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검색결과 총 9,298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경찰 LG백화점 사고 피해자 무리한 조사 부천 LG 백화점 외벽 붕괴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피해자 조사과정을 무리하게 진행, 피해자와 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20일 사건 관련 피해자들이 몰려있는 부천지역의 모 병원에 강력계 형사를 보내, 무리한 조사를 벌이다가 피해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사건 당일인 19일 밤에는 피해 근로자들을 병원에 옮기지 않고 경찰서에 데리고 가 조사를 벌이려다 피해근로자와 가족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병원으로 후송했다. 부천 모 병원에 입원 중인 고 모씨(48)는 “부천중부경찰서 수사관들이 사고 당일인 19일 밤 11시 경 피해자 8명을 병원에 데리고 간다고 차에 타라고 해서 가보니까 경찰서였다”며 “화가 난 피해자들이 거세게 항의를 하자 그제서야 인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고 주장했다. 같은 병실의 김 모씨(57)도 “경찰이 무리하게 사건수사를 벌인다”며 “사건당일 경찰이 피해자 보호보다는 조사에 치중한 태도는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일에도 부천 중부서 강력3반 소속 형사 2명이 이들이 입원해있는 병원을 찾아가 입원중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시간 조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모 피해자에 대해서는 3시간 동안이나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 이를 보다 못한 동료와 가족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병원 302호실에 입원 중인 피해자의 딸인 김 모씨는 “경찰이 피해자를 죄인 취급한다”며 “반장이라는 사람이 다시 와서 물었던 얘기를 계속 물어보는가 하면 강압적인 태도로 질문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부천중부경찰서측은 20일 “피해 근로자들을 19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경찰서로 데리고 온 것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그런 일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를 벌이던 강력반 형사 가운데 한 명은 중부서측이 “잘 모르겠다”고 말한 지 1시간도 안돼 피해자들에게“실무 착오로 병원에 안 가고 경찰서로온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부천=박정미 기자 2004-04-21
- “하중 못이겨 붕괴된 것 아니다” 19일 밤 발생한 경기도 부천 LG백화점 철골붕괴 사고는 철제비계에 뜯어 낸 타일을 쌓아놓는 바람에 하중을 이기지 못한 결과라는 경찰 등의 1차조사 결과와는 달리 비계 설치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사고 발생 당시 작업인부로 일했던 ㄱ씨는 “비계가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면 벽면에 단단한 나사못으로 고정돼 있어 웬만한 하중은 이겨내야 정상”이라며 “그러나 사고 당시 리프트가 무너지면서 설치된 비계가 동시에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타일 뜯어내는 작업을 쉽게 하고 작업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비계를 고정못으로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압축식으로 고정해 대형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고 뒤 비계가 설치됐던 LG백화점의 벽면은 고정못 흔적조차 없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사진). 이에 따라 시공사인 LG건설의 관리감독 책임과 비계 부실시공 여부가 경찰 수사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실시공 쟁점= 건설 전문가 국 모(36)씨는 “건물 벽면에 설치되는 비계는 하중을 견디기 위해 보통 건물 벽을 파고 고정못(앵커)을 박아야 하는데 타일작업을 할 때는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생략하는 경우가 있다”며 “LG백화점의 경우도 이 때문에 한꺼번에 철골과 비계가 무너져 참사로 이어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씨는 또 “언론보도를 보면 적재량이 많아 하중을 못견뎌 무너졌다고 하는데 공사현장 리프트에는 하중이 일정무게를 넘으면 엘리베이터처럼 경보음이 울린다”면서 “현장에 반드시 배치하도록 규정된 리프트 전용 운전자를 두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망자 3명으로 늘어= 한편 부상을 입고 대성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던 문병한(43)씨가 20일 오전 8시 15분쯤 숨졌다. 이에 따라 이번 붕괴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3명으로 늘고 17명이 부상했으며, 중상자 중 서정진(45)씨는 위독한 상태이다. ◆1차 사고원인 조사결과 발표= 이와 관련 부천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공사관련자 5인을 조사한 결과 인부들이 백화점 외벽에서 떼어낸 타일을 임시승강기(일명 리프트)를 통해 바닥으로 즉시 옮겨야 하는데도 철제 비계에 그대로 쌓아놓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계가 하중을 이기지 못해 무너지면서 임시승강기를 때렸고, 승강기 위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화점 외벽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는 인부와 사고 피해자들은 비계 설치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폈다. 붕괴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고 모씨는 “곤돌라가 추락하더라도 주변의 비계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진 것은 처음 본다”이라고 말했다. 현장 인부 A씨는 “비계는 양쪽 끝만 고정돼있으면 장마철에 나머지 비계가 땅에서 떠도 안 무너질 정도로 튼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건설측은 “무너진 비계는 공사용 비계가 아닌 먼지를 막기위한 휘장막 비계”라며 “공사용 자재는 7.5톤까지 버틸 수 있는 리프트로 운반해야 하지만 인부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아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천=박정미·김남성 기자 pjm@naeil.com 2004-04-21
- 6월 5일, 전국 99곳 재·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6·5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등 2명의 광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해 서울 중구·영등포구·강동구청장과 경기도 부천·평택시장 등 전국 18개 기초자치단체장을 새로 선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서울시의원 7명, 경기도의원 8명 등 34명의 광역의원과 45명의 기초의원도 동시에 선출하게 된다.(표 참조) ◆ 부산광역시장 총선이 끝난 후 불과 40여 일이 지난 6월 5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2002년 대선의 종결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에 속해 있는 국회의원 지역구가 18개에 이르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지역 민원을 해결할 때 주요 협상파트너가 시장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부산시장 자리가 가지는 위상이 결코 녹록치 않다. 한나라당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부산지역 총선 당선자들이 시장 후보에 대한 조율과 함께 경선이나 합의추대 등 후보결정 방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진재 의원은 부산지역에서 5선을 한 대표적인 중진의원으로 불출마에도 불구하고 현역 의원들에 대한 영향력이 남아 있다. 또 경남고등학교 출신의 최재범 행정2부시장(차관급)은 기술고시를 거쳐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장, 도시계획국장 등을 역임했다. 고 안상영 시장과 비슷한 이력이다. 열린우리당은 총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부산시장 선거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역에서 한나라당 일색의 정치구도를 깨고 정당간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시민들에게 질높은 정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18개 지역구 중 17명의 지역구 의원이 한나라당인데 시장은 여당 소속이 해야 부산시의 주요 과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주창한다. 거론되는 후보군들도 이번 총선에서 낙마한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과,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 김칠두 산자부장관, 이태일 전 동아대총장, 정순택 전 부산시 교육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양당을 통틀어 총선 후보 구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오거돈 부산시장 권한대행 겸 행정부시장의 거취다.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출마의사를 밝히면서도 어느 정당으로 출마할 것인지 아직 결심을 하지 않은 오 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경남도지사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지역구 17석 중 14석(열린우리당이 2석, 민주노동당이 1석), 정당득표에서 47.3%(열린우리당이 31.7%, 민주노동당이 15.8%)를 차지하며 아성임을 확인시켰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총선 여세를 몰아 승리를 장담하고 열린우리당은 영남 교두보 확보에 올인할 태세인 가운데 민노당의 도전도 만만찮아 보인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임수태 도당대표가 지난 선거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안풍사건’ 재판중인 강삼재 전의원도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6·5 재·보궐선거를 통해 전국적으로 기초단체장 18명과 광역의원 34명, 기초의원 45명의 선출된다. 특히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상당수 예비 후보자들이 이미 선관위에 등록하고, 학력과 경력 등이 기재된 명함을 배포하고 소형 인쇄물을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6·5 재·보궐선거에서도 지난 총선과 같이 한나라당 1번, 민주당 2번, 열린우리당 3번 등 기호를 사용하게 된다. 기호 배정은 후보등록기준으로 하게 되어 있으나, 6·5 재·보선의 후보등록은 16대 국회임기가 종료되기 전인 5월22일 때문이다. /백왕순·정연근·창원 원종태 기자 wspaik@naeil.com 2004-04-20
- 4.15 내가 뛴다 “연어가 먼바다를 헤쳐 다시 모천으로 회귀하듯이 중앙정치의 경험을 쌓은 후 부천 지역에 돌아와 봉사하고 싶습니다.” 이강인 후보(민주당 원미을·40)는 10여년 간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제3대 시의회에 입성한 것이 그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됐다. 부천에서 태어나 부천에서 자란 그는 지역에서 생활정치를 펼치는 것이 꿈이었지만 지방자치대학원 재학 당시, 독일식 지방자치제의 운용실태를 ‘연어정치’에 비유한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제17대 총선 출마의 결심을 굳혔다. “탄핵가결로 인해 친노냐, 반노냐의 선택기준만이 남게 된 결과 상황이 불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비관론으로 빠지지 않았다. 정치환경의 변화가 그와 같은 정치신인들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앙정치의 끈이 거의 없는 제가 지역에서 후보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간의 관행이었던 돈선거, 조직선거, 지역선거의 경향이 퇴색하고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거죠.” 그는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주민들의 여망이ꡐ바꾸자ꡑ라는 대세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 눈 팔지 않고 시민운동가의 길을 걸어온 저에게 시민들은 둘 중의 한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83년 서울대 입학과 동시에 학교서클과 부천YMCA 대학부 활동을 통해 전형적 운동권 학생의 길을 걷게 된 그는 노동운동을 거쳐 대학졸업과 동시에 지역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부천으로 돌아왔다. 부천 YMCA에서 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는 10년여 동안 담배자판기철거운동, 학교급식조례, 담배자판기철거 조례제정 시민운동을 펼쳤다. /부천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2004-03-17
- 내일의눈 - 정부가 아파트 편법투기 조장하나 ‘청약통장·전매제한과 무관’ ‘대한민국 최대의 주거도시.’ 부천 중동에서 청약중인 ‘위브 더 스테이트’의 광고문구이다. 이곳은 주거용 오피스텔을 뜻하는 ‘아파텔’이란 이름으로 분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 오피스텔은 업무용공간이 50% 이상을 차지해야 하고, 욕실을 설치할 수도 없지만, ‘위브 더 스테이트’ 70평 아파텔의 내부구조를 보면 ‘침실, 안방, 거실, 주방, 부부욕실, 공용욕실’ 등 일반 아파트와 다를 바가 없다. 다른 평형 아파텔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편법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파트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광고문구대로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제한 전매가 허용된다. 또 아파트는 용적율을 250%까지 받을 수 있고, 주상복합 아파트는 500%까지만 허용되는 데 비해, 오피스텔은 최고 1000%까지 받을 수 있는 특혜까지 누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얼마 전 용산 시티파크에서 나타났던 ‘로또 아파트’ 투기열풍이 몰아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직장인들 사이에 청약을 위한 ‘계’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해 도입된 청약제도가 무력화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또 투기를 막기 위해 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에 이어 주상복합아파트도 전매금지를 취했지만, 아파텔은 ‘무제한 전매’를 홍보하고 있지만 수수방관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파텔이 오피스텔로 위장한 아파트임에도 당국에서는 원상회복 명령이나 허가 취소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편법을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쯤 되면 정부에서 아파트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제2의 시티파크사태처럼 ‘로또 아파트’ 열풍이 몰아치면, 그때 가서 또다시 ‘투기행위 엄단’을 목청높일 것인가. /장병호 기자 산업팀 bhjang@naeil.com 2004-04-19
- 우정사업본부 인사 4급전보 ▲ 정보통신부조달사무소장 이재설 ▲ 서울광진우체국장 나제안 ▲서울양천우체국장 노도균 ▲서울노원우체국장 김정웅 ▲ 부천우체국장 김경수 ▲서울우편집중국장 이창석 ▲의정부우편집중국장 우기평 ▲ 안양우편집중국장 고용석 ▲성남우편집중국장 김승환 ▲부산체신청 우정사업국장 김명주 ▲ 동래우체국장 전대홍 ▲남부산우체국장 전남규 ▲부산사상우체국장 최명수 ▲부산사하우체국장 박명래 ▲ 창원우편집중국장 김영표 ▲대전유성우체국장 도승수 ▲대전대덕우체국장 박천균 ▲ 대전둔산우체국장 오충근 ▲공주우체국장 전영만 ▲ 청주우체국장 이창희 ▲ 대전우편집중국장 이춘호 ▲ 전남체신청 정보통신국장 김정삼 ▲ 광주우편집중국장 문승오 ▲경북체신청 사업지원국장 백태현 ▲대구우체국장 김재근 ▲원주우체국장 김용기 2004-03-15
- 인물초대석 -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맡은 조영황 변호사 “제가 빚지고 살아온 사회에 대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에 위촉된 조영황(63·사진) 변호사는 취임하고 10일 후인 13일 위원장이 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실상 조 위원장이 밝힌 소회와 달리 그가 달려온 길을 보면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이 무색하다. 조 위원장은 변호사 시절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회장과 경실련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장 등을 맡아 다년간 시민운동에 앞장섰다. 또한 지난 88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로‘특별검사 1호’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소유지 변호사는 검찰이 불기소한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진행하는 재판에서 검사 대신 공소유지를 하는 변호사를 말한다. 지난 70년부터 약 30년 동안 일해왔던 변호사 생활을 접고 시군법원 판사로 지원해 올해 광주지방법원 고흥군법원 판사를 끝으로 정년 퇴임한 특이한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시민단체·변호사·판사 등의 다양한 경험은 조 위원장이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주요하게 작용했다. 조 위원장은 “법원의 판결은 법률적으로 맞게 해야 하지만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반드시 법률의 틀에 맞추기 보다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부당한 처분이나 불편한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기 때문에 권리 구제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조 위원장이 잘 맞아떨어지는 궁합(?)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조 위원장은 4년간의 판사 시절 동안 담당한 사건을 판결로 끝내본 일이 거의 없다. 당사자들의 불만과 고충을 충분히 듣고 설득을 시켜 조정과 화해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 위원장의 포부도 남다르다. 그는“욕심 같아서는 국민 모두의 고충을 해결하고 싶다”며 “행정기관과 국민간의 갈등을 적극 중재하고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많은 사건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국민고충위원회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직이 잘 갖춰져 있다”며 “일만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다짐 섞인 각오를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2004-04-14
- 성실한 자만 살아 남는다. ‘농작물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자란다’. 농사를 짓는 농민이 논밭에 자주 나가 살필수록 농작물이 잘 자라 풍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선거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는 농사꾼(의원)이 농작물(유권자)을 얼마만큼 정성들여 돌보았느냐를 평가하는 자리다. 당선은 풍작, 탈락은 흉작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 은평을 지역의 이재오(한나라) 의원은 풍작을 이룰 가능성이 많은 의원이다. 민주화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이 의원은 지금은 비록 변절자(?)라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지역 주민들로부터의 지지만큼은 절대적이다. 그의 ‘성실함’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역에서 ‘자전거 의원’으로 통한다. 지난 13년 동안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지역을 누비면서 얻은 별명이다. 이 의원은 지역구를 7개 구역으로 나눠 매일 한곳씩 일주일 동안 전 지역구를 돈다. 이 의원은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지역에 나타나는 시각이 거의 일정하다보니 어떤 사람은 내 모습을 보고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 시각이 몇 시인지 짐작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 결과 14대 때 낙선했던 이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서울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성실함을 바탕으로 지역에 깊이 뿌리를 내린 이 의원의 강고함은 탄핵정국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다. 전국을 강타한 탄핵역풍도 한순간은 이 의원을 흔들 수 있었지만 뿌리를 뽑는 데는 실패했다. 탄핵 직후인 3월 19일 KBS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28.4%)은 열린우리당 송미화 후보(42.2%)에 압도적인 차이로 뒤졌다. 그러나 3월 30일 조선일보 조사결과 이 의원(35.8%)이 송 후보(33%)를 오차범위내지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은 이 의원이 46.6%로 송 후보(24.0%)를 압도했다. 현재 양당에서는 이곳을 이 의원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 물론 ‘지역구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성실함의 전부는 아니다. 의원에게는 지역구 활동 못지않게 국정을 다루는 ‘의정활동’ 역시 중요하다. 또 성실함만이 의원이 갖출 덕목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성실함은 이런 조건들이 싹을 틔울 수 있는 토양이다. 성실함이 결여된 비전과 전문성은 공허하다. 지역민들과 일상속에서 결합되는 ‘현장 밀착형’ 활동이 바탕이 될 때 공허한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입법활동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김문수(한나라· 부천소사) 의원 역시 ‘성실한’ 의원으로 손색이 없다. 김 의원의 홈페이지 동영상 홍보물에는 “하루 16시간 주 7일 년간 365일을 쉬지 않고 뛰었다”는 말이 있다. 김 의원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고 말한다. 의원 회관내에서도 김 의원 사무실은 일 많이 하는 사무실로 악평(?)이 나 있다. 김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8년 동안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 국회의원직을 수행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성실함 덕분에 김 의원 역시 지난 16대 때 수도권 최다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96년 15대 총선에서 김 의원과 겨뤘던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문수는 인간이 아니야”라는 말을 곧잘 내뱉었다고 한다. 김 의원도 탄핵직후 여론조사에서는 열린우리당의 김만수 후보에 크게 뒤졌으나 지금은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튼튼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탄핵역풍을 견디고 살아오는 후보들로는 이들 외에 박성범(서울 중구) 후보와 정병국(경기 가평·양평)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반면 몇몇 후보들은 성실을 기반으로 한 ‘우직함’보다는 상황의 흐름에 맞춘 ‘약삭빠른’ 행보로 낭패를 본 경우도 있어 좋은 대조를 이뤘다. 고공행진을 하던 열린우리당의 지지세가 추락, 1당 유지가 위협받게 된 상황도 ‘성실함’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겸손은 성실함의 또 다른 표현이다. 겸손한 자는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성실한 자는 자만하지 않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탄핵역풍’이라는 뜻밖의 ‘횡재’에 자만하면서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2004-04-13
- 4.15 총선 지역출마자 총점검 - 경기.인천 4.15 총선으로 다가갈수록 수도권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변해가고 있다. 지역에 따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선전이 기대되는 곳도 많다. 민주당 후부가 강한 곳은 3자 혹은 다자구도로 정립되면서 혼전이 예상된다. 경기도와 인천을 합한 수도권의 선거구는 총 61개. 전체 243개 중 25%를 차지한다. 경기도는 8개 선거구가 늘어난 총 49개로, 서울보다 선거구가 하나 더 많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서울과 수도권은 진보와 보수의 정치노선이나 정책보다는 부정부패 등 과거 정치권에 대한 개혁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인물중심의 선거, 도덕적이고 참신한 인물교체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 경기도 지난 16대 총선에서는 41개 선거구에서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이 22명, 한나라당 18명, 자민련 1명이 각각 당선됐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은 9명(불출마 2명 포함)으로 줄었다. 또 열린우리당으로 8명이 옮긴 것이다. 한나라당은 23명(용인을 포함)으로 오히려 늘었다. 자민련은 1명을 유지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49개의 선거구 중 하남시 1곳을 제외한 48곳의 후보자 공천을 마쳤으나, 안산 상록갑.을과 안양 만안 등 3곳은 재심 중이다. 민주당은 39곳을 확정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30곳의 후보를 확정하는 부진함을 보이고 있다. 경기에서 관심지역은 10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수원. 고양, 성남, 부천 등이다. △수원 = 영통이 분구되면서 4석으로 늘어난 수원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린우리당은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영통)와 심재덕 전 시장(장안)을 투톱으로, 40대 개혁적 이미지의 박공우 변호사(팔달)와 이기우 전 도의원(권선)을 보조축으로 전의석을 석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역 3명을 모두 재공천했고, 영통지역에 한현규 전 경기도부지사를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총선 승리를 위한 공동전략과 공동공약, 주요 현안에 공조해 수성한다는 입장이다. △고양(일산) = 지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4석 모두를 석권한 고양지역은 한나라당의 공세가 매서운 지역이다. 특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던 정범구 의원(일산갑)과의 불출마로 급격히 이 지역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접전 구도로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은 홍사덕 원내총무(일산갑)와 김영선 전 대변인(일산을)을 전진 배치시켜 16대 총선의 우를 다시 범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지역기반이 튼튼한 김용수 후보(덕양을)와 신예 조희천 후보를 가세시켜 바람몰이 준비를 마쳤다. 열린우리당은 한명숙 전 환경부장관을 홍 총무 지역구에 투입하고, 유시민 의원(덕양갑)과 경선에서 권오갑 차관을 누르고 후보로 확정된 최 성 등을 내세워 수성작전에 들어갔다. △성남(분당) = 성남은 신도심 분당과 구도심 수정·중원의 유권자 성향이 뚜렷히 구분되는 지역이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분당갑 을)과 민주당(수정·중원)이 2명씩 나눠 가졌다. 분당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자 대결 구도가 명확히 자리잡았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갑) 임태희 의원(을)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허운나 전 의원(갑)과 김재일 후보(을)을 공천해 인물과 이미지로 맞불을 놓고 있다. 수정·중원구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 이윤수 의원(수정)과 조성준 의원(중원)이 3선과 재선을 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공세로 한치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한 상태다. 열린우리당은 김태년 전 개혁당 중앙위원장(수정)과 이상락 전 도의원(중원)이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좌진 장군의 손녀 김을동(수정)과 신상진 전 의사협회장(중원)을 앞세워 고지탈환에 나섰다. △부천 =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무너진 후 부천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자 대결가 굳어지고 있다. 역시 민주노동당의 선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한나라당은 김문수 의원(소사구)과 박종운(오정구)·임해규(원미갑) 위원장과 4년 동안 원외위원장으로서 와신상담한 이사철 위원장이 포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원혜영 전 시장(오정)과 배기선 의원(원미을), 김기석 전민주당 직능위원장(원미갑), 김만수 전 춘추관장(소사)으로 진용을 짰다. △기타 = 의정부 갑은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로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홍문종 의원이 의정부 최초로 2연속 당선이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안산은 현역의원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으로 분구지역의 쟁탈전 주목된다. 민주당 김영환(상록을) 의원과 천정배(단원갑) 의원이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어 분구로 늘어난 상록갑과 단원을에 출마 희망자가 몰리면서 공천경쟁이 치열했다. 군포는 열린우리당 유선호 법률지원단장이 8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김부겸 의원과의 재대결이 예상돼 관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 인천 인천은 계양이 갑.을 나뉘어 12개 선거구로 늘어났다. 지난 16대 선거에서 11개 선거구 중 민주당 6명, 한나라당이 5명 차지했다. 그러나 17대 선거를 앞둔 현재 한나라당 6명(2명 불출마 포함), 민주당 1명, 열린우리당 4명으로 표면상으로는 한나라당의 안정과 민주당의 급락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인천도 판세는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의 양당 대결 구도로 굳어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12개 선거구 전체에 공천을 완료하고 본선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4월 총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조진형 후보(부평갑), 남동갑 이윤성 의원(남동갑), 서상섭 의원(중·동·옹진), 황우여 의원(연수구) 등을 앞세워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9곳의 공천을 마치고, 안영근 의원(남구을), 송영길 의원(계양을), 이호웅 의원(남동을), 최용규 의원(부평을) 등 현역 4인방을 앞세워 정당지지도를 본선에 연결시킨다는 방침이다. 10곳의 공천을 마친 민주당은 조한천 의원(서.강화갑)과 전 보훈복지재단이사장인 조만진 후보(부평을)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부평갑 한상욱 등 12개 중 11곳의 후보공천을 마쳤다. /백왕순·수원 곽태영·안양 선상원·성남 김형수·고양 장유진·인천 박정미 기자 wspaik@naeil.com 2004-03-10
- 열린우리당 위기감 고조 승승장구하던 열린우리당이 심상찮다. 저변에 흐르는 위기감 때문이다. 탄핵정국 반사이익에 따른 여론지지도에 취해 있는 동안 일선 현장에서는 눈에 띄는 지지도 하락에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8일 오후 열린우리당 배기선(경 기 부천 원미을) 의원이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 뒤 곧바로 당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자고 나면 현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 지도부의 상황인식이 너무 안일하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지금 상황을 열린우리당 총체적 위기로 규정했다. 정치권의 대표적 전략가로 꼽히는 그다. 위기의 단서로는 박근혜 효과, 정동영 실언, 추미애 눈물, 민주노동당 약진 등을 꼽았다. 박근혜 효과는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오고, 추미애 눈물은 호남을 다시 분리시키고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 약진은 개혁성향의 지지층을 떨어져 나가게 하고, 정동영 실언은 노년층 이탈을 가져오고 있다. 아울러 야당이 주장하는 거여견제론이 일정하게 먹혀 들고 있으며, 탄핵에 따른 반사이익마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손안에 든 모레가 빠져나가듯 당선가능 지역이 술술 빠져 나가고 있는데도 지도부는 여론지지도에 취해있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 이정호 사무처장도 “열린우리당 지지자 들은 지금 분열돼 있다”며“이는 초기의 지나친 낙관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중앙당에 기대하지 않는다. 지역에서 후보들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 로) 죽어서 만들어 놓은 이런 역사적 상황을 다시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면서 “정동영과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죽어서라도 열린우리당과 민주주의를 살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인식은 차이가 없다. 이렇게 되자 지도부에도 위기감이 급속히 전이되고 있다. 신기남 선대본부장은 7일“여론조사보다 현장의 체감이 중요하다”면서 “현재로서는 지역구 120석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근태 원내대표 “수도권도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3·12 의회 쿠데타 이후 반사적 지지를 받았음에도 우리가 안이하고 해이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반성했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인식이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효과적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입으로는 위기를 얘기하면서도 여전히 몸은 막연한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분위기는 정반대다. 최근 추격전에 탄력이 붙었지만 티를 내지 않는다. 자칫 ‘박근혜 효과’와 ‘거여견제론’의 약효가 떨어질까 우려해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200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