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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칼럼>인간존중 기업경영의 승리 인간존중 기업경영의 승리 김영호 (시사평론가 언론광장 공동대표) IMF 사태는 참혹했다. 금리폭등, 환율폭등, 물가폭등, 집단도산, 대량해고, 임금삭감, 자살속출, 가정파탄, 학업포기 등등…. 하루아침에 내습한 경제파탄은 온 나라를 초토화하는 핵탄의 위력을 발휘했다. 나라가 망하는구나 하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외자를 유치하여 나라를 살리려면 해고가 자유로워야 한다는 쪽으로 소리가 모아졌다.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김대중 정권이 미국식 고용제도를 도입했다. 호황-불황에 따라 고용-해고를 자유롭게 만든 것이다. 해고를 제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단시일내에 외자도입과 기업회생을 촉진한다는 정책구상이다. 먼저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을 단행하고 그 다음 고용창출을 통해 실업문제를 해결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구조조정을 인력감축으로 알고 인건비 절약에만 주력한다. 그 까닭에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여기에다 급속히 진전되는 자동화-전산화가 ‘무고용 성장’(jobless growth)으로 나타나 한몫 한다. 우리은행이 던진 신선한 충격 IMF사태 이후 10년이 지났다. 명예퇴직이니 조기퇴직이니 해서 무더기로 직장에서 쫓겨났다. 신규직은 되도록 비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정부는 전체 노동자의 35.5%인 546만명이 비정규직이라고 말한다. 이에 맞서 노동계는 전체의 55.0%인 845만명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맞든 틀림없는 사실은 비정규직이 양산된다는 점이다. 같은 일을 해도 돈을 절반밖에 못 받는다. 밥 먹으러 갈 때도 따로 간다. 더러는 사내식당의 식단이 다르고 통근버스가 있어도 타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에 떤다. 신분제도나 다름없는 인간차별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이 높다. ‘살인자 자본주의’(killer capitalism)라는 것이다. 경기변동에 대비하여 사내에 잉여인력을 유보하기보다는 해고를 상시화한다. 사원복지보다는 주주이익을 중시한다. 주가를 띄우고 배당을 늘리려고 수시로 감원한다. 그 결과 훈련된 인력 부족으로 경기상승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기업경쟁력이 약화된다. 고용불안이 미국사회를 빈민화시킨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절도, 폭행, 살인 등 범죄증가는 물론이고 자살, 이혼, 질병도 노동정책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해고의 공포가 노동자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어 알코올 중독, 마약복용도 늘어난다고 한다. 미국식 노동제도가 이 나라에도 많은 문제점을 던진다. 상시적 해고가 자리를 잡으면서 마흔이 넘으면 하루살이 마냥 고용불안에 떨며 산다. 중산층을 급속히 붕괴시키고 세대간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되는 고용구조가 직종간-직무간의 갈등양상을 빚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구조의 양극화로 치닫는다. 고용불안→사회불안→정치불안으로 이어지는 연쇄파동으로 계층간-세대간의 마찰음이 높다. 인간부재의 고용구조가 빚는 갈등구조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 12월 우리은행의 노사합의는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전체 직원의 28%인 비정규직 315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고용보장과 복리후생에서 정규직과 같이 대우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임금격차를 어떻게 완화해 나가느냐는 난제이다. 하지만 정규직이 임금동결이라는 희생을 감수한다는 점에서 쉬운 결단이 아니다. 비정규직은 임금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차별이다. 이런 고용구조에서는 창의성, 자발성을 기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캐논은 뜨고 소니는 지고 1990년대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에서도 해고선풍이 불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뿌리 깊은 나라에서 많은 기업들이 전통적인 연공서열, 종신고용의 경영방식을 버렸다. 그리곤 주주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식의 능력주의, 성과주의를 채택했다. 그러나 연공서열을 파기하되 종신고용은 고수한 캐논은 일본 전자산업의 승자로 뜨고 있다. 대조적으로 전자산업의 대명사인 소니는 지는 모습이다. 2005년 외국인 CEO를 영입하여 종업원 1만명 감축과 11개 공장폐쇄를 단행했지만 경영개선의 효과가 크지 않는 모양이다. 일본이 낳은 위대한 기업인,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인재중시, 노사협력, 종신고용을 기업경영의 가장 큰 덕목으로 꼽았다. 그가 창업한 마쓰시타전기는 내셔널과 파나소닉이란 브랜드를 두 손에 들고 세계 20위의 다국적기업으로 우뚝 섰다. 65세 정년을 자랑하는 도요타는 미국의 GM를 위협하며 세계 자동차의 최강자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인간존중의 기업경영이 일군 승리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2
- 상생 통한 사회융합으로 갈등 극복해야 삶의 질 높이는 사회적 자본 투자 필요 창조적 인재 키울 공교육 혁신 절실 지구상에는 220여개 국가가 있지만 이중 인구 1백만명 이상으로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국가는 2005년 기준으로 미국 일본 영국 등 17개 국가가 있을 뿐이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문턱에 해당하는 2만 달러 국가는 스페인 싱가포르 등 6개 국가가 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선진경제로 가는 길은 그만큼 쉽지 않다.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은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을 비롯해 일찍이 선진국에 진입한 10위권 이내의 국가들 중에서 탈락한 국가는 아직까지 없다”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선진국이라는 성채는 그만큼 높다”고 말했다. 우리는 1995년 1만 달러를 달성한 이래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잠시 1만 달러 아래로 추락했지만 2005년 1만 6000 달러로 올라섰고 내년이면 사실상 2만 달러 소득이 확실시 된다. ‘한강의 기적’과 1987년 이후 ‘민주화 10년’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한 이래 1만 달러를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33년에 불과하다. 영국은 1769년 산업혁명 이후 218년이 지난 1987년에 1만 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은 128년이 소요됐고 일본은 1867년 메이지 유신을 시작한 이래 114년이 지난 1981년에 1만 달러 국가가 됐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한국은 3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황폐한 제3세계 국가에서 충분히 개발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1만 달러 달성 속도 가장 빨라 = 2007년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 도달할 경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약 13년이 걸린 셈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 1970년대~80년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평균 9.2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OECD 선진국들이 밟은 경로를 통해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OECD 국가들이 선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해간 반면 우리나라는 식민지 경험이 있는 후진국에서 2만 달러로 도약했다는 의미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물다. ◆분열의 정치, 창조적 인재 못 기르는 교육 혁신이 과제 =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및 무역 규모, 외환보유고,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의 경쟁력을 통해 경제분야에서는 사실상 세계 10위권에 올라섰다. 그러나 국가경쟁력, 삶의 질 등 종합적인 경쟁력에 있어서는 세계 20~40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노사관계, 사회보장 등 사회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중하위권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아직 ‘삶의 질이 높은 선진국’ 대열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단순한 2만 달러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회·경제시스템이 갖춰져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인적자본의 고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를 선진국 진입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우리 사회가 지금 상태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으며 사회 화합을 위한 정치시스템과 단순한 기능인력이 아니라 창조적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교육의 혁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회적 자본 미약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사회적 자본실태 종합조사’를 통해 사회적 자본의 확충 없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제도 규범 가치관 네트워크 등의 사회적 자산을 뜻한다. 우리 사회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도가 낮고, 이 때문에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뢰’는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1996년 자신의 저서 ‘트러스트(Trust)’에서 사회분석의 잣대로 도입한 이후 ‘사회적 자본’의 개념으로 확대돼 사용돼 왔다. 도덕적 개념으로만 이해되던 신뢰가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한 다음에는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후쿠야마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저신뢰 국가’로 사회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높이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의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의 조사에서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사회적 신뢰가 크게 낮았다. 특히 국회와 정당 등 포괄적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뢰하지 않으면 0점, 신뢰하면 10점을 주는 척도에서 정부는 3.3점, 지방자치단체는 3.9점을 받았으며 정당은 3.3점, 국회는 3점을 받았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은 4점으로 평가됐으니 정부와 정당에 대한 국민신뢰가 길 가는 행인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KDI는 한국이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 노동자의 자발적인 협조 없이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DI는 그동안 한국은 6.25전쟁, 급속한 도시화, 권위주의적 근대화 등 과정을 겪으면서 불신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급속한 변화로 인해 소득, 학력, 거주지역, 성별에 따라 상당한 사회적 단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한 다음에는 과거와 같은 요소투입형 경제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통합으로 선진국 달성해야 = 최근 우리 사회는 서구 선진 민주국가에서 나타난 양극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쩌면 서구에서 말하던 20:80의 사회를 넘어서 10:90의 사회라는, 한층 심각한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성장만이 아니고 분배만도 아닌, ‘더불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사회가 ‘더불어 함께’ 성장발전하려면 사회 통합을 통한 전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그 힘은 다름 아닌 우리 국민들에게서 나올 수 있다. 지난날 우리 사회의 갈등 분열은 외세에 의한 분단을 의미했다면 오늘 현실에서 이는 정치권력에 의한 분열을 의미한다. 지역갈등, 계층갈등, 그리고 세대갈등 이 모두가 정치권력에 의해 조장되고 확대된 갈등 요소들이다. ‘봉사하는 정치, 서비스하는 정치인’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우리 사회이다. 우리 사회에는 21세기 초반에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한다면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3만 달러의 선진 사회를 위한 통합만이 한국을 21세기 세계사의 주역으로 만들 수 있다.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논술 해법, 독서에서 찾았어요” 매주 3시간, 준비한 책 읽어 독서감상문, 두달마다 시상 뭐든지 논술만 갖다 붙이면 말이 되는 시대다. 철학 논술, 경제 논술, 구술 논술…. 방학이 되면서 조간신문에 함께 각 가정에 배달되는 두툼한 전단지는 온통 학원광고 천지다. 학원들의 광고 문구는 학부모를 구체적으로 ‘자극’한다. 논술 능력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느니, 대입을 코앞에 두고 준비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이 먼 지방에서도 대치동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다느니, 이런저런 이유로 논술 실력을 학원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대 논술 채점 교수들이 학원에서 가르쳐준 획일화된 답안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학원에 의존하는 논술은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지속적인 독서수업을 통해 쌓아가는 천안 북일여고의 논술교육 사례가 주목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 년에 읽는 책이 50권, 밤샘토론회도 개최 = 월, 수, 금요일 7교시. 천안 북일여고는 매주 이 시간이 되면 3학년을 제외한 전교생이 각자 자신이 준비해 온 책을 한권씩 꺼내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교사는 없고 2학년 선배 두 명이 독서 도우미로 들어와 감독을 맡고 있는 1학년 교실,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하다. 지방의 조용한 여고가 명실상부 전국최고 논술명문으로 거듭나게 한 비결, 바로 소리의 진원인 독서수업이다. 그럼 독서수업 시간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 학생들은 독서시간이 되면 준비해온 책 한 권과 독서일기 노트 한권을 꺼내든다. 그리고 전체시간 50분 가운데 40분은 책을 읽는 것으로, 나머지 10분은 독서일기를 쓰는 것으로 시간을 배분한다. 그런 모든 관리는 1학년 수업의 경우 독서 도우미를 자원해 각 반에 들어가는 2학년 선배가, 2학년 수업의 경우는 교사들이 담당한다. 학생들은 그때그때 읽은 부분을 독서일기로 기록하고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독서 감상문을 쓴다. 학교에서는 지속적인 동기 유발을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시상을 하고 생활기록부에 기록도 한다. 학생들은 또 연초에 미리 독서 계획을 세운다. 북일여고 내 독서 지도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로 자발적으로 50권의 책을 고르는데, 책 목록은 주로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필독도서와 청소년 권장도서 등으로 구성된다고. 결과는 개인차가 있는데 많이 읽는 학생은 50권을 다 채우기도 하고, 적게 읽는 학생도 평균 15권 이상의 책은 읽는다. 그렇게 읽은 책은 독서노트에 감상문으로 남겨지고 일 년에 한 권 혹은 두 권의 노트가 채워진다. 한 학생의 양해를 구하고 독서노트를 빌려 펼쳤다. ‘도서명, 인상적인 부분 및 줄거리, 나의 감상 및 비평, 작품을 읽으며 생긴 궁금증,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 관련시킬만한 작품, 다음 독서계획, 날짜’ 등으로 학교 측에서 정해준 대강의 가이드가 보이는데 눈에 띄는 건 학생들이 학년 초에 써 놓은 글.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곳곳에 역력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 1년 여간 독서기록이 쌓여가면서 학생들의 실력은 몰라볼 정도로 향상되어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솔직한 고백. 2학년 전수진 학생의 말이다. “처음엔 글을 길게 쓰는 게 안 되더라고요. 무슨 말을 써야 될지도 모르겠고, 노트 한 면을 채우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여러 차례 습관이 돼서 그런지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어요.” 전교생을 대상으로 2학년 때까지는 독서수업을, 3학년이 되면 짧은 글쓰기 연습과 토론, 발표 위주의 철학수업이 이뤄진다. 또 3학년 학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학기당 한 번 밤샘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 학교만의 특색 있는 수업. 지난 1학기에는 학교 도서관과 예향원(예절교육원)에서 꼬박 밤을 새워가며 ‘민주주의와 파시즘’을, 2학기에는 ‘소외’를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기도 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며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일여고가 ‘논술 명문고’로 불리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명문 만들어 = 2004년부터 교사들로 구성된 독서협의회를 구성했다는 국어과 김승만 교사는 “독서는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결국 독서가 논술의 글감이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독서교육을 이끄는 학교 독서 지도부는 국어 사랑이 남다른 엄동일 교장선생님과 열정적인 교사들이 만든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국어과 교사 2명과 함께 사회, 철학, 영어과 교사로 구성된 독서 지도부 교사 5명은 자발적으로 교재를 개발하고 독서, 논술, 토론수업을 위한 준비와 교사연수 등을 진행하는 등 열의가 대단하다. 방과 후 교육활동을 보면 걸음마 논술, 시사토론, NIE, 칼럼 논술 등 논술 관련 교육만 15개의 강좌가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에 모두 521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기꺼이 밤새워 학생들과 토론하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 교사들끼리 연구하고 회의하고 프로그램을 짜서 학생들에게 적용하고 계속 내용을 보강해 나가면서 성과를 만들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학생들을 고무시키는 과정. 이렇게 교사와 학생 간에 긍정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모습을 통해 ‘논술 명문 천안 북일여고’가 탄생한 것이다. 공교육을 불신하는 이들이나, 공교육에 실망해 학교를 등지는 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공교육에서 찾은 희망이라 더욱 반가웠다. /강현정 리포터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올해는 도전과 성장의 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7년을 ‘자율과 진화를 통해 도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SK는 2년 연속 전 관계사 흑자달성과 최대 매출 실현, 인천정유 본격 가동, 중국사업 기반 확보 등의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고 평가하고 “2007년은 더 높은 도전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도전과 성장의 한 해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우선 글로벌 경영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조직과 제도, 업무과정, 문화 등 회사의 모든 차원에서 글로벌 역량을 확보해야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실행해나가자”고 독려했다. 최 회장은 이어 시스템 경영과 관련해 “자발적, 의욕적 두뇌활용을 통해 우리 행복을 스스로 만들고 키우는 시스템 완성도를 높여가는 노력을 계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행복경영에 대한 강조도 빼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행복추구는 이제 SK의 경영철학이자 기업문화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며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을 비롯해 행복나누기 확산을 더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기고>풍요롭고 품격 있는 사회와 사회적 자본 얼마 전 선배 교수님 댁에 경사가 있었다. 첫 며느리를 맞으신 것이었다. 며느리가 된 분은 핀란드 사람이었다. 혼례와 사돈댁과의 상견례를 위해 열흘간 핀란드를 다녀오신 교수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참 핀란드 사람들 느낌이 이상합디다. 남이 이야기를 할 때 무슨 계산으로 저런 이야기를 할까 속으로 따져 보는 기색이 없고, 무슨 말을 해도 믿을 것 같은 분위기였어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이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진국 따라잡기, 근대화의 길을 달려오면서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으로 대표되는 외형적 지표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사회의 “분위기”, “질감”의 차이에는 아직 둔감한 것이 아닌가. 푸근하고 품격 있는 사회가 있고, 각박하고 불신이 넘치는 사회도 있다.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의 차이다. “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귀하는 처음 만나는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설문에 대한 응답으로 통상 측정하는 이른바 사회신뢰 (social trust)는 사회적 자본의 핵심을 이룬다고 보아도 좋다. 사회신뢰와 대칭을 이루는 개념으로 특수화된 신뢰 (particularized trust)가 있다. 잘 알고 지내는 가족, 친구, 동료 등에 대한 신뢰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의 실태를 요약하여 표현하면 이렇게 된다. “특수화된 신뢰는 높지만 사회신뢰는 낮다.” 자원봉사단체, 공익을 위한 시민단체, 정당에서의 활동은 극히 일부에 국한되어 있다. 문제는 지금 수준의 사회신뢰를 가지고 우리가 바라는 풍요롭고 품격 있는 선진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무망하다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자본을 가진 사람의 신뢰가 필요하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지식노동자의 자발적 협력을 끌어 낼 수 있는지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세계화, 노령화의 물결 속에서 사회적 안전망을 정비해 나가겠지만, 사람들의 다양한 복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적 제도의 사각을 매워줄 자발적 복지제도가 긴요하다. 교육 등 사회의 각 분야에 필요한 제도의 개혁을 위해서도 높은 사회신뢰가 필요하고, 개혁의 논의와 실행 과정에서 사회신뢰를 높여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어떻게 하면 사회신뢰를 높일 수 있는가. 개인 수준에서 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고 연고의 울타리를 튼튼히 하는 것은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의 양을 늘리고 특수화된 신뢰를 두텁게 하겠지만 공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끼리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에 사회신뢰의 미래는 없다. 최근 실험경제학(experimental economics)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론 가운데 호혜성의 원리 (reciprocity)가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사람은 물질적 손해를 보더라도 공정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공정하고 친절하게 대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금전적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방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에는 보복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심리적 만족이 물질적 손해를 일정 범위 내에서 보상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호혜성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공영을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선의가 다른 사람들의 기회주의적 행동에 이용되고 말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냉소적으로 되고 협력을 포기한다고 한다. 사회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역할도 필요하고, 기업과 노조가 맡아야 할 부분도 있다. 우리 교육의 모습도 돌아보아야 할 곳이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을 쥐고 있거나 권력에 가까운 사람들이 게임의 규칙을 위반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일이 없도록 사법제도의 질을 높이고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기고>기업유치는 온전한 지방분권화부터 요즘 자치단체장들의 지역발전 전략의 대세는 기업유치다. 거대기업이 와서 지역의 고용을 늘리고, 지역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역에 돈을 지출하고, 기업은 자치단체에 세금을 내줘 지방재정을 탄탄하게 만들어줄 것을 기대해서다.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정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하여 지역경제의 싹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방보다는 서울을 더 좋아 한다. 사람들은 서울을 떠나려 하지 않는데 왜 기업은 서울을 떠나려 하겠는가. 기업이 곧 사람이다. 기업의 지방이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비어가는 지방 국토를 다시 채워 활용해야 나라가 튼튼해질 수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기업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방에서 기업경영 여건이 개선된다면 굳이 혼잡한 서울에 기업이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자발성이다. 지방의 어떤 문제점을 개선해줘야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전해올 것인가. 우리는 이점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전해오는 상황이 더 진전하면 지방에는 기업의 생성이 시작될 것이다. 앞으로 지방에 건설되는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자발성을 최대한 보완해 줄 것이다. 또한 정부는 좀 더 본질적으로 공공기관과 기업의 지방이전의 자발성을 보장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완벽한 지방분권이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사회간접자본이라 불리는 시설들을 국가전체가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에 주어진 권한으로 기업들을 유혹하고 기업의 생성을 한없이 북돋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지방도 내생적 발전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정책에 도입해야 할 때가 됐다.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기업의 이전을 부르짖고,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예산 따오기를 염원하는 것은 내생적 발전과 철저하게 반대되는 것이다. 지역문제의 해결을 외부의 힘에 의존하면서 지역을 발전시킬 수는 없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대기업 총수 신년사 “자율과 진화 통한 도전과 성장의 해”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7년을 ‘자율과 진화를 통해 도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SK는 2년 연속 전 관계사 흑자달성과 최대 매출 실현, 인천정유 본격 가동, 중국사업 기반 확보 등의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고 평가하고 “2007년은 더 높은 도전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도전과 성장의 한 해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우선 글로벌 경영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조직과 제도, 업무과정, 문화 등 회사의 모든 차원에서 글로벌 역량을 확보해야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실행해나가자”고 독려했다. 최 회장은 이어 시스템 경영과 관련해 “자발적, 의욕적 두뇌활용을 통해 우리 행복을 스스로 만들고 키우는 시스템 완성도를 높여가는 노력을 계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행복경영에 대한 강조도 빼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행복추구는 이제 SK의 경영철학이자 기업문화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며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을 비롯해 행복나누기 확산을 더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글로벌 SK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SK가 만드는 행복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얼마나 많은 사람의 행복이 될 수 있는지 헤아려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새해 화두로 ‘한화의 신 르네상스’를 제시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새해는 그룹 CI교체와 더불어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해인만큼 일상적인 변화와 혁신에서 벗어나 과거의 불합리한 모든 것들을 일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나 자신부터 그리고 내주변부터 조금씩 바뀌어나갈 때 한화의 ‘신 르네상스 시대’ 또한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돼 온 그룹 CI 변경을 계기로 한화인들의 의식 수준을 철저히 업그레이드하고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가는 전환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각 사마다 신성장동력 발굴과 글로벌경영 추진에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당장 눈앞의 열매 하나를 취하기보다 훗날 수십, 수백 배의 풍요를 기약하며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글로벌경영과 관련해 김 회장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회사가 자꾸만 머뭇거리고 움츠려서는 곤란하다”며 “형식적으로만 함께하는 척하고 구호로만 시너지를 외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산업시장에서 생존하려면 업종과 제품, 기술간 경계를 뛰어넘어 각 사가 하나가 돼 움직여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계열사간 협력체제 구축 노력을 강조했다. “국민기업 역할 충실히 수행”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대그룹의 기업정신을 이어받아 국가경제발전과 남북화해와 협력에 기여하는 국민기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은 이를 위해 “남들이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을 안겨 주었던 현대정신을 되살려 올 한해도 현대그룹의 도약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이미 예견됐던 어려움에 대비해 수익사업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내실경영을 펼쳐 3년 연속 흑자경영 기조를 유지해 내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냈다”며 “또한 경영권을 튼튼하게 방어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도 착실하게 진행했다”고 자평했다. 현 회장은 그러나 “현대그룹 재도약을 향한 성장속도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사업구조는 여전히 외부 환경변화에 흔들리는 사업이 많고, 현대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성장사업 확보도 미흡했음을 겸허하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특히 “2007년 국내외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일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룹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해 올해 새로운 신성장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각 계열사별로 수익을 내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현 회장은 또 “기업성장의 주체는 사람인 만큼 차세대 리더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논술명문 천안 북일여고의 ‘아주 특별한 독서수업’ 논술 해법, 독서에서 찾았어요! 내년도 대학 입시부터 논술 비중이 대폭 늘어난다는 소식으로 교육계가 떠들썩한지 오래다. 덕분에 사교육 시장은 계속 호황이다. 하지만 2006학년도 서울대 고교별 논술평균 자료를 참고해보면, 말 많고 탈 많은 ‘논술 해법’이 최소한 학원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유는 1위를 차지한 학교가 ‘당연히’라는 세인들의 예상을 깼기 때문. 논술 명문으로 급부상한 천안 북일여고의 특급 논술비결을 소개한다. 뭐든지 논술만 갖다 붙이면 말이 되는 시대다. 철학 논술, 경제 논술, 구술 논술…. 방학이 되면서 조간신문에 함께 각 가정에 배달되는 두툼한 전단지는 온통 학원광고 천지다. 그 가운데는 초등논술이라는 이름을 단 광고지도 적지 않다. 논술을 준비하는 연령대도 한층 낮아진 것이다. 학원들의 광고 문구는 학부모를 구체적으로 ‘자극’한다. 논술 능력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느니, 대입을 코앞에 두고 준비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이 먼 지방에서도 대치동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다느니, 이런저런 이유로 논술 실력을 학원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대 논술 채점 교수들이 학원에서 가르쳐준 획일화된 답안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학원에 의존하는 논술은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지속적인 독서수업을 통해 쌓아가는 천안 북일여고의 논술교육 사례가 주목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학교의 독서수업을 참고로 방학을 맞은 자녀의 독서교육 틀을 잡아보는 것도 논술 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겐 도움이 될 것이다. 일 년에 읽는 책이 50권, 밤샘토론회도 개최 월, 수, 금요일 7교시. 천안 북일여고는 매주 이 시간이 되면 3학년을 제외한 전교생이 각자 자신이 준비해 온 책을 한권씩 꺼내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교사는 없고 2학년 선배 두 명이 독서 도우미로 들어와 감독을 맡고 있는 1학년 교실,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하다. 지방의 조용한 여고가 명실상부 전국최고 논술명문으로 거듭나게 한 비결, 바로 소리의 진원인 독서수업이다. 자, 그럼 독서수업 시간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 학생들은 독서시간이 되면 준비해온 책 한 권과 독서일기 노트 한권을 꺼내든다. 그리고 전체시간 50분 가운데 40분은 책을 읽는 것으로, 나머지 10분은 독서일기를 쓰는 것으로 시간을 배분한다. 그런 모든 관리는 1학년 수업의 경우 독서 도우미를 자원해 각 반에 들어가는 2학년 선배가, 2학년 수업의 경우는 교사들이 담당한다. 학생들은 그때그때 읽은 부분을 독서일기로 기록하고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독서 감상문을 쓴다. 학교에서는 지속적인 동기 유발을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시상을 하고 생활기록부에 기록도 한다. 학생들은 또 연초에 미리 독서 계획을 세운다. 북일여고 내 독서 지도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로 자발적으로 50권의 책을 고르는데, 책 목록은 주로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필독도서와 청소년 권장도서 등으로 구성된다고. 결과는 개인차가 있는데 많이 읽는 학생은 50권을 다 채우기도 하고, 적게 읽는 학생도 평균 15권 이상의 책은 읽는다. 그렇게 읽은 책은 독서노트에 감상문으로 남겨지고 일 년에 한 권 혹은 두 권의 노트가 채워진다. 한 학생의 양해를 구하고 독서노트를 빌려 펼쳤다. ‘도서명, 인상적인 부분 및 줄거리, 나의 감상 및 비평, 작품을 읽으며 생긴 궁금증,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 관련시킬만한 작품, 다음 독서계획, 날짜’ 등으로 학교 측에서 정해준 대강의 가이드가 보이는데 눈에 띄는 건 학생들이 학년 초에 써 놓은 글.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곳곳에 역력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 1년 여간 독서기록이 쌓여가면서 학생들의 실력은 몰라볼 정도로 향상되어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솔직한 고백. 2학년 전수진 학생의 말이다. “처음엔 글을 길게 쓰는 게 안 되더라고요. 무슨 말을 써야 될지도 모르겠고, 노트 한 면을 채우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여러 차례 습관이 돼서 그런지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어요.” 전교생을 대상으로 2학년 때까지는 독서수업을, 3학년이 되면 짧은 글쓰기 연습과 토론, 발표 위주의 철학수업이 이뤄진다. 또 3학년 학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학기당 한 번 밤샘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 학교만의 특색 있는 수업. 지난 1학기에는 학교 도서관과 예향원(예절교육원)에서 꼬박 밤을 새워가며 ‘민주주의와 파시즘’을, 2학기에는 ‘소외’를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기도 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며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일여고가 ‘논술 명문고’로 불리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명문 만들어 2004년부터 교사들로 구성된 독서협의회를 구성했다는 국어과 김승만 교사는 “독서는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결국 독서가 논술의 글감이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독서교육을 이끄는 학교 독서 지도부는 국어 사랑이 남다른 엄동일 교장선생님과 열정적인 교사들이 만든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국어과 교사 2명과 함께 사회, 철학, 영어과 교사로 구성된 독서 지도부 교사 5명은 자발적으로 교재를 개발하고 독서, 논술, 토론수업을 위한 준비와 교사연수 등을 진행하는 등 열의가 대단하다. 방과 후 교육활동을 보면 걸음마 논술, 시사토론, NIE, 칼럼 논술 등 논술 관련 교육만 15개의 강좌가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에 모두 521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기꺼이 밤새워 학생들과 토론하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 교사들끼리 연구하고 회의하고 프로그램을 짜서 학생들에게 적용하고 계속 내용을 보강해 나가면서 성과를 만들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학생들을 고무시키는 과정. 이렇게 교사와 학생 간에 긍정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모습을 통해 ‘논술 명문 천안 북일여고’가 탄생한 것이다. 공교육을 불신하는 이들이나, 공교육에 실망해 학교를 등지는 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공교육에서 찾은 희망이라 더욱 반가웠다. 강현정 리포터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
- “부패 죄질에 비해 처벌 관대” 91% 우리 사회의 청렴도와 관련,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지도층이 병역과 납세 등 기본의무를 실천하지 않는 등 일반인보다 더 부패하고, 이들의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도 죄질에 비해 관대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정치·언론인 등 전문가들은 사회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도층 내의 자발적인 노력보다 부패행위를 감시, 처벌하는 법과 제도를 강화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는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가 지난 5일 발표한 일반국민, 전문가 상대 여론조사 결과다. 지난달 13~22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과 전문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결과는 본지에서도 일부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지도층이 일반국민보다 더 부패” = 국민들의 사회지도층에 대한 신뢰도는 15.8%로 바닥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83.9%가 사회지도층을 불신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신뢰도는 17.1%였다. 분야별 청렴도(10점 만점) 평가에서는 종교계과 예술계가 5.1, 5.0으로 1~2위를 차지했고, 학술계(4.9) 보건의료계(4.8)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정치권은 2.0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경제계와 법조계가 각각 3.5, 4.0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에 비해 사회 모든 분야 지도층에 대한 청렴도 평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병역이나 납세의 의무 등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를 어느 정도 실천해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83.1%가 “실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86.5%), 연령별로는 30대층(89.1%)에서 부정적 평가가 높게 나왔다. 사회지도층이 일반국민에 비해 더 부패하다는 견해도 69.0%에 달했다. ‘비슷하다’는 28.0%, ‘더 청렴하다’는 2.6%였다. ‘더 부패하다’는 반응은 30대(73.5%)와 40대(73.4%), 자영업(74.0%) 블루칼라(77.5%) 주부(72.5%)층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죄질에 비해 처벌 관대” = 국민들은 사회지도층의 문제점으로 ‘책임감 부족’(35.3%) ‘재량권 남용’(29.3%) ‘공정하지 않음’(27.5%)이 지적됐다. 사회지도층의 부패 행위 가운데 심각한 것으로는 지난해 조사와 마찬가지로 ‘뇌물 수수’(41.1%) ‘탈세’(34.7%) ‘부동산투기’(33.2%)가 상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투기’는 △광주·전라(39.1%) 대구·경북(40.4%) △50대 이상(44.8%)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사회지도층 부패가 적발됐을 때 ‘관대한 처벌로 끝난다’는 인식이 압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90.8%가 ‘죄질에 비해 관대한 처벌을 받는다’고 답변했다. ‘죄를 지은만큼 벌을 받는다’와 ‘더 무겁게 처벌 받는다’는 평가는 각각 6.7%와 2.4%에 그쳤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부패행위 근절을 위해 ‘공정한 법 적용’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72.4%가 ‘부패행위에 관한 공정한 법적용’을 선택했고, ‘지도층 내의 자발적인 의식개혁’은 40.4%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또 우리사회의 부패방지에 기여한 집단으로 시민단체(54.6%)를 제1순위로 지목했고, 감사원 8.6%, 검찰 6.4%, 국가청렴위원회 5.0%의 순으로 기여도를 평가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2-08
- 기고-이민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제목 : 지역이 진실로 살아나기 위해서는 요즘 자치단체장들의 지역발전 전략의 대세는 기업유치다. 거대기업이 와서 지역의 고용을 듬뿍 늘리고, 지역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역에 돈을 지출하고, 기업은 자치단체에 세금을 내주어 지방재정을 탄탄하게 만들어줄 것을 기대해서다.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정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도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하여 지역경제의 싹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방보다는 서울을 더 좋아 한다. (그냥 서울이 좋고, 사람이 많이 사니 돈벌이가 되어 서울이 좋고, 한번 사는 곳 떠나기 싫어 서울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서울을 떠나려 하지 않는데, 왜 기업은 서울을 떠나려 하겠는가. 기업이 곧 사람인데. 그러나 기업의 지방이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비어가는 지방 국토를 다시 채워 활용해야 나라가 튼튼해질 수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기업은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지방의 열악함이 그대로 방치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추론이다. 지방에서의 기업 경영 여건이 여러모로 개선된다면 굳이 혼잡한 서울에 기업이 있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문제의 핵심은 자발성이다. 지방의 어떤 문제점을 개선해주어야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전해올 것인가. 우리는 이점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전해오는 상황이 더 진전하면 지방에는 기업의 생성이 시작될 것이다. 진정한 지방화란 바로 이런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할 것이다. 앞으로 지방에 건설되는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자발성을 최대한 보완해 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좀 더 본질적으로 공공기관과 기업의 지방이전의 자발성을 보장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완벽한 지방분권이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사회간접자본이라 불리는 시설들을 국가전체가 소통할 수 있게 짜임새 있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에 주어진 권한으로 기업들을 유혹하고 기업의 생성을 한없이 북돋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지방도 내생적 발전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정책에 도입해야 할 때가 되었다.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기업의 이전을 부르짖고,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예산 따오기를 염원하는 정신은 내생적 발전과는 철저하게 반대되는 것이다. 지역문제의 해결을 외부의 힘에 의존하면서 지역을 온전히 지역민에 맞게 발전시킬 수는 없다. 지역에서 지역의 필요에 의해 지역의 힘과 지혜로 지역을 만들어 나갈 때 지역이 온전히 지역민의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지역은 이제 내부에 대해서건 외부에 대해서건 스스로 아름다운 꽃이 되어야 한다. 지역민 스스로가 아름다워 취하는 지역, 외부인들이 스스로 들어와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