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51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중국인 불법이민자로 본 세계의 이민정책 유학이나 사업상 이유로 중국에서 세계 각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중국인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 중국인 이민자도 늘고 있다. 는 8일 중국인 불법이민자들의 삶을 조명해보면서 각국이 이들에 대해 어떻게 처우하는지 집중 보도했다. ◆미국, 중국인 불법이민자 23만명 = 미국국토안전부 산하 이민통계국은 지난 8월 불법이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1월까지 미국 전역의 1050만 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 중 중국인이 23만 명이었다. 이 수치는 2000년과 비교했을 때 4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1050만 불법이민자 중 멕시코 이민자가 597만 명으로 가장 많고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인도 중국 등이 뒤를 이었다. 이민사무국의 한 직원에 따르면 중국인 불법이민자의 주요 입국경로는 유학, 어학연수, 비즈니스 등으로 미국에 왔다가 돌아가지 않거나 밀입국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중국인 여성의 위장결혼이다. 로스앤젤레스 중국어신문 를 펼치면 거의 매일 ‘예쁘고 섹시하고 다정한 여성들’이라는 문구로 중국대륙 여성의 사진과 구혼광고가 나온다. 미국인이 불법이민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동정적이다. 갤럽조사에 따르면 60%가 넘는 국민이 불법이민자가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는 게 아니며 영어를 구사하는 등 조건이 맞으면 미국민으로 받아줄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 역시 영어를 구사하고 세금과 불법이민에 대한 벌금을 납부하는 등 조건을 만족시키면 미국 시민이 되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더 이상 불법이민자의 진입을 철저히 막는 정책을 쓰고 있다. ◆일본, 악덕고용주에 착취당해 = 일본은 이민자가 많은 나라는 아니지만 경제선진국으로 임금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 중국 불법이민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국가중 하나다. 최근 몇 년간 일본은 불법이민자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입국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관리국에 의해 강제송환 된 불법이민자는 5만7000명에 이른다. 그중 중국인이 1만7000명으로 전체 30%를 차지한다. 중국인 불법이민자들은 합법적인 신분이 없기 때문에 최하층으로 생활해야 한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고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때로는 악덕 고용주에게 착취당하기도 한다. 유럽국가 중 스페인은 불법이민자들을 가장 많이 사면했다. 따라서 유독 불법이민자가 많다. 2005년 말 사면을 신청한 불법이민자는 약 100만여 명으로 그중 중국인은 약 5만6000명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40%가 거절당해 최근 스페인의 중국 불법이민자는 약 2만2000명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페인 정부는 1992년의 대규모 사면조치에 이어 지금까지 세 차례 불법이민자들을 구제했다. 하지만 5일 스페인 외교부는 “앞으로 불법이민자들을 엄격히 다스리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스페인 정부는 “불법이민자들을 고용하는 업체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이민자에 관대 = 아르헨티나의 경우 정부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최근 약 5만 명의 화교가 생활하고 있다. 그 중 대륙 국적은 3만5000명이며 이중 1만여 명 가량이 불법체류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본래 이민자가 많은 국가로 이미 입국한 불법이민자에 대한 정책이 비교적 느슨한 편이다. 아르헨티나 국민들도 불법이민자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편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상당수 중국인들은 조그마한 가게에서 중국산 물품을 팔거나, 음식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슈퍼마켓은 중국인이 자립하는데 일등공신이다. 불법이민자들은 친척이나 친구의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몇 년 뒤 독립해 자신의 가게를 차린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영업시간이 길고 가격은 싼 편이어서 아르헨티나 소비자의 생활에 깊이 침투해 있다. 얼마 전 아르헨티나 정부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특별히 ‘중국인 슈퍼마켓 협회’와 가격인하를 협의할 만큼 입지가 확고하다. 한편 중국 정부는 미국이 말하는 20여만 명에 달한다는 중국인 불법이민자 수치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영사과 관계자는 “어느 정부도 자국에 불법이민자가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통계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각국에서 나온 중국인 불법이민자 수와 분포 등에 관한 통계는 불확실성의 극치”라고 말했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불법이민에 대해 일관성 있게 반대해 왔으며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밀입국 알선조직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왔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최아람 리포터 annearchoi@hotma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9-15
-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통가 새 국왕 투푸5세 11일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의 새 국왕에 투푸토아(58) 왕자가 임명됐다. 한국으로 따지면 회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독신인 투푸 5세는 사망한 투푸 4세와 달리 스위스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교육을 받은 탓에 부왕과 달리 통가 민주화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뉴질랜드 일간 , 프랑스 시사주간 이 보도했다. 전 국왕 투푸 4세는 1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종합병원에서 88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통가 정부는 한 달 동안 국가 복상 기간으로 정하고 새 국왕의 즉위식을 2007년 열기로 했다. 1975년 세계에서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군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던 투푸 4세처럼 투푸5세도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왕국 신하들과 애증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밝혀 동성애성향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프랑스 시사주간 은 “음주벽이 심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가방문을 기념하는 가든파티가 열렸던 5살 때부터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인정할 정도”라고 전했다. 새 국왕은 자신과 관련된 소문에 대해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다”며 “결혼하기에 이제 너무 늙었다”고 공식발표해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는 각종 메달로 장식된 군복 입는 것을 좋아하고 납 재료 장난감 병사를 수집하는 취미를 갖고 있다. 투푸 5세는 스위스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명문 사립 킹스칼리지에 진학했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 입학, 국제정치학을 수료하고 영국 왕실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학업을 마치고 통가로 돌아온 그는 본격적인 정치수업에 들어가 부왕 밑에서 외무장관직을 역임했다. 그는 41년 동안 전제군주로서 부와 권력을 휘두른 아버지와 달리 통가 민주화에 관심을 두었다. 그는 최초로 평민출신 총리를 천거하고 반체제 언론에 대한 정부탄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런 그의 자유주의적 성향은 선진국에서 받은 교육 덕분이었다. 투푸 5세는 장남으로 왕권을 넘겨받았지만 독신이기 때문에 자신의 왕권을 넘겨줄 자식이 없다. 따라서 그가 물러나면 동생인 울루카탈라 라바카 아타 왕자나 장조카가 뒤를 잇게 된다. 지난해 통가에서는 헌법개정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사태가 발발했고, 같은 해 8월 대규모 공무원 파업으로 행정이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절대군주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통가 국민들은 새 국왕이 통가에 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09-15
- <신문로>더불어 사는 사람에게 관심을 더불어 사는 사람에게 관심을 윤 장 현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모처럼의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 여행길에 나섰던 사람들도, 정겨운 고향 길에 나섰던 사람들도 이제 다시 일터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놓았던 일손을 다잡고 있을 시간이다. 수해가 심했던 지역은 안 잊혀서 더더욱 힘든 귀경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안쓰러운 사람들은 아마도 고향 길에도 나서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보름달을 쳐다보았을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해 한국에 온 이주자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생활이 넉넉지 못해서 ‘코리안 드림’을 안고 머나먼 한국 땅에서 고국의 가족을 그리는 사람들이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필자가 있는 광주에서도 이들을 위한 의미있는 한마당이 펼쳐졌다. 벌써 12년째를 맞는 광주 외국인의 날이 치러졌다. 물질은 풍성하지는 못했지만 함께하는 마음은 넉넉한 자리였다. 이들을 위한 벼룩시장인 ‘아름다운 가게’가 열려 필요한 생필품을 싼값에 나누어 쓰기도 하고, 건강검진·법률상담은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까지 나서서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어 매우 유익한 어울림이었다. 우리의 전통놀이를 함께하고, 우리의 문화예술도 즐기고 각 나라에서 나선 재주꾼들이 장기자랑을 펼쳐 보이기도 하였으며, 그들 나라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맛보고 즐기는 신명나는 판이었다. 이순간만이라도 이들에게서 ‘뷰티플 컨트리’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기를 기대했었다. 국내 거주 외국인 배려 절실 필자는 자주 네팔의 산중이든, 스리랑카의 해변에서든 한국인이라 하면 하얀 이를 내보이며 반갑게 웃고 맞아 주었는데, 근래에는 사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상황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고생한 덕분에 고향에 집도 새로 짓고 조그마한 비즈니스도 하여 자기 동네에서는 이웃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문제는 한국에서 일할 때 받았던 유쾌하지 못한 기억들로 적개심이 극도에 달했던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 할 것이다. 어차피 무역에 의존하여 경제발전을 꾀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상품의 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브랜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이미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되리라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외국에 나가서 국민 개개인의 처신도 중요하고 국가의 외교정책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이에 못지않게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이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인식이다. 사실은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일차적으로 국가의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1세계 국가들이 제 3세계국가들에게 가했던 제국주의적 식민통치의 역사가 다른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지는 않는지 뼈아픈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인권과 평화가 최고의 가치 상품의 브랜드가치가 구매의 성패를 좌우하듯 국가의 브랜드 가치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이나 중국과 견주어 인권과 평화를 우선으로 하는 나라가 되어야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다. 21세기 한국형 선진국의 모델은 바로 인권과 평화를 소중한 가치로 세워낼 수 있느냐의 여부가 관건이기도 한 것이다. 국내에서 더불어 사는 지구촌 시민사회를 구현하는 일이 세계사적 가치임이 분명하고, 이 같은 바탕위에 국가의 신인도가 향상됨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더불어 사는 이들과의 상생이 곧 국가 이미지를 높여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풍요로운 가을, 넉넉한 가슴과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기를 기대 해 본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9
- <한가위 더 쓸쓸한 사람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모두가 가족 친지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한편에서는 긴 연휴를 맞아 국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추석이 돌아오면 더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있다. 일본군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다 영영 고향을 잃어버린 할머니, 돈을 벌겠다며 고향 떠나 남한 땅을 찾아온 새터민, 외국인 노동자와 권력의 무고한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삼청교육대 피해자 등이 그들이다. 내일신문이 추석을 앞두고 외롭고 쓸쓸한 이들을 만났다. “북에 계신 어머니 생각 많이 나요” 새터민 김효원씨, 서울서 맞는 첫 추석 보안국에서 일하고 싶었던 김효원(여·31·가명)씨는 지난해 8월 함경남도 함흥의 고향집을 나섰다. 김씨는 돈을 벌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 “지난해 추석은 낯선 몽골에서 보냈어요. 엄마와 고향 생각이 많이 났죠. 같이 있던 사람들이 모두 울었어요.”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었지만 남한 땅으로 갈 수 있을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날카롭게 긴장해 있는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김씨는 난생 처음 가족과 떨어져 홀로 추석을 보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행이 결정된 후 입국심사와 사회적응 훈련을 거쳐 올 2월 서울 강서구에 새터전을 마련했다. 한국 정부가 새터민에게 준 국민임대주택이다. 전기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원도 가야하고 익숙하지 않은 컴퓨터도 마주해야 한다.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한 김씨는 치료를 받으며 경찰로부터 사고조사도 받는 어려운 사정에 처해있다. 그래서인가, 추석을 앞두고 고향생각이 간절하다. “추석이기 때문일 거예요. 북에선 추석날 크게 떠들지 않아요. 설은 3일 쉬지만 추석은 하루만 쉬어요. 아버지 어머니 모두 고아였기 때문에 추석에도 우린 갈 곳이 없었어요. 고향 집 근처 가장 높은 산에 올라 바람 쐬고 맛있는 것 먹고 그렇게 놀았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산소에 갔어요. 13살 이후죠. 아버지 산소엔 큰 밤나무가 있었는데 밤 따고 놀았어요. 그게 전부예요.” 효원씨는 추석날 아버지가 그립다. 홀로 힘들게 살아 온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나는가 보다. 밝게 웃으며 얘기하던 효원씨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다. “추석이 다가오니 북에 두고 온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요.” 효원씨에게도 빛나는 날들이 있었다. 젊은 날 기업소에 다닐 때의 추석은 활기가 넘쳤다. “스물 세 살 때였어요. 기업소의 사로청에 소속돼 있었는데 오전에 산소에 갔다 오후에는 사업소에서 운동회를 조직해요. 축구도 하고 배구도 하고. 놀이터 버드나무에 공을 달아두고 그네를 타며 공을 차는 경기를 했죠. 나도 공을 맞춰 기업소에서 만든 상품을 받았어요.” 그의 어린날 꿈은 사회보안국 요원이었다. 전쟁 고아인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든든한 보안국원 모습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6·25 전쟁 때 전사한 줄 알았던 친척 중 한 사람이 남한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꿈을 접었다. 분단의 비극은 그의 삶을 옥죄었다. 21살 때부터 장사를 배운 그는 틈틈이 국경을 오가며 장사를 했다. 중국에서 옷이나 전기제품 등 물건을 떼다 고향의 소비자들에게 직접 팔았다. 김씨를 살피는 경찰 관계자는 “활달한 성격이어서 장사를 하면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고향을 떠난 후 두번째 추석을 앞두고 있다. 아니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첫 번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그는 6개월 먼저 한국 땅에 온 언니와 서로 위로하고 옛날 생각도 하면서 추석을 보낼 생각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여기저기 아파 약을 끼고 살지” 삼청교육대 피해자 김기태씨 “1981년 1월 5일 그날은 아직도 잊지를 못해, 집에서 갑자기 끌려간 곳은 대구에 있는 24사단 내무반인데 꼬박 1주일 동안 매만 맞았어” “거기가 삼청교육대인줄은 나중에야 알았어. 대구통합병원에서 1주일 치료받고 귀가했는데 이미 반병신이 돼 있었지” 올해 70세의 김기태씨는 5공화국 당시 악명 높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반죽음이 돼 돌아왔다. 하지만 김씨의 몸과 마음은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김씨는 젊어서 목수 일을 하다가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와 다툰 이후 아무런 이유 없이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내가 왜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는지 정말 지금도 이유를 모르겠어. 당시 경찰 말로는 목사가 보내라고 했다는 말만 들었어.” 김씨는 지금도 자신이 왜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그는 삼청교육대에서 나온 이후 집에서 잠시 쉬다가 83년 청송감호소에 다시 끌려갔다. 86년 출감한 이후 김씨는 지금까지 20년을 광명의 한 단칸 셋방에서 살고 있다. 김씨는 결혼도 하지 못했다. 젊어서 목수 일을 한다며 떠돌아다니다 전과도 몇 번 생기면서 결혼할 기회를 놓쳤다. 몸이 상한 이후 처음에는 동생이 잠시 돌봐주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 35만원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그의 집에는 조그만 냉장고와 밥솥, 오래된 텔레비전이 살림살이의 전부다.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할뿐 아니라 각종 집안 일을 하다보니 그 만큼 힘들어 한다. 현재 김씨는 의료보호 1종으로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 등을 받고 있지만 요추 추간판 탈출증과 퇴행성 요추염, 경추염, 우측대퇴골부 무혈성 괴사 등 온갖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특히 다리를 절어 제대로 걷기도 힘든 형편이다. 그는 “요즘 들어 우울증 증세도 있고 약이 없으면 생활이 안된다”며 “추석이라고 누가 와보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한숨을 쉰다. 김씨는 요새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법이 개정돼 명예회복과 함께 제대로 보상을 받고자 아픈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몇년 전에 보상이라고 380만원이 나왔어”라며 “당시 물가와 임금을 기준으로 보상을 해주니 지금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인가”라고 정부의 보상대책을 비난했다. 김씨는 이미 몸도 성치 않고 추석명절이라고 누구하나 돌봐주는 가족도 없지만 남은 생을 조금이나마 보람을 찾기 위해서 하루빨리 자신과 같이 죄 없이 끌려가 인생을 망친 사람들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한편 김씨와 같은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은 노회찬 의원 등이 추진중인 관련 법률의 개정 움직임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사망자들에 대한 추모식도 열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4
- <기고>과연 복지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가 총 238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예산안이 잘못 짜여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사회복지예산이 과다하게 책정되었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주장은 두 가지의 근거에 입각해 있다. 먼저 전체 예산의 증가율이 6.4%인데 비해 사회복지예산은 10.4%로 훨씬 높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경제성장과 직결된다고 믿는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중소기업 지원예산은 줄거나 조금밖에 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이와 같은 발상은 단순논리와 편견에 근거하고 있어 국민을 오도할까 심히 우려된다. SOC 투자나 산업·중소기업 지원이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는 사례를 보면, 그러한 주장이 얼마나 단순한가를 알 수 있다. 사회복지 예산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촉진하는 경우를 보면, 그러한 주장이 편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SOC에 투자하거나 산업·중소기업에 지원하면 경제성장이 되고 사회복지에 투자하면 경제성장을 해친다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SOC나 산업분야는 과거 30여 년간 경제개발시대에 집중적으로 지원받아 왔다. 그 결과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이들 분야를 도우는 방법이 예산지원보다 정부간섭을 줄이는 쪽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둘째, SOC 투자 및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투자효과 분석의 결과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공항 건설이나 농공단지 조성사업의 실패사례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쓸만한 다리를 허물고 재건설한다거나 연말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럭을 교체하는 예산낭비도 비일비재하다. 셋째,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분야 투자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아직도 복지지출 대부분은 빈곤층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사회복지 예산을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킬 수가 없는 형편이다. 가족 중에 중환자가 발생하면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치매환자나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책임이 아직도 개인 당사자나 그가 속한 가족에게 지워져 있다. 또 직장을 다니는 여성은 결혼 후 아이를 가지려고 해도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넷째, 세계화와 지식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모든 나라의 공통적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4대 보험과 일부 복지프로그램이 법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아직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단계로 성숙되지 못했다. 현재와 같은 사회안전망 수준은 국민소득 1만 불짜리 국가에 불과하다. 1만불짜리 사회안전망으로 2만불짜리 선진국을 꿈꾸는 것은 숲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소득 1만불 시대에서 2만불시대로 나아감에 있어, 사회복지예산에 대한 과거 경제성장 일변도의 편견은 불식되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예산이 되었든 SOC예산이 되었든 예산이 적재적소에 가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적 자본의 형성이나 내수 진작과 같은 효과를 생각하면 사회복지예산도 얼마든지 경제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다. 반면에 SOC나 산업지원 예산도 낭비될 수도 있고 경제성장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경제후퇴 또는 SOC=경제성장과 같은 단순논리와 편견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되지 않을까. 김상균 교수 (서울대 사회복지학과)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4
- 똑같은 혼인무효 사유 제출, 재판부 ‘난감’ 최근 혼인무효 소송이 증가하면서 서울가정법원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하고 있다. 혼인과정이 다르듯이 파경에 이르는 과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혼인에서 파경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똑같이 서술된 문서가 잇따라 발견되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 한 판사는 “심지어 조사조차 바꾸지 않고 타인의 서류를 베낀 소장도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호적을 정리하고 싶은 이들이 승소한 이들의 서류를 찾아 자신의 사례처럼 서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제결혼 혼인무효 소송을 낸 대다수 원고의 배우자가 이미 가출한 상태라는 점은 소장을 베끼고 때로는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의 또 다른 판사는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아내를 속이고 결혼했거나 폭력 등을 행사해 부인이 결국 가출했는데도 남편측이 자신의 억울한 사연만을 강조하는 서류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최근 혼인무효 판결을 내리는데 있어 ‘객관적 증거’를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객관적 증거에는 △외국인 배우자의 비자신청 기각 사유가 위장결혼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출입국관리소 통지 △외국인 배우자가 입국하자마자 바로 가출했다는 내용의 신고내역 △일방적으로 배우자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했음을 증명하는 입금 내역서 등이 포함된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위장결혼 후의 혼인무효 소송, 원고측에 불리한 일방적 소송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객관적 증거가 있는 소송에 한해 혼인무효 판결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2
- 국제결혼 안티카페도 등장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이에 따른 문제점도 늘면서 국제결혼 안티카페까지 등장했다. 특히 ‘조선족결혼’을 반대하는 ㄱ카페에서는 ‘동병상련’을 호소하는 회원들의 가입이 급증했다. 해외를 직접 방문해 결혼했지만 결국 부인이나 남편이 ‘실종된’ 상황을 겪은 이들이 모여 동우회까지 만든 것이다. 회원 ㄱ씨는 지난해 5월 신부감을 찾아 중국을 방문해 조선족 ㄴ씨를 만나 결혼을 계획했다. 관련 서류를 준비했지만 예비신부가 자주 돈을 요구하는 등 경제적 문제에 부딪치자 ㄱ씨는 결혼신고를 미뤘다. 그러나 사정을 잘 모르는 ㄱ씨의 부모는 ㄱ씨의 혼인신고 서류를 제출했다. 게다가 ㄴ씨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다. 아무에게도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는 ㄱ씨는 카페를 통해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 ㄷ씨는 2년전 중국 여성과 결혼했다. 생활력이 강한 이 여성은 한국 생활에도 금방 적응했다. 문제는 여성이 유흥업소 출근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ㄷ씨는 부인이 자신과결혼한 목적이 ‘돈’이라고 의심했고 갈등이 깊어졌다. ㄷ씨는 카페를 통해 혼인무효 소송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여성이 중국 남성과 결혼했다가 ‘신랑없는 유부녀’가 된 경우도 있다. ㅁ씨는 지난 2004년 조선족 남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남편은 결혼해 한국에 입국한 후 몇 개월후 가출했다. 현재 다른 사람과 교제중인 ㅁ씨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유부녀’라는 이유로 할 수 없는 상태다. 이 같은 결혼실패의 주요원인은 조선족이나 중국, 동유럽 국적의 배우자를 찾는 한국인들이 결혼상담소의 말만 믿고 배우자의 상황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에서 꿈꾸는 생활상을 잘 모르고 ‘서류상 결혼’을 서두를 경우 결국 ‘배우자 실종’이라는 최악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예현 기자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2
- <새책>심청은 효녀였을까, 콩쥐는 몽상가가 아니었을까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고혜경 지음 한겨레출판 / 1만1000원 생애 내내 어둠 속에서 살아온 아버지. 쌀 300석을 부처님께 바치면 그 눈을 뜰 수 있다는 스님 한 마디에 딸은 푸른 바다에 몸을 던진다. ‘착한 일’에는 보상이 따르는 법, 청이는 죽지 않고 용왕님 배려에 따라 연꽃으로 다시 살아나 왕비가 된다. 기억도 희미한 옛날,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 읽었다고 할 만큼 음미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 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지도 특별한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다. 조금 더 나이 들어서는 저자가 그랬듯 어머니를 위해 희생하는 아들 이야기는 왜 없을까 하는 의구심은 생겼다. 기껏해야 북두칠성이 된 아들들 이야기인데 그나마도 내(川)에 징검다리를 놔 준 정도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심청은 과연 효녀일까. 그는 심청이 효녀라는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제를 정확히 직시하고 판단하는, ‘눈’을 갖지 못한 아버지에게 진정한 눈이 돼주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원한다는 명목에 밀려 말없는 희생을 치르기보다는 의문을 가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양미 300석을 바치면 과연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을지, 아버지는 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약한지. 콩쥐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 치열한 삶 속에서 지혜를 터득해가는 영웅일 수도, 몽상만 하다가 운좋게 원님에게 발탁된 신데렐라일 수도 있다. 고혜경은 콩쥐에게서 여성영웅이 탄생하는 과정을 본다. 여성영웅은 밖으로 나가 어떤 것을 획득하는 남성과 달리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고독과 싸우며 치유하는 힘을 발견하며 영웅이 된다. 사냥꾼에 쫓기는 사슴을 살려준 착한 나무꾼. 남편으로서 그는 아내에게 결혼을 강요해 결국 해체된 가정을 파경으로 치닫게 한 원인 제공자다. 아내가 된 선녀는 어떤가. ‘상실=결혼’이며 ‘회복=파경’이 된 날개옷이라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신화학 박사이자 꿈 분석가인 고혜경이 풀어내는 옛 이야기는 새롭다. 해님달님, 연이와 버들 소년, 공주와 바보 이반 그리고 머리 아홉 달린 괴물까지. ‘동화’ 속에서 거리를 찾아내고 분석해 ‘또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시각은 날카롭다. 연인이자 아내, 누이이자 어머니인 여성을 “역사적 문화적 필터로 걸러지지 않는 자생적 힘과 진실”을 가진 존재로 다시 보게 한다. 그들은 자연스러웠고 자기 확신이 있었고 여성으로서 자부심이 있었다. 그들이 말해준다. “가부장제가 아닌 시대도 존재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2
- 광주동구청 ‘카드깡사건’ 재수사 여론 확산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광주광역시 동구청 법인카드 불법사용 사건(속칭 카드깡)을 재수사하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경실련은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검찰이 동구청 법인카드 불법 사용 내역과 이를 감추기 위한 공문서 조작 사실을 밝혀놓고도 전·현직 비서실장 4명을 약식 기소하는 면죄부를 줬다”며 검찰에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유태명 동구청장이 유죄가 확실시 되는 전 비서실장을 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킨 것은 공직 기강을 무너뜨린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이날 카드깡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고, 국회 법사위에도 철저한 국정 감사를 요청했다. 공무원노조 광주동구지부도 지난 29일 성명에서 “법인카드가 사적모임과 결혼피로연에서도 사용됐는데도 유 청장이 지시나 공모를 하지 않았다는 검찰 수사 발표를 납득할 수 없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동구지부는 이어 “유 동구청장이 4년 동안 혈세를 불법 사용한 것에 대한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고 “시민의 이익에 반하는 지시를 과감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전남희망연대(준)도 지난 25일 성명에서 “검찰 수사 결과는 동구청 카드깡 의혹 수사를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짜 맞춘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도 이에 앞서 지난 22일 “2002년 동구청장 취임 때부터 재직해온 비서실장과 공무원 24명이 연루된 사건을 동구청장만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검찰 재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광주지검 특수부는 지난 6일 동구청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으로 조모(49)씨 등 동구청 전·현직 비서실장 4명을 벌금 100만~2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2
- <신문로 칼럼> (윤장현 2006.10.02) 윤장현(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모처럼의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 여행길에 나섰던 사람들도 정겨운 고향 길에 나섰던 사람들도 이제 다시 일터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놓았던 일손을 다잡고 있을 시간이다. 수해가 심했던 지역은 안 잊혀서 더더욱 힘든 귀경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안쓰러운 사람들은 아마도 고향 길에도 나서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보름달을 쳐다보았을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 해온 이주자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생활이 넉넉지 못해서 「코리안 드림」을 안고 머나먼 한국 땅에서 고국의 가족을 그리는 사람들이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필자가 있는 광주에서도 이들을 위한 의미있는 한마당이 펼쳐졌다. 벌써 12년째를 맞는 광주 외국인의 날이 치러졌다. 물질은 풍성하지는 못했지만 함께하는 마음은 넉넉한 자리였다. 이들을 벼룩시장인 「아름다운 가게」가 열리어 필요한 생필품을 싼값에 나누어 쓰기도 하고, 건강검진, 법률상담은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까지 나서서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어 매우 유익한 어울림이었다. 우리의 전통놀이를 함께하고, 우리의 문화예술도 즐기고 각 나라에서 나선 재주꾼들이 장기자랑을 펼쳐 보이기도 하였으며, 그들 나라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맛보고 즐기는 신명나는 판이었다. 이순간만이라도 이들에게서 “뷰티플 컨트리”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기를 기대했었다. 필자는 자주 네팔의 산중이든, 스리랑카의 해변에서든 한국인이라 하면 하얀 이를 내보이며 반갑게 웃고 맞아 주었는데, 근래에는 사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상황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고생한 덕분에 고향에 집도 새로 짓고 조그마한 비즈니스도 하여 자기 동네에서는 이웃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문제는 한국에서 일할 때 받았던 유쾌하지 못한 기억들로 적개심이 극도에 달했던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 문제이고,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는 것이 첫째요, 이에 따라 국가의 이미지가 좋지 않으면 우리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떨어진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태평양시대라는 의미는 태평양지역 국가들이 패권적 힘을 갖게 되리라는 것보다 상품구매의 성장력이 폭발적이 되리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무역에 의존하여 경제발전을 꾀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상품의 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브랜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이미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되리라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외국에 나가서 국민 개개인의 처신도 중요하고 국가의 외교정책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이에 못지않게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이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인식이다. 사실은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일차적으로 국가의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1세계 국가들이 제 3세계국가들에게 가했던 제국주의적 식민통치의 역사가 다른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지는 않는지 뼈아픈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상품의 브랜드가치가 구매의 성패를 좌우하듯 국가의 브랜드 가치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이나 중국과 견주어 인권과 평화를 우선으로 하는 나라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은 21세기 한국형 선진국의 모델은 바로 인권과 평화를 소중한 가치로 세워낼 수 있느냐의 여부가 관건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더불어 사는 지구촌 시민사회를 구현하는 일이 세계사적 가치임이 분명하고, 이 같은 바탕위에 국가의 신인도가 향상됨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더불어 사는 이들과의 상생이 곧 국가 이미지를 높여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풍요로운 가을, 넉넉한 가슴과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기를 기대 해 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