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51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인물초대석-항공우주공학과 박사 출신 최규호 변호사 ‘인공신경회로망을 이용한 비행체의 비선형적응비행제어기’ 최규호(36·사진)변호사가 공학박사학위를 받은 논문 주제다. 일반인에게는 듣기만 해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생소한 분야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최 변호사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박사 논문 준비와 시험 공부를 병행한지 4년만에 그는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논문이 영국 SCI 저널에 실리고 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다음해인 지난해 8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변호사는 주위에서 ‘대학교수 임용 등을 보장받는 전문분야 자리를 놔두고 왜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변호사를 선택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는 “국가보안법 처리 과정 등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아직도 법 집행이 제대로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잘못된 법집행 등을 바꾸려고 법조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판·검사는 조직에 있기 때문에 소신을 펴기 쉽지 않지만 변호사는 공익소송 등을 통해 소수자 보호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법조계에서도 변호사를 택한 이유다. 지난해말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돼 진행 중인 수능시험무효소송에 주도적인 힘을 보탠 최 변호사는 고등학교 선배와 함께 무료로 사건을 수행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매향리 사격장 소음피해 소송, 산동네 아파트 재개발로 인한 철거 폭력 등과 같은 공익소송 전문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공학 분야의 전문 지식을 살려 지적재산권 전문가로 외국 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도 활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수원 수료 후 의료소송과 기업법무를 전문으로 하는 대외법률사무소(대표 전현희 변호사)에 합류에 일하고 있어 의료분쟁에도 관심이 높다. 친척 중 한명이 의료사고를 당했는데 당시 사건을 맡은 전현희 변호사와 인연이 됐다. 그는 가해자인 대형병원보다 피해자인 일반서민의 입장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는 전 변호사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대학시절부터 사진찍기에 관심이 많았던 최 변호사는 친구들의 결혼사진을 찍어 앨범을 만들어주는 등 여가활동에도 열정적이다. 이제 막 법조계에 첫 발을 내딛는 그가 ‘열정과 포부’를 앞세워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자못 기대가 크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2005-03-30
- 해외성매매 사건 해결한 양영구 수사관 어깨)해외성매매 사건 해결한 양영구 수사관 제목)사건을 찾아 뛴다 지난 2월 23일 경찰은 20대 여성들을 해외로 보내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한 업주와 브로커를 구속했다. 이들은 최근까지 한국여성 38명을 호주와 뉴질랜드ㆍ캐나다 등 현지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행위를 하고 받은 1억20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성매매 여성들의 해외진출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미국비자 위조사건을 조사하던 서울경찰청 외사과 양영구 수사관(사진·경사)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여성들이 해외로 나가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과 자신이 수사중인 미국비자 위조사건은 이들 여성들이 미국으로 성매매을 위해 출국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사실이었다. 양 수사관은 미국비자 위조라는 ‘공문서위조사건’을 성매매특별법 위반 사건으로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한국 여성들을 해외로 보낸 주범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행동지침’과 ‘약정서’ ‘근무시 준수사항’ 등 범행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마침 뉴질랜드에서 한국여성들을 관리하던 해외 브로커도 잠시 귀국해있었다. 경찰은 이들을 한꺼번에 신속히 검거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사건이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된 것은 양 수사관의 10여년간 특수수사 경험이 바탕이 됐다. 그가 86년 경찰에 입문해 특수수사에 발을 디딘 것은 서울지검 남부지청(지금 서울남부지검) 특수부로 파견되면서부터다. 그는 검찰에서 수사력을 인정받으며 특수수사의 경험을 쌓아나갔다. 5년간 검찰에서 근무하고 경찰로 돌아온 양 수사관은 서울경찰청 외사과에 배치돼 발군의 수사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포폰(소유주와 사용자가 다른 휴대폰)을 이용해 ‘3자통화방식’으로 국제통화요금을 빼돌린 사건은 그가 최초로 적발했다. 3자통화방식은 3명이 한꺼번에 통화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런데 이 서비스가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 국제통화를 시켜주고 중간에서 돈을 받아 챙기는 범죄에 이용돼왔던 것이다. 지난해에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근무했다. 특수수사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 간부가 아들 결혼식에 제약회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축의금을 받아 챙긴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서울경찰청 외사과로 다시 돌아와 얼마 되지 않아 이번 ‘해외성매매 사건’을 해결한 것이다. 경찰의 특수수사통 양 수사관은 오늘도 새로운 사건을 찾아 뛰고 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2005-03-04
- [명동 이모저모]화합에는 ‘결혼’이 최고 은행들이 직원들의 단합과 화합을 위한 다리로 ‘결혼’을 선택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체방’으로 통하는 같은 은행내 결혼을 가장 선호하는 곳은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미혼직원에 대한 복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결혼정보회사인 (주)선우와 제휴, 직원대상 맞선주선 프로그램인 ‘두리하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기술신용보증기금도 미혼직원 스키캠프를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1박2일간 진행했다. 30여명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엔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순서도 마련돼 서로 부대끼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통합작업을 진행중인 조흥과 신한은행은 지난해말 동호회에서 주최하는 프로포즈 이벤트를 열어 신한금융그룹의 미혼 남녀가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합병이후 굿모닝과 신한출신이 결혼하면 상금과 경품을 주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내결혼은 서로 이해해주고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특히 은행의 고수익과 안정성을 고려해 사내결혼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농구 4강 ‘경우의 수’=신한은행 여자농구팀 에스버드가 겨울리그 4강전 진입을 위한 ‘경우의 수’ 계산에 들어갔다. 인수 첫해인 올해 우승을 기원하는 직원들의 지원성금이 1억원을 육박하고 있고 신상훈 행장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등 전사적인 응원과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현재 4위와 반게임차로 5위로 밀려나 있는 팀으로서는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특히 신한은행은 우승할 경우 1%, 준우승할 경우 0.5%의 이자를 더 주는 정기예금까지 판매한 상태다. 4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나 금호생명을 제쳐야 한다. 이중 삼성생명은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가장 해볼만 한 상대. 4위그룹인 삼성생명과 금호생명은 각 2게임씩, 신한은행은 1게임 남겨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28일 치러지는 신세계와의 마지막 경기를 이긴후 삼성생명이 한번 패하거나 금호생명이 두경기를 모두 잃으면 4강 진출을 할 수 있다. ◆역시 한국은행!=한국은행이 다른 금융권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구조조정의 피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정년보장’ 뿐만 아니라 계약직 채용이후 3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데다 최근에서 전환가능기간을 단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은 58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있다.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승진이 안되는 직원이라도 각종 파견과 연수자리가 있고 보직없이 대기할 수도 있다. 현재 30여명이 파견 등으로 나가있다. 또 올 상반기중에는 ‘어린이 집’을 만들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쓰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계약직들은 대부분 박사급들로 최근엔 전환기간인 3년이 너무 길다고 해 1~2년 정도 지난 후에 정규직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최근 행내 커플이 느는 것도 이런 안정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규 jkpark@naeil.com 2005-02-25
- 하나로텔레콤 3가지 번들팩 제공 하나로텔레콤은 본격적인 이사 및 결혼시즌을 맞아 하나포스 번들 서비스로 3가지 ‘하나포스 서비스팩''을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올인팩은 초고속인터넷 하나포스를 사용하면 전화와 방송이 기본적으로 따라오며 광팩은 100M급 초고속상품인 하나포스 광랜에 신규가입시 100G의 대용량 다운로드 상품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클린팩은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을 제공하는 PC닥터 등을 저렴한 요금에 공급한다. /오승완 기자 2005-03-22
-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역점 노후소득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금까지 기초생활보장수급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경로연금을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 전체로 확대 추진한다. 수급기준이나 연금액은 단계적으로 확대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안에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소득의 120% 이내인 차상위 계층 12세 미만 아동까지 건강보험 납부 의무가 면제되고 의료비 전액이 보장받는 의료급여 대상으로 확대된다. 의료 서비스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의 보건의료 산업 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보건복지부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무기획단을 4월중에 운영하기로 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이같은 내용의 복지부 2005년 업무추진계획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복지부는 이날 ‘성장과 분배가 조화된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복지부 비젼으로 설정하고, 사회안전망의 획기적 보강 등 5대 정책목표와 24개 이행과제를 공개했다. 5대 정책목표는 △사회안전망의 획기적 보강 △사회적 약자의 참여 및 권리증진 △저출산·고령사회 본격 대응 △보건복지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장 등이다. ◆빈부격차 갈수록 커져 = 1에 가까울수록 분배구조가 불평등함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우리나라가 2003년 0.306에서 2004년 0.310으로 높아졌다. 소득이 높은 상위 20% 가구의 소득을 하위 20% 가구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계수 추이를 보면 2003년 5.22에서 2004년 5.41로 높아져, 상·하위 가구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복지부는 이같은 빈부격차에 주목하고 사회안전망을 보강하기 위해 빈곤층, 노인, 아동,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극제결혼 배우자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해 ‘선 보호-후 처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긴급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긴급지원이 필요한 가구는 상담 뒤 조사완료 전이라도 긴급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담당공무원의 실무책임을 면제함으로써 신속한 결정이 가능하게 됐다. 담당공무원만으로는 실질적인 긴급보호체계가 가동되기 힘들기 때문에 자원봉사자 등 민간자원 참여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주민과 전문가를 지역복지위원으로 위촉해 취약대상자을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통·반장이나 이웃주민, 야쿠르트 배달원 등 민간자원 활용 사례를 전국에 확산한다. 또한 취약계층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의사 교사 복지분야종사자 등 전문가에게 복지대상자를 신고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요자 중심의 보건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년 국민복지 체감도 조사를 실시해 조사결과를 정책에 반영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복지수준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시범평가를 해 국고보조금 지급에 반영하기로 했다.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 2년까지 보험 적용 = 현재 건강보험료 체납자는 191만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밀린 보험료를 결손 처분하고 일정 정도 보험료가 체납되었더라도 현행 3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 보험을 계속 적용하도록 사각지대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경로연금 지급대상을 65세 이상 저소득노인으로 확대한다. 올해 차상위 계층 12세 미만 아동에게 의료급여를 제공하고 2008년까지 18세 미만 아동과 임산부, 장애인, 노인 등으로 대상을 넓힐 방침이다. ◆신의료기술 평가제도 도입 = 신기술의 의료시장 조기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신의료기술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의료광고와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확대 등 당장 개선이 가능한 분야는 올해 의료법을 개정해 반영하기로 했다. 한의약 산업 활성화에도 나선다. 천궁 작약 당귀 등 사용빈도가 높은 한약재 3종을 대상으로 재배에서 유통까지 전단계에 걸쳐 품질을 확인하는 품질인증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구기자 등 한약재 20 품목에 대해서도 등급화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약재 표준화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한방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방산업진흥원을 설립할 방침이다. ◆건강보험 급여율 64%로 = 건강보험 적용 확대대상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전문위원회를 운영하되 고액·중증질환에 대해 급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건강보험 급여율을 지난해 61%에서 올해 64%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환자 본인 부담비율이 3%포인트 낮아진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 본인부담상한제를 평가해 상한제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험급여인데도 건강보험 재정 상황 등으로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100/100 전액본인부담 항목도 일부부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2005-03-18
- 인터뷰-의정부교도소 김건휘 소장 “사회가 진심으로 그들을 받아들여주고 일자리를 줘야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의정부교도소 김건휘 소장의 말이다. 김 소장은 사회생활 시작부터 지금까지 줄곧 교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온 베테랑이다. 교정직 공무원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반죄수’ 생활이 30년이 넘은 것이다. 누구보다 일선 교정현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일제시대에 지은 낡은 건물에 빈대와 이가 득실거리는 열악한 환경을 실제로 겪었다. 또 당시 반찬은 모두 소금으로 절인(염장) 것이었고, 난방까지 형편없었다. 열악한 환경에 보리밥을 주식으로 하면서 영양이 결핍해져 수용자들 얼굴은 대부분 누렇게 떠 보이는 부황현상이 유행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도입한 것이 ‘콩밥’ 공급이다. 제대로 영양을 맞춰줄 수 없으니까 ‘콩밥’을 통해 부족한 영양을 대신 채워준 것이다. 감옥살이 하는 것을 두고 ‘콩밥 먹는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라고 한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교정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는 것이 김 소장 평가다. 세월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기억에 남는 일로는 오래전 한 젊은 친구가 옥살이를 하는데 늙으신 노모가 어렵게 옥바라지를 해 안타까운 마음에 잘 돌봐준 적이 있다. 그 인연은 출소한 뒤에도 이어졌다. 나중에는 김 소장이 중매까지 서게 됐고, 다행히 결혼이 성사돼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대학입학을 눈앞에 두고 3년형을 받아 들어온 젊은 친구가 의정부교도소에서 영어반을 수료하고 각종 자격증까지 취득한 뒤 지난 2월 가석방을 받아 대학에 다시 입학한 경우를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이 학생은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워드 자격증 1급을 땄고, 외부에서 개최하는 외국어 웅변대회에서 3등을 차지했다. 당시 김 소장은 학생의 가석방을 위해 직접 의견서를 작성해 줘 3년형 가운데 2년 6개월을 살고 가석방 되는 행운을 얻었다. 얼마 전에 학생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교도소에 가면 자식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성숙해지고 사람이 달라져서 너무 기쁘고 고맙다”면서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하던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뿌듯하다. 김 소장은 “사람을 사람답게 취급하는 것이 바로 교정”이라며 “인간존중의 행형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2005-03-18
- DNA(유전자 정보) 검사 활용 어디까지 왔나 결혼 5년차인 최 모(36)씨. 집안의 장손으로 지난 설 고향을 찾았다가 어른들에게 심각한 이야기를 들었다. 4살박이 큰 아들이 가족 중 닮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친자확인을 해 보라는 집안 어른들의 권유 때문이었다. 본인도 아들이 닮지 않아 고민 하던 차에 잠이 든 아들의 머리카락을 뽑아 사설 연구 기관에 보내 친자 확인을 의뢰했다. 일주일후 결과는 친자로 판명,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아내를 의심해 온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스러웠다. 최근 DNA 염색체를 이용한 친자 확인이 간편해 지면서 의뢰인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DNA 검사를 해 주는 사설 기관은 20여개 안팎. 2001년도부터 DNA 검사가 대중화 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친자확인은 물론 어린이 재능 검사로 발전하고 있다. ◆사설기관 20여개 성업중 = 최근 DNA 검사 경향은 불륜을 의심한 친자 확인이 가장 많다. 보통 각 업체마다 매달 30여건에 달하고 있는데 이중 20%는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명절이후 친자 확인 여부를 묻는 의뢰가 많은데 조상을 모시는 ‘피’가 자신의 혈육인지 확인하고 싶은 분위기 때문이다. 친자 확인 사설 연구소인 다우진(www.dowgene. com)의 황춘홍 사장은 “평균 매달 20~30건의 의뢰가 들어 온다”며 “특히 설과 추석이 있는 1~2월과 9~11월 사이 의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친자 확인이 늘고 있지만 사설기관의 실수로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있다. 2001년 안 모(38.서울 성동구)씨는 자신과 닮지 않은 아들과 딸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이에 실망한 안씨는 1년여간을 술로 보내며 아내를 의심하고 가정을 등안시 했다. 갑자기 변한 남편의 생활 습관에 대해 아내는 따져 물었고 남편은 DNA 검사 결과를 이야기 했다. 아내는 남편의 이야기에 펄쩍 뛰었고 재검사 결과 안 씨의 아들과 딸은 친자로 확인됐다. 안 씨는 검사기관을 상대로 3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물론 이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DNA 친자 확인 검사의 경우 99.99% 정확하다. 이 경우는 다른 사람의 시료와 뒤 바뀌어 일어난 일이다. MIDNA 심용택 대표도 “친자 확인을 의뢰하는 배경은 배우자에 대한 불륜 의심이 전체의 절반가량 된다”며 “일부 업체에서는 시료만 갖고 오면 그 배경은 묻지도 않고 시험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 대표는 “결혼을 앞둔 신부가 신랑측의 재산을 노리고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의 친자 관계인지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본인 동의가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샘플에 본인의 서명이 필요하고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호적등본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재산 상속, 호적 정정용으로도 활용 = DNA 검사를 이용한 친자확인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배우자의 불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미아를 찾거나 이산가족을 확인하고 유산 분배를 위한 친족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2001년 작고한 모 재벌 회장의 친자식임을 주장하며 확인해 달라는 자매 소송은 화제였다. 재벌회장이 74년 탤런트였던 어머니와 만나 자신을 낳았지만 호적에 올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재벌 회장 유가족도 이 자매를 친자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DNA 친자확인 결과 친딸임이 증명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으로 입양된 J양이 친부모를 찾는데도 활용됐다. J양은 어릴 때 부모와 헤어져 고아원에서 생활하다 미국으로 입양된 경우이다. 가족들은 J양을 찾기 위해 수소문 끝에 고아원에서 입양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J양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친자라는 확신이 서지 않아 J양을 국내로 초청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J양의 머리카락만 국내로 보내 가족들은 사설 친자 확인 연구소인 다우진 도움으로 친자임을 확인했다. 아무런 기억도 단서도 없는 이들에게 DNA 검사는 혈육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된 것이다. ◆일부에선 자녀 적성 검사로도 = 이런 DNA 검사는 다양한 방면에서 적용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위 목표로 꿈나무들의 DNA 검사를 통해 운동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을 중심으로 자녀의 성격이나 적성을 미리 알아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성에 관련되어 있는 유전자는 호기심과 집중력이 높은 A 타입과 자기 주장이 강하고 성취도 높은 B 타입, 침착하고 순종적인 C 타입으로 나뉜다. DNA 검사를 통해 파악된 타입에 후천적인 인성 검사를 결합해 아이들의 적성을 유추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허 모 주부는 “그동안 아이가 어느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잘 몰랐는데 DNA 검사를 통해 인문계열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아이의 학습에 적극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DNA 검사는 인기이다. 결혼 정보업체에 배우자 소개를 신청한 박 모(29)씨는 “이력이나 경력은 물론 좋아하는 배우자상을 적어내고, DNA 검사신청서도 써냈다”며 “옛 어른들이 궁합을 보듯이 과학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DNA 테크 경준석 이사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좋아 하는 스타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알아보는 DNA 검사가 인기를 끌 정도로 유전자 검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DNA검사란 DNA 테스트는 사람이 가진 23쌍의 염색체 가운데 염기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을 이용하는 것으로 본인은 물론 친족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반복 염기서열들은 생물학적 부모인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유전되는 것으로 같은 염기서열이 나타날 확률은 3×10-14일만큼 낮아 사실상 지구상에 유일한 자신만의 기록으로 인정된다. 이 기술은 현재 친자확인, 개인 식별뿐만 아니라 절도용의자식별, 살인용의자식별, 강간용의자식별, 무연고 시체의 규명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개인 DNA를 식별해낼 수 있는 시료로는 혈흔, 유골, 머리카락, 혈액, 휴지 등에 묻은 정액, 담배꽁초에 묻은 구강세포, 피부조직 등이 있다. 검사비가 수백만원을 호가 하던 것이 한 회당 50만~80만원 정도로 저렴해진 것도 DNA 검사를 쉽게 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조숭호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2005-02-22
- 안산시 단원보건소 셋째아 이상 출산시 가족 모두에게 의료서비스 제공 안산시 단원보건소가 셋째아기 이상 출산한 가정에 대해 가족모두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원보건소는 이들 가정에게 ◆영유아를 위한 조기 난청검사와 성장발달 스크리닝 실시 ◆6개월 건강검진 후 유소견자 빈혈제 지급 ◆수두, 티디, 일본뇌염 등 무료 접종 ◆임신 전ㆍ후 건강검진 ◆모유수유용 전동 유축기 대여료 지원 ◆임산부 영양제 지급 ◆출산 후 여성에게 유방암, 자궁암 무료검진 ◆갑상선기능 검사 ◆정상체중 도달시까지 비만침 무료시술 ◆불임부부 검사료 및 치료비 지원 ◆불임시술(정관, 난관) 복원사업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여성의 만혼과 결혼기피, 출산연령 지연, 불임부부 증가 등의 이유로 합계 출산율이 1.19명으로 감소추세에 있는 가운데 안산시도 전년도에 비해 출산율이 4.3% 감소했고 셋째아 이상 출산한 자녀수는 772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9.1%로 조사됐다. 단원보건소는 셋째이상 출산한 가정에 대한 포괄적인 건강검진과 보건의료서비스 등 인센티브 제공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다자녀 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확산 분위기 조성에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산 김장환 기자 polkjh@naeil.com 2005-03-18
- [집중점검-인권사각지대]④어둠의 자식들, 청소년 동성애자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특히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의 경우 이들과 함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이상한 시선만이 그들을 옥죄고 있다. 갈수록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는 시기가 빨라지는 지금, 청소년 동성애자를 ‘환자’로만 보고 방치해둘 것인가. 그들의 고민과 해법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2003년 11월 고등학교 졸업을 2개월 앞둔 고교생이 자살했다. 이 학생은 흔히 게이로 통하는 동성애자였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 들이고 사회단체 등에 직접 찾아와 열심히 활동하는 쾌활한 성격의 청소년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늘 아버지와 갈등관계가 지속됐다. 아버지는 이 학생의 손목을 잡고 정신과를 전전했다. 내일여성센터가 서울 경기 지역 청소년 1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는 청소년의 6%가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가 고민하고 있고, 7%가 동성애자 사이트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청소년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도 공간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스스로 일반인과 다른 ‘이반’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표현한다. 범죄에 노출돼도 차가운 사회 시선은 이들을 돌 볼만큼 여유롭지 않다. ◆상담 원했다 악마로 몰리기도 = 자신을 ‘어둠(18)’이라고 밝힌 여고생 동성애자 경험은 충격적이다. 어둠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크리스찬(신앙인)이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은 남성보다는 여성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성 취향에 대해 고민을 하다 평소 믿고 따랐던 목사를 찾아가 어렵게 고백을 했다. 하지만 목사는 “이 어둠의 자식아 당장 이곳을 떠나라”며 호통을 쳤고 그녀는 “다시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어둠은 “동성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체육대회에서 피구를 잘 하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며 “처음에는 그냥 라이벌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어둠은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에 하듯 괜히 그 여학생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성애자 현아(20)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입학한지 이틀 만에 소문이 났다”며 “왜 소문난 지 모르겠지만 3년 내내 아이들의 쑥덕거림 속에서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연애 경험에 대해 “상대 어머니가 우연히 우리의 커플 일기장을 봤다”며 “불려가서 따귀도 맞고 상대 아이를 이민 보내겠다는 협박도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후 친구동네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현(18)은 “아직 부모님에게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언니만 알고 있는데 부모님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심경을 털어 놓았다. 현아도 “어머니는 알고 있는데 ‘30살이 되어도 변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어떤 판단도 하지 말라’는 말씀만 하실 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로 외로움만 달랠 뿐 = 예전에 비해 지금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고민을 풀어 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보돼 있는 편이다. 인터넷 덕분이다. 각종 커뮤니티가 생기고 카페들이 생겼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남산에서 음료수 병을 들고 서 있다든지 파고다 극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찾는 인터넷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 각종 성인 동성애 사이트와 혼재되어 있고, 일반 성인물과도 구별이 되지 않는 사이트들로 넘쳐난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 올바른 성교육조차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육은 전무한 수준이다. 이런 환경 때문에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학교에서 ‘이상한 아이’로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현은 “고등학교 때 나만 몰랐지 다른 아이들은 모두 내가 레즈비언인줄 알고 있더라”며 “지나가던 아이들이 괜히 부딪치고 심지어는 이유 없이 치고가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둠은 “한 친구와 심하게 다툰 일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너 동성애자라는 거 선생님께 이야기해서 학교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땐 가슴이 미어졌다”고 했다. 이런 어둠의 경험은 대부분의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겪는 아픔이다. 곤경에 처해도 거부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남성이 인터넷 카페에서 여고생 동성애자 핸드폰 번호를 알아낸 다음 성 관계를 강요하기도 했다. 응하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을 썼다. 당시 대상이 됐던 청소년들은 한결 같이 “동성애자라는 것이 알려질 경우 돌아올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사회합의 없어 법적 보호 전무 = 해외에서도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배려는 크게 개선돼 있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조금씩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신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레노(Reno)고등학교에선 친구들에게 언어폭력을 상습적으로 당한 동성애자 청소년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평등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프랑스에선 이런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 돼 동성애자 동거법이 생겼다. 네덜란드에서도 동성애자 결혼법이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여성차별 등은 법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동성애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보호법 유해매체물 항목 중 동성애는 수간 혼음 근친상간 가학 피·가학성음란증 변태성행위 매춘행위 등과 같이 분류돼 금지됐다가 지난해 2월 동성애 부분만 삭제됐다. 당시에도 이런 결정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있었다. 판단력이 흐린 청소년에게 동성애에 대한 환상을 심어 줄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 정 욜씨는 “최근에는 미디어의 발달로 성 정체성이 확립되는 나이가 어려졌다”며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불안해 하고 우울해 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편견을 불식시키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2005-02-17
- 김동심 두레방 상담실장_인터뷰 “기지촌, 아직 인권 최말단” ‘양공주’가 필리핀 여성으로 바뀐 것 뿐 ”기지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다만 피해여성의 국적이 바뀌고 있을 뿐이죠.” 미군주둔지 인근 유흥가 일대를 일컫는 ‘기지촌’. 한때 이 곳에서 일하는 여성을 일컫던 속칭 ‘양공주’는 여전히 있다. 한국 양공주를 러시아, 필리핀 여성이 자리바꿈하고 있어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기지촌 여성 인권보호 단체인 두레방 상담실장인 김동심씨는 “2004년 11월 현재 기지촌 여성의 87%가 외국 여성”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생계대책 없이 공공근로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클럽여성들의 노동형태는 사실상 ‘인신매매’라고 불렀다. 업주들이 △클럽여성의 지속적 관리를 통해 이윤을 얻고 △계약 내용을 속일 목적이 애초에 있었으며 △여성들이 계약에 묶여 있는 한 이탈은 물론 고발 당할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사법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클럽여성은 불법체류자로 강제출국되게 된다. ◆고용주·미군에게 2중 착취 = 클럽 여성들이 인권 사각 지대에 방치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국제결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체류자격’ 때문이다. 주로 연예인 비자(E-6)로 입국하는 이들은 비자갱신을 위해 고용주와의 계약관계를 증명해야만 한다. 계약연장을 위해 업주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무단이탈로 곧장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다. 월급을 떼이거나 여권을 빼앗기고 2차 성매매를 강요당해도 변변히 저항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미군의 강력범죄는 줄었다지만 여전히 클럽여성을 상대로 한 피해는 줄을 잇고 있다. 미군 당국은 클럽여성의 인신매매가 의심되는 업소에 대해 클럽출입금지(zero-tolerance) 조치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오히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인권 침해는 동거매춘이나 미군이 가족수당을 받기 위해 벌이는 결혼사기”라고 말했다. 한국 근무 동안 1000달러 안팎의 수당을 받기 위해 클럽여성과 결혼한 후 여성에게는 미국 이민비자를 수속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주지 않는 수법이 주로 쓰인다. 심지어 오늘 결혼하고 내일 출국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남편의 정확한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클럽여성들은 한국에서는 마음대로 이혼마저 할 수도 없다. 한번의 인신매매가 장기적이고 연쇄적인 여성들의 피해사슬을 만든 결과다.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여권을 뺏긴 여성은 성매매에 시달려도 탈출하지 못하며 클럽을 탈출해도 강제출국 대상자가 된다. 또 결혼사기라도 당하면 신분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생계까지 막막해져 본국에 돌아갈 수도, 한국에 남아있을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단 1건도 고발할 수 없는 현실 =김 실장은 클럽여성 인권 침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주둔군을 위해 사실상 공창인 외국인 전용클럽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연예 흥행사증(E-6)이 본래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관리감독하는 일도 필요하다. 현재 E-6비자는 사실상 전적으로 2차 성매매용으로 악용되고 있다. 최소한 피해여성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합법적 체류자격을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현재로서는 피해가 생겨도 강제출국 위험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도망다니는 실정이다. 한국 검찰도 인정하듯 지금까지 클럽 여성 스스로가 업주를 고발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체계적인 구체책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볼 부분이다. 현재 여성부에서 피해 클럽여성 쉼터인 ‘벗들의 집’을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예산부족은 물론 재활 프로그램이 없이 단순 숙식제공 역할에만 머무르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2005-02-12