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51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극단 ‘행주치마’ 연극배우 강주희씨 그는 학창시절부터 무대 위의 자신을 꿈꿔왔다. 요즘처럼 연예인이 대세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조금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어쩌면 무대 위를 평정하고 있을지도 모를 그의 꿈은 결혼을 하고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그냥 꿈으로만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이란 한 판 연극과 같아서 막이 내려지기 전까지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고 결말이 날지 아무도 모른다. “묻어두기는 했지만 아마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라며 웃는 연극배우 강주희(41)씨. 그는 아줌마가 되어 비로소 자신의 꿈을 펼치고 인생무대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었다. 연극 ‘어린왕자’, 터닝 포인트가 되다 예쁘고 끼 많았던 강주희씨는 학생 때부터 연극에 끌렸다. 그래서 대학도 연극영화과로 진학하고 싶었지만 완고한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일어를 전공하게 됐다고. 그래도 완전히 꿈을 버리지 못했던지 연극동아리를 통해 숨겨진 끼를 발산하기도 했지만 졸업 후 직장생활을 몇 년 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전업주부로 평범하게 살아왔다. “졸업 후 선배가 극단을 만들었는데 그 때 두 달여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죠. 그 때 무대에 오르는 맛이 어떤 것인지 단단히 느꼈어요.” 전업주부로 사는 동안 그 때 느꼈던 무대 위의 감동은 오래도록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 눈에 띈 것은 ‘극단 행주치마 단원 모집’이란 플래카드.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유독 그 글귀가 크게 보였던 것은 아마 늘 마음속에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란 그는 때마침 둘째 아이도 유치원 입학 무렵이라 육아고민도 덜해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고 말한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 고민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극단 행주치마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입단한 극단 행주치마는 단원 모두 열정과 끼가 대단해 주부극단임에도 단시간 내 프로 못지않은 기량을 가진 고양시 대표극단으로 성장했다. 행주치마의 유은홍 단장은 연극계 중진으로 극단 행주치마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열정적인 지도로 단원들로 하여금 많은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강주희씨도 2005년 7월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열린 연극 ‘어린왕자’에서 주인공을 맡으면서 대중에 그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극단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주인공을 맡은 것은 행운이었죠. 때마침 ‘넌센스’라는 큰 공연이 겹쳐 실력 있는 단원들이 그 무대로 빠지는 바람에 얼떨결에 어린왕자를 맡았던 것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어요.” 무대 위의 흥분과 성취감, 힘든 과정도 잊게 해 입단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에 덜컥 주인공을 맡게 되자, 기쁨보다는 겁부터 났지만 정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연극 대부분이 어린 왕자의 대사로 호흡이 긴 대사가 많아 외우는 것이 만만치 않아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줌마니까 그 정도면 됐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았다. 그럴수록 “잘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연습에 몰두했다. “주부가 그것도 돈벌이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집안일도 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금세 지쳤지만 아줌마의 근성이 그 때 발휘되더라고요. 은근과 끈기, 오기로 버텼죠.” 그렇게 무대에 오른 그의 연기는 많은 이들의 갈채를 받았다. 특히 공연을 지켜본 시어른들의 칭찬은 그에게 그 어떤 강장제보다 큰 힘이 되었다. “공연을 끝내고 대기실로 돌아오자 선배언니의 첫 마디가 ‘너 배우하고 하고 싶어서 어떻게 지금까지 집에 있었냐’고 하더라고요. 그 때야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했구나’ 안심이 됐어요.” 무대 위에 오르는 시간은 짧지만 공연을 위한 과정은 길고 힘들다. 하지만 무대 위의 흥분과 성취감이 힘든 과정도 잊게 하고, 누구의 아내 며느리 엄마가 아닌 ‘연극배우 강주희’란 이름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란다. 끈기를 이기는 재능은 없다 연극무대를 통해 ‘강주희’란 이름을 알린 그는 이제 행주치마 단원으로서 뿐 아니라 CF와 홈쇼핑, TV드라마 등 점차 그의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 연극이 무작정 좋아 극단의 문을 두드렸지만 그 작은 시작이 단초가 되어 지금은 경기도 홍보물 등 각종 매체와 홈쇼핑채널, 영화에서 활동을 하게 될 줄은 그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 “유은홍 단장님이 이런 길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렇게 우연치 않게 한 가지 일을 시작하니까 또 다른 일이 연결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분야의 일들이 보이게 되더군요.” 대부분의 주부들이 일을 갖기 원하지만 ‘내가 이 나이에 뭐가 되겠어?’ 하는 생각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이든 시작하면 길이 보인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단다. 또 일단 시작했으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끈기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아직 저도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특히 연기나 CF 등 이 분야는 젊고 예쁜 후배들이 차고 넘쳐요. 미모와 젊음으론 승부가 안 되죠, 하지만 CF감독이나 제작자들이 아줌마 모델이나 연기자를 더 신뢰하는 이유가 있어요. 현장의 특성상 오래 기다려야 하고 열악한 촬영현장을 이겨내야 하는데 이럴 때 아줌마들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 일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금세 튕겨져 나가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30~40대 아줌마 모델의 활동영역이 넓어요.” 끈기를 이기는 재능은 없는 법. 재능이 아무리 많아도 겸손하지 못하고 끈기와 노력이 없다면 어떤 일에서든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연극배우 강주희, 그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 아니라 내면이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我줌마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11
- 강남사람들 - 한국무용 동아리 ‘라성무용단’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고 무대에 오른 한국무용 동아리, ‘라성무용단’ 회원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환하고 예쁘다. 40대~60대 연령층의 주부들이지만 한국무용에 푹 빠진 마니아들답게 자신감과 멋스러움이 넘친다. 거의 매일 만나 무용 연습을 하고 연 13~14회 이상 자선공연을 펼치는 회원들이라 주부우울증이라는 말은 일찌감치 떨쳐버린 듯하다. 여느 전문 공연단 못지않은 실력으로 지난 5월, 과천 주부문화예술제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무용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나성자 강사는 “그동안 자선공연 위주로 활동을 해 오다가 상을 받게 돼 회원들 모두 실력을 검증받은 셈이라 기쁨이 컸다”며 “가족들보다 더 자주 만나 회원들 간의 유대감이 남다르며 서로 아끼고 챙겨주는 한 식구다”고 전했다. 우리 몸에는 우리 춤이 최고! 라성무용단은 10여 년 전, 구립서초여성회관에서 한국무용을 지도하던 나성자 강사에게 어버이날 공연 요청이 들어오면서 수강생들 위주로 팀을 모아 결성된 동아리이다. 현재 13명의 회원들이 언제라도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매일같이 연습을 하고 있다. 회원들마다 한국무용을 시작한 계기도 다양하다. 2000년도부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팀의 막내, 이은진(42) 회원은 “워낙 몸이 약해 운동 대신 결혼 전에 6개월 정도 배운 적이 있었던 한국무용을 택했는데, 이제는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도 듣고 활기가 넘치게 살고 있다”며 “딸에게 무용을 가르쳐 주기도 했는데 아이들에게 우리 가락과 무용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스포츠댄스를 몇 년간 하다가 한국무용을 처음 접해본 이영숙(53) 회원은 “빠른 음악만 듣다가 한국무용을 해보니 처음에는 너무 느린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알수록 깊이가 있고 무게가 있는 춤이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역시 우리 음악, 우리 춤이 꼭 맞아 주변에 권유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무용을 오래한 회원들은 한결 같이 주변에서 예뻐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우리무용을 하면서 분위기에 맞춰 몸가짐이 단아해지고 마음까지 고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강에도 도움이 돼 몸매가 좋아지고, 항상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해 인상까지 좋아지는 덕분이다. 멋스러운 우리 춤이 준 행복 라성무용단 김옥자(61) 회장은 “정적인 면과 동적인 면을 다 갖추고 있어 멋스럽다. 우리가락이라 들으면 익숙하고 흥겨우며, 하면 할수록 깊고 심오한 멋이 있다”고 한국무용의 장점을 말했다. 나성자 강사가 평소 회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 바로 ‘모든 춤 동작에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용은 주부들에게 심신 양면으로 도움이 된다. 무릎관절이나 오십견에도 무용 동작들이 도움이 되고 공연을 할 때마다 모든 동작들을 다 외워야 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회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다. 7년 정도 활동한 천기화(53) 회원은 “차분한 음악을 듣다보니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항상 즐겁게 연습해 가족들도 좋아한다”며 “여러 가지 무용 중에서 북춤(삼고무)이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소리 자체가 시원해 가장 좋다”고 전했다. “집에만 있으면 허무하고 우울할 텐데 회원들을 만나 즐겁게 연습하는 여기가 바로 나에겐 천국이다. 이 나이에 예쁘게 꽃단장하고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신점자(59) 회원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무용을 배우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랐다. 한국무용 강좌를 들으면서 동아리 활동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함께할 수 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12
- 가족과의 첫 여행,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지난 7월 17일 개소한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개소와 함께 첫 사업인 ‘제 1회 가족 여행지원 사업’을 시행했다. 원주에 사는 장애인 가족들이 여름을 맞이하여 여행 계획을 세워 계획서를 내면 이들 가족 중 5가족을 뽑아 40만원을 지원해주는 행사였다. 이번 제 1회 장애인 가족여행 지원공모전에는 총 17팀의 가족이 지원했는데 다들 어찌나 여행 계획이과 사연이 독창적이고 안타까운지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해당 가족을 추려내느라 무척 고심했다고 한다. 누군가가 삶은 여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껏 이렇다 할 여행 한 번 못 해본 이들에게 삶은 그저 힘든 여행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장애인 가족 지원센터에서 지원받아 다녀온 이들의 가족여행은 단순히 여름날의 휴가가 아닌 평생을 지탱해 줄 삶의 에너지가 될는지도 모르겠다. ##뇌병변을 앓고 있는 7살 태윤이 가족...여행 후 아이가 달라졌어요! 뇌병변을 앓고 있는 7살 태윤이는 100cm키에 몸무게가 11kg. 유치원도 다니고 글도 쓰는 또래 아이들과 달리 작은 체구의 태윤이는 이제 겨우 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태윤이네 가족에게 신나는 일이 일어났다. 늘 빠듯한 형편 때문에 여행을 엄두도 못했던 태윤이네 가족이 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공모전에 뽑혀 40만원을 지원받게 된 것! 아이를 데리고 나가면 쳐다보는 주위의 시선이 더 힘들어 그 흔한 가족 여행 한 번 계획하지 못했는데 이 기회를 빌려 아이와 함께 떠나는 첫 여행을 준비했다고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한 첫 여행. 하지만 태윤이와 태윤이 어머니 김미림씨 등 모두 6명이 함께 한 여행은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여행 경비 지출금액을 영수증으로 내야 하는데 웬만한 펜션은 카드를 받지 않았다. 처음에 잡았던 펜션도 카드 결제가 되질 않아 취소해야 했고 그 다음으로 잡은 펜션은 인원초과로 불허. 그래서 결국엔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추천한 곳으로 갔다고 한다. 7살 태윤이의 엄마 김미림(단구동)씨는 “펜션 잡느라 정말 힘들었어요”라는 말과 함께말문을 열었지만 휴가지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힘들었던 기억은 이내 사라진 듯하다. 평창의 한 펜션에서 머물고 다음날 찾아간 곳은 휘닉스파크 내 블루캐니언. 아이를 쫓아다니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밝게 웃는 태윤이를 보니 맘이 더 흐뭇했다고 한다. 여행 후 아이 치료 차 찾은 곳에서 치료사 선생님 모두 입을 모아 “태윤이가 달라졌어요!”라며 칭찬을 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태윤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돼 다른 때와 달리 치료도 잘 받고 표정이 밝아진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며 즐거워했다. ###복합 장애를 가진 7살 동엽이 가족 ...이제야 다녀온 신혼여행 뇌병변과 언어장애를 앓고 있는 7살 동엽이, 그런 동엽이는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은 동엽이 아빠와 그런 가족을 돌보고 있는 엄마 이렇게 셋이 살고 있다. 결혼할 때부터 남편이 한쪽 시력을 잃었던 터라 신혼여행은 꿈도 못 꿨다고 한다. 그래서 동엽이 어머니 강순희(태장동)씨에게는 이번 여행이 신혼여행이나 다름없었다며 수줍게 말한다. 남편과 아들이 장애가 있다 보니 밖에 나가 직장 생활도 못하고 그저 기초생활비만 겨우 받아 생활하고 있는 처지라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 동엽이 어머니 강순희씨는 “동엽이가 워낙 물놀이를 좋아한다”라며 “블루 캐니언에 가서 아침 9시에 들어가 오후 7시까지 나올 줄 모르고 노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신났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남편과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무척 부담스러워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을 다녀온 후 거창하진 않더라도 가족끼리 자주 다녀야겠다”라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여행 내내 짜증한번 내지 않는 아들을 보면서 그간 내가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마저 했다고 강순희씨는 덧붙인다. ##제 1회 장애인 가족 수기 공모전 원주시 장애인 가족지원센터에서는 장애인으로서 또는 장애인 가족으로서 겪었던 진솔한 감동실화를 공모한다. 대상 1명과 최우수상 2명 등 모두 8명을 뽑는 이번 공모에서 대상 1명 에게는 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접수: 9월 7 ~ 23일 문의: 762-5998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11
- [주말을 여는 책]일본문화의 원류를 파헤친 ‘일본사회 일본문화’ 이토 아비토 지음/ 임경택 옮김 도서출판 소와당/ 1만 8000원 북쪽 오호츠크 해안에 얼음 덩어리가 떠다니는 겨울철에도 남쪽의 태평양 제도 일대에는 산호초 사이로 열대어가 헤엄쳐 다니는 나라가 일본이다. 높은 산맥으로 가로막힌 혼슈 서쪽 지역에서 눈이 2m나 높게 쌓이는 동안에도 관동지방에서는 건조한 계절풍으로 오히려 화재 예방책이 논의되곤 한다. 이처럼 다양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일본인들의 문화적 특질을 한마디로 간단히 정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이 기후와 지리적 여건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흔히 거론되는 사무라이 기질도 서로 깍듯이 예의를 지키면서도 어느 한쪽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야만 칼을 거둘 정도로 극단적인 양상을 지닌다. 때로는 겉과 속이 다르다며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를 얘기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어느 일면에 대한 평가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를 통해 일본인의 예술적 소양과 예의범절 및 무(武)에 대한 숭상의식을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했으나 역시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다. 우리가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르는 것도 역사.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도 쉽게 간파할 수 없는 문화적 속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쿄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인 이토 아비토(伊藤亞人)가 써낸 ‘일본 사회, 일본 문화’는 일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실마리를 제시한다. 그동안 현장답사를 통해 두루 습득한 몽골과 중국에 관한 연구의 비교로 인해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한국에서의 연구 업적도 상당하다. 특히 전남 진도를 대상으로 오랫동안 답사연구를 진행했는데, 스스로 진도를 ‘제2의 고향’이라 부를 정도다. 지난 2003년에는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우리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의 번역은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전북대에 재직중인 임경택 교수가 맡았다. 일본 문화현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결론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일본이 과거 중화문명의 세계관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으며 이로써 지금까지도 토착적인 신앙에 기반을 둔 민속문화가 생활의 준거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동아시아 대륙과 떨어져 있었으므로 문화도 주변에서 맴돌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불교만 해도 언어적 논리에 따라 교의를 받아들였다기보다 다도(茶道)나 꽃꽂이 같은 물적 표상이나 실천을 매개로 감각적이며 즉물적으로 스며들었다는 얘기다. 이렇듯 불교가 제 모습에서 벗어난 토착 종교로 변모한데다, 기독교도 100여년 간에 걸친 선교활동에도 불구하고 개종자가 그렇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유교의 정신세계를 제대로 수용한 것도 역시 아니다. 결정적인 요인은 모든 분야에서 논리성과 체계성을 은근히 거부하는 몸에 밴 습성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사회에서는 언어적 논리에 능란할수록 다른 사람을 현혹시킬지도 모른다는 경계의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연한 논리보다는 다원적이며 종합적인 사고가 존중받는 풍토다. 일본이 메이지(明治) 이래 서구 문물을 적극 받아들였으면서도 여전히 전통사회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를테면, 섬나라라는 주변적 위치에 언어적 논리보다 즉물적 감각에 더 의존하려는 습성이 일본 문화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에(家)’다. 우리말의 ‘집’이나 ‘가족’, 중국어의 ‘지에(家)’, 또는 영어의 ‘family''''와도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자는 굳이 ’이에‘라는 표현을 고집한다. 생산.소비 활동을 포함해 지역사회의 기본적인 구성단위로 간주됐으며 의식주와 노후 봉양까지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터전이라는 점에서는 우리의 가족관계와 비슷하다. 그러나 가내 상점의 경우 혈연관계가 아닌 외부인까지도 오래 동거하여 신뢰도가 높아지면 친족 이상의 일원으로 간주한다는 점이 다르다. 일본 TV드라마에 곧잘 등장하는 오랜 전통의 상가나 요릿집, 여관 등 시니세(老鋪)의 가업전수 얘기들이 바로 이러하다. 반면 실제로 핏줄을 나눈 가족관계라도 후계자로 지목된 경우를 제외하면 집에서 떨어져 나가 별도의 ‘이에’를 창설하든가, 아니면 다른 ‘이에’에 몸을 의탁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본래 속했던 ‘이에’에서의 발언권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이다. 가족이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위치에 걸맞는 발언권을 인정받는 우리와는 사정이 딴판이다. 상점의 이름도 ‘이에’의 고유 명칭을 사용하게 되며 특정인을 가리킬 때도 개인의 이름보다는 ‘이에’의 이름을 써서 ‘OO네 큰아들’, ‘OO네 며느리’ 등으로 부르는 게 보통이다. 개인의 개성이나 실력보다는 그가 속한 ‘이에’를 준거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부계(父系) 계통에 기초한 계보적인 조상관이 발달하지 못했다. 조상에 관한 기록이 전해지는 것은 황실이나 귀족, 또는 일부 무가(武家) 정도에 한정되어 있다. 그나마도 직계의 계승 라인을 보여주는 것으로 직계에서 갈라진 방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머무는 게 일반적이다. 주변 물건에 대한 인식도 독특한 편이다. 민간신앙에서는 자연계의 나무와 바위, 동물에도 나름대로의 영적인 주체를 상정해 왔다. 풀꽃을 단순한 장식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서양 사회에서처럼 소득이 늘어난다고 덩달아 꽃의 소비 확대를 바라기 어렵다. 특히 집안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빗자루와 짚신, 부채 등에는 무언가 영적인 것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부녀자들이 바느질하다가 부러진 바늘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한꺼번에 위로의 공양을 올리는 것이 그러한 사례다. 붓이나 식칼, 젓가락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식이 이뤄지는데 신사나 절의 경내에 바늘이나 붓, 부채 등의 무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재일 조선인에 대해서도 일본 사회로의 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재일교포라는 범주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민족에 대한 귀속의식, 혈연관계, 언어생활 등에서 세대에 따른 차이가 크고 중층적이며 다의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결혼문제만 하더라도 의식적으로 혈통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곤란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허영섭 칼럼니스트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11
- (사진)삼성전자, 하우젠 버블 혼수체험단 모집 삼성전자가 가을 혼수철을 맞아 새내기 예비 신부들이 최신형 하우젠 버블 세탁기를 직접 사용해보고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버블 세탁기 혼수 체험단’을 오는 22일까지 모집한다. 30명의 체험단은 3주 동안 하우젠 버블 세탁기를 사용하고 하우젠 버블 마니아 온라인 카페와 개인 블로그에 체험기를 올리게 된다. 체험 미션을 가장 우수하게 수행한 참가자 5명은 150만원 상당의 ‘하우젠 2세대 버블’을 최대 93% 할인된 가격인 10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나머지 25명의 블로거도 활동 성과에 따라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9월에 결혼을 한 새내기 신부와 예비 신부는 하우젠 버블 마니아 온라인 커뮤니티(cafe.naver.com/hauzenbubble2008)를 통해 체험단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11
- 홀로 남은 이희호의 순애보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 20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서 생의 반려자이자 동지로 ‘동행’했던 47년을 떠올리면 써내려간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안겨 보냈다. 이 여사가 자랑스러워한 김 전 대통령의 영욕의 삶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아내가 없었다면 내가 오늘날 무엇이 되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여사 자신의 삶이기도 했다. 유복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화목한 유년기를 보낸 이 여사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당시에는 드물게 미국 유학까지 한 엘리트 여성운동가였다. 1951년 피란지 부산에서 지인의 소개로 김 전 대통령과 몇 차례 대면했던 이 여사는 10년 뒤 첫 부인과 사별한 그를 재회, 1962년 운명적인 결혼에 이르게 된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계속된 출마와 낙선으로 빈털터리 정치적 낭인에 불과했지만 이 여사는 가족과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고 결혼을 선택했다. 이 여사 스스로 “꿈이 큰 남자의 밑거름이 되자고 결심하고 선택한 결혼”이라고 밝혔듯 김 전 대통령이 옥고를 치를 때는 옥바라지로, 미국 망명 때는 후견인으로, 가택연금 때는 동지로, 야당 총재 시절에는 조언자로 정치 역정을 함께 했다.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남편이 진주교도소에 구금되자 이 여사는 진주와 서울에서 일주일씩 지내며 남편 곁을 지켰다. 면회는 한 달에 한번뿐이지만 가족에 가까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이 여사는 수감중인 남편에게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다. 겨울에도 안방에 불을 넣지 못하게 했다. 유난히 추위를 타는 남편이 영하의 감방에서 떨고 있는데 혼자서 따뜻하게 지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사형 판결을 받았을 때는 지미 카터 미 대통령에게 구명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구명 운동을 벌였고, 각종 선거 때는 전국을 누비며 헌신적으로 지원유세를 펼쳤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늘 공식석상에 남편과 함께 했다. 2007년 재보선과 2008년 총선에서 차남 홍업씨를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저서 ‘내가 사랑한 여성’에서 “내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바로 아내와의 헤어짐이 너무도 아쉽고 슬프기 때문일 것입니다”라는 말로 아내를 향한 무한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2009년, 남편이 병마와 사투를 벌일 때 87세의 연로한 몸으로 매일같이 눈물로 기도하며 병상을 지켰던 이 여사는 결국 생애를 공유했던 반려자를 먼저 보내고 홀로 남게 됐다. 연합뉴스 김정은 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8-24
- [밥일꿈]소원을 말해봐? 소원을 말해봐? 정은영 (PCA생명 마케팅팀 부장) 어릴 적엔 꿈이 많았던 것 같다. 노래도 하고 싶고, 의사도 되고 싶고 해서 초등학교 시절 나의 꿈은 노래하는 의사였던 것 같다. 그 꿈이 황당하긴 했지만, 둘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던 시절이고, 열심히만 하면 다 가능할 것 같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미래에 대한 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나의 모든 인생계획은 한달 단위이다. 이번 달에 어떤 어떤 일들을 처리해야 하고, 이번 달에 얼마만큼의 생활비를 써야 하고, 이번 달에 얼마큼의 저축을 해야 하고 …. 이제 모든 일은 꿈보다는 하루 하루를 처리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일단 아무 생각하지 말고, 돈을 모으자. 돈을 모으면 만사 오케이다. 어느 퇴직한 공무원 이야기 남 부러울 게 없는 퇴직한 공무원. 공무원 연금을 받으며 사시는 그 분은, 소위 시부모 0순위이시다. 요즘 결혼할 때, 제일 먼저 보는 조건이 연금받는 시부모란 애기가 있다. 늙어서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는 시부모가 혼수 제1 조건이 되어버렸다. 며느리와 자녀에겐 일등 아버지, 시아버지가 되셨지만, 정작 본인은 어떨까?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딱히 할 일이 없으신 그 분은 매일 동네 뒷산을 돌고 온 후, 아침 드라마를 보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아침 드라마를 다 보아도 11시밖에 되질 않았다. 오후시간은 더 막막하다. 집에서 인터넷 바둑을 하고, 책을 몇 페이지 읽다가 낮잠을 잔다. 그리고 늦은 오후가 되고 아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6시쯤 돌아온 아내가 차려주는 저녁을 먹고, 저녁 TV을 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일은 무얼 해야 하나 …. 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고 은퇴 후에 무엇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모았을 뿐이다. 그런데, 막상 은퇴하고 보니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자니 자신이 없고 두려울 뿐이다. 30~40대에, 60대의 은퇴 후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보지 않은 사람은 위의 퇴직한 공무원처럼 하루하루를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다시 꾸는 꿈 [매직넘버] 은퇴 후에 골프를 원없이 치겠다, 여행을 가겠다라는 것은 은퇴 후 꿈이 아니다. 한달 30일 중에 골프 2~3일, 해외여행 5일을 갔다 온다고 해도 나머지 20일은 무엇을 하면 보낼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막연히 ‘시골로 내려가 농사 지으며 살겠다’가 아니라, “[55]세가 되면 경기도 여주에 [500평]의 농장을 마련하여 남편과 귀농해서 살겠다”라고 나만의 [매직넘버]를 만들어보자. 나만의 [매직넘버]로 소원을 말해보자. 매직램프의 지니가 올지도 모른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09
- 주말을 여는 책] 일본 사회, 일본 문화 허영섭(칼럼니스트) 일본문화의 원류를 파헤친 ‘일본사회 일본문화’ 이토 아비토 지음/ 임경택 옮김/ 도서출판 소와당/ 1만 8000원 북쪽 오호츠크 해안에 얼음 덩어리가 떠다니는 겨울철에도 남쪽의 태평양 제도 일대에는 산호초 사이로 열대어가 헤엄쳐 다니는 나라가 일본이다. 높은 산맥으로 가로막힌 혼슈 서쪽 지역에서 눈이 2m나 높게 쌓이는 동안에도 관동지방에서는 건조한 계절풍으로 오히려 화재 예방책이 논의되곤 한다. 이처럼 다양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일본인들의 문화적 특질을 한마디로 간단히 정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이 기후와 지리적 여건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흔히 거론되는 사무라이 기질도 서로 깍듯이 예의를 지키면서도 어느 한쪽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야만 칼을 거둘 정도로 극단적인 양상을 지닌다. 때로는 겉과 속이 다르다며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를 얘기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어느 일면에 대한 평가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를 통해 일본인의 예술적 소양과 예의범절 및 무(武)에 대한 숭상의식을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했으나 역시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다. 우리가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르는 것도 역사.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도 쉽게 간파할 수 없는 문화적 속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쿄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인 이토 아비토(伊藤亞人)가 써낸 ‘일본 사회, 일본 문화’는 일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실마리를 제시한다. 그동안 현장답사를 통해 두루 습득한 몽골과 중국에 관한 연구의 비교로 인해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한국에서의 연구 업적도 상당하다. 특히 전남 진도를 대상으로 오랫동안 답사연구를 진행했는데, 스스로 진도를 ‘제2의 고향’이라 부를 정도다. 지난 2003년에는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우리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의 번역은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전북대에 재직중인 임경택 교수가 맡았다. 일본 문화현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결론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일본이 과거 중화문명의 세계관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으며 이로써 지금까지도 토착적인 신앙에 기반을 둔 민속문화가 생활의 준거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동아시아 대륙과 떨어져 있었으므로 문화도 주변에서 맴돌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불교만 해도 언어적 논리에 따라 교의를 받아들였다기보다 다도(茶道)나 꽃꽂이 같은 물적 표상이나 실천을 매개로 감각적이며 즉물적으로 스며들었다는 얘기다. 이렇듯 불교가 제 모습에서 벗어난 토착 종교로 변모한데다, 기독교도 100여년 간에 걸친 선교활동에도 불구하고 개종자가 그렇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유교의 정신세계를 제대로 수용한 것도 역시 아니다. 결정적인 요인은 모든 분야에서 논리성과 체계성을 은근히 거부하는 몸에 밴 습성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사회에서는 언어적 논리에 능란할수록 다른 사람을 현혹시킬지도 모른다는 경계의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연한 논리보다는 다원적이며 종합적인 사고가 존중받는 풍토다. 일본이 메이지(明治) 이래 서구 문물을 적극 받아들였으면서도 여전히 전통사회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를테면, 섬나라라는 주변적 위치에 언어적 논리보다 즉물적 감각에 더 의존하려는 습성이 일본 문화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에(家)’다. 우리말의 ‘집’이나 ‘가족’, 중국어의 ‘지에(家)’, 또는 영어의 ‘family''와도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자는 굳이 ’이에‘라는 표현을 고집한다. 생산.소비 활동을 포함해 지역사회의 기본적인 구성단위로 간주됐으며 의식주와 노후 봉양까지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터전이라는 점에서는 우리의 가족관계와 비슷하다. 그러나 가내 상점의 경우 혈연관계가 아닌 외부인까지도 오래 동거하여 신뢰도가 높아지면 친족 이상의 일원으로 간주한다는 점이 다르다. 일본 TV드라마에 곧잘 등장하는 오랜 전통의 상가나 요릿집, 여관 등 시니세(老舖)의 가업전수 얘기들이 바로 이러하다. 반면 실제로 핏줄을 나눈 가족관계라도 후계자로 지목된 경우를 제외하면 집에서 떨어져 나가 별도의 ‘이에’를 창설하든가, 아니면 다른 ‘이에’에 몸을 의탁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본래 속했던 ‘이에’에서의 발언권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이다. 가족이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위치에 걸맞는 발언권을 인정받는 우리와는 사정이 딴판이다. 상점의 이름도 ‘이에’의 고유 명칭을 사용하게 되며 특정인을 가리킬 때도 개인의 이름보다는 ‘이에’의 이름을 써서 ‘OO네 큰아들’, ‘OO네 며느리’ 등으로 부르는 게 보통이다. 개인의 개성이나 실력보다는 그가 속한 ‘이에’를 준거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부계(父系) 계통에 기초한 계보적인 조상관이 발달하지 못했다. 조상에 관한 기록이 전해지는 것은 황실이나 귀족, 또는 일부 무가(武家) 정도에 한정되어 있다. 그나마도 직계의 계승 라인을 보여주는 것으로 직계에서 갈라진 방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머무는 게 일반적이다. 주변 물건에 대한 인식도 독특한 편이다. 민간신앙에서는 자연계의 나무와 바위, 동물에도 나름대로의 영적인 주체를 상정해 왔다. 풀꽃을 단순한 장식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서양 사회에서처럼 소득이 늘어난다고 덩달아 꽃의 소비 확대를 바라기 어렵다. 특히 집안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빗자루와 짚신, 부채 등에는 무언가 영적인 것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부녀자들이 바느질하다가 부러진 바늘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한꺼번에 위로의 공양을 올리는 것이 그러한 사례다. 붓이나 식칼, 젓가락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식이 이뤄지는데 신사나 절의 경내에 바늘이나 붓, 부채 등의 무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재일 조선인에 대해서도 일본 사회로의 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재일교포라는 범주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민족에 대한 귀속의식, 혈연관계, 언어생활 등에서 세대에 따른 차이가 크고 중층적이며 다의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결혼문제만 하더라도 의식적으로 혈통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곤란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10
- 부부의 성 부부의 성(性)은 행복한 가정으로 통하는 문과도 같다. 그러나 그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굳게 닫힌 경우가 있어 그 열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K씨는 50세의 중소기업 사장으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활동적인 기업인이다. 그런 K씨에게도 최근에 남모르는 고민이 생겼다. 10년 전에 부인과 사별하고 남매를 키우며, 회사 일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회사는 안정 기반을 갖추었으며, 1년 전부터는 30대 후반의 여성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이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 발기가 되지 않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이런 경우가 몇 차례 반복되면서, 결혼을 생각하던 K씨는 큰 실망을 했다. 평상시에는 영화를 보는 중에도 간혹 발기가 되곤 해 이런 일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임포텐스, 즉 발기 부전증이다. 성인이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으로, 기질성 원인이 30-40%이고, 심인성 원인이 60-70%를 차지한다. 기질성 원인의 첫째는 당뇨, 노화, 술, 담배 및 약물 남용 등이다. 특히 당뇨는 음경 동맥경화를 정상인보다 10년 정도 앞당기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둘째는 음경혈관장애, 뇌종양, 파킨슨씨병, 다발성 경화증 등 신경계 장애나 척추 손상으로 인해 생긴다. 셋째는 테스토스테론 및 프로락틴 호르몬의 부족이다. 심인성 원인은 섹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생기는데, 정신적 요소 또는 인간관계의 요소, 종교적 및 문화적 영향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K씨의 경우도 심인성 원인으로 생긴 발기 부전이다. 기질성이냐 심인성이냐 하는 것을 구별할 때는 수면 중의 발기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부부생활에서 발기 부전증을 호소해도 수면 중에 발기가 일어나면 이것은 기질적 원인이 아니라 심인성 장애인 것이다. 한방에서는 임포텐스의 원인을 과도한 자위나 섹스로 인해 열 에너지원이 고갈되어 생기는 신양허, 지나친 근심, 걱정으로 심장과 비장을 모두 손상하여 생기는 심비양허, 초조, 불안 및 두려움에 의해 신장을 손상한 경공상신, 비만한 사람이 기름진 음식과 술을 지나치게 즐기면서 생기는 습열하주 등으로 보고 각각의 원인에 따라 우귀환, 귀비탕, 정지환, 용담사간탕 등을 처방한다. K씨도 한방 치료를 통해 약 3개월후에는 완전히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되어 생활에 활기가 생기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SH한의원 한상협 원장 김영서 기자 ys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9-09
- 기고 “등록금 빚더미 걱정은 더 커졌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성공회대 외래교수)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 사람을 잘 챙겨야 국민도 살고 나라도 산다. 사람을 챙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과 보육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이야기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의 실상, 사람챙기는 실상을 보면, 너무나 답답하기만 하다. 교육과 관련해 소름끼치는 경쟁교육, 공포의 교육비를 떠 올리는 것은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희망과 연대가 넘치는 교육, 부담없이 누구나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교육비 정책이 왜 우리는 안된단 말인가. 그런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가 시행된다는 것이다. 집집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동록금 고지서라는 말이 나돌고,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1만 4천여명이 넘어서는 황당한 상황에서, 취업 후 일정소득이 발생한 시점부터 등록금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사실상의 ''등록금 후불제''가 도입된다고 하니 다들 일단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대학생-학부모와 참여연대, 교수노조, 등록금넷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간절하게 등록금 후불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해왔다. 돌이켜보면 ‘등록금 천만원 시대’라는 표현은 부정확한 표현이었다. 정확히는 ‘등록금만 천만원 시대’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주요 대학 보통의 대학생들이 1년에 납부해야할 등록금이 천만원을 넘어선 것뿐만 아니라 실제 그들이 부담해야할 학습비, 교통비, 생활비, 주거비 등을 감안하면 1년에 대학생들이 2천만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해외연수라도 하게 되면... 그래서 국민들 사이에서, ‘정말 교육(비) 때문에 너무 힘들다’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2008년 기준 1.19명대로 추락한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등록금 후불제’뿐이다. ‘등록금 상한제’ 관련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 등록금 후불제는 등록금 상한제와 함께 가야 그 실효성이 확보되는 제도이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등록금 후불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힌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도 모두 등록금 상한제를 함께 실시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초고액 등록금과 등록금을 10% 안팎 과도하게 올리는 관행을 개선하지 않고 등록금 후불제만 도입하게 되면, ''등록금 빚더미 시대''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빚더미 시대''가 졸업 후 돈 번 이후로 미뤄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학들이 등록금을 더 많이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기에 ‘더 많은 빚더미 시대’가 될 우려가 매우 커지고 있다. 졸업 후 겨우 취업을 해서 효도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고, 내 집 마련도 해야 하는데 매달 몇 십만원씩, 몇 십년간 학자금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청년 세대들에게 또 다른 부담과 고통을 주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만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등록금 후불제도의 경우, 학생이 필요로하는 등록금액 전액을 정부가 한국장학재단의 예산과 채권 발행을 통해 빌려주고 이자의 일부를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에 등록금 원금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이 정부 들어 정부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등록금 후불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라도 등록금 후불제는 등록금 상한제와 한 몸처럼 도입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명박-한나라당 정부의 원래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도 사실은 국가의 재정 지원을 늘려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으로 그 맥락상 ''등록금 상한제''와 유사하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제출한 등록금 상한제 관련 법률이 계류 중에 있다. 가계 소득의 일정 범위 이상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없도록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고(독일처럼 한 학기에 70만원 상한선이 규정돼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매년 오르는 등록금 인상률도 물가인상률 이상으로는 오르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도 부수적으로 담고 있다. 하나 더 얘기하자면, 취업후 상환시 이자율을 얼마로 할 것인가가 큰 문제이다. 정부는 5% 안팎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초고액 등록금이 뒤로 이전되는 가운데, 이자까지 5% 안팎을 지불하게 되면,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땅의 청년들은 취업 후 결혼이나 내 집 마련은 꿈도 꿀 수 없는 ''청년 빚쟁이''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왕 한국장학재단을 만들었다면 과감하게 무이자로 원금만 상환 받는 정책이 절실한 것이다. 등록금 상한제와 함께 하는 등록금 후불제 도입, 등록금 후불제와 함께 상환 시 과감함 무이자 정책이나 선진국처럼 최소 금리 적용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등록금 문제가 해결됐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은 부자감세와 4대강 죽이기로 2010년 예산에서 민생 예산, 그중에는 대학생 장학금 예산도 깎는 것으로 돼 있어 벌써부터 많은 국민들을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