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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시안’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결혼이민자 급증, 순수혈통 대립 개념 극복해야 … 소통하려는 인식 전환 절실 오랜 기간 단일민족을 자부했던 한국.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제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국제결혼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결혼이민자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국제결혼 중 한국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비율은 76%에 달했다. 한국 남성과 아시아권 출신 여성의 국제결혼으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출신의 이민 여성들이 한국에 건너와 가정을 꾸리고 있다. 결혼이민여성의 증가로 우리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도 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다민족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한쪽의 가치를 강요하는 일방적 통합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를 만들고 ‘소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이 다민족 국가로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과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결혼이민자 가족과의 소통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우리 아이들은 그냥 한국 사람이예요.‘코시안’이나 ‘혼혈인’이라 부르며 달리 대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차별이란 것은 생각의 문제입니다.”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이자벨(25)씨는 코시안이라는 단어에 여러번 상처를 입었다. 코시안이라는 단어를 통해 ‘혼혈’을 순수혈통의 대립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본 출신 여성 이민자 시즈코(44)씨도 결혼이민자의 자녀를 ‘코시안’으로 집단화해 부르기보다 개인의 이름으로 불러주길 원했다. 시즈코씨는 “한국 사람들도 아시아인인데 왜 코시안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며 “일본에서도 혼혈인을 지칭하던 단어는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 집단화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묶어서 부르면 그것은 차별의 도구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차별 조장하는 단어 자제해야 =국제결혼으로 결혼이민 가족이 급증하면서 편견을 담은 ‘말’과 인식부터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의미가 변질된 ‘코시안’(Kosian)이라는 단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시안은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에 외국인 이주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등장한 단어다. 본래는 한국인(Korean)과 아시아인(Asian)의 합성어로 국제결혼 2세나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의 자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어는 단일민족 속의 ‘혼혈 집단’ 혹은 이질적 사람들이라는 차이를 부각시키는 의미로 변질됐다. 정부와 사회학자들은 정책상 이들을 명명할 때 ‘결혼이민자’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결혼으로 가정을 맺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말에서 ‘결혼’을 강조하는 것은 가정의 중요성 때문이다. 결혼이민자들은 우리 사회의 2세를 생산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근간인 가정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자, 한국인 개념을 바꾼다 = 결혼이민자는 다민족 사회의 원동력이 될 이른바 ‘21세기 신한국인’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8쌍중 1쌍이 국제결혼을 했다. 농촌에서는 3쌍중 1쌍이 결혼이민자 가족이 됐다. 몇 년 내에 이들 사이에 태어난 2세도 급증할 전망이다. 결혼이민 여성 대다수가 본인을 ‘한민족’이라고 응답한 것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부의 ‘결혼이민자 가족실태조사 및 중장기 지원정책방안 연구’ 조사에서 ‘자신이 어떤 민족 집단에 속하냐’는 질문에 응답여성의 38.1%가 ‘한민족’이라고 응답했다. ‘둘 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31.4%에 달했다. 결혼이민자 10명중 7명은 본인을 한민족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의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여성이민자 60.9%가 “자녀가 한국에서 교육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는 결혼이민자 가족 2세 비율이 학교에서 대폭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가치관 변화에도 영향 미쳐 = 결혼이민자는 가치관 변화에도 촉매가 될 전망이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 출신일지라도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들의 가치관은 한국 여성들의 그것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E(38)씨는 “필리핀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거의 동등하게 집안일을 한다”며 “자녀들에게는 집안일을 남녀가 반드시 함께 하는 것으로 교육시킬 예정이고 이런 교육이 자녀들의 국제적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에서도 범정부적 ‘결혼이민자 사회통합 지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7일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월초 시행된다. 결혼이민자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국어 및 제도·문화 교육을 받고 그 자녀도 교육 및 보육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지원프로그램도 통합적으로 운영된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가정정책위원회’가 결혼이민자에 대한 지원대책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13개 부처가 참여하는 추진점검팀이 구성돼 사업 중복을 막고, 전국 38개 결혼이민가족가족지원센터는 민간 부분과 관을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특별취재팀 = 안찬수 김선일 전예현 정원택기자newslove@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30
- <내일시론>더불어 함께 사는 ‘열린사회’를 더불어 함께 사는 ‘열린사회’를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정부가 국제결혼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국제결혼 건수는 4710건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4만3121건으로 15년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6년에는 농촌 총각의 41.9%(3525명), 10명 중 4명 정도가 베트남 여성 등 외국 여성과 결혼했다.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 숫자도 93만 8863명에 이른다. 이제 경북이나 전남지역의 어지간한 농촌 마을에서는 동남아 새댁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지하철에서, 수도권 인근 중소기업 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늘 마주친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다인종·다민족 사회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지만 과연 우리는 이들과 잘 살아갈 준비가 돼 있을까. 단일민족 폐쇄성으로 ‘새 약자층’ 만들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해왔고 단일성을 강조하는 ‘백의민족’이라는 공동의식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솔직히 유색인종에 너그럽지 않다. 물론 여기에는 그럴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수많은 외침과 식민지 경험, 분단 등의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히 외세에 대한 투쟁을 통해 민족의 단합과 단결, 통일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우리의 근대 민족국가수립은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항쟁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 헌법 전문은 이런 역사적 전통을 반영하여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무역과 자본의 이동에 이어 인구의 이동도 급격히 증가하는 세계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0여개 나라와 무역교류를 하고 이를 통해 소득 2만달러대의 선진국 진입 문턱에 와 있다. 당연히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과 경쟁력이 떨어진 제조업체에는 동아시아 각국의 노동인구가 유입되고 식민지 과정에서 중국으로 이주했던 동포들의 후손이 국내로 일자리와 삶터를 찾아 역이민해오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이민 선진국의 경험에 따르면 인구 대비 외국인 체류자가 10%대에 이르면 사실상 ‘이민사회’가 된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 3% 이하이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10%에 이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따름이다. 이런 시대에 단일민족의 폐쇄성은 자칫 자국민과 이주민 사이의 차별과 갈등을 불러오고 결국 우리사회의 ‘새로운 약자층’을 만들어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칼 포퍼가 그의 책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이야기 하듯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닫힌 사회’가 됐을 경우, 그 결말은 눈으로 보듯 선하다. 자국민과 이주민 사이의 갈등과 차별은 언젠가 인종폭동과 같은 폭력적 형태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의 조승희 사건이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프랑스는 2005년 파리 빈민가에서 흑인과 아랍계의 인종폭동이 일어났고 올해 5월 6일 대통령선거의 결선투표를 앞두고 유색이민자에 대한 문제가 최대 쟁점이 돼 있다. 차별과 소외는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갈등과 충돌을 불러오고 그 사회의 통합력을 급속히 떨어뜨린다. 다문화 사회 위한 교육·홍보 프로그램 마련해야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유색 이민자나 외국인에 대해 ‘열린사회’라고 볼 수 없는 닫혀있는 사회 인식과 제도를 가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문제는 사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과제이지만 공식적으로 이민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을 받아들여서 해결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3D업종의 외국인 근로자와 농촌총각의 결혼 문제 해결방식으로 국제결혼과 이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외국인 근로자와 동남아 새댁 등에 대한 차별과 소외가 더욱 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 다문화 사회에 적응하려는 자발적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러 인종의 결합은 장점으로 발전할 경우 세계화 시대를 맞아 한국사회의 도약과 발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제공해야 한다. 우리 사회 전체는 이들을 포용하고 통합하는 더불어 함께 사는 열린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안 찬 수 재정금융팀장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30
- 한국 이제는 다민족 사회로(초고) 한국 이제는 다민족 사회로 결혼이민자도 한국인이다 단일민족 고집하지 말고 상생.협력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국도 이제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한국은 단일민족이 아니라는 사실이 결혼 통계를 보면 잘 드러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6년 혼인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결혼한 8쌍중 1쌍이 국제결혼을 했으며, 농촌의 경우 3쌍중 1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6년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 9만3786명 중 여성결혼이민자는 전체의 88.3%인 8만2828명으로 2005년에 비해 24%가 늘었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2006년 결혼한 남성의 41% 가량인 3525명이 국제결혼하는 등 다문화 가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혼이민자들은 아무도 일하려하지 않는 3D업종 빈자리를 메우는가 하면, 아무도 시집가지 않으려는 농촌 노총각들의 배우자로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인 사이에는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권총을 마구 쏘아 32명의 사망자와 30명이 넘는 부상자를 냈던 장본인이 미국 이민 1.5세대인 한국인 조승희씨였다. 조씨가 미국으로 건너가 17년을 생활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경악스런 사고를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많은 결혼이민자 가족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결혼이민자는 물론 자녀들이 과연 한국인으로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지,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없는지 등등. 결혼이민자와 자녀들은 교육에서 소외되는 것은 물론 피부색과 언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차별과 괴롭힘을 호소하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외모가 다르고 한국인 고유의 핏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비인간적인 냉대와 차별, 부당한 대우를 일삼는다면 ‘한국의 승희 조’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결혼이민자와 가족들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아직 동정의 대상이나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은 동정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한국인=단일민족’이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결혼이민자에 대한 단순한 동정이나 일시적 지원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들도 어엿한 한국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국내 생활에서 필요한 언어 교육, 제도적 접근, 한국문화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관계자는 “결혼이민자와 2세들도 한국인이라는 인식전환이 이뤄질 때 상생 협력하는 미래 사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대 설동훈 교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민족은 순혈주의를 바탕으로 하는데, 우리 민족이 혼혈민족이라는 건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아이라고 해서 우리 민족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를 ‘코시안’이나 ‘온누리안’ 등으로 지칭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들을 완전한 한국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반쪽’만 인정하는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29
- 1면용 결혼이민 사진캡션 1면용 사진 캡션 동대문구 건강가족지원센터는 지난 28일 경희대학교에서 결혼이민자 가족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돕는 ‘가족과 함께 느리기 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결혼이민 여성들과 2세들이 다함께 ‘사랑해요’를 외치고 있다. 사진 이의종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29
- 인간보다 아름다운 ‘금수’ 이야기 인간보다 아름다운 ‘금수’ 이야기 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 비투스 B.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이마고 1만3500원 ‘동물의 왕국’과 같이 동물을 소재로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세월이 지나도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어느 시간대에 방송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시청률이 나오는 이유는 동물의 행동에서 보이는 자연의 법칙과 인간과 닮은 점을 찾아 감탄하는 시청자들 때문이다. 영화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동물이 주인공이 되거나 의인화된 영화가 잇달아 개봉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놀라운 영상 외에도 성우와 동물학자들이 들려주는 설명은 동물과 자연의 지혜를 알기에 충분하다. 독일의 동물행동학자인 비투스 드뢰셔는 학계 안팎에서 동물이야기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소개한 로열앨버트로스나 황제펭귄, 점박이하이에나의 경우 인간보다 훌륭한 ‘금수’들이다. 로열앨버트로스의 경우 80년이 넘는 수명 중 7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하며 처음의 한 배우자만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남극의 겨울동안 황제펭귄 부부는 200일 가까이 알을 낳고 키우는 데 온 정성을 쏟는다. 점박이하이에나 무리는 새끼 세 마리의 젖을 먹이기 위해 서른마리의 성장한 하이에나가 5일씩이나 걸리는 장거리 사냥길에 나선다. 양은 울지 않기로 유명한 동물이다. 양이 우는 때는 어미와 새끼가 서로 젖을 먹고 먹이는 때를 제외하고 죽을때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육식동물이 자신을 잡아 먹어도 울지 않고 울타리가 무너져 깔려 죽더라도 울지 않는다. 심지어 우두머리가 절벽에 떨어지면 수백마리의 양이 따라 죽는다. 한마디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우두머리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굳이 이러한 동물들의 행동을 ‘본능’이라고 치부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풍부한 상식을 갖고 아이들과 동물 방송 프로그램이나 그림책을 같이 봐줄 수 있는 부모라면 ‘금수’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더욱 아름답게 풀어내 줄 수 있을 것이다. 50년간 부인과 함께 세계를 돌며 동물 생태를 탐험한 드뢰셔는 여느 탐험가와 마찬가지로 사자의 먹이가 될 수 있었고 코끼리에 깔려 죽을 뻔도 했다. 그러한 경험 덕분이 ‘인도 밀림에서 호랑이나 곰과 마주쳤을 때 대처법’ ‘아프리카 초원에서 텐트치고 잘 때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법’ 등은 실제 써먹을 일이 없어도 꼭 읽어볼만한 대목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29
- 결혼이민 내지 기사 = 코시안이라고 부르지 마세요<수정> “우리 아이들은 그냥 한국 사람이예요. ‘코시안’이나 ‘혼혈인’이라 부르며 달리 대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차별이란 것은 사람들의 생각의 문제입니다.”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이자벨(25)씨는 코시안이라는 단어에 여러번 상처를 입었다. 코시안이라는 단어를 통해 ‘혼혈’을 순수혈통의 대립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본 출신 여성 이민자 시즈코(44)씨도 결혼이민자의 자녀를 ‘코시안’으로 집단화해 부르기보다 개인의 이름으로 불러주길 원했다. 시즈코씨는 “한국 사람들도 아시아인인데 왜 코시안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며 “일본에서도 혼혈인을 지칭하던 단어는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 집단화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묶어서 부르면 그것은 차별의 도구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국제결혼 급증, 차별 조장하는 단어 자제해야 = 국제결혼으로 결혼이민자 가족이 급증하면서 편견을 담은 ‘말’부터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의미가 변질된 ‘코시안’(Kosian)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시안은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에 외국인 이주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등장한 단어다. 본래는 한국인(Korean)과 아시아인(Asian)의 합성어로 국제결혼 2세나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의 자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어는 단일민족 속의 ‘혼혈 집단’ 혹은 이질적 사람들이라는 차이를 부각시키는 의미로 변질됐다. 정부와 사회학자들은 정책상 이들을 명명할 때 ‘결혼이민자’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결혼으로 가정을 맺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말에서 ‘결혼’을 강조하는 것은 가정의 중요성 때문이다. 결혼이민자들은 우리 사회의 2세를 생산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근간인 가정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자, 한국인 개념을 바꾼다 = 결혼이민자는 다민족 사회의 원동력이 될 이른바 ‘21세기 신한국인’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미 주도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8쌍중 1쌍이 국제결혼을 했다. 농촌에서는 3쌍중 1쌍이 결혼이민자 가족이 됐다. 몇 년 내에 이들 사이에 태어난 2세도 급증할 전망이다. 이들 가족은 어머니 아버지가 모두 한국인이고 외형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노르스름한 피부를 가져야 한국인이라는 고정관념을 이미 무너뜨리고 있다. 결혼이민 여성 대다수가 본인을 ‘한민족’이라고 응답한 것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부의 ‘결혼이민자 가족실태조사 및 중장기 지원정책방안 연구’ 조사에서 ‘자신이 어떤 민족 집단에 속하냐’는 질문에 응답여성의 38.1%가 ‘한민족’이라고 응답했다. ‘둘 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31.4%에 달했다. 결혼이민자 10명중 7명은 본인을 한민족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의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여성이민자 60.9%가 “자녀가 한국에서 교육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는 결혼이민자 가족 2세 비율이 학교에서 대폭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가치관 변화에도 영향 미쳐 = 결혼이민자는 가치관 변화에도 촉매가 될 전망이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 출신일지라도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들의 가치관은 한국 여성들의 그것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E(38)씨는 “필리핀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거의 동등하게 집안일을 한다”며 “한국에서 남편과 시부모들은 이런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우리 자녀들에게는 집안일을 남녀가 반드시 함께 하는 것으로 교육시키겠다”고 말했다. 몽골 출신 결혼이민자 M(40)씨는 “한국에서는 남자들끼리 밤늦게 술을 마시는 것이 회사생활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몽골에서는 이런 ‘밤문화’가 거의 없다”며 “남편에게 이런 점을 여러번 설명했고 남편도 이제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회식을 줄이고 친척들에게 이런 변화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사회통합 지원대책 마련 = 여성가족부 가족정책팀 관계자는 “결혼이민자가 우리 사회 가족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방적 물질적 지원보다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본 요건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며 “우리사회도 편견을 조장하는 문화를 고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설동훈 교수도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가 발전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그들도 한국인 한민족으로 받아들이려는 인식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에서도 범정부적 ‘결혼이민자 사회통합 지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결혼이민자야말로 우리사회가 다민족사회로 진입하는데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7월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결혼이민자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국어 및 제도·문화 교육을 받고 그 자녀도 교육 및 보육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지원프로그램도 통합적으로 운영된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가정정책위원회’가 결혼이민자에 대한 지원대책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13개 부처가 참여하는 추진점검팀이 구성돼 사업 중복을 막고 실태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2007-04-29
- 중국 신세대 개성결혼 선호·이혼 쉽게 생각 독특하고 부담없는 결혼원해…인터넷 웨딩업체 호황 지난해 80년대 이후 출생 이혼자 90%가 외동 중국의 젊은 세대들의 결혼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리고 가벼운 결혼식을 선호한다. 또 이들의 이혼율 역시 높다고 ‘중국청년보’와 ‘경제참고보’가 전했다. 2007년 중국국제결혼박람회에 찾아온 예비 신부 리 씨는 자신의 개성이 돋보이면서도 부담없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리 씨와 같이 결혼을 앞둔 젊은 중국인들은 새로운 결혼관과 예식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에 익숙한 이들은 주로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결혼계획을 짜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자 인터넷 웨딩플랜 업체사이트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국제결혼박람회에서는 6500만 위안이 넘는 고가의 웨딩드레스와 화려한 피로연이 선보였다. 하지만 젊은 예비 부부들은 “화려한 결혼식은 우리와 거리가 멀다”며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젊은 예비 부부들은 화려함보다는 자신을 표현하길 원하며 간소하고 실속있는 결혼관을 보이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개성결혼”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관련 사이트만 165만 건 이상이 뜰 정도로 개성적인 결혼관은 80년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날이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한 웨딩플래너는 “현재의 젊은층들은 결혼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있다”며 “낡은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한 예로 최근 자신이 맡은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어릴 때부터 백설공주를 좋아해 결혼식테마를 백설공주와 백마탄 왕자로 정하고 예식순서, 데코레이션, 의상을 모두 백설공주에 맞혔다고 한다. 과거의 지루한 결혼식과는 완전 차별화 된 하나의 연극같은 재미있는 구성으로 하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최근 중국의 인터넷 웨딩플랜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웨딩플래너는 최근 개설한 자신의 회사사이트에 벌써 만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하는 등 인터넷은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결혼에 관한 정보를 얻는 주된 경로가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결혼관 못지않게 새로운 이혼관을 갖고 있는 듯하다. 특히 80년 이후 출생한 외동자녀들은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이혼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미 결혼관리부, 결혼가정전문가, 사회학자들이 주목하는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2006년 베이징의 통계에 따르면 24952쌍의 부부가 이혼 소속을 밟았다. 그중 20%가 결혼한지 채 3년이 안되었으며 1년도 안된 부부는 970쌍이나 됐다. 80년 이후 출생자들도 상당수였으며 그 중 90%는 양쪽 다 모두 외동자녀들로 나타났다. 결혼관리부의 한 관계자는 “80년 이후의 독생자녀들의 이혼율이 높은 까닭은 그들이 결혼을 너무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탓”이며 또 “한 가정에 자녀가 한명이다보니 어릴 때부터 모두에게 과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외동들은 결혼생활에서 이해와 관용의 자세가 심각하게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이혼한 젊은층들을 조사해 본 결과 20%이상이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초고속 결혼을 했으며, 상당수 이혼부부들은 직업도 없이 부모집에 얹혀사는 등 책임감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결혼생활을 시작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최아람 리포터 annearchoi@hotma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10
- 중국 걸인들 “회사원 부럽지 않다” 하루 수입만 6000~7000원 걸인 절반 “구직 필요 없어” 최근 중국 걸인들의 수입이 일반 회사원 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보니 걸인의 50%가 구직 도움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중국 ‘북경신보’가 전했다. 매일 새벽 7시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걸인이 천 가방을 들고 거리의 육교에 앉아 구걸하기 시작한다. 53세인 허난인인 그는 결혼한 아들이 4명이나 있지만 며느리가 자신과 부인을 쫓아내 구걸을 해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수입은 하루에 40위안 정도다. “오늘 아침에도 7~8시 사이에 모두 15명의 행인들이 그들에게 돈을 주었다”고 그는 말했다. 워낙 걸인들의 돈벌이가 좋다보니 베이징 하이디엔구에는 기만형 걸인들이 늘고 있다. 학생들, 임산부, 심지어 온 가족이 다 돈을 구걸하고 있다. 이들은 차림새가 깔끔하고 단순히 저녁을 먹거나 차비를 얻기 위해 걸인을 자처하고 있다. 베이징시에 상주하는 걸인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가 2003년 진행되면서 베이징시는 인민대학 사회학과에 조사를 의뢰했다. 보호소와 거리의 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80%가 자원해서 보호소에 들어가겠다고 답했지만 최근 걸인이 된 사람들의 반 이상은 도움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설문조사를 담당한 리잉셩 교수는 “사실상 직업걸인들은 세끼 밥을 위해 자신의 돈 벌이를 멈출리가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직업걸인들은 일반 상인들처럼 명절기간을 노린다. 명절 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에 가서 구걸하면 하루에 적어도 5~600위안(약6~7000원)을 벌고 일주일이 지나면 거의 몇 천 위안을 벌 수 있으며 이는 웬만한 직장인보다도 더 많은 수입이다. 하이디엔구 보호소 직원인 쩡완씨는 보호소에 있는 50명 중 30명은 이미 장기보호 중이라고 전했다. 그들은 신체가 건강하지만 힘든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눌러앉은 것이다. 보호소에서는 10일 후에 집에 가라고 차비를 주지만 결과적으로는 며칠 후에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보호소의 원래 취지인 생계형 걸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공짜밥을 주는 곳으로 전락한 것이다. 보호소에 많은 모순들이 생겨나자 새로운 관리방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호소 관계 인사는 향후 베이징 시는 걸인들을 세 부류로 나눠서 관리 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번째 부류는 주로 도둑질을 하거나 조직화된 위법걸인들이다. 이들은 향후 공안당국이 관리하게 된다. 두번째 부류는 관리와 제제의 대상으로 강압적 구걸로 도시분위기를 흐리고 시민들의 정상적인 삶을 방해하는 걸인이다. 이들은 도시관리부문에서 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마지막은 생계형 걸인들이다. 이들은 민정부문에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최아람 리포터 annearchoi@hotma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27
- <신문로>‘결혼동맹’과 문화적 똘레랑스 ‘결혼동맹’과 문화적 똘레랑스 김 영 철 (시민방송 RTV 상임이사) 눈앞에 워낙 많은 사건들이 꼬리를 무는 탓일까. 한국인의 절대 다수는 단일민족, 단일문화를 자랑해 온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사회 성격의 대변혁’이라고도 할만한 변화인데, 처음에는 발밑에서 스멀스멀 진행되더니 요즘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든 것 같다. 변화의 핵심은 ‘단일민족·단일문화 사회’에서 ‘다민족·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이동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결혼동맹’이라는 무시무시한 말까지 나온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태국, 몽골 출신 여성결혼이주자의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이들 나라와 한국이 남녀간의 결혼을 통해 거의 동맹관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 그토록 외쳐온 세계화와 그에 따른 다민족·다문화 사회로의 사회 변동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이렇게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이런 근원적 변화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상황 파악이야 피상적인 수준에서나마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과 그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정부 차원의 준비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다민족·다문화 사회로의 이동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무회의에서 “다인종, 다문화로의 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억제의 단계를 넘어선 만큼 양적, 질적 차원의 세밀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곧이어 범정부 차원에서 ‘여성결혼이민자 가족의 사회통합 지원 대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문제의 중대성을 알고는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문제를 이들의 숫자가 급증 추세에 있던 지난 2005년까지도 단순한 이주노동자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느슨한 준비 태세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여성결혼이주자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이자 자녀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주노동자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사회적 준비의 소홀함까지 겹치면서 다문화 가정과 이들의 자녀는 수많은 문제에 노출되게 된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그렇다 치고 가정 및 사회 생활과 관련한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화 충돌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역사회로의 통합에 엄청난 애로를 겪고 있고 문화 충돌이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세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대부분의 여성결혼이주자는 나이 차가 많은 한국의 농촌 남성과 짝을 맺는다. 양극화의 음지에 놓여 있는 한국의 농촌 남성들은 2세를 통한 가계의 명맥잇기를 바란다. 이 때문에 다문화 가정은 거의 대부분 아이를 낳게 되는데, 육아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문화에 익숙한 남성이 아니라 전적으로 여성의 몫으로 남게 된다. 아빠가 논과 들로 일하러 나간 사이, 그러지 않아도 서툰 언어의 엄마품에서 자란 아이가 교육과 사회 통합에 필수적인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육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현재 여성결혼이주자 자녀 5851명이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983명이 중학교, 161명이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다. 2003년을 기점으로 여성결혼이주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0년부터는 이들의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도처 ‘제2 조승희’ 가능성 여성결혼이주자와 그 자녀들에 대한 효과적인 사회적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대목에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를 곧바로 연상하는 것은 물론 무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창조적 대안없이 지금 상태로 방치하거나 문화적 동화정책의 대상 정도로 바라보는 일면적 정부 대책을 그대로 밀고간다면 전국의 도처에서 ‘제2의 조승희’를 키우는 것이 되고 만다.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를 계기로 ‘문화적 동화’가 아니라 ‘문화적 똘레랑스(관용)’라는 말을 떠올려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26
- <신문로 칼럼>‘결혼동맹’과 문화적 똘레랑스(김영철 2007.04.26) ‘결혼동맹’과 문화적 똘레랑스 김영철 시민방송 RTV 상임이사 눈앞에 워낙 많은 사건들이 꼬리를 무는 탓일까. 한국인의 절대 다수는 단일민족, 단일문화를 자랑해 온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사회 성격의 대변혁’이라고도 할만한 변화인데, 처음에는 발밑에서 스멀스멀 진행되더니 요즘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든 것 같다. 변화의 핵심은 ‘단임민족·단일문화 사회’에서 ’다민족·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이동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결혼동맹’이라는 무시무시한 말까지 나온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태국, 몽골 출신 여성결혼이주자의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이들 나라와 한국이 남녀간의 결혼을 통해 거의 동맹관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의 연도별 증가 추세는 ‘결혼동맹’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뒷받침한다. 2000년에 7천여명이었다가 2004년에는 2만6000여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고 2006년에는 3만8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쯤에는 여성결혼이주자가 10만명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목할 것은 여성의 ‘결혼 송출’을 조장하는 국가간 불균등 발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란 ‘양심적 자본주의’의 출현 만큼이나 불가능한데다, 이들 여성에 대한 수요를 강요하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 역시 단기간 안에 해소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 전제가 틀리지 않다면 결혼여성이주자의 수는 예상치를 훨씬 웃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이들이 단순한 취업 노동자가 아니라 혼인녀인 까닭에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자녀의 수도 무시할 수 없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 그토록 외쳐온 세계화와 그에 따른 다민족·다문화 사회로의 사회 변동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이렇게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이런 근원적 변화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상황 파악이야 피상적인 수준에서나마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과 그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정부 차원의 준비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무회의에서 "다인종, 다문화로의 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억제의 단계를 넘어선 만큼 양적, 질적 차원의 세밀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곧이어 범정부 차원에서 ‘여성결혼이민자 가족의 사회통합 지원 대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문제의 중대성을 알고는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문제를 이들의 숫자가 급증 추세에 있던 지난 2005년까지도 단순한 이주노동자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느슨한 준비 태세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여성결혼이주자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이자 자녀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주노동자의 문제로 치완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사회적 준비의 소홀함까지 겹치면서 다문화 가정과 이들의 자녀는 수많은 문제에 노출되게 된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그렇다 치고 가정 및 사회 생활과 관련한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화 충돌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역사회로의 통합에 엄청난 애로를 겪고 있고 문화 충돌이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세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대부분의 여성결혼이주자는 나이 차가 많은 한국의 농촌 남성과 짝을 맺는다. 양극화의 음지에 놓여 있는 한국의 농촌 남성들은 2세를 통한 가계의 명맥잇기를 바란다. 이 때문에 다문화 가정은 거의 대부분 아이를 낳게 되는데, 육아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문화에 익숙한 남성이 아니라 전적으로 여성의 몫으로 남게 된다. 아빠가 논과 들로 일하러 나간 사이, 그러지 않아도 서툰 언어의 엄마품에서 자란 아이가 교육과 사회 통합에 필수적인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육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현재 여성결혼이주자 자녀 5851명이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983명이 중학교, 161명이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다. 2003년을 기점으로 여성결혼이주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0년부터는 이들의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 초등학교의 경우, 몇 년 지나지 않아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한 학급 학생의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여성결혼이주자와 그 자녀들에 대한 효과적인 사회적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대목에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 사건의 범인 박승희씨를 곧바로 연상하는 것은 물론 무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창조적 대안없이 지금 상태로 방치하거나 문화적 동화정책의 대상 정도로 바라보는 일면적 정부 대책을 그대로 밀고간다면 전국의 도처에서 ‘제2의 박승희’를 키우는 것이 되고 만다.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를 계기로 ‘문화적 동화’가 아니라 ‘문화적 똘레랑스(관용)’라는 말을 떠올려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