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강과장과 민대리의 펀드이야기- 펀드 고르기 IMF의 어두운 터널이 시작됐던 98년초, 필자의 학교 선배 K는 취업을 앞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자회사인 S자동차와 탄탄하기로 소문난 모 중견기업 두 곳에 합격한 것이다. K는 고심끝에 결국 S자동차를 선택했다. S자동차가 국내 최고의 대그룹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회사라는 게 선배의 이유였다. 그러나 결과는 K의 바람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S자동차는 지난해말 외국회사로 팔리기 전까지 막대한 적자에 허덕였다. K도 견디다 못해 결국 회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첫 직장을 회사의 규모로만 따져 선택했던 K는 1년이라는 세월을 별 소득 없이 흘려 보낸 것이다. 현재의 1등이 계속 1등 하지 않는다 대기업이라는 허상에 빠졌던 K처럼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의 허상에 빠져 있다. 투자할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현재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를 묻곤 한다. 신문이나 방송도 마찬가지다. 길어야 6개월 수익률로 순위를 매겨 1등한 펀드는 한껏 추켜세우고 꼴찌를 한 펀드는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수익률 수치가 가진 한계와 함정을 간과하고 있다. 첫째 현재 1등한 펀드가 계속 1등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심한 경우에는 현재 1등한 펀드가 바로 다음 주엔 하위로 전락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펀드의 수익률이란 복잡다단한 투자과정을 통해 달성된다. 당시의 시장상황에 따라, 개별펀드내의 자산배분에 따라, 펀드가 투자한 종목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진다. 따라서 내일의 주가를 알 수 없는 만큼 펀드의 수익률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그만큼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현재 1등인 펀드에 가입하려해도 가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국내펀드는 대부분 추가 가입이 가능한 추가형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운용사나 판매사들이 일정기간 동안 판매하고 나면 대부분 닫아버리고 새로운 펀드를 만들기 때문이다. 또 펀드중에는 법인이나 연기금과 같은 ‘큰손’을 위한 단독펀드로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받지 않는 펀드도 많다. 이 때문에 설사 현재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해도 투자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할 펀드,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이렇다고 해서 수익률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가능한 한 오랜 기간동안의 수익률은 운용사의 운용능력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자료가 된다. 장기간동안의 펀드수익률은 운에 의해 이뤄지기 보다는 운용능력과 운용전략 등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할 운용사나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과거 수익률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방법이라는 얘기다. 수익률 뿐만 아니라 회사의 투자전략, 투자철학, 도덕성, 운용시스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론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 이외의 자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펀드 전문가인 판매직원에게 이러한 자료를 충분히 요구하고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2001-06-11
- 매실을 이용한 건강관리 매년 이맘때면 재래시장이나 수퍼마켓 식품매장 곳곳에 수북이 쌓여 올려진 매실을 쉽게 볼 수 있다. 매실의 원산지는 중국의 사천성과 호북성의 산간지로 알려져 있다. 매실에 대한 기록은 중국의 고서인 '시경'에 처음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호북강륙의 전국묘에서 매실씨가 발견되어 약 3000년 전부터 재배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중국고서(신농본초경)에 의하면 매실은 가장 오래된 과수의 일종으로서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는 약 1500년전에 중국을 거쳐 들어 왔으며, 우리의 선조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이 열매를 식용이나 약용으로 애용해 왔다. 일본에서는 매화나무의 과실인 매실을 건강식품이라 하여 매실김치(우메보시), 농축액 죽 즙 술 차 산자 등 각종의 식품으로 개량되어 오래전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한방에서는 근 엽 화 미숙과실(청매)을 건위 지혈 지사 거담 주독 해독 및 구충 등에 효과를 나타내는 한약재로 이용하고 있다. 매실은 약 알카리성식품으로서 그 성분중에 특히 구연산 무기질 등 유익한 영양소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인체의 혈액을 약알카리성으로 만들고 정혈작용 강장작용 보간작용 피로회복 노화방지 살균작용 등을 한다. 매실은 신맛이 강해 그냥 먹기보다는 진액 발효액 잼을 만들거나 술을 담가 오랫동안 맛을 즐길 수 있는데 수확시기와 가공방법에 따라 청매 황매 금매 오매 백매로 분류된다. 청매는 껍질이 파랗고 과육이 단단한 상태로 신맛이 가장 강할 때여서 잼이나 발효액, 진액을 만들기에 좋다. 황매는 노랗게 익은 것으로 향기가 매우 좋은데 과육이 물러 흠이 나기 쉽다. 금매는 청매를 증기에 쪄서 말린 것으로 술을 담그면 빛깔도 좋고 맛도 뛰어나다. 오매는 빛깔이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매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나무나 풀 말린 것을 태운 연기에 그을려 만든다. 각종 해독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해열 지혈 진통 구충 갈증방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백매는 옅은 소금물에 청매를 하루 밤 절인 다음 햇볕에 말린 것으로 효능은 오매와 비슷하지만 오매보다 만들기 쉽고 먹기에도 좋다. 매실은 5월말부터 따기 시작해 6월말이면 수확이 거의 끝난다. 지금이 본격적인 수확철이나 남부지방의 가뭄으로 작황이 별로 좋지 않아 시중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100g당 가격은 사우동의 원마트에선 전남 광양산이 750원, 운양동 하나로클럽에선 섬진강산이 650원으로 날짜와 요일에 따라 변동가격을 보이고 있다. 신명숙 리포터 poo1969@hanmail.net 2001-06-13
- 현장르뽀 - ‘서현양돈단지’일대 하천오염 심각 “이게 어디 사람사는 곳입니까. 시꺼먼 똥물이 하천을 뒤덮어 숨쉬고 살수가 없어요. 어디 그뿐입니까. 몰려드는 모기와 파리떼로 한낮에도 문을 열수가 없어요. 이젠 지하수에서도 똥물이 흘러 물을 끌어다 댔던 논에서는 어린 모들이 견디지 못해 모두 죽어버렸어요. 한숨만 나옵니다. 어쩌다 고향땅이 이지경으로 변했는지…”안동시 녹전면 서삼리 주민들은 할말을 잃었다. 물만 보면 넌저리가 난다. 8년의 세월동안 인근 와룡면 서현리의 서현양돈단지에서 배출하는 축산폐수와 ‘전쟁’을 치르다 보니 하천 물소리만 들어도 이맛살이 찌푸려진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건 긴 한숨과 타다만 애간장뿐이었다. 그동안 관계기관에 수차례 민원도 넣어보고 항의방문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모두가 예순을 넘은 노인들이지라 거동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고향땅이 썩어가는 것을 쳐다만 볼 수 없어 노구를 이끌고 안동시를 찾아가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도 해봤지만 메아리친 건 ‘좌절감’이었다. 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급기야 지난 4월 30일 주민 10명은 작심을 하고 물통에다 하천에서 길러온 ‘축산폐수’를 담아 시청 민원실 앞마당에 뿌렸다. 순간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직원들이 뛰쳐나와 만류했지만 분노와 울분으로 고통받아온 주민들을 감당해내지는 못했다.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 99년 8월에도 주민들이 시장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 이를 만류하는 직원들에게 미리 준비한 축산분뇨를 퍼붓는 소동이 있었다. 지난 4일 서삼리 일대를 방문했을때도 주민들은 여전히 인근 양돈단지에서 흘러나오는 축산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가뭄으로 목마른 논에 물을 대기위해 이곳저곳 관정을 박고 지하수를 끌어올리지만 그때마다 올라오는 건 시꺼멓게 오염된 폐수뿐이었다. 상태는 양돈단지로 향할수록 심각했다. 거의 모든 논이 폐수에 오염돼 어린 모들이 시들어가고 있었다.주민 최종근(62)씨는 “그나마 이 똥물도 없어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라고 이 똥물을 끌어다 사용하고싶겠습니까. 울며겨자먹기식이죠. 그러나 이 똥물로 시들어가고 있는 어린 모들을 볼때면 억장이 무너집니다”라며 연신 담배를 피워물었다.논바닥에 뿌려진 물은 육안으로도 오염정도가 심각했다. 논바닥 곳곳에는 검붉은 기름띠와 하얀 거품들이 즐비했고 악취도 심해 코를 막지않고서는 근처를 지날 수가 없었다. 논 옆으로 흐르는 개울에서는 시커먼 축산폐수들이 연신 흘러내리고 있었다. 바닥이 보이질 않았다. ‘어떻게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해둘 수가 있을까’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오랫동안 마을주민을 대표해 축산폐수와 씨름했던 권오현(74)씨는 “어찌 이 심정을 말로 다 표현합니까”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수차례 언론에서 찾아와 취재도 해갔지만 달라진게 없다는 듯 불신감이 팽배했다. “농사망하는 걸 멀쩡히 눈떠고 보는 심정 어떻겠습니까. 먹는 물도 이젠 겁이 나서 못 먹겠어요. 시에서 마련해준 급수시설에서 지하수를 끌어다가 식수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2년넘게 검사한번 안해줬어요. 급수시설이 똥물하천에서 불과 30여m도 채 떨어져있지 않은돼도 말입니다. 죽지못해 먹을 수밖에 더 있습니까”라며 한숨만 내쉰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서산리 주민들 대부분이 최씨나 권씨와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얼마되지 농가들도 축산폐수로 골머리를 앓다가 하나둘씩 고향을 등졌다. 양돈단지와 시청을 상대로 한 싸움도 이젠 지쳤다. 누구하나 관심가져주는 이들도 없고, 금딱지를 붙인 사람들이 몇번 찾아왔었지만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어르신들 고생많지요. 어떻게든 대책을 강구해볼테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세요’라는 소리만 되풀이하고 돌아서버렸다. 한적한 시골의 조용했던 마을이 축산폐수로 인해 8년의 세월동안 쑥대밭이 되버렸다. 사람들의 발길도 예전만 못했다. 피해를 당하고도 누구를 원망해야할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할지 모르고 늙은 농군들은 속만 태우고 있었다.문제는 이 축산폐수가 안동댐으로 여과없이 그대로 흘러간다는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시에선 8년동안 주민들의 거듭된 항의에 못이겨 최근 1억7천여만원의 예산으로 3.75km에 이르는 배수로 공사를 해줬다. 그러나 이 배수로는 서산리 마을을 우회하도록 설계만 되어있을뿐 안동호로 흘러들어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결국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서현양돈단지는 지난 92년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 일대 2만7천여평의 부지에 총사업비 60억원의 막대한 재원이 투입돼 조성됐다. 3년 세월 끝에 지난 95년 완공돼 현재는 8농가가 3만여두의 돼지를 사육하면서 하루 평균 120여톤에 이르는 축산폐수를 방류하고 있다. 이 단지에선 지난 96년 4차례의 축산폐수유출사고가 발생해 1km 떨어진 인근 안동댐 상류지역으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당국에서는 항구적인 대책이나 책임소재 규명없이 땜질 수습으로 일관했다. 주민들은 “폐수처리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폐수로 인한 농업용수오염과 안동댐을 죽음의 호수로 만드는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1-06-09
- ‘무을풍물’을 아시나요? 우리나라 산업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단지역을 지나 상주 쪽으로 가다보면 그 동안의 우뚝 솟은 공장들과는 대조되는 한가로운 논길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호젓한 마을길로 들어가면 구건물과 신건물이 조화를 이루며 고즈넉한 정취를 풍기는 학교가 있다. 이 곳 구미를 지킨 지 56년째 되는 오상고등학교. 그리고 이 학교와 2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한 사람도 있다. 바로 허섭(48·옥계동) 선생님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 고장 ‘무을풍물’의 재발견 우리네 정겨운 탈을 연상시키는 맘씨 좋은 웃음이 얼굴에 배어 있는 허섭 선생님은 이 학교에서 우리 풍물가락이 흘러나오도록 만든 장본인이다.‘무을풍물’정작 구미에서 나고 생활하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이름이지만 선산 무을면이 그 기원인 우리의 풍물굿이다.50년대 후반 수다사의 정재진 스님이 그 동안 이 고장을 중심으로 전해 내려오던 풍물굿을 정리했고 이 것이 김천과 구미로 나뉘어져 전파되었는데 김천에서는 ‘김천 빗내굿’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한 반면 우리 구미지역에서는 그 맥을 이어오지 못했다고 한다.학창 시절부터 우리 풍물과 문화에 관심이 많던 허 교사는 지난 92년 동료교사들과 함께 놀이패를 찾아다니며 풍물을 배웠다. 경기도 안성과 전남 남원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배운 것을 학생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 학교 특활시간과 동아리를 통한 전수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96년에 우리고장의 ‘무을풍물’을 알게 되어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 것이다.“일단 풍물을 배우고 가르치기는 했는데 남의 고장 것을 공연하자니 많이 아쉽더라구요. 그러다가 우연히 우리 고장에도 무을풍물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얼마나 반가웠던지….”우리 고장의 ‘무을풍물’이 다시 세인들과 만나게 된 것은 이제 불과 5년~6년에 지나지 않지만 이렇게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우리 것을 잘 알기 위해 자청한 영어선생허섭 교사의 지역사랑 정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구미지역의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과 ‘길라장’이라는 지역 답사 동아리를 만들어 벌써 5년째 활동중이다. 하지만 허 교사는 정작 이 곳 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 것을 가르치는 사람도 아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허 교사는 영어과 담당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타향 사람이 우리 고장의 얼을, 우리 고장의 정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우리문학을 깊게 공부하고 싶어 남의 문학을 먼저 공부했는데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우리 것을 이해하고 애정을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어느 일이나 그렇듯이 어려움도 많았다. 처음에는 사비를 털어 공연준비를 했던 것은 물론이고 각종 풍물 경연 대회에 나가서 아무런 성과도 보지 못하는 등 좌절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에 제법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여러 선생님들을 비롯한 학생들의 노력과 인내로 작년에는 대전에서 열린 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진옹재’의 정신으로 “제 호가 ‘진옹재’예요.‘진솔하게, 옹골차게, 재미있게’. 우리 아이들에게도 늘 이걸 강조하죠. 요즘 학생들 어찌 보면 정말 진옹재 정신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태도는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지만,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확실하게 하거든요. ” 똑부러지는 요즘 제자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세월 탓일까, 학교 앞 개울에서 함께 살을 맞대고 부대끼며 지냈던 옛 제자들과의 정이 점점 그리워진다고 한다. 어느 학교에서나 악역을 담당하는 학생주임을 맡고 있으면서도 학교 홈페이지 안에서 퀴즈코너 등을 운영해 학생들과 세대간의 차이를 좁히려는 등의 노력도 잊지 않는다. 꽹과리 장구 북 징 소고 태평소와 잡색 등으로 어우러지는 우리네 풍물굿!이렇듯 교사와 학생들이 흥겨운 소리와 동작으로 한 데 어우러지는 우리의 교육현장에는 어느 곳이나 허 교사의 잔잔한 미소 같은 사랑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김정하 리포터 alabong@naeil.com 2001-06-06
- 김종회교수의 이산가족 이야기(34)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은 80년만의 봄 가뭄으로 최악의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분분하다. 워싱턴타임스는 지난달 29일 베이징 발 기사에서 북한을 방문한 원조 제공 기관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주요 곡물 생산지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1919년이래 최대의 가뭄을 기록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80년만에 최악의 가뭄과 식량난데이비드 모튼 유엔 인도적 문제 조정관은, 이 가뭄은 북한 주민들이 쌀과 옥수수가 나오는 추수기까지 견디는 데 필요한 밀·보리·감자의 작황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EF)은, 북한이 올해 지난 1998년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기실 북한은 지난해 식량생산도 2200만의 인구에 필요한 530만톤 보다 200만톤이나 부족한 실정이었다. 어쩌면 올해 북한이 지난 1995년과 1996년의 잇단 대홍수와 가뭄으로 외국의 원조만 기다리던 상황을 재현해야 할지도 모르는 형편이다.문제는 우리가 이와 같은 북한의 절대 기아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을 형편이 못된다는 데 있다. 이것은 저 멀리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가 굶고 있으니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일과도 또 다르다.반세기가 넘는 오랜 세월을 적대적 위치에 있었다 할지라도 북한 인민들은 우리와 한 핏줄을 나눈 동족이다. 더욱이 그 적대적 관계라 하는 것도 북한 체제 지도자와 정책 당국자의 노선이지 인민들의 결정사항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북한 땅에 가족을 두고 온 이산가족의 경우에는 내 가족 내 혈육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인도주의·동포애로 식량 보내야그런 까닭으로 우리 삶의 형편과 경제가 어렵다 할지라도 저들이 아사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대로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옳겠다. 아무런 혈연적 유대도 없는 외국의 구호 기관들이 애써 나서는 것을 감사해야 할 일이다.대한적십자사에서는 지난달 29일 북한 조선적십자회에 통지문을 보내 6월 1∼5일 대북 비료 수송계획을 통보했다. 이 기간에 4차례에 걸쳐 3만2000톤을 보냄으로써 20만톤의 수송이 완료된다고 밝혔다. 이 비료가 북한의 식량 생산에 얼마만한 도움이 될지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렇게 비료를 보내고 식량을 보내는 대북 지원사업 자체는 인도주의와 동포애에 입각해서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아무리 완강한 보수주의자일지라도 이를 반대할 명분을 찾기는 어렵다.그런데, 그 지원방법에 있어서는 이론이 많다. 그처럼 어려운 사정을 마음 아파하며 같은 동포로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데, 왜 북한에서는 그에 상응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느냐는 반문에는 적당한 답변이 잘 없다.이 논의 체계에 이름을 붙이자면 그것은 '상호주의'라는 어휘가 된다. 우리가 보낸 만큼 북한에서도 합당한 성의를 보이라는 것인데, 우리 쪽에서 요구하는 것은 재화나 물량이 아니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같은 인적교류의 안건이다. 전략적·탄력적 상호주의 적용을대북 상호주의를 사전적이고 고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는 일이다. 생각 같아서는 그러고 싶지만, 그렇게 밀고 나가다가는 북한이 저 멀리 달아날 버릴 터이므로 그 적용방법을 바꿀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북한을 달래어 함께 민족사적 과제를 풀어나가는 사명을 포기하거나 연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3월 방미 기간에 제시한 '포괄적 상호주의'는 바로 이 부분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는 언어적 표현이다. 이에 대해 북한에서는 의구심을 보이며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우리 정부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오히려 미국의 '엄격한 상호주의'에 대해 그것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논리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 설명은 온당하고 설득력이 있다.하나를 주었으니 하나를 달라고 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니 그쪽도 성의를 보여달라고 설득하는 탄력 있는 상호주의를, 식량을 보낼 때에도 잘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남북 문제, 이토록 시급한 이산가족 문제를 하나라도 제대로 풀어 나가자는 말이다.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국장 / 경희대 교수Karts@hanmail.net 2001-06-03
- 세금이 ‘잠자고 있다’ 지난 11일 시립도서관 열람실을 찾은 한 시민은 화장실에 갔다온 사이 휴대용 카세트와 영어테이프 등이 도난 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소중한 물건이라 열람실에 설치된 감시용 카메라에 기대를 걸고 도서관 관계자를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감시용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 야간에 필요한 카메라, 주간용으로 설치시립도서관에는 18개소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94년 2월 도서관이 개관하면서부터 설치되어 있던 것. 하지만 이로부터 7개월 뒤인 94년 9월 시립도서관이 한 보안업체와 무인보안시스템 설치 계약을 체결한 뒤부터 이 장비는 ‘무용지물’이 됐다. “청사관리용으로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숙직 시 취약지구와 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용도로 설치됐다”는 박태동 시립도서관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무인보안시스템이 설치된 이후 감시카메라를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박 관장도 “감시카메라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그렇다면 감시카메라는 왜 설치된 것일까. 현재 시립도서관에 설치된 카메라는 주간용 흑백으로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물체를 거의 식별할 수 없다. ‘무용지물’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혈세 1천여만원이 아무런 쓸모도 없는 곳에 쓰여진 셈이 됐다. 게다가 열람실 도난 방지용으로 감시카메라를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립도서관 측은 수리나 교체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미시민복지회관은 영사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영사기는 80년대 초반 청소년회관에서 영화를 상영을 위해 구미시가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인 4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구입한 것이다. 영화상영 초기만 해도 시민들이 상당한 호응을 보여 영사기 구입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 10여년 방치 영사기, 감가상각비만 날려 하지만 80년대 후반 이후 시민복지회관에서의 영화상영이 중단되면서 이 영사기는 ‘고철’ 취급을 받게 됐다. 복지회관 4층의 영사실 한쪽 구석에 방치된 채로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낸 것이다. 문제는 그 동안 이 영사기를 활용할 계획이나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특히 민간업자의 ‘매각 요청 러브콜’에도 응하지 않아 고가 장비의 감가상각비만 날린 셈이 된 것이다. 김경배 시민복지회관 관장은 “시민복지회관에 강당과 영사막이 그대로 있는 한 영사기만을 따로 처리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선산문화회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영사기를 넘길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영사기가 방치되어 왔다는 것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의 한 기획사 관계자는 “비싼 영사기를 그대로 두느니 지역의 민간업자에게 매각 했었더라면 시민들은 오히려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 고가장비 통합관리대장 필요 이 같은 혈세의 낭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6월1일 개장을 앞둔 구미시농산물도매시장에는 주차관제기가 설치되어 있다. 앞으로 도매시장을 이용하는 시민의 수가 늘고 주차차량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주차장을 유료화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된 이 관제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시점은 2년∼3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차요금을 내더라도 도매시장을 이용할 정도로 구미도매시장이 활성화돼야 하는 과제가 달성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주차장 유료화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년∼3년 동안의 주차관제기 감가상각비와 유지·수리비는 고스란히 시민의 부담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문제의 핵심은 시가 고가의 장비나 시설을 설치하면서 이용계획과 효용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있다는 점. 수백만원이 넘는 고가장비가 중복 매입되지 않고 제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계획과 효용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고가의 시설과 장비에 대한 목록도 갖추고 있지 않다. 각 과나 사업단위 별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비와 시설이 제대로 사용되기 위해선 이에 대한 목록과 사용계획, 사용의 효용성 등이 정확하게 다뤄져야 하기 때문에 고가 장비의 경우는 특별관리대장을 만들어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의 세금이 사용되지 않는 고가장비에 투입되고, 사용되지 않는 동안의 감가상각비로 소요되고 또다시 수리, 교체 비용으로 지출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이때 ‘내 돈 쓰듯’ 세금을 사용하는 구미시의 자세가 아쉽다. 2001-06-04
- 외신종합386 '있을 때 잘 해야지', 퇴임후 처량해진 클린턴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신세가 처량해졌다. 금년 1월 백악관을 나온 이후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다 힐러리마저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어 워싱턴에서 거의 나날을 보내기 때문에 클린턴은 유일한 친구인 애완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두문불출하고 있다고 한다.기자들이 찾아간 그의 뉴욕 집은 가구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고 부엌은 접시 따로, 컵 따로 제각각으로 마치 자치생의 집을 찾아온 것으로 착각될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절대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클린턴을 두고 그가 세상을 피해 숨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클린턴은 지난 4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모집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했고 지난주에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아일랜드와 영국을 각각 방문했다. 클린턴은 방문한 곳곳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렇지만 실망스럽게도 정작 미국에서는 그의 외국방문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보도했다고 한다. 당초 클린턴은 대통령 퇴임후 카터 전 대통령처럼 전임대통령으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중재자로 활동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다른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퇴임후 강연 예약이 줄을 지어 있었고 거액을 주고 그를 고문으로 위촉한 회사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이런 퇴직후 청사진은 퇴직 당일에 중죄인으로 미국정부의 수배를 받고 있던 마크 리치를 사면하는 등 여러가지 불명예스러운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산산조각나 버렸다. 클린턴의 이름이 미국의 존경받는 연사 명단에서 제외됨으로써 최소한 25건의 강연 스케줄이 취소되어 거액의 강연료 수입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데다 그나마 강연을 한 곳에서는 "도둑놈은 감옥으로"라고 외쳐대는 데모대와 마주쳐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클린턴 특유의 유머는 잊지 않고 있는 것 같다. 17세기에 있었던 마녀사냥으로 유명한 매사추세츠주 살렘에서 있었던 강연에서 "나도 가끔은 마녀 신세가 된 것 같다"는 조크를 던져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고 한다.목숨걸고 찾아가니 기다리는 것은 노예생활밀반입, 다른 나라에서 불법으로 물건을 들여온다는 말이다. 마약 밀반입, 보석 밀반입 등에 자주 쓰이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인간 밀반입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동구권이 개방되고 EU국가간의 국경이 폐지되자 EU지역으로 밀입국하는 사람들의 수가 년간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카레스트에서 열린 12개 동구권 국가 내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루이즈 프리 국장은 각 국이 힘을 합쳐야 조직적인 밀입국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련국가들의 협조를 요청했다.조직적인 밀입국은 불법적으로 사람을 다른 나라에 입국시킨다는 점 외에도 현대판 노예거래라고 불리는 인간 매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근 나라마다 큰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사람을 사고 파는 인간 매매시장의 규모가 수십억불에 이르다보니 마약거래보다 이윤이 더 좋은 장사로 조직범죄단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한다. EU지역으로 숨어 들어오는 사람들은 주로 아프가니스탄 알바니아 방글라데시인 등인데 최근에는 중국인들까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당국의 눈을 피해 몰래 들어오다 보니 위험도 뒤따른다. 작년에는 알바니아에서 이탈리아로 들어오기 위해 아드리아해를 건너던 사람들 173명이 익사한 사고가 있었고 화물트럭의 밀폐된 컨테이너에 숨어서 들어오다 질식사한 사건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여러 나라 내무장관들이 모여 해결책을 강구해 보았지만 문제는 많은 나라들에서 인간거래가 범죄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팔려온 동구권 여성들을 사고파는 시장으로 변한 루마니아로 여성들을 밀입국시키는데 가담했던 몰도바의 여행사들이 매춘에 관련된 혐의로 영업금지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국경을 지키는 관리들이 뇌물을 받고 이들을 묵인하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한다.오만공화국의 여자 택시기사, 남자승객도 오케이이슬람국가인 오만공화국 노동력의 1/3은 여성이다. 이번에 여성들도 택시기사로 핸들을 잡을 수 있게 되어 많은 여성들이 취업의 문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여 환영의 뜻을 표했다. 여성기사 본인만 원한다면 남자승객도 태울 수 있다.같은 지역 이슬람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여성기사를 허용한 나라는 두바이지만 아직까지는 여성승객만 태울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오만 여성들의 자존심이 높아졌다. 같은 지역의 다른 이슬람국가보다 여성의 인권이 굉장히 신장되었기 때문이라고. 오만의 노동인구는 약 2백만명으로 그 중 1/4은 외국인인데 현재 택시기사는 아시아인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어 내국인들에게 직업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비밀도 세월앞엔 장사없어독일제국의 마지막 황제 빌헬름 2세의 부끄러운 비밀이 110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 와서 폭로되었다. 황태자 시절에 만났던 고급매춘부에게 보낸 편지가 발견된 것이다.바람기로 유명했던 빌헬름 황태자는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에밀 코퍼라는 고급매춘부를 소개받은 뒤 즉시 포츠담에 있는 자신의 왕궁 인근에 아파트를 얻어 그녀를 데려왔다. 그 아파트에서 몰래 사랑놀음을 즐긴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남자의 어리석음은 여전한 것인지 황태자는 침대에서 팔을 묶고 어쩌고 하면서 예사롭지 않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연서까지 보냈던 모양이다.예나 지금이나 사랑에 배신당하면 복수의 칼을 꺼내 들듯이 자신에 대한 황태자의 사랑이 식은 것을 눈치챈 에밀은 황태자의 편지를 꺼내들고 당시 적국이었던 프랑스의 신문에다 공개하겠다면서 황태자를 협박했던 것. 이에 다급해진 황태자는 당시 독일 총리였던 비스마르크를 찾아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부탁했고 비스마르크 총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최고의 해결책인 돈으로 에밀의 입을 봉하고 황태자의 편지를 돌려받았다. 통일된 독일제국의 초대 총리로 철혈정책을 펴 세계사에 유명한 비스마르크는 빌헬름 황태자가 제왕이 될 그릇이 못 된다고 생각했고 빌헬름 2세는 당장 급한 불은 끗지만 자신의 치부를 최대 정적인 비스마르크에게 노출시킨 것을 불안해 했다. 여러가지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어쨌던 그후 비스마르크는 총리자리에서 쫓겨났다. 이번 편지는 비스마르크 가문의 서고에서 발견되어 독일의 주간지 디 자이트지가 최근호에 보도했다.천행욱 리포터 chunlim7@naver.com 2001-05-30
- “한바탕 춤사위로 나이도 잊고 삽니다” “탈을 쓰고 한바탕 흥겹게 놀때면 나이도 잊어요. 흘러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어 얼굴에는 주름살이 하나둘씩 늘어나지만 마음만은 20대 못지 않습니다. 모두가 지역의 문화전도사라는 자부심으로 아들뻘되는 선생님의 따끔한 질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연습하고 있습니다.”98년 7월 결성돼 올해로 만 3년째를 맞이한 안동시 새마을 부녀회(회장 김부련) ‘하회별신굿탈놀이계승반’. 50명의 회원으로 출발했지만 지옥훈련도 마다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온 18명의 정예요원만이 남아 지역문화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살림만 하던 주부들인지라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는 않지만 관객들앞에 나서 어깨춤한번 들썩이면 절로 흥에 겨워 전문가못지 않은 솜씨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련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도중하차하는 회원들도 많았다.“지금 회원들중에서도 때론 힘에부쳐 몇번이고 도망을 간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러나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탈춤맛을 못잊어 머리를 조아리며 다시 돌아오곤 했어요”라고 팀장 김순옥(48)씨는 말한다.회원들은 모두가 40대를 훌쩍 넘은 아줌마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20대 못지 않은 열정이 있었다. 일주일에 서너차례 4시간동안의 지옥훈련을 받다보니 회원들의 넉넉했던 뱃살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게되었고, 피부도 40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윤기를 띄었다. 얼핏 봐서는 나이를 짐작키 어려웠다. 고행을 함께한 동지여서 그런지 회원들의 결속력도 대단했다. 혹 연습이 늦게 끝나게되면 차를 갖고 있는 회원이 손수 집앞까지 바래다주기도 하고 늦었다고 집에서 꾸지람을 들을라치면 전화로 먼저 부군에게 양해를 구해주기도 한다. 이제는 정말 한가족이란 말이 피부로 와닿는다고 한다.해를 거듭할수록 회원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이제는 본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여서 본팀을 대신해 공연을 하기도한다. 실력만큼 소문도 빨라 멀리 전라도에서도 공연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대규모 행사때는 어김없이 요청이 들어와 때론 일일이 찾아다닐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안동하회마을 물돌이축제에 참석해 구경을 왔던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남모르는 아픔이 있었다.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지라 쇄도하는 공연요청에 일일이 응해줄 수 없어 너무나도 아쉽다고 한다. 교통비라도 마련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기꺼이 참석하련만 그리 넉넉치 못한 재정사정으로 아쉬움의 한숨만 쉴 따름이라고 한다. 김부련(58)회장은 이들의 사정을 안타까이 여겨 사방팔방으로 후원자를 구하던 끝에 안동시로부터 후원약속을 받아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이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까지 진출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못 아줌마들의 전성시대가 이들로부터 시작된다는 느낌이다.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아줌마들의 새로운 상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이들을 보면서 관광안동이 새로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다. 2001-05-26
- 아파트 7만호 기획 - 좌절 딛고 일어선 공동체, “젊은 아파트 만들 터” 김씨는 가슴이 철렁했다. 푼돈 모아 마련하려던 아파트의 사업자가 부도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 순간에 ‘내 집 마련의 꿈’이 날아가 버리는 듯 했다. 하지만 쉽게 포기할 순 없었다. 96년 사업시작, 97년 부도, 99년 사업재개, 2000년 입주. 인의동 택지개발지구내에 위치한 인의청구아파트 주민들은 말 그대로 우여곡절 끝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사업자였던 (주)청구의 부도 후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던 ‘우리 아파트’를 입주자들이 ‘직접’ 건축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집 마련이라는 입주예정자들의 꿈은 하나였지만 생각마저 같은 것은 아니었다. 사업자 부도 후 1년간은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것이 입주자대표회의 이종원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사실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이었던 청구가 그렇게 넘어질 줄은 몰랐다”면서 “‘섞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어떻게 해 주겠지’라는 기대감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시간이 갈수록 사라졌다. 그렇지만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렸다. 건축에 대해서 문외한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자금도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사업재개’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수의견이 모두 수용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시공사와 재계약을 추진하고 견적도 다시 뽑아 꼼꼼히 대조하기 시작했다. 입주예정자들을 위한 ‘입주자 점검의 날’을 정해 공사진행 상황과 문제점을 보완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낸 끝에 준공된 아파트로 지난해 이사했다. 입주민들의 기쁨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입주자 전원이 모인 가운데 전통적인 ‘입택식’도 열었다. 이 ‘잔치’에는 김관용 시장도 초청됐다. 하지만 4년만에 이룬 아파트 입주를 두고 이종원 회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평했다. 공동생활에 익숙하지 못한 개인들이 서로에게 친숙해져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 입주민의 80% 이상이 30대여서 개인주의적 성향도 그만큼 강하다. 하지만 아파트 생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유리한 점도 많다. 이미 공사재개와 완공을 위해 10여 차례의 총회를 치른 경험과 입주자 점검의 날 행사를 통해 어느 정도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기찬 관리사무소장은 “다른 신축 아파트의 경우 공동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기 위해선 3년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인의청구아파트의 경우엔 입주 초기지만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좌절의 시간을 함께 겪은 사람들일수록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폭이 넓기 때문일까. “주변의 환경이 좋은 만큼 살기 좋은 아파트, 젊은 아파트를 만들어 가겠다”는 이종원 회장의 말이 그만큼 미더워 보이는 것은 이들이 함께 겪은 좌절의 시간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2001-05-24
- 오폐수 처리시설 원칙 없다 건교부·환경부 힘 겨루기생활오폐수가 상수원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오폐수 처리시설 원칙을 놓고 힘겨루기로 일관,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사이에 오폐수는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건설교통부는 하수관로를 묻어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개별로 처리시설을 갖추게 하자는 안을 고집하고 있다. 각각 장단점은 있다. 개별시설의 경우 97년 이전에 건립된 업소는 설치 의무가 없다. 이것이 문제다. 당연히 점검에서도 제외된다. 설치업소도 한달 20만원이 넘는 유지비 때문에 가동을 하지 않아 고질병이 되고 있다. 건교부는 하수관로를 설치, 원천적으로 해결하자는 안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설치업소를 감안하면 중복투자인데다 배출업소가 크게 늘어날 소지도 있다. 200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