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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단신 현대카드, 내년엔 ‘슈퍼콘서트’(사진) 세계 정상급 운동 선수들을 초청해 슈퍼매치를 열었던 현대카드가 이번에는 팝페라 그룹을 초청해 ‘슈퍼콘서트’를 연다. 현대카드는 내년 1월 26일과 27일 4인조 남성 팝페라 그룹인 ‘일 디보’(IL DIVO)를 초청해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일 디보는 2004년 데뷔한 팝페라 그룹으로 네 명의 남성 가수로 구성돼 있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부르기도 한 인기그룹이다. 현대카드로 슈퍼콘서트 관람권 구입시 30%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현대카드 회원에게는 정식 관람권 판매개시에 앞서 7일간 우선 예매 서비스도 제공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슈퍼매치에 이어 차별화된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다양한 슈퍼콘서트 시리즈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스포츠에 이어 문화 마케팅에 있어서도 현대카드만의 특색을 담은 지속적 메세나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IG손보 전 직원, 12월 봉사활동 참여(사진) LIG손해보험은 다음 달 한 달 동안 모든 임직원이 1차례 이상 자원봉사에 나서는 ‘희망봉사한마당’ 활동을 펼친다고 30일 밝혔다. 준법감시 봉사팀을 시작으로 사내 엘플라워 봉사단 소속 90개 봉사팀이 무의탁노인 무료급식과 지체부자유자 도시락 배달, 독거노인 가정 도배, 김장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어려운 이웃에게 새 보금자리를 지원하는 ‘희망의 집짓기’ 프로젝트도 제주도에서 지속할 계획이다. 또 ‘꼬꼬마 자녀보험’의 보험료 일부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대한적십자사와 한국복지재단에 1억600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 법인영업본부장에 이계원 상무(사진) 미래에셋생명은 이계원 상무를 퇴직연금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영업1부문 1본부장으로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상무는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장과 주식영업 추진본부장, 강남센터지점장 등을 거쳤다. 예가람저축은행, 연 5.8% 정기예금 특판 서울의 예가람상호저축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시 연 5.80%(단리 기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400억원 한도로 특별 판매한다고 30일 밝혔다. 2년 만기 정기예금시에는 연 5.9%의 금리가 적용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아시안게임 응원단 후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 응원에 나서는 응원단을 후원한다고 30일 밝혔다. 국가대표팀 응원단은 현지 교민들과 합동으로 야구와 남녀농구 등 각종 경기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할 예정이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현금과 각종 응원용품 등을 협찬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대통령상’ 수상(사진) 삼성화재는 29일 서울종합과학대학원에서 열린 ‘코리아 브랜드 컨퍼런스 2006’ 행사에서 영예의 ‘2006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올해가 8년째인 이 상은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산업정책연구원이 주관하며, 브랜드 경영을 실천한 우수 기업을 포상하는 국내 유일의 정부주관 브랜드 관련 시상이다. 이번에 삼성화재가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권을 통틀어 최초이다. 삼성화재는 3차례에 걸친 심사과정을 통해 무형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라는 금융업의 특성 때문에 브랜드 육성이 다른 업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브랜드 체제 및 브랜드 경영에 대한 관심으로 개별 브랜드(애니카, 올라이프)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웠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06-12-01
- 백령도 비슷한 지형에 ‘점박이물범’도 낯설지 않아 빙하기 이후 동해안 해수면 상승으로 섬 형성 … 바닷속 갯녹음 심각 9월 1일 오전 슬라비얀카항구를 출발한 소형 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모터보트는 30노트의 빠른 속도로 높은 파도를 갈랐다. 2시간 후 젤두히노섬(11일자 18면 참조)을 지나 1차 수중탐사 목표인 가람지나섬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다. 수중카메라를 점검하고 가이드 비딸리씨의 안내를 받아 러시아 바다에 몸을 던졌다. 수심 5미터, 그런데 해조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시야엔 붉은색 바위들만 들어온다. 갯녹음(백화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바닷속이 하얀 사막으로 변하는 갯녹음 = 좀 더 깊은 수심으로 잠수를 시작했다. 10미터 넘게 들어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갯녹음이 진행중인 바위엔 검은 성게들만 수백마리씩 붙어 있다. 무절석회조류가 과다번식한 것이다. 빨간색 무절석회조류는 바다에서 탄산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과다번식하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갯녹음을 일으킨다. 성게만 강한 생존력으로 무절석회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갯녹음이 심해 하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죽음의 바다다. 수중칼로 성게를 잘랐다. 검은 알이 나온다. 정상적인 성게는 노랗고 투명한 알이 들어 있는데, 갯녹음 지역의 성게알은 검고 맛도 쓰다. 2차 다이빙 포인트는 2차대전 당시 포격으로 침몰된 일본상선. 수심 30미터에서 수중전등을 켜고 침몰선 안으로 들어갔다. 난파선 안에는 작은 물고기 서너마리가 몸을 숨길 뿐, 아무 것도 없다. 군데군데 어린아이 머리만한 우렁쉥이(멍게)들이 자리를 잡고 난파선을 지키고 있다. 청정해역으로 알려진 연해주 앞바다가 갯녹음으로 텅 빈 것이다. ◆1만년 전 서해안으로 진출한 물범 = 9월 2일,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에 파도까지 거세다. 먼 바다로 나가니 비는 폭우로 변했고 파고가 3~4미터까지 올라갔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물범’ 서식지인 칼로나 바위섬으로 보트를 몰았다. 칼로나 물범바위는 우리나라 서해안 백령도 물범바위와 무척 흡사했다. 바다 위로 조금 올라온 평평한 바위 위에는 ‘물범’들이 누워 있고 그 옆 바위봉에는 ‘가마우지’들이 떼지어 앉아 있다. ‘점박이물범’(Phoca largha)은 북태평양에서 베링해를 거쳐 오오츠크해까지 분포한다. 우리나라 백령도에 있는 점박이물범은 약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서해안으로 진출한 개체군으로 추정된다. 이곳 연해주 남부의 섬들도 1만년 전 해수면 상승으로 지금과 같은 해양환경이 만들어졌으니 백령도 물범과 이곳 물범들은 정착시기도 비슷한 셈이다. 물범 암컷은 겨울에 얼음이 얼어 다른 동물이나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해안에서 1~2마리의 새끼를 낳아 기른다. 태어난 새끼는 20cm에 불과하지만 8주만 지나면 2배 크기로 자란다. 어미의 젖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많아 한겨울 얼음판 위에서도 새끼들을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칼로나 물범바위의 수심은 약 15미터. 시야는 흐렸지만 군데군데 해조류가 남아 있다. 해조류 사이를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이 고기떼를 물범들이 따라다녔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대형 불발탄들이 눈에 들어왔다. 5년 전까지 칼로나 바위섬은 사격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9월 1일 육상 식물을 탐사했던 젤두히노섬 북서 사면에도 비행기 폭격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분지가 많았다. 이 일대 섬들이 대부분 공군기 훈련용 사격장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칼로나 물범바위에서 동남쪽으로 20km 떨어져 있는 제니나섬에서도 물범이 30여 마리 정도 관측됐다. 현지 가이드는 이 물범들은 여름에 남쪽바다로 내려가지 않고 섬에 남아서 새끼를 기른다고 설명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 물범들이 어미 뒤로 몸을 숨겼다. 연해주 물범들은 좀처럼 근접촬영 거리를 주지 않았다. ◆‘털게’ 불법어획 현장 목격 =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오자 폭우가 더 심해졌다. 근처 보트에서는 불법어업으로 잡은 ‘털게’와 ‘킹크랩’을 손질하고 있었다. 털게는 러시아 당국이 포획을 금지한 보호어종으로 단속되면 곧바로 철장행이다. 하지만 이들 불법어로행위 뒤에는 항상 마피아가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불법 포획된 털게들이 주로 우리나라로 판매된다니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연해주 = 글·사진 전호성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이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재단에서 지원했습니다. 취재에 도움 주신 분들 (사)동북아평화연대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 소장 수중사진 해성수중 김상욱 이사 협찬 해양수산부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13
- 백령도와 유사한 지형, 바닷속 갯녹음 심각 연해주대탐사-3 백령도와 유사한 지형, 바닷속 갯녹음 심각 물범·가마우지도 낯설지 않아 … 빙하기 이후 형성된 섬들 9월1일 오전 슬라비얀카항구를 출발한 소형 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모터보트는 30노트의 빠른 속도로 높은 파도를 갈랐다. 2시간 후 젤두히노섬(11일자 18면 참조)을 지나 1차 수중탐사 목표인 가람지나섬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다. 수중카메라를 점검하고 가이드 비딸리씨의 안내를 받아 러시아 바다에 몸을 던졌다. 수심 5미터, 그런데 해조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시야엔 붉은색 바위들만 들어온다. 갯녹음(백화)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바닷속이 하얀 사막으로 변하는 갯녹음 = 좀 더 깊은 수심으로 잠수를 시작했다. 10미터 넘게 들어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갯녹음이 진행중인 바위엔 검은 성게들만 수백마리씩 붙어 있다. 무절석회조류가 과다번식한 것이다. 빨간색 무절석회조류는 바다에서 탄산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과다번식하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갯녹음을 일으킨다. 성게만 강한 생존력으로 무절석회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갯녹음이 심해 하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죽음의 바다다. 수중칼로 성게를 잘랐다. 검은 알이 나온다. 정상적인 성게는 노랗고 투명한 알이 들어 있는데, 갯녹음 지역의 성게알은 검고 맛도 쓰다. 2차 다이빙 포인트는 2차대전 당시 포격으로 침몰된 일본상선. 수심 30미터에서 수중전등을 켜고 침몰선 안으로 들어갔다. 난파선 안에는 작은 물고기 서너마리가 몸을 숨길 뿐, 아무 것도 없다. 군데군데 어린아이 머리만한 우렁쉥이(멍게)들이 자리를 잡고 난파선을 지키고 있다. 청청해역으로 알려진 연해주 앞바다가 갯녹음으로 텅 빈 것이다. ◆1만년 전 해수면 상승으로 섬 형성 = 9월2일,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에 파도까지 거세다. 먼 바다로 나가니 비는 폭우로 변했고 파고가 3~4미터까지 올라갔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물범’ 서식지인 칼로나 바위섬으로 보트를 몰았다. 칼로나 물범바위는 우리나라 서해안 백령도 물범바위와 무척 흡사했다. 바다 위로 조금 올라온 평평한 바위 위에는 ‘물범’들이 누워 있고 그 옆 바위봉에는 ‘가마우지’들이 떼지어 앉아 있다. ‘점박이물범’(Phoca largha)은 북태평양에서 베링해를 거쳐 오오츠크해까지 분포한다. 우리나라 백령도에 있는 점박이물범은 약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서해안으로 진출한 개체군으로 추정된다. 이곳 연해주 남부의 섬들도 1만년 전 해수면 상승으로 지금과 같은 해양환경이 만들어졌으니 양쪽 물범들은 정착시기도 비슷한 셈이다. 물범들은 겨울에 얼음이 얼어 다른 동물이나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해안에서 1~2마리의 새끼를 낳아 기른다. 태어난 새끼는 20cm에 불과하지만 8주만 지나면 2배 크기로 자란다. 어미의 젖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많아 한겨울 얼음판 위에서도 새끼들을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털게’ 불법어획 현장 목격 = 칼로나 물범바위의 수심은 약 15미터. 시야는 흐렸지만 군데군데 해조류가 남아 있다. 해조류 사이를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이 고기떼를 물범들이 쫒아다녔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대형 불발탄들이 눈에 들어왔다. 5년 전까지 칼로나 바위섬은 사격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칼로나 물범바위에서 동남쪽으로 20km 떨어져 있는 제니나섬에서도 물범이 30여 마리 정도 관측됐다. 현지 가이드는 이 물범들은 여름에 남쪽바다로 내려가지 않고 섬에 남아서 새끼를 기른다고 설명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 물범들이 어미 뒤로 몸을 숨겼다. 연해주 물범들은 좀처럼 근접촬영 거리를 주지 않았다.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오자 폭우는 더 심해졌다. 근처 보트에서는 불법어업으로 잡은 ‘털게’와 ‘킹크랩’을 손질하고 있었다. 털게는 러시아 당국이 포획을 금지한 보호어종으로 단속되면 곧바로 철장행이다. 하지만 이들 불법어로행위 뒤에는 항상 마피아가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불법 포획된 털게들이 주로 우리나라로 판매된다니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연해주 = 글·사진 전호성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11
- 녹슨 탱크 아래 피어난 희귀식물들 연해주 대탐사-백두대간의 원형, 시호테알린을 가다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북한으로 가는 해안을 따라 작은 섬들이 연이어 바다에 떠 있다. 러스키섬, 포포바섬, 레이넥섬, 리코르다섬, 스테니나섬 … 열도는 슬라비얀카를 지나 자루비노항구까지 이어진다. 자루비노 동쪽 코르사코바섬 일대는 ‘극동지역 해양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9월1일, 취재진은 이 섬들을 탐사하기 위해 슬라비양카 항구에서 2척의 소형 모터보트로 나누어 탔다. 잔잔했던 바다는 외해로 나가면서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모터보트는 약 1~2미터 정도의 파도를 정면으로 헤치고 거침없이 달렸다. ◆울릉도에서 볼 수 있는 ‘큰두루미꽃’ = 40여분을 달려 슬라비양카에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젤두히노섬에 도착했다. 리코르다섬 남쪽에 있는 사방 수 킬로미터에 불과한 작은 섬이었다. 섬 곳곳에 공군기 사격 목표물로 쓰던 탱크들이 흩어져 있고 느즈막히 여름휴가를 나온 러시아 사람들이 탱크들을 배경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수중촬영팀은 건너편 가람지나섬으로 가고 육상팀은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식물분류학 박사) 소장과 함께 섬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섬의 서북쪽은 완만한 경사, 동남쪽은 급경사의 벼랑이었고 북쪽 사면에는 키 작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섬 동북쪽에서 절벽을 타고 오르는 길, 현 박사가 “여기 큰두루미꽃 군락 좀 보세요”라며 손짓을 했다. 남한에서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큰두루미꽃’이 군데군데 무리를 이루고 있다. 둥근 잎 위로 달리는 검은 열매가 예쁜 식물인데, 새들 때문인지 열매는 모두 떨어진 상태였다. 절벽 위로 올라가면서 길이 점점 힘들어졌다. 왼쪽은 의지할 데 없는 낭떠러지, 오른쪽은 진달래와 산철쭉 같은 무성한 관목이 길을 막아섰다. 좁은 절벽길을 오르는 동안 ‘두메부추’와 ‘백리향’ 군락도 볼 수 있었고 해풍 탓에 키가 한뼘밖에 안 되는 ‘마타리’와 ‘도라지’도 발견했다. 길이 조금 넓어지는 평탄면에는 예쁜 ‘둥근바위솔’이 자라고 있었다. ◆빙하기 때 동해는 거대한 호수 = 절벽길에서 제일 높은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자 작은 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바위봉 바로 밑에는 세계적으로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고 해서 ‘울릉도 특산식물’로 지정된 ‘울릉장구채’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아니 이 작은 섬의 식물 다양성이 어떻게 이렇게 높을 수가 있지.” 현진오 박사는 연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150미터 낮았던 1만년 전 빙하기 때 동해는 거대한 호수였다. 당시 이 섬들은 분명 하나의 산줄기로 연결돼 있었을 것이다. 울릉도와 독도는 1만년 전 빙하기 때도 섬이었다. 빙하기 때 육지와 연결되지 않았던 섬을 ‘대양섬’이라고 하는데, 이런 섬들은 육지와 단절된 상태에서 매우 특이한 식생을 유지한다. 울릉도와 독도가 생태적으로 중요한 것은 지금도 식물종의 변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젊은 대양섬’이기 때문이다. 현진오 박사는 “빙하기 때 연해주 땅은 지금의 동해안 깊숙이 뻗어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 기원이 불확실한 울릉도 식물 상당수는 빙하기 때 연해주 지방에서 진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해주 = 글·사진 전호성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이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재단에서 지원했습니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분들 (사)동북아평화연대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 소장 수중사진 해성수중엔지니어링 협찬 해양수산부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11
- 제목: 연해주 바다 갯녹음 빠르게 진행 연해주 바다를 가다 부제: 해조류 사라져 죽음의 바다.......먹이사슬 깨져 물범 수 급격히 감소 9월 1일 오전 00시. 00항을 출발한 소형 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연해주 탐사 수중팀을 태운 보트는 30노트 속도로 높은 파도를 갈랐다. 2시간 후 1차 다이빙 목적지인 가람지나 섬에 도착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다. 러시아 바다에서 다이빙은 처음이라 궁금증과 기대감이 앞섰다. 수중카메라를 점검하고 수중팀은 수중가이드 비딸리씨의 안내를 받으며 바다에 몸을 던졌다. 수심 5미터. 해조류가 눈에 띄지 않았다. 붉은색 바위들만 시야에 들어왔다. 갯녹음(백화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좀 더 깊은 수심을 찾아 잠수를 시작했다. 수심 10미터 넘게 들어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갯녹음이 진행중인 바위에는 검은 성게만이 수백마리가 붙어있다. 무절석회조류가 과다번식한 것이다.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갯녹음이 심해 하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바다숲인 해조류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성게와 불가사리만이 힘겨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죽음의 바다다. 성게는 강한 생존력으로 무절석회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수중칼로 성게를 잘랐다. 정상적인 성게라면 노란색 투명한 알들이 꽉 차 있지만 갯녹음 지역의 무절석회를 먹고 자란 성게알은 검은색으로 맛도 쓰다. 빨간색 무절석회조류는 바다에서 탄산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과다번식하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갯녹음을 일으킨다. 잠시 후 공기통을 바꾼 수중팀은 깊은 바다로 향했다. 2차 다이빙 포인트는 전쟁당시 포격으로 침몰된 일본상선. 수심 30미터가 넘자 부유물과 햇빛 차단으로 시야가 흐렸다. 수중전등을 켜고 침몰선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고기 서너마리가 몸을 숨겼다. 어린아이 머리만한 우렁쉥이(멍게)만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난파선을 지키고 있다. 청청해역으로 알려진 연해주 앞바다가 갯녹음으로 텅 빈 것이다. 바다 환경이 변하면서 해조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온대성인 무절석회조류가 번성을 한 것이다. 갯녹음은 한번 발생하면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는데 수십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2일 일명 탱크섬으로 알려진 젤뚜히노 섬으로 배를 몰았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가 바다에 나가니 폭우로 변했다.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3~4미터까지 올라가는 파도는 보트를 막았다. 탱크섬 수중에서 카메라에 담을 내용이 없었다. 다시 물범 서식지인 칼로나 바위섬으로 보트를 몰았다. 수심 15미터. 시야는 흐렸지만 군데군데 해조류가 남아있다. 해조류 사이를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이 고기떼를 물범이 쫒았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대형 불발탄들이 눈에 들어왔다. 5년 전까지 칼로나 바위섬은 사격장으로 사용했다고 보트선장 꼬스짜가 설명했다. 근처 제니나 섬에도 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한국 백령도 물범과 달리 바다를 회유하지 않고 한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른다고 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 물범들이 어미 뒤로 몸을 숨겼다. 좀처럼 근접촬영 거리를 주지 않는다.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오자 폭우는 더 심해졌다. 근처 보트에서는 불법어업으로 잡은 털게와 킹그랩을 손질하고 있었다. 털게는 러시아 당국이 포획을 금지한 보호어종으로 잡히면 곧바로 철장행이다. 하지만 이들 불법어로행위 뒤에는 항상 러시아 마피아가 개입되어 있다고 현지인들이 말했다. 불법 포획한 게들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11
- 좋은 아버지 되기, 유치원에서 배웠다 일방적 의사전달보다 대화를 … 아이 입장서 생각하는 자세 필요 요즘 아버지들, 참 많이 변했다. 자녀의 기억 속에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런데 문제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 그래서 몇몇 유치원이 나섰다. 유치원에서 아빠들을 위한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료는 공짜. 여기 일곱 살 유치원생 재우 아빠도 유치원에서 하는 ‘멋진 아빠 되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가 좋은 아빠 되기 생생 체험기. “아빠는 ‘화맨’이에요. 화를 잘 내거든요. 그리고 아빠는 TV만 봐요.” 최인섭 싸(43·용산구 이촌1동)씨는 아들 재우의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배신감마저 느꼈다. 주말이면 늘어져 모자란 잠을 자거나 널브러져 스포츠 중계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좋은 아빠이고 싶어 나름대로 노력했다. 피곤을 무릎 쓰고 공놀이를 같이 하고 책도 읽어 줬다. 그러면서 내심 ‘나는 좋은 아버지일 거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아이가 그려온 그림 속의 아빠는 좋기는커녕 ‘괜찮은’ 축에도 못 들었다. 화내고 TV만 본다니? 완전 ‘꽝’ 아빠 아닌가? 자신의 노력과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에게 섭섭한 마음까지 들었다. ‘뭐가 부족했을까.’ 마침 유치원에서 ‘멋진 아버지 자격증 교실’을 연다는 안내문이 왔다. 토요일 오후에 3시간씩 4주 연속 참여해야 하는 긴 프로그램이었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가야한다. 왜 나도 멋진 아빠가 되고 싶으니까! 나를 알고 자녀를 알자 멋진 아버지 교실 첫 주차, 토요일 오후 3시.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아버지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머쓱, 쭈뼛. 어색하게 둘러앉은 아빠들에게 강사가 질문을 한다. 이날의 강사는 MBTI 전문가이기도 한 공훈 목사(동막교회). “본인이 어떤 유형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공 목사는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먼저 ‘나를 알고 자녀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의견 충돌이 잦은 아버지와 아들이 있습니다. 처음엔 사소한 문제였지만 계속되면 큰 불화가 됩니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단절되죠. 이들 대부분은 성격이 매우 다릅니다.” 자녀는 나의 분신이라 할지라도 나와 다른 유전자가 만나 생겨난 사람. 그리고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니 당연히 다를 수 있다.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생각이나 행동 양식이 다를 수 있고 그런 사람과는 사소한 견해 차이로도 충돌하기 쉽다. 따라서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또 자녀는 어떤 유형인지 파악해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 목사의 강의는 이런 식으로 이어졌다. “성격유형 검사를 해서 이해의 고리를 찾고 불화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가족 행복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가족 간에도 성격 유형 검사가 필요합니다.” 공 목사의 설명을 들으며 큰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직하고 착한 녀석인데도 뭔가 마뜩찮았던 것이 나와 성격이 달라서인가. 그렇다면 그 녀석도 나에 대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았겠구나’ 싶었다. 아내도 마찬가지겠지. 아이와의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해 첫 주차 강의가 신선한 충격이었던 터라 둘째 주가 기대됐다. 원장 선생님이 들어와서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그런데 대뜸 아빠들에게 물었다. “내 자녀의 담임선생님 이름 아시는 아버님?” (물론 나도 모른다.) “그럼 무슨 반인지는 아세요. 재범이 아버님.” (그래도 아빠들의 삼분의 일 정도는 자신 있는 얼굴이다.) “가장 최근에 아이와 나눈 이야기가 어떤 내용이었나요.” (그런 사소한 걸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얼굴들.) “자녀가 어떤 질문을 했고 무어라 대답해주셨나요. 말씀해주실 분.” 아버지들의 고개가 일제히 원장님의 시선을 피해 돌려졌다. 재우는 뭐라고 했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아이는 떠들고 난 그냥 일방적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했으니 기억날 리 없다. “부모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려면 무엇보다 아이와 좋은 대화를 해야 합니다.” 한가람유치원 김은실 원장 PET 대화법 강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강의를 그가 맡았나보다. 원장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유아기 때부터 열린 대화법(PET대화법)으로 대화하면 자녀가 커서 정말 대화가 절실할 때, 부모 자녀 간의 관계가 잘 형성되어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너 왜이러니’ 보다 ‘네가 이래서 아빠는 기분이 나쁘단다’ 하는 식으로 ‘너’가 아닌 ‘나’의 관점에서 대화하는 것이 열린 대화법이란다. 이렇게 대화하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있다는 의미로 전달돼 아이를 힐난하는 식의 대화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칭찬에 그치지 않고 왜 잘했다고 칭찬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것도 필요하단다. 그러고 보니 아이가 말할 때 신문을 보며 건성으로 듣는 적이 많았다. 눈을 맞추며 대화하기보다는 그저 듣는 것이 고작이었다. 아이가 커서 ‘아빠랑은 대화가 안 돼요’라는 말로 내 뒤통수를 치기 전에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린 대화법은 부부 간에도 싸움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라니 연습이 필요하겠다. TV 끄고 아이와 놀자 세 번째 주, 효과적으로 TV 보는 방법을 배웠다. TV의 위해성을 알면서도 딱 끊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집 현실. 대부분의 가정도 그럴 것이다. 가족 모두의 하루 TV 시청 시간과 즐겨보는 프로그램, TV 보는 태도, 같이 보는 사람들, 보는 이유에 대해서 일주일 간 기록했다. 기록하고 보니 TV를 보면서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나 긴지 확연히 드러났다. 그렇다면 TV대신 무엇을 할 것인가. 효과적인 놀이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은 아이도 함께 했다. 재우는 며칠 전부터 아빠랑 유치원에 간다고 들떠 있었다. 유치원에 가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몇 가지를 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재료가 마련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책 골라 읽고 주제 잡아 대화하기, 폐품으로 악기 만들기, 아빠랑 찍은 사진 액자 만들기. 그런데 겉도는 가족이 꽤나 많았다. 아빠는 쑥스러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아이는 아빠가 안하던 짓 하니 이상한 건지, 아예 지들끼리 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곁에 붙어서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는 재우가 너무 고마웠다. 아이가 딴 짓만 해서 영 힘들어하던 한 아빠, 언짢은 얼굴을 하다 원장 선생님께 한 소리 들었다. “오늘 이 시간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마시고 시작점으로 잡으세요. 아이들은 금방 진심을 알아줄 거예요.” 몇 주에 걸친 긴 여정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아버지에게 ‘멋진 아버지 자격증’을 주는 시간이 있었다. 한 아버지가 묻는다. “아빠가 이 자격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원장 선생님이 주래서 주는 것 말고 진짜로.” “응. 아빠는 멋진 아빠 맞아. 오늘은 특히 더 그래. 앞으로도 나랑 잘 놀아줘.” 나도 물었다. “재우야 아빠 멋져.” “그러~엄. 너무 멋져. 최고야.”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녀석. 볼을 꽉 깨물어주고 싶다. 그래, 아빠가 부족했다면 다 잊어주라. 노력할게. 우리 서로 사랑하면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자. 나중에 커서 아빠랑 소주도 한 잔 하고. 유병아 리포터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9-08
- 재우 아빠 최인섭 씨의 좋은 아빠 교육 체험기 좋은 아버지 되기, 유치원에서 배웠다 요즘 아버지들, 참 많이 변했다. 자녀의 기억 속에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런데 문제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 그래서 몇몇 유치원이 나섰다. 유치원에서 아빠들을 위한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료는 공짜. 여기 일곱 살 유치원생 재우 아빠도 유치원에서 하는 ‘멋진 아빠 되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가 좋은 아빠 되기 생생 체험기. 취재 유병아 리포터 bayou84@naver.com 사진 이의종 기자 “아빠는 ‘화맨’이에요. 화를 잘 내거든요. 그리고 아빠는 TV만 봐요.” 최인섭 싸(43·용산구 이촌1동)씨는 아들 재우의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배신감마저 느꼈다. 주말이면 늘어져 모자란 잠을 자거나 널브러져 스포츠 중계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좋은 아빠이고 싶어 나름대로 노력했다. 피곤을 무릎 쓰고 공놀이를 같이 하고 책도 읽어 줬다. 그러면서 내심 ‘나는 좋은 아버지일 거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아이가 그려온 그림 속의 아빠는 좋기는커녕 ‘괜찮은’ 축에도 못 들었다. 화내고 TV만 본다니? 완전 ‘꽝’ 아빠 아닌가? 자신의 노력과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에게 섭섭한 마음까지 들었다. ‘뭐가 부족했을까?’ 마침 유치원에서 ‘멋진 아버지 자격증 교실’을 연다는 안내문이 왔다. 토요일 오후에 3시간씩 4주 연속 참여해야 하는 긴 프로그램이었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가야한다. 왜? 나도 멋진 아빠가 되고 싶으니까! 좋은 아버지 되기 첫째 날-나를 알고 자녀를 알자 멋진 아버지 교실 첫 주차, 토요일 오후 3시.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아버지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머쓱, 쭈뼛. 어색하게 둘러앉은 아빠들에게 강사가 질문을 한다. 이날의 강사는 MBTI 전문가이기도 한 공훈 목사(동막교회). “본인이 어떤 유형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공 목사는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먼저 ‘나를 알고 자녀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의견 충돌이 잦은 아버지와 아들이 있습니다. 처음엔 사소한 문제였지만 계속되면 큰 불화가 됩니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단절되죠. 이들 대부분은 성격이 매우 다릅니다.” 자녀는 나의 분신이라 할지라도 나와 다른 유전자가 만나 생겨난 사람. 그리고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니 당연히 다를 수 있다.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생각이나 행동 양식이 다를 수 있고 그런 사람과는 사소한 견해 차이로도 충돌하기 쉽다. 따라서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또 자녀는 어떤 유형인지 파악해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 목사의 강의는 이런 식으로 이어졌다. “성격유형 검사를 해서 이해의 고리를 찾고 불화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가족 행복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가족 간에도 성격 유형 검사가 필요합니다.” 공 목사의 설명을 들으며 큰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직하고 착한 녀석인데도 뭔가 마뜩찮았던 것이 나와 성격이 달라서인가? 그렇다면 그 녀석도 나에 대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았겠구나’ 싶었다. 아내도 마찬가지겠지? 좋은 아버지 되기 둘째 날-아이와의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해 첫 주차 강의가 신선한 충격이었던 터라 둘째 주가 기대됐다. 원장 선생님이 들어와서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그런데 대뜸 아빠들에게 물었다. “내 자녀의 담임선생님 이름 아시는 아버님?” (물론 나도 모른다.) “그럼 무슨 반인지는 아세요? 재범이 아버님?” (그래도 아빠들의 삼분의 일 정도는 자신 있는 얼굴이다.) “가장 최근에 아이와 나눈 이야기가 어떤 내용이었나요?” (그런 사소한 걸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얼굴들.) “자녀가 어떤 질문을 했고 무어라 대답해주셨나요? 말씀해주실 분?” 아버지들의 고개가 일제히 원장님의 시선을 피해 돌려졌다. 재우는 뭐라고 했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아이는 떠들고 난 그냥 일방적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했으니 기억날 리 없다. “부모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려면 무엇보다 아이와 좋은 대화를 해야 합니다.” 한가람유치원 김은실 원장 PET 대화법 강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강의를 그가 맡았나보다. 원장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유아기 때부터 열린 대화법(PET대화법)으로 대화하면 자녀가 커서 정말 대화가 절실할 때, 부모 자녀 간의 관계가 잘 형성되어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너 왜이러니?’ 보다 ‘네가 이래서 아빠는 기분이 나쁘단다’ 하는 식으로 ‘너’가 아닌 ‘나’의 관점에서 대화하는 것이 열린 대화법이란다. 이렇게 대화하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있다는 의미로 전달돼 아이를 힐난하는 식의 대화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칭찬에 그치지 않고 왜 잘했다고 칭찬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것도 필요하단다. 그러고 보니 아이가 말할 때 신문을 보며 건성으로 듣는 적이 많았다. 눈을 맞추며 대화하기보다는 그저 듣는 것이 고작이었다. 아이가 커서 ‘아빠랑은 대화가 안 돼요’라는 말로 내 뒤통수를 치기 전에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린 대화법은 부부 간에도 싸움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라니 연습이 필요하겠다. 좋은 아버지 되기 셋째 날-TV 끄고 아이와 놀자 세 번째 주, 효과적으로 TV 보는 방법을 배웠다. TV의 위해성을 알면서도 딱 끊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집 현실. 대부분의 가정도 그럴 것이다. 가족 모두의 하루 TV 시청 시간과 즐겨보는 프로그램, TV 보는 태도, 같이 보는 사람들, 보는 이유에 대해서 일주일 간 기록했다. 기록하고 보니 TV를 보면서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나 긴지 확연히 드러났다. 그렇다면 TV대신 무엇을 할 것인가? 효과적인 놀이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은 아이도 함께 했다. 재우는 며칠 전부터 아빠랑 유치원에 간다고 들떠 있었다. 유치원에 가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몇 가지를 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재료가 마련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책 골라 읽고 주제 잡아 대화하기, 폐품으로 악기 만들기, 아빠랑 찍은 사진 액자 만들기. 그런데 겉도는 가족이 꽤나 많았다. 아빠는 쑥스러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아이는 아빠가 안하던 짓 하니 이상한 건지, 아예 지들끼리 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곁에 붙어서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는 재우가 너무 고마웠다. 아이가 딴 짓만 해서 영 힘들어하던 한 아빠, 언짢은 얼굴을 하다 원장 선생님께 한 소리 들었다. “오늘 이 시간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마시고 시작점으로 잡으세요. 아이들은 금방 진심을 알아줄 거예요.” 몇 주에 걸친 긴 여정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아버지에게 ‘멋진 아버지 자격증’을 주는 시간이 있었다. 한 아버지가 묻는다. “아빠가 이 자격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원장 선생님이 주래서 주는 것 말고 진짜로.” “응. 아빠는 멋진 아빠 맞아. 오늘은 특히 더 그래. 앞으로도 나랑 잘 놀아줘.” 나도 물었다. “재우야? 아빠 멋져?” “그러~엄. 너무 멋져. 최고야.”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녀석. 볼을 꽉 깨물어주고 싶다. 그래, 아빠가 부족했다면 다 잊어주라. 노력할게. 우리 서로 사랑하면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자. 나중에 커서 아빠랑 소주도 한 잔 하고. 에필로그…훗날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억으로 남는 아버지를 위해 예전에도 아버지교실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롤 모델이 되어줄 수 있는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때의 교육은 아버지인 나의 존재감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아이들에게 끼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간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버지인 내가 자녀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아버지 참여 프로그램이 있다하니 대다수의 2006-09-08
- “대한화섬 외 기업 지분도 매집 착수” 장하성 펀드, 기업지배구조 개선 나서 23일 대한화섬 지분 5.15% 매입 공시 “경영진 반응 지켜본 뒤 대응 취할 것” 장하성 펀드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장하성(사진) 고려대 교수가 국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받은 1200억원으로 만든 코리아 코퍼레이트 거버넌스펀드와 LFNY Funding Ltd LLC는 23일 태광산업 계열의 대한화섬 지분 5.1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장 교수는 24일 내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대한화섬 외에도 여러개 기업의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태광인가 = 장 교수는 대한화섬과 태광산업이 지배구조와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화섬의 경우 투자용증권(966억원)과 계열사주식(562억원) 토지(956억원) 건물(569억원) 등 고정자산만 3000억원이 넘지만 시가총액이 1000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은 잘못된 자산운용의 대표적 사례라는 설명. 대한화섬이 주력사업인 페트병 관련 사업을 중단하는 와중에도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사업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다른 계열사나 기업의 지분확보에 바빴던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한화섬은 6월말 현재 태광관광개발(44.96%) 고려상호저축은행(20.24%) 예가람저축은행(29.08%) 흥국생명(9.98%) 우리홈쇼핑(7.3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대한화섬은 회사가 가진 엄청난 자산을 자신의 미래가 아닌 계열사를 위한 투자에만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이런 대한화섬의 미묘한 움직임이 장 교수의 신경을 건드렸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 장 교수측이 확보한 5.15%로는 당장 대한화섬측 대주주와 지분경쟁을 벌일 수는 없다. 태광산업 이호진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측 지분은 53.90%에 달한다. 우호지분을 합치면 70%가 넘는다. 지분만으론 경쟁 자체가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장 교수는 “대주주 지분이 많다는걸 모르고 투자한게 아니다”며 “5%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은 대한화섬 대주주의 지배구조 개선노력을 지켜보겠다는 설명. 장 교수는 5%지분 매입 공시 이전에 수차례 편지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회사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장 교수는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구체적인 의견을 보냈고, 경영진의 반응을 일단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효과 있을까 = 장 교수는 5% 지분에만 집착해서 사안을 바라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단순히 지분의 양만을 따지면 대주주측이 월등히 많지만, (소액)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대한화섬의 경영상태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따져들어갈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장 교수는 SK와 소버린간 대립 당시의 2년반보다 훨씬 긴 시간을 두고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을 공략한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장 교수는 “이 펀드는 소버린과 달리 컨트리펀드”라며 “한국을 떠나면 곧바로 해체되는 펀드인만큼 한국에 있는 동안은 지속적으로 해당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간도 “소버린보다 훨씬 장기간이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전까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타깃은 누구 = 대한화섬이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그룹과 대주주의 이해에만 충실한 탓에 첫 타깃이 됐다는 관측에 비춰보면 향후 목표물도 비슷한 선상에서 선별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저PBR주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대주주의 전횡이 심하거나 형제간 지분싸움 등으로 인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기업도 거론된다. 일단 장 교수는 이미 수개의 기업에 대해 매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수는 없지만, 여러개의 기업지분을 매집하고 있다”며 “5%이상 매집하면 공시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장하성 펀드란 지난 2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장하성 교수가 만든 펀드다. 정식명칭(한국기업 지배구조개선펀드)에서 알수 있듯 이 펀드의 투자대상은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이다. 이 펀드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국내외 연기금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동안 국내외 모든 기관투자자들에게 참여를 권유했고 지금도 참여여부를 타진 중인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는 소극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8-24
- 장하성 대한화섬 지분구조 원그래프 있습니다. “대한화섬 외 기업 지분도 매집 착수” 장하성 펀드, 기업지배구조 개선 나서 23일 대한화섬 지분 5.15% 매입 공시 “경영진 반응 지켜본 뒤 대응 취할 것” 장하성 펀드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국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받은 1200억원으로 만든 코리아 코퍼레이트 거버넌스펀드와 LFNY Funding Ltd LLC는 23일 태광산업 계열의 대한화섬 지분 5.1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장 교수는 24일 내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대한화섬 외에도 여러개 기업의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태광인가 = 장 교수는 대한화섬과 태광산업이 지배구조와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화섬의 경우 투자용증권(966억원)과 계열사주식(562억원) 토지(956억원) 건물(569억원) 등 고정자산만 3000억원이 넘지만 시가총액이 1000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은 잘못된 자산운용의 대표적 사례라는 설명. 대한화섬이 주력사업인 페트병 관련 사업을 중단하는 와중에도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사업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다른 계열사나 기업의 지분확보에 바빴던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한화섬은 6월말 현재 태광관광개발(44.96%) 고려상호저축은행(20.24%) 예가람저축은행(29.08%) 흥국생명(9.98%) 우리홈쇼핑(7.3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대한화섬은 회사가 가진 엄청난 자산을 자신의 미래가 아닌 계열사를 위한 투자에만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대한화섬의 미묘한 움직임이 장 교수의 신경을 건드렸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 장 교수측이 확보한 5.15%로는 당장 대한화섬측 대주주와 지분경쟁을 벌일 수는 없다. 태광산업 이호진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측 지분은 53.90%에 달한다. 우호지분을 합치면 70%가 넘는다. 지분만으론 경쟁 자체가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장 교수는 “대주주 지분이 많다는걸 모르고 투자한게 아니다”며 “5%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은 대한화섬 대주주의 지배구조 개선노력을 지켜보겠다는 설명. 장 교수는 5%지분 매입 공시 이전에 수차례 편지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회사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장 교수는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구체적인 의견을 보냈고, 경영진의 반응을 일단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효과 있을까 = 장 교수는 5% 지분에만 집착해서 사안을 바라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단순히 지분의 양만을 따지면 대주주측이 월등히 많지만, (소액)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대한화섬의 경영상태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따져들어갈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장 교수는 SK와 소버린간 대립 당시의 2년반보다 훨씬 긴 시간을 두고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을 공략한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장 교수는 “이 펀드는 소버린과 달리 컨트리펀드”라며 “한국을 떠나면 곧바로 해체되는 펀드인만큼 한국에 있는 동안은 지속적으로 해당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간도 “소버린보다 훨씬 장기간이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전까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타깃은 누구 = 대한화섬이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그룹과 대주주의 이해에만 충실한 탓에 첫 타깃이 됐다는 관측에 비춰보면 향후 목표물도 비슷한 선상에서 선별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저PBR주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대주주의 전횡이 심하거나 형제간 지분싸움 등으로 인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기업도 거론된다. 일단 장 교수는 이미 수개의 기업에 대해 매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수는 없지만, 여러개의 기업지분을 매집하고 있다”며 “5%이상 매집하면 공시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장하성 펀드란 지난 2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장하성 교수가 만든 펀드다. 정식명칭(한국기업 지배구조개선펀드)에서 알수 있듯 이 펀드의 투자대상은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이다. 이 펀드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국내외 연기금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동안 국내외 모든 기관투자자들에게 참여를 권유했고 지금도 참여여부를 타진 중인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는 소극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8-24
- “교사·학부모·고학년이 책 읽어줘”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혁신 우수사례 발굴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혁신공감대 확산과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5일 ‘학교혁신 우수실천사례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초등학교 23건, 중학교 22건, 고교 45건 등 모두 90건의 사례가 출품됐다. 이중 창의성과 효과성, 신뢰성, 객관성 등 부문별로 심사를 거쳐 본선출품작으로 선정된 9건이 이날 발표됐다. 이날 발표대회 결과, 초등부분에서는 최우수상에 미동초등학교가 선정됐으며 고원초등학교와 대왕초등학교는 우수사례로 뽑혔다. 중학교 부문에서는 공항중학교가 최우수에, 동대문중학교와 영서중학교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또 고등학교 부분에서는 한가람고가 최우수 사례로 뽑혔으며 양재고와 한국우진학교(특수학교)가 우수상에 선정됐다. 서울시교육청 이대영 학교혁신팀장은 “이번 발표대회는 학교현장의 우수사례를 발굴해 널리 알리는 것도 학교혁신의 한 방법으로 판단해 마련했다”며 “출품된 총 90여편의 사례를 교육청 홈페이지 학교혁신방에 탑재할 뿐 아니라 네이버와 링크해 혁신을 준비하는 학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들아! 함께 읽자” = 미동초등학교는 담임교사, 학부모, 고학년 학생들이 책을 읽어주면서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미동초는 2006학년도 학교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통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해야 할 교육활동으로 ‘독서교육’을 선정했다. 독서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학교측은 희망하는 학부모들로 ‘미동 책읽어주기 지원단’을 구성했다. 현재 미동초는 1∼4학년에게 주 1회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책읽어주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1명의 학부모 도우미가 정서적인 안정감을 고려해 한 학기 동안 각 학급에 고정 배치돼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 주었다. 1학년과 2학년의 경우에는 매주 2권씩, 3학년과 4학년에게는 한권 가량을 읽어주고 있다. 특히 학교 도서실을 이용해 책을 읽어주기 위해 가급적 겹치지 않도록 시간 배정을 했다. 담임교사는 주1회 아침시간을 이용해 20분간 책을 읽어주고 있다. 또 영어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내기 위해 비교적 어렵지 않은 영어책 30권을 선정, 학생들에게 주기적으로 읽어주고 있다. 특히 미동초는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독서 튜터링(tutoring)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걸고 있다. 독서에 대한 흥미와 태도 그리고 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서는 그림책을 읽는 등 초기 독서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고학년 학생에게 기초단계를 거치게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미동초는 고학년들에게 ‘저학년 책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적용해 이른바 읽어주면서 읽게 하는 교수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심영면 교감은 “책 읽어주기 효과는 읽어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매우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독서 함께 하기 캠페인을 벌인 결과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동초는 인터넷을 활용한 독서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7월 중에 아버지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아버지와 함께 별보며 책읽기’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교과교실제 전면 시행 = 공항중학은 2004년과 2005년부터 운영해온 특별교실형 교과교실제를 올해부터 1교사 1교실제로 전면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측은 교과별로 적합한 수업모형을 개발하고, 교과정용 교실 운영에 따른 교실수업 지운을 위한 학교운영 모델을 만들었다. 특히 교과의 특성이 살아있는 교육환경을 조성,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은 물론 학교교육 만족도를 높였다. 김동식 교감은 “교과교실제가 단순히 이동수업을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교실수업을 변화시키려면 다양한 수업 형태의 적용과 수업자료의 제시 등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현재 초보 단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교과교실제 전면 시행이 학생들의 학습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복을 반바지로 교체 =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한가람고는 올해부터 하복 하의를 반바지로 교체하고 상의도 흰색 면 티셔츠로 바꿨다. 여학생들에게도 반바지 형태의 복장이 허용됐다. 한가람고는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통풍이 잘 안 되고 움직임이 불편한 교복은 공부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대세였다. 이에 앞서 한가람고는 3년 전부터 학교 안에서는 여름 동안 불편한 교복 대신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했었다. 복장이 편해져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15만원 이상했던 교복을 2만원 안팎이면 한 벌 마련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이옥식 교장은 “상의는 흰색의 옷깃이 있는 ‘폴로’ 티셔츠로 한쪽 소매에는 학교를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가 있다”며 “면바지의 경우에는 학생이 자유롭게 구입토록 했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