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51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신문로]마지막 에덴동산, 파푸아 뉴기니 마지막 에덴동산, 파푸아 뉴기니 박창기 ((주)프락시스 대표이사) 필자는 작년 한해에만 파푸아 뉴기니에 4번의 여행을 했다. 동경을 거쳐 포트 모르스비로 가는 항공편이 일주일에 한번밖에 없다 보니 매번 8박 9일의 여정이다. 토요일 밤 나리타 공항을 출발해서 일요일 새벽 수도인 포트 모르스비에 도착하는 비행기 승객 중에는 일본사람의 비중이 가장 높다. 60~70대의 노인들이 주축인 단체 관광객이 많고 산호초 바다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을 위한 젊은 여행객들이 여럿 보인다. 그린란드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 섬의 서쪽은 인도네시아가 차지했고 동쪽은 독립국가인 파푸아 뉴기니이다. 파푸아 뉴기니의 면적은 남한의 4.7배인데 인구는 약 600만명이다.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인구가 수렵과 채취를 생업으로 한다. 철로 만든 정글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활상이 신석기 시대라고 보면 된다. 이곳에는 700여 가지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700여 부족이 있다. 이 언어들 사이의 연관성이 별로 없어 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는 수천년 간 부족들 사이 교류 없이 독립적으로 살았다는 증거이다. 1990년대에도 새로운 종족이 발견되어 정부에 등록될 정도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문명화의 정도가 늦은 이곳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찾던 필자는 흥미있는 두권의 책을 만났다. 영국 출신의 인류학자인 그레고리 베이트슨은 1936년 이곳 원주민의 풍습을 연구한 인류학 연구서인 ‘네이븐’을 출간했다. 세픽강 유역에 사는 이아트물 부족의 성인식인 ‘네이븐’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고찰한 그의 저작은 인류학의 고전이 되었다. 언어 다른 700여 부족 그는 이곳에서 유명한 인류학자인 마거릿 미드를 만나 함께 연구하였고 후에 결혼하여 함께 발리섬 연구서인 ‘발리 사람들의 인성’을 출간했다. 필자가 투자한 금광산이 세픽강의 지류 지역이어서 네이븐 의식에 대해 나름대로 알아보고 있으나 아직은 성과가 적다. 다른 하나의 기록은 돈 리처드슨의 ‘화해의 아이’라는 작품이다. 캐나다 출신의 선교사인 그는 1962년 27세의 젊은 나이에 파푸아섬 서남쪽 밀림 속 사위족을 선교하기 위해서 부인과 어린 아들과 함께 투신했다. 외부 세계와 전혀 접촉이 없었던 사위족은 다른 종족을 교묘하게 배반하고 살해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은 종족이었다. 리처드슨은 이들 속에 들어가 함께 살며 성공적으로 선교를 하였다. 평화를 위해 다른 부족과 아이를 인질로 교환하는 현지의 풍습에 착안하여 하느님이 예수를 지상과의 평화를 위해 인질로 파견하였다는 논리를 개발하여 그들을 선교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책은 기독교 오지 선교의 교본으로 높은 명성을 얻었다. 신석기 문화를 유지하던 파푸아 섬은 20세기부터 대대적인 선교사의 활동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인구의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 19세기 이후 네덜란드, 영국과 독일의 식민지 각축장이었던 이 섬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의해 동북부 지역이 점령당했다. 종전 이후 섬의 서쪽은 인도네시아에 편입되었으나 토착민들의 독립운동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섬의 동쪽은 호주의 신탁통치를 받다가 1975년 영연방 국가의 일원으로 독립하였다. 금광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기 위한 첫번째 방문길에서 나는 이곳이 열대농업, 특히 오일 팜 경작에 매우 적합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2차 여행은 동쪽에 있는 뉴 브리튼이라는 섬으로 향했다. 주지사 나크마이(Nakmai)의 안내를 받아 대규모로 조성된 오일 팜 농장을 둘러보았다. 타임머신 타고 신석기시대로 광업부 장관 아코이타이(Akoitai)의 안내로 방문한 보갠빌 섬은 솔로몬 군도의 색다른 풍광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일본 관광객들 중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였던 이곳에서 직접 전투에 참가했던 노병도 있었고 부친이 전사한 곳을 찾아왔다는 참배객도 있었다. 파푸아 뉴기니에 다녀올 때마다 갈등한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에덴동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과 의료와 교육을 위해 개발되기를 바라는 현지 주민들의 갈망이 충돌한다. 원시인류 속에 던져진 현대인인 나를 발견한다. 5000년 인류의 역사를 축약한 타임머신을 타고 신석기시대에 다녀오는 기분은 매번 신선하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20
- 다문화 가정 학생 2년새 두배 급증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부모 중 한명이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국제결혼가정) 자녀 가운데 초중고 재학생이 최근 2년새 두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4월 1일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교에 재학중인 다문화 가정 자녀 수는 총 1만8천769명으로 지난해 1만3천445명보다 39% 가량 증가했다.이는 2006년 4월 7천998명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수가 1만5천804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2천205명, 고등학생 760명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1990년대 말 이후 한국 남성과 동남아 여성 간 국제결혼이 본격화되면서 그들 사이에 태어난 2세들이 입학할 나이가 됐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y@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20
- 신문로 파푸아 뉴기니 필자는 작년 한해에만 파푸아 뉴기니에 4번의 여행을 했다. 동경을 거쳐 포트 모르스비로 가는 항공편이 일주일에 한번밖에 없다 보니 매번 8박 9일의 여정이다. 토요일 밤 나리타 공항을 출발해서 일요일 새벽 수도인 포트 모르스비에 도착하는 비행기 승객 중에는 일본사람의 비중이 가장 높다. 60~70대의 노인들이 주축인 단체 관광객의 많고 산호초의 바다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을 위한 젊은 여행객들이 여럿 보인다. 그린란드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 섬의 서쪽은 인도네시아가 차지했고 동쪽은 독립국가인 파푸아 뉴기니이다. 파푸아 뉴기니의 면적은 남한의 4.7배인데 인구는 약 600만명이다.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인구가 수렵과 채취에 종사하고 있다. 철로 만든 정글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활상이 신석기 시대라고 보면 된다. 이곳에 700여 가지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700여 부족이 있다. 이 언어들 사이의 연관성이 별로 없어 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는 수천년 간 부족들 사이의 교류 없이 독립적으로 살았다는 증거이다. 1990년대에도 새로운 종족이 발견되어 정부에 등록될 정도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문명화의 정도가 늦은 이곳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찾던 필자는 흥미 있는 두권의 책을 만났다. 영국 출신의 인류학자인 그레고리 베이트슨은 1936년 이곳 원주민의 풍습을 연구한 인류학 연구서인 ‘네이븐’을 출간했다. 세픽강 유역에 사는 이아트물 부족의 성인식인 ‘네이븐’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고찰한 그의 저작은 인류학의 고전이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유명한 인류학자인 마거릿 미드를 만나 함께 연구하였고 후에 결혼하여 함께 발리섬 연구서인 ‘발리 사람들의 인성’을 출간했다. 필자가 투자한 금광산이 세픽강의 지류 지역이어서 네이븐 의식에 대해 나름대로 알아보고 있으나 아직은 성과가 적다. 다른 하나의 기록은 돈 리처드슨의 ‘화해의 아이’라는 작품이다. 캐나다 출신의 선교사인 그는 1962년 27세의 젊은 나이에 파푸아섬 서남쪽 밀림 속 사위족을 선교하기 위해서 부인과 어린 아들과 함께 투신했다. 외부 세계와 전혀 접촉이 없었던 사위족은 다른 종족을 교묘하게 배반하고 살해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은 종족이었다. 리처드슨은 이들 속에 들어가 함께 살며 성공적으로 선교를 하였다. 평화를 위해 다른 부족과 아이를 인질로 교환하는 현지의 풍습에 착안하여 하느님이 예수를 지상과의 평화를 위해 인질로 파견하였다는 논리를 개발하여 그들을 선교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책은 기독교 오지 선교의 교본으로 높은 명성을 얻었다. 신석기 문화를 유지하던 파푸아 섬은 20세기부터 대대적인 선교사의 활동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인구의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 19세기 이후 네덜란드, 영국과 독일의 식민지 각축장이었던 이 섬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의해 동북부 지역이 점령당했다. 종전 이후 섬의 서쪽은 인도네시아에 편입되었으나 토착민들의 독립운동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섬의 동쪽은 호주의 신탁통치를 받다가 1975년 영연방 국가의 일원으로 독립하였다. 금광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기 위한 첫번째 방문길에서 나는 이곳이 열대농업, 특히 오일 팜 경작에 매우 적합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2차 여행은 동쪽에 있는 뉴 브리튼이라는 섬으로 향했다. 주지사 나크마이(Nakmai)의 안내를 받아 대규모로 조성된 오일 팜 농장을 둘러보았다. 광업부 장관 아코이타이(Akoitai)의 안내로 방문한 보갠빌 섬은 솔로몬 군도의 색다른 풍광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이곳에서 만난 일본 관광객들 중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였던 이곳에서 직접 전투에 참가했던 노병도 있었고 부친이 전사한 곳을 찾아왔다는 참배객도 있었다. 파푸아 뉴기니에 다녀올 때마다 갈등한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에덴동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과 의료와 교육을 위해 개발되기를 바라는 현지 주민들의 갈망이 충돌한다. 원시인류 속에 던져진 현대인인 나를 발견한다. 5000년의 인류의 역사를 축약한 타임머신을 타고 신석기시대에 다녀오는 듯한 기분은 매번 신선하다. 박창기 2008년 5월 20일 주) 프락시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20
- ‘내 생애 두 번째 프러포즈’ ‘결혼 초 넉넉지 않았던 저는 아내와 함께 유성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완행버스를 갈아타기 수차례, 그마저 자리가 없어 선 채로 유성에 도착했지만, 비싼 호텔 값이 엄두가 안나 여관에서 첫 날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빚을 내서라도 신혼여행만큼은 편하게 해줬어야 했는데 … (중략) 여보, 그 동안 미안했습니다. 평생토록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현대모비스(대표이사 정석수)가 부부의 날을 맞아 지난 16~17일 양일 간 진행한 ‘아름다운 동행-두 번째 프러포즈’ 라는 이름의 이벤트에서 선정된 사연의 일부 내용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에게 부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개최된 이번 행사는 부부만의 애틋한 사연, 부인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이유 등을 적어 보내 선정된 임직원 21쌍을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호텔로 초청해 진행했다. 접수된 총 200여통의 사연들 중에는 ‘눈치 없는 군대동기 때문에 망쳐버린 신혼여행’, ‘술과 식중독으로 망쳐버린 첫날밤’, ‘당뇨병에 걸린 시어머니, 뇌졸중으로 누워계신 친정어머니를 홀로 돌보는 아내’ 등 눈물과 웃음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최고급 헤어?메이크업 서비스를 통해 아내를 ‘아름다운 신데렐라’로 변신시켜주는 ‘뷰티 프러포즈’,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연미복을 차려입은 남편과 와인을 마시며 지난 시간을 돌이켜 추억해보는 ‘디너 프러포즈’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대화가 무르익을 무렵 펼쳐졌던 남편이 준비한 ‘두 번째 프러포즈’ 시간에서는 남편이 부인을 위해 직접 만든 케이크와 초콜릿을 선사하며 다시 한 번 사랑을 맹세하는 뜻 깊은 순간을 함께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19
- [밥일꿈]AI와 여성 구청장 AI와 여성 구청장 이영임 (주부·송파구 가락동) 지난주 우리 가족은 석가탄신일을 포함한 황금연휴를 맞아 동해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송파구청 공무원인 남편과 결혼생활 15주년을 기념하는 가족여행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경포대 바닷가에 도착해 아이들과 동심에 젖어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날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남편의 표정이 굳어졌다. 당장 구청으로 가야겠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울에서 발생해 비상소집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아이와 나는 모처럼의 가족여행이 중단되는 아쉬움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송파구 문정·장지 지구 비닐하우스에서 불법으로 기르던 닭과 오리 12마리를 구청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 의뢰한 결과 AI로 판명될 확률이 높고, 그럴 경우 최대한 빨리 살처분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서둘러 차에 올랐다. 구청장이 살처분 진두지위 “아, 난 주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진 구청 공무원의 아내구나.” 남편은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방역복과 장갑을 끼고 보호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연휴 마지막날 새벽까지 문정·장지지구 비닐하우스 닭과 오리 포획에 투입됐고 오전에야 돌아왔다. 그러나 걱정이 앞섰다. 올해 발생한 AI가 고약한 베트남형이어서 살처분에 직접 투입된 남편이 혹시 감염되지 않았을까하는 걱정과 닭·오리 불법사육과 관련해 해당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한마디로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구청장이 약을 복용하고 방역복, 장갑, 마스크를 쓰고 살처분 현장에서 직원들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이다. TV뉴스에서도 여성인 송파구청장이 완전무장한 채 “AI에 노출된 닭과 오리에 대한 살처분을 완료했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이 나왔다. 남자인 남편을 걱정한 내가 머쓱하게 느껴졌다. 또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살처분에 반발하는 주민들 앞에서 “내가 구청장이고 책임자다. 내 가족 같은 송파구 공무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나선 것은 주민들의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희생”이라고 설득했고 주민들도 납득하고 돌아섰다는 게 남편 설명이다. 직원에 대한 고마움 묻어나와 다음날 아침 급하게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해 구청에 갔다. 마침 김영순 구청장의 구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에서는 연휴도 반납한 채 한걸음으로 달려와 저녁도 거른 채 허기와 싸우면서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은 직원에 대한 진한 고마움이 묻어나왔다. 이제 살처분은 끝났다. 언론에서는 송파구가 늑장대처를 했느니 가축사육을 방치했느니 사후대책이 미흡하다느니 말들이 많다. 그러나 밤샘 근무에 ‘콩나물국’이라도 제대로 챙겨 먹었는지 걱정한 구청장 목소리엔 그 어떤 원망이나 질책도 없었다. “나는 참 행복한 송파구청의 공무원 아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19
- 여성농업인성공이야기 ⑭ 임연화 나주여성농업인센터 소장 “살맛나는 농촌 만드는 게 나의 일 ” 농촌에서 엔지오활동 20여년 … 생산·가공·판매도 열심 임연화(44) 나주여성농업인센터 소장은 1987년부터 농촌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그의 나이 스무 세 살 때였다. 대학에서 문화운동을 한 임 소장은 그해 부당한 수세 징수에 항의하는 나주지역 농민들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과 마을을 돌면서 교육을 하다 농민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농촌복지향상에 힘이 될 수 있다면” = 임연화 소장은 ‘아스팔트 농사’라 불리는 대정부 집회 못지않게 여성농업인의 실질적인 복지 향상을 위해 매진했다. 1990년 나주농민회와 1996년 나주여성농민회 창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임 소장은 2002년 1월엔 여성농업인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여성농민회 일도 바빴지만 농촌에 사는 여성들이 사회로부터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001년 12월 농림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채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농업인센터 문을 열자마자 한글교실을 시작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 아니라 40~50대 여성농업인 중에도 한글을 모르는 이들이 있었다. 임 소장은 마을을 돌면서 문맹을 드러내놓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배움을 설득했다. 그는 한글교실 졸업식날 그동안 배우지 못한 사연을 직접 쓰고 구구절절 읽어내려가는 농업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농촌으로 시집온 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글교실을 열고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과 공부방도 마련했다. 임 소장은 “나주에만 400여 다문화가정이 있는데 한 집에 자녀 2명씩이 있다해도 1000여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있다”며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 많이 분포돼 있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주여성농업인센터에서 시작한 한글교실은 센터와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나주 동신대학에서 운영하면서 더 체계화됐다. 임 소장은 바자회도 비중있게 진행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한 바자회는 사용하지 않고 집안에 팽개쳐져 있는 잡동사니라도 다른 집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바자회 출품 물건은 광주 전주 서울 등 가깝고 먼 도시에서 사람과 사람을 통해 들어온다. 그는 “바자회는 물건을 아껴쓰고 나눠쓰는 운동을 넘어 집안의 기를 순환시키는 효과도 있다”며 “센터에서 시작한 많은 일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어 흡족하다”고 말했다. ◆‘알콩달콩’ 농사도 = 나주여성농업인센터는 지역농업 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임 소장은 지난 2003년부터 ‘나주배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전국에 이름난 나주배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모든 공정에는 사람 손이 직접 가야 한다. 꽃가루 수정과 열매 솎아내기 봉지싸기 등 할 일은 많은데 고령화된 농촌에 일할 사람은 적었다. 임 소장은 도시의 아파트부녀회를 찾아가 ‘나주배지킴이’로 일할 사람을 구했다. 어렵사리 사람을 구했지만 일하는 사람도, 일손을 구하는 사람도 만족하지 못했다. 도시인들은 한 달 동안 하는 일이지만 농사가 힘들어 다음 해엔 하지 않으려 했고, 농가에서는 농사 망칠까봐 도움의 손길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임 소장은 나주배지킴이 일당을 센터에서 50% 부담하고 일하는 사람을 농가에 파견하기 전에 약간의 교육을 시켰다. 임 소장은 지난해엔 배 농사에 필요한 인력문제 해소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나주시에 제출했고, 올해부터는 나주시에서 배지킴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판로개척을 위해서도 도시로 달려갔다. 아파트부녀회며 여성회 등을 돌며 직거래 장터를 뚫고 있다. 임 소장은 지역의 아이들과 친환경농업인을 위한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주부들은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에 외국산 농산물이 사용되는 것을 불안해 한다”며 “직접 친환경농사를 지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친환경영농을 하는 여성농업인 10여명과 함께 만든 ‘알콩달콩’ 작목반은 콩을 재배하고 가공·판매활동도 한다. 이들이 만든 장류는 나주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60여 학교 학생들이 먹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19
- 밥일꿈 - AI와 여성구청장<수정> 이영임(37·송파구 가락동) 지난주 우리 가족은 석가탄신일을 포함한 황금연휴를 맞아 동해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송파구청 공무원인 남편과 결혼생활 15주년을 기념하는 가족여행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경포대 바닷가에 도착해 아이들과 동심에 젖어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날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남편의 표정이 굳어졌다. 당장 구청으로 가야겠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울에서 발생해 비상소집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아이와 나는 모처럼의 가족여행이 중단되는 아쉬움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송파구 문정·장지 지구 비닐하우스에서 불법으로 기르던 닭과 오리 12마리를 구청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 의뢰한 결과 AI로 판명될 확률이 높고, 그럴 경우 최대한 빨리 살처분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서둘러 차에 올랐다. “아, 난 주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진 구청 공무원의 아내구나.” 남편은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방역복과 장갑을 끼고 보호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연휴 마지막날 새벽까지 문정·장지지구 비닐하우스 닭과 오리 포획에 투입됐고 오전에야 돌아왔다. 그러나 걱정이 앞섰다. 올해 발생한 AI가 고약한 베트남형이어서 살처분에 직접 투입된 남편이 혹시 감염되지 않았을까하는 걱정과 닭·오리 불법사육과 관련해 해당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한마디로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구청장이 약을 목용하고 방역복, 장갑, 마스크를 쓰고 살처분 현장에서 직원들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이다. TV뉴스에서도 여성인 송파구청장이 완전무장한 채 “AI에 노출된 닭과 오리에 대한 살처분을 완료했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이 나왔다. 남자인 남편을 걱정한 내가 머쓱하게 느껴졌다. 또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살처분에 반발하는 주민들 앞에서 “내가 구청장이고 책임자다. 내 가족 같은 송파구 공무원들이 위험을 무릎 쓰고 나선 것은 주민들의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희생”이라고 설득했고, 주민들도 납득하고 돌아섰다는 게 남편 설명이다. 다음날 아침 급하게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해 구청에 왔다. 마침 김영순 청장의 구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요약하면 비상소집에 응해 주민건강을 위해 동분서주한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이다. 그 목소리에서는 연휴도 반납한 채 한걸음으로 달려와 저녁도 거른 채 허기와 싸우면서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은 직원에 대한 진한 고마움이 묻어나왔다. 이제 살처분은 끝났다. 언론에서는 송파구가 늑장대처를 했느니, 가축사육을 방치했느니, 사후대책이 미흡하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다. 구청 직원이나 나 같은 가족들은 다시 한번 걱정에 휩쌓였다. 그러나 밤샘 근무에 ‘콩나물국’이라도 제대로 챙겨 먹었는지 걱정한 구청장 목소리엔 그 어떤 원망이나 질책도 없었다. “나는 참 행복한 송파구청의 공무원 아내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19
- 내 생애 두 번째 프러포즈! 현대모비스, 부부의 날 맞아 21쌍 직원 부부 초청 ‘결혼 초 넉넉지 않았던 저는 아내와 함께 유성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완행버스를 갈아타기 수차례, 그마저 자리가 없어 선 채로 유성에 도착했지만, 비싼 호텔 값이 엄두가 안나 여관에서 첫 날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빚을 내서라도 신혼여행만큼은 편하게 해줬어야 했는데 … (중략) 여보, 그 동안 미안했습니다. 평생토록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현대모비스(대표이사 정석수)가 부부의 날을 맞아 지난 16~17일 양일 간 진행한 ‘아름다운 동행-두 번째 프러포즈’ 라는 이름의 이벤트에서 선정된 사연의 일부 내용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에게 부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개최된 이번 행사는 부부만의 애틋한 사연, 부인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이유 등을 적어 보내 선정된 임직원 21쌍을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호텔로 초청해 진행했다. 접수된 총 200여통의 사연들 중에는 ‘눈치 없는 군대동기 때문에 망쳐버린 신혼여행’, ‘술과 식중독으로 망쳐버린 첫날밤’, ‘당뇨병에 걸린 시어머니, 뇌졸중으로 누워계신 친정어머니를 홀로 돌보는 아내’ 등 눈물과 웃음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최고급 헤어·메이크업 서비스를 통해 아내를 ‘아름다운 신데렐라’로 변신시켜주는 ‘뷰티 프러포즈’,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연미복을 차려입은 남편과 와인을 마시며 지난 시간을 돌이켜 추억해보는 ‘디너 프러포즈’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대화가 무르익을 무렵 펼쳐졌던 남편이 준비한 ‘두 번째 프러포즈’ 시간에서는 남편이 부인을 위해 직접 만든 케이크와 초콜릿을 선사하며 다시 한 번 사랑을 맹세하는 뜻 깊은 순간을 함께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19
- 임현진 칼럼 중국 민족주의의 안과 밖 임현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사회학) 마르코 폴로가 730년여년 전 본 중국은 이미 거대한 제국이었다. 중앙과 지방을 연결하는 수많은 육로와 수로를 통해 사람과 물건이 오가면서 제국은 영토를 넓혀갔다. 물론 마르코 폴로의 중국 체험이 거짓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아시아에 대한 최초의 관찰이라 할 ‘동방견문록’이 유럽인들로 하여금 암흑의 중세를 벗어나 근대 문명으로 들어가게 하는 중요한 발상의 전환을 마련해 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화주의의 우월감에 빠져 서세동점을 우습게 안 중국의 자존심은 아편전쟁으로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구미열강에 의한 침탈은 결국 서구와 일본에 의해 중국을 반(半)식민지로 전락시켰다. 국공내전을 통해 사회주의 혁명의 기치를 내건 중국은 오늘의 개혁과 개방에 이르기까지 제국의 부활을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해왔다. 마침내 우리 안에 갇혔던 호랑이는 세계를 향해 포효하고 있다. 대국(大國) 중국의 부활 중국이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불안하다. 티베트의 독립시위 탄압으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티베트족 창족 후이족 등 소수민족들이 사는 사천성에서 강진이 일어나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2008년 8월 8일 8시 8분 8초에 시작되는 북경올림픽 88일 전이라 유독 8이란 수자에서 행운을 바라는 중국인들은 심난할 수밖에 없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시민들은 중국의 티베트인들에 대한 인권탄압을 계기로 북경올림픽 성화봉송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젋은 세대는 북경올림픽 성화봉송을 거부하는 것을 자국의 자존심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프랑스가 티베트인들의 인권을 옹호하면서 달라이 라마에게 명예시민증을 주자 중국의 젊은세대가 흥분하고 있는 것이 좋은 보기다. 작금 중화 민족주의는 불타고 있다. 얼마전 시사주간지 ‘타임’은 중국의 민족주의는 불타고 있는 정도를 넘어 증오와 적의마저 품고 있다고 본다. 중국인들은 북경올림픽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련의 비판을 중국의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국제적 음모로 오해하고 있다. 근래 중국의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취를 통해 지난날 대국의 모습을 재현하려는 북경올림픽이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피해의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국굴기’가 보여주듯이 중국이 제국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산당 지도부가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에 주력하고 있다면 그 수단이 바로 민족주의다. 이미 오래 전에 중국은 56개 민족의 다원일체를 넘어 중화민족이란 새로운 민족을 만들어낸 바 있다. 소수민족들의 문화적 정체성은 보장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점증하는 한족과의 결혼을 통해 인종적 동질성은 약화되고 있다. 소수민족들에게 독립이란 과거의 신화이지 미래의 역사가 아니다. 서남공정, 서북공정, 동남공정, 동북공정 등도 중화 민족주의의 정립을 위한 역사적 포석에 다름아니다. 중화 민족주의의 담지자는 누구보다도 젋은세대다. 이른바 ‘바링허우(八零後)세대’로 알려진 이들은 1980년 이후 한 가구 일인정책으로 태어난 20대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주관과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이들은 애국주의적 성향 아래 중국인으로서 긍지와 명예를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미국의 방송매체 CNN에 대한 반대운동도 이들이 주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지나친 경쟁사회의 와중에서 성취욕과 박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들의 경제성장에 대한 열망이 언젠가 민주주의에 대한 표출로 부메랑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 중국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 물가상승, 빈부격차 등이 이들의 자의식을 자극할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가 젊은 세대에 기대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이유다. 소강에서 화해로 중국은 더 이상 잠자는 호랑이가 아니다. 유인우주선 신주(神舟)를 성공시킨 중국은 2008년 북경올림픽, 2010년 엑스포를 통해 세계강국의 위상을 굳히려 하고 있다. 중국은 가까운 시간 안에 200여개 대학을 선택과 집중에 의해 국제수준의 대학으로 만들고 50여개 기업도 세계 500대 기업으로 키우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세계 4위에 올라 있는 중국의 GDP는 앞으로 5년 안에 독일과 일본을 따라잡아 미국 다음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올해 2조달러라는 천문학적 숫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GDP가 세계 4위라 하더라도 일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100위권 안에 들지 못한다. 나라는 부유한데 국민은 가난하다. 사회적 양극화는 도시와 농촌 사이를 넘어 도시와 농촌 안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계층적 위화감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강(小康)에서 화해(和諧)로 정책적 방향을 바꾸고 있는 까닭이다. 중화 민족주의의 미래는 부국강병보다 국민민복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 시민권에 대한 관심을 통해 중화 민족주의가 안에서의 소통과 대화는 물론 밖으로도 이루어지길 희망한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8-05-19
- <''님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씨 음반 발표> ‘님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씨 음반 발표 5·18 30주년에 발표곡으로 뮤지컬 제작 민중가요의 대명사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만든 소니비엠지뮤직의 김종률 대표이사(50)가 5·18때 느꼈던 심정을 담아 노래와 같은 이름인 음반 ‘님을 위한 행진곡’을 16일 냈다. 김 대표는 제3회 대학가요제 은상을 탔을 정도였던 재능을 살려 음반 유통사를 경영하고 있다. 음반으로 내는 것은 처음에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이후엔 바쁜 일정 탓에 28년간 미뤘지만 이 음반을 완성하자 오래 묵은 숙제를 마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0년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졌을 때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저는 총을 들고 나서서 싸우는 용감한 투사가 되지 못했어요. 여느 사람들처럼 데모하고 저녁에는 무서워 숨어 다니는 대학생일 뿐이었죠. 하지만 이 상황을 모두 지켜본 저로서는 아픔이 무척 컸습니다.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재주가 조금 있어 77~81년까지 100곡 정도를 썼고 이번 음반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비롯해 미발표곡 11곡까지 총 12곡을 추렸습니다.” 널리 알려졌듯이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 이듬해에 광주 시민군의 지도부인 윤상원 씨와 들불야학의 박기순 씨의 영혼결혼식을 기념하고자 광주에 있던 소설가 황석영씨가 노래패, 국악인 등을 모아 만든 노래극 ‘혼(넋)풀이’에 담긴 10여곡 중하나다. 김 대표는 “황석영 씨가 ‘이대로 있을 수 없다. 뭔가 하나 기록을 남기자’고 해내가 작곡하고 황석영 씨가 노랫말을 붙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그 노래극의 마지막 합창곡으로 썼다. 열악한 환경에서 휴대용 카세트에 녹음했는데 이 곡들은 테이프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 곡은 학생, 노동 운동과 집회 현장에서 애창돼 민중가요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았다. 음반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가수 서영은, 테너 정규남과 박경환, 바리톤 권오영과 조요한이 함께 불러 웅장한 느낌을 준다. 또 김 대표가 직접 부른 ‘바람과 꽃씨’, 그룹 버블시스터즈의 최아롬이 부른 ‘님의 얼굴’, 그룹 일루미나가 노래한 ‘조금만 기다려봐’, 바닐라 나래가 노래한 ‘검은 리본 달았지’, 홍종명이 부른 ‘무등산’ 등을 담았다. 김 대표는 음반을 낸 배경을 두가지로 설명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5.18에 대해 잘 모르더군요. 나름대로 의식 있는 친구들과 일을 했는데 이중 절반이 ‘님을 위한 행진곡’이 어디서 나왔는지 몰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걸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첫번째였습니다. 또 2년 후면 5.18 30주년이 됩니다. 음반에 담은 곡들을 모아 뮤지컬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미 그는 극의 기본 플롯(Plot) 구상을 마쳤고 전문 작가, 연출가 등의 스태프와 접촉하고 있다. 4·19이든 5·18이든 당시 용기 있는 자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헤쳐 나갔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다는 걸 그리고 싶고,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남녀의 사랑이 싹텄다는 내용을 담는다. 절반은 픽션, 절반은 논픽션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는 김 대표는 “그 영화를 보면서 할 말이 뭐가 있겠나. 영화의 일부는 픽션을 가미했겠지만 당시를 겪은 사람으로서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2008-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