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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회교수의 이산가족 이야기 비 갠 언덕 위에 풀빛 푸른데 / 남포로 님 보내는 구슬픈 노래 / 대동강 물이야 언제 마르리 / 해마다 이별 눈물 보태는 것을이 시는 고려 시대의 천재 시인 정지상이 지은 (送君)라는 절창이다. 이별을 슬퍼하는 눈물이 얼마나 많이 대동강에 보태어지는지 그 강물이 결코 마를 리 없다는, 함축적 표현의 묘를 얻었다.이별 눈물 마를 날 없는 민족반만년 우리 민족사에 강제된 이별, 생이별의 눈물은 많고도 많았다. 우리 문학사에 있어서도 이별에 애끓는 서정적 표현은 너무도 많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기로는 김소월의 이 그러하며, 고려가요 와 민요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에서는 님이 떠나가시면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겠다는 역설적 어법으로 이에 대한 절대반대의 심경을, 에서는 붙잡아 두고 싶지만 그것이 서운하여 아니올까봐 보내드리오니 가시자마자 생각을 바꾸어서 돌아오라는 간곡한 탄원을, 그리고 에서는 10리길 안에 발병이 나서 아예 떠날 수 없었으면 좋겠다는 강렬한 미련을 나타내고 있다.이제는 타계한 지 오래인 작가 이병주의 장편 산하 초입에는, "정을 두고 떠날 때 산하의 그 아름이란!"과 같은 기막힌 문장이 있다. 기실 우리는 이와 같은 수사 하나에도, 또는 우리의 심리적인 상태와 부합되는 유행가 가사 한 구절에도, 얼마나 깊이 우리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힘이 있는가를 깨우치게 된다.'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나 '러브 스토리' 같은 영화는, 마지막 대목에 사별의 문제를 매설하고 있다. 이들 영화에서는 "나는 죽지 않아. 당신과 함께 가는 거지", "(죽음 앞에서도)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와 같은 유명한 결어를 남기고 있어서, 아직도 젊은날 우리의 기억을 새롭게 한다. 백성의 눈물 닦아주는 정치미상불 눈물은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정화하는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카타르시스 문학론'의 요목으로 공포와 연민의 눈물을 내세웠던 것이다. 서양속담에는, "몸으로 나타나지 않은 슬픔은 위장이 그 점수를 매긴다"는 표현법이 있다.그러기에 말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감당할 수 없는 낙담과 마주하여,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을 막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울어야 할 때는 울도록 내버려두어야 옳다.그러나 그 눈물의 세월이 반백년을 훨씬 넘어섰다면, 이것은 간단하지 않다. 어려운 삶의 현장에서 자기 몫의 삶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백성들이 눈물로 위안을 삼는 것은 매우 개별적인 차원의 문제이지만, 이 백성들을 섬기고 또 치리하는 지도력에 있어서는 공적인 책임 문제가 발생한다.정치란 무엇인가. 백성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려는 노력의 총괄적 표현이 아닐까? 한 나라의 위정자가 그 구성원들로부터 존경받는 것은, 자신의 영광을 부차적인 것으로, 구성원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노력을 중점적인 것으로 할 때가 아니겠는가?이산가족의 눈물 보살펴야이 나라의 일천만 이산가족들은 곧 돌아오마 손짓하고 가족과 고향을 떠나와서 반세기가 지나도록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인위적 장벽 앞에 그동안 쏟은 통한의 눈물이 무릇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이처럼 생이별한 가족과 강제로 격리된 고향을 그리는 눈물에 저 장벽이 떠밀려 갈 때도 되었음직 한데, 더욱이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을 내놓고 이산가족 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을 오고가는 물꼬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이산가족을 위한 문안과 재회의 길은 멀기만 하다. 이산가족들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이 시대의 남북 지도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이 민초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생사확인과 안부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신교환, 판문점이든 금강산이든 어디든지 좋으니 이산가족의 면회소 설치 등을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고향의 문전옥답을 두 발로 밟아보거나, 선산을 찾아 성묘하거나, 더 나아가 재결합해 함께 살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우선 눈앞에 있는 기본적인 것부터 먼저 해결해 보여야 할 터이다. 고령의 이산 1세대들에게 남은 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금의 진전도 없다면, 그 책임있는 이 모두가 존경받는 지도자이기를 포기해야 마땅할 듯하다.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국장 / 경희대 교수 2001-04-16
- 백범 피신처 영안정 68년만에 재건 자주독립과 민족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 김 구 선생이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 후 일제의 검경의 검거령을 피해, 이듬해 6개월 동안 홀로 머물며 국가백년대계를 고민하던 저장성(浙江城) 자싱시(嘉興市) 하이엔현(海鹽縣)에 있는 영안정이 68년만에 민간인의 손에 의해 보수·재건됐다. 지난 4월 5일, 중국 하이엔현에서 이용상 독립유공자와 김병량 성남시장, 박용두 성남시의회 의장, 전성배 성남모란민속상인회장 등 한국측 참가자 30여명과 하이엔현 무량관 현장과 손웅위 남북호풍경구관리위원회 주임 등 총 60여명이 참석해 '남북호영안정중건낙성식'을 가졌다. 이날 무 현장은 "김 구 선생이 이곳으로 피신해 오자 주민들이 극진히 보호했다"며 "영안정 복원을 계기로 상호 우호가 증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량 시장은 "성남시에 있는 모란상인회원의 정성어린 모금운동과 이용상 독립지사의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에 이 일이 가능했으며, 이러한 뜻을 흔쾌히 받아준 남북호풍경구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김 구 선생 등 중국에 있는 문화유적에 대한 상호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후손들이 배우고 깨우치는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밝혔다. 영안정의 중건식이 있기까지 중심에서 기둥 역할을 했던 이용상 독립지사는 행사를 마친후 "지하에 계신 김 구 선생께서 '이제야 너희들이 왔구나'하며 기뻐하실 것을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지사는 "68년 세월동안 비바람에 쓸려 밤하늘의 별이 보일 정도로 폐허가 된 영안정을 5일장을 돌며 노점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모란상인회와 성남시민이 앞장서 68년만에 복원하는 큰일을 해내 뜻이 더욱 깊다"고 덧붙였다. 특히 청소년문화교류단(단장 박정철)이 참석해 길을 여는 풍물로 분위기를 돋우고, 김 구 선생의 자주독립 정신과 민족통일의 의지를 이어 받을 수 있게 돼 이날 행사를 더욱 빛냈다. 한편 영안정 중건식에 참석했던 한국 참가단 일행은 상하이 홍구공원(현 노신공원)을 둘러보고 윤봉길 의사의 동상 건립이 필요하다는고 생각을 같이했다. 또한 자싱시에 있는 김 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원의 피신처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뜻을 모았다. 68년만에 영안정이 복원되기까지중국 정부는 1996년 10월 10일, 자싱시와 하이엔현에 있는 김 구 선생의 피신처를 '지방역사유적지'로 지정, 행사와 더불어 김 구 선생의 항일투쟁을 기리고 있다. 김 구 선생의 피난처에는 '대한민국 김구선생 항일시기 피난처(大韓民國 金九先生 抗日時期 避難處)'라는 간판이 선명이 붙어있다. 당시 한국에서는 김 신(김 구선생의 아들·전공군참모총장)씨 이외에는 한 명도 참석치 못했다.이를 놓고 중국인들 사이에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이어 받았다고 하는데 김 구 선생이 한국에서 존경받는 인물이 아닌가 보다'라는 말이 나왔으며, 이 소식은 이용상(76.李容相.독립지사) 지사의 가슴에 못이 되었다. 이 지사는 중국의 배려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나날을 보내다 같은 해 12월 홀로 중국 상하이를 통해 저장성으로 건너가, 김 구 선생의 피나처를 따라 탐문 기행을 시작했다.그 때 이 지사는 하이엔현에서 김 구 선생이 사색하던 영안정을 발견했으며, 황폐화된 영안정의 모습에서 "이것 만이라도 우리(대한민국) 손으로 복원해 한·중간의 친선을 돈독히 하고 김 구 선생의 뜻을 알려야 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러한 이용상 지사의 나라사랑과 김 구 선생에 대한 애모는 성남에 있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성남모란상인회(회장 전성배)가 주축이 됐다. 모란상인회는 작년 10월 1일 성남시청 앞에서 '영안정 복원을 위한 바자회'가 열어 김병량 성남시장을 비롯, 각계 지역인사의 뜻을 모았다. 특히 5일 장을 돌아다니며 장사하는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기금을 마련했으며 담배판매 수익금 200만원을 포함 총 1,400여만원을 모아 지난해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자싱시 하이엔현으로 건너가 영안정 보수재건을 합의하고 기금을 전달했다.성남시, 자싱시와 경제교류 논의중국 하이엔현(海鹽縣) 영안정 중건식에 참석했던 김병량 시장 일행은 지난 6일 양영화 자싱(嘉興)시장과의 오찬에서 상호 경제교류와 협력을 논의했다. 이날 양영화 자싱시장은 "한국과 많은 경제교류를 하고 있으며, 서울에서 가까운 성남과 경제교류을 하고 싶다"며 경제교류와 자본유치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이에 김병량 시장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시의회와의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중국의 변화하는 모습과 경제발전을 위한 외자유치 의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자싱시는 인구 1300여만명으로 농산물과 화학제품이 풍부하며, 한국타이어 LG전자 등이 진출해 있다. 2001-04-13
- 김종회 교수의 이산가족 이야기 "보라! 천지는 조용한 기운에 차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해와 달은 주야로 바뀌면서 그 빛은 천년 만년 변함이 없다. 이것이 우주의 모습이다. 사람도 한가하다고 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며 한가한 때일수록 장차 급한 일에 대한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무리 분주한 때일지라도 여유 있는 일면을 지니고 있을 것이 필요하다."삶의 완급을 조절하는 지혜이 글은 중국 명나라 말엽의 유명한 처세철학자 홍자성이 '채근담'이라고 하는 책에 기록한 명문이다. 그의 책에는 "사마온공이 말하였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바로잡지 말고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라"는 등 지금 들어서도 매우 유익한 처세방법론들이 처처에 널려있다.서두의 인용문을 두고서 이를 삶의 완급을 조절하는 지혜에 대한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필자는 대학 초년시절부터 늘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필자가 포항 해병사단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부대에서 전 장병 단결회의가 있었는데, 정훈담당으로서 이 회의를 인도하던 필자는 '채근담'의 이 대목을 빌어서 그날의 결론을 유도했다. 미상불 인용구절의 원판이 좋아서 회의의 끝맺음이 그럴 듯했다.회의가 끝난 후 부대장이 필자를 불러서 '채근담'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하문을 했다. 그에 대한 답변을 성의껏 제시하고서, 그날 이후로 필자는 그분에게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의 지휘방침이 '마음은 여유 있게, 행동은 총알같이'였다. 아주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아는 것이 힘'이라는 언사를 직접 체험한 사건이었다.'채근담'을 남북관계에 적용지금도 저 고색창연한 홍자성의 가르침이 필자의 일상에 생생하게 부딪쳐 올 때가 많다. 특히 오랜 세월을 남북이산가족 문제와 관련된 일에 참여하면서, 그리고 당장 답변이 제시되기 어려운 장거리경주와도 같은 일임을 실감하면서, 그 일의 수순에 완급을 조절하는 지혜가 절실함을 자주 깨닫곤 한다.근자의 남북관계는 일견 일시적 소강상태로 접어든 듯한 느낌이다. 반세기를 넘기며 기다렸던 이산가족들이 상대방 지역을 방문하여 오열속에 가족을 만나고 당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이뤄질 것같던 분위기가 조성되어 사람들을 들뜨게 하더니, 어느 결에 그 뜨거운 기운들이 식어버렸다.오히려 예정됐던 장관급회담이 무산되고 제4차 남북적십자회담도 전망이 불투명해졌으며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민화협 접촉도 난망의 지경이 되었다.왜 이렇게 급전직하로 사정이 바뀌어 버렸을까? 여기에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필두로 한 주변환경과 북한내부사정 등 여러 요인이 있을 터이나,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사이에 아직 환경조건을 넘어설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이산가족 단체들이 그동안 '이산가족 문제야말로 북한당국의 진정성을 계측할 수 있는 유일한 바로미터이다. 이 인도적 문제를 체제나 이념문제와 관련없이 성의있게 들고나올 때에라야 북한을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해온 것이 아닌가.문화사업의 연계 준비할 때그런데 그와 같은 논리나 주장은 그렇다고 하고, 이처럼 남북관계가 소원해져 있을 때 꼭 준비해야 할 일을 홍자성에게 자문해보자. 이를테면 지금이 얼마나 한가한 때라고 보고 장차 급한 일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기실은 남북상호간에 극히 예민한 정치나 사회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보다 포괄적이며 점진적인 단계가 필요한 문화사업, 그러나 나중에 있어서는 표면적인 일들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줄 문화사업을 이때에 활력있게 확장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남북이 문화적으로 뜻과 힘을 모아야 할 대목은 부지기수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사성있는 눈앞의 일 한가지를 언급해 보자. 남북에 공히 대응의 표현이 요구되고 있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교과서 수정문제이다.중국은 애초부터 '거센 반발'을 보였고 북한도 '군국주의 야망'을 드러냈다고 맹비난을 했었는데 우리는 '깊은 우려'에서 '강력 대응'으로 태도를 강화해 가고 있다. 북한의 경우는 임나일본부설이나 강화도조약 등에 대한 역사관이 우리와 서로 다르지 않으며 일제의 강점기에 대한 시각이 분명하게 정립되어 있다.이 일을 북한과 연계해 볼 수 없을까? 그리고 그것을 남북한 문화접촉의 유익한 징검다리로 할 수 없을까? 남북이 앞으로 더 바빠져서 이러한 일들을 돌아보기 어렵게 되기 전에 말이다.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국장/경희대 교수 2001-04-08
- <클릭! 이사람>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이형균 회장 지난달 5일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신임 회장에 선출된 이형균(62) 회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관훈클럽의 성과를 모델로 삼아 언론인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단체로 발전시키겠다”고 계획을 밝혔다.이 회장은 65년 경향신문에 입사, 30여년을 정치부에서만 근무하는 흔치않은 경력을 세웠고, 워싱턴 특파원, 편집국장을 거쳐 출판이사로 재직하며 뉴스메이커 창간에 기여했다. 퇴직 후에는 한국프레스센터 전무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서 ‘메스컴과 현대사회’ 강의를 맡고 있기도 하다. 40년 가까운 세월을 언론인의 한길만 걸어온 것이다.한국신문방송인클럽 신임회장으로서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그의 경력에 기인한다.한국신문방송인클럽은 지난 94년 1월 매스컴 분야에 관한 자료수집과 학술연구, 강좌, 토론회 등을 통해 국제교류와 국가사회발전을 위한 언론창달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창립됐다.주요사업으로는 △언론인 복지에 관한 세미나 △국내외 언론인과의 교류 △학술연구 조사사업 △한국언론대상 시상 등을 펼치고 있으며, 종합시사 월간지인 를 발행하고 있다.이 회장은 “국내에 있는 다양한 언론단체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언론인들의 권익보호와 자질 향상을 위해 실천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한국신문방송인클럽은 , , 등을 발간하며 우리 민족의 얼을 일깨우려는 노력을 해왔고, 중국연변인민방송국 3600달러 지원(연변인문방송 50년사 제작 지원), 조선족 고아원 컴퓨터 기증 등 국제교류에도 소홀하지 않았다.최근에는 지방의 8개 신문사와 공동으로 인터넷 방송국 설립을 추진중이다. 각종 토론회와 뉴스를 중심으로 준통신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방송국(www.talk Nnews.com)은 오는 7∼8월 개국 예정이다.이와 함께 이 회장은 ‘언론인 연금제도’시행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지난 80년대 초 이 제도의 시행 여부가 언론인 내부에서 제기된 바 있어 당시 추진됐었다면 지금쯤 수혜자가 나타났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특히 “IMF이후 언론사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언론인 연금제도를 성사시키지 못한 게 가슴아프다”고 했다.또한 이 회장은 “언론의 생명은 비판하는 자세”라며 “기자는 국민을 대표해 사회 각 부분에 대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최초로 기사 가치와 방향을 판단하는 것은 기자이기 때문에 최일선 기자의 살아있는 정신이 우리 사회를 깨끗하고, 발전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7396-114) 2001-04-08
- 울산세무서 납세자와 마라톤대회 개최 울산세무서(서장 박차석)가 8일 성실납세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납세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세무서 직원들과 납세자들이 함께 뛰는 단축마라톤 대회를 열어 화제다.이날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을 이용해 열린 단축마라톤 대회에는 울산세무서의 남녀직원 50여명과 납세자 100여명 등 모두 15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화봉여중을 출발해 구동울산 세무서까지 6km구간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정한철(34 울산시 여천동)씨가 우승했다.대회에 참여한 이상준(52 울산시 삼산동)씨는 "그동안 기피의 대상이었던 세무서 직원들과 마라톤까지 하게되니 어리둥절하다"며 밝게 웃었다. 또 김옥자(44 울산시 송정동)씨도 "앞으로는 세무서 직원들을 만나도 더 이상 주눅이 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울산 세무서는 3월 3일 '납세자의 날'을 맞아 그동안 성실하게 세금을 낸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참가 할 수 있는 단축 마라톤 대회를 열게 됐다. 박차석 서장은 "세무서는 오랜 세월동안 국민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 중의 하나였던 게 사실"이라며 "일제시대부터 계속 되 온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세무서의 모습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보아달라"고 말했다. 또 윤우진 세원관리2과장은 "처음에는 납세자들과 직원들이 서로 서먹서먹했는데 함께 달리기를 하면서 금방 스스럼이 없어졌다"며 "앞으로 일년에 한번이라도 이런 행사를 정례화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겠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울산세무서는 6일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세무서 앞에서부터 시청 앞까지 환경정리를 하며 "앞으로는 더욱 친절한 세무행정을 펴겠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2001-03-08
- 김종회 교수의 이산가족 이야기 "가을바람에 마음 놀란 나그네, 아득히 처자를 그려 편지를 쓴다. 암만 해도 못다 쓴 사연이 있는 것 같아 길 떠나려다 다시 봉함을 뜯어읽는다."이 시는 중국의 장적이 쓴 추사(秋思)라고 하는, 널리 알려진 명편이다. 고향집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혹시 빠진 말이 있을까 길 떠날 무렵에 다시 개방하는 애틋한 심사가 잘 나타나 있다.혈육을 그리는 심정 누가 알까예로부터 가서저만금(家書抵萬金)이라 하여, 여행중에 집안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으면 그 기쁨이 만금을 얻은 데 비할 만하다고 했다. 일생을 객지로 떠돌며 수많은 방랑시련을 통해 고향을 그리고 가족을 그렸던 시성 두보를 생각해 보면, 혈육의 소식을 듣는 일이 인간사의 세상살이에 어떤 국면을 형성하는 것인지 쉽사리 짐작이 간다.그런데 참으로 기가 막히게도 이 땅에는 가족이산의 세월이 반세기를 넘어섰는데도 편지 한 장 주고받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이 1000만에 이른다. 그 덧없는 세월, 그 속절없는 사연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장적과 두보가 명멸했을 것인가?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주효가 맛을 잃고 밤마다 고향과 가족을 꿈꾸는 통한의 체험이 없고서야, 어찌 그 가슴 밑바닥의 처연한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인가.한반도의 분단 역사상 요지부동으로 변동이 없던 이 혈육간 안부소식을 전하는 문제가, 춘삼월 봄바람에 버들강아지가 움을 트듯이 새로운 방향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제4차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된 대로 우선 300명의 이산가족이 상대측 지역의 가족에게 서신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서신교환, 문제해결에 새 걸음이 합의사항의 실천은 겉보기에 단순한 남북간 화해협력의 한 진전으로 보일지 모르되, 그 내부에 자리잡은 실체적 의미는 결코 만만치 않다. 온 세계 매스컴의 조명을 받으며 서울과 평양을 오간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그 외형에 비해 실제에 있어서는 상징적이고 단발적인 행사에 그친다. 그 행사를 수행하는데 따르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과 아직 완강히 서로 다른 두 체제사이의 한계가, 전체 이산가족에게 수혜가 되는 행사와는 거리가 멀게 만든다.반면에 남북 이산가족 사이의 서신교환은, 그것이 잘 운영되기만 한다면 일평생의 갈증을 해소하고 모든 이산가족들에게 혜택을 나눠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사업이다. 그래서 이산가족 단체에서 십수년을 끈질기게, 봉함편지가 아닌 공개엽서라도 좋으니 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남북한 당국에 간곡히 촉구했던 것이다. 어쩌면 이 사업이야말로 남북을 가로막은 인위적 장벽에 작은 물구멍을 내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아들을 북으로 보낸 100세대의 어머니가 그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 도봉구 방학동에 사는 유필귀 할머니는 "네 얼굴 한번 보려고 백살까지 버텨왔는데…, 동빈아! 내 죽기 전에 꼭 한번 만나 보자꾸나"라는 사연을 적어 그 아들에게 보냈다. 그러고 보니 아들 동빈씨도 벌써 77세 희수에 이른 노인이다.지금 이들에게는 그렇게 보내는 서신만이 유일한 소통의 통로, 그것도 여러 사람의 부러움을 뒤로하고 선택된 소통의 통로이다. 1,2,3차 이산가족 상봉신청때 컴퓨터 추첨에서 탈락한 것은, 당첨하는 것보다 탈락하는 것이 당연한 엄청난 경쟁률이어서 신세 한탄꺼리도 못되는 형편이다.신분도 고하도 없는 민족정서그런가 하면 헌법기관이자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평화통일 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김민하 수석부의장도 북한에 있는 둘째형 성하씨에게 편지를 썼다. "어머님이 생존해 계시다는 뜻밖의 반가운 소식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50여년만에 어머님께 처음 편지를 쓰는 제 가슴은 지금 높뛰고 있습니다."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 아들을 잊지 못하는 어머니…. 여기에 무슨 신분의 차이가 있을 것이며 무슨 제도와 체제와 이념의 구분이 있을 것인가. 일찍이 김소월이 '고향집'이란 시에서 그 고향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시적 화자를 통해, "북두칠성 자주 도는 저 하늘 그 아래 두고온 내 고향집이 눈에 어립니다"라고 노래했을 때, 그것이 우리 민족정서의 한 핵심을 짚은 것이었음을 우리는 이 시대에 와서 다시금 깨우칠 수밖에 없다.부디 바라건대 이번의 서신교환이 이 땅의 백성들로 하여금 더 이상 명편의 시를 생산하는 일이 무익하다 여겨지도록,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큰 걸음으로 확대되었으면 한다.일천만이산가족 재회추진위원회 사무국장/경희대 교수 2001-03-26
- <클릭! 이사람> 국가유공자 미망인 안숙자씨 월남전 파병이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30여년 시름하던 남편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지금은 미망인이 된 안숙자(55)씨.안씨는 얼마 안되는 연금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남편을 떠나보낸 한국보훈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 “구석구석 돌아보면 남편의 흔적이 묻어있어요. 가슴은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라며 “벽돌을 다시 나르려고도 했으나 이젠 몸이 예전같지 않아 이곳에 남편과 그 전우들을 생각하며 남기로 한 거죠”라고 말했다.안씨는 남편이 2000년 1월 1일 뇌사상태에 빠지기 전만 하더라도 (50이 넘은 나이에)막노동판에서 벽돌을 나르며 생활비를 벌었다. 그가 나른 벽돌로 남편 치료비를 대고, 3남매를 키우는 등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었다.지금이야 두 딸을 시집보내고, 막내 아들도 어였하게 성장시켰지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밖에 할 수 없었던 지난날들이 한스럽기도 하다.안씨는 “내가 아무리 힘든 나날을 살았다 하더라도 지금은 남편이 떠나갔고, 지나간 세월이 됐어요. 그래서 말로나마 과거를 회상할 수 있지만 아직도 주변에는 기가 막힐 고통의 나날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요”라고 했다.“고엽제 환자들이 제일 불쌍해요. 나라를 위해 외국전쟁터까지 나가 병을 얻었는데, 국가에서 그들에게 해주는 게 무엇이죠?”라고 반문한 안씨는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기는커녕 후유증으로 의심이 간다며 후유의증이라는 판정을 받은 사람이 7만여명에 이릅니다”고 토로했다. 치료비마저 자기 사비로 충당하는 사람이 허다하다는 것이다.한 예로 피부병으로 후유의증 판정을 받았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합병증이라 하더라도 피부병이외 치료는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그렇다고 몸이 망가진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과 똑같은 사회적 활동도 할 수 없어 안타까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란다.그나마 안씨는 남편이 93년 국가유공자 2등급을 받아 적은 연금이라도 받을 수 있었지만 생활을 위해, 또 그마저 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벽돌을 날랐다.안씨는 원래 공무원 생활을 했다. “당시에는 공무원들도 의무적(?)으로 월남 파병 군인들에게 위문편지를 쓰곤 했는데, 제 편지를 남편이 받았었나봐요. 어느날 제게 찾아와 만나게 됐고, 우린 결혼했습니다”고 회고했다.결혼 직후 3∼4년은 남들과 다름없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하더니 하반신 마비가 왔고,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그후 병원에 57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결국 막판에는 식물인간이 돼 하루하루 연명, 지난해 8월 이 세상을 떠났다.“아직도 국가유공자 대우도 못 받으며 살아가는 고엽제 환자들이 많아요. 그 가운데는 가정파탄까지 발생해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답니다. 그들이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요양소라도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그곳에서 그들을 도우며 살고 싶습니다.” 2001-03-26
- 작은 렌즈속에 담는 세상의 여유로움 “나의 마음을 그리라고 한다면 전 동그라미로 그리겠습니다 / 그리고 그 동그라미안에 작고 네모진 사각형들을 꽉채워 그려넣겠습니다 / 그 사각형은 창문입니다 활짝 열린 창문입니다 / 활짝 열린 마음의 창으로 동그라미를 채우겠습니다” 문득 어릴적 읽었던 시집의 한구절이 생각난다. 너무도 인상 깊게 읽었던 시가 세월이 흘러 머리를 스치는 건 오늘 만나야 할 이들이 ‘열린창’이란 이름을 가진 이들이기 때문일 것.곳곳에 음악 소리와 풍물, 몸동작으로 가득찬 안동대 학생회관 앞에는 새내기 모집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학교 시계탑 밑 잔디밭에서 이젤에 표구된 사진을 세워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이들이 바로 오늘 만날 사진패 ‘열린창’사람들이다.20여점의 흑백 사진이 전시된 잔디밭을 가로질러 그들을 만났을땐 작품을 감상한 학생들이 방명록을 기록하고 그것을 안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지난 84년 11월에 창립된 ‘열린창’은 매년 정기 자유전을 비롯해 사진전, 주제전 등 수많은 활동으로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곳곳에 그들의 흔적이 묻어있는 사진첩을 보여주면서 이봉호(22, 지구환경 99)씨는 “2년 동안의 사진정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학우들에게도 보여주기도 하구요” 라고 말한다. 왜 사진을 찍으세요라는 질문에 “막연하게 좋았어요. 그리고 사진은 또다른 언어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사람들이 너무나 무감각하게 일상에 젖어 살고 있잖아요. 그러나 전 사람들에게 하늘을 보여주고 싶고 어두운 세상에 일말의 희망적인 빛을 보여주고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준승(24, 화학과 95)씨도 “사진을 찍으면 기분이 좋아요. 사진은 기록이기도 하고 언어이기도 하죠. 사진찍는 행위보다는 사진을 찍고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을 직접하면서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게 너무 좋아요”라며 거든다. 어린나이에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종현(21, 응용화학 00)씨에게 ‘열린창’은 너무도 소중한 보물이란다. “사람이 너무나 좋고 이속에 있으면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요. 스쳐지나가는 일상속에서 삶의 의미를 배우기도 합니다”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학생회관 4층을 자리하고 있는 그들은 누가 모이자고 말하지 않아도 거의 매일같이 동아리방에서 얼굴을 마주치며 자연스럽게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공동의 관심사가 옮겨진다.이제 2학년이 된 정미나(19, 물리 00)씨는 “신입생들이 들어왔어요. 그들에게 세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라며 함께할 이들과의 첫 대면에 아기마냥 좋아했다.너무나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쩌면 우리는 매일 가는 길 그리고 매일 보는 것만 보면서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져 진정한 삶의 의미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신용천 리포터 1002@itouch017.com 2001-03-26
- 탐방-우리동네 도서관 가보셨나요? 주민들이 찾고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춘분도 지나고 파란 싹이 돋아나고 있다. 따뜻한 봄바람을 쐬며 아이들 손을 잡고 가까운 도서관에 나서보자. 성남시에는 2~3년 사이에 구별로 문화정보센터(도서관)이 세워졌다. 올해 9월이면 분당구 야탑동에 성남시립도서관이 생겨 지역내 도서관이 다섯 개가 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오래된 도서관은 경기도립성남도서관이다. 수정구 신흥2동 희망대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99년 분당문화센터에 이어 작년 수정·중원문화센터가 만들어졌다. 지역마다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본지는 네 차례에 걸쳐 지역도서관을 연재할 계획이다. 이번 주에는 지역 도서관을 개괄하고 다음주부터 경기도립도서관, 분당·수정·중원 문화정보센터 순으로 도서관별 특성화된 프로그램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도립성남도서관지역주민과 함께 한 20년 세월경기도립성남도서관(이하 성남도서관)은 1983년 개관됐다. 문을 연지 20여년에 가깝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주민들은 대부분 장기회원들이다. 회원수도 지역주민 5만여명과 타지역 2만여명 등 총 6만5000여 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00여명이다. 도서관이 언덕 위에 위치해 이곳을 찾기가 힘들거라고 생각했으나, 실제 주민들은 이곳에 워낙 익숙해서인지 “운동도 되고 좋다”라거나 “전망도 좋고 햇빛이 잘 내려 따뜻하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이곳 이용자들이 성남도서관에 얼마나 친근감을 느끼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도서관의 오랜 역사와 이런 이용자들의 분위기 덕인지 성남도서관의 이용자들이 편의를 위해 시설과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준다.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수강하는 소학강좌 교실이 가득 차있고 젊은이들의 영어회화비디오가 일정한 시간에 매일 회의실에서 상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1년 단위로 차곡차곡 모아진 장서가 무려 27만 권을 넘어서고 있다. 웬만한 대학도서관 수준이다. 독서풍토조성 프로그램도 강의에 그치기보다는 관련자료를 종합적으로 열람하고 수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남도서관은 성남시가지가 다 내려다보이는 희망대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단대 오거리에서 오르다보면 숨이 가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도서관이 공원 속에 있어 산책을 하기도 좋고 위치가 높아 공기도 맑다. 공부하기 지루해진 청소년이라면 농구코트에서 땀 흘려 농구를 즐길 수도 있다. ▲ 분당문화정보센터다양한 문화공간 마련분당문화정보센터(이하 분당센터)는 지역주민들로 늘 붐비고 있다. 열람실 2006석인데 비해 하루 평균 이용자는 3000여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열람실 좌석수 대비 약 1.5배의 주민이 이곳을 찾는다는 얘기다. 오전에는 50여명 대기하고 오후에는 그나마 나아져 20명 남짓 대기한다고 한다. 이렇게 붐비는 것은 이용자 수에 비해 도서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실질적인 이유는 주민들이 편리하게 책을 보고 다른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열람실에는 2만5000여권의 장서가 보기 좋게 분류되어 있고 이 책을 바로 꺼내 볼 수 있는 의자와 책상이 마련돼 있다. 개관한지 채 3년이 안돼 장서 수는 적지만 정보검색이나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과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전시를 할 수 있는 전시실이나 외국어 실습실 등도 갖추고 있다. 2층에 위치한 전자정보실은 환한 공간 안에 최신형 컴퓨터가 설치돼 있고 한 켠에는 노트북 이용자를 위한 부스도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을 위한 도서대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장애인 도서가 2000여권이고 장애인열람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시설이 최신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유일한 불만은 ‘주차문제’다. 도서관 안에는 탁구대 등 운동기구가 몇 가지 설치돼 있다. 옥상에 나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등나무와 벤치를 마련해 놓았다. 분당센터가 이런 시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이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투철한 봉사의식 덕분이다. 정보봉사계 임종일 계장은 “주민봉사를 최고 목표로 생각하기 때문에 민원해결과 시설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의 쾌적함과 이용자 편의 때문에 송파 등 먼 곳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 수정문화정보센터어린이 유아 관련 서적 많아수정문화정보센터(이하 수정센터)의 특징은 어린이 유아를 특화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장서 중 3분의 1에 이르는 9,323권의 서적이 어린이 유아를 위한 것이다. 이 외에도 유아용 컴퓨터 피코를 3대 보유하고, 어린이 열람실 내에 5대의 컴퓨터를 따로 마련해 자유로운 정보 검색과 이메일 교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최대한의 배려를 하고 있다.수정센터가 이렇게 방향을 잡은 이유는 성남이 갖고 있는 지역적 특징 때문이다. 성남에는 경제적으로 다소 넉넉하지 못한 가정이 많기 때문에 분당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자녀 교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들 가정의 아이들이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리고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역의 문화 센터가 나선 것이다. 수정센터의 사서인 박대철(33)씨는 “주말이 되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문화센터를 많이 찾는다”면서 “앞으로 센터를 더 많이 널리 많은 아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정센터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족보 교실을 열어 성씨, 계통 등을 교육함으로써 조상의 뿌리를 알게 하는 교육을 실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 중원문화정보센터컴퓨터교육과 취업프로그램 운영중원문화정보센터(이하 중원센터)는 크게 2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가 취업 준비생들에 대한 체계적 정보제공과 지원이고 두번째는 요즘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컴퓨터 교육이다. 중원센터는 고시 준비생, 자격증 취득 준비생 들에게 전체 406석 규모의 열람실을 따로 만들어 주고 있으며 이 열람실에는 중·고생학생등 일반 학생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정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2층 전자 정보실에서는 구인 구직 관련 정보들을 매일 업데이트해 정리하고 그 외에도 업종별 면접 대책이라든지 이력서 작성 방법 등 취업에 관련된 다양한 서적 및 자료를 구비해 놓았다.한편 중원 문화센터는 정보 통신부로부터 소프트웨어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을 받아 3월부터 취업을 목표로 하는 실직자들에게 전문교육을 시작하기도 했다. 2001-03-23
- <인터뷰> 김광웅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공직사회의 개혁기수냐, 공무원의 원성 대상이냐.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오는 5월이면 출범 2년째를 맞는다. 최근 인사위는 정부수립 후 최초로 실시된 ‘공직인사 실태조사’로 야당의 매서운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인사위는 새로운 인사제도와 정책을 제시하며 공직사회의 폐습 극복과 경쟁력 강화라는 화두를 풀어내고 있다. 김광웅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인사개혁은 자극과 변화를 통해 공무원의 역량과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것"이라며 “공직사회는 21세기 디지털시대에 19세기의 인사관행을 아직도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성과상여금제도에 대한 공무원의 반발은 평가에 익숙하지 못한 공직사회 탓”이라고 꼬집었다.능력이 있으면 출신지를 묻지 않는다는 ‘입현무방’(立賢無方) 정신을 인사원칙으로 삼고 있는 김 위원장은 “단순히 출신지역을 인위적으로 안배하는 정책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의 30%지역쿼터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각 부처나 업무에 상관없이 역량에 따라 인재를 활용하는 ‘고위공직자단’ 계획도 밝혔다.인사위가 발족된 지 2년 가까이 되었다. 그동안의 개혁성과는.위원회는 지난 2년간 지연 학연 혈연 등 정실인사를 근절하는 새로운 인사정책을 수립하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한 인사개혁을 추진해왔다. 출범 후 1176건의 고위직에 대한 인사심사와 직위공모제도를 통해 부처간 인사교류를 활성화시켰다. 또한 공직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 직무중심의 인사관리체계와 성과관리시스템(PMS)을 설계 중이다. 보수현실화 5개년 계획으로 공무원 처우가 상당폭 현실화 됐다.인사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텐데 앞으로의 과제는.인사정책 5대 개혁 과제인 △인사인프라 구축 △인력의 균형있는 활용 △삶의 질 향상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 있다. 특히 인사개혁정책이 거부감 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성숙시켜야 한다.계획하고 있는 또다른 인사제도가 있다면.정부는 기존의 계급중심에서 성과를 기준으로 하는 급여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또한 연공중심에서 능력중심의 합리적 인력관리체제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를 각 부처나 업무에 상관없이 역량에 따라 활용하는 ‘고위공직자단’을 검토하고 있다.‘고위공직자단’이란 어떤 프로그램인가.우수공직자를 능력에 맞는 부처와 업무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는 부처간 벽을 허물어 그간 국가정책 추진에 장애물이었던 부처간 할거주의를 극복해 유기적 관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아직은 검토단계로 외국사례를 연구중에 있다. 성과상여금제도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평가의 객관성이 지적되고 있는데.성과상여금의 성공적 정착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에 있다. 공무원 일부의 반발은 평가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사항도 있으나 공직사회가 평가에 익숙하지 못한 데 더 큰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평정제도는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승진도 연공서열에 따라 이루어져 왔다. 이번에 문제점이 부각된 것은 오히려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사위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지만 공무원들도 제도 도입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경우 성과상여금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지방공무원은 행정서비스에 대한 지역주민의 평가결과를 성과평가에 반영할 수 있어 중앙부처 공무원보다 객관적이고 용이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248개 지자체 가운데 28%인 69개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직의 경쟁력과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계속 권고해 나갈 예정이다.공무원 수당체계를 단순화하고 총액개념을 도입할 계획이 있나.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보수를 투명화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본급 비중을 높이고 수당체계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기말수당의 일부(200%)를 기본급에 통합하고 일부 수당을 통폐합해 54개에서 49개로 줄였다. 정부는 2003년까지 현재 48%에 불과한 기본급의 비중을 60%까지 높이고 수당종류도 40개로 간소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연봉제 적용대상범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이번 정부의 공직인사실태조사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있는데.지난 17일 발표한 공직인사 실태조사는 그동안 논란을 빚어 온 공직사회의 인사편중 시비에 대해 그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밝혀 국민들에게 정부의 인사정책을 이해시키는데 있다. 이번 조사는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것으로 작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아직도 혈연 지연 학연에 따른 정실인사가 많다. 정부의 ‘지역별 30%쿼터제’는 사실상 지역안배가 아닌가.인사는 입현무방(立賢無方) 정신에 따라 능력과 성과가 뛰어나다면 그 사람의 출신지와 상관없이 등용시켜야 한다. 이는 실적주의 인사원칙과도 부합하는 것이다. 단순히 출신지역을 인위적으로 안배하는 차원의 정책은 오히려 부작용과 역차별의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인사제도의 혁신을 통해 인사의 공정성을 실현하려는 것이다.한나라당은 이번 인사실태 조사를 왜곡된 통계라고 주장하고 있다.국정원은 직제와 정원자체가 비공개대상인데 어떻게 공개하라는 것인가. 대통령비서실은 별정직이 많고 일반직의 경우는 각 부처에서 파견나온 직원들로 업무도 비서기능이 중심이다. 직접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일반부처 공무원과는 성격이 달라 대상에서 제외 시켰다. 한나라당은 비교대상 인구기준을 문제삼고 있는데 분석대상 공무원의 출생당시에 근접한 1949년의 지역별 인구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만약 현재 인구를 기준으로 한다면 경인지역 인구가 46%나 되는데 이것을 기준으로 지역편중을 판단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김 위원장은 1년전 ‘민-관 인사교류제도’의 도입 계획을 밝혔는데 추진실적은.민간과 공공부문간의 인적 교류는 법적근거(국가공무원법 제32조)가 마련됐음에도 별도의 승인절차가 필요하고 보수를 원 소속기관에서 지급하도록 되어 있어 재정적 부담이 있다. 또한 파견목적도 교육훈련이나 업무지원 등에 머물러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은 ‘분리될 수 없는 일체’이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휴직 후 민간기업에서 2∼3년 정도 근무하다가 복귀토록 해 실질적인 교류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국민들은 공무원 집단을 ‘철밥통’이라고 꼬집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말을 들어야 하나.공무원은 한번 채용되면 능력과 실적에 관계없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세월이 가면 승진하고 보수도 해마다 일률적으로 인상돼 외부에 폐쇄적인 경향이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철밥통으로 불려지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인사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인사개혁방안이 정착되면 ‘철밥통’ 용어는 사라질 것이다.학자출신답게 평소 말을 아끼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결단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 위원장은 부인 유정희(59)여사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200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