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민원현장-반삼성운동 2000년 11월3일 삼성상용차 퇴출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불붙은 반 삼성운동이 벌써 4개월 째를 맞고 있다.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는 시민과의 투자약속을 저버린 채 잇속을 찾아 떠나는 삼성그룹에 대해 ‘대기업의 횡포’라 규정하고 시민의 힘을 모아나갔다.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반 삼성운동'은 과연 무엇을 남겼으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구시민들에게 다가설까△시민 반감 불러온 삼성상용차 퇴출=지난해 11월3일 정부가 발표한 정리대상기업에 삼성상용차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대구를 기점으로 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역민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큰 기업으로 자리잡았던 삼성이 대구를 떠난다는 현실을 어쩌면 인정할 수 없었다.지난 96년, 삼성상용차 진출을 미끼로 대구에 재 입성한 삼성이 온갖 특혜 의혹속에서 영역을 확대해 나 갈 때도 시민들은 그를 믿었다. 하지만 이 번만은 상황이 달랐다. 청구, 보성에 이어 지역 주축 기업 가운데 하나였던 우방의 부도 직후 발표된 삼성상용차 퇴출은 지역 경제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다.이와 함께 약속한 대로 투자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살릴 수 있는 기업인데도 삼성이 서둘러 청산했다는 지역정서는 삼성에 대한 배신감과 맞물려 분노를 토해냈다.시민들의 이 같은 의식저변을 더욱 자극시킨 것은 대구시와 시장의 소극적 대처였다. 퇴출 결정직후 대구시는 파장 줄이기에만 급급했고 시장은 삼성을 대변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불붙은 시민모임의 반 삼성운동 =대구 YMCA, 달구벌직장협의회 등 대구지역 19개 시민단체는 11월8일 대구를 저버린 삼성을 응징하기 위한 ‘삼성제품 불매와 삼성그룹 응징을 위한 대구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을 결성했다. 며칠 뒤 참여단체가 75개로 늘어난 시민모임은 지금까지 3번에 걸쳐 삼성제품 중점 불매운동을 벌였고 삼성의 부도덕성을 알리는 홍보전담 60만장을 시민들에게 나눠 주었다.시민모임은 또 삼성상용차 협력업체피해보상 운동과 함께 삼성특혜 규명작업을 벌였다.이들은 지난 1월 1일 '반 삼성의 해' 선포식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대구시의회는 같은 달 14일 삼성상용차 관련 특별위원회(위원장 강성호 의원)을 구성했다.특위는 대구시의 삼성특혜 의혹 조사, 삼성그룹방문 활동, 대시민 가두행진 등 다각적으로 삼성압박에 들어갔다. 그리고 기초단체 의회와의 연계 등을 통해 의회 차원의 반 삼성운동을 확대시키기도 했다.△반 삼성운동은 과연 무엇을 남겼나=시민모임은 삼성제품 불매운동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운동은 삼성카드와 홈플러스의 판매부진을 가져와 99년에 비해 30% 정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시민모임은 삼성제품 불매운동이 대구시민들에게 반 삼성정서를 확장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세월동안 보여주었던 맹목적인 애정에서 탈피, 삼성을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인식하고 좀 더 냉철하게 현실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대구시의회 삼성특위는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지역현안에 공동보조를 맞춰나갔으며 삼성을 어느 정도 압박한 것을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지역현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활로를 모색하는 전기가 됐다는 것이다.또 민선시장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위가 의뢰한 설문조사에 나타났듯이 삼성상용차 퇴출과 관련한 시장의 태도가 극히 부정적으로 나 온 것과 롯데그룹과의 투자유치를 촉발시킨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시민단체와 지방의회가 느껴야 했던 한계도 적지 않았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대구시와 삼성의 소극적이고 무 대응적인 자세였다.대구시는 상용차 퇴출과 동시에 대체산업과 관련한 계획들을 만들어 내야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모임과 의회특위, 시민들의 요청에 무 응답 혹은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또 시민단체가 가진 재정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특위 역시 투쟁 방식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불협화음을 보이기도 했다.이런과정에서 시민모임과 삼성특위는 대기업 삼성의 벽을 절감해야 했다. 삼성이 자신들을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은 탓에 협상은커녕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시민들은 반 삼성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대구시민들은 시민사회단체와 삼성특위가 전개한 반 삼성운동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특위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이 운동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에 응한 시민의 80%는 반 삼성운동이 적절한 한 것이었다고 답했으며 대구시와 대구시장의 대응에 90%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또 앞으로 반 삼성운동이 계속 전개될 경우 71%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응답자의 38%만 삼성제품 불매, 삼성 카드 안쓰기, 보험해약하기 등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돼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모임은 앞으로 소비자 문제 가운데 집중적인 타킷을 정하고 활동해 나 갈 방침이다. 상용차 A/S 대책이 주를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적인 시민단체 네트워크를 구성, 꾸준히 삼성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은 대체산업 유치를 생각하고 있는가=삼성그룹은 “없다”고 단언한다.삼성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런 말을 해 줄 수가 없다”며 추후에 시기가 오면 밝히겠지만 그 때가 언제쯤이 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삼성상용차 종업원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부터는 협력업체 채권과 A/S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며 대구투자 여부는 그 다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1-02-18
- 클릭! 이사람-해체가정 청소년 돌보는 ‘은행골우리집’ 김광수목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은행골 우리집’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그러나 학교가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김광수 목사(43)의 새로운 다짐의 시간이기도 하다.고향도 아닌 성남에 내려온 지 벌써 1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그의 초심을 일깨우기도 한다.김 목사가 해체가정의 청소년들과 살기 시작한 것은 작은 우연이었다.91년 방과 후 갈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던 김 목사는 저녁에 갈 집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과 기거를 같이하게 된다.한명 두명 모여든 아이들이 어느덧 18명.이제는 한집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성남시 수진동과 은행동 두곳에 숙소를 마련하게 됐다.“그룹-홈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당장 잘 곳이 없어 공사장에 스치로폼을 깔고 자는 아이들을 외면 할 수는 없었습니다”그뒤 김 목사는 보다 체계적인 지도를 위해 한신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다.“해체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은 어른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사랑이 중요합니다. 대규모 시설이 담장이 아닌 작은 사랑의 울타리가 아이들을 바르게 키울 수 있습니다”김 목사의 말에 의하면 선진국의 경우 대규모 고아원이 대신 5~6명의 정도 아이를 모아 양육하는 ‘그룹-홈(Group Home)’이 활성화돼 있으며 아이들에 대한 교육효과도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고아원 출신이라는 딱지를 평생 지닌다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아느냐”고 말한다.현재 전국적으로 ‘은행골 우리집’과 같은 그룹-홈은 모두 100여개로 지난해 ‘전국 아동청소년 그룹-홈 협의회’를 구성 아동복지법의 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아직은 법적 제도가 미흡합니다. 저희들은 노숙자 자녀 쉼터로 지정돼 그나마 운영비의 30% 정도를 보조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그룹-홈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습니다”청소년보호위원회의 가출분과 위원으로 활동 ‘가출청소년 조기발견방안 및 보호시스템구축방안’이란 과제를 연구하기도 했던 김 목사는 앞으로도 청소년 문제를 위해 적극 활동 할 예정이다.김 목사는 “청소년에 투자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에 투자한 것” 이라 “강조하며 정부도 선심성 정책 보다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김정기 기자 jaykim@naeil.com 2001-02-15
- '은행골 우리집' 김광수 목사 - 클릭 "그룹-홈을 아십니까"고아원 대신 집에서 양육 … 해체가정 청소년 돌보기 10여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은행골 우리집'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아이들의 등교준비로 소란스럽기 그지없지만 김광수 목사(43)에게는 새로운 다짐 시간이기도 하다.고향도 아닌 성남에 내려온 지 벌써 1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그의 초심을 일깨우는 시간인 것이다.김 목사가 해체가정의 청소년들과 살기 시작한 것은 작은 우연이었다.91년 방과후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운영하던 김 목사는 저녁에 갈 집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과 생활을 같이하게 된다.한 명 두 명 모여든 아이들이 어느덧 18명.이제는 한집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성남시 수진동과 은행동 두 곳에 숙소를 마련하게 됐다."그룹-홈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당장 잘 곳이 없어 공사장에 스티로폼을 깔고 자는 아이들을 외면 할 수는 없었지요"그 뒤 김 목사는 보다 체계적인 지도를 위해 한신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다."해체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은 어른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사랑이 중요하죠. 대규모 시설보다는 작은 사랑의 울타리가 아이들을 바르게 키울 수 있습니다"김 목사의 말에 의하면 선진국의 경우 대규모 고아원이 대신 5∼6명 정도 아이를 모아 양육하는 '그룹-홈(Group Home)'이 활성화돼 있으며 아이들에 대한 교육효과도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김 목사는 "고아원 출신이라는 딱지를 평생 지닌다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아십니까"라고 반문했다.현재 전국적으로 '은행골 우리집'과 같은 그룹-홈은 모두 100여개로 지난해 '전국 아동청소년 그룹-홈 협의회’를 구성 아동복지법의 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아직은 법적 제도가 미흡합니다. 저희들은 노숙자 자녀 쉼터로 지정돼 그나마 운영비의 30% 정도를 보조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그룹-홈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습니다"청소년보호위원회의 가출분과 위원으로 활동 '가출청소년 조기발견방안 및 보호시스템구축방안'이란 과제를 연구하기도 했던 김 목사는 앞으로도 청소년 문제를 위해 적극 활동 할 예정이다.김 목사는 "청소년에 투자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에 투자한 것" 이라 "강조하며 정부도 선심성 정책보다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남 김정기 기자 jaykim@naeil.com 2001-02-15
- 클릭! 이사람-해체가정 청소년 돌보는 ‘은행골우리집’ 김광수목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은행골 우리집’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그러나 학교가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김광수 목사(43)의 새로운 다짐의 시간이기도 하다.고향도 아닌 성남에 내려온 지 벌써 1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그의 초심을 일깨우기도 한다.김 목사가 해체가정의 청소년들과 살기 시작한 것은 작은 우연이었다.91년 방과 후 갈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던 김 목사는 저녁에 갈 집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과 기거를 같이하게 된다.한명 두명 모여든 아이들이 어느덧 18명.이제는 한집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성남시 수진동과 은행동 두곳에 숙소를 마련하게 됐다.“그룹-홈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당장 잘 곳이 없어 공사장에 스치로폼을 깔고 자는 아이들을 외면 할 수는 없었습니다”그뒤 김 목사는 보다 체계적인 지도를 위해 한신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다.“해체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은 어른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사랑이 중요합니다. 대규모 시설이 담장이 아닌 작은 사랑의 울타리가 아이들을 바르게 키울 수 있습니다”김 목사의 말에 의하면 선진국의 경우 대규모 고아원이 대신 5~6명의 정도 아이를 모아 양육하는 ‘그룹-홈(Group Home)’이 활성화돼 있으며 아이들에 대한 교육효과도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고아원 출신이라는 딱지를 평생 지닌다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아느냐”고 말한다.현재 전국적으로 ‘은행골 우리집’과 같은 그룹-홈은 모두 100여개로 지난해 ‘전국 아동청소년 그룹-홈 협의회’를 구성 아동복지법의 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아직은 법적 제도가 미흡합니다. 저희들은 노숙자 자녀 쉼터로 지정돼 그나마 운영비의 30% 정도를 보조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그룹-홈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습니다”청소년보호위원회의 가출분과 위원으로 활동 ‘가출청소년 조기발견방안 및 보호시스템구축방안’이란 과제를 연구하기도 했던 김 목사는 앞으로도 청소년 문제를 위해 적극 활동 할 예정이다.김 목사는 “청소년에 투자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에 투자한 것” 이라 “강조하며 정부도 선심성 정책 보다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김정기 기자 jaykim@naeil.com 2001-02-15
- '교실붕괴' 대안 있다 20여 년 전 추억으로학창시절은, 인생에 있어 가장 많은 추억거리가 존재하는 시기이리라. 틈만 있으면, 앞뒤로 옆으로 고개를 돌려 재잘거렸던 것 하며, 친구랑 더 친해지려고 서로 싸우고, 또 간혹 삐치기도 했던 그 일상까지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일까? 민락 중학교 주희선 교사(32)를 만났을 때, 다시 20여년 전을 거슬러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의정부시 민락동 민락단지 내 민락 중학교는 신설 학교다.'학교운영 계획서' 제출 작년에는 1학년 그리고 올해는 2학년 5반 담임을 맡고 있는 주 교사. 주 교사는 매년 담임을 맡을 때마다, 신학기 초에 '학급 운영 계획서'를 반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학부모에게도 보내면서 학기를 시작한다. 해마다 하는 학급 운영 계획서'를 올해에는 출산 때문에 미루었다. 그래서 조회나 종례시간을 '학급 자치'시간으로 활용했다.학급자치 시간 활용"신 학기가 되면 아이들이 서로 낯설고 하니까, 판치기 놀이--동전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탁 쳐서 동전이 뒤집히면 가져가는 일종의 도박(?)놀이--를 많이 해요. 그 걸 빌미로 아이들과 함께 조회 시간때 학급 회의를 합니다. 그러면 그 회의 자리에서 학급 규칙을 만들자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죠." 선생님이 일상적으로 바라는 사항--교실 안에서 뛰어 다니지 말기, 판치기 놀이 하지 말기--들이 아이들 스스로의 회의를 통해 반 규칙으로 통과된다. 보통 조회나 종례시간이 선생님들의 전달사항을 전달하거나 청소 검사 등으로 소요됐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아이들의 문집』에서의 반응이와 같은 방식의 효과는 아이들의 반응에서 확인된다. 주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1학년 반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아이들의 문집』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우리 반의 조회와 종례에는 반 친구들이 직접 사회를 보며--돌아가면서--우리 스스로가 운영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의 생각도 알수 있고아침에 서로 인사를 나누며, 발표력도 기를 수 있으며, 또 우리들에게 자신감을 준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으며, 종례시간 때는 단전호흡과 명상을 통해 하루를 반성할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중학교에 입학하여 첫 담임 선생님께서 '두레'라는 것을 만드셨는데 왜 그렇게 운영하시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어요. 더구나 모자라는 것이 많은 제가 하나의두레를 이끈다는 것도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반 친구들이 두레장을 중심으로행사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구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어요어른이 된 것 같은 책임감도 느끼게 되었고….』모둠(두레)활동 중시이와 같이 아이들이 보는 주 교사는 뭔가 다르고 신선했다. 주교사는 학급 자치활동에서 모둠(두레)활동을 가장 중시한다반 아이들 전부가 총무, 학습, 독서, 환경, 바른생활, 신문부등의 모둠으로 구성돼 아이들은 이 모둠 속에서 자기의 역할을 찾게 된다. 한 모둠에서 '골든 벨을 울려라'를 시험 기간 때 한 적이 있었다. 모둠 회원들이 각자 한 과목을 맡아서 좋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20-30문제를 뽑았고, TV에서 방영 하는 대로 했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은 시험공부도 하고 반 친구들에게 서로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물론 상품으로는 사탕 등 가벼운 물품이 수여된다. 이와 같은 두레활동 후에는 두레일기를 쓰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과 선생님과의 대화는 더욱 더 깊어진다. "왕따를 당하지는 않았죠" 그리고 또 하나 주 교사는 아이들이 서로를 배려하게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 "반 아이 중에서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드는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들이 그 아이를 싫어 할 만도 했죠. 그런데 체육 대회때 그 아이 아빠가 오셨는데 그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이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너무나도 따스하게 보였습니다. '아! 저 아이도 집에서는 저렇게도 소중한 자식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죠.그래서 다른 아이들에게 그 아이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얘기하여 주었어요. 그런 결과인지는 몰라도 그 아이는 반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지 않았어요"가출한 아이 연락해 와 아이들의 개성은 다양하다 다양한 만큼 여러가지 문제들이 많이도 생긴다. 조이면 조이는 대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 교사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적당한 범위 내에서는 아이들 하고 싶어 하는대로 '허용'을 한다. 그러다 보니 가출하는 아이도 담임한테는 연락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많이 밝아졌대요. 더러는 너무 시끄럽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아이보다는 자기의견을 말하는 아이들이 더 좋다. 또한 시간이 걸려 그렇지 대부분의 학급 문제들은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준다. 자율적 해결의 기회를학급 게시판에 게시물이 떨어져 있으면 '어 저기 게시물이 떨어졌네'라고 한 마디만 해 주면 반 아이들 중 누군가가 붙여 놓는 식이다. 요즘 아이들은 '평등'하다는 것을 획일적인 '평등'으로 받아들인다."저는 아이들이랑 이 문제는 꼭 한 번 짚고 넘어갑니다.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 '차별'하지 마세요.인데 제가 주는 주제는 '빵 하나를 다섯명이 나누어 먹으면, 어떻게 할까? 예요. 배 부른 아이는 안 먹어도 되지만, 3일을 굶은 아이라면 다 먹어도 괜찮다는 의견을 제시합니다."라는 주 교사는 여견(형편)에 맞도록 하는 것이 '공평"이라고 아이들에게 강조한다.출산 비디오 방영올 4월에 출산을 했는데, 이로 인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한 게 아쉽다는 주 교사는 직접 본인의 출산 비디오를 아이들에게 보여줄 정도로 의식이 깨여 있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구체적으로 아이들 반응을 물어 보진 못했지만 '성교육'을 하시는 양호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다른 반 아이들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다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민락 중학교는 다른 학교 때보다 반응이 좋아요" 다른 학교에 근무했을 때에는 주 교사의 이런 학급 운영 방식이 냉소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데 반해, 민락중학교 분위기는 '같이 하자'는 분위기가 더 많아 힘이 난다. 또 두레 일기를 본 교장 선생님도 적극 권장하기도 하고….존경받는 선생님들마지막으로 아이들 성적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고 하자, 아이들 성적은 중간 정도이지만 담임 선생님의 과목인 '수학' 과목 만큼은 1등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선생님의 '열린 사고'로 인해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가 있음을 느낀다. 서로 서로 협동하면서,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일 줄 알고,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나가는 그러한 모습이 느껴진다. 너무도 빠르게,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의 사고방식 또한 지난날의 우리 세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인터넷 속도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속에서 주 교사 뿐 아니라 보고싶고 또 존경하고 싶은 부모와 같은 선생님이 아주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배 순선 리포터 quongp@yahoo.co.kr 2001-02-11
- 30·40대 감원 칼바람 무섭다 요즘 50대 후반이나 60대 직장의 간부들은 30·40대 후배들을 보면서 자주 이런말을 한다.“우리야 한 시대를 풍미했고 자식들도 거의 다 키워놓았지만 너희 세대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작정이냐”50 ·60대 직장인들이라고 해서 구조조정이나 감원의 예외는 아니지만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들이 한창 일할때는 한국경제의 성장기였다. 혹독한 가난을 경험해보고 배고픈 보릿고개 시절도 겪었지만 과거보다는 현재가 나았고 미래는 더욱 밝을 것 같은 세월이었다. 그런 그들에게는 과거보다 현재가 못하고 미래는 칠흙같은 30·40대 직장 후배들이 측은하기만 하다. 그러나 후배들의 상황은 엄연한 현실이고 이런 현실은 후배분 아니라 50·60대의 자식 세대들에게 역시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남의 일로 치부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실제로 30·40대의 현재는 분명 과거보다 못하다. 국민소득이 2만불에 다가섰던 시기에 직장생활을 시작하거나 직장생활 초반이었던 이들은 하향평준화된 그들의 삶을 좀처럼 수긍하 기가 싫다. 그러나 마냥 불만으로만 점철된 생활을 이어나갈 수는 없다. 더 혹독한 경쟁과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하지않으면 쪼그라던 이런 생활마저 이어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어쩌면 일생의 가장 중대한 위기선상에 놓인지도 모른다.이들에게 닥친 것은 가장 큰 위기는 기업의 상시구조조정체제 도입에따른 상시퇴출의 위험이다.기업들마다 인원을 무더기로 자르는 구조조정은 끝이났지만 수익위주의 경영을 너도나도 도입하면서 수익을 못내는 부서의 직장인은 언제든지 퇴출의 대상이 된다. 계열사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업부서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수익이 좋지않다고 해서 성과급이나 연봉이 깍이는 것은 그래도 나은편이다. 아예 부사 자체가 없어지고 부서원들은 일저리 찢겨지는 일들이 대기업 계열사에서 흔한 일이 돼가고 있다. 수익이 좋거나 실적이 좋은 부서와 비교되는 만큼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다. 한쪽에서는 성과급을 받고 기뻐하는 반면 한쪽은 물러나야하는 무언의 압박이 갈수록 목을 조여오기 때문이다.국내 최대 그룹 계열사의 과장인 김모씨(36)는 오늘의 직장 분위기를 “어제의 후배가 오늘의 상관이 될수 있다”라는 말로 표현한다. 최근 1~2년 사이에 후배가 선배를 뛰어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졌다. 과장 최고연봉이 부장 최저연봉보다 많은 사례도 이제는 흔해졌다.어제의 후배를 고참으로 모시고 살아야한는 과장이나 부장들의 처지도 말이 아니다.재산이라도 있어 뛰쳐나갈 수 있는 사람은 다행이지만 실력도 딸리고 나가지도 못하는 사람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ㄱ씨는 “사업구조조정이라는 2차 구조조정의 보편화는 ‘분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회사에서 잘나가는 사업이면 가지고 있지 않을 이유가 없지않느냐. 대기업 체질에는 안맞는 사업인만큼 떼내는 것이고 책임감의 일부로 약간의 웃돈을 좀 주거나 약간의 투자를 할 뿐 ”이라고 말했다. 분사이후에도 사업성이 없으면 모기업이 투자한 돈까지 회수해가버린다.이때가 되면 정말로 끝장이다.이들에게는 차라리 IMF때의 칼바람이 오히려 덜 냉혹하게 여겨진다. 그때는 함께 어려웠고 실직하더라도 주변과 사회의 동정이 있었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도 위로가 됐다.그러나 이제는 회사가 전체적으로 좋은데도 외따로이 떨어져 나가야한다.이런 사정은 4대 그룹뿐 아니라 중견그룹 할것없이 모든 기업에 열병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기업들이 유동성이나 수익위주의 경영을 외치는 것이 그럴듯해보이지만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엄습해오는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다. 금융권의 40대는 가장 불안한 직장인들이다. 금융권 자체가 그동안 온실속에서 커왔기 때문에 이미 IMF전부터 대비를 해온 기업인들과는 입장이 사뭇 다른다.ㅎ은행 차장인 박모씨(47)는 “50 60대 선배들이야 옛날 은행이 좋았던 시절에 돈이라도 좀 모아놓았지만 우리는 은행이 좋은 직장이라고 여겨지는 막차를 탄 세대다. 우리들 대부분은 앞으로 5년내에 다 나간다고 생각하고 살 정도”라며 위기감을 표현했다. 다른 은행의 한 직원은 “이제 은행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명예퇴직이 일상화되는 직장 ”이라고 표현했다.30·40대 은행원의 경우 그동안 은행의 대출을 많이 써왔기 때문에 자기 수입에 비해 높은 소비생활을 해왔다. 퇴직금이 1∼2억이상 되는 50대들과 달리 40대 은행원의 경우 퇴직금 받아 대출금 갚으면 남는 게 없어 더 걱정이다. 구조조정이나 감원 바람이 기업보다 늦게 불었기 때문에 그만큼 대비가 부족하고 그래서 실직공포가 더 두렵기만 하다. 기업이나 한나라 경제에서 가장 중심이 돼야할 30·40대들 그들은 지금 감원 칼바람을 가장 앞서서 막아야 할 위치에 놓여있다. 그래서 이번 겨울의 추위가 그 어느때 겨울의 추위보다도 차갑게만 느껴진다. 2001-01-15
- 신년 인터뷰: 신우신협 강상열 전무 -지난 1월의 28차 정기 총회에 대해예년에 비해 성황을 이루었다. 5천 5백여 명의 회원 중 약 8백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낙원 웨딩 홀에서 이뤄졌는데, 갈비탕만 7백여 그릇이 나갈 정도였다. 회원들이 경품을 스스로 내 놓아 회원들의 조합 사랑의 정도를 보여 줬다. 회원들 중에 무 농사를 짓는 분은 무를 내놓았고, 정육점을 하는 분은 갈빗대를 경품으로 내 놓았다. 회원들이 같이 참여하는 축제 분위기였다.-총회 결과는어려운 경제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신우 신협이 쌓은 성과는 놀라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먼저 재무구조가 크게 안정됐다. 2002년까지 달성해야 할 IMF 회계 기준을 이미 2000년도에 앞서 달성했다. 100% 이상 적립된 제 충당금, 14%에 이르는 자기 자본 비율(BIS) , 4.5%에 이르는 순 자본 비율(IMF 기준 2%) 등.이로 인해 신우 신협은 금감원 2000년도 정기감사에서 우량 조합으로 평가됐다. 양적인 면에서도 성장을 이뤄 배당금 6%의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조합원 3배가 운동 및 공제(보험) 증가 운동은 목표에 미달된 것으로 지적됐다. -의정부의 새해 경제 전망은 IMF를 벗어나는데는 짧아도 5-6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어려운 경제 사정이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서민 경제는 이제 본격적으로 IMF를 맞고 있다. 의정부는 소비 도시여서 그 파장이 크다. 수입이 많아야 많이 소비를 하는 곳인데,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서민들을 도울 방안은신우 신협은 말 그대로 협동조합이다. 어려울수록 힘이 돼주기 위해 존재한다. 신우신협은 신용 대출 비율이 담보 대출 비율보다 훨씬 높다. 신용 대출이란 회원 서로 간에 보증을 서 주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타 은행권은 대출 비율이 50%대 이하로 꽁꽁 묶여 있지만 신우 신협은 77%대를 넘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손률은 낮다. 회원제 운영으로 평소 회원들의 신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협에 가입하면 더욱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대출이자는 어느 정도인가신협은 비영리 은행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다. 회원의 권익을 높이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 신협은 회원들이 신협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저축 이자는 높게 하고, 대출 이자는 타 은행권에 비해 1-2% 정도 낮다. -회원 가입은신협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회원 가입을 한 사람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신협 이용 설명회를 신우신협 본점에서 갖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참석자가 있을 경우 거르지 않는데, 많은 이용이 있었으면 한다. 회원가입은 출자금 1만원을 예치하고, 가입 신청서를 내면 된다. 그런데 가입 후 이용 정도에 따라 신용도가 달라진다. 신우 신협 회원들의 조합 이용률은 70%대를 넘고 있어 이용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회원들의 응집률이 높다는 얘기인데33년에 걸친 참 조합 운동의 결과다. 신우신협 임원들은 무보수 봉사 활동의 원칙을 지켜 왔다. 서민들에게 문턱이 낮고, 회원들이 어려울수록 힘이 되는 내 집 은행이 되기 위해 애써 왔다. 신우 신협 회원들의 조합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신우신협과 함께 어려운 경제 한파를 꿋꿋이 이겨내자. 2001-02-05
- 인터뷰: 북녘의 딸 생존 확인한 서송명 할머니(100, 가능2동) "성해가 살아 있다고."딸의 생존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가능2동 서송명 할머니(100)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허공을 두리번거렸다. 1950년 평양 공습 때 헤어지고 그 후 50년 동안 한시도 잊은 적이 없던 딸이었다. 만삭이었던 그 딸은 곧 해산을 했는데 그 때 태어난 아이가 이미 50이 됐다. "너무나 정정하셨는데, 요즘은 정신이 오락가락합니다"23세에 결혼해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막내 며느리 이 은숙(50)씨의 말이다. 20여 년 전이었던가. 딸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38선 망향대 땅바닥에 주저앉아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통곡을 하더라고 셋째 딸 성자씨는 말한다.적십자사에 따르면 그 딸은 73세의 할머니가 돼 현재 평양 000에서 살고 있다. "무조건 서문고녀 옆 집 누구누구"라고만 말했죠, 한데 이렇게 생존 소식이 전해질 줄이야" 소식이 전해지던 날, 어머니 뿐 아니라 형제들도 마음이 부풀어올랐다. 둘째 언니 성숙씨(69)는 혈압이 올라 수술을 연기해야 했고, 셋째 딸 성자씨도 어렸을 때의 언니를 생각하느라 다른 일을 붙들지 못하고 있다. 같이 남하했던 먼 친척들도 부탁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만일 언니를 만나면 북의 혈육들에게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달라는 것이다.하지만 서송명 할머니는 이번에 서신 교환 명단에만 올라 있다. 요즘 어머니는 부쩍 당신이 이미 평양의 고향에 가있는 듯한 착각을 자주 일으킨다고 한다. "내 딸 좀 눈에 뵈게 해주오. 하늘 나라에 가서라도 은혜를 갚을게. 너무도 이쁘고, 효성이 지극했던 내 딸 좀 보게 해 주오."생사 확인 후, 서신교환까지는 하게 됐지만, 과연 딸을 만날 수 있도록 세월은 기다려 줄까.정이훈 기자 ihjung@naeil.com 2001-02-05
- 인터뷰: 북녘의 딸 생존 확인한 서송명 할머니(100, 가능2동) "성해가 살아 있다고."딸의 생존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가능2동 서송명 할머니(100)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허공을 두리번거렸다. 1950년 평양 공습 때 헤어지고 그 후 50년 동안 한시도 잊은 적이 없던 딸이었다. 만삭이었던 그 딸은 곧 해산을 했는데 그 때 태어난 아이가 이미 50이 됐다. "너무나 정정하셨는데, 요즘은 정신이 오락가락합니다"23세에 결혼해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막내 며느리 이 은숙(50)씨의 말이다. 20여 년 전이었던가. 딸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38선 망향대 땅바닥에 주저앉아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통곡을 하더라고 셋째 딸 성자씨는 말한다.적십자사에 따르면 그 딸은 73세의 할머니가 돼 현재 평양 000에서 살고 있다. "무조건 서문고녀 옆 집 누구누구"라고만 말했죠, 한데 이렇게 생존 소식이 전해질 줄이야" 소식이 전해지던 날, 어머니 뿐 아니라 형제들도 마음이 부풀어올랐다. 둘째 언니 성숙씨(69)는 혈압이 올라 수술을 연기해야 했고, 셋째 딸 성자씨도 어렸을 때의 언니를 생각하느라 다른 일을 붙들지 못하고 있다. 같이 남하했던 먼 친척들도 부탁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만일 언니를 만나면 북의 혈육들에게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달라는 것이다.하지만 서송명 할머니는 이번에 서신 교환 명단에만 올라 있다. 요즘 어머니는 부쩍 당신이 이미 평양의 고향에 가있는 듯한 착각을 자주 일으킨다고 한다. "내 딸 좀 눈에 뵈게 해주오. 하늘 나라에 가서라도 은혜를 갚을게. 너무도 이쁘고, 효성이 지극했던 내 딸 좀 보게 해 주오."생사 확인 후, 서신교환까지는 하게 됐지만, 과연 딸을 만날 수 있도록 세월은 기다려 줄까.정이훈 기자 ihjung@naeil.com 2001-02-05
- <국회 정호영 수석전문위원>입법전문가의 ‘국회사랑’ 국회 운영위원회 정호영(57) 수석전문위원. 그는 지난 10대 국회 때 공채 법제관으로 시작해 20년 넘게 의안과장, 입법심의관, 의사국장 등을 두루 거쳐 지금의 수석전문위원에 이른 전형적인 ‘입법관료’다. 정 위원은 현재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 전반이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다름아닌 국민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그 어떤 선진국 국민 못지 않게 국회(의회민주주의)를 지키고 애정으로 일궈왔다”고 단언했다. 과거 엄혹했던 군사독재를 거치면서도 지금까지 꿋꿋이 이어온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 위원은 지난 15대 국회 중반에 정권교체와 헌정 50년을 동시에 맞이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여야가 바뀌면서 50년만에 처음으로 민주주의 정치훈련을 제대로 하게 된 점과 이때 대거 등장한 초선 의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초선의원의 경우는 15대 때 45% 진출, 16대 국회에 41% 등장하면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졌고 지금의 비판도 이런 기대에 대한 아쉬움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몸싸움이 현격히 줄어든 것이나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대폭 증가한 것 등이 이런 변화의 반영이라는 생각이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 정치시스템 때문에 속도감이 늦다하더라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점만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이런 측면에서 “정치권 일반과 국회를 100% 일치시키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정치권의 중심부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정당체제와 선거체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정하게 구분할 때 비로소 정치권에서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이 국회에서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이다. 이는 국회(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국회활성화가 민주주의의 바로미터”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위원의 국회경험과 입법과정에 대한 노하우는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런 경험과 노하우를 집대성해 헌정사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이라는 법서를 냈다. 그동안 학계에서도 못해낸 일이다. 구상과 집필까지 작업기간만 2년이 걸린 일을 해낸 것이다. 국회에 쏟은 세월만큼이나 그의 국회(의회)사랑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200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