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여자' 검색결과 총 779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새책>한국 마니아의 한국비판 대한민국 사용후기 J. 스콧 버거슨 지음 안종설 옮김 갤리온 / 1만2000원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서 한국에 장기간 체류중인 외국 여성들을 패널로 초청해 토크쇼 형식의 쇼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참석한 여성들은 미모 뿐만아니라 각계각층에서 현업에 종사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경어를 잘못 쓴다거나 정확한 단어를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의 한국어 실력은 상당하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웃음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한국에서 느끼고 경험한 내용에 메시지가 있다. 출연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한국인들의 불친절과 외국인에 대한 싸늘한 시선,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 모습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쇼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은 우리 눈으로 보지 못한 한국인의 문제점을 잘 짚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이들이 한국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있거나 한국인을 비판할 경우 여지없는 뭇매를 맞는다. J. 스콧 버거슨이 지은 ‘대한민국 사용후기’는 이러한 쇼프로그램과 비슷한 분위기이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미국이나 해외에 살던 교포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그들이 본 한국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다. 다만 공중파에서 나오는 단어보다 더 강하고 토속적이며 거침없다는 점만 제외하고 말이다. 대개 한국의 문화나 한국인에 대해 비판하는 책들은 두가지 부류다. 저자의 짧은 지식과 자국 문화를 기준으로 한국인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한국에 오래 체류해 있고 역사·문화에 대해 풍부한 지식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있다. ‘대한민국 사용후기’는 후자에 가깝다. 물론 책 내용을 다 동의하는 것도 아니지만 한국 사회 부조리를 제3자의 눈으로 지켜보고 충분한 지식으로 이를 해석·비판하는 모습에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사랑한 만큼 미워졌다 = 책을 읽다보면 서문부터 묵은 변비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그는 이 책을 쓴 이유를 “한국을 가슴 깊이 사랑했던 만큼, 한국이 미치도록 미워졌다”고 말했다. “작은 미국이 되려고 용을 쓰는 것이 싫었다. ‘섹스 앤 더 시티’와 ‘스타벅스’를 무슨 새로운 종교라도 되는 듯이 숭배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꼴 보기 싫었다. 음악에서 패션과 댄스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를 지배하는 거품이 잔뜩 낀 힙합 문화를 증오했으며, … 쓰레기 같은 백인들이 쓰는 ‘폰 더치’ 트럭 모자를 쓴 꼭두각시 한국인들이 싫었다. 패리스 힐튼이나 니콜 리치 같은 싸구려 딴따라들이 ….” 미국 문화를 생각 없이 따라하는 젊은 층은 물론 사회지도층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했다. “김정일만큼이나 ‘자주’를 자주 언급하는 좌파 민족주의자 노무현조차 결국 때가 되면 잘 훈련된 푸들처럼 조지 부시 앞에서 구르기를 거듭한다.” ◆요정이었다는 이유로 허물어진 옛 궁궐 = 이 책의 정수는 요정이야기다. 속칭 기생집이었던 요정은 한때 한국의 밤 문화를 좌우했지만 룸살롱과 단란주점 등 다른 유흥문화에 밀려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일본이 요정과 비슷한 게이샤를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시킨 것과 다른 모습이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서울 인사동의 요정 ‘도원’은 1955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50여년간 장사를 해왔다. 하지만 오래된 건축물을 정리한다며 관할 구청이 이를 허물고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이 기와집(도원)의 주인이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1877~1955)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1919년 임시정부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체포돼 압송됐다. 저자는 서울시 협조를 얻어 1923년 서울 중심부 지도를 볼 수 있었고 도원이 의친왕의 사동궁(궁궐의 별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인 저자가 한국인 공무원들에게 오히려 “역사적인 건물을 허물고 고작 주차장을 지었냐”고 호통치는 일이 벌어진다. 저자는 “어떤 이들은 기생집이 ‘비도덕적’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없애는 게 낫자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 어쨌건 기생집을 없앤다고 해서 반드시 그 건물까지 때려 부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건물을 없애버리지 않으면 그 ‘도덕적 오점’이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저자는 주차장으로 변신한 도원을 놓고 ‘역사를 강간했다’는 표현을 쓴다. 그는 “성인들 사이의 합의에 의해 성을 사고파는 것과, 단지 돈을 벌려고 자기 자신의 역사를 강간한 것, 둘 가운데 무엇이 더 나쁜지는 선뜻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질투가 근원인 민족주의 = 저자는 한국인의 민족주의가 사랑보다는 질투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적의 위협이 있기 전까지 사랑의 대상을 그냥 당연히 있는 것으로, 심지어는 완전히 무시하기까지 하는 역기능적 동력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국내에서 당한 과도한 민족주의 사례는 보기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대부분은 한국인들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마냥 행동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천박한 민족주의가 남한과 중국 일본 일부 극우파들 사이에서만 통하고 이러한 과도한 민족주의가 한국만의 네티즌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네티즌(인터넷 시민)이 진정한 인터넷상 시민으로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현실세계든 온라인에서든 언제나 자기가 속한 정치적 공동체의 성숙하고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행동하라고 말한다. 저자의 한국 비판 서적 출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변화한 사회속에서도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확연히 눈에 뜨인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16
- <새책>5천만년 후에는 어떤 동물이 미래 동물 이야기 두걸 딕슨 지음 / 이한음 옮김 데스먼드 모리스 서문 도서출판 승산 / 1만5000원 5000만년 후에는 인간이 생존해 있을까. 어떠한 생물들이 살 것인가. 지구는 존재할까 등 질문이 쏟아진다면 어떤 답을 할 것인가. 물론 생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난감하다. 그야말로 조물주도 궁금할 내용인 셈이다.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 ‘진화의 정점’이라고 이야기 한다. 진화는 생명이 존재하던 순간 시작돼 소멸할 때까지 끊임 없이 진행된다. ‘미래 동물 이야기’는 자연 파괴의 주역인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뒤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상상력을 총동원해 그려 본 책이다. 등장하는 생물들도 원시시대에나 등장했을 법한 동물들이다. 이러한 동물이 창조되는 과정에서는 기후와 지역, 조상이 되는 동물 등에 대해 정리돼 있다. 과거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티렉스를 재현해냈다면 과학적 상상력으로 미래 동물을 미리 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본 원칙은 포식자와 포식되는 동물들의 관계, 종족번식에 따른 진화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진 책이지만 생물학의 기본에 대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오승완 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09
- <신문로>‘과거사 청산’ 사법부에 정의를 묻는다 ‘과거사 청산’ 사법부에 정의를 묻는다 이 창 훈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될까.’ 재판의 역사를 다룬 어떤 교양서의 서문에 씌여져 있는 질문이다. 이 문제제기는 왠지 불안하다. 사법부가 정의롭다면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될까. 과연 사법부는 정의로운가. 이 질문은 지나치게 논쟁적이어서 불편하다. 대체 정의란 무엇인가.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은 인혁당사건 재심재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고문과 협박 등이 인정되고, 검찰조서 등의 증거능력이 없다’면서 도예종씨 등 8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고 18시간만에 사형이 집행된 지 32년만의 일이다. 마침내 진실이 밝혀졌으니,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된 걸까. 그렇다면 잠정적으로, 정의란 진실을 뜻하는 걸까. 진실을 밝혀냈으니 사법부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진실은 정말 사법부가 밝혀낸 것인가. 재판이란 ‘지금-여기’의 재판만이 의미가 있다. 그래서 재판은 늘 ‘지금-여기’의 재판이어야 하고, ‘지금-여기’의 재판만이 현실의 재판이다. 목숨을 건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에게 ‘지금-여기’의 재판이 아닌 ‘몇년 후-거기’의 재판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인혁당 재심, 정의의 승리인가 사법부는 인혁당사건의 진실을 32년 전 ‘지금-여기’의 재판에서 밝혀냈어야 한다. 그러나 그때 사법부는 진실을 묻었고 결국 정의를 버렸다. 그리고 ‘32년 후-거기’의 재판이 열렸다. 마침내 무죄가 선고되었어도 죽은 사람들은 다시 살아오지 않는다. 그건 ‘지금-여기’의 재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32년 후-거기’의 재판으로 바로잡아야만 하는 ‘지금-여기’의 재판이 존재하는 사법부는 불행하다. 이 불행의 다른 이름은 불신이다. 사법부의 불행 또는 불신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사법부의 신뢰회복을 거듭 강조해온 이용훈 대법원장은 취임초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문제를 언급했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 현재의 신뢰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연결되어 있는 과거를 성찰하는 일은 험난하다. ‘왜 하필 지금, 왜 굳이 우리냐’는 반발에는 나름의 무게가 실려있다. 그러나 ‘왜 아직도, 너희는 아니냐’는 질책의 무게도 묵직하다. 과거를 성찰하는 일은 결국 ‘어떻게 해야 사법부가 정의로워질 수 있을까’를 묻는 일이다. 이 성찰적 질문은 생산적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법부의 과거 중 정의롭지 않았던 역사 속에 반면교사의 의미로 함축되어 있다. 정의롭지 않음이 다 불의는 아니지만, 정의가 아니면 사법이 아니므로 사법부의 정의롭지 않음은 그 자체로 사법부의 불의다. 그러므로 정의롭지 않음을 성찰하는 일은 불의를 성찰하는 일이다. 불의를 성찰해야 정의로움에 다가설 수 있고, 정의로움에 다가서야만 사법부의 불행 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치유될 수 있다. 성찰은 과거로 향해 있지만 현재를 묻는다. 그렇게 성찰은 현재를 물으면서 미래를 연다. 최근 사법부가 힘을 쏟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과 영장심사의 강화는 이러한 성찰의 결과물일 수 있다. 정의가 진실을 뜻하는 것이라는 잠정적 의미규정에 따르면, 재판에서 정의의 승리는 진실의 발견에 의해서 보장된다. 법정에서 구술변론에 의한 진실 공방을 내용으로 하는 공판중심주의는 검찰의 수사기록에 의존해온 종전의 재판관행보다 진실을 밝혀낼 가능성이 높다. 엄격한 영장심사는 진실 공방을 위한 피의자나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다. 검사 변호사 폄하는 과격·위험 그렇지만 새로운 시도의 상당 부분이 시행착오로 빠지지 않으려면 차고 넘칠 정도로 충분하고 주도면밀한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검찰의 조서를 무조건 불신하고 변호사들을 경계대상으로 폄하하면서 상호 소통의 노력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사법부의 태도는 과격하고 위험하다. 위이불맹(威而不猛. 위엄이 있되 사납지 않음)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다시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될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렇지만 이 불안한 질문 앞에 온 몸으로 솔직하게 섰을 때 답이 보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3-21
- <신문로 칼럼>‘과거사 청산’ 사법부에 정의를 묻는다(이창훈 2007.03.21) ‘과거사 청산’ 사법부에 정의를 묻는다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될까.’ 재판의 역사를 다룬 어떤 교양서의 서문에 씌여져 있는 질문이다. 이 문제제기는 왠지 불안하다. 사법부가 정의롭다면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될까. 과연 사법부는 정의로운가. 이 질문은 지나치게 논쟁적이어서 불편하다. 대체 정의란 무엇인가. 금년 1월 서울중앙지법은 인혁당사건 재심재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고문과 협박 등이 인정되고, 검찰조서 등의 증거능력이 없다’면서 도예종씨 등 8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고 18시간만에 사형이 집행된 지 32년만의 일이다. 마침내 진실이 밝혀졌으니,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된 걸까. 그렇다면 잠정적으로, 정의란 진실을 뜻하는 걸까. 진실을 밝혀냈으니 사법부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진실은 정말 사법부가 밝혀낸 것인가. 인혁당 재심, 정의의 승리인가 재판이란 ‘지금-여기’의 재판만이 의미가 있다. 그래서 재판은 늘 ‘지금-여기’의 재판이어야 하고, ‘지금-여기’의 재판만이 현실의 재판이다. 목숨을 건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에게 ‘지금-여기’의 재판이 아닌 ‘몇년 후-거기’의 재판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법부는 인혁당사건의 진실을 32년 전 ‘지금-여기’의 재판에서 밝혀냈어야 한다. 그러나 그때 사법부는 진실을 묻었고 결국 정의를 버렸다. 그리고 ‘32년 후-거기’의 재판이 열렸다. 마침내 무죄가 선고되었어도 죽은 사람들은 다시 살아오지 않는다. 그건 ‘지금-여기’의 재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32년 후-거기’의 재판으로 바로잡아야만 하는 ‘지금-여기’의 재판이 존재하는 사법부는 불행하다. 이 불행의 다른 이름은 불신이다. 사법부의 불행 또는 불신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사법부의 신뢰회복을 거듭 강조해온 이용훈 대법원장은 취임초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문제를 언급했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 현재의 신뢰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연결되어 있는 과거를 성찰하는 일은 험난하다. ‘왜 하필 지금, 왜 굳이 우리냐’는 반발에는 나름의 무게가 실려있다. 그러나 ‘왜 아직도, 너희는 아니냐’는 질책의 무게도 묵직하다. 과거를 성찰하는 일은 결국 ‘어떻게 해야 사법부가 정의로워질 수 있을까’를 묻는 일이다. 이 성찰적 질문은 생산적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법부의 과거 중 정의롭지 않았던 역사 속에 반면교사의 의미로 함축되어 있다. 정의롭지 않음이 다 불의는 아니지만, 정의가 아니면 사법이 아니므로 사법부의 정의롭지 않음은 그 자체로 사법부의 불의다. 그러므로 정의롭지 않음을 성찰하는 일은 불의를 성찰하는 일이다. 불의를 성찰해야 정의로움에 다가설 수 있고, 정의로움에 다가서야만 사법부의 불행 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치유될 수 있다. 성찰은 과거로 향해 있지만 현재를 묻는다. 그렇게 성찰은 현재를 물으면서 미래를 연다. 최근 사법부가 힘을 쏟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과 영장심사의 강화는 이러한 성찰의 결과물일 수 있다. 정의가 진실을 뜻하는 것이라는 잠정적 의미규정에 따르면, 재판에서 정의의 승리는 진실의 발견에 의해서 보장된다. 검사 변호사 폄하는 과격하고 위험 법정에서 구술변론에 의한 진실 공방을 내용으로 하는 공판중심주의는 검찰의 수사기록에 의존해온 종전의 재판관행보다 진실을 밝혀낼 가능성이 높다. 엄격한 영장심사는 진실 공방을 위한 피의자나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도의 상당 부분이 시행착오로 빠지지 않으려면 차고 넘칠 정도로 충분하고 주도면밀한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검찰의 조서를 무조건 불신하고 변호사들을 경계대상으로 폄하하면서 상호 소통의 노력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사법부의 태도는 과격하고 위험하다. 위이불맹(威而不猛. 위엄이 있되 사납지 않음)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다시 ‘결국 정의가 이기게 될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렇지만 이 불안한 질문 앞에 온 몸으로 솔직하게 섰을 때 답이 보인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3-21
- <새책>연암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연암 박지원 문학 선집 박지원 지음 / 김명호 편역 돌베개 / 1만8000원 박지원과 연암 문학에 21세기 사는 법을 묻는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에드워드 윌슨이 말한 통섭(Consilience)의 틀 안에서 연암 박지원을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빗댄다. 경계를 넘어 새로운 학문영역을 만들어내는 지식의 통섭을 꿈꾸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둘은 하나다. 정 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그를 ‘조선의 셰익스피어’라 명명한다. 박지원 문학은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자랑하던 대문호의 그것과 매한가지로 위력적이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18세기 조선에서 21세기 한국 사회에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들어 김명호 성균관대 교수가 시인 박지원을 불러내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박지원을 이야기할 수 있는 대표작 100선을 뽑아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는 제목으로 엮었다. 호질 허생전 일야구도하기 등 소설(10편)과 서문 비문 서간문 등 산문(75편), 그리고 한시(15수)까지 고루 섞여있다. 연암 박지원 문학 선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김명호 교수가 연암 문집 전체를 완역한 ‘연암집(상·중·하)’을 일반 독자 눈높이에 맞춰 출간했다고 할 수 있다. 연암집 완역본은 20여년에 걸친 학자들의 노고가 깃든 작품이기도 하다. 한학의 대가인 우전 신호열 선생이 생전 구술하던 연암집 국역 초고를 바탕으로 그의 문하생으로 연암문학을 전공한 김명호 교수가 수정·가필하고 주해를 덧붙여 완성했다. 우전은 1978년부터 매주 연암집 강독회를 열고 작고할 때까지 연암의 글을 국역 구술했다 한다. 문하생들이 선생 유업으로 연암집 국역 출간을 기획했으나 구술을 받아 적은 원고가 너무 방대해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다. 지난 2005년에야 문하생 중 연암문학을 정공한 김 교수가 지난 ‘국역 연암집’(전2권)을 엮어냈고 이번에 4000여개 주석을 덧붙이고 가다듬어 새로 완역판까지 보게 됐다. 연암 박지원은 문학가라기보다는 사상가로 더 친숙한 인물이다. 역사책을 통해 그를 접한 우리는 홍대용과 함께 손꼽히는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북학파의 영수로 ‘암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물론 국어 교과서를 통해 허생전이나 호질 열하일기로 대표되는 문학 작품도 접하긴 했다. 연암집 완역본은 박지원이라는 작가로, 사상가로 선을 보이고 성장하고 무르익어가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1737년(영조 13년) 한양 서쪽 반송방 야동에서 태어난 박사유와 함평 이씨의 막내아들은 “고문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표현과 조선 고유의 속어 속담 등을 구사해 참신하고 사실적이면서 민족문학적 개성이 뚜렷한 산문들을 많이 남겼다”. 박지원의 저작활동은 ‘법고창신’으로 대변된다. 연암 스스로 “소위 법고(法古 옛 것을 본받음)한다는 사람은 옛 자취에만 얽매이는 것이 병통이고 창신(새롭게 창조함)한다는 사람은 상도(常道)에서 벗어나는 게 걱정거리”라며 “진실로 법고하면서도 병통할 줄 알고 창신하면서도 능히 전아하다면 요즈음의 글이 바로 옛 글”이라고 강조했다. 법고창신은 사실 연암의 작가정신이자 사상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 조선을 살았던 그가 21세기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명호 교수는 연암을 “자기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려고 성실하게 노력한 양심적인 작가요 사상가”라고 평한다. 박지원은 노론 명문가 출신인데다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니고 있어 입신출세할 수 있었지만 현실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재야의 선비로 살아가는 삶을 택했다. 또 좁은 국토에서 벗어나 천하대세를 살피고 조선의 낙후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청나라를 다녀온 뒤 북학사상을 집대성한 거작 열하일기를 남겼다. 뒤늦게 관직에 나가서도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선정을 펴려고 했으며 당시 양반사회의 보수적 시류에 맞서 자신의 문학적 사상적 진보성을 지켜내려 했다. “국가 민족 문명 계층 지역 성별 등 기존 체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심각한 정체성 혼란과 인간다운 삶의 위기를 겪고 있다 … 시대착오적 고루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발상을 전환해 사물을 새롭게 인식할 것을 가르친 연암 작품들은 그에 응답하는 살아있는 고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 몫은 연암이 남긴 문학과 사상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다. ‘연암이 살아있다면 현대의 당면과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했을까 하는 관점’에서 말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3-19
- 연암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라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 연암 박지원 문학 선집 박지원 지음 김명호 편역 돌베개 1만8000원 연암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라 박지원과 연암 문학에 21세기 사는 법을 묻는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에드워드 윌슨이 말한 통섭(Consilience)의 틀 안에서 연암 박지원을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빗댄다. 경계를 넘어 새로운 학문영역을 만들어내는 지식의 통섭을 꿈꾸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둘은 하나다. 정 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그를 ‘조선의 셰익스피어’라 명명한다. 박지원 문학은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자랑하던 대문호의 그것과 매한가지로 위력적이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18세기 조선에서 21세기 한국 사회에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들어 김명호 성균관대 교수가 시인 박지원을 불러내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박지원을 이야기할 수 있는 대표작 100선을 뽑아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는 제목으로 엮었다. 호질 허생전 일야구도하기 등 소설(10편)과 서문 비문 서간문 등 산문(75편), 그리고 한시(15수)까지 고루 섞여있다. 연암 박지원 문학 선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김명호 교수가 연암 문집 전체를 완역한 ‘연암집(상·중·하)’을 일반 독자 눈높이에 맞춰 출간했다고 할 수 있다. 연암집 완역본은 20여년에 걸친 학자들의 노고가 깃든 작품이기도 하다. 한학의 대가인 우전 신호열 선생이 생전 구술하던 연암집 국역 초고를 바탕으로 그의 문하생으로 연암문학을 전공한 김명호 교수가 수정·가필하고 주해를 덧붙여 완성했다. 우전은 1978년부터 매주 연암집 강독회를 열고 작고할 때까지 연암의 글을 국역 구술했다 한다. 문하생들이 선생 유업으로 연암집 국역 출간을 기획했으나 구술을 받아 적은 원고가 너무 방대해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다. 지난 2005년에야 문하생 중 연암문학을 정공한 김 교수가 지난 ‘국역 연암집’(전2권)을 엮어냈고 이번에 4000여개 주석을 덧붙이고 가다듬어 새로 완역판까지 보게 됐다. 연암 박지원은 문학가라기보다는 사상가로 더 친숙한 인물이다. 역사책을 통해 그를 접한 우리는 홍대용과 함께 손꼽히는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북학파의 영수로 ‘암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물론 국어 교과서를 통해 허생전이나 호질 열하일기로 대표되는 문학 작품도 접하긴 했다. 연암집 완역본은 박지원이라는 작가로, 사상가로 선을 보이고 성장하고 무르익어가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1737년(영조 13년) 한양 서쪽 반송방 야동에서 태어난 박사유와 함평 이씨의 막내아들은 “고문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표현과 조선 고유의 속어 속담 등을 구사해 참신하고 사실적이면서 민족문학적 개성이 뚜렷한 산문들을 많이 남겼다”. 박지원의 저작활동은 ‘법고창신’으로 대변된다. 연암 스스로 “소위 법고(法古 옛 것을 본받음)한다는 사람은 옛 자취에만 얽매이는 것이 병통이고 창신(刱新 새롭게 창조함)한다는 사람은 상도(常道)에서 벗어나는 게 걱정거리”라며 “진실로 법고하면서도 병통할 줄 알고 창신하면서도 능히 전아하다면 요즈음의 글이 바로 옛 글”이라고 강조했다. 법고창신은 사실 연암의 작가정신이자 사상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 조선을 살았던 그가 21세기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명호 교수는 연암을 “자기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려고 성실하게 노력한 양심적인 작가요 사상가”라고 평한다. 박지원은 노론 명문가 출신인데다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니고 있어 입신출세할 수 있었지만 현실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재야의 선비로 살아가는 삶을 택했다. 또 좁은 국토에서 벗어나 천하대세를 살피고 조선의 낙후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청나라를 다녀온 뒤 북학사상을 집대성한 거작 열하일기를 남겼다. 뒤늦게 관직에 나가서도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선정을 펴려고 했으며 당시 양반사회의 보수적 시류에 맞서 자신의 문학적 사상적 진보성을 지켜내려 했다. “국가 민족 문명 계층 지역 성별 등 기존 체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심각한 정체성 혼란과 인간다운 삶의 위기를 겪고 있다 … 시대착오적 고루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발상을 전환해 사물을 새롭게 인식할 것을 가르친 연암 작품들은 그에 응답하는 살아있는 고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 몫은 연암이 남긴 문학과 사상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다. ‘연암이 살아있다면 현대의 당면과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했을까 하는 관점’에서 말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3-19
- <새책>언론과 대중을 기만한 과학 사기극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윌리엄 브로드·니콜라스 웨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미래M&B / 1만4500원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엔터니 휴이시는 ‘펄스’를 발견해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아 197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펄스란 규칙적으로 전파를 방출하는 천체의 한 종류. 휴이시는 펄스의 성질을 인식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초로 펄스를 발견하고 연구한 사람은 휴이시의 제자인 케임브리지 대학원 여자 대학원생 조셀린 벨이었다. 그녀는 펄스를 발견한 뒤 휴이시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명성과 공로를 독차지한 것은 벨이 아닌 휴이시였다.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 상아탑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승의 제자 연구과제 훔치기’가 과거 노벨상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2005년 황우석 사건이 불거지면서 우리 주변에 과학계의 모럴헤저드와 과학 윤리 등이 쟁점으로 등장했다. 제자의 연구성과를 가로채거나 무임승차하고 실험결과를 밥 먹듯 조작하는 범죄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이들은 실험실과 논문이 있는 어느 곳에나 살아 숨쉬고 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아이작 뉴턴, 존 돌턴, 그레고르 멘델, 로버트 밀리컨은 후세에 존경받는 과학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연구를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하거나 후배 과학자들이 실험에 대한 의심을 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표절의 천재’ 알사브티는 이름 없는 학술지에 남의 논문 60편을 자기것 처럼 발표한 뒤 업적을 쌓고 이를 토대로 과학계에 입지를 넓혔다. 히데요 노구치는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체 배양에 성공했다는 발표와 200편의 논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50년 뒤에는 그의 연구성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책은 학계(엄밀히 과학계를 중심으로)가 언론과 대중을 기만하는 다양한 사실과 원인, 현상을 짚은 책이다. 황우석 사건을 직접 취재한 저자들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특별한 서문을 써 보내왔다. 그들은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의 탁월한 분석과 그들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벌인 집요한 노력은 활발하고 건강한 과학자 사회가 존재하는 징후”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책은 1983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돼 현재까지 연구윤리를 다루는 분야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2-26
-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윌리엄 브로드·니콜라스 웨이드 지음 김동광 옮김 미래M&B 1만4500원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엔터니 휴이시는 ‘펄스’를 발견해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아 197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펄스란 규칙적으로 전파를 방추하는 천체의 한 종류. 휴이시는 펄스의 성질을 인식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초로 펄스를 발견하고 연구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원 여자 대학원생 조셀린 벨이었다. 그녀는 펄스를 발견한 뒤 휴이시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명성과 공로를 독차지한 것은 스승이었다.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 상아탑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승의 제자 연구과제 훔치기’가 과거 노벨상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2005년 황우석 사건이 불거지면서 우리 주변에 과학계의 모럴헤저드와 과학 윤리 등이 쟁점으로 등장했다. 제자의 연구성과를 가로채거나 무임승차하고 실험결과를 밥 먹듯 조작하는 이들은 과거에도 있었고 실험실과 논문이 존재하는 어느곳에나 존재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아이작 뉴턴, 존 돌턴, 그레고르 멘델, 로버트 밀리컨은 후세에 존경받는 과학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연구를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하거나 후배 과학자들이 실험에 대한 의심을 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표절의 천재 알사브티는 이름 없는 학술지에 남의 논문 60편을 자기것 처럼 발표한 뒤 업적을 쌓고 이를 토대로 과학계에 입지를 넓혔다. 히데요 노구치는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체 배양해 성공했다는 발표와 200편의 논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50년 뒤에는 그의 연구성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만 밝혀졌다. 이 책은 학계(엄밀히 과학계를 중심으로)가 언론과 대중을 기만하는 다양한 사실과 원인, 현상을 짚은 책이다. 황우석 사건을 직접 취재한 저자들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특별한 서문을 써 보내왔다. 그들은 “한국의 젊은 과학도글의 탁월한 분석과 그들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벌인 집요한 노력은 확발하고 건강한 과학자 사회가 존재하는 징후”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책은 1983년 ‘Betrayers of the truth''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돼 현재까지 연구윤리를 다루는 분야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2-26
- 겨울철 바닷가 별미를 찾아서 매서운 바람이 불지만 겨울바다만큼 정취가 있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환상적인 해안 풍경을 즐긴 뒤 겨울철 별미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새조개로 유명한 충남 홍성, 곰치국의 강원 삼척, 포항 구룡포 과메기, 여수 별미여행 등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쫄깃쫄깃한 ‘조개의 명품’ = 홍성은 겨울별미여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홍성 남당리 포구가 대표적인 어촌 관광지역이다. 새조개는 조개껍질 안의 육질이 새의 부리와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조개는 약간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조갯살이 다른 조개처럼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해 ‘조개의 명품’이라고 불릴 정도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야채국물에 조개를 데쳐 먹은 후 칼국수나 라면을 끓여먹는 방식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3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리는 새조개 장터는 새조개 요리 축제, 해변마라톤 대회, 새조개 캐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광천읍에 있는 광천시장은 200-300미터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새우젓으로 유명하다. 갈산면 옹기마을은 5대째 전통옹기 제조를 고집하고 있는 곳이다. 직접 전통옹기를 만들면 집으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영화 ‘조폭마누라’를 촬영했던 곳으로 눈에 익기도 하다. 매현리에 있는 3만평 규모의 ‘그림이 있는 정원’도 홍성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총 133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 수목과 아름다운 연못, 암석도 볼 수 있어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수목원 시설 이외에도 카페테리아 ‘메이’, 미술관 ‘더 갤러리’ 등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및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하다. 문의 :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041-630-1224 ◆뱃사람 해장국의 으뜸 = 삼척은 50개가 넘는 동굴이 발견된 ‘동굴의 도시’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환선굴은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천연기념물 178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약 5억3000만년 전에 생성된 신비롭고 경이로운 동굴 내부는 긴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낸 별천지이다. 곰치는 길이가 1m 가까이 될 정도로 대형 어족이다. 주로 얕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으며, 육식성으로 모든 종류의 어류나 무척추동물을 잘 먹는다. 성질이 사납고 대담하며, 이빨이 날카로워서 잠수부들이 물리기도 한다. 20여 년 전만 해도 그물에 곰치가 걸리면 살이 흐물흐물하고 모양이 징그러워 그냥 내다 버렸다. 이때 물속에 빠질때 소리가 ‘텀벙텀벙’ 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생긴 모양과는 달리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 귀하신 몸으로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살이 무른 곰치 몇 토막에 잘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푹 끓여낸 곰치국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살점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뱃사람들에게 해장국 중 으뜸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물곰은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다. 곰치는 얼리면 살이 풀어져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서 삼척, 동해 지역에서만 곰치국을 맛볼 수 있다. 문의 : 삼척시청 관광개발과 033-570-3845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숙성시킨 생선회 = ‘숙성시킨 생선회’라 할만한 과메기가 어느 해부터인가 겨울철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6년전까지만 해도 과메기는 향토음식에 불과했다. 싱싱한 생선회도 아니고 비릿한 냄새와 맛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과메기의 인기가 점점 높아져 포장마차나 선술집은 물론이고 고급 일식집에서도 기본 안주로 등장할 정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메기란 물고기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60년대만 하더라도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지만 청어 양도 부족하고 기름기가 많다보니 대안으로 꽁치가 애용되기 시작했다. 이 꽁치도 국내산이 아니고 대부분 원양산이다. 겨울철 국내산 꽁치는 살이 실하지 않아 원양산을 사용해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싱싱하지 않지만 과메기도 엄연히 ‘생선회’다. 과메기가 되기 위해선 3~4일간 겨울 해풍을 맞으며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기를 반복해야 제맛이 난다. 포항시내에서 호미곶까지 이어진 925번 해안도로가 ‘과메기 벨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메기 생산의 최적지다. 과메기 덕장으론 구룡포가 으뜸이라면 과메기 음식점으로는 포항 죽도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의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 부산 자갈치시장과 함께 전국 5대 재래시장 중의 하나로 꼽히는 죽도시장에는 과거 임금님 진상품이기도 했던 겨울철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포항까지 가서 과메기 말고도 물회와 피데기는 반드시 먹고 가야 하는 음식이다. 포항 겨울 해풍을 맞은 덜 말린 오징어인 피데기도 포항의 별미로 죽도시장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문의 : 포항시 문화공보관광과 054-270-2243 ◆겨울철 먹거리 넘치는 여수 = 남도의 맛은 다채롭기로 소문나 있다. 그중에서도 한려수도 여수의 대표 별미인 금품생이구이, 서대회, 붕장어요리는 제철에 먹지 않을 경우 후회만 남는다. 우선 이름부터 약간 생소하지만 정겨움이 묻어나는 ‘금풍생이’는 다른 지방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여수지방의 특산품이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라서 뼈가 억세지만 뼈와 가시에 붙어 있는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 금풍생이는 딱돔의 일종으로 구이 요리가 일반적이다. 이 생선은 여수의 아낙들이 남편에게는 구워주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애인에게만 내놓는다고 해서 ‘샛서방고기’라고 한다. 별칭에 남도의 감칠맛 나는 구수한 향이 묻어 있어서 더욱 구미를 당긴다. 내장은 물론 머리까지 아삭하게 씹어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한다. 서대회는생긴 것은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길쭉한 편이다. 서대회는 서대의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 설탕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밥 한 그릇은 그 자리에서 뚝딱이다.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여수의 자랑거리인 붕장어요리이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뼈와 내장을 넣어 고아낸 장어탕이 침을 흘리게 한다. 최근에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백야도이다. 2005년 4월에 백야대교가 설치되어 차량운행이 가능해졌으며, 여수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통해서도 섬까지 들어갈 수 있다. 문의 : 여수시청 관광문화과 061-690-2036 /오승완 기자 osw@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2-01
- 19_메인 2월 여행은 바닷가 별미를 찾아서 관광공사 추천‘2월의 가볼만한 곳’ 매서운 바람이 불지만 겨울바다만큼 정취가 있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환상적인 해안 풍경을 즐긴 뒤 겨울철 제철 별미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새조개로 유명한 충남 홍성, 곰치국의 강원 삼척, 포항 구룡포 과메기, 여수 별미여행 등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쫄깃쫄깃한 ‘조개의 명품’ = 홍성은 겨울별미여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홍성읍 남당리 포구가 대표적인 어촌 관광지역이다. 새조개는 조개껍질 안의 육질이 새의 부리와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조개는 약간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조갯살이 다른 조개처럼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하여 과연 ‘조개의 명품’ 이라 할만 하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가 가장 많이 알려진 방식이다.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야채국물에 조개를 데쳐 먹은 후 칼국수나 라면을 끓어먹는 방식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3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리는 새조개 장터는 새조개 요리 축제, 맛보기 체험, 해변마라톤 대회, 새조개 캐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광천읍에 있는 광천시장은 200-300미터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새우젓으로 유명하다. 갈산면 옹기마을은 5대째 전통옹기 제조를 고집하고 있는 곳이다. 직접 전통옹기를 만들면 집으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영화 ''조폭마누라‘를 촬영했던 곳으로 눈에 익기도 하다. 매현리에 있는 ‘그림이 있는 정원’이라는 3만평 정도의 아름다운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총 1330여종의 식물을 보유한 수목원이다. 자연 수목과 아름다운 연못과 암석도 볼 수 있어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수목원 시설 이외에도 카페테리아 ‘메이’, 미술관 ‘더 갤러리’ 등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및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하다.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 041-630-1224 ◆뱃사람 해장국의 으뜸 ‘곰치국’ = 삼척은 50개가 넘는 동굴이 발견된 ‘동굴의 도시’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환선굴은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천연기념물 178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약 5억 3천만년 전에 생성된 신비롭고 경이로운 동굴 내부는 긴긴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낸 별천지이다. 곰치는 길이가 1m 가까이 될 정도로 대형 어족이다. 주로 얕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으며, 육식성으로 모든 종류의 어류나 무척추동물을 잘 먹는다. 성질이 사납고 대담하며, 이빨이 날카로워서 잠수부들이 물리는 수도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그물에 곰치가 걸리면 살이 흐물흐물하고 모양이 징그러워 그냥 내다 버렸다. 이때 물속에 빠질때 소리가 ‘텀벙텀벙’ 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생긴 모양과는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 귀하신 몸으로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살이 무른 곰치 몇 토막에 잘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푹 끓여낸 곰치국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살점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뱃사람들에게 해장국 중 으뜸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물곰은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다. 곰치는 얼리면 살이 풀어져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서 삼척, 동해 지역에서만 곰치국을 맛볼 수 있다. 문이 : 삼척시청 관광개발과 033-570-3845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숙성시킨 생선회 ‘숙성시킨 생선회’라 할만한 과메기가 어느 해부터인가 겨울철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6년전까지만 해도 과메기는 향토음식에 불과했다. 싱싱한 생선회도 아니고 비릿한 냄새와 맛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과메기의 인기가 점점 높아져 포장마차나 선술집은 물론이고 고급 일식집에서도 기본 안주로 등장할 정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호남지역에서 홍어가 위세를 펼치고 있다면, 영남지역에는 과메기가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싱싱하지 않지만 과메기도 ‘생선회’다. 과메기가 되기 위해선 3~4일긴 겨울 해풍을 맞으며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기를 반복해야 제맛이 난다. 포항시내에서 호미곶까지 925번 해안도로가 ‘과메기 벨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메기 생산의 최적지다. 과메기란 용어 때문인지 이런 물고기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간혹 있으나 과메기란 ‘숙성된 꽁치회’에 다름 아니다. 물론 60년대만 하더라도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청어 양도 부족하고 기름기가 많다보니 대안으로 꽁치가 애용되기 시작했다. 이 꽁치도 국내산이 아니고 대부분 원양산이다. 겨울철 국내산 꽁치는 살이 실하지 않아 원양산을 사용해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과메기 덕장으론 구룡포가 으뜸이라면 과메기 음식점으로는 포항시내 죽도시장과 근처 과메기 요리 전문식당들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의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 부산 자갈치시장과 함께 전국 5대 재래시장 중의 하나로 꼽히는 죽도시장에는 과거 임금님 진상품이기도 했던 겨울철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포항까지 가서 과메기 말고도 물회와 피데기는 반드시 먹고 가야 하는 음식이다. 포항 겨울 해풍을 맞은 덜 말린 오징어인 피데기도 포항의 별미로 죽도시장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문의 : 포항시 문화공보관광과 054-270-2243 ◆겨울철 먹거리 넘치는 여수 = 남도의 맛은 다채롭기로 소문나 있다. 그중에서도 한려수도 여수의 대표 별미인 금품생이구이, 서대회, 붕장어요리는 제철에 먹지 않을 경우 후회만 남겨준다. 우선 이름부터 약간 생소하지만 정겨움이 묻어나는 ‘금풍생이’는 다른 지방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여수지방의 특산품이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라서 뼈가 억세지만 뼈와 가시에 붙어 있는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 금풍생이는 딱돔의 일종으로 구이 요리가 일반적이다. 이 생선은 여수의 아낙들이 남편에게는 구워주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애인에게만 내놓는다고 해서 ‘샛서방고기’라고 한다. 별칭에 남도의 감칠맛 나는 구수한 향이 묻어 있어서 더욱 구미를 당기는데, 내장은 물론 머리까지 아삭하게 씹어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한다. 대는 생긴 것은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길쭉한 편으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서대회는 서대의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 설탕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밥 한 그릇은 그 자리에서 뚝딱이다.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여수의 자랑거리인 붕장어는 소금유이와 양념구이, 장어뼈와 내장을 넣어 고아낸 장어탕이 침을 흘리게 한다. 최근에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백야도이다. 2005년 4월에 백야대교가 설치되어 차량운행이 가능해졌으며, 여수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통해서도 섬까지 들어갈 수 있다. 문의 : 여수시청 관광문화과 061-690-2036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