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여자' 검색결과 총 779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경찰 “학교폭력 뿌리뽑겠다” 경찰청이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청소년선도를 위한 인권보호 방안 교육’을 실시한다. 경찰청은 9일 경찰청 대강당에서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최영희 상임대표(내일신문 부회장), 김대유 서문여중 교사, 정세영 전농중 교사 등 외부강사와 허준영 경찰청장, 여성청소년담당 경찰관 247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실무자 워크숍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학교폭력 및 왕따예방 등 선도방안’을 주제로 강의하고, 인천경찰청 박용호 경사는 자신이 교육전담 강사를 하게 된 동기를 밝힌다. 이날 교육은 지난 4일 새학기 학교폭력을 차단하고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3∼4월 두 달간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설정에 따른 경찰실무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 동안 학교폭력을 행사한 학생이 자진신고하면 교육적 차원에서 처리되고 피해학생은 전학, 반 교체, 의료 및 손해배상 상담 등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지난 4일 정부는 교육인적자원부, 법무부, 문화관광부, 경찰청 등 4개 부처 합동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2005-03-09
- <밥일꿈>학교는 아직 학교폭력의 못자리(김대유 2005.03.02) 학교는 아직 학교폭력의 못자리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거나 불손한 태도로 행동시에는 선도규정에 의거 어떠한 단계적 조치에도 이의가 없습니다.”, “…면담에 응하지 않을 때에 일어나는 어떠한 불이익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조폭이 경찰에 제출하는 각서가 아니다. 봄철 입학 시즌에 신입생과 학부모로부터 강제로 징구하는 중고등학교의 서약서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지금 학교는 불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충실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학교장이 도리어 윽박지르는 듯한 서약서를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강요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로부터 좋은 수업을 받기보다는 학교폭력과 왕따에 시달리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그 근저에는 사교육비의 팽창과 함께 학교 안전망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학교폭력의 못자리로 보는 배경에는 자녀가 초등학교 때부터 생생하게 경험한 왕따 사건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폭력에 대한 안전망은 열린 생활지도와 함께 수평적인 학교행정 체제가 필수적이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학생만이 아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교폭력을 공개적으로 지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다운 증후군이 있는 급우를 다수의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힌 학급의 왕따 사건을 육하원칙에 의해 철저하게 지도한 중학교의 여교사가 최근에 몹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녀는 학교장의 은폐 지시를 거부한 대가로 학부모회 임원인 가해자 학부모들에게 숱한 언어폭행을 당했고, 새해 2월의 인사배정에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학교폭력대책법이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아직 학교폭력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터부(taboo)시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해학생들에게 정당한 절차 없이 등교정지가 남용되고 있고, 피해아이들은 학교폭력이 아닌 단순 폭행이나 우발적인 쌍방과실로 규정되어 다시금 심리적인 이중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학교풍토는 밀양 청소년 집단 성폭행 등 거듭되는 학교폭력의 산실로 작용한다. 학교폭력을 최소화하려면 먼저 학교를 그린벨트처럼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을 학교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학교문화가 시급히 조성되어야 한다. 새학기를 맞이하여 김진표 교육부장관과 학교장들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서약서라도 우선 써보기를 권장한다. 김대유(서울 서문여중 교사) 2005-03-02
- <밥일꿈>학교는 아직 학교폭력의 못자리(김 대 유 2005.03.02) 학교는 아직 학교폭력의 못자리 김 대 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거나 불손한 태도로 행동시에는 선도규정에 의거 어떠한 단계적 조치에도 이의가 없습니다.” “… 면담에 응하지 않을 때에 일어나는 어떠한 불이익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조폭이 경찰에 제출하는 각서가 아니다. 봄철 입학 시즌에 신입생과 학부모로부터 강제로 징구하는 중고등학교의 서약서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지금 학교는 불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충실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학교장이 도리어 윽박지르는 듯한 서약서를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강요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로부터 좋은 수업을 받기보다는 학교폭력과 왕따에 시달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 근저에는 사교육비의 팽창과 함께 학교 안전망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학교폭력의 못자리로 보는 배경에는 자녀가 초등학교 때부터 생생하게 경험한 왕따 사건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폭력에 대한 안전망은 열린 생활지도와 함께 수평적인 학교행정 체제가 필수적이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학생만이 아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교폭력을 공개적으로 지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다운증후군이 있는 급우를 다수의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힌 학급의 왕따 사건을 육하원칙에 의해 철저하게 지도한 중학교의 여교사가 최근에 몹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녀는 학교장의 은폐 지시를 거부한 대가로 학부모회 임원인 가해자 학부모들에게 숱한 언어폭행을 당했고, 새해 2월의 인사배정에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학교폭력대책법이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아직 학교폭력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터부(taboo)시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해학생들에게 정당한 절차 없이 등교정지가 남용되고 있고, 피해아이들은 학교폭력이 아닌 단순 폭행이나 우발적인 쌍방과실로 규정되어 다시금 심리적인 이중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학교풍토는 밀양 청소년 집단 성폭행 등 거듭되는 학교폭력의 산실로 작용한다. 학교폭력을 최소화하려면 먼저 학교를 그린벨트처럼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을 학교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학교문화가 시급히 조성되어야 한다. 새학기를 맞이하여 김진표 교육부장관과 학교장들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서약서라도 우선 써보기를 권장한다. 2005-03-02
- [책소개]“사랑은 제 삶의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사랑으로 나를 버리고 조창인 지음/전 2권 나눔사 /각권 8800원 ‘가시고기’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작가 조창인이 오랜만에 신작을 내놓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사랑’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고민과 성찰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이 책 서문에서 “저는 이제껏 여섯 편의 장편을 써왔습니다. 남녀간의 사랑, 부모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도 있었습니다. 사랑은 제가 소설을 쓴 이유입니다. 삶의 목적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세상에는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 책이 무수히 많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빈번하게 인용되는 주제가 바로 ‘사랑’이다. 이런 흔한 주제인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작가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절실함이 곳곳에 배어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쉽게 만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표현돼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시고기’, ‘등대지기’ 등 인기를 얻었던 과거 작품들의 창작과정과 작가의 가족과 이웃 이야기를 덤으로 주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2005-03-02
- 수원 화성, 동양 성곽의 ‘백미’ 수원 화성은 창덕궁, 석굴암·불국사, 종묘, 고인돌 유적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우리나라 7대 문화유산 중 하나다. 다른 문화유산과는 달리 화성에는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지극한 효심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통해 조선을 쇄신하려 했던 개혁정치의 원대한 구상이 녹아있다. 세계 최초로 계획한 신도시 화성은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성곽의 일부가 파손·손실되었으나 축성 직후 발간된 ‘화성성역의궤’에 의거하여 축성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성의 둘레는 5744m, 면적은 130ha로 성안에는 정조가 머물렀던 화성행궁이 자리를 잡고 있고 동서남북을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 화서문, 화홍문이 에워싸고 있다. 특히 화성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평산성의 형태로 군사적 방어기능과 상업적 기능을 함께 보유하고 있고 각종 시설들이 가장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 동양 성곽의 ‘백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성 관람은 시간대별로 2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어 시간이 넉넉한 사람들은 2∼3시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1시간 내외의 코스를 밟는 것이 좋다. 정조가 탔다던 가마를 형상화한 화성열차를 타고 화성일주를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화성과 더불어 정조와 관련된 역사유적을 답사하고자 한다면 인근에 위치한 용주사나 융·건릉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용주사는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워졌고 융·건릉에는 정조와 사도세자가 나란히 모셔져 있다. 정조가 설치한 호위부대인 장용영 수위의식은 3월부터, 정조대왕 능행차나 혜경궁 홍씨 진찬연은 10월 화성축제 때 만날 수 있다. 문의: 화성사업소 031-228-4410, http://hs.suwon.ne.kr, 용주사 031-234-0040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2005-02-02
- 교육부총리 ‘파격실험’ 성공할까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김진표 의원을 교육부총리로 낙점한 것은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글로벌 시대에 밑바닥을 헤매는 대학경쟁력을 볼 때 한번 해볼 만한 실험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붕괴된 공교육을 살리는 데 적임자가 아니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파격’ 인사 김 교육부총리는 1980년 이후 24번째 교육부총리(장관)다. 대학교수가 아닌 사람이 교육부 수장이 된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정치인 출신인 이해찬 장관이다. 경제관료 출신은 김 부총리가 처음이다. 교육학 정치학 철학 사회학 교수가 대부분인 교육부 수장에 경제학 전공자가 발탁된 것도 드문 일이다. 교육에 경제논리나 경영마인드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김대중 정부 때도 있었다. 대학에 처음으로 경영논리를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은 경영학자인 송 자 연세대 총장을 교육부장관에 임명했으나 개인적 사유로 24일 만에 사퇴했다. 노 대통령은 역시 ‘대학경영인’ 출신인 이기준 전 서울대총장을 교육부총리에 임명했지만 개인적 하자로 6일 만에 하차했다. 두 번의 실패는 ‘시장논리’나 ‘경영마인드’로 무장한 사회지도층이 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기준씨 사례는 우리 사회가 교육책임자에게 어떤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지 잘 보여줬다. 노 대통령은 장고 끝에 개인적 하자만큼은 오랜 관료생활과 선거를 통해 검증됐다고 판단한 김 교육부총리를 선택했다. 그러나 선거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장남의 병역문제가 바로 여론의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분노’ 교육계 교육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인성교육과 공공성이라는 교육논리를 뿌리부터 부정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다. 앞으로 평준화정책이 깨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재갑 한국교총 대변인은 “부총리는 교육시장 개방, 외국인학교, 특목고 같은 문제를 부동산 대책과 연계하려 했던 경제관료”라며 “노 정부는 교육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인사철회를 요구했다. 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교육정책과 전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임명한 것”이라며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총이나 시민단체와 연대해 교육시장화 정책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김대유 서문여중 교사는 “경제마인드를 내세우며 부익부 빈익빈 식의 교육정책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경실련 등이 참여하는 ‘교육연대’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복종 운동과 김 부총리 퇴진운동을 펼쳐갈 것임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과거 국회 교육위원의 보좌관 출신은 “교육부총리는 이념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완화시키는 사람이 필요한데 김 부총리는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 의견도 있다. 중부권에 소재한 한 국립대학의 총장은 “교육계에 인간관계가 없는 사람이라야 교육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며 “오늘의 대학현실은 개혁에 시장경제논리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대’ 재계 재계는 일단 환영했다. 교육이 공공성에 안주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인성이나 실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국성호 홍보실장은 “신임 부총리가 전경련이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대로 산업의 수요에 맞는 인적자원 양성에 많은 신경을 쓸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교육계가 지금까지 개혁에 둔감했는데 신임 부총리는 개혁을 추진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통신 분야에서 일하는 한 재계 관계자도 “교육계는 그동안 전문성을 빌미로 한 집단이기주의로 똘똘 뭉쳐 개혁을 거부해 왔다”며 “신임 부총리가 교육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개혁을 더 잘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오리’ 대학사회 재계와 교육계의 상반된 모습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을 살리고, 대학개혁을 통해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우리교육은 연간 20조원의 예산을 쓰면서 효율성은 낮았다. 노 대통령은 ‘대학도 산업’이라며 대학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부총리는 27일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대학교육은 개혁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의 퇴출이나 통폐합 등 대학사회에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험난’ 공교육 김 교육부총리는 반대세력을 의식한 듯 교육계와 폭넓은 대화를 강조했다. 교육개방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초중고교 교육은 공교육을 튼튼히 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경부장관 시절 내놓았던 의견을 보면 공교육의 방향을 둘러싸고 교육계와 사사건건 충돌이 벌어질듯 하다. ▲교육에 외국자본이 유입돼야 경쟁력이 높아진다 ▲판교신도시 성공을 위해 학원단지를 건립하겠다 ▲부동산 대책으로 강북에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설립해야 한다 등등 그동안 발언을 보면 김진표식 공교육관이 엿보인다. 평준화 정책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겠지만 공교육의 일대 개편과 이에 따른 충돌이 예상된다. 김진표 부총리의 앞길은 험난하다. 교육계나 교육단체를 설득해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관료출신으로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이른바 ‘교육마피아’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벌써부터 관가에서는 김 부총리가 교육부에 ‘경제마피아’를 외부수혈할 경우 ‘교육마피아’의 물밑저항이 예상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200만 학생이 또 한 번 실험용 몰모트로 전락할지, 기사회생할지 정부 수립이래 지금까지 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실험이 시작됐다. /신명식 장세풍 오승완 기자 msshin@naeil.com 2005-01-28
- 통합거래소 인사후폭풍 피해갈까 통합거래소(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인사 후폭풍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인가. 25일 집행간부(임원급) 인사를 단행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한 통합거래소가 평직원 인사를 앞두고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사측에서 희망퇴직자 숫자에 만족하지 않고 일부 간부급과 평직원에 대해 무보직발령 또는 대기발령 등 극단조치를 취할 경우 노조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합거래소는 이날 집행간부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거래소측은 “업무의 전문성과 능력, 지역안배를 고려해 현 임원 4명과 내부승진 5명, 외부영입 전문가 2명으로 집행간부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집행간부에는 △경영지원본부 변상무(교보증권 전무) 이광수(증권거래소 부이사장보) 이 명(증권거래소 시스템관리부장) △유가증권시장본부 강해조(증권거래소 부이사장보) 정학붕(증권거래소 감사실장) △코스닥시장본부 박상조(코스닥증권 전무) 이규성(증권거래소 홍보부장) △선물시장본부 서문원(동양선물 대표이사) 전영주(선물거래소 시장감리팀장) △시장감시본부 김형곤(코스닥위원회 상무) 전영길(증권거래소 총무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거래소는 희망퇴직 신청도 마감했다.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는 증권거래소 71명(전체인원 434명), 선물거래소 10명(104명), 코스닥위원회 10명(123명), 코스닥증권시장 8명(97명) 등 총 99명(75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인원의 13% 수준이다. 당초 사측이 외부기관에 의뢰해 산출한 잉여인력 수준(20%선)에는 못미치는 수치다. 때문에 사측이 26일 단행될 예정인 평직원 인사에서 무보직발령 또는 대기발령 등 강제적 구조조정 수단을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한 유관기관 노조 간부는 “사측이 희망퇴직에 만족하지 않고 강제적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저지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2005-01-26
- <밥일꿈>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김 대 유 2005.01.19)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김 대 유 서문여중 교사 저 아래 전남 여수의 바닷가에 애양원이라는 나환자촌이 있습니다. 1000여 명의 나환자들이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 곳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편지를통해 알게 된 나환자 김재천 할아버지가 저를 보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파스칼의 팡세를 좋아하던 19세 앳된 그 나이에, 나병을 앓아 애양원에 들어왔다는 김 할아버지, 그분을 만난 날은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이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면서 마주친 나환자들의 모습은 참 무서웠습니다. 예쁜 여자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독한 나병약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대부분의 마을사람들은 이미 손가락 발가락이 모두 떨어져나가 있었습니다. 김 할아버지 역시 성한 곳이라고는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그분은 나를 아들처럼 반겼지만, 무서워하는 것을 아는지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그분은 내게 기도를 해주시겠다며 기도 제목을 물으셨습니다. “요즘 제가 목감기가 걸려서 잘 낫지를 않아요. 제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참 열심히 우렁찬 목소리로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하나님, 대유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그의 가족들의 건강도 지켜주세요.” 기도를 듣다가 문득 나는 가슴 저 밑바닥으로부터 치고 올라오는 부끄러움에 그만 눈물을 쏟았습니다. “눈도 코도 손가락도 발가락도 없는 분이 이렇게 젊고 튼튼한 나를 위해 기도해주시다니…” 나는 무릎을 당겨서 그분을 꼭 끌어안고, 그의 두 뺨에 볼을 부비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 역시 그 분의 건강을 위해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 지켜보던 나환자들이 박수를 치며 우렁차게 찬송을 불러주었습니다. “세상사람 날 부러워 아니 하여도 나도 세상 사람들 안부러워 해” 눈 내리는 애양원 마을 한가운데로 울려 퍼지던 그들의 노래 소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손가락이 없는 뭉툭한 손마디로 딱딱치는 손뼉소리지만 성한 사람들 박수소리보다 몇 배 더 힘찬 그 박수소리가 가슴에 콱 박히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자기들은 나병에 걸렸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성경속의 기도하는 레위민족처럼 평생 이웃과 민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축복을 받았노라는 그 자부심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고통을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맞서서 그 아픔을 이겨나가는 마을 사람들, 나병의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그분들이, 마침내 마을을 떠나는 내게 들려준 말씀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한 마디뿐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힘들고 외로울 때면 그 해 겨울을 떠올립니다. 그 해 겨울은 참 따뜻했습니다. 2005-01-19
- <밥일꿈>전교조 위원장 선거, ‘혁신’에 올인하다(김 대 유 2004.12.15) 전교조 위원장 선거, ‘혁신’에 올인하다 김 대 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선거는 어김없이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전교조 위원장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한달간 유세 과정에서 오갔던 후보들의 ‘말’과 ‘표심’의 풍성한 축제는 당선자 발표와 함께 다시 침묵속으로 잠겼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이상징후(?)에 대해 적잖이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은 비단 이수일 후보(전교조위원장 당선자)의 정책특보를 맡아 선거에 깊숙이 참여했던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10만 조합원 다수가 달라진 선거풍토를 체감하고 있다. 첫째는 조직선거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패가 6:4(58.8% : 41.2%)로 약 1만4000표 차이가 났다. 전례에 비하면 엄청 큰 차이다. 5000표 이내에서 박빙으로 맴돌던 ‘조직 표몰이’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16개 시도 지부장 선거도 4개 지부를 제외하고는 위원장 당선자측의 지지후보가 서울을 포함하여 거의 전 지역을 석권했다. 조합원 대중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현집행부측 후보에게 집단적으로 등을 돌렸다. 조직세가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던 관행이 무너진 것이다. 활동가들이 ‘찍자는대로’ 찍었던 예전의 선거가 아니다. 이는 향후 이긴 측에게도 대중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타산지석이다. 둘째는 정책 선거가 주효했다. 당선된 이수일 후보의 정책은 명료했다. 교원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저지투쟁을 전개하자는 조희주 후보의 ‘대정권 투쟁론’에 대해 ‘학생을 위한 교육개혁’,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실현’을 기치로 걸었다.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조 혁신과 대안창출의 공약이 호소력을 얻은 것이다. 이제 80년대 운동방식, 점 조직 선거방식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째는 위기감의 표출이다.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88.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교사들은 다시 한번 전교조가 새롭게 혁신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교조의 위기가 교육개혁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교사들은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사들 사이에 전교조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교조가 거리투쟁에서 다시 ‘학교민주화 투쟁’으로 회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며, 참교육은 국민과 함께 할 때 진실로 아름답다는 것을 교사들이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4-12-15
- <밥일꿈>전교조 위원장 선거, ‘혁신’에 올인하다 선거는 어김없이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전교조 위원장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한달간 유세 과정에서 오갔던 후보들의 ''말''과 ''표심''의 풍성한 축제는 당선자 발표와 함께 다시 침묵속으로 잠겼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이상징후(?)에 대해 적잖이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은 비단 이수일 후보(전교조위원장 당선자)의 정책특보를 맡아 선거에 깊숙이 참여했던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10만 조합원 다수가 달라진 선거풍토를 체감하고 있다. 첫째는 조직선거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패가 6:4(58.8% : 41.2%)로 약 1만4000표 차이가 났다. 전례에 비하면 엄청 큰 차이다. 5,000표 이내에서 박빙으로 맴돌던 ‘조직 표몰이’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16개 시도 지부장 선거도 4개 지부를 제외하고는 위원장 당선자측의 지지후보가 서울을 포함하여 거의 전 지역을 석권했다. 조합원 대중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현집행부측 후보에게 집단적으로 등을 돌렸다. 조직세가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던 관행이 무너진 것이다. 활동가들이 ‘찍자는대로’ 찍었던 예전의 선거가 아니다. 이는 향후 이긴 측에게도 대중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타산지석이다. 둘째는 정책 선거가 주효했다. 당선된 이수일후보의 정책은 명료했다. 교원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저지투쟁을 전개하자는 조희주후보의 ‘대정권 투쟁론’에 대해 ‘학생을 위한 교육개혁’,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실현’을 기치로 걸었다.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조 혁신과 대안창출의 공약이 호소력을 얻은 것이다. 이제 80년대 운동방식, 점 조직 선거방식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째는 위기감의 표출이다.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88.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교사들은 다시 한번 전교조가 새롭게 혁신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교조의 위기가 교육개혁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교사들은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사들 사이에 전교조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교조가 거리투쟁에서 다시 ‘학교민주화 투쟁’으로 회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며, 참교육은 국민과 함께 할 때 진실로 아름답다는 것을 교사들이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대유(서울 서문여중 교사) 200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