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여자' 검색결과 총 779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통합, 21세기 도전의 유일한 외교적 지침 미국 외교정책의 대반격 리처드 하스 지음 /장성민 옮김 김영사 /1만2000원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제1기 부시행정부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핵심 자문역할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역임한 리처드 하스가 미국 외교정책을 비판한 책 ‘The Opportunity’ 한국어판 ‘미국 외교정책의 대반격’이 출간됐다. 이 책은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직접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참여했던 사람이 부시행정부에 새로운 외교정책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펴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 하다. 역자 장성민 전 국회의원은 이같은 이유로 국내 전문가들과 정부, 정치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던져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그들에게는 ‘선택’의 문제이지만 우리에게는 ‘현실’의 문제로 다가온다. 북한 핵문제만 봐도 그렇다. ‘예방전쟁’ ‘외부로부터의 정권교체’ ‘경제봉쇄조치 해제’ 등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미국에게는 그저 ‘당근이냐 채찍이냐’의 문제이지만 우리에게는 국가 존망이 걸리는 일이다. 미국은 비록 ‘예전만 못하다’ 할지라도 세계 정치·외교 무대에서 여전히 ‘유일한 초강대국’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외교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처드 하스는 책을 통해 그동안 미국 외교정책이 일방주의적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고,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을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중대한 변화를 겪었다. 외교정책의 최우선순위를 ‘테러와의 전쟁’으로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하스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단호히 비판하고 있다. 테러리즘에 대한 대처가 결코 제한된 목표와 기간을 가진 ‘전쟁’이 될 수 없다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목표를 간과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의 가장 중요한 현실은 언제나 ‘강대국간의 정치’이고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이들 간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21세기 세력협조체제’의 구상이 이 책의 핵심 주제인 ‘통합’이다. 통합은 강대국간의 갈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국제 테러리즘, 보호무역주의의 부활, 대량학살과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비롯, 지구 온난화 등 전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21세기의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교적 지침이라고 하스는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혼자만의 힘으로 세계적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다. 세계는 미국의 리더십을 요구한다. 그러나 리더십은 혼자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추종을 전제로 한다. 일방주의는 미국 외교정책을 실패로 이끌고 있는 주된 요인이다. 이런 면에서 하스는 이라크전쟁에 극히 비판적이다. 근대국제질서의 근간인 주권체제를 뒤흔든 ‘예방전쟁’으로 강대국간 협력 가능성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단기적 정권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부시행정부는 민주주의의 증진이라는 목표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그 수단으로 예방전쟁과 정권교체를 애용하고 있다. 하스는 “민주주의의 증진은 결코 평화보다 우선될 수 없다. 군사력의 사용이 배제돼서는 안되지만 예측에 의한 예방전쟁은 허용될 수 없으며 단기적 정권교체보다는 당근(보상)과 채찍(제재)을 통한 점진적 정권진화가 타당하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네오콘’으로 불리는 미국 강경주의자들은 미국에 대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중국의 부상을 들고 있다. 중국의 힘이 커질수록 아시아의 패권국가로서 미국 중심의 질서를 전복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저지할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봉쇄는 중국의 적대감만 키워 미·중간 신냉전을 초래하는 자기예언이 되기 십상”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부시행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나타나는 ‘미국에 대한 과도한 찬양’은 다소 거슬리기까지 한다. 하스 역시 ‘인도의 핵무장은 용인하면서 북한과 이란은 정권교체를 통해서라도 핵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이른바 ‘이중잣대’를 부인하지 않으며 이것이 전략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역자는 “하스의 이런 현실주의적 접근 방식이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스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통합은 한국에게 특히 적실성이 있다. 지난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은 통합적 행동의 중요한 예”라며 “성숙한 민주주의의 특징중 하나는 논쟁인 만큼 이 책에 소개된 생각들이 한국 내에서 외교정책 논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1-23
- KT&G 서문시장 화재 피해상인에 성금 1억 기탁 KT&G 임직원들은 대구 서문시장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에 빠져있는 피해상인들을 돕기 위해 1억원의 성금을 모아 17일 오후 3시 대구시에 전달했다. /고병수 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1-18
- [밥일꿈]원조교제 함정 원조교제 함정 김 대 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어린이 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여중1학년 성미는 ‘원조교제’라는 미명 하에 순결을 잃었다. 낯모르는 아저씨에게 두 차례나 몸을 팔고 30만원을 받았고, 그 돈은 고스란히 매춘을 시킨 친구들 손에 들어갔다. 인터넷에 원조교제 매춘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그에 응한 아저씨를 소개한 친구들은 성미의 몸을 팔고 받은 30만원의 화대를 몽땅 챙겼다. 성미가 함정에 빠진 것은 컴퓨터 때문이다. 자신의 집에 있는 pc가 고장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된 성미는 친구 미림이네 집에 가서 넷팅을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용하던 중에 컴퓨터가 다운되었고, 그 책임은 성미에게 돌아갔다. 이튿날 수리를 하려면 15만원이 필요하다는 미림이의 말에 성미는 고민에 빠졌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성미는 엄마와 아빠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컴퓨터 수리비 얘기를 꺼냈다. 듣고있던 아빠가 벌컥 화를 냈다. “그건 네 책임이 아니야, 어떻게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중에 고장이 나니? 어차피 망가져 있던 것이 틀림없다. 수리비 15만원도 미림이가 뒤집어 씌운거야. 그 애는 정말 질이 나쁜 아이구나. 성미 너는 그냥 있어. 돈줄 필요 없다.” “엄마가 뭐라고 했니? 미림이 같은 나쁜 친구들 사귀지 말라고 했잖아. 왜 또 그 애랑 어울리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미림이네 집에까지 가서 컴퓨터를 해? 내가 못살아.” 사실 성미의 부모님은 신중하지 못했다. 아이가 컴퓨터 수리비용을 요청했으면 부모님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분석했어야 옳았다. 한 가지는 문제의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결과에 대해 책임져주는 것인데 성미의 부모님은 돈을 달라는 동기(motive)에 대해서는 올바른 판단을 했으면서도, 결과 즉 돈 문제에 이르러서는 나 몰라라 한 것이다. 동기를 파악하고 교육적 훈계를 했으면, 미림이네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하여 어떻게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자녀 상담에서 ‘완결구조’는 그래서 중요하다. 무엇이든 아이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 답을 해주어야 한다. 성미의 부모님은 답변으로 돈을 주든지 돈을 못주면 못주는 상태에서 그 문제의 해결자가 되었어야 옳았다. 자녀상담의 완결구조란 예스든 노든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답을 주는 것이다. 10대에 학교폭력 가해자 경험을 한 아이들이 20대로 성장하면서 절반 이상이 전과자가 된다는 한 전문조사기관의 통계가 떠올랐다. 안타까운 일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5-12-28
- 손학규 경기지사, 사회복지시설 위문 손학규 경기지사는 23일 도내 복지시설과 군부대, 경찰서 지구대를 차례로 방문, 시설 입주자들을 위문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도내 기관장 모임인 삼금회 회원들과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있는 무료양로시설인 평화의 모후원을 방문한 손 지사는 “성탄절을 맞아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며 김치냉장고(1대)와 스탠드형 히터(2대)를 후원했다. 또 평택시 이충동에 소재한 아동시설인 성육보육원과 수원중부경찰서 서문지구대를 방문, 보육시설 관계자들과 경찰관들을 위문했다. 이어 손 지사는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를 방문 “여러분들이 있기에 국민들은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5-12-26
- 서문시장 사태, 정치권이 논란 부추겨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권 ‘무법 공약’ 쏟아내 행정기관, 본업 대신 ‘정치인 모시기’에 급급 대형화재로 불탄 서문시장 사태 수습이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치권은 피해상인들에게 법률적 검토나 근거 없이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교부세 지원등을 약속해 행정기관과 상인들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민주당 한화갑대표 일행은 3일 오후 화재현장을 방문, 피해상인들에게 “재난 및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에서 피해액이 600억원이 넘으면 특별재난지역 선정조건에 들어가고 이번 화재는 이같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법조항을 언급하며 설명해 피해상인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임시대표는 4일 “특별교부세는 국회의원들이 나눠먹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문시장과 같은 재해를 당한 지역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면서 “특별재난지역 지정 노력과 함께 빠른 시일안에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임시대표는 특히 “정부와 시는 법률조항과 현실여건등을 거론하며 안된다는 항변만 하고 있다”며 정부와 대구시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해 대해 일부 상인들은 크게 환영하며 특별재난지역지정과 특별교부세를 통해 현금지원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믿고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수뇌부의 서문시장 방문 후 대구시 중구청 지역경제과에 전화를 걸어 “당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특별재난지역 지정요건에 맞지않다”면서 당초 발언에서 한발뺐다. 대구시 관계자는 또 “대구시가 특별교부세 250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상인 개인에게 현금으로 지원할 수 없으며 지자체가 법률에 따라 집행해야 한다”면서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성 발언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대구시 고위관계자도 “정치인들이 시장상인들을 만나 실현불가능한 약속을 선심 쓰듯이 한마디씩 하고 가면 정부와 행정당국은 뒷수습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사태수습도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민노당의 인기성 발언과 달리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신중한 언행을 보였다. 한편 대구시는 5일 행정자치부로부터 서문시장 2지구 화재피해상인을 돕기위한 성금모금 승인을 받아 2월말까지 20억원의 대국민 성금모금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 최세호기자 se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1-05
- <서문시장> 사진 캡션 사진설명 : 화재로 큰 피해를 본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인들이 서문시장 주차빌딩을 임시점포로 사용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인근 다른 지구 상인들의 동의를 구하는 혐수막을 내걸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1-04
- 손학규 경기지사, 사회복지시설 위문 손학규 경기지사는 23일 도내 복지시설과 군부대, 경찰서 지구대를 차례로 방문, 시설 입주자들을 위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도내 기관장 모임인 삼금회 회원들과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있는 무료양로시설인 평화의 모후원을 방문한 손 지사는 “성탄절을 맞아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며 김치냉장고(1대)와 스탠드형 히터(2대)를 후원했다. 또 평택시 이충동에 소재한 아동시설인 성육보육원과 수원중부경찰서 서문지구대를 방문, 보육시설 관계자들과 경찰관들을 위문했다. 이어 손 지사는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를 방문 “여러분들이 있기에 국민들은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수원 선상원 기자 won@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5-12-26
-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은 ‘기발한 시골양반’ 돈 끼호떼 돈 끼호떼 1·2 세르반떼스 지음 /민용태 옮김 /창비 /각권 2만2000원 “죽음도 그의 삶을 죽임으로써/ 승리하지 못한 듯 보이도다./ 온 세상 사람들을 얕보았던/ 그는 온 세상의 허수아비이며/ 무서운 도깨비였다, 좋은 기회를/ 맞았던 그의 운명의 평판,/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산손 까르라스꼬가 적은 돈 끼호떼의 묘비명이다. 마지막으로 세르반테스는 이 위대한 영웅과 자신과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한다. “오직 나만을 위해 돈 끼호떼는 태어났고 나는 그를 위해 태어났다. 그는 행동할 줄 알았고 나는 그것을 적을 줄 알았다. 오직 우리 둘만이 한몸이라 할 수 있으니 … 이미 지치고 다 썩어문드러진 돈 끼호떼의 뼈들을 이제 무덤 속에서 편히 쉬게 하라 …” ◆풍부한 수사법을 살린 완역본 = ‘인류의 책’(A. 티보데)이라 불리는 고전 ‘돈 끼호떼’의 스페인어판 완역본 1·2권이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됐다. 미겔 데 세르반떼스가 1605년 ‘기발한 시골 양반 라 만차의 돈 끼호떼’(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라는 제목으로 1권을 펴낸 지 400년 만이다. ‘돈 끼호떼’ 1권의 내용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중세 ‘기사소설’에 심취한 라 만차의 시골 양반 알론소 끼하노(Alonso Quijano)가 세상의 약자를 구원하고 정의를 드높이고자 하인 산초 빤사와 함께 출정한다. 돈 끼호떼는 자신의 농사용 말(馬) ‘로신안떼’를 타고 스페인 전역을 유랑하며 모험을 벌인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비친다. 그는 여인숙을 성으로 오해하고 그곳의 농사꾼 처녀들을 아름다운 공주로 착각한다. 풍차를 악의 화신인 거인으로 생각해 결투를 벌이는 유명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그는 특히 농사꾼 처녀를 자신의 사랑과 충성을 바칠 이상형 여인 ‘또보소의 둘시네아’로 명명하고 그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의 불의와 싸운다. 둘시네아는 미모와 덕성으로 늘 돈 끼호떼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실제로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도 재미있다. 돈 끼호떼와 산초 빤사는 온갖 고생을 겪은 뒤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1권 이야기의 끝이다. 2권(기발한 기사 라 만차의 돈 끼호떼 Ⅱ)에서 두 사람은 다시 출정해 모험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단순하고 어리석은 산초 빤사는 자신의 주인이 제정신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진짜 둘시네아는 세상 어디에도 없음을 알면서도 세상의 부를 위해 모험을 계속한다. 두 사람은 세상에 다소의 폐해를 끼치며 복잡하게 변화한다. 산초는 점점 더 뚜렷한 주관과 현실적 판단력을 보여주는 인물이 되는 반면, 긴 모험 끝에 귀향해 죽어가는 마지막 침상에서 돈 끼호떼는 그동안 자신의 행적이 미친 짓이었음을 고백한다.(제74장 돈 끼호떼가 병들어 누운 이야기와 그가 쓴 유서,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하여) ◆사회구조는 부당해도 개인은 정당할 수 있다 = 세르반떼스는 17세기를 주름잡던 기사소설의 권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돈 끼호떼를 썼다고 한다. 이 대작은 인간이 지닌 온갖 허구와 역설을 한몸에 구현한 주인공을 완벽하게 창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시대를 넘어선 불후의 고전으로 남았다. 역자인 민용태 교수(고려대 서문과)는 무엇보다 ‘원문의 맛을 살리는 번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40여년 전 스페인 유학 시절 박사논문 주제로 인연을 맺고 1·2권 완역을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번 완역본은 중세 소설의 특징인 긴 제목과 원서 체제를 그대로 따르고, 원문의 오자와 원 저자의 실수까지 그대로 옮긴 뒤 옮긴이 주를 달아 원서의 참맛을 느끼도록 했다. 언어 유희가 많은 저자의 문체와 수사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우리말에서 유사한 말(사투리·속담 등)들을 찾아 넣고 맥락에 맞는 문장으로 옮겼다. ‘돈 끼호떼’는 시대에 따라 달리 읽혀왔다. 출간 당시 이 소설은 당대를 풍자하는 코믹소설이었지만 1789년 프랑스혁명 무렵에는 상당한 사회적 메시지 - 사회구조는 부당해도 개인은 정당할 수 있다 - 를 지닌 소설로 인기를 누렸다. 20세기에는 단지 독창적이고 위대한 메시지를 지닌 작품 정도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걸작’으로 읽힌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5-12-12
- ‘기발한 시골양반’ 돈 끼호떼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은 ‘기발한 시골양반’ 돈 끼호떼 돈 끼호떼 1·2 미겔 데 세르반테스/민용태 옮김 창비/각권 2만2000원 “ … / 죽음도 그의 삶을 죽임으로써/ 승리하지 못한 듯 보이도다./ 온 세상 사람들을 얕보았던/ 그는 온 세상의 허수아비이며/ 무서운 도깨비였다, 좋은 기회를/ 맞았던 그의 운명의 평판,/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산손 까르라스꼬가 적은 돈 끼호떼의 묘비명이다. 마지막으로 세르반테스는 이 위대한 영웅과 자신과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한다. “오직 나만을 위해 돈 끼호떼는 태어났고 나는 그를 위해 태어났다. 그는 행동할 줄 알았고 나는 그것을 적을 줄 알았다. 오직 우리 둘만이 한몸이라 할 수 있으니 … 이미 지치고 다 썩어문드러진 돈 끼호떼의 뼈들을 이제 무덤 속에서 편히 쉬게 하라 …” ◆ ‘인류의 책’(A. 티보데)이라 불리는 고전 ‘돈 끼호떼’의 스페인어판 완역본 1·2권이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됐다. 미겔 데 세르반떼스가 1605년 ‘기발한 시골 양반 라 만차의 돈 끼호떼’(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라는 제목으로 1권을 펴낸 지 400년 만이다. 세르반떼스의 문체적 특성이나 유음이의어(類音異義語)를 이용한 말놀이 등 풍부한 수사법을 살린 완역본은 지금까지 없었다. 기왕의 ‘돈 끼호떼’ 번역판들은 영어나 일어에서 중역됐거나 에스빠냐어판에서 초역한 것들이었다. 어떤 번역본은 많은 역자들의 합작이기도 했다. 이런 번역으로 ‘돈 끼호떼’가 빛을 발할 수 없고 재미를 맛볼 수 없는 이유는 이 작품의 재치와 매력이 대개 기발한 말놀이나 문체의 미묘한 아이러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돈 끼호떼’ 1권의 내용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중세 ‘기사소설’에 심취한 라 만차의 시골 양반 알론소 끼하노(Alonso Quijano)가 세상의 약자를 구원하고 정의를 드높이고자 하인 산초 빤사와 함께 출정한다. 돈 끼호떼는 자신의 말(馬) 로신안떼(‘농사용 말’이란 뜻)를 타고 스페인 전역을 유랑하며 모험을 벌인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비친다. 그는 여인숙을 성으로 오해하고 그곳의 농사꾼 처녀들을 아름다운 공주로 착각한다. 풍차를 악의 화신인 거인으로 생각해 결투를 벌이는 유명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그는 특히 농사꾼 처녀를 자신의 사랑과 충성을 바칠 이상형 여인 ‘또보소의 둘시네아’로 명명하고 그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의 불의와 싸운다. 둘시네아는 미모와 덕성으로 늘 돈 끼호떼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실제로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도 재미있다. 돈 끼호떼와 산초 빤사는 온갖 고생을 겪은 뒤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1권 이야기의 끝이다. 2권(기발한 기사 라 만차의 돈 끼호떼 Ⅱ)에서 두 사람은 다시 출정해 모험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단순하고 어리석은 산초 빤사는 자신의 주인이 제정신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진짜 둘시네아는 세상 어디에도 없음을 알면서도 세상의 부를 위해 모험을 계속한다. 두 사람은 세상에 다소의 폐해를 끼치며 복잡하게 변화한다. 산초는 점점 더 뚜렷한 주관과 현실적 판단력을 보여주는 인물이 되는 반면, 긴 모험 끝에 귀향해 죽어가는 마지막 침상에서 돈 끼호떼는 그동안 자신의 행적이 미친 짓이었음을 고백한다.(제74장 돈 끼호떼가 병들어 누운 이야기와 그가 쓴 유서,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하여) ◆ 세르반떼스는 17세기를 주름잡던 기사소설의 권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돈 끼호떼를 썼다고 한다. 이 대작은 인간이 지닌 온갖 허구와 역설을 한몸에 구현한 주인공을 완벽하게 창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시대를 넘어선 불후의 고전으로 남았다. 역자인 민용태 교수(고려대 서문과)는 무엇보다 ‘원문의 맛을 살리는 번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40여년 전 스페인 유학 시절 박사논문 주제로 인연을 맺고 1·2권 완역을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번 완역본은 특정판본을 번역 저본으로 하지 않고 정확한 주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마르띤 데 리께르(Martin de Riquer) 역주를 중심으로 비센떼 가오스(Vicente Gaos) 존 제이 앨런(John Jay Allen) 아메리꼬 까스뜨로(Americo Castro) 등 여러 연구서를 종합했다. 또 중세 소설의 특징인 긴 제목과 원서 체제를 그대로 따르고, 원문의 오자와 원 저자의 실수까지 그대로 옮긴 뒤 옮긴이 주를 달아 원서의 참맛을 느끼도록 했다. 유음이의어를 비롯한 언어 유희가 많은 저자의 문체와 수사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우리말에서 유사한 말(사투리·속담 등)들을 찾아 넣고 맥락에 맞는 문장으로 옮겼다. ‘돈 끼호떼’는 시대에 따라 달리 읽혀왔다. 출간 당시 이 소설은 당대를 풍자하는 코믹소설이었지만 1789년 프랑스혁명 무렵에는 상당한 사회적 메시지 - 사회구조는 부당해도 개인은 정당할 수 있다 - 를 지닌 소설로 인기를 누렸다. 20세기에는 단지 독창적이고 위대한 메시지를 지닌 작품 정도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걸작’으로 읽힌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5-12-12
- 뜨거워지는 지구 한국의 선택은? 너무나 뜨거운 지구 조이타 굽타 지음 /황의방 옮김 두서출판 두레 /1만3800원 이 책은 기후변화협약을 다루면서도 특히 ‘남-북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조이타 굽타는 원칙적이고 계급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본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지구온난화는 21세기 인류가 맞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규정하고 “그것은 현재 전세계적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착취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문제”라고 선언한다. 기후변화의 문제를 다루면서 남-북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주로 배출한 나라들은 선진국들이었지만, 그 충격은 주로 가난한 나라들에서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공정한 해결책은 선진국들(북)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남’에 속하는 나라들은 개발 과정에서 기술을 선택하는 데 신중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진행 중이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를 늘리는 쪽으로, 개도국들은 이 문제에 대해 ‘방어적’ 입장 - 진정한 ‘방어’가 아니라 책임을 선진국에 돌리는 방향으로 - 을 취해왔다. 그 결과는 개도국들에게 훨씬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들은 선진국들에 비해 기후변화의 충격 앞에 훨씬 더 취약하고 탄력성이 적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경계선’에 놓인 나라 = 지금부터는 우리나라 얘기다. 저자는 한국(남한)을 ‘남-북 문제의 경계선에 놓인 나라’로 규정한다. 한국은 OECD 회원국으로 엘리트 선진국가에 속한다. 동시에 한국은 G-77 국가, 즉 개발도상국에 속하기도 한다. 기후변화협약에서 한국은 멕시코처럼 선진국의 의무는 회피하면서도 애써 선진국의 지위를 획득하려는 나라로 비쳐지고 있다. 남한의 면적은 약 10만㎢이며 국토의 65%는 산림으로 뒤덮여 있다. 인구는 약 5000만명으로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은 나라다. 최근까지 해마다 8%의 고도성장을 지속해 온 상당히 공업화된 국가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미화 9000달러 정도이다. 외국 학자들은 FCCC(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에 제출된 한국의 ‘제2차 국가 보고서’의 기록을 보고 다들 놀란다고 한다. 한국이 1990년 이후 내뿜고 있는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과 1인당 배출량이 해마다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의 기록을 보면 한국의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은 1억4800만톤, 1인당 배출량은 3.12톤에 달했다.(그러나 세계자원연구소는 1998년의 1인당 배출량을 약 7.9톤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 정부는 앞으로 15년 이내에 배출량이 2000년 수준보다 70% 증가할 것이며 이를 용인해달라는 입장이다. ◆선진국에 비해서도 1인당 배출량이 많은 나라 = 한국의 입장은 지난 수년 동안 크게 변한 게 없다. 으레 그래왔듯이 국제 협상에서 한국은 수동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200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협상에서 한국의 환경장관은 이같이 선언했다. “개도국들이 교토의정서에 참가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토의정서는 특정한 해의 배출량을 기준으로 이에 비례해서 해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수사법(rhetoric)을 쓰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2004년 12월의 마지막 협상에 80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개도국들은 대개 1~4명의 대표를 보낸다) 한국은 150여개 다른 개도국들에 비해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누리고 있고, 그런 만큼 다른 개도국들에 비해서는 물론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나라에 속한다. 저자는 “이런 현실 때문에 한국의 수동적인 태도는 다른 개도국들의 정당성을 감소시키고, 개도국들이 선진국들에 요구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기술적 리더’ = 한국어판 서문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한국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기후변화 협상을 단순히 ‘게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전지구적 협력 과정’의 하나로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한국은 그 기술력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기술적 리더’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 과연 한국은 모든 나라들에게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