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색결과 총 4,71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취재 소식에 잠 설쳐가며 사연 적어 박노숙 할머니는 ‘월북 가족의 애환’을 취재하러 온다는 전화를 받고 잠을 설쳤다.가슴에 묻어둔 50년 전 이산의 아픔이 다시 밀려왔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고생한 일들, 다 같이 죽자고 결심한 날들…. ‘괜한 얘기 꺼냈다가 또 고통받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도 했다.그러나 신문에 한 자락이라도 나서 남편 얼굴 보는 시간이 행여 하루라도 빨라질 수도 있겠다 싶어 용기를 냈다.인터뷰 말미에 박 할머니는 뒷면에 글자가 빼곡히 적힌 헌 달력종이를 꺼냈다. 밤새 뒤척이며 심정을 적은 글이라 했다.원수로라, 원수로라. 6·25 사변이 원수로라. 다 같은 동족끼리 피흘려 투쟁하여 38선이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한 원한. 6·25에 이산가족이 월북자 낙인이 찍혀 우리 아이들 사회진출 앞길을 큰 장벽이 막아서 고통과 서러움 땅을 쳐서 통곡을 한들 죄인 아닌 죄인처럼 기죽고 살아온 세월이 너무 원망스럽다.사회서는 신원조회로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서러움과 원망, 분노.…(중략)…25세 때 월북가족의 낙인으로 죄인되어 40년을 불안으로 마음 조이면서 살아온 설움에 단장이 녹는 듯 한없이 원통하고 절통하다.내 인생에 외로움, 고독감, 나의 이상과 희망은 일장춘몽이 되어 낙엽처럼 떨어지고 일만천금의 부(富)는 소용없고 내 한몸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열심히 강한 의지로 살아왔는데 아이들 직장 구하는 게 신원조회로 남편을 원망하고 사회를 원망하고.…(중략)… 40년 동안 나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아이들 앞날을 막아왔다. 아들 제대하여 2일만에 나타나서 서러운 마음 억누르지 못하고 취직운운 하면서 자기도 오고 싶어 온 것이 아니라고 울부짖더라.나의 청춘은 누가 보상해주고 나의 고생의 대가를 누가 보상해주랴. 하지만 내 한 몸 앞만 보고 살아왔고 강한 의지와 자존심, 이제는 내 삶의 모닥불은 꺼지고 사라져도 나의 가족의 법도를 따라 잘살아 왔노라 자부심을 전해주고 늙으니, 고이고이 남은 여생 즐겁고 가치있게 건강하게 살아가고프다.나의 굳은 신의로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서럽게 살아왔고 매사가 수포로 돌아가고 외로운 여생을 쓸쓸하게 살고 있다. 2000-08-18
- 현투, 한남투신 인수 때 6천5백억 손실 떠 안아 지난 98년 8월 현대투신(당시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떠 안은 손실액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7월3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총손실금액은 6천5백억원이다. 이 금액은 현대투신이 인수한 한남투신 고객 신탁자산인 2조5천억원 가운데 한남투신이 부당하게 끌어쓴 연계콜 규모다. 당시 정부는 국민투신이 추가로 떠 안게 될 6천5백억원을 보전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증권긍융채권(Relief Fund) 2조원과 투신안정기금 5천억원을 5년 동안 6.5% 저금리로 지원했다. 이 돈은 채권형과 CB(전환사채)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었다. 정부는 국민투신이 이 돈으로 5년 동안 채권에 투자하면 당시 수익률로 따져서 5%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조5천억원을 5년 동안 11.5%의 금리로 운용하면 6천5백억원의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당시 시중 실세 금리가 11% 정도였기 때문에 단순 수치상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전개된 금리 상황. 국민투신이 2조5천억원을 지원 받은 이후부터 시중 실세금리는 계속 떨어져 정부와 국민투신이 애초 예상한 수익률이 나오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예상대로 11% 금리로 5년동안 기금을 운영해야 손익분기점이 나오는 데, 금리가 떨어지면 떨어진 만큼의 손실금액은 고스란히 국민투신이 떠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2조5천억원을 11%대 금리 상황에서 운용하지 않고 금리가 1% 떨어질 때마다 5년동안 1천3백억~1천4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금리가 2%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기금을 운영하면 약2천5백억원의 거액이 날아가는 셈이다. 물론 국민투신이 2조5천억원을 잘 운용해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할 당시 인수업무에 깊숙이 관여했던 모 인사는 “올초까지 현대투신은 그 돈을 굴려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올초부터 시작된 주가하락과 금리 하락으로 현재 현대투신은 상당한 손해를 입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5년이란 기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생긴 손실금액을 전액 손실로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현대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5년이란 세월을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도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오는 2003면 현대투신은 정부로부터 빌려 쓴 2조5천억원을 전액 상환해야 한다. 또 그 동안 11% 금리로 계산해서 나온 손실보전 금액 6천5백억원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수익을 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0-07-31
- 암초에 걸린 제 2 건국위 지난해 1월 김대중 정부가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제 2 건국위원회’가 암초에 걸린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대통령 자문기구인 이 단체가 각계 각층의 지도급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국민의식개혁 등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현 정권의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스러지고 있다.순수 민간단체 위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정부측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사시(斜視)적 관점에서 제 2 건국위를 재단하는 인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그 결과 지난 4·13 총선 직전 여·야가 벌인 선거법 개정 협상에서 ‘선거 기간(28일) 동안 제 2 건국위가 일체의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정부의 입장과 반대쪽에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가를 반증해 주는 대목이다.관 협력 단체, 순수민간단체 그 어느 쪽으로도 정확한 인식심기에 실패한 제 2 건국위는 위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체의 정체성 위기까지 낳고 있다.조레 제정조차 못한 대구시지난해 초 제 2 건국위 출범당시 시의회의 강력한 반대로 관련 조례 제정에 실패해 대구시 규약으로 운영되고 있다. 의회는 한마디로 정부 또는 관 주도로 이뤄지는 또 하나의 관변 단체로 인식한 것이다. 따라서 시 규약에 근거한 임의단체로 전락한 대구시 제 2 건국위는 올 해 한 푼의 예산도 배정 받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체 평가한다관계자에 따르면 대구시 제 2 건국위는 169개 사업을 발굴해 각 기관별 네트워크를 형성, 목표한 성과를 이룬다는 전략을 세웠다.‘담장 허물기’와 체신청과 연계한 ‘효 편지 보내기’등이 지금까지 드러난 가시적 성과라고 언급하고 있다.제기되는 역할론이러한 자체평가에도 불구 많은 시민들은 이 단체의 ‘역할’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2월에 만들어진 대구시 제 2 건국위는 한해동안 창립총회 등 2차례 모임을 가진 것이 전부다. 올 들어서는 아직까지 단 한차례의 모임조차 가지지 못했다. 그 이유를‘총선’때문으로 돌리지만 선거법상 선거기간에만 활동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위원들의 상당수가 기관단체장이라는 특성은 단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 갈 ‘수장 찾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위원들을 무관심으로 이끄는 것이다.모든 사업을 위원이나 이들이 속한 단체가 자비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위원들의 활동 의지를 꺾는 또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제 2건국위의 한 위원은 “그렇치 않아도 어려운 기업이나 단체 살림살이를 꾸리기도 힘든 판에 선 듯 경제적 부담까지 안을 위원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한다.이와 함께 추진 과제 가운데 기존의 관변 단체들이 이미 하고 있는 사업들과 중복되는 것들이 많은 것도 대구시 제 2 건국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기초단체도 헛 바퀴만…지역 8개 구·군청이 만든 기초자치단체급 제 2 건국위 역시 헛 바퀴 돌기는 마찬가지다.대구시와는 달리 이들 기초자치단체들은 관련 조례의 제정을 이끌어 냈고 예산도 배정 받았다.(관련 표 1) 또 간사와 서기 업무를 기초단체 국장과 과장이 맡고 있다.따라서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순수민간 단체로 규정하기 조차 어렵다. 문제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것. 답은 물론 아니다. 북구를 제외하고는 ‘유명무실’ 그 자체다.‘북구 제 2 건국위’가 지난해 5번, 올해 2번(1, 6월) 등 창립 이후 모두 7차례 전체 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와는 달리 나머지 7개 구·군청 단위 제 2 건국위는 올해 단 한차례의 위원회도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서구의 경우 6월27일 총회 개최)이들은 그 이유를 총선때문으로 돌리고 있다. 당연히 동·읍·면 단위로 까지 제 2 건국위의 취지가 전파되지 못하고 있다.실무자들만 채근하는 상급기관과 뜻을 따르지 않는 위원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잘 않된다”익명을 요구한 대구시 산하 기관의 모 공무원은 “잘 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말로 ‘대구시와 8개 기초단체 ‘제 2 건국위’의 위상과 역할을 대변한다.대구시는 이같은 회의적 시각과는 달리 여전히 나름의 의지를 내 보이고 있다.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관 주도와는 달리 민간 활동은 파급력이 떨어져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불과 1년 남짓한 세월만으로 제 2 건국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그 관계자는 “(출범) 초창기에는 가시적인 성과 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기관단체가 과제를 맡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 정착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시의 의지가 관철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절대적이다.한 관계자는 “제 2 건국위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 다음 정권에서도 이 단체가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고 입을 뗀 뒤 “지금이라도 뭔가를 이뤄 놓지 않으면 제 2 건국위는 DJ정권에만 한시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곤경에 빠진 정부정부는 제 2 건국위가 대구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착근에 실패하자 당혹해 하고 있다.박정희 정권이 만들어 낸‘새마을 운동’을 능가하는 시민의식 운동으로 승화시키겠다는 당초 목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행자부 제 2 건국위 중앙본부 관계자는 “출범 당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단체의 실상과 성격(순수 민간 단체)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 관계자는 하지만 “각계 지도급 인사로 구성된 제 2 건국위의 위상과 (추진하고 있는) 일이 어울리느냐”며 우회적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놓았다.행정자치부 산하 제 2 건국위 본부는 관변 단체로 규정, 선거기간동안 제 2 건국위의 활동을 금하도록 한 야당의 발목 잡기 전략에 대해 드러내 놓지는 않지만 불만을 가지고 있다.3월 혹은 4월이 당해 연도 신규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시점인데도 16대 총선기간과 중복되고 선거에 개입할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 기간 동안의 활동을 금지시킨 것은 2차 연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해야 할 제 2 건국위를 주저 앉게 만든 주범이라는 것. “차라리 관 주도의 ‘제 2 새마을 운동’으로 가자”일선 기초단체 관련 공무원들은 운용방식의 대전환을 주문한다.“관 주도로 하지 마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대구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관 주도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것이다.따라서 국고 지원 등을 통한 ‘참여 인센티브’를 주고 참여의지를 극대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 구청 관계자는 새마을 운동과는 다른 순수 민간 차원에서 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전국의 당담 공무원들이 세미나 등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수 차례 건의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갓 돌을 지난 ‘제 2 건국위’는 어디로 가야 할까. 쉽지 않은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유선태 기자 youst@naeil.com 200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