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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태계가 보는 정동영의 약점, 정동영계가 보는 김근태의 약점 “김근태, 과거 코드에 머물러 있다” “정동영, 철학·원칙 없어 무너진다” 차기대권을 노리는 집권여당의 유력주자들이 물밑 경쟁을 펼쳐갈 밑그림이 그려졌다. 노무현 정권 3년차에 발맞춘 문희상 당의장 체제다. 당내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4·2 전당대회에서 확인된 각자의 세력지분과 위상을 토대로 2007년을 향한 전략 다듬기에 들어갔다. 경쟁과 싸움은 상대적이다. 경쟁 진영의 장점과 약점을 꿰뚫어야 차별성과 질적 우위를 확보할 ‘대권 로드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서로의 약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김근태 사람들은 ‘플러스 1’수준” = “김근태 장관은 민주화운동의 정통성을 지닌 훌륭한 정치인이다. 김근태계는 상층부에 사람이 많다. 의원들만 해도 40명은 넘을 것이고, 원외에도 운동권 출신들이 폭넓게 포진해 있다.” 정동영계 핵심인사의 김근태계 평가는 곧이어 단점 꼬집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한사람씩일 뿐이다. 주변에 사람과 조직을 늘려가며 외연을 넓혀야 하는데 김근태계 사람들은 ‘플러스 1’ 정도에 불과하다.”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는 자발적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략을 고민하는 사람은 많아 보이지만 책상에 앉아 생각에 골몰한다고 해서 조직기반이 늘어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상층부 사람’은 많지만 확대재생산이 지지부진한 김근태계의 약점이다. ◆“정, 내공의 깊이가 없다” = 김근태계는 정동영계를 쉽지 않은 상대라고 말한다. 2002년 이인제-노무현 싸움보다 훨씬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근태계의 한 인사는 “정동영 장관은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내공의 깊이’를 약점으로 집어냈다. “(지난해 총선 시기)노인폄훼 발언, 장애인 목욕 사건은 정 장관의 단점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정 장관의 가벼운 언행이 김 장관의 무게와 대비되는 약점이란 것이다. 올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폐막연설도 사례로 거론했다. 정 장관은 이때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총회가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핵무기 없는 한반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의장인 정 장관의 발언은 곧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초청 메시지로 해석됐고, 청와대는 이를 부인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정동영의 세가지 실수 = 김근태계측 인사들은 “철학과 원칙이 없고 내공이 없는 상대는 저절로 무너진다”며 쓴소리를 했다. ‘저절로 무너진다’는 표현이 나온 데는 또다른 배경이 있다. 김 장관측은 지난 1년간 정동영계의 궤적을 정리하면서 “세번의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한다. 사람과의 관계다. 김근태계의 또다른 핵심 인사는 “유시민과 갈라서기, 국민참여연대와의 결합, 신기남과의 결별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하면서 자기지분을 확보하려고, 당의장을 만들어줬던 유시민 의원과 결별한 것이 ‘소탐대실’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대에서 친노세력을 얻기 위해 국민참여연대와 결합한 일도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본다. 부산 경남에서 지지를 얻으려고 다른 지역에서 인심을 잃고 있는 세력과 손잡았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국참연대는 거칠고 완장찬 사람들”이라며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과의 결별도 길게 볼때 정 장관의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김근태계의 평가다. “문희상을 위해 신기남을 버림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지적한다. 신기남 의원과의 결별과 실용노선 강화는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부정적 측면에 더 주목한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노사모 등의 중추세력인 20대와 30대의 지지를 잃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구정치인으로 비쳐질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경고다. ◆“김, 미래를 얘기하지 못한다” = 하지만 정동영계가 바라본 김근태계의 궤적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정동영계측은 “김근태계는 20년전 과거의 코드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지난 당의장 경선 때 장영달 의원의 TV토론을 지켜보니 딱 세가지 단어뿐이더라”고 했다. 그는 “민주화운동, 감옥 8년, 재야란 말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뭘 할건데’라는 물음이 남더라는 얘기다.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 선거에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가 없다는 건 뼈아픈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점에서 김 장관과 정 장관을 전통재벌과 신흥재벌에 비유했다. “김 장관은 정치권에 입문하자마자 최고위원직을 맡아 가진 게 많았다. 돈을 벌기보다 금고에서 가져다 쓰기만 하다가 이제는 바닥이 난 것이다. 하지만 정 장관은 빈손으로 들어왔다. 어디에서 돈을 벌어야 하나 연구하다 IT산업에 눈을 돌렸고, 차곡차곡 곳간이 채워지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2005-04-13
- 현대백화점그룹 ‘매칭그랜트’ 도입 현대백화점그룹은 ‘매칭그랜트’ 방식의 사회공헌모금제도를 본격 도입한다고 10일 밝혔다. 매칭그랜트는 임직원이 매달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회사에서 그만큼의 금액을 출연해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하는 제도. 현대백화점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H&S, 현대푸드시스템, 한국물류, 호텔현대, HCN 등 16개 회사의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자투리 금액을 기부하는 ‘자투리 사랑’ 캠페인으로 기금을 조성할 방침이다.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지난달에는 전체 임직원 6675명의 80%인 5320명이 참여했으며, 4월에는 전체 임직원의 90%가량이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칭그랜트’ 제도를 통해 연간 1억원 가량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또한 현대홈쇼핑은 2003년 7월부터 자투리사랑을 실천해 연간 1억원 가량을 사회공헌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부터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직원에게 연말 인사 고과시 가산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매월 1회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직원은 인사고과 항목 중 교육고과 점수의 최대 67%를 가산점으로 부여받게 된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2005-04-11
- 제2 노사모 꿈꾸는 정치인 팬클럽 ‘고사모 우민회’ ‘GT 클럽’ ‘박사모’ ‘MBLove’ ‘정사모’‘Power손’ 등…. 대선이 아직 2년 이상 남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지지모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 ‘노사모’의 ‘영광’ 재연을 꿈꾸는 이들 팬클럽의 현황과 활동상을 살펴본다. 차기주자들에 대한 ‘온라인 지지모임’은 야당은 활발하고 여당은 소강상태를 보이는 ‘야활여빈’상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등에 대한 지지모임은 활성화된 반면, 열린우리당 정동영, 김근태 장관 지지모임은 주춤한 상태다. 그러나 팬클럽 활성화에 따른 과열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공식 팬클럽이 누구냐’를 놓고 팬클럽 회원간 ‘정통성’ 시비가 불붙기도 했다. ◆‘박사모’ 가장 왕성 = ‘제2의 노사모’를 꿈꾸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정치인 팬클럽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다. 박사모는 결성 1년만에 회원수 4만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조직으로 발전했다. 박사모는 온라인 활동 뿐 아니라 오프라인 활동도 차츰 강화하고 있다. 책임당원제를 도입하는 한나라당에 ‘집단 입당’할 움직임을 보이며 현실 정치 참여를 앞두고 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18개 박 대표 팬클럽으로 구성된 ‘애국애족 실천연대’ 역시 지난 3일 박 대표와 함께 한 남산 걷기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태세다. 박 대표 역시 ‘온라인 지지모임’에 적극적이다. 미니 홈피 개설 초기 미공개 가족사진을 올려 네티즌의 호기심을 자극했는가 하면, 1백만번째 방문자와 ‘1일 데이트’를 예고, 방문자수를 비약적으로 늘리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순수성’ 의심받기도 = 온라인 지지모임이 위세를 드러내면서 정치권에서는 종종 ‘순수성’ 시비가 제기되곤 한다. 지난 3일 출범한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 ‘고사모 우민회’가 대표적이다. ‘우민회’가 10만 회원을 목표로 연령별 지역별 모임까지 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고 전총리가 온라인상에서나마 대선후보로서의 구색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 ‘우민회’측은 이같은 시선을 우려 발대식에 앞서 정치적 해석을 우려하는 고 전총리의 편지를 공개하며 고 전총리와 무관함을 거듭 강조했다. 박사모 등이 책임당원제 도입을 계기로 ‘집단 입당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박 대표측은 “자발적인 팬클럽에 개입하면 하향식이 되지 않느냐.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팬클럽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팬클럽간 ‘정통성’ 시비 = 한나라당내 또 다른 유력 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온라인 지지모임도 속속 발족했다. 미니 홈피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팬클럽 ‘MB가족’이 지난 2월 ‘신화를 창조하는 사람들’(MBshinwha)이란 이름으로 사이트를 개편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이다. 이 과정에 ‘이명박 시장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느냐’를 둘러싸고 팬클럽간 정통성 시비도 불붙었다. 지난 2월25일 출범한 ‘MBLove’측에서 자신들만이 이 시장의 인정을 받는 ‘공식’ 팬클럽이라며 ‘MBshinwha’ 운영진을 비판하고 나선 것. ‘정통성’ 논란은 ‘이명박 시장을 지지하는 모임의 순수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회원들의 비판이 제기되면서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팬클럽간 갈등에 대해 이 시장측은 “팬클럽에 ‘공식’이 어디 있느냐. 갈등이 있는 것은 팬클럽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인사는 또 “비서실에 종종 전화를 하는 모양인데, 어디건 일체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조”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내 또다른 유력 주자인 손학규 경기지사의 경우에는 별도 사이트를 통한 팬클럽은 아직 결성되지 않았다. 현재는 다음 카페에 ‘Power손’ 등 몇몇 팬클럽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는 수준으로 회원수도 가장 많은 ‘동호회’가 6백여명 정도로 많지 않은 상태다. ◆‘유빠’ 위력 주목 =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온라인 지지모임’ 결성이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열린우리당 예비 주자들에 대한 ‘지지모임’은 활동이 뜸한 상태다. 정동영, 김근태 등 유력 차기 주자 두 사람 모두 현직 장관이란 점에서 두드러진 활동은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반정동영’을 외쳐 ‘왕따’를 자초했던 유시민 상중위원의 경우 전당대회 막바지 ‘인터넷 진지’를 기반으로 지지자들이 총결집, ‘노빠’(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에 이어 ‘유빠’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유빠’들의 거센 활동 이후 당초 상위권 랭크가 예상되던 김두관 후보가 전대에서 낙선, 온라인 지지모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 낸 ‘노빠’ 신화가 ‘유빠’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2005-04-11
- 중기청, 중소기업 인력고도화 목표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 인력지원 종합계획을 수립, 중소기업 인력난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부족인원의 충원을, 장기적으로는 직무교육과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등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중소기업 장기근속자를 위한 주택특별공급 확대, 맞춤형 직무교육, 외국인 인력 공급 등을 펼친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용안정사업을 개선해 취업 관련 필수 교양과목을 대학에 개설하고 단체형 인턴제도를 통한 청년과 여성의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시키기로 했다. 또 개별 중소기업이 사내 직업능력 개발 사업이나 수강지원금 제도를 운영해 자발적 교육훈련 등에 대한 비용 지출하면 각종 세제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복지제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자녀 학자금 지원, 세제·창업자금 우대를 통해 중소기업으로 인력유입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중소기업 신용카드를 도입, 누적된 포인트를 직무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에 421억원을 투입, 중소기업의 현장애로기술을 해소하고 특화된 중소기업 기술인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산학협력실은 중소기업과 교수 및 재학생이 1~2년간 공동기술개발을 수행하고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학생들을 해당기업에 취업토록 유도하는 기술인력연계 프로그램이다. 중기청은 오는 2009년까지 총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만명의 고급기술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단순 생산직과 기능직을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인 한계 중소기업의 경우 외국인력에만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작업환경을 개선하더라도 고졸 또는 대졸자들의 눈은 이들 기업에 가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5-03-14
- [‘현재의 거울’로 본 2007 변수] ①민족주의 코드 미·일 무서운 줄 모르는 20대 ‘감성적 민족주의’ 자극 노 대통령 동북아질서 재편구상 맞물려 폭발력 가질 수도 대선은 시대상황과 민심이 폭발하는 장이다. 대선 때마다 폭발하는 일련의 ‘가치’들은 어떤 계기로 인해 선거에 엄청난 바람을 몰고 오는가 하면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후보의 필수 자격조건이 되기도 한다. 1997년 대선 때에는 IMF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반세기를 이어온 정권에 대한 심판적 요소가, 2002년 대선 때는 무엇보다도 구정치(인)와는 다를 것을 주문하면서 참신함과 도덕성이 중요한 가치가 됐다. 그렇다면 어느 대선보다도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7년 대선 때는 어떤 민심이 ‘폭발’을 기다리고 있을까. 현재 흐름과 맞닿아 있는 중요변수 몇 가지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지지도 상승은 무엇 때문일까라는 질문은 현재는 물론 차기 대선까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다. 지난해 20%선에서 머무르는 등 최악이었던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달 27일 48%(청와대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결과)에 달했다. 가장 주요한 원인은 최근 노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 동북아 균형자론 등 ‘자주’에 근거한 ‘민족주의 코드’가 국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사실 노 대통령의 ‘민족주의적’ 발언들이 하루이틀 된 것은 아니다. 집권 초에는 민족주의적 발언들이 말실수 등으로 폄하되면서 오히려 지지도 하락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우익화 바람, 미국 부시 대통령의 애국주의 등 세계적 추세는 한국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이는 국민들에게 어떤 깨달음을 준 듯하다. ‘한미동맹’과 ‘조용한 외교’라는 전통적 방식만으로는 우리 것을 빼앗길 수도 있는 시대가 됐다는 자각이다. 우리 국민은 더 이상 할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참지 않고 있다. 이런 인식은 특히 전쟁을 겪지 않아 ‘미국과 일본이 무서운 줄 모르는’ 젊은 층에게 더욱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일련의 흐름들은 이른바 ‘민족주의 코드’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정치전문가들은 2007년 차기 대선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민족주의 코드’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경제민족주의를 선점하시오” = 보수적 성향의 한 정치 컨설턴트는 최근 이명박 전 시장을 만나 바로 그 문제를 조언했다고 한다. 이 컨설턴트는 이 시장에게 ‘지금은 CEO적 요소로 당신이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집권 못한다고 했다. 경제가 특장이니까 경제민족주의를 선점하라’고 했다는 것. 이 인사는 “민족주의 코드는 다음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현 정권에서 그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권까지 넘보고 있는 한나라당의 한 젊은 재선 의원도 최근 한 정치전문가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여러 모로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민족의 냄새가 나지 않는 한 대권은 힘들고 바로 그 필수조건이 부족하다는 것이 얘기의 골자였다. 이후 이 의원은 민족주의에 대해 때늦은 공부를 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세계화 시대에 민족주의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면서 “민족주의가 약화되지만 한편에서는 더욱 강화되기도 한다.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민족주의가 더 부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적 분석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흐름에는 들어맞는 분석이다. 세계보편주의를 기본적으로 지향은 해야겠지만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민족주의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에게 닥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일본의 극우화 상황에서 우리만 보편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넌센스다. 김 교수는 또 “민족주의를 둘러싼 혼란의 시대랄까. 그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단일민족 사회의 특수성은 민족주의 발호의 완벽한 조건이기도 하다. ◆민족주의 코드의 정치공학 = 민족주의는 젊은 층의 열정에 불붙이는 부싯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정치적 매력이다. 위력은 2002년 여중생 사망 사건 때의 촛불시위에서도 한번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2002년 대선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기보다 뭔가 예전과는 다른 것을 추구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다를 것으로 보인다. 20대는 2002년에 한번의 힘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더 큰 폭발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여준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한국의 길’ 간담회에서 최근 노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관련 “동북아질서의 자주로 포장되면 젊은 층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작용을 할 수 있다”면서 “한미의 종속적 관계 등을 건들며 민족의 자주적 외교를 들고 나올 경우 젊은 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의원 얘기의 전제는 ‘현 정부가 기존질서 해체를 위한 모종의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 윤 전의원 예측대로라면 민족주의 코드는 기존의 정치질서를 부수는 정치적 쓰나미가 될 수도 있다. 정치적 쓰나미의 대중적 주역이 바로 20·30대 젊은층이다. 20대의 폭발성은 ‘단순함’과 ‘자발성’에 있다. 이들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과실을 자신의 희생없이 ‘따먹기만’ 한 세대다. 이들에게는 미국이 우리 이익에 반하는 한 꼭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존재이고, 기존 삼각동맹의 구시대적인 요소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 한류 열풍은 이들을 더욱 키워놨다. 일본을 싫어하면서도 전자제품은 일제를 선호하던 이중성은 ‘삼성 세계 1위’에 맥없이 사라졌다. 일본 문화의 향유가 소수 젊은 층의 특별한 문화코드로 작용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일본인들이 한국 연예인에 열광하는 등 오히려 한국문화가 우위를 점해가는 상황이 되고 있다. 30대 이상 40대 중반까지의 386 세대를 넓게 아우르는 집단은 민족주의에 누구보다도 익숙한 세대로서 이들은 반일보다는 반미에 익숙하다. ‘민족주의 코드’는 현재까지는 여권에게 유리한 요소다. 이 요소가 폭발할 경우 야권 주자들은 ‘대책없이’ 당할 수도 있다는 게 한나라당 전략통들의 우려다. 그러나 북한 변수 등 ‘민족주의 코드’의 파장을 억제하는 요소도 발견된다. 북한이 여권 기대와 엇나가는 방향으로 나갈 경우 ‘민족주의 코드’는 ‘쓰나미’가 아닌 ‘작은 지진’으로 그칠 수도 있다. /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2005-04-04
- ‘최순우 옛집’ 4월부터 다시 개방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제1호 ‘최순우 옛집’이 4월 1일 일반에 다시 개방된다. 지난해 4월 1단계 보수·복원공사를 마치고 일반에 개방했던 최순우 옛집은 겨울철 관리와 2단계 보수를 위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휴관해왔다. 3개월 동안의 휴관기간 동안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사장 김인회)은 최순우 선생이 생전에 아끼던 사랑방의 모습을 최순우 선생을 기억하는 지인과 후학들의 자문을 통해 복원했다. 이제 방문객들은 대청마루에 앉아 최순우 선생의 유품과 사진, 친필 원고 등 전시물을 감상할 수도 있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 등 최순우 선생의 저작을 마당과 툇마루에 앉아서 읽을 수도 있다. 2005년 최순우 옛집 개관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개방과 함께 ‘문화강좌’와 ‘도슨트 운영’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을 위한 옛집의 문화강좌는 ‘최순우 선생과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총 13강좌로 이루어져 있다. 최순우 선생의 후학과 지인들이 직접 진행한다. 최순우 옛집은 또 ‘도슨트 프로그램’을 도입, 자원활동가들이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최순우 옛집의 안내와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을 설명하게 할 계획이다.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관계자는 “올해는 두 가지 전시테마를 마련, 분기별 전시가 이루어지며 11월에는 한국미를 주제로 한 소규모 특별전이 열릴 예정”이라며 “방문객들이 편하게 앉아서 전통차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해 개방기간은 4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이며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문의는 02-3675-3401~2이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훼손위기에 있는 자연 및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과 기부를 통하여 확보한 후 전 국민이 공유하도록 하는 시민운동.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시민자산으로 확보한 자연유산은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강원도 동강 제장마을, 문화유산으로는 △성북동 최순우 옛집이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뜻을 함께 하는 문화유산 연계사이트로는 ‘윤보선가’, ‘오리 이원익 유적지’, 하회 북촌댁’ 등이 있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2005-03-31
- <신문로 칼럼>방폐장 유치 경쟁(김진동 2005.03.31) 방폐장 유치 경쟁 김 진 동 (본사 객원 논설위원) 자그마치 19년 동안이나 표류해온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이 이번에는 순조롭게 성사될까?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라는 제법 긴 이름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포항시 영덕군 울진군 군산시 경주시 등 5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경쟁을 벌이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경주시의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유치를 결의함으로써 유치경쟁에서 한발 앞서 불을 지폈다. 지난 2001~2004년에 걸친 ‘부안사태’를 떠올리면 유치희망 지역이 늘어 경쟁을 벌인다고 해서 결코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를 것 같다. ‘전쟁’으로까지 표현되는 부안사태는 극한적인 찬반대립과 갈등으로 140회 이상의 촛불시위가 열렸고 주무 장관 목이 달아났으며 ‘반핵 민주광장’이라는 ‘명소’까지 탄생하는 등 심한 정신적 물질적 몸살을 앓아야 했고 지금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별지원금 등 ‘당근’ 많아 그럼에도 영남과 호남의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투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까닭은 큼직한 ‘당근’ 때문이다. 특별법 제정으로 유치지역에 적지않은 인센티브가 제공되게 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3,000억원 규모의 특별지원금과 월 50억~100억원의 반입수수료에다가 직원 900명의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이전된다. 이에 따른 지방세와 주민세도 연간 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더하여 양성자 가속기 유치도 유리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로서는 결코 눈감기 어려운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방폐장만 들어서면 일거에 서울의 어느 구청이 부럽지 않을 부자 지자체가 되는데 부족함이 없을 수준이다. 충청권의 신행정도시 말고는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델로서 그만한 인센티브를 찾아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이와 관련 포항시장이 한 말처럼 지역발전을 30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성은 ‘부안사태’에서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증언이다. 우리가 추진중인 방폐장엔 원자력발전소에서 쓰인 덧신 모자 작업복 등 오염도가 비교적 낮은 폐기물을 드럼통에 담아 지하 깊은 동굴에 저장한다. 30년이 지나면 방사성 강도가 반감되고 300년 이후에는 방사성물질의 생명이 소멸된다고 한다. 이처럼 안전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다. 방폐장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필수 과제다.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한 폐기물은 나오기 마련이고 외국으로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인만큼 국내 어디엔가 처리시설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경제규모가 팽창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전력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력은 한계에 부딪혔고 화력은 교토의정서 발효나 석유자원 고갈과 가격폭등으로 축소해야 할 형편에 직면했다. 대체 에너지 개발이 획기적으로 진전되지 않는 한 유일한 대안은 원전의 확대밖에 다른 수단이 없는 게 현실이다. 기존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폐기물도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방폐장 건설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방폐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고 더 이상 미적거릴 수도 없는 과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방폐장은 ‘악의 시설’로 또는 ‘재앙의 씨앗’으로 인식되어왔고 막연하고 근거 없는 혐오와 거부감의 대상이 되어 님비와 극열한 반대투쟁으로 20년 가까이 표류를 거듭해왔다. 선진국 성공사례 참고할 필요 오래 전의 얘기이지만, 원전에서 출발한 고압선에 이슬이 맺혀 떨어지는 지역의 밭 주인이 그 이슬에 방사성 물질이 섞여 있을 것이니 보상하라고 원자력발전소 앞에서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그 같은 무지와 생떼가 통하지 않을 것이지만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과 선입견이 전염되어 님비와 반대투쟁을 부추긴 측면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같은 선입견을 설득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주민을 이해시키기에 앞서 밀어붙이기로 추진한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이제 경쟁 시군간 뒷탈이 없도록 공정하게 선정하는 일이 과제가 됐다. 그러나 아직은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낙관하기는 이르다. 유치 희망 지역 주민 사이에도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고 환경단체의 반발도 거세 ‘부안사태’의 재판이 없으리라고 보장하기 어렵다. 정부의 찬찬한 추진과 지역주민의 성숙된 지혜가 요구된다. 이럴 때일수록 선험지역의 성공과 실패담을 곰곰이 살피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로카쇼무라나 프랑스의 로브 처분장이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쳐 안전성을 확보하고 주민의 자발적 동의을 얻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연구하고 현장 학습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그들도 많은 인고의 세월과 노력 끝에 일궈낸 성공사례이기 때문이다. 2005-03-31
- <신문로 칼럼>와다 하루키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이종구 2005.03.30) 와다 하루키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이 종 구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와다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논문만 제출하고는 허겁지겁 귀국한 지 벌써 15년이 흘렀습니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도쿄에 와 있던 운동권 출신 한국 유학생들을 챙겨 주시던 선생님의 넉넉한 마음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도서관에서 한국 관계 책을 찾다가 없으면 선생님께서 대출해 가신 것으로 알던 기억이 납니다. 2월 28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좌담 기사를 통해 한일관계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보았습니다. 독도와 교과서 문제로 비등하는 한국의 여론에 대해 일본에 건강한 양식을 가지고 있는 조용한 다수를 믿어 달라고 호소하시는 선생님의 뜻은 저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주재하고 있을 때 일본연구자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인사와 대화를 나누려 노력하시던 데라다 데루스케 전 주한대사도 같은 의견이시더군요. 눈치도 없이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던 학생 시절의 버릇대로 오늘도 이상한 문제를 하나 여쭈어 보겠으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군사정권 시절에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돕던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시민을 한국의 식자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에서는 시민만이 아니라 정부측으로부터도 일본을 통째로 규탄할 것이 아니라 시민운동 세력이나 엔지오(NGO)를 친구로 삼아 오해를 풀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보기에도 이러한 발상은 타당한 일이고 선생님이나 데라다 전대사의 의견과도 일치됩니다. 따라서 한일 양국간에는 영토와 역사 해석을 둘러 싼 갈등은 본래 존재하지도 않으며 소수의 일본 우익 보수 세력만 제풀에 지쳐 조용해지면 모든 것이 해결될 터이니 한국 정부와 시민은 냉정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현재 일본에 보수파의 행동을 견제할 수 있는 독자적 시민사회 세력이 존재하는가를 묻고 싶습니다. 일본에 독자적 시민세력 있는지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1980년대를 일본에서 보낸 저의 직감으로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고 한일관계의 앞날에 대해서도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몇 년 사이에 일본에서 들려오는 소식에는 이전에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각급 학교 행사에서 일장기 게양과 천황을 기리는 기미가요의 제창이 강요되고 있으며 교원노조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모습이 단적인 예입니다. 2002년 2월에 잠시 도쿄에 들렀을 때 텔레비전 시사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선제공격 가능성이 논의되는 것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저는 ‘태평양 전쟁 개전 직전의 사회 분위기가 이러한 것이 아니었는가’ 라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당시에도 군부의 총칼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침략에 가담한 사람은 소수였고, 광활한 만주에서 새 땅을 가질 수 있고 동남아에서 석유도 확보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선전을 믿고 열광해 자발적으로 국가와 천황에게 충성을 바친 ‘풀뿌리 보수주의자’가 다수가 아니었던가요? 물론 일본은 전후 60년간 민주주의에 입각한 정치체제를 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끄러운 소수의 우파’에게 ‘침묵하는 다수의 양식파’가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외부에서 관찰하기에 일본 사회의 우경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되어가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사회학자라는 직업의 특성 탓인지도 모르지만 저는 현재 일본의 우경화를 사회구조적인 변화의 산물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의 정신과 의사인 카야마 리카씨가 쓴 ‘프티 내셔날리즘’이라는 책에서 장기불황 속에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안고 있는 청년층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소(小)민족주의 정서가 프랑스에서 국민전선을 이끄는 르펭과 같은 극단적인 국수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석을 보았습니다. 이 책의 행간에서 저는 계층 격차의 심화, 청년의 좌절감, 잘 나가는 소수의 맹목적 미국 추종, 믿었던 회사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중년 가장의 답답함이 모두 뭉쳐 사회적 유대감이 깨져 나가는 위기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수습해야 하는 정부도 뚜렷한 대책이 없으니 애국심이라는 접착테이프로 일단 얽어 매놓고 보자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읽었습니다. 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대중적 지지에 기반을 둔 독재 정권인 현대 파시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보아도 맞는 것이 아닌가요 ? 일본 보수 우경화에 대한 경고음 물론 저도 와다 선생님과 같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지식인들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겪는 곤경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제인가 선생님께서 한국의 민주화를 돕는 이유를 묻는 저에게 하신 “일본 사회를 좋게 만들기 위해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연대한다”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누가 무어라고 해도 한국의 민주화 운동 세력은 집권에 성공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둡고 괴로웠던 군사정권 시절에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보수 우경화에 대한 경고음을 보내는 것이 저희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침묵하는 다수가 현실 정치적으로도 활성화된 주도세력으로 전환되는 날이 도래하기를 기다리며 이만 줄입니다.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2005-03-30
- “임직원 자발적 의지 기반한 고효율 시스템 구축해야” “팬택계열 사업비전 달성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와 목표의 하나로, 자발적 의지에 따라 판단하고 움직이는 고효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29일 창립 14주년을 맞아 ‘임직원 각자가 업무 추진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자세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6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새로운 1등 구현을 통한 글로벌 톱5 도약을 다짐하는 기념행사’에서 “이 같은 자발적 자세에 따른 고효율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마케팅 상품기획 연구소 공장 영업 등 모든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팀간 부문간 계열사간 정보공유를 통해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실무 과·차장과 팀장선에서 책임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하부로 대폭 위양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부회장의 이 같은 주문은 최근 급변하는 휴대폰시장에 대한 위기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이날 기념식사에서 ‘불안정한 환율’과 ‘한반도의 외교문제’와 함께 ‘포화에 이른 국내외 시장’으로 인해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어려운 때라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자발적 의지에 기반한 고효율 시스템 구축 이외에 △환경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 △위기의식의 공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팬택계열은 기업위상을 제고하고 계열비전인 ‘존경받는 기업’의 달성을 격려하기 위해 ‘연구개발 챔피언’, ‘경영혁신 챔피언’으로 선정된 직원들에게 ‘팬택인상’을 시상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2005-03-30
- 김포시 ‘행정혁신 첫번째 이야기’ 발간 경기도 김포시는 혁신성과 사례집 ‘김포시 행정혁신 첫 번째 이야기’를 발간했다. 시는 성과사례집을 공무원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행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부한뒤 우수혁신 사례가 타 지자체로 전파되도록 홍보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성과사례집은 △공무원이 스스로 지펴내는 변화의 불씨 △맑고 투명한 유리알 행정 △고객을 감동시키는 행정서비스 △주민과 함께 하는 참여행정 △풍요롭고 활기찬 주민의 삶 등의 5가지 주제로 설명해 놓았다. 김동식 김포시장은 “혁신이 정책 속으로 들어가 정책품질이 높아지고 더 나아가 시민의 만족과 연결될 때 혁신이 비로소 성공한 것”이라면서 “혁신성과가 확산돼 더 많은 시민이 혁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고객감동과 행정혁신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포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200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