들이 제기한 한국경제에서 국가기능의 제고와 재벌정책의 재정립에 대한 주장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저자들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정부의 산업정책, 정실자본주의, 대마불사의 논리, 재벌의 저수익률 등을 외환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해왔으나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저자들은 당시 우리 정부에는 산업정책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실자본주의는 부차적 요인 이상이 아니며 부패는 감소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마불사의 논리 역시 실상에 들어맞지 않는 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1997년 위기직전 상위 30대 재벌 중 여섯 개가 부도가 났고, 기존 소유주나 경영진이 교체됐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저수익률에 대해서도 당시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300~350% 정도로 국제기준으로 볼 때 높은 것이 아니었으며 한국기업들의 저수익성도 상이한 수익률 측정기준으로 얻은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런 이유 대신 외환위기의 진정한 원인을 금융자유화의 부실운영과 전지구적 도전에 대한 재벌의 대처 실패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과거 메커니즘을 대신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시스템을 해체하려다 과거의 장점들까지 모두 파괴했다는 것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2004-11-08
- 경기불황속 불법채권추심 기승 서울에 거주하는 S씨(여)는 전화벨만 울리면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른다. 5개월전 생활정보지 대출광고를 보고 대부업자로부터 빌린 340만원의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부터 S씨는 지옥같은 세월을 보내고 있다. 대부업자는 10일마다 34만원씩 지급키로한 이자를 S씨가 두달정도 연체하자 대뜸 전화를 걸어 갖은 욕설과 함께 “집을 박살 내겠다”고 협박했다. 대부업자는 심지어 S씨의 어머니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직장으로 찾아가 망신을 주겠다”며 빚을 대신 갚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불법채무 추심행위가 최근 경기불황을 타고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감원에 따르면 채무자에게 욕설이나 협박을 일삼거나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대신 변제할 것을 요구하는 등의 불법채무추심행위에 대한 신고접수가 3분기에만 147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분기 216건 이후 3분기(195건), 4분기(160건), 올해 1분기(129건), 2분기(110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던 것에 비해 갑자기 큰 폭(33.6%)으로 증가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부업체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아 회수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업체로부터 채권을 사들인 업체도 ‘대부업법’ 적용을 받는만큼 피해를 입을 경우에는 반드시 관계당국에 신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대부업법은 빚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폭행 또는 협박, 위계, 위력을 가하는 행위 △채무자 또는 보증인, 친인척, 직장동료 등에게 채무에 관한 허위사실을 알리는 행위 △전화 등을 이용해 채무자 또는 관계인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채무추심행위로 피해를 입을 경우 전화 녹취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신고하면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2004-11-05
- <이 사람>창단 20주년 유니버설 발레단 문훈숙 단장 발레리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 같은 마음 속, 천 갈래의 감정을 끌어올려 몸으로 표현한다. 자기 극복의 처절한 훈련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고난도의 춤동작과, 쉼 없는 반복을 통해 신경 세포 하나하나에 기억시킨 섬세한 몸짓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오랜 세월 한국 최고의 무용수 자리를 지켜왔던 유니버설 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부드럽고 담담한 목소리, 과장 없는 표정, 절제된 어휘를 구사해 말하고 있지만 그 어떤 미사여구의 웅변보다 선명하고 확실하게 심중을 전달한다.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의 리허설을 막 끝내고 마주앉은 참이다. “문훈숙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기적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던 발레리나였다. 그런 그가 2년 전 무대를 떠났다. 사람들은 부상 때문에 발레를 그만 뒀다고 알고 있지만 그는 “지금이라도 하려 들면 무대에 설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무대에 서지 않는 것은 “이제는 단체를 이끌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할 때”라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 “96년부터 단장직을 맡아왔지만 춤을 추는 동안은 나 스스로도 행정가로서의 발레단 단장보다는 무용수로서의 자신을 우선 앞에 뒀지요.”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립 20주년을 맞은 올 한 해의 활약상은 그의 결단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3월엔 창작발레 을 프랑스 무대에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재개관 페스티벌에서는 미국공연을 통해 인정받았던 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를 만들었다. 무료 야외공연 ‘봄빛발레축제’에 심포지엄까지, 발레 대중화를 위한 행정가로서의 노력도 돋보였다. 발레단 활동을 보다 전문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새로 만든 유니버설 문화재단도 9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무용수 시절에는 인터뷰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그였지만 올해는 각종 매체 인터뷰에 성실히 응했다. ‘컨템퍼러리 발레의 밤’에서는 공연 전에 직접 해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자는 시아버지인 문선명 총재와 친정아버지인 박보희 한국문화재단 이사장이다. 두 아버지의 든든한 재정지원과 문훈숙이라는 세계적인 스타를 중심으로 자라온 유니버설발레단이 ‘언젠가 그가 없어져도’ 한국 발레의 주축이 되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 그게 지금 문훈숙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을 지도하는 선생으로서, 안무가를 초청하고 좋은 창작 발레를 개발하는 단장으로서,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발레를 기획하는 사업가로서 열정을 고루 배분하고 있는 문단장이 가장 좋아하는 역할은 역시 단원들에게 무용을 지도하는 선생 역이다. “발레를 지도하는 건 정말 좋아요. 무용 지도는 온종일 밥 안 먹고도 할 수 있어요.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고쳐주면서 향상되는 모습을 보며 연습실에 있노라면 시간 가는 걸 잊습니다.” 그에게도 오늘의 문훈숙이 있게 한 스승들이 있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초대 예술감독이었던 에드리안 델라스 선생은 그에게 발레에 대한 열정을 심어줬다. 루마니아 출신의 제타 콘스탄틴 선생은 “보통 선생들이 가르쳐줄 수 있는 그 이상을 깨닫게 한” 아주 특별한 스승이었다. “풍부한 감정을 갖고 있어도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는 무용수들이 있습니다.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은 많아도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선생은 드물죠. 그 분이 바로 그런 선생님이셨습니다. 저도 무한한 내면의 세계에서 춤을 이끌어내도록 가르치려 합니다.” 올해 2월에 한 살 난 조카딸을 입양하면서 그에게는 애기 엄마로서의 역할이 하나 더 늘었다. “발레리나로 한 번 키워보고 싶어요. 다리랑 발이 괜찮더라고요. 물론 본인이 싫다면 안 되겠지만…. 피곤한 몸으로 집에 가서 그 아이를 보면 참 행복해집니다.” /오진영 기자 ojy@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 2004-11-04
- 예산 국회 임하는 민주노동당 예산국회에 임하는 민주노동당의 각오가 단단하다. 국정감사 때 민노당 의원들 대부분이 베스트 의원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 예산국회에서도 ‘감시자’ 역할을 톡톡히 해서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또 당 소속 의원들이 모든 상임위에 속해 있지 않아 미처 지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정부에 질의하는 기회로 삼는 등, ‘소(小)국감’을 진행할 생각이다. 일단 민노당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민생예산’이다. 특히 정부의 복지예산 증액이 허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생각이다.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민노당 이종석 정책연구원은 “정부는 이번 예산의 복지예산 증액이 13.4%라고 하는데 허수가 많다. 연금 보험 등 당연히 받아가야 할 것들이나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수혜자가 늘어나게 된 것까지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런 것을 제외하면 높은 비중이 절대 아니다”면서 “민노당 식의 정책 사업 아이템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백현석 연구원은 “국가재정 운용계획과의 올해 예산의 매치 여부도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세입에 대한 정부 계획이 별로 없다는 점 △정부 감세정책의 허실 등도 민노당의 시각으로 짚을 부분들이다. 농민소득공제 문제. 비정규직 생계 문제 등은 민노당이 물러설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민노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이라크 파병 비용. 용산기지이전 비용. 주한미군 분담금 등은 절대 감액을 관철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예산 국회에서도 소수 정당의 한계는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 위원 중 민노당 의원은 노회찬 이영순 의원 2명이다. 이 때문에 민노당 의원들은 이런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금까지 예결위 관행이 ‘밀실예산’이라는 비판을 샀던 만큼 정치적 끼워넣기 등의 관행은 눈을 부릅뜨고 감시할 생각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2004-10-28
- 지분경쟁 넘은 ‘3각 하모니’ 화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지분경쟁을 벌이던 주요주주 3인이 회사발전을 위한 공동경영에 전격 합의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주주들의 합의에 대해 노조도 무분규 선언으로 화답하면서 기업 경영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27일 국내 오토바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효성기계공업의 주요주주인 이경택 대표이사와 홍완기 HJC회장, 최평규 통일중공업회장 등 3인은 효성기계를 세계적인 오토바이 전문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공동협력경영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동안 이들 주주 3인은 지난 8월부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극심한 지분경쟁을 벌이면서 이경택(12.88%), 홍완기(9.01%), 최평규(20.60%) 등의 지분을 각각 확보한 상태였다. 이들 주요주주는 합의문을 통해 △효성기계를 세계적인 오토바이 전문업체로 성장시키기 위한 공동경영 △현재 지분율 존중, 지분경쟁 중단 △이경택 대표이사 유임, 홍 회장과 최 회장측을 대표하는 이사 각각 1명씩 선임 △홍 회장의 효성기계 회장 취임 △지분율에 의거한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결정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선언적 의미보다 각자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가 어울리면서 막대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는데 진정한 의의가 있다는 평이다. 오랜 세월 오토바이 생산기술력을 축적한 효성기계가 엔진을 맡는 것을 비롯해 초정밀기술과 가공기술을 갖춘 통일중공업이 변속기를 공급하고 세계 제1위의 오토바이 헬멧생산업체인 HJC가 그동안 닦아놓은 판매망을 가동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더욱이 노조도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분규를 일으키지 않기로 선언하면서 효성기계의 새로운 출발에 힘을 보탠 상태다. 효성기계 관계자는 “이번 협약체결로 조기 경영정상화에 한발 더 다가갔다”며 “향후 650∼1600cc급 대형 오토바이를 개발, 미국 등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효성공업기계는 지난 97년 부도가 난 뒤 이경택 현 대표이사와 HJC가 인수, 지난 5월 화의절차가 종결됐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200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