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자랑스런 우리 선생님-10회 김포교육대상 수상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양곡초 황병훈 교사와 사우고 정석화 교사가 제10회 김포교육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두 교사 모두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극구 인터뷰를 사양했지만, 이들의 수상소감을 통해서 점점 그 뜻이 퇴색해 가고 있는 스승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양곡초 황병훈 교사"분에 넘치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변의 많은 동료 교사들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음지에 있는 어린이와 이웃들을 위해 빛 없이 이름 없이 헌신 봉사하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과 사회과 지역화 CD자료 제작에 참여하여 수개월동안 밤잠 못 자며 함께 고생한 CD자료 개발팀, 멀티미디어정보서클의 동료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초등학교 교사 경력 23년의 황병훈 교사. 황 교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를 잘 알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합한 교육자료 개발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교사'로 정평이 나있다. 현재 양곡초등학교에 몸담고 있는 황 교사는 컴퓨터교육 연구동호회 멀티미디어정보서클을 이끌면서 김포의 사회과 지역화 교재 및 교수용 CD 자료를 개발 보급하여 교수-학습 방법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소속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교직 생활 수행에 꼭 필요한 내용을 엄선해서 구성한 컴퓨터 자율연수 자료집은 김포시 교원의 컴퓨터 활용 능력 증진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 교사는 김포교육청의 특색사업으로 실시되고 있는 재능아교실에서 컴퓨터 영어 사고력을 지도하여 영재교육 발전에 기여하고, 각종 교원연수의 강사 및 다양한 장학자료 집필, 교육 정보화 관련 신문 연재를 통한 지식과 기술의 공유에도 힘쓰고 있다.열린 마음을 갖고 편견과 편애 없이 모든 어린이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며 지도하자는 교육관을 갖고 있는 황 교사는 "머리와 입으로만 가르치지 않고 항상 연구하고 노력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꿈을 키워주는 스승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사우고 정석화 교사"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과분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을 받는 순간 수많은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참 많습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참 스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등부문 김포교육대상을 수상한 사우고 정석화 교사의 수상 소감이다.인하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82년부터 교직에 몸담아 온 정 교사는 김포여중 하성종고 김포고 사우고 등 김포시에 있는 학교에만 14년째 재직하고 있는 이 지역 교육계의 산증인이다. 투철한 교육관과 사명감 그리고 남다른 제자사랑으로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애쓴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김포교육대상을 받았다.제자들 사이에서 '엄하지만 정이 많은 선생님'으로 통하는 정 교사는 김포 지역에 학교 외에는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시절에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 숙직실에서 공부하고 늦은 귀가를 챙겨주며,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한 제자를 등·하교 시켜주는 등 남다른 제자 사랑으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13년 동안 청소년적십자단 담당교사로 학생들의 참된 인격 형성과 건전한 사회활동을 조장하여 명랑하고 쾌할한 학교 만들기에 앞장섰으며, 하성종고와 현재 몸담고 있는 사우고에 청소년적십자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 함께 인성지도가 균형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과의 상담을 중시한다는 정 교사는 "학교와 교사를 불신하는 일부 사회적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제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잊지 않고 제자들이 찾아올 때 가장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조금희 리포터 hada2000@hanmail.net 2001-05-22
- 자랑스런 우리 선생님-10회 김포교육대상 수상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양곡초 황병훈 교사와 사우고 정석화 교사가 제10회 김포교육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두 교사 모두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극구 인터뷰를 사양했지만, 이들의 수상소감을 통해서 점점 그 뜻이 퇴색해 가고 있는 스승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양곡초 황병훈 교사"분에 넘치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변의 많은 동료 교사들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음지에 있는 어린이와 이웃들을 위해 빛 없이 이름 없이 헌신 봉사하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과 사회과 지역화 CD자료 제작에 참여하여 수개월동안 밤잠 못 자며 함께 고생한 CD자료 개발팀, 멀티미디어정보서클의 동료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초등학교 교사 경력 23년의 황병훈 교사. 황 교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를 잘 알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합한 교육자료 개발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교사'로 정평이 나있다. 현재 양곡초등학교에 몸담고 있는 황 교사는 컴퓨터교육 연구동호회 멀티미디어정보서클을 이끌면서 김포의 사회과 지역화 교재 및 교수용 CD 자료를 개발 보급하여 교수-학습 방법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소속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교직 생활 수행에 꼭 필요한 내용을 엄선해서 구성한 컴퓨터 자율연수 자료집은 김포시 교원의 컴퓨터 활용 능력 증진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 교사는 김포교육청의 특색사업으로 실시되고 있는 재능아교실에서 컴퓨터 영어 사고력을 지도하여 영재교육 발전에 기여하고, 각종 교원연수의 강사 및 다양한 장학자료 집필, 교육 정보화 관련 신문 연재를 통한 지식과 기술의 공유에도 힘쓰고 있다.열린 마음을 갖고 편견과 편애 없이 모든 어린이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며 지도하자는 교육관을 갖고 있는 황 교사는 "머리와 입으로만 가르치지 않고 항상 연구하고 노력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꿈을 키워주는 스승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사우고 정석화 교사"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과분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을 받는 순간 수많은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참 많습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참 스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등부문 김포교육대상을 수상한 사우고 정석화 교사의 수상 소감이다.인하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82년부터 교직에 몸담아 온 정 교사는 김포여중 하성종고 김포고 사우고 등 김포시에 있는 학교에만 14년째 재직하고 있는 이 지역 교육계의 산증인이다. 투철한 교육관과 사명감 그리고 남다른 제자사랑으로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애쓴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김포교육대상을 받았다.제자들 사이에서 '엄하지만 정이 많은 선생님'으로 통하는 정 교사는 김포 지역에 학교 외에는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시절에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 숙직실에서 공부하고 늦은 귀가를 챙겨주며,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한 제자를 등·하교 시켜주는 등 남다른 제자 사랑으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13년 동안 청소년적십자단 담당교사로 학생들의 참된 인격 형성과 건전한 사회활동을 조장하여 명랑하고 쾌할한 학교 만들기에 앞장섰으며, 하성종고와 현재 몸담고 있는 사우고에 청소년적십자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 함께 인성지도가 균형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과의 상담을 중시한다는 정 교사는 "학교와 교사를 불신하는 일부 사회적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제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잊지 않고 제자들이 찾아올 때 가장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조금희 리포터 hada2000@hanmail.net 2001-05-22
- 김종회 교수의 이산가족 이야기(32)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는 판이니, 시원한 음료수 얘기부터 해 보자. 세계적인 음료회사인 코카콜라는 1984년 가파른 벼랑 끝에 선 것으로 보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콜라 시장에서 1위라는 위상이 위협받고 있었던 것이다. 펩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눈을 가리고 맛을 가리는 시음회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소비자들이 펩시를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 코카콜라의 신속한 결단과 용기 이 다급한 시장 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카콜라는 지금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비책, 곧 음료수의 제조법을 바꾸는 일에 착수했다. 회사는 콜라 맛이 바뀌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타났던 시장조사 결과를 무시한 채 결국 제조법을 변경, 1985년 9월 드디어 새로운 코카콜라인 '뉴코크'가 탄생했다. 회사는 뉴코크가 이전 콜라에 비해 더 부드럽고 달콤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더 잘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은 날마다 수백만 개의 기존 콜라가 함께 팔리고 있는 시장의 성향을 무시한 결정이었다. 계획은 실패했다. 이것을 금세 기 마케팅 사상 최고의 실수라고 부르는 것도, 코카콜라가 받은 타격에 비하면 대단히 완곡한 표현이었다. 코카콜라는 신제품 뉴코크가 실패했다는 것을 깨닫고, 원점으로 돌아가 90일 뒤에는 원래의 맛을 재도입했다. 처음의 맛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 뒤 이 회사에서 제조법을 바꾸는 것은 두 번 다시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비록 코카콜라가 새로운 시도에 실패했지만, 그 실패를 인정하고 원래의 제조법으로 복귀한 것은 대범하고도 신속한 결단이었다. 그처럼 신속한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나중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사태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 문제와 잘못을 당당히 인정해야 우리는 모두 실수를 저지르며 산다. 실수를 깨달았을 때, 가장 먼저 조처해야 할 일은 손을 들고 그것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것이야말로 참된 용기이다. 그 용기를 발휘해야 실수로 인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터이다. 그런데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소한 실수에서부터 국가적인 중대사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는 데 있어 모든 사람들이 다 인색하다. 실수를 해 놓고도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로는, 남북관계만한 영역이 쉽지 않을 것이다. 남과 북의 상호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거니와, 남북 각기의 자기체계 내부에 있어서도 그렇다. 근자의 남북관계는 장기적인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지난 3월 북측의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불참 통보 이후, 전혀 진전이 없는 남북관계는 일시적 소강상태로 설명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동해상을 오가는 금강산 유람선도 문제가 생기고 있고, 서로 꿈결처럼 약속했던 경의선 복구 등속의 얘기는 아득하게 멀어져버렸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북미관계의 긴장 국면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문제는 이처럼 남북이 소원한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을 안정적인 관계로 잘못 인식하는 데 있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기로 한다면, 삶의 막바지에서 가족의 소식과 재회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고령의 이산가족 1세대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위기상황이란 없는 것으로 된다. 이산가족문제 해결, 다시 뛰어야 그처럼 온 천하가 떠들썩하도록 3차에 걸쳐 교환방문을 실시하다가, 어떻게 이토록 조용하고 간단해져버릴 수 있단 말인가. 남북이 함께 화해와 협력의 작은 불씨를 소중하게 성실하게 지속적으로 가꾸어 왔어야 한다는 당위적 명제에 비추어 보면, 지금의 남북 정책 당국자들은 이와같은 중도단절의 상황이 서로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무엇보다도 큰 위기에 해당한다는 사실 또한 신속하게 깨우쳐야 마땅하다. 기실 이는 제품의 시장점유율처럼 눈에 보이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필요하다면 좀 무리가 되더라도 남북 정상이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그 회담을 서두르고, 북미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도 할 수 있는 양보는 하는 것이 좋겠다. 남북이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EU의 대북수교 결정이 나오지 않았던가. 이 시기에 있어서 남북관계는, 결단코 '침묵이 금'이라는 옛말과는 정반대이다. 움직여야 한다. 이 깊은 침묵 앞에 허망한 세월만 죽여야하는 사람들의 심사를 헤아려야 한다.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국장/경희대 교수 karts@hanmail.net 2001-05-21
- <클릭! 이사람> 대한민국고엽제후유의증중앙회 복지부장 엄운섭씨 70년 2월 국가의 부름을 받고 월남에 파병했던 엄운섭(54)씨.월남 파병 1년만에 귀국한 이후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88년 어느 날 갑자기 몸 곳곳에 가려움증이 생기면서 종기 또는 물집같은 것이 늘었고, 병원을 찾았으나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 답답함속에 전전긍긍한 지 5∼6년. 이상한 것이 월남에 파병했던 전우들 가운데 400∼500여명이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음을 알았고, 94년 국가로부터 고엽제 후유증으로 의심이 간다는 고엽제 후유의증 판정을 받았다. "심상선 건성이라고 합디다. 피부병의 일종인데 흔지 않은 병이죠. 하지만 (국가에서) 필요해서 보낼 때는 언제고, 후유의증이라는 판정을 내립니다."심상선 건성으로 온 몸에 물집과 딱지가 생기고, 흉터가 생겨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게 됐지만 국가에서 엄씨에게 지원하는 것이라고는 한 달에 20만원 보조금이 전부다.엄씨는 "병원에서는 신경쓰지 말고, 피로하지 말아야 더 악화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먹고살려면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라며 "그래도 나는 중등도 장애판정을 받아 그거라도 받죠. 한 푼도 못받고 낙심하는 사람들이 다반사예요"라고 했다.특히 언제, 어떻게 후유증이 나타날 지 모르는 데다 완치가 안되는 상황은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나이가 먹어 면역력이 약해지면 몇 십 년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게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것이다. 증상도 다양해 후유증으로 판명 난 경우 12가지, 후유의증 21가지에 이른다.엄씨는 "목욕탕에 가본지 10년이 넘었어요. 건조한 날이면 흉터에서 딱지가 수시로 떨어져 주위 의식을 안 할 수도 없죠. 또 전신에 있는 상처 때문에 하루에도 몇 차례씩 약을 발라야 하는데 정말 귀찮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고 토로했다."선거때가 되면 각 정당이나 후보마다 고엽제 피해자들에 대한 공약을 남발하죠. 국민의 정부 공약에도 포함돼 있어요.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모두가 나몰라라합니다"라며 "세월이 흘러 5·18 사태도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재평가를 받았어요. 우리와 비교해보면 씁쓸합디다.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 겁니까. " 2001-05-20
- <새책소개> 인터넷 공황마이클 만델 지음 이강국 옮김 / 이후 펴냄 / 214쪽 / 10,000원경제학자이자 비즈니즈위크의 경제 수석 편집자인 저자가 인터넷 공황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신경제에 회의주의적인 그룹과 신경제 예찬론자 그룹 모두를 비판하고 경제가 하강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일반 투자자, 경영자 그리고 노동자들이 이해하도록 돕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겠다는 목적으로 출간한 책. 이 책은 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에 도래한 이른바 ‘신경제’ 현상에 대해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으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나스닥의 폭락 등 신경제의 몰락에 대해서 뛰어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성장, 고생산성, 저인플레 등 뛰어난 경제적 성과를 보여준 미국의 신경제는 급속한 기술 혁신과 이를 뒷받침해 준 벤처캐피털 등 금융시스템의 결합으로 인해서 가능하였다. 고위험의 신생 벤처기업에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이들을 주식시장에 공개하여 당당한 기업으로 키워낸 벤처캐피털 시스템과 스톡옵션의 인센티브에 기초하여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기술분야를 개척했던 벤처기업의 경영자와 노동자들의 결합이 신경제의 기초였던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기업의 등장은 기존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낳았고 이는 다시 경제 전반의 효율성 향상과 저인플레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렇게 신경제의 도래와 그 메커니즘을 여러 사례들을 들며 정밀하게 분석한다.그러나 2000년에 이르면, 나스닥의 거품이 빠지고 무려 60%나 주가가 떨어져, 신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지게 된다. 저자는, 주식시장의 거품붕괴와 주가하락은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게 되고 혁신을 가로막게 되어, 이전의 대공황에 비견되는 길고 고통스러운 불황의 시기에 접어들게 될지도 모른다고 예견한다. 물론 미국 경제와 같은 강력한 경제가 몇 달 혹은 1년 만에 붕괴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2년이 걸릴 수도 있는 오랜 과정이 될 것이고, 저자는 그것을 ‘오랜 그리고 느린 하강’이라고 말한다.특히 기존의 정책결정자들은 신경제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 등의 실수로 인해서 이러한 불황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29년의 대공황과 1990년대의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공황이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언제나 존재해왔던 정책결정자들의 실수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그는 확장적인 거시 정책, 그리고 혁신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소득재분배 등이 전개될 때에, 긴 공황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나는 봄꽃과 다투지 않는 국화를 사랑한다-26년 파리 망명객 이유진의 끝나지 않은 꿈이유진 지음 / 동아일보사 펴냄 / 344쪽 / 9,500원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5대학(소르본대)에서 따기 어렵다는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박정희 정권에 반대하는 민주화운동을 벌이다가 79년 대학후배의 프랑스 망명을 돕다 중앙정보부에 의해 ‘북괴공작원’과 ‘아동인질범’이란 죄목으로 억울하게 매도되어 26년의 망명생활을 한 저자 이유진. 그러나 20여 년 동안 묻혀있던 이 사건은 지난해 국내 각 언론에서 집중 조명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그는 ‘한영길 사건’ 뒤인 81년 방북제의를 받고 ‘서울도 가지 못하는 마당에 고향인 평양이나 방문하겠다’며 제의에 응했는데 북한에 한달 간 머물면서도 75년 취득한 프랑스 시민증 덕분에 북한체제에 비판적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두 사건으로 결국 아직 국내에 입국하려면 소명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가정보원의 주장 때문에 고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그가, 그간의 세월 이야기, 오로지 양심으로 버텨온 모진 세월의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놓는다.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경제학앙드레 푸르상 지음 이은민 옮김 / 동문선 펴냄 / 212쪽 / 8,000원경제에 관한 난해한 개론을 자녀들에게 불어넣으려고 쓴 책이 아닌 경제학의 기본 법칙들과 그 철학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 경제학을 이해하려면 우선 몇가지 노력과 최소한의 관심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경제학은 의학처럼 습득되는 것이니까. 비록 항상 수월한 학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몇몇 고지식한 사람들이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이 학문이 쐐기 같은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개론서도 학문적인 지침서도, 지겨운 사상서도 아니며, 기교가 압권을 이루는 그런 책은 더더욱 아니다.저자는 무미건조하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이 경제학에 관계된 중요한 문제들을 대화체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설명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재미있을 뿐 아니라 유용하면서, 흥미롭게 전개되지만 경박하지 않다. 다시 말해 어렵게 생각되어지지 않으면서도 진지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학 전반에 관한 주요 개념과 원리는 물론 결혼과 범죄에 대한 경제학적 이론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먼지 - 작은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의 역사 조지프 어메이토 지음 강현석 옮김 / 이소출판사 펴냄 / 350쪽 / 15,000원메니소타 사우스웨스트 주립대학에서 지성사와 문화사를 가르치면서 농촌 및 지역학 학과장을 맡고 있는 저자 조지프 어메이토가 먼지만큼이나 평범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광대한 소우주의 역사. 달변의 문화사가가 전하는 먼지를 둘러싼 놀라운 이야기들. ‘먼지의 은빛 춤사위’만큼이나 자유롭게 과학과 철학, 역사와 문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경험. 아침마다 ‘존슨즈’로션을 바르고,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일상의 모든 일을 처리하며, ‘나노테크놀로지’에 관한 기사에 놀라워하고, ‘광우병’과 ‘HIV’를 두려워하며, 시간의 역사와 우주의 기원에 대해 상상하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일상 생활의 먼지와 오물 위에 서서, 작고 하찮은 것들과의 변화무쌍한 관계로부터 우리 삶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내가 먼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작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최초의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역사와 우리 앞에 광대하게 펼쳐진 소우주의 가능성, 바로 그것이다. - 저자의 말 중에서실업일기- 제10회 전태일문학상수상작품집추송례 외 지음 / 도서출판일하는사람들의작은책펴냄 / 248쪽 / 7,000원올 해로 제10회를 맞은 전태일문학상 수상작들을 모은 작품집. 김병섭의 「실업일기」를 비롯하여 추송례의 「어김없이 봄은 오는가」, 박광현의 「노동자가 되기까지」, 홍명진의 「바퀴의 집」 등이 수록되어 있다. 올 해 전태일문학상은 여느 해보다 많은 생활글들이 당선되었다. 전태일의 죽음을 아파하고 분노하던 그 때 노동자들이 이제 당당히 자신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바로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겪었으리라 짐작조차 하지 못한 일들을 마치 그 현장에 함께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써내려갔다. 노동자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읽으면 우리 역사가 바로 노동자가 살아온 역사구나 하고 알 수 있다. 수많은 현장의 글쓰는 일꾼들을 전태일문학상이 발굴해 낸 것이다.‘전태일문학상’은 노동해방, 인간해방의 횃불을 높이 들은 전태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인간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모든 불의에 맞서 그것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모든 사람, 모든 집단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려는 취지에서 제정되었다. 2001-05-14
- 기업 해외매각 문제점 투성이 정부의 공기업 및 재벌그룹들의 기업매각 방식이 국민경제 부담을 가중시키고 미래 성장의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11일 재계 및 관련기관에 따르면 빚더미에 몰린 재벌그룹들이 경제성장과 직결되는 제조설비는 헐값에 처분하고 미래가 없는 사옥 등 부동산은 움켜쥐고 있는데다 일부 기업은 공장매각대금을 금융산업 또는 재벌총수의 계열사 지배구조 강화 등에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쌍용 현대 LG 한화 등 재벌그룹들은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최고 95%에 달하는 공장설비를 무차별 매각했으나 오히려 국민경제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는 건물 토지 등 매각은 극히 부진하다. 특히 일부 중견기업들은 공장을 매각한 뒤 파이낸스 금융업으로 아예 업종을 전환하면서 제조업을 포기하고 있다.문제는 헐값 매각과 매각방식이다. 밀어붙이기식 부채비율 200% 의무조항과 공기업 민영화의 시한부 구조조정으로 초읽기에 몰린 기업이나 정부가 기업매각에 덤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증시가 기력을 찾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실기업의 자산이 외국인들에게 장기적 자산 또는 장부상 가치에 최저 25%에 팔려‘수익성’있는 부(富)가 대거 유출되고 있다. 재벌그룹 우량기업과 한국중공업 포항제철(정부 보유지분) 등이 자산가치에 비해 훨씬 낮게 급 매각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매각조건에도 문제점 투성이다. 일부 선금만을 지급하고 잔액은 벌어서 갚는 방식으로 우량기업이 처분됐다. 때문에 차액을 낸 뒤 되파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외국자본은 제조업을 가급적 외면하고 유통 금융 서비스 등 투자보다 투기 쪽으로 흘려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IMF 이후 기업매각은 불가피했지만 민영화란 명분아래 초우량공기업이 헐값에 팔아치워지고 재벌그룹 우량계열사들이 채권단의 반강제적인 매각 요청으로 핵심사업이 외국계 기업에게 무차별 덤핑가격으로 넘겨져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 경제성장의 지랫대인 핵심사업의 처분 열풍이 심각하다. 채권단이 사업성이 탁월한 기업에 대해 정상화 수준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 알짜기업 기업매각을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그룹은 19개중 건설업 1개만 남겨둔 채 핵심사업인 공조 시멘트 만도기계 등 15개기업을 외국자본에 무더기로 매각했다. 쌍용그룹 역시 13개계열사중 정보통신 중공업 정유 등 핵심 9개를 처분하고 해운 정공 등 수익성이 빈약한 업종만 붙들고 연명하는 처지다. LG그룹은 미래 성장사업인 LG니꼬동제련 LCD 하니웰 쉬플리 등 사업을 매각했다. 한화그룹도 에너지 기계 자동차부품 베어링 주력 핵심사업을 대부분 처분했다. 이들 기업은 겉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모범기업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기업성장모토를 사실상 상실한 것이다. 또 특히 내수업종의 기업이 매각되면서 기존업체들이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다. 브라운관 유리(시장점유율 90%), 제지(70%) 맥주(50%대), 광고(30%), 할인점(23%) 등 분야의 시장이 외국자본 기업에 넘겨지고 있다. 이를 두고 IMF(국제통화기금)은 며칠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부실기업 자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장 유동성(현금흐름)위기를 모면했지만 다국적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한 경제회복에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보고서로 지적했다.그럼에도 정부는 위탁경영 ‘해외 매각’‘국내 매각’‘국민기업화’ 등 매각원칙도 마련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 허송 세월만 보내고 있다. 2001-05-11
- 기업매각 문제점 투성(어깨)/건물·토지는 움켜쥔 채 설비만 처분 정부의 공기업 및 재벌그룹들의 기업매각 방식이 국민경제 부담을 가중시키고 미래 성장의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등 문제점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11일 재계 및 관련기관에 따르면 빚더미에 몰린 재벌그룹들이 경제성장과 직결되는 제조설비는 헐값에 처분하고 미래 비전이 없는 사옥 등 부동산은 움켜쥐고 있는데다 일부 기업은 공장매각대금을 금융산업 또는 재벌총수의 계열사 지배구조 강화 등에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쌍용 현대 LG 한화 등 재벌그룹들은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최고 95%에 달하는 공장설비를 무차별 매각했으나 오히려 국민경제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는 건물 토지 등 매각건수는 극히 부진하다. 특히 일부 중견기업들은 공장을 매각한 뒤 파이낸스 금융업으로 아예 업종을 전환하면서 제조업을 포기하고 있다.정작 문제는 헐값 매각과 매각방식이다. 밀어붙이기식 부채비율 200% 의무조항과 공기업 민영화의 시한부 구조조정으로 초읽기에 몰린 기업이나 정부가 기업매각에 덤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증시가 기력을 찾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실기업의 자산이 외국인들에게 장기적 자산 또는 장부상 가치에 최저 25%에 팔려‘수익성’있는 富(부)가 대거 유출되고 있다. 재벌그룹 우량기업과 한국중공업 포항제철(정부 보유지분) 등이 자산가치에 비해 훨씬 낮게 급 매각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매각조건에도 문제점 투성이다. 일부 선금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액은 벌어서 갚는 형식으로 우량기업이 처분됐다. 때문에 차액을 낸 뒤 되파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외국자본은 제조업을 가급적 외면하고 유통 금융 서비스 등 투자보다 투기 쪽으로 흘려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IMF 이후 기업매각은 불가피했지만 민영화란 명분아래 초우량공기업이 헐값에 팔아치워지고 재벌그룹 우량계열사들이 채권단의 반강제적인 매각 요청으로 핵심사업이 외국계 기업에게 무차별 덤핑가격 수준에 넘겨져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 경제성장의 바로미터인 핵심사업의 처분 열풍이 심각하다. 채권단이 사업성이 탁월한 기업에 대해 정상화 수준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 알짜기업 기업매각을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그룹은 19개중 건설업 1개만 남겨둔 채 핵심사업인 공조 시멘트 만도기계 등 15개기업을 외국자본에 무더기로 정리했다. 쌍용그룹 역시 13개계열사중 정보통신 중공업 정유 등 핵심 9개를 처분하고 해운 정공 등 수익성이 빈약한 업종만 붙들고 연명하는 처지에 빠져들고 있다. LG그룹은 미래 성장사업으로 꼽히는 LG니꼬동제련 LCD 하니웰 쉬플리 등 사업을 매각했다. 한화그룹도 에너지 기계 자동차부품 베어링 주력 핵심사업을 대부분 처분했다. 이들 기업은 겉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모범기업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기업성장모토를 사실상 상실한 것이다. 새로운 성장기반 사업을 모색해야 하나 기회포착은 버겁다. 또 특히 내수업종의 기업이 매각되면서 기존업체들이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다. 브라운관 유리(시장점유율 90%), 제지(70%) 맥주(50%대), 광고(30%), 할인점(23%) 등 분야의 시장이 외국자본 기업에 넘겨지고 있다. 이를 두고 IMF(국제통화기금)은 며칠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부실기업 자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장 유동성(현금흐름)위기를 모면했지만 다국적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한 경제회복에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보고서로 꼬집었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여된 부실기업 매각방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공적자금 12조원과 5조6000억원이 각각 투여된 대우차와 서울은행에 대한 매각추진이 그것이다. 제일은행의 풋백옵선(부실기업 인수시 부실보전 조건) 매각에 오류의 선례를 남긴 나머지 외국기업들이 부실기업 또는 금융회사를 인수할 때 이 제도를 고집하는 바람에 해외 인수업체들이 배짱을 부려 부실기업 매각 때마다 협상이 결렬되거나 외국기업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다.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여된 기업을 조건 없이 그냥 넘겨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도 허다하다는 것.또 공적자금 2조원에 1조5000억원이 추가 지원될 대한생명과 4조 9000억원의 부채를 떠 안고 있는 한보철강도 매각방식을 마련하지 못한 채 수년 째 그대로 방치,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위탁경영 ‘해외 매각’‘국내 매각’‘국민기업화’ 등 매각원칙도 마련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 허송 세월만 보내고 있다. 2001-05-11
- 클릭! 이사람 국제라이온스협회 354-E지구 김제갑 차기총재 "드러내지 않는 봉사가 진정한 것"서점 운영해 수익금으로 장학재단 운영 … '무욕증강' 정신 실천강원도 원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은 들러봤을 곳. 동아서관이다. 지난 35년여 세월 중앙동 한 가운데서 서점의 대명사로 익숙해 있는 이름이다. 그 이름에 묻혀 드러나지 않은 운영자가 있다. 김제갑(62) 총재. 국제라이온스협회 354-E지구 차기총재며 원주제일신협 이사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나서기 싫어하고 투명한 경영을 원칙으로 살아가는 보통 사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동아서관을 원주 최고의 서점으로 만들었고, 원주제일신협 이사장으로서 제일신협을 건실한 금융기관으로 일궈냈다. “지난 4년동안 이사장을 하면서 홍보비는 커녕 10원 한푼 마음대로 쓴 적이 없다.” 제일신협이 건실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 말로 대신했다. 공금인 만큼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이사회의 의견수렴을 거친다는 얘기다.최근에는 장학사업을 벌이느라 분주하다. 고등학생 17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원주에서 서점을 운영해 번 돈이라고 해서 동아서관의 이름을 따 동아서관 장학재단이라고 이름 붙였다. 김 이사장은 “내가 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동아서관외에는 영리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사업도 동아서관에서 나온 수익금만으로 벌이겠다는 것.“봉사는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혼자 마음을 들여 좋아서 하는 사업이다.” 김 총재는 “어떤 서류를 꾸밀 때 봉사 경력란에 적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드러내지 않는 봉사가 진정한 봉사라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는 말이다.이젠 혼자 하던 봉사에서 봉사단체의 총재로서 남을 돕는 일을 하게됐다. 3600여명 회원의 라이온스 총재로서 장학사업과 각 동사무소 봉사활동에 전념을 다할 생각이다. 김 총재는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맡게 된 직분”이지만 “최선을 다해 라이온스인의 긍지를 갖도록 노력하는 총재가 되겠다”고 말했다.내가 중심이 되는 삶이 아닌 남을 중심에 둔 삶.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한다. 작은 체구와 멋내지 않은 옷차림에서 그의 소탈함이 베어있다.김 총재는 20일 치악체육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강원지역 대표적인 봉사단체의 총재가 됐다. 김 총재의 임기는 1년이다. 1년의 임기동안 그늘진 이웃에 온 마음을 다 들여 봉사한다는 다짐이다.내 욕심이 있으면 강해질 수 없듯, 김 총재는 ‘무욕즉강’의 정신으로 남을 위한 삶을 선택했다./ 원주 조준호 기자 jhjo@naeil.com 2001-05-10
- <구문회 교수의 관광경제 23> 나이아가라의 봄 캐나다 관광을 대표하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언제 찾아가 보아도 장엄하고 아름답다. 무더운 한 여름철 땅을 가르는 듯한 폭포가 쏟아지는 굉음과 함께 얼굴로 날아오는 폭포의 시원한 물안개를 맞으며 감상하는 대자연의 스펙타클은 감동 그 자체라 할만하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온타리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한 폭의 서양화 그림이다. 그리고 매서운 북미 캐나다 추운 겨울 날씨에 바라보는 나이아가라는 물안개가 만들어낸 하얀 눈 꽃 속에 쌓여있는 은백색의 움직이는 장엄한 파노라마이다.지난주 필자는 아내와 함께 쎄미나에 참석차 캐나다에 들른 길에 오랜만에 나이아가라를 다시 찾아가 보았다. 젊은 학창시절에 나이아가라를 보고 느꼈던 감동과 십수년전 젊은 아내와 어린 아들들을 데리고 바라보던 느낌이 달라 썼다. 세월이 흘러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린 나이가 되어 아내와 함께 팔장을 끼고 폭포를 바라보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또 다른 잔잔한 감동을 맛보았다.나이아가라의 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폭포를 향해 가는 길가 과수원에 끝없이 펼쳐진 진분홍 복사꽃 들판과 하얀 체리꽃 들판은 거대한 한 폭의 아름다운 스킬 자수판 같았고 폭포 주변에 심어놓은 온갖 봄꽃들과 새로 돋아나는 연두색 나무 새순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운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아오는 관광객이 일년에 1400만 명에 달하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자그만치 5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야말로 관광이 황금 노다지 산업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증명해주는 사실이다. 캐나다 관광산업의 주요 자원은 천연 자연 환경이다. 나이아가라 외에 그들이 자랑하는 관광상품은 만년설이 쌓여있는 로키산맥일대와 곰과 사슴 같은 수많은 야생동물과 각종 물고기가 서식하는 울창한 천연림과 수많은 호수다. 그들의 관광자원 정책은 보호나 개발이라는 인위적인 정책이 아니라 자연을 자연 상태로 보존하는 정책이다. 있는 자연 환경에 가능한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게 한다는 것이 그들의 정책이다. 우리는 그 동안 관광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우리 자연 환경을 파괴했는지 모른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나라의 무분별한 관광 개발 정책이 재고되어야 하겠다.■구문회 교수는 경기대 관광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관광경제'는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2001-05-09
- 김종회교수의 이산가족 이야기 천체물리학자인 찬드라세카르 박사(1910∼1995)는 미국 시카고 근교의 위스콘신 주에 있는 천체연구소에서 일했다. 1947년, 그의 나이가 30대 후반인 때였다. 시카고 대학에서 겨울방학 동안 고급물리학에 관한 특강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세계적인 학자를 키워낸 정성박사는 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몇 주 후에 다시 전화가 걸려 오기로는, 학생이 두 명밖에 등록하지 않아 강의를 취소해야 할 형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클래스가 작은 것은 상관없으니 그 두 학생이 어떤 학생들인지 알려달라고 했다.학생들에 관한 정보를 전해듣고 박사는 강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그 유난히 추운 시카고의 겨울 내내 찬바람과 눈보라를 헤치고 매번 2시간을 자동차로 움직여 강의를 나갔다. 1주일에 두 번씩,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강의를 했다.그로부터 꼭 10년의 세월이 흐른 후 박사에게 강의를 받았던 그 두 사람이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되었다. 이들중 한 사람은 첸넝양 박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충도리라는,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들이었다.그들은 수상식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이 상을 받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우리 두 사람을 앞에 놓고 열정적으로 강의했던 찬드라세카르 박사님 때문입니다."박사는 한 사람의 인재를 얼마나 소중히 해야 하며 어떻게 양육해야 하며 거기에는 어떤 정성이 필요한지 올곧게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정성의 원리를 알고 있던 박사 자신의 삶 역시 허술할 수 없었다. 그 또한 198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북한 국어학자와 고서점 주인이 감동적인 찬드라세카르 박사의 이야기에 대비하여, 여기 우리의 이야기 한 편을 더 소개하기로 한다. 지난해 6월 15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제1차 남북 이산가족의 교환방문이 이루어지고 북한 이산가족들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시카고 물리학자들에 못지 않은 감동적인 사건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이 사건은 국내의 '좋은 생각'이란 잡지에 소개되었다.8월의 무더위 속에 서울에 사는 91세의 이겸노 옹이 지팡이에 의지하여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서울을 방문한 북한의 국어학자 류열 교수를 만났다. 관광코스에 포함되어 있던 롯데월드 민속관 앞에서였다."나, 통문관 주인이오. 알아보겠소?"'아!'하는 짧은 탄식 끝에 류 교수는 그의 손을 맞잡으며 나직이 대답했다."알지요, 알아. 아직 살아 계셨군요. 이게 얼마만입니까?"50년만의 만남이었다. 이 옹은 노란 표지의 책 {농가월령가} 두 권을 류교수에게 내밀었다."해방 즈음해서 당신이 쓴 {농가월령가} 해설서가 있지요? 그게 이 책에 들어 있습니다.""아니, 그 책이 아직……."류교수가 놀라움에 책을 들춰보며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이 옹은 또 품에서 흰 봉투를 꺼냈다."남쪽에 가족들을 그렇게 찾아도 없더니만……. 받으십시오. 원고료요."이 정성이면 무쇠라도 녹일 터봉투 속에는 50만원이 담겨 있었다. 류 교수가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 순간, 일행에 밀려 전시장으로 들어가야 했고 이 5분 동안의 짧은 '비공식' 만남은 그렇게 감격과 아쉬움을 남기고 끝이 났다. 이겸노 옹은 해방 전부터 서울 관훈동에서 통문관이라는 유명한 고서점을 운영해 왔고, 류열 교수는 그 때 고려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30대 초반의 국어학자였다.통문관은 당시 전국 국어학자들의 연락사무소 역할을 했고, 류 교수는 동료 학자들의 소식을 듣고 국어학 연구에 필요한 고서도 구하기 위해 통문관을 제 집 드나들 듯 한 단골손님이었다. 이겸노 옹은 텔레비전에서 북측 방문단 가운데 '류열'이란 이름을 발견하고, 그들이 들른다는 롯데월드로 찾아가 기다렸던 것이다. 55년 전 통문관에서 출간한 류교수의 책 {농가월령가}와 원고료를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었다.아흔을 넘긴 노인, 유명을 달리할 날을 얼마 남겨놓지 아니한 그 노인이 마지막 기력을 다해 반 백년 전의 약속을 지켰다. 이 아름다운 마음, 이 애틋한 정성이 원래 순수하고 손해보기 잘했던 우리 민족의 마음이었다. 이런 정성을 되살린다면,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되돌아간다면, 남북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은 결코 저 산너머에 있는 행복이 아닐 터이다.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국장 / 경희대 교수 200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